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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문학의 장 열린다…24~25일 미주문협 문학축제

한국 문단의 현주소와 세계 문학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한국문학 강연 행사가 열린다.     미주한국문인협회(이하 미주문협.회장 오연희)는 한국에서 강사를 초빙해 수준 높은 문학 강연의 장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오는 24~25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팜스프링스 미라클 호텔에서 ‘2024년 여름문학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텍사스, 시카고, 콜로라도, 알래스카, 캐나다, 멕시코 등에 거주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축제가 더욱 풍성해졌다.     초빙 강사는 안도현 시인과 손홍규 소설가다. 안도현 시인은 ‘시가 생기는 지점을 찾아서’, 손홍규 소설가는 ‘사연과 진심을 담아 소설 쓰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현재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인 안시인은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낙동강’ 당선으로  등단했다 .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비롯 11권의 시집과 다수의 동시집, 동화집, 산문집을 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한국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 언어로 해외에서 번역 출간됐다.     그의 작품세계는 가장 사소한 존재를 시로 표현하면서, 가장 사소하면서도 가장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노작 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외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손홍규 소설가는 2001년 단편소설 ‘바람 속에 눕다’로 ‘작가 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이슬람 정육점’, 소설집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 외 다수의 소설집과 산문집을 출간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우직하게 직조해가는 중견 작가로 문단에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등단 10년 이상 중견작가를 대상으로 공모한 제30회 ‘미주문학상’과 미등단자를 대상으로 한 계간 ‘미주문학’의 봄, 여름, 가을호 신인상 당선자 시상식도 진행된다.     ▶문의: (562)405-2468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문학 현주소 한국문학 행사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문학상 이수문학상

2024-08-18

[손원임의 마주보기] 뇌의 현주소

나는 교수로서 재직시에 수업 이외에도 다양한 선발 심사 위원회에서 일했었다. 대학교 위원회들은 다른 취업 인터뷰들과 마찬가지로, 특정 심사위원들이 미리 합의한 질문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후보들이 얼마나 이에 답변을 잘하는지 경청하며 기록하고, 그 평가를 종합하여 결정을 내린다.     내게 뇌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번은 어떤 교수가 교육학과 학과장 직책에 지원했는데, 위원진의 질문에 “뇌는 유아기의 성장 후 나이가 들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멈춘다”고 확답하는 바람에 어안이 벙벙한 위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게다가 ‘교육학과의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침에 사무실에서 교수들과 커피를 마시며 화합을 도모하겠다”고 해서, 사실상 어느 정도 평가시에 마이너스로 작용했었다. 그 당시 위원진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성도 좋겠지만, 아주 단순한 답변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원했던 것이었다.     나는 뇌를 미국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옥수수밭 미로인 콘메이즈(corn maze)에 비유하고 싶다. 물론 아이들의 놀이를 위해서 어느 정도 단순하게 디자인한 경우는 다르겠지만, 대체로 높이 높이 솟은 옥수수 미로 그 자체는 모르고 들어가면 제대로 길을 찾아 못 나올 정도로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정신을 놓고 제대로 시시각각 초집중 하지 않으면, 여지없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두려움에 휩싸이기 쉽다. 이렇게 미로와 같은, 아니 미로보다 훨씬 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뇌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불분명하게 애매한 점이 너무나 많다.   인간의 뇌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아주 밀접하고 세밀한 상호작용들은, 신비와 경이 그 자체다! 우리는 흔히 뇌를 컴퓨터에 비유한다. 뇌 안에서는 뉴런과 신경아교세포 등 간의 신경 전달 과정이 병렬적 연산처리방식으로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받는 수많은 정보를 매우 빨리 엄청난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뇌는 다양한 차원에서 ‘고등정신기능(higher mental function)’을 할 수 있다.     우리의 몸과 뇌는 수면 시간 중에도 쉴 새 없이 돌아간다. 특히 뇌는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나 장기기억 처리 과정 등에 관여하며, 우리의 전신과 마음, 생각과 감정, 감각 처리를 주관한다. 이러한 뇌의 기능을 오스미 노리코는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는 뇌과학 강의』(2024)에서 “우리의 정교한 뇌와 신경은 바깥 상황을 인지해서 적절한 반응을 보일 뿐만 아니라 무의식 수준에서 생리 상태를 유지하고 복잡한 정신 작용이 이루어지는 기반을 마련한다”고 썼다.     그러면 도대체 뇌의 현주소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까지 타당성이 입증되었고, 위의 책에서도 언급된 몇 가지를 들어보자. 우선, 인간이 노화해도 뇌세포의 생성량은 감소하지만, 그래도 뇌의 신경세포는 계속 만들어진다는 희소식이다. 둘째, 뇌의 기관들 간의 상호 연관성이 밝혀짐에 따라, 좌뇌형/우뇌형 인간의 구분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어졌다. 교수시절 나도 그랬듯이, 많은 교수들이 한창 대학 교과서들에 실린 좌/우뇌 이론에 따라, 좌뇌는 감성적이고 우뇌는 논리적이라고 가르쳤었다! 셋째, 뇌와 신체 기능과 컴퓨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뇌과학의 기술 발전은 일반인과 장애인 모두에게 의사소통과 생활기능에 보다 다양한 혜택을 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그 예로 최첨단 AI 장비와 BCI(Brain Computer Interface) 등을 들겠다.     우리 인류는 지금까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수수께끼 같은 인간 뇌, 즉 지성과 감성의 뇌에 관한 수많은 신비를 벗겨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미로와 같은 미묘하고 난해한, 그리고 창조적이고 오묘한 인간의 뇌에 관한 과감하고 개혁적인 연구들은 계속해서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미래의 우리에게 더 밝고 분명한 뇌 청사진을 보일 것이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현주소 대학교 위원회들 옥수수 미로 특정 심사위원들

