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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끝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팬데믹 이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유지했던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냈다.   연준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내고, 현행 0.00~0.25%인 연방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매우 강력하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서 사람들이 일자리로 복귀해 고용시장도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급등한 물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풀었던 돈을 더 빠르게 거둬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6차례 남은 FOMC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FOMC 위원들이 예측한 올 연말 기준금리는 1.9%로, 매번 0.25%포인트씩 6번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가능하다. 연준은 내년에도 금리인상이 세 차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금리인상은 이미 예견됐다. 연준은 올해 초부터 급격한 물가상승이 경제에 부담이 된다며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공급난과 노동력 부족, 수요 폭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7.9% 올라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더해지며 3월 물가상승률은 8%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가가 오르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를 올려 시장에 풀린 돈을 줄이고 물가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파월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상승 등을 들며 “단기적으로는 추가 물가상승과 경제활동 압박 요인”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또 “다가오는 회의에서 국채와 기관 부채,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머지않아 양적 긴축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은별 기자제로금리 금리인상 모두 금리인상 제로금리 시대 추가 물가상승

2022-03-16

[경제용어] 필라델피아 연준 서베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은 매달 관할 지역(동부 펜실베이니아 남부 뉴저지 델라웨어) 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제조업 경기 현황과 전망을 묻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필라델피아 연준 서베이(Philadelphia Fed Business Outlook survey)라고 한다. 설문 참가자들은 전반적인 제조업 비즈니스 활동의 방향 변화와 고용 근무시간 신규 주문 재고 운송시간 가격 등에 대해 대답한다. 지난 1968년 5월부터 매달 발표되고 있는데 지역 연준 발표 제조업 보고서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매달 초 이 지역의 250개 주요 기업 CEO를 대상으로 설문이 이뤄지는데 조사가 이뤄지는 달에 바로 결과가 발표돼 적시성이 높다. 또한 이 서베이 결과 발표 2주 뒤 나오는 ISM 제조업 지수와의 상관관계가 70% 가량 돼 ISM 제조업 지수의 내용을 예측하는 데도 참고자료로 많이 쓰인다. 서베이는 현재 및 향후 6개월 전망을 총 11개 세부 지표로 나눠 이뤄지는데 0 이상이면 제조업 경기확장 0 미만이면 후퇴를 의미한다. 필라델피아 연준 서베이는 제조업 현황을 가장 빠르게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 갖는 중요성이 크다. 제조업계가 얼마나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지 향후 움직임은 어떨지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경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매달 초 다른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기 전에 나오는 이 서베이 결과에 따라 증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1-01-16

금리동결한 FOMC "고용시장도 좋아지기 시작"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8일 연방기금금리 운용목표를 연 0∼0.25%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예외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FOMC의 성명서 전문. 올해 3월 개최된 FOMC 회의 이후 수집된 정보는 경제 활동이 계속 탄탄해지고 있으며 고용 시장이 개선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가계의 소비지출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높은 실업률과 더딘 소득증가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계의 부 경색된 신용으로 인해 제약을 받고 있다. 기업들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은 상당한 정도로 증가했다. 그러나 비주거용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있고 주택착공 실적도 정체돼 있으며 기업주들은 고용을 늘리는데 주저하고 있다. 주택 착공 실적은 증가했지만 여전히 침체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은행대출은 계속 위축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여건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기회복은 당분간 완만한 속도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FOMC는 물가가 안정된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자원의 활용도가 높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원의 활용이 부진한 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비용상승 압력이 제한되고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도 안정돼 있어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FOMC는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연 0~0.25%로 유지하며 낮은 자원 이용률과 억제된 인플레이션 흐름 안정된 수준을 보이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포함해 경제 상황이 이례적으로 낮은 연방기금금리 수준을 상당기간에 걸쳐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시켜줄 것으로 예상한다. FOMC는 경제 전망과 금융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하면서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을 증진하는데 필요한 정책적 수단들을 채택할 것이다. 금융시장의 기능이 개선된 점을 감안해 연준은 금융위기 때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특별 유동성 지원창구의 운용을 거의 종료했다. 유일하게 남은 기간물 자산담보부증권대출창구도 6월30일로 종료될 예정이다.

