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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 10여년 이어온 판타지 대서사극 '완결편'

10여년을 이어온 판타지 대서사극 완결편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조앤 롤링의 원작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가 드디어 시리즈물의 최종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감독: 데이비드 예이츠 출연: 대니얼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랠프 파인즈 등 장르: 판타지, 어드벤처 등급: PG-13 영화는 그 장대한 완결편을 상,하 2편으로 나누어 제작했다. 파트2 는 내년 7월 시리즈물 중 최초로 3D로 개봉된다. 이번편 역시 후반 변환작업을 통해 3D로 개봉하려 했지만 촉박한 개봉 시기에 맞추지 못해 일반 2D로만 개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야기는 덤블도어 교장의 죽음 이후 위기에 빠진 호그와트에서 시작된다. 볼드모트가 지배하는 마법세계에 점령당한 마법부와 의지할 곳 잃은 해리 포터, 헤르미온느, 론 세 사람은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볼트모트의 영혼이 담긴 성물 호크룩스를 찾아 파괴하는 것. 하지만 해리와 볼트모트의 영혼이 연결돼 있는 탓에 성물의 파괴는 곧 해리의 죽음을 뜻할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두려움이 이들을 엄습한다. 전편들에 비해 한층 강하고 무시무시해진 적들과 강렬히 펼쳐지는 마법대결 속에 이들의 싸움은 서서히 극한으로 치닫게 된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 이어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았다. 판타지물로서의 매력 뿐 아니라 공포 장르가 가진 스릴감도 가미해 기존의 어떤 ‘해리포터’ 시리즈보다 흥미진진한 작품이 탄생했다는 감독의 자부심이 대단한다. 10년전 소년, 소녀의 모습이 가시지 않았던 아역 배우들은 어느덧 어엿한 성인이 됐다. 여리고 풋풋한 매력의 주인공들을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연기내공만큼 캐리거와 혼연일체가 돼 펼치는 이들의 불꽃튀는 연기 앙상블도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봉 첫날인 오늘 주요 도시 대형 극장가의 입장권은 모두 매진된 상태. 그만큼 소설과 영화에 열광해 온 매니아층이 두텁고 그 열기가 여전히 뜨겁단 뜻이다. 이번 주말에만 약 1억 달러의 흥행 수입이 예상된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11-18

[Movie Review - 탱글드 (Tangled)] '디즈니표 애니메이션' 진수 보여줘

디즈니가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명작 동화의 주인공 라푼젤을 골랐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탑 속에 갇힌 비운의 공주 라푼젤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스스로 선택하고 찾아 나선, 당차고 밝은 라푼젤이다. 감독: 네이던 그레노, 바이런 하워드 목소리 출연: 맨디 무어, 제커리 레바이, 도나 머피 장르: 애니메이션 등급: PG 신비한 힘을 지닌 머리카락 덕에 태어나자마자 납치된 라푼젤(맨디 무어)은 영원한 젊음을 얻기 위해 자신을 납치한 마더 고슬(도나 머피)을 엄마로 믿고 17년의 세월을 탑속에 갇힌채 자란다. 매일같이 아름다운 바깥 세상을 맘껏 돌아다니길 꿈꾸던 라푼젤은 어느날 탑속으로 숨어든 매력적 도둑 플린 라이더(제커리 레바이)와 함께 탈출을 감행한다는 내용. ‘탱글드’(Tangled)는 디즈니가 오랜만에 자신들의 특기를 살려 만든 ‘프린세스 무비’다. 70피트 길이의 탐스런 금발을 휘날리며 환한 웃음을 짓는 라푼젤은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인어공주’들의 계보를 잇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디즈니 프린세스다. 가끔은 천방지축 말괄량이같지만 자기 주장 확실하고 마음씨 따뜻한 라푼젤의 모습은 바라만 봐도 미소가 지어진다. 곱고 밝은 목소리로 노래까지 불러대면 관객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따사로운 햇살이 새어 들어와 간지럽히듯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화사하고 포근한 색감으로 가득한 영상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라푼젤, 플린 라이더 등의 메인 캐릭터는 물론 막시무스, 파스칼 등 감초 역할을 하는 동물들까지 모든 캐릭터가 정교하고 개성있다. 라푼젤의 긴 머리카락이나 둑이 터져 홍수가 나는 장면 등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도 놀랍도록 세밀하고 생동감있게 묘사돼 있다. 3D 효과도 잘 덧입혀졌다. 호수 위로 떠오른 램프들이 하늘을 가득 메운 장면은 지극히 로맨틱하면서도 감동적이다. ‘탱글드’는 ‘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의 진수다. 영화로 시작해 DVD로, 캐릭터 상품으로, 게임으로까지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을만한 작품이다. 자녀들, 특히 어린 딸들에게 보여준다면 최고의 추수감사절 선물이 될 것이다.