2024-06-11

[재외동포청 출범 원년 명암] 선천적 복수국적 등 현안 산재

2023년 6월 5일은 세계 최대인 미주 한인사회가 20여년 간 요구했던 재외동포청(청장 이기철)이 출범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출범식에 직접 참석해 “재외동포청은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격에 걸맞은 재외동포 전담기구로 (750만) 재외동포와 모국 간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청 현주소와 명암을 짚어봤다.     ▶정부와 국회 지원   출범 반년을 맞은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한국 국적자+해외 시민권자 및 직계비속 포함)를 위한 정책 기획과 개발, 예산 집행이 가능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기철 청장은 재외동포청 미션으로 ‘재외동포와 대한민국의 공동발전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과 인류의 공동번영에 기여’를 강조했다. 또한 조직의 비전은 ‘자랑스러운 750만 재외동포를 보호·지원하는 재외동포의 든든한 울타리이며 재외동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재외동포의 대변자’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국회와 정부도 재외동포청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28일(한국시간) 재외동포청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4년 재외동포청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067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신은 재외동포재단 예산(약 600억)과 2023년도 예산 676억보다 58%나 증액된 수준이다.     ▶정책 개발과 집행   재외동포청은 증액된 예산으로 재외동포 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2024년도 예산안을 토대로 보면 한글학교 운영 및 교사 육성 지원 204억 원, 차세대 초청 모국연수 77억 원(초청 인원 2300명에서 3000명으로 확대),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및 세계한인회장대회 관련 27억 원, 재외동포 장학사업 46억 원, 재외동포 보듬기 및 취약동포 지원 8억 원, 재외동포 인증센터 구축사업 43억 원, 재외공관 영사정보시스템 운영 47억 원, 재외동포서비스지원센터 운영 22억 원 등 신규 정책사업이 힘을 받게 됐다.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 한인 정체성 함양, 동포-모국 간 교류협력 강화 및 네트워크 구축, 영사민원시스템 구축 및 서비스 확대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조직체계 구축 및 민원해결 시급   재외동포청은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재외동포 정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각 부처로 흩어져 있었던 국적·사증·병역·세무·보훈·연금 등 각종 행정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을 확고히 해야 한다. 부처 간 이기주의가 재외동포청 사업을 발목잡게 해서는 안 된다.   재외동포청은 출범 100일 후 전체 정원 151명을 충원했다고 한다. 새해에는 기획조정관실, 재외동포정책국, 교류협력국, 서울 종로 재외동포지원센터(광화문 정부청사-트윈트리타워 A동 15층)가 더 효율적인 업무성과를 내도록 내실 다지기에 나서야 한다.   한편 재외동포 거주국별 여론수렴과 맞춤형 민원해결도 과제다. 미국 한인사회는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해결 및 65세 이상 복수국적 연령 완화’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청은 국회에서 ‘국적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같은 문제를 놓고 거주국별 동포사회의 주문사항도 다르다. 1067억 원 예산을 확보한 재외동포청이 재외동포 여론을 조율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눈에 띄는 변화를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재외동포청 출범 원년 명암 복수국적 선천 재외동포청 예산 재외동포청 현주소 재외동포청 미션

2023-12-28

부부 화가 2인전 '자연에서부터'

한국화 장르의 이단아로 불리는 추니 박(한국명 박병춘) 작가가 미주지역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지난 2월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A 아트 쇼에 참가한 EK갤러리를 통해 선보인 박 작가의 작품은 동양적인 필법과 구도에 서양적인 색감 혼합으로 한국화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평을 받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박 작가는 1996년 첫 개인전을 연 후 지난 27년 동안 43회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 많은 전시를 통해 풍경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해체하고 구성하는 작업을 해왔다.     7개월 만에 미주지역을 다시 찾은 박 작가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11일까지 LA 한인타운 내 EK갤러리에서 역시 화가인 아내 지오 최 작가와 함께 ‘자연에서부터(From Nature)’라는 기획 아래 각각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 작품은 한국 사계절에서 영감을 얻은 풍경화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추니 박 작가의 ‘시즌스 오브 메모리’ 개인전에는 200호 이상 5점, 100호 이상 5~6점 등 대작 포함 총 40여점이 전시된다. 1층에는 작가가 2018년 존뮤어 레드우드 국립공원을 방문해 영감을 받아 그린 레드우드 수묵화와 호주 울룰루를 다녀와 그린 대작이 전시된다.   박 작가는 “그동안 연구해온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인다”며 “LA 거주하는 교민들에게 한국의 변화하는 K 아트와 현대화된 한국화 현주소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자연에서부터(From Nature)'라는 기획 아래 아내 지오 최 작가는 제16회 개인전 ‘마이 드림 마이 플레이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 28~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식은 21일 오후 6시다.     ▶주소:1125 S. Crenshaw Blvd. LA     ▶문의:(323)272-3399 이은영 기자부부 자연 한국화 현주소 한국화 장르 풍경화 작품

2023-10-15

동포 업무 창구 '효율적' 일원화가 과제

지난 6월 5일 출범한 재외동포청이 출범 100일을 앞두고 있다. 재외동포청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윤석열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재외동포청은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격에 걸맞은 재외동포 전담기구다”라고 강조했다. 동포사회의 30년 염원이 현실화된 재외동포청이 직면한 과제와 현주소를 짚어본다.     ▶예산확충·시스템 구축 시급   재외동포청은 출범 당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으로 소재지 발표가 늦어지면서 채용 절차 지연과 본청 사무실 공백 등 미흡함을 드러냈다. 총 정원 151명 중 약 40% 인원이 출범 100일을 앞두고서야 최종 합격했다. 정부조직 외청이 정부와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에 얽혀 급조된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당면과제는 단연 예산확충과 시스템 구축이다. 무엇보다 750만 재외동포 전담기구 효용성 차원에서 예산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재외동포청의 올해 예산은 약 600억 원이고 내년은 85% 증액한 1300억 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이기철 청장은 “재외동포청이 효율적인 정책개발과 예산집행을 할 수 있도록 동포사회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산재했던 재외동포 관련 업무 일원화는 재외동포청 성공과 직결된다. 동포사회가 이 청장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주문하는 이유다.   실제 이 청장은 외교부(재외동포 지원, 재외국민 보호, 여권 및 입국 사증 등), 법무부(출입국 및 법적 지위), 교육부(재외국민 교육 지원), 병무청(병역관리), 국세청(세금), 교육부(교육 지원), 문화체육관광부(각종 교류사업), 국가보훈부(독립운동 인사 관리) 등으로 분산된 재외동포 업무를 통합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자칫 부처 간 이기주의로 인해 재외동포청 업무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어서다.   재외동포의 거주국별 여론 수렴과 맞춤형 정책개발 등 민원 해결 역량도 키워야 한다. 미주 한인사회는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해결 및 65세 이상 복수국적 연령 완화 등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국회에서 ‘국적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동포사회 여론을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한인들은 주문하고 있다.     ▶동포사회 30년 염원 이뤄   재외동포청 출범은 1990년대 초반 미주 한인사회가 해외동포 전담기구 필요성을 촉구한 지 30년 만의 결실이다. 전신인 재외동포재단이 외교부 등 여러 정부기관의 재외동포 정책 집행만 맡았다면, 재외동포청은 750만 재외동포, 세계 한인단체 1만 개를 위한 정책 기획 및 개발, 예산 집행 권한을 행사한다.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청 필수 임무로 ‘차세대 재외동포 정체성 함양’을 꼽았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은 재외동포 소통창구 역할과 현지사회 정착 및 진출 지원을 주문했다.   재외동포청은 송도 본청 내 기획조정관실, 재외동포정책국, 교류협력국 조직과 서울 종로 재외동포지원센터(광화문 정부청사-트윈트리타워 A동 15층)로 운영되고 있다. 재외동포지원센터는 국적·사증·병역·세무·보훈·연금 등 각종 행정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밖에 해외 동포는 24시 콜센터(82-2-6747-0404)로 각종 민원 문의를 할 수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재외동포청 전담기구 재외동포청 조직구성 재외동포청 현주소 현재 재외동포청