2010-04-28

초저금리 시대지만…목돈마련엔 그래도 'CD'

CD(Certificate of Deposit) 금리가 낮아 예금상품 가입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1년전만 하더라도 일부 한인은행들의 CD 금리는 3%대를 웃돌았지만 요즘은 높아봤자 1%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예대 역마진까지 생기면서 은행들이 예금상품들의 금리를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계속 발생하는 부실은행으로 인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고금리 상품에 대한 규제도 한 몫 하고 있다. 은행 이자율 정보 사이트인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4월 13일 현재 6개월 CD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오로라 뱅크로 실질 연이자율 (APY)은 1.28%다. 1년만기 CD 이자율은 노바 뱅크가 1.55%로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도 일정 기간 묶여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CD는 가장 대표적인 예금 상품이다. 다음은 형태별 CD에 대한 간단한 기본 지식이다. 본인에게 맞는 CD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살펴보자. ▷기본 CD= 정해진 기간 동안 은행에 돈을 예치하고 만기에 이자와 원금을 받는데 이자 지급기일에 이자만 따로 인출할 수도 있으며 예치 기간 이내에도 어느 정도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등 다양한 형태의 CD가 있다. FDIC에 의해 은행당 1인당 25만달러까지 향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브로커 CD= 주로 증권 중개업체들이 취급하는 상품. 예를 들어 찰스슈왑 같은 대형 투자기관은 물론 소규모 중개업체들을 통해 판매된다. 웹사이트 또는 무작위 홍보전화 등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중개업체가 높은 이자율을 주는 은행을 찾아서 CD에 가입한다. 그 금액이 일반 고객들의 CD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기 때문에 이자도 보다 더 높게 받는 경우가 많다. 중개업체를 이용하므로 만기가 다른 CD FDIC 한도 금액만큼만 분산된 CD를 개인이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덱스 CD= 시장연동(Market-linked) CD라고도 불리는 상품으로 일반적으로 최소한 원금은 보장된다. 글자 그대로 S&P500 지수와 같은 주가 지수에 따라 투자가 된다. 예치 기간 이내에 증권 지수가 상승한다면 그만큼 원금에 가산해서 받는다. 또한 초기 투자 금액은 FDIC에 의해 보호를 받지만 수익에 해당하는 이자에 대해서는 보상이 되지 않는다. ▷외환 CD= 글자 그대로 가입자가 정한 외환의 가치에 따라 원리금이 결정되는 CD다. 그러므로 CD라기 보다는 일반 투자 상품의 성격이 더 강하다. 이자를 미리 정한 외환으로 지급받는다. 그러므로 달러화 대비 지정 외화의 환율이 강세를 보인다면 그만큼 달러화 환산시 추가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반대로 환율이 움직인다면 원금의 일부를 잠식시킬 위험도 있다. 오성희 객원기자

2010-04-14

“조기 금리인상 위원들 꺼린다”…연준 FOMC 회의록 공개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경제 회복세에 대해서는 더욱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조기 금리 인상은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달 16일 열린 FOMC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경기전망이 더 나빠지거나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지는 경우 현재의 초저금리 기조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화정책당국자들은 특히 FOMC가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에 걸쳐' 계속 유지하는 것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운신의 폭을 크게 제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혀 정책금리를 서둘러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완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지금의 금리가 계속되더라도 자산 인플레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러나 경기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다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강조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연준이 계속 사용 중인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6개월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연준이 이날 공개한 의사록에서 초저금리 기조를 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정책금리 인상 시점은 올해 연말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염승은 기자

2010-04-06

연방 금리 계속 동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 연방기금 금리를 현행 제로수준(0~0.25%)으로 다시 동결했다. 또 ‘상당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현수준에서 동결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연준이 정책금리를 0∼0.25%로 낮춘 이후 1년째 금리가 동결됐다. FOMC는 “경제가 회복을 지속하고 있으며 고용시장의 열악한 사정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두자릿수로 급등한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가 확실하게 성장궤도에 진입하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상당기간(extended period)에 걸쳐’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연준은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아직 크지 않다고 밝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는데 따른 부작용을 당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준은 그동안 경기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두자릿수로 치솟은 실업률을 꼽았다. 하지만 이번 성명에서 “고용시장의 열악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혀 최근 신규 실업자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중구 기자 jaylee2@koreadaily.com