2010-11-18

[영화 리뷰 - 쿨 잇(Cool It)]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재미난 다큐'

쿨 잇 (Cool It) 감독: 온디 티모너 출연: 비욘 롬버르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없음 다큐멘터리로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2번이나 수상한 바 있는 여류 연출가 온디 티모너가 '회의적 환경주의자'라 알려진 덴마크 출신 학자 비욘 롬버르의 주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비욘 롬버르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은 지극히 과장돼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주장하고 있는 세계적 석학이다.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 부으며 별 성과없는 연구나 그저 자위에 지나지 않는 환경보호 운동을 하기 보다 실질적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다른 방식으로 지구의 온도를 낮추고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제목인 '쿨 잇'(Cool It)에는 지구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미와 환경문제에 대한 호들갑을 진정하라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있다. 영화는 비욘 롬버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수치와 학문적 근거를 꼼꼼히 담았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강연과 연구활동을 펼치는 롬버르를 가까이서 밀착 취재해 그의 열정과 노력도 그렸다. 덕분에 어려운 학문적 내용도 쉽게 이해가 된다. 아주 재미난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하는 느낌이다. '쿨 잇'은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시대적 의무로 여겨지는 환경 보호에 대한 이견인 만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지만 치밀한 논리와 과감한 이슈 제기가 꽤나 흥미롭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11-11

[영화 리뷰 - 127시간 (127 Hours)] 죽음 문턱서 만난 '127시간의 생환 기적'

지극히 간단한 영화다. '127시간'(127 Hours)은 2003년 유타주의 비좁은 협곡 사이로 하이킹하다 바위 사이에 팔이 낀 채 조난돼 사투를 벌이다 5일만에 무딘 휴대용 칼로 직접 자신의 팔을 자르고 탈출에 성공한 애론 랄스턴의 실화를 그리고 있다. 감독: 대니 보일 출연: 제임스 프랑코 장르: 드라마 등급: R 애론 랄스턴 역을 맡은 제임스 프랑코가 벌이는 고독하고도 치열한 사투가 영화의 전부다. 실제로 애론 랄스턴은 당시 갖고 있던 비디오 카메라로 순간순간 자신의 상황과 심경 혹시 사망하게 될 경우 지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담아 놓았고 이는 '127시간'의 기초자료가 됐다. 영화는 너무도 강렬하다. 그 상황에 닥치면 누구나 그럴 수 밖에 없을 법한 절망과 패닉 속에서 허우적대는 철저히 혼자이며 무기력한 인간의 극단적 모습이 여과없이 그려진다. 과도한 감상적 접근은 철저히 거부한 채 지극히 사이키델릭한 장면과 사운드들로 주인공이 처한 시시각각을 표현해냈다. 때문에 가끔은 힘이 든다. 보는 이마저 너무 고통스럽고 미쳐버릴 것만 같다. 그럼에도 '127시간'은 너무도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27시간 동안을 빠른 편집으로 뭉툭뭉툭 붙여놓은 영화는 건조하지만 딱 잘라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심경을 관객의 마음 속에 심는다. 예상치 못했던 죽음의 문턱 앞에서 자신만을 과신하며 살았던 주인공이 느끼는 회한과 후회는 어쩐지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생사의 경계에서 살아야겠다는 의지와 희망의 끊을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는 모습은 어느새 엄숙하고도 경건하게 다가온다. 결국 자신의 팔을 부러뜨린 후 잘라 내 탈출한 후 구조되는 주인공의 모습은 눈 뜨고 보기 힘들만큼 참혹하다. 그러나 동시에 삶에 대한 인간의 찬란한 의지와 불굴의 정신력을 온몸으로 웅변한다. 영웅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 영화다. 그러나 '127시간'은 결국 진짜 영웅을 만든다. 한 인간의 끔찍한 경험을 삶에 대한 눈부신 찬양으로 승화시켰다. 숨 가쁜 연출 신들린 연기 강렬한 음악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다. 2008년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로 아카데미상 8개 부문을 휩쓴 대니 보일 사단의 또 다른 위대한 역작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11-04