2023-09-06

[다인종 한인 가정 현주소] 혼혈 입양인 초청 모국방문여행기획

〈글 싣는 순서〉 1. ‘하파’라 불러 주세요 2. 2세 타인종 결혼 증가 3. 한인타운 이끌 차세대   워싱턴주 연방하원의원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와 프로풋볼(NFL) 뉴욕 제츠의 풀타임 오펜시브 어시스턴트 코치 하인스 워드, UC어바인 법학대학원장을 거쳐 현재는 콜로라도 칼리지의 총장인 송 리처드슨 박사와 투와나 ‘티아’ 리고스키(사진)씨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국인의 핏줄을 이어받은 2세들이라는 점이다.     오는 5월 19일을 아시안 혼혈인의 날인 ‘하파 데이(Hapa Day)’로 지정하는 결의안 추진〈본지 4월 18일 자 A-1면〉에 앞장서고 있는 리고스키는 “하파 데이는 지금보다 앞으로 태어날 후손들을 위한 날이다. 다문화 뿌리를 갖고 태어나는 미래의 자녀들은 앞으로 한인사회를 이끌 차세대”라며 “한인사회가 이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리고스키는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고 15세 때 아버지가 있는 플로리다로 왔다. 이후 남가주로 이주하면서 한인사회를 만나게 됐고, 지금은 사업을 접고 은퇴한 엔지니어 남편과 함께 하와이에서 산다.   리고스키는 “한인사회 곳곳에서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거나 싱글맘 밑에서 힘들게 성장한 한인 1세대 혼혈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싶어 혼혈인들의 모임 ‘하파네이션원’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2009년 하파네이션원을 통해 모국에서 버림받은 1세대 시니어 혼혈인들을 데리고 한국을 찾아가는 ‘모국방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입양인 1명만 참여했지만 2019년에는 10여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회원들의 성화에 팬데믹이 끝난 지난해에는 20여명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일부 참가자는 몸이 아파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지만 한국의 구석구석을 끝까지 다니며 모국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아픔을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일부는 한국의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 검사 결과를 등록하기도 했다.   리고스키는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모국 여행을 위해 많은 하파가 나서서 도움을 줬다. 입양인 출신의 음악인 조이 코씨가 이끄는 케이타운 재즈밴드는 자선음악회를 열고 수익을 모두 기부했다”며 “모두의 후원과 지원이 없었다면 모국방문 여행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지금 또 다른 계획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 사는 하파들을 미국으로 초대하는 ‘아버지 나라로의 여행’ 프로그램이다. 목적은 역시 ‘힐링’이다.     리고스키는 “한국에서 ‘아버지의 나라를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시니어 하파들을 많이 만났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힘들다. 더 늦기 전에 이들을 미국에 초대해 소원을 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혼혈인들, 특히 입양인들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의 힐링을 위해 한인사회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의:(213)399-1173 관련기사 [다인종 한인 가정 현주소] LA에만 한인 '하파' 1만명 거주 [다인종 한인 가정 현주소] 혼혈 한인의 날 ‘하파데이’ 추진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다인종 한인 가정 현주소 인터뷰 모국방문 프로그램 모국방문 여행 한국인 어머니