2009-12-16

고용시장 불안…당분간 ‘이대로’…인플레이션 아직 걱정 없어

1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금리 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키로 한 것은 경기 회복 추세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다는 점도 저금리 유지 결정에 반영됐다. 경제 회복을 위해 제로금리는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연준은 이날 “가계의 소비지출이 취약한 고용사정으로 인해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고 신용경색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고정투자를 줄이고 임금인상도 주저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연준은 “고용시장 악화가 진정되고 있다”며 일부 개선을 언급했다. 11월 실업률이 예상을 뒤엎고 하락세로 돌아서 10%에 머물렀고, 일자리 감소도 2007년 12월 경기 침체 이후 최소 수준으로 떨어진 점을 반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점도 저금리 유지에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당분간 없다고 단정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휠씬 못 미치고 있기 때문에 물가 걱정을 할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대공황 연구로 명성을 쌓아온 버냉키 의장은 “대공황을 악화시킨 요인 가운데 하나가 당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자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해왔다. 제로금리 정책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CNN머니는 최근 가까운 장래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2011년에 접어든 이후에야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쓰기에는 아직 불안요소가 많다는 분석이다. 한편 연준은 특히 한국 등 14개국 중앙은행과 맺은 통화스와프 협정을 내년 2월 1일로 종료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원화를 맡기는 대신 300억달러까지 공급받을 수 있는 협정을 맺었다. 이중구 기자 jaylee2@koreadaily.com

2009-12-16

"2011년에나 금리인상 가능" 16일 FOMC선 동결 예상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금리인상이 2011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Fed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15 16일 이틀간 연다. FOMC 회의결과는 오늘 오전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전문가들은 Fed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도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시사하면서 경제회복을 지속하기 위한 부양책인 제로금리는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지난 3일 미국은 현재 자산버블 상황이 아니지만 자산버블이 경제안정을 위협한다면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CNN머니는 15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가까운 장래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마 2011년에 접어든 이후에야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책금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의 금리선물 추이도 내년중에 정책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금리선물 거래에서 내년중에 정책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투자자들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핌코)를 운용하는 '채권 황제' 빌 그로스는 이달초 뉴욕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의 충격을 견딜 수 있을 때까지 연준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2011년초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전국실물경제협회(NABE)가 48명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현재의 제로금리가 2011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비율이 가장 높았다. 김현우 기자

2009-12-15

"저금리가 버블 키운다"···'닥터 둠' 루비니, "이제 금리 올려야"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4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저금리 기조를 바뀌지 않을 것인 만큼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지속 글로벌 버블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상품가격과 글로벌 주가를 끌어올려 글로벌 자산가격의 거품을 더욱 크게 만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따라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야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종료돼 글로벌 자산시장의 거품이 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들이 저금리의 달러화를 빌려 리스크는 크지만 수익성이 더 높은 금속 상품이나 주식 등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제로수준인 기준금리를 유지함에 따라 올해 들어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크게 늘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자산 가격 상승은 너무 빠르고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 손쓸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하면서 "(자산시장)거품 붕괴는 지금부터 6개월 내지 1년 안에는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정책 당국자들은 자산 거품에 대해 보다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니는 또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달러는 빠르게 낙폭을 만회해 20~25%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루비니는 올들어 7개월간 전개된 주식시장 랠리와 관련 이 랠리가 경제상황을 일부 반영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과도하게 올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주가 상승에는 일부 펀더멘털이 반영됐지만 너무 빨리 올랐다"며 "주가이익비율(PER)은 과도한 상태이고 많은 정책 메이커들이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11-04

금리 동결…상당기간 계속유지, FOMC 거듭 확인

연방 정부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는 3 4일 이틀간에 걸친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현행 0~0.25%인 연방기금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Fed는 지난해 12월 16일 금리를 0.75~1%포인트 낮춘 0~0.25%로 결정한 이후 계속해서 제로(0) 금리를 유지해 왔다. 이와 함께 현 금리 수준을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춘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할 입장을 분명히 해 논란이 계속되는 '출구 전략'은 당분간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OMC는 성명에서 "주택시장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가계의 소비지출이 확대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되는 실업사태와 낮은 소득증가세 대출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소비증가세가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특히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억제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 경기 부양에 역점을 둔 통화정책을 유지하더라도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일각에서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이 자산부문의 거품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출구전략의 조기시행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으나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은 상태임을 강조함으로써 제로금리 정책의 당위성을 옹호했다. 염승은 기자