[영화 리뷰 - 다큐멘터리 장진호(Chosin)] 생존자에게 듣는 전설의 한국전 '장진호 전투'

한국전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는 장진호 전투는 미군 역사상 최악의 참패로 전해진다. 감독: 브라이언 이글레시아스 출연: 워렌 이드한, 제리 아타나시오 등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없음 그러나 미군 특히 장진호 전투의 주 군력이었던 해병대원들은 그 때를 잊거나 지우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전설'로 추앙하고 오늘날까지 되새기려 한다. 다큐멘터리 '장진호'(Chosin)의 목적은 뚜렷하다. 장진호 전투의 정신을 기리고자함이다. 1만5000명의 병력으로 밀려오는 15만 중공군에 맞섰던 미 해군의 용맹함에 경의를 표하고 처참히 목숨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을 치하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역 해병 대위인 브라이언 이글레시아스 감독은 지난해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장진호 전투의 생존자들을 인터뷰해 영상에 담았다. 영화는 인터뷰 영상과 당시의 분위기를 어림잡을 수 있는 약간의 자료 화면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180여명을 인터뷰한 방대한 자료 속에 20여명의 인터뷰를 추려 17일간의 치열했던 전투를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로 그려냈다. 한국전당시 고작 스무살 안팎이었던 참전용사들의 얼굴엔 60년이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장진호 전투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생생히 증언하는 이들의 목소리엔 아직도 당시를 바로 어제일처럼 기억하는 듯한 다양한 감정이 서려있다. 때문에 그들이 담담히 말하는 두려움과 비장함은 그 어떤 배우의 연기보다 보는 이의 가슴을 찌르는 힘을 지닌다. 살아남은 자의 환희와 먼저 간 전우에 대한 미안함 사이에 서야 했던 스무살 청년들의 비애는 아무런 포장없는 건조한 인터뷰만을 통해서도 절절히 전해진다. 다큐멘터리 '장진호'는 한국전 발발 60주년을 맞아 오는 30일 오후 3시 CGV에서 특별 무료 상영된다. 이날 행사에는 영화를 만든 브라이언 이글레시아스 대위더 직접 참여해 상영 후 질의 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문의: (213) 595-6545 이경민 기자