2023-04-19

[다인종 한인 가정 현주소] LA에만 한인 '하파' 1만명 거주

한인 1세대 혼혈인들이 중심이 되어 오는 5월 19일을 아시안 혼혈인의 날인 ‘하파 데이(Hapa Day)’로 지정하는데 〈본지 4월 18일자 A-1면〉 LA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LA시에 다인종 인구가 증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연방센서스국의 2021년 아메리카커뮤니티서베이(ACS) 통계에 따르면 LA시에 사는 아시안 ‘하파’ 인구는 7만7668명으로, 전체 아시안 인구(혼혈 포함 52만7654명)의 15%가량을 차지한다. 이중 한인 인구는 약 1만 명으로 작지 않은 규모다. 아시안 및 한인 하파 인구는 2011년 5만379명에서 2015년 5만5645명, 2019년 7만484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미전역에서 사는 한인 ‘하파’ 인구는 무려 51만 명으로, 전체 한인 인구 196만2184명의 30%를 차지한다.     캘리포니아주에는 이 중 10만 명가량이 한인 혼혈인이며 LA카운티에 2만6655명, 오렌지카운티에 1만1726명으로 각각 파악되고 있다.   한인 하파뿐만 아니다. 아시안 하파 인구는 미전역에 430만 명으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아시안 단일 인구는 1915만7288명. 하지만 혼혈인까지 포함하면 2354만5238명이다. 아시안 인구의 15%가 다인종 배경을 가진 것이다.     이들의 사회 및 경제력은 1세들 못지않게 단단하다. 무엇보다 젊고, 이중언어를 구사해 다문화를 포용하는 미국의 핵심 세대로 올라선 것이다.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전국 한인 혼혈인들의 중간 연령은 36.6세로, 1세의 43세보다 7년이 더 젊다. 가주도 1세의 중간연령은 45.2세였지만 혼혈인은 40.7세로 나타났으며, LA카운티는 43.1세(1세 46.6세), LA시는 44.9세(1세 47.8세)로 파악됐다.   학력 수준도 1세와 비슷했다. 25세 이상 인구 중 고등학교 이상 졸업한 인구는 1세의 경우 93.4%로 높지만, 혼혈인들은 93.7%로 더 높다. 학사 소지자는 36%(1세 36.7%), 석사 이상은 23.2%(1세 24%)로 파악됐다.     또 16세 이상 인구의 65.3%가 취업하거나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으며 중간 가구소득은 8만3354달러로, 1세의 8만2946달러보다 408달러가 더 많다.   무엇보다 2명 중 1명(58.2%)은 집에서 영어와 다른 언어를 구사하고 있었고, 70%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문화, 다중언어에 익숙한 글로벌 세대임을 알렸다.   아시안 혼혈인도 비슷한 추세다. 아시안 중간 연령은 38.4세이지만 혼혈인은 35.4세로 나타났다. 학력은 아시안 1세의 경우 87.8%가 고교를 졸업했지만, 혼혈인은 88.5%로 파악됐다. 또 집에서 영어만 구사하는 혼혈인은 37%였으며, 영어 외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혼혈인은 62.9%에 달했다. 중간 가구소득의 경우 아시안 1세는 10만572달러지만 혼혈인은 9만7626달러로 다소 차이가 벌어진다. 이는 인종별 소득수준 차이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다인종 한인 가정 현주소] 혼혈 한인의 날 ‘하파데이’ 추진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다인종 한인 가정 현주소 한인 hapa 아시안 혼혈인도 아시안 인구 전국 한인

2023-04-18

혜택 늘려 신규고객 잡아라…한인은행 새 상품 쏟아진다

봄을 맞아 한인은행들도 새 예금상품을 내놓으며 영업 활성화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한미는 지난 11일 내놓은 '추신수 정기적금'이 출시 2주만인 지난 22일까지 905개의 신규 계좌 오픈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적금은 특별 프로모션을 해도 계좌 500개를 여는 데 2개월 가까이 걸리는 게 보통이었으니 '추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한미 측 관계자는 "추신수라는 브랜드가 있고 이자율도 상당히 높아 고객들의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가입액 1000~1만달러에 12개월 만기인 이 적금 상품은 이자율(APY)이 1.26%이지만 추 선수가 이번 시즌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면 0.5%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면 1%의 보너스 이자가 붙는다. 작년 시즌처럼 20-20을 달성하면 APY로 약 2.1%가 된다. 윌셔는 한인 은행 체킹 계좌들이 갖는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한 '퍼스널 플렉스 체킹' 계좌 상품을 선보였다. 잔고 1000달러 유지 월 1회 디렉트 디파짓 월 7회 카드 거래 등 3가지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월수수료가 면제되는데 다른 은행 ATM을 사용하는 데 붙는 수수료를 한달에 3번까지 면제해주는 혜택이 특징이다. 일레인 전 부행장은 "ATM네트워크 업체와의 업무제휴로 5만4000여개 ATM을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주류 대형은행 ATM을 쓸 일이 잦다는 점에 착안해 한달에 3번까지 ATM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새한은 데빗카드 고객들에게 삼성 55인치 3D TV 등의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은행의 데빗카드를 쓰면 1달러 사용에 1포인트씩 쌓이는데 이 포인트를 가장 많이 모은 고객 20명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것이다. 새한은 이외에도 오는 6월12일까지 비즈니스 계좌 오픈 고객에게 무료 세이프티 디파짓 박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아메리카는 시큐어드 크레딧카드 적금 등의 상품을 한층 강화해 내놓았다. 시큐어드 크레딧카드는 세이빙 계좌에 입금한 액수 만큼의 한도액을 가진 크레딧카드를 말한다. 크레딧 히스토리가 적거나 없는 초기 이민자나 유학생에게 적합하며 크레딧 점수가 낮아도 발급받을 수 있다. 예금이 담보가 되는 만큼 이자율이 낮은데 보통의 크레딧카드보다 5%포인트 가량 이자율이 낮다는 게 이 은행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가입 7일 이후에는 중도 해지 수수료가 없는 '행복한 상상 적금'도 있다. 1년 만기 상품이다 염승은 기자

2011-04-27

한인은행들 이제는…다시 직원 복지 눈돌려

큰 어려움은 다 넘긴 것일까. 몇몇 은행들이 401(k) 매칭 등 한동안 중지했던 직원 복지 프로그램을 예전 수준으로 복원해주고 있다. 나라은행 중앙은행 태평양은행 오픈뱅크 등 4개 은행은 한동안 중지했던 직장인 연금 프로그램 401(k)에 대한 매칭을 다시 재개했다. 각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금융위기와 불경기로 은행들이 큰 폭의 적자를 보자 비용절감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하나둘씩 사라지던 점심값 개스 카드 자동차 보조금 등을 원상복귀 한 은행도 있다. 일부에선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지만 작년에 흑자전환을 이뤄냈거나 올해 흑자가 예상되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 은행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401(k) 매칭과 같이 민감한 복지성 경비는 우선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라은행은 지난 2009년 9월 전면중지했던 401(k) 매칭을 올해 다시 시작했다. 2009년 당시 직급별로 하향 조정했던 자동차 보조금도 작년 여름 경 원상복귀 됐다. 나라 측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돼 직원들의 사기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분을 먼저 복원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태평양은행 오픈뱅크 등도 올해 401(k) 매칭을 복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은행의 작년 실적이나 올해 실적 전망에 따라 좌우된다. 작년에 큰 폭의 적자를 낸 윌셔는 401(k) 매칭은 그대로 뒀지만 올들어 자동차 보조금 개스 카드 등의 혜택을 축소했다. 새한은 직원 복지 혜택을 다시 시작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내년이나 돼야 401(k) 매칭 등이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1-03-05

