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남가주 한인은행 현주소-2] '상업용 부동산' 대비 바쁘다… 전년대비 3.5배 대손 충당금 추가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곧 본격화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의 위기를 견뎌내기 위한 한인 은행들의 대비가 계속되고 있다.본지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를 토대로 남가주에서 영업중인 13개 한인 은행들의 지난 1년간 분기별 대손충당금 전입액(Provision)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은행들은 지난 3분기에 전년대비 3.5배 많은 액수를 대손충당금에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의 절반 이상을 악화되는 추세가 뚜렸해지는 CRE로 채우고 있는 점은 한인 은행들이 올 하반기 들어 대출채권 매각(노트세일) 임시 융자조정 담보 가치 재평가 등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표 및 그래프 참조>
1년새 1억달러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지난해 3분기 3936만달러에 불과했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년새 1억달러를 훌쩍 넘겼다. 이 전입액은 이미 부실이 된 대출이나 앞으로의 부실을 예상해 쌓는 돈으로 은행들은 1년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대출손실을 예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문제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RE에서의 문제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불경기로 공실율이 오르고 렌트비를 제때 내지 못하는 입주자들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주택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듯 문제가 본격화되지는 않았다는게 일선 은행원들의 시각이다.
불경기에 따른 문제가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실업율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오피스 빌딩들. 이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세차장 주유소 리테일 쇼핑몰 식당 등에 나간 CRE대출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윌셔 나라 등의 투자자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세차장이나 주유소 등 부동산과 비즈니스가 동시에 맞물리는(Owner-Occupied) CRE의 경우 가격 하락과 수입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고로 담보대비 대출비율(Loan to Value Ratio)이 다른 종류의 CRE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호텔.모텔 쪽에서의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해졌다. 최근 한인 호텔투자그룹 '초아그룹'의 투자자들 사이에 분쟁이 생긴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환율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한국 관광객이 예상보다 적었고 불경기로 로컬 투숙객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1년전에 비해 투숙률이 1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CRE 문제가 말은 계속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예상했던 만큼 심각하지는 않아 보인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이라는 예상이 많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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