2010-10-28

[새 영화 - 패러노멀 액티비티2(Paranormal Activity 2)] 영상 효과 보강해 '공포 강도' UP

제작비 1만5000달러로 2억 달러에 달하는 흥행수입을 올리는 '기적'을 일으켰던 공포 영화 '패러노멀 액티비티'(Paranormal Activity) 속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감독: 토드 윌리엄스 출연: 케이티 피더스턴, 가브리엘 리요타 장르: 공포, 스릴러 등급: R 22일부터 전 세계에 동시 개봉된 '패러노멀 액티비티 2'(Paranormal Activity 2)는 1편의 감독을 맡았던 오렌 펠리가 제작을 맡고 토드 윌리엄스가 감독을 맡았다는 사실 이외에는 모든 것이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돼 영화팬들의 관심을 극도로 집중시켰다. 이번 영화 역시 미스터리한 일들이 벌어지는 집 안에 CCTV를 설치해 그 곳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 공포의 근원을 찾아낸다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은 전편과 동일하다. 다만 제작비면에서 전편보다 180배나 뛴 275만 달러가 지출된 것으로 알려져 시각적 효과를 한층 보강한 영상 충격을 경험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1편에선 단 1대의 CCTV 카메라만 사용했던 것에 반해 2편에서는 총 6대의 카메라를 가동해 보다 오싹한 공포감을 다각도로 잡아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영화 '패러노멀 액티비티'는 12개 관에서만 상영을 시작하다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로 매주 상영관수를 늘여간 끝에 개봉 5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성적을 낸 작품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10-21

[새 영화 - '레드(Red)'] CIA 출신 '드림팀' 최대 반격

‘수퍼맨’,‘배트맨’등으로 유명한 DC코믹스의 동명 인기 첩보 스릴러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전직 CIA요원들이 첨단 무기를 갖춘 살인 청부업자들과 싸운다는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모건 프리먼 장르: 액션, 코미디 등급: PG-13 CIA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설의 요원 프랭크(브루스 윌리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의 습격을 당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직 요원들과 힘을 합친다. 머리 쓰는데 당할 자가 없는 조(모건 프리먼), 폭탄 전문가 마빈(존 말코비치), 킬러계의 대모이자 프랭크를 발탁해 키워낸 빅토리아는 프랭크와 힘을 합쳐 자신들을 압박하는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뒤엔 너무나 뛰어난 실력자인 이 요원들이 오히려 조직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CIA의 비밀스러운 공작이 숨어 있었던 것. 이 같은 사실을 간파한 CIA 출신 ‘드림팀’은 지상 최대의 반격을 선포하며 조직을 향한 총공세를 펼친다. 쟁쟁한 배우들의 불꽃튀는 연기 대결에 차량추격, 대규모 폭파, 무차별 총격 등 화려한 액션이 곁들여진 가기대작. 제목인 ‘레드’는 영화 속에서 CIA의 위협요소가 된 일급 제거 타겟을 지칭하는 말이다.

2010-10-14

[영화 리뷰 - '히어애프터(Hereafter)'] '죽음' 체험 통해 삶의 용기 얻는 드라마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리는 죽음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초현실의 세계는 어떤 것일까.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맷 데이먼, 세실 드 프랑스 등 장르: 드라마 등급: PG-13 '히어애프터'(Hereafter)는 그간 징글맞도록 생생한 이 땅 위 사람들의 모질고도 치열한 삶의 이야기를 그려내던 이스트우드가 사후세계란 이례적 소재를 가지고 만든 신작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블루칼라 노동자로 살아가는 조지(맷 데이먼)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과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 많은 이들이 그의 능력을 떠받들고 필요로 하지만 조지에겐 평범한 생활을 가로막는 저주이자 고통일 뿐이다. 프랑스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마리(세실 드 프랑스)는 여행 중 쓰나미에 휩쓸려 생과 사의 경계를 오가다 극적으로 살아나지만 이 때 경험한 사후세계의 생생한 기억에 사로잡히며 생활이 흔들리게 된다. 런던에 사는 꼬마 마커스는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던 쌍둥이 형 제이슨이 죽자 어떻게든 그의 영혼과 대화해보고자 이곳 저곳을 쫓아다니며 도움을 청해보지만 매번 허탕이다. 영화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죽음의 체험 죽음의 흔적에 얽매어 사는 세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실과 동떨어진 죽음의 세계와 모호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일상으로부터 고립되고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해 아파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서로를 만나 그 고리를 더욱 명확히 함으로써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결국 이스트우드는 죽음과 사후세계란 소재로 또 다시 지극히 현실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셈이다. 사후세계의 존재 여부를 탐구하는 영화 혹은 간접적 초현실 체험을 선사할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포장돼 홍보되고 있기도 하지만 '히어애프터'는 그저 아름다운 드라마라 칭하는게 옳다. 이스트우드가 직접 맡아 얹은 음악도 영화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준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10-14