[금융위기 이후 남가주 한인은행 현주소-끝] 대출 줄인 은행들 수익성 난감

불경기에 따른 은행들의 영업손실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인 은행들은 유동성 측면에는 한숨을 놓았지만 전략적으로 선택한 자산감축 전략이 향후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지난 1분기까지 은행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유동성 문제는 더 이상 큰 이슈가 아니다.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한인 은행 대부분은 지난 3분기 현재 예대비율을 두자릿수로 유지하고 있다.〈표 참조> 1년전만 해도 13개 은행 전체의 예대비율이 114.6%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예대비율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 사이 한인 사회에는 환차익을 보기 위한 한국 송금 열풍으로 예금 유치가 더욱 힘들기도 해 은행들의 예금 유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살 깎아먹기'라는 비판이 나왔던 지나친 예금이자 경쟁도 이제는 정상화돼 한인 은행들의 CD 이자율은 전국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본금 자산건전성 유동성 등 금융위기 3대 이슈에서 유동성 문제는 어느 정도 사라진 상황"이라며 "관건은 이제 적정 수준의 자본비율과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한인 은행들이 펴온 대출 전략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년간 한인은행가를 보면 은행들의 전략은 신규 대출을 억제해 대출 규모를 소폭 증가 또는 유지하거나 아예 그 규모를 줄이는 2가지로 나뉜다. 이는 은행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이기는 하나 불경기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따라 경기회복기에 은행 수익력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대출을 줄이면 은행의 자산이 줄어들게 되니 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좋지만 그만큼 수익을 낼 자산이 없어지는 게 문제다.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대출이 늘어난 곳은 윌셔 나라 우리 신한 커먼웰스 US메트로 등 6곳 뿐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규대출보다는 국채 투자 등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직원 복지 및 광고 예산 축소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전 4%를 넘었던 순이자마진은 1~3%대로 떨어졌으며 몇몇 은행들은 효율성이 100%를 넘어서고 있다. 효율성이 100%를 넘으면 수익보다 비용이 높다는 의미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래의 수익력 보다는 생존이 더욱 중요하다"며 "상업용부동산 대출 비중이 유난히 높은 한인 은행들은 대부분이 인수합병 외에는 큰 성장이나 높은 수익성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2009-11-12

[금융위기 이후 남가주 한인은행 현주소-2] '상업용 부동산' 대비 바쁘다… 전년대비 3.5배 대손 충당금 추가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곧 본격화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의 위기를 견뎌내기 위한 한인 은행들의 대비가 계속되고 있다. 본지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를 토대로 남가주에서 영업중인 13개 한인 은행들의 지난 1년간 분기별 대손충당금 전입액(Provision)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은행들은 지난 3분기에 전년대비 3.5배 많은 액수를 대손충당금에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의 절반 이상을 악화되는 추세가 뚜렸해지는 CRE로 채우고 있는 점은 한인 은행들이 올 하반기 들어 대출채권 매각(노트세일) 임시 융자조정 담보 가치 재평가 등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표 및 그래프 참조> 1년새 1억달러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지난해 3분기 3936만달러에 불과했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년새 1억달러를 훌쩍 넘겼다. 이 전입액은 이미 부실이 된 대출이나 앞으로의 부실을 예상해 쌓는 돈으로 은행들은 1년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대출손실을 예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문제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RE에서의 문제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불경기로 공실율이 오르고 렌트비를 제때 내지 못하는 입주자들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주택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듯 문제가 본격화되지는 않았다는게 일선 은행원들의 시각이다. 불경기에 따른 문제가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실업율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오피스 빌딩들. 이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세차장 주유소 리테일 쇼핑몰 식당 등에 나간 CRE대출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윌셔 나라 등의 투자자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세차장이나 주유소 등 부동산과 비즈니스가 동시에 맞물리는(Owner-Occupied) CRE의 경우 가격 하락과 수입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고로 담보대비 대출비율(Loan to Value Ratio)이 다른 종류의 CRE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호텔.모텔 쪽에서의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해졌다. 최근 한인 호텔투자그룹 '초아그룹'의 투자자들 사이에 분쟁이 생긴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환율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한국 관광객이 예상보다 적었고 불경기로 로컬 투숙객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1년전에 비해 투숙률이 1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CRE 문제가 말은 계속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예상했던 만큼 심각하지는 않아 보인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이라는 예상이 많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2009-11-10

[금융위기 이후 남가주 한인은행 현주소-1] 부실대출 계속 느는데···일부선 대손충당금 미흡

은행들은 제각기 이에 대비하고 있지만 최근 연방준비제도(Fed)가 일부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부실에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 처럼 대응이 미비하다. 남가주 일대 한인 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9월말 현재 한인은행가의 현황을 점검한다. 계속되는 불경기로 한인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 부실화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대출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적정 수준 이하로 적립해 상업용 부동산 경기 추가하락에 대한 대처가 미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FDIC의 자료를 토대로 본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한인은행들의 연체(1개월 이상 연체) 및 부실대출(NPL: 3개월 이상 연체) 규모는 1년전인 지난해 3분기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출손실을 위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 규모도 4억15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의 1억8630만달러의 2.23배에 달한다. 〈표 참조> 남가주 일대에서 영업중인 13개 한인 은행들 모두를 하나로 묶어 보면 총대출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 줄어들었지만 연체 및 부실대출 규모는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9월말에 2.7%에 불과했던 부실률(연체와 부실대출의 합계가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올 9월말 현재 5.4%로 급증했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대출자들이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행들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 규모 역시 증가했다. 남가주 한인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대손충당금을 부실대출로 나눈 비율)은 지난해 71.37%에서 80.17%로 늘었다. 총대출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도 1년전 1.42%에서 3.22%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을 보면 전체적으로는 은행들은 충분한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악화일로에 있는 자산건전성을 다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에서는 부실 규모에 비해 대손충당금 규모가 부족해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윌셔 아이비 유니티 등은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60%에도 못미쳐 대출손실 대비에 미흡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비율들은 부실대출 규모만을 대입한 것으로 부실대출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연체까지 포함시켜 계산했을 경우 더욱 낮아지게 된다. 최근 은행업계에서는 불경기를 감안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는게 일반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상업용부동산(CRE) 대출 비중이 커 우려가 많은데 몇몇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최근 분위기에 맞지 않는 수준"이라며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지나치게 낮으면 불경기가 더 오래 이어질 경우 더욱 큰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해 급격한 실적 악화를 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본비율(Tier1 Leverage Ratio)에서는 전체적으로 큰 무리가 없어 보이나 한미 새한 아이비 등은 타행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비율은 보통 6% 이상이 되야 우수등급(Well Capitalized)으로 간주되는데 최근에는 금융위기와 불경기로 충분한 수준 이상의 자본금이 요구되고 있어 이 기준보다 2%포인트 이상 높게 비율을 유지하는게 업계에서 보는 새로운 표준이다. 염승은 기자