[영화 리뷰 - 라이프 애즈 위 노우 잇(Life As We Know It)] '여심' 잡는 로맨틱 코미디

친구 부부의 소개로 소개팅을 했다가 오히려 앙숙 사이가 돼 버린 싱글남녀 메서(조시 두하멜)와 홀리(캐서린 헤이글). 감독: 그랙 버랜티 주연: 캐서린 헤이글, 조시 두하멜 장르: 로맨틱 코미디 등급: PG-13 만나기면 하면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이지만 너무도 소중한 친구 부부와 그들의 딸 소피 때문에 수시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사이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친구 부부가 모두 세상을 떠나게 되고 두 사람은 얼떨결에 한 살 난 그들의 딸 소피의 보호자가 된다. 부부도 연인사이도 아닌데다 육아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지만 함께 살며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워보려 하는 두 사람. 티격태격하면서도 차근차근 아이 키우기에 익숙해지는 메서와 홀리는 어느새 서로에 대한 사랑도 싹 트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라이프 애즈 위 노우 잇'(Life As We Know It)은 큰 욕심없이 만든 로맨틱 코미디다. 그리 색다르거나 탄탄한 이야기 구조도 신선한 배경도 없다. 대신 그저 바라만 봐도 상큼한 두 주연 배우에다 천사같은 아역배우를 전면배치시켜 그들의 매력에 영화의 성공을 걸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캐서린 헤이글과 조시 두하멜은 무슨 짓을 해도 예쁘고 멋져 보인다. 소피 역을 맡은 아기가 방긋 웃고 첫 걸음을 떼어 방 안을 누빌 때면 객석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이 터진다. 다만 이는 여성관객에게만 한정된 반응이다. 남성관객에겐 공감점을 찾기 쉽지 않은 영화다. 이경민 기자

2010-10-07

[영화 리뷰 - 세크리테어리엇(Secretariat)] 끝없이 달리고 싶은 경주마와 따뜻한 교감

세크리테어리엇은 전설의 경주마다. 70년대 놀라운 기록으로 빅3 경마 대회를 휩쓸며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안았고 '뉴스위크' '타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의 표지 모델에 올랐던 스타였다. 감독: 랜들 윌리스 주연: 다이앤 레인, 존 말코비치 등 장르: 드라마 등급: PG 지난 1999년 ESPN이 발표한 '20세기 최고의 100대 운동선수' 명단 3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세크리테어리엇의 마주는 여성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페니 첸리. 여성의 사회생활이 터부시되던 당시 그녀는 최초로 남성들의 리그인 경마의 세계에 마주로 등장해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고 세크리테어리엇과 함께 경마계의 또 다른 전설로 기록됐다.  세크리테어리엇과 페니 첸리의 이야기는 그간 많은 영화인들이 탐냈던 스토리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한 경마 장면을 그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말과 인간의 따뜻한 교감 한 여성이 사회적 편견을 딛고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이 영화적 가공을 거치지 않아도 충분히 드라마틱한 소재였기 때문이다.  결국 페니 첸리의 선택을 받은 제작사는 디즈니였다. '브레이브 하트' '진주만'의 각본을 쓰고 '위 워 솔저스'등을 연출한 랜달 윌리스가 감독으로 80년대 중반 소피 마르소 피비 케이츠 등과 더불어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여배우 다이앤 레인이 주연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의 노력 속에 스크린으로 옮겨진 세크리테어리엇의 이야기는 실제 주인공들이 가졌던 힘과 기세만큼 힘차고 진실되다. 랜들 윌리스는 잘 알려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더 밀도높고 유려하게 다듬었고 다이앤 레인은 우아하고도 당찬 아름다운 여장부의 모습을 빼어나게 표현했다.  여타 경마 영화가 주로 다뤘던 승리만을 향한 염원대신 끝없이 달리고 싶은 경주마의 본능적 레이스와 그에 동화된 사람들의 표정들을 담아 차별화를 이뤘다. 세크리테어리엇의 마지막 레이스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맘껏 달리게 해줘!"(Let Him Run)라고 환희에 넘쳐 소리치는 다이앤 레인의 모습은 이 영화가 갖는 짜릿함의 결정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10-07

[영화 리뷰 - 아저씨(The Man From Nowhere)] 스턴트 없이 액션 소화한 원빈 '캐릭터 흡입력' 돋보여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정체를 숨긴 채 세상과 등진 전당포 주인 차태식(원빈). 그의 유일한 소통창구는 옆집에 사는 아이 소미(김새론)다. 감독: 이정범 출연: 원빈, 김새론 장르: 액션, 범죄, 드라마 등급: 없음 (한국은 청소년관람불가등급) 마약 중독자인 엄마와 함께 사는 소미에게도 아저씨는 단순한 의미 이상의 존재다. 어느날 소미는 마약밀매단의 물건을 훔친 엄마로 인해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태식은 모녀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도리어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제 그는 불리하고 위험천만한 상황을 정면 돌파하고 소미를 찾아 나선다. 영화는 '열혈남아'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이정범 감독의 두번째 작품. 이 감독은 '아저씨'를 통해 '추격자'보다 자극적이고 '달콤한 인생'보다 대중적인 흥행물을 만들어냈다. 유혈이 난자하는 강도높은 액션신으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치명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하반기 최고의 흥행영화로 발돋움했다. 영화는 필리피노 칼리나 아르니스 부르나이 실라트같은 전통 무술들을 이용해 좁은 공간에서 독특하고 폭발력있는 액션신을 만들어냈다. 특히 영화 후반부 터키탕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은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드라마적 요소도 잘 배합시키며 액션과 전개력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켰다.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띈다. 느와르는 장르적 특성상 주인공의 집중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그만큼 주인공의 연기력은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 태식을 연기한 배우 원빈의 존재감은 가히 막강하다. 액션은 주인공 태식의 감정과 대사라고 말한 감독의 주문대로 원빈은 대부분의 액션신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하며 강력하고 흡입력 높은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원빈은 잘생긴 꽃미남 이미지 탈피와 함께 각종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또다른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역 배우 김새론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조연들의 톡톡튀는 연기가 영화 곳곳에 스며들어 영화의 집중력을 더한다. 이상배 기자 kongfriend@koreadaily.com