2009-11-04

[취재 수첩] 지자체여, 더 힘을 내라

충남.부산.경남.경북 등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이 LA를 거점도시로 삼은 지 1년(부산의 경우 3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지자체들의 활동을 점검해 봤다. 지자체는 그동안 투자유치는 물론 농특산물 특판전을 열어 도내 중소기업의 미국 수출길도 열어주고 한인들에게는 고향의 맛을 제공해 왔다. 취재 의도는 지자체들이 모국에 돈을 더 끌어다 주고 해외 한인에게는 더 다양한 입맛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직원 2명 정도에 1년 예산 3억원 남짓한 지자체 사무소들의 운영상태가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적지 않은 성과를 이룬 곳도 있었지만 전체로 볼 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의 기사를 내자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있는 인력과 예산으로 이 정도면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겁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아십니까?" 사무소 한 관계자의 말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본업 이외에 잡일이 너무 많았다. 한 소장은 "한국에서 방문하는 지자체 관계자들의 의전을 위해 1년에도 몇 번씩 공항을 찾는지 아느냐?"며 신세를 한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걸음마 단계인 지자체에게 당장 큰 성과를 내라곤 할 수 없다. 지자체 한국본부는 인원 및 예산을 확충해 '뿌리'를 세워주고 지자체 해외사무소는 세밀한 준비를 통해 '실뿌리'를 뻗어야 한다. 지자체 사무소는 대한민국 브랜드를 높이는 첨병이다.

2009-06-19

[한국 지자체 사무소 현주소-끝] '통합 상설전시관 만들자'

지자체 통상사무소들은 최근 무역과 투자유치 등 고유의 업무를 넘어서 관광객 유치.학생 연수 주선.도시 자매결연 등 다양한 분야까지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1년에 3억원 남짓한 예산과 2명 정도의 인력으로 이 모든 업무를 감당하기엔 무리가 많고 전문성 또한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지자체 사무소들이 성과를 내면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인적 충원과 예산 증액 특히 중.장기적인 계획이 절실하다. 한 사무소 관계자는 "LA에 와서 느끼는 것은 도내 기업들의 미국진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본국에서 인력과 예산이 더 지원된다면 지자체가 세계화 활로를 모색하는데 큰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통합 상설 전시장= 장기적인 안목에서 각 지자체가 통합으로 운영하는 상설 전시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각각의 사무소들은 사무실 내부에 도내 특산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지자체 사무실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물품도 사무소별로 따로 전시하고 있어 실질적인 홍보 및 판매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만일 다양한 지역 특산품이 한 곳에 모여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주류 및 한인 쇼핑몰에 지자체들이 연합으로 농특산물 전시관을 운영한다면 홍보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관에서 지자체가 돌아가면서 특별 시식회를 여는 것도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는 최근 '한식 세계화'를 외치고 있는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각 지자체의 농특산품을 이용한 '한식'을 제공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지자체는 이를 이용해 수출를 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상설 전시관을 운영하다보면 소비자나 바이어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품목을 즉각 파악할 수 있어 각 지자체들이 특산품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전시관에 한국관광공사.로컬 여행사의 협력을 얻어 지역별 관광정보 설명서를 비치 '먹거리+관광'을 연계하는 색다른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관기관 협력= 농수산물유통공사(aT센터)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관광공사(KTO) 등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협력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달 초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청장 박인철) 관계자들이 투자유치 설명회를 가졌다. 박 청장이 직접 방문단을 인솔하고 뉴욕과 LA를 차례로 방문했지만 한국서 온 군소 지자체와 미주내 지자체 사무소 코트라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설명회는 한인상공인들로만 국한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별로 시장개척단이나 투자유치단을 구성해 미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방문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유관단체들이 협력한다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농산물 수입업자들은 "농산물 특판전을 개최할 경우에도 아이템 선정 단계부터 현지 수입업체와 함께 기획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지자체에선 주민들을 의식해서 인지 현실성없는 물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인은 물론 타인종도 좋아할 아이템을 선정해 전략적으로 특판전을 개최한다면 우리는 물론이고 지자체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2009-06-18

[한국 지자체 사무소 현주소-2] 한인업체와 손잡고 주류 뚫어야

한국 지자체가 미국에 설립한 통상사무소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 기본적으로 특산 농수산물을 소비해 줄 300만명에 달하는 한인시장이 있다. 또 오개닉.웰빙이 각광을 받는 시대를 맞아 한국산 식재료가 외국인에게 어필할 가능성도 높다. 현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대형 한인업체들과 '상호보완'하는 전략만 잘 짠다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주류사회에 접목할 수 있다. 지자체 사무소의 활동을 살펴봤다. 충남 사무소는 1997년부터 뉴욕에서 사무소를 운영해오다 지난 해 3월 장소를 이전했다. 현재 한국에서 파견된 백낙흥 소장과 무역업무를 돕는 LA출신 통상관 1명 등 2명이 근무하고 있다. 1년 예산은 3억원 정도다. 주요 업무는 농수산물 업체를 포함한 관내 중소기업의 미국진출과 미국 기업의 투자유치이며 최근 관광객 유치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도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CT&T가 가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아놀드 슈와제네거 주지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충남은 지난해 1800만 달러에 달하는 실적을 거뒀다. 올해 목표액은 20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상반기 실적은 절반에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 소장은 "세계적인 불황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연말쯤 대규모 계약이 예정돼 있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 사무소는 다른 지자체 사무소에 비해 가장 최근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3월 개소해 현재 한국에서 파견된 정석원 소장이 운영책임을 맡고 있으며 통상관 1명이 수출입에 대한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연간 예산은 2억8000만원. 농수산물 수출을 주요 업무로 다루고 있으며 도내 무학소주에서 생산.판매하는 화이트.좋은데이 소주의 판매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전통주 '가을국화'를 얼마 전 디즈니랜드에서 열린 한식축제에 소개해 타인종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또 여타 지자체에 비해 알차게 구성된 한영 혼용 웹사이트를 통해 주력 상품과 기업 그리고 투자유치 정보를 공개하고 있어 바이어들의 접근이 용이하게 만들어 놓았다. 경북 사무소는 지난해 2월 오픈했다. 현재 한재성 소장이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에서 미국유학 출신 직원이 1명 충원됐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사업 관련 예산이 없어 다양한 사업추진에 제약이 많은 편이다. 기본적인 사무실 운영비 정도만 지원된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E-인바이로멘탈 에너지'와 '쿠어스텍 지멘스 메디칼 솔루션' 등의 기업으로부터 최근 7500만 달러의 투자유치를 받아냈고 250만 달러 이상의 농특산물을 수출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2006년 9월 플로리다에서 LA로 옮겨온 부산 사무소는 항구 도시인 만큼 각종 수산물과 조선산업이 발달한 지역 특성상 관련 기자재 생산 업체들의 미국 진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224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한국에서 파견된 이선배 소장과 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예산은 3억5000만원. 영어뿐 아니라 스패니시를 구사하는 라틴계 직원들을 고용해 도내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신승우 기자