2010-09-30

[영화 리뷰 - 수퍼맨을 기다리며(Waiting for Superman)] 공교육 위기 해결위한 '수퍼맨'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다룬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로 아카데미상 수상과 함께 환경 문제에 대한 세계인의 경각심을 일깨운 바 있는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이 이번엔 교육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나섰다. 감독: 데이비스 구겐하임 출연: 제프리 캐나다, 미셸 이 등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없음 다큐멘터리 영화 '수퍼맨을 기다리며'(Waiting for Superman)는 안일한 행정과 더딘 개혁으로 곪아 들어가고 있는 미국 공교육을 속속들이 비판하고 있다. 감독은 LA 실리콘밸리 뉴욕 워싱턴DC 등지에 사는 라티노 흑인 백인 등 다양한 인종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다양한 연령대에 각기 다른 문화적 경제적 배경을 지닌 아이들이지만 이들은 모두 보다 나은 미래를 약속해 줄 좋은 학교에 들어갈 수 있기를 너무도 간절히 소망한다. 그들에게 미국 공교육은 아무 열정도 자기계발 노력도 없는 교사들 밑에서 학생들이 처한 상황과 필요한 요구 따위엔 신경조차 쓰지 않고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적 능력을 양성시켜주는 데 조차 한 없이 부족한 피하고 싶은 시스템일뿐이다. 구겐하임 감독은 복권당첨과도 같은 우수 학교 배정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는 한편 미국 공교육 실패를 보여주는 다양한 통계와 수치를 방대히 담아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한 글로벌 리더들이 미국 학생들의 뒤처지는 학습 수준에 대해 증언하는 목소리도 포함시켰다. 훌륭한 논문 한 편 못지 않은 취재와 자료다. 주인공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들은 극적인 임팩트도 지녔다. 영화의 제목은 미국에 닥친 실질적이고도 심각한 공교육 위기를 해결해줄만한 영웅으로의 '수퍼맨'을 기다린다는 뜻. 미셸 이 워싱턴 DC 교육감도 그 '수퍼맨'의 가능성을 지닌 한 사람으로 영화 속에서 비중있게 묘사된다. 최근 LA타임즈가 시행한 초등학교 교사들의 능력 평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한 시점에서 다양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09-23

[영화 리뷰 -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부·명예 향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

2년여 전부터 시작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경제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마이클 더글라스, 샤이아 라보프 장르: 드라마 등급: PG-13 정부부터 불황을 극복하고자 나서 봤지만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도 별 소득이 없었다.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사람들은 더블딥의 공포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월스트리트를 비난한다. 돈에 대한 그들의 탐욕이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라고. 87년작 영화 '월스트리트'의 속편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가 23년만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에 이보다 더 절묘한 타이밍은 있을 수 없다. 그것도 전작의 감독 전작의 주인공이 그대로 함께 했다. '플래툰' '7월 4일생' 등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던 올리버 스톤 그리고 바로 이 영화 '월스트리트'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마이클 더글라스 콤비다. 부와 명예를 향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가차없이 파헤쳤던 전작의 힘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되리라는 기대는 당연하다. 영화는 전편의 히어로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라스)가 출소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금융전문가로 세계 경제까지 좌지우지하던 그는 모든 부와 명예를 잃고 감옥살이를 하다 실크 손수건 돈 없는 머니 클립 그리고 구식 휴대폰만 손에 쥔 채 거리로 나서게 된다. 곧 자신의 무대인 월스트리트로 복귀하는 고든. 그의 공백따윈 아랑곳도 없이 더욱 성장하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그 곳에서 고든은 월스트리트의 떠오르는 신예 증권 트레이더 제이콥 무어(샤이아 라보프)를 만나게 된다. 이제 두 사람의 만남은 돈을 향한 탐욕과 배신 복수로 이어지며 물고 물리는 치열한 전개를 보이게 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월스트리트 속편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영화 속에선 전편보다 훨씬 큰 돈이 오가는데 그 정도 규모의 돈을 다루다 보면 정직과 신의는 어느 새 사라져버린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스톤 감독은 자신이 바라 본 월스트리트에 대해 "매일 사상자가 발생하는 서로가 죽고 죽이는 현장"이라며 "할리우드보다 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보이는데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스릴러 장르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고 긴박감 넘치는 주인공들간의 암투와 모략이 펼쳐지리란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든을 연기한 마이클 더글라스 '트랜스포머'로 유명한 할리우드의 청춘스타 샤이아 라보프가 팽팽히 펼칠 연기대결 역시 주목할만하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09-23

[New Movie - 가디언의 전설] 올빼미 세계 구출위한 위험한 모험이 시작되는데…

아득한 옛날 가훌의 올빼미 전사들은 올빼미 세계를 위기에서 구출한 후 평화가 찾아오자 홀연히 사라진다. 감독: 잭 스나이더 목소리 출연: 에밀리 바클레이, 에비 코니쉬, 휴고 위빙 장르: 어드벤처, 판타지 등급: PG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그림블에게 가훌의 가디언 전설을 들으며 자란 올빼미 소렌. 그의 꿈은 가훌의 전사들과 같은 영웅이 되는 것이다. 어느 날 질투심 많은 형으로 인해 악당에게 붙잡히고 만 소렌. 거기서 그는 올빼미 세계 제패를 위해 음밀한 계획을 펼치고 있는 이들을 보게된다. 이제 소렌은 붙잡혀 있는 동료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하고 최악의 위기를 해결해 줄 가훌을 찾기 위한 위험한 모험을 시작해야 한다. '가훌'(Ga' Hoole)은 작가가 만든 신조어로 '가훌 나무'는 선한 일을 위해 헌신하는 위대한 기사 올빼미들이 사는 곳을 의미한다. 영화는 인기 작가 캐서린 래스키의 원작(Guardians of Ga'Hoole)을 바탕으로 하는 3D 애니메이션 대작이다. 이번 영화는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로 인상적인 데뷔를 거쳐 '300' '왓치맨'(Watchmen)의 감각적인 영상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이어가고 있는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높였다. 특히 인터뷰에서 잭 스나이더 감독은 "올빼미 판 반지의 제왕"이라며 대단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물관이 아닌 영화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정교한 그래픽을 통해 구현된 다양한 종류의 올빼미를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배 기자 kongfriend@koreadaily.com

2010-09-23

[영화 리뷰 - 더 타운(The Town)] 영화 내내 주인공에 초점 '아쉽다'

벤 애플렉은 매력적인 배우다. 감독이자 작가로서도 그 능력이 출중하다. 세 분야에서 모두 유력한 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재능을 증명해왔다. 감독: 벤 애플렉 출연: 벤 애플렉, 제레미 레너, 레베카 홀 등 장르: 액션 범죄 등급: R '굿 윌 헌팅'으로 골든글로브와 비평가협회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고 '할리우드 랜드'로는 베니스영화제 볼피컵 남우주연상도 받았다. 2007년에는 시카고 비평가 협회 유망감독상도 수상한 바 있는 그야말로 '능력자'다. 그러나 그에게도 굴욕은 있다. 오스카상 시상에 앞서 매해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페이첵' '갱스터 러버''데어 데블' 등으로 최악의 남우주연상도 휩쓴 바 있다. 그가 각본과 연출 주연까지 맡은 영화 '더 타운'(The Town) 역시 훗날 벤 애플렉의 필모그래피에서 감추고픈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욕심이 과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벤 애플렉의 매력이 발산되는 데에만 전력을 부은 듯 하다. 영화는 범죄율 높기로 유명한 보스톤 시내 찰스타운의 토박이 은행강도 더그(벤 애플렉)가 범행 중 알게 된 여자 클레어(레베카 홀)와 사랑에 빠지며 겪게 되는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더그는 죄질 나쁜 강도이면서도 젠틀하고 매력적이며 가슴 훈훈한 남성으로 묘사된다. 거침없이 은행을 털지만 인질에겐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사랑에 빠진 여인을 위해서는 모든 걸 포기할 만큼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친구들과의 우정도 아버지와의 가족애도 돈독하다. 결점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캐릭터에 대한 이해나 공감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보스톤 시가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아주 흥미진진하지만 주인공에 대한 몰입이 선행되지 않은 탓에 그저 좀 흥미진진한 티비뉴스를 멀찍이서 시청하는듯한 느낌에서 멈춘다. 은행강도와 경찰의 치열한 추격전을 보며 '잡혀라' '잡히지 말아라' 정도의 아주 기초적인 흥미조차 생기지 않아 희안할 정도다. 장르적 욕심도 많이 부려 범죄 멜로 가족 드라마 액션 등을 모두 버무렸지만 각각에서 질척질척하다 어느 하나 화끈하게 밀고 나간게 없어 찜찜할 따름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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