2009-06-17

[한국 지자체 사무소 현주소-1] 겉은 '미국 진출'···속은 '한인 타겟'

2006년부터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LA진출이 본격화됐다. 현재 부산을 포함해 경북 경남 충남 등의 지자체에서 설립한 통상사무소들이 L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위치한 코리아 비즈니스 플라자(KBP)에 입주해 있다. 이들 지자체 통상사무소의 진출로 인해 많은 한인들은 한국의 신선하고 안전한 '고향 먹거리'를 자주 접하게 됐다. 또 지자체들도 포화상태인 한국을 넘어 미주시장 개척의 발판을 놓았다. 특히 지자체 통상사무소는 미국자본의 한국 유치는 물론 중소기업의 미국내 수출길을 열어주는 '모세혈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통상사무소는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적 불경기의 영향도 있지만 뚜렷한 장기계획 및 지역 현황 파악 부재 인력 부족 농산물 특판에만 치중해 식상하다는 지적이다. 지자체의 현주소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한인사회 진출에 그치나= 농수산물이 관내 주력 상품인 경우 1년에 2~3번 실시되는 대규모 특산물 판매전이 지자체가 치르는 주요 행사다. 판촉은 한인대형 마켓과 연계해 실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인시장을 넘어 주류시장으로 진출해야 하지만 현재 미국에 들여오는 먹거리로는 승부를 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고민이자 발전의 걸림돌이다. 쌀의 경우 가격면에서 싸고 질 좋은 캘리포니아산과 경쟁이 되지 않고 김치나 기타 농산물 가공품 역시 타인종의 입맛을 사로 잡기엔 너무나 토속적이라는 비판이다. 또한 얼마 전 한 지자체에서 실시한 공예품 판매전에서도 고객 대부분이 한인이었듯이 음식 외의 다른 제품 역시 주류시장 진출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자체장들이 한인시장에만 진출했으면서도 '미국진출'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다지는 것도 문제다. 자연히 주류시장 진출은 뒷전이 된다. ▷미숙한 행정= '머드 축제'로 유명한 충남 보령시는 올해 5~6월쯤 LA인근 샌타모니카 해변에서 '세미 머드축제'를 열겠다고 지난 해 11월 발표했다. 당시 LA를 방문한 신준희 보령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샌타모니카에서 머드축제를 열어 보령의 머드를 세계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충남 통상사무소를 통해 추진하던 이 행사는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지난 4월 전격 취소됐다. 보령시측은 환율 상승으로 비용 부담과 '샌타모니카의 바닷물이 차가워 참가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바닷물의 온도조차 파악하지 않고 졸속적으로 추진한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보부상' 역할에 치중?= 통상사무소에 파견된 직원들은 통상업무나 투자유치 전문가들이다. 따라서 주요 업무는 미국기업의 투자유치 중소기업의 수출지원 등이다. 1억달러를 유치하면 한국에서 1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이들 개개인의 활동은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크다. 하지만 현재 지자체 직원들은 큰 몫의 투자유치 업무보다는 유통업자들이 해야 할 과일 쌀 김 등의 지역 특산물 판매에 매달리고 있다. 지자체의 특성상 농수산업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이미 LA에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aT센터)가 진출해 있어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짝 특판전= 한인축제가 열리는 가을이면 한국의 수많은 지자체에서 특산품을 들고 LA를 방문한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상품들의 경우 유통경로를 확보해 미국내 수출길을 열어줘야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기회를 놓치는 일이 빈번하다. 그저 홍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하다는 비판도 있다. 한 유통업자는 "특판전때 반응이 좋았던 고객들의 관심을 계속 묶어두려면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필수적인데 지금 지자체의 특판전은 반짝세일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유통체계 혼란= 지자체 특판전의 경우 판매하고 남은 물건을 처리하는 과정이 또한 문제다. 특히 특판전 상품이 한인마켓에서 이미 유통되고 있는 물건일 경우 가격 체계가 흔들린다. 특판전을 하게 되면 지자체측은 전량 판매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판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다. 특히 특판전 마지막날에는 남은 상품을 '떨이'로 판매할 수밖에 없고 상황에 따라 원가이하로 판매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한 번 저렴한 가격에 길들여진 고객들은 정상가에 판매되는 제품의 구입을 꺼리게 된다는데 있다. 결국 고객들의 외면을 받는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이를 수입해서 팔던 한인업체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한국농산품 수입업체 이모 대표는 "지자체에서 특판전을 하는 경우 행사가 끝나면 원가이하에 처분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되면 정상적으로 수입하던 업체들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신승우 기자

2009-06-16

[OC] [OC한인사회의 현주소-3] 커뮤니티 참여와 과제

코리안복지센터(관장 이지연)의 'OC한인사회 프로파일' 조사팀은 한인사회의 문제점과 커뮤니티 참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포커스그룹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가든그로브 풀러턴 어바인 등 한인 밀집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334명의 한인 대상으로 실시됐다. 여기에 교계 및 한인단체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3개 포커스그룹과의 심층면접 조사를 병행했다. 심층면접에 응한 한인들은 한인사회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특히 커뮤니티내에서 차지하는 교회의 역할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한인들은 ▷1세들의 높은 커뮤니티 참여도 ▷높은 교육열과 교육수준 ▷교회의 구심점 역할 등을 한인사회의 강점으로 꼽았다. 교회의 사회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심층면접에 응한 한 목사는 "한인교회의 힘과 자원이 한인사회를 위해 실질적으로 쓰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한인사회에 대한 기부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영향력 행사 등 교회가 기여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사는 "비영리기관 정부기관이 한인교회와 파트너 관계를 갖는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3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한인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민 문제였다.〈표1 참조> 36.8%의 응답자들이 이민 문제를 꼽았고 '미약한 정치력'이 2위(24.5%) 알코올/약물 남용이 3위(22.3%)를 차지했다. 한편 OC한인들이 생각하는 '가족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 1위는 '생활비'였고 '헬스케어의 부족'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부족'이 뒤를 이었다.〈표2 참조> 보고서는 정치 참여에 있어 한인들이 OC내 인종그룹 중 투표율이 가장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2006년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한 한인 유권자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이는 OC전체 투표율 51%는 물론 아시아계 투표율 40%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투표율에 있어 외국 출생 한인이 미국 출생 한인보다 적극적이란 사실도 밝혀졌다. 외국 출생 한인의 투표율은 38%였던 반면 미국 출생 한인 투표율은 26%에 머물렀다. 정치적 성향에 있어 한인들은 공화당을 선호했다. 2006년 당시 한인 공화당원 비율은 43%로 민주당원(32%) 비율을 크게 앞질렀다. 한인 유권자 4명 중 1명은 소속 정당이 없었다. OC 유권자 6명 중 1명이 무당파인 점과 비교할 때 정당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한인사회의 주요 과제들을 제시했다. 코리안복지센터가 제시한 커뮤니티의 선결 과제는 ▷정부 및 비영리기관의 한국어 구사자 증원 촉구 ▷편모가정 지원 강화 ▷의료 및 건강 복지 향상 및 인식 제고 ▷교회와의 파트너 관계 강화 ▷정신건강을 위한 예방 및 상담 강화 ▷시정과 정치 참여 증대 등이다. ◇고미경 교수 일문일답 캘스테이트 풀러턴 사회복지 대학원 고미경 교수는 'OC한인사회 프로파일' 보고서 작성을 위한 조사를 주도했다. 다음은 조사방법과 보고서의 의미에 대해 나눈 고 교수와의 일문일답. -OC한인사회의 모습을 광범위하게 다룬 보고서가 이전에도 있었나. "가주 한인 또는 LA 한인에 대한 통계는 꽤 있었지만 OC한인사회를 주제로 한 본격적인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 카운티 정부가 코리안복지센터에 기금 지원을 하며 보고서 작성을 의뢰한 이유가 있다. OC한인사회에 대한 자료가 너무 없어서다." -334명 한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모집단(샘플) 선정 방법은. "정밀하게 하려면 성 연령 거주 지역 수입 등을 고려해 무작위 추출(랜덤 샘플링)을 해야 한다. 랜덤으로 응답자를 뽑을 수 없었던 탓이지만 대표성에 대한 한계는 인정한다." -한인사회에 관한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OC의 인종그룹 중 한인의 무보험자 비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이다.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싱글맘의 절반이 빈곤층이다. 한인 빈곤층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커뮤니티의 관심이 필요하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2009-04-03

[OC] [OC한인사회의 현주소-2] 의료 및 건강 실태, 한인 무보험자 비율 백인의 5배

OC한인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코리안복지센터(관장 이지연)의 'OC한인사회 프로파일'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들은 주요 의료 및 건강 실태를 위한 조사 항목 대부분에서 건강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측은 건강 분야 보고서의 주요 근거로 사용된 2005년 가주보건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한인들이 모든 인종그룹 중 무보험자 비율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표1 참조> 한인 무보험자 비율은 33.3%로 백인계(6.6%)의 다섯 배에 달하며 OC 전체 주민의 15.1%와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다. 무보험 아동 비율도 27.7%에 달해 아시아계 중 가장 높다.〈표2 참조>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4명 중 1명 꼴로 무보험자다. OC 전체 시니어 무보험자 비율이 1.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다. 높은 무보험자 비율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한인들은 병원을 잘 찾지 않으며 어지간하면 치료를 미룬다. 가주보건설문조사에서 한인의 3분의 1은 "지난 1년간 병원에 가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인들은 질병 예방에도 무관심한 편이다. 40세 이상 한인 여성 중 42.1%는 유방암 검진을 위한 매모그램 촬영을 단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지난 2년간 매모그램 촬영을 한 여성 비율은 31.6%로 OC주민의 70%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년간 자궁암 검진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한인 여성 비율도 31.6%에 머물렀다.〈표3 참조> 신체 뿐 아니라 정신건강면에서도 OC한인들은 타인종에 비해 관리를 덜 하고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하는 케슬러 6점 척도 조사에서 11.6%의 한인이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 수치는 전체 주민의 2.9%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반면 정신 또는 감정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한 한인은 1.7%에 불과했다.〈표4 참조>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흡연자 비율은 22.7%로 OC주민 전체의 13.2%를 크게 상회한다. OC 남성 10명 중 2명꼴로 흡연자인데 반해 한인 남성 흡연 비율은 38.8%에 달한다. 음주의 경우 한인들에게서 과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한인의 15.8%가 지난 1개월간 과음(1번에 5잔 이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시아계 전체의 과음 비율은 9.3%였다. 18세 이상 OC 주민의 75%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반면 꾸준히 운동하는 한인 비율은 52.9%에 머물고 있다. 코리안복지센터측은 보고서를 통해 높은 무보험자 비율과 건강에 대한 무관심이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인의 사망시 연령 중간값은 76세다. OC 주민 사망연령 중간값인 78.5세와 비교하면 수명이 2.5년 짧은 것이다.〈표5 참조>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20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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