2009-11-04

'더블딥' 위기···금리인상 천천히 하고 소비 늘어나야 극복

1970년대 이후 세계 경제는 크게 4번의 침체를 겪었다. 70~72년의 1차 오일쇼크 79~80년의 2차 오일쇼크 90년대 초반 일본의 거품 붕괴와 미국의 '세이빙 & 론'은행들의 도산사태 2000년대 초반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1차 오일쇼크를 제외하곤 경기회복 패턴이 모두 W자를 보였다. 회복 뒤 고꾸라지는 모습을 반복해온 것이다. 요즘 말로 '더블딥'이다. 80년 2월부터 7월까지 미국과 세계 경제는 10년 만에 되돌아온 고유가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 회복되는 듯했던 경기는 1년 뒤 더 큰 위기를 맞았다. 81년 8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 앞서보다 더 크고 긴 침체가 찾아왔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소비자물가가 14%까지 오르자 기준금리를 18%까지 높였다. 경기가 한창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도 그랬다. 경기회복을 예단해 기업들이 재고를 지나치게 빨리 늘린 것도 걸림돌이 됐다. 기대만큼 경기가 빨리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자 부담이 가중됐고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면서 더블딥이 찾아왔다. 90년대 초반엔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미국 은행들이 부실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댔다. 2000년대 초반에도 IT 버블 붕괴라는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이때의 대응은 정반대였다. 그린스펀이 이끄는 FRB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금리를 내렸다. 심지어 위기가 완전히 진정된 이후까지도 금리 인하를 지속했다. 공격적인 저금리는 경기 진폭을 완화하고 침체기간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린스펀식 해법도 더블딥의 유령을 피해 나가지는 못했다. '유동성 공급'이란 마취제에 빠진 기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지표가 호전돼도 실업자는 늘어나는 '엇박자'가 나타났다. 가계소비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는 게 당연했다. 앞으로 미국경제는 소비회복이 관건이다. 성급한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을 자연스럽게 늘려나가면 더블딥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되살아나면 경제는 더블딥 없이 완벽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2009-10-25

'제로 금리' 바뀌나···연방준비제도, 6개월내 인상 가능성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상당 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던 방침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사실상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연준은 지난 8월에도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연방 자금 금리를 특별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기존 방침을 완화 제로 금리 유지 방침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정책 정상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특히 연준이 예상치 못했던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될 경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융통성도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6개월 안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가능성이 최종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동은 크게 두가지다. 연준은 어떤 상황에서 금리 정책에 대한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것인지 좀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바꾸려 할 수 있다. 또는 연준이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다른 말로 바꾸는 등 연설이나 증언을 통해 성명을 바꿀 준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2009-10-25

"경제지표 기대 못미쳤네" 4분기 첫날 주가폭락 왜?

희망차게 맞은 4분기의 첫 거래일에 악재가 연이으며 뉴욕 증시가 3개월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11년래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3분기를 뒤로 하고 10월을 맞은 증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무려 203포인트 하락하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발표된 기대 이하의 경제 지표들로 인한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지난 3월 시작해 여름으로 이어진 랠리로 3분기에 다우와 S&P500 지수가 15% 나스닥이 16% 오른데 따른 기대감을 무색케 했다. 연방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시장 예상치인 전주 대비 5000명 증가보다 3배 이상 많은 1만7000명 증가로 나타났고 제조업 경기는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은 물론 전월대비로도 소폭 하락하며 경제 회복의 강도가 예상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 8월의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1.3% 증가했지만 그 증가율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고 증가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룬 것도 악재였다. 게다가 자동차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또한 투자자들이 이날의 발표를 오는 2일 발표되는 9월 실업률과 연관시키며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자기관 BTIG의 마이크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큰 상승세를 기록해 온 3분기를 마칠때까지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경제 지표에 일제히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2009-10-01

증시 강세장 신호? 전문가들 '변동성 줄고 눈에띄게 안정'

크게 출렁이던 증시가 3분기 들어 안정을 되찾으면서 강세장 진입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NN머니는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던 증시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안정되면서 이를 강세장의 초기 신호로 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부터 연말까지 S&P500 지수의 일일 등락폭이 3% 이상이었던 적은 무려 29번. 하지만 이는 올들어 20번으로 줄었고 그나마 3분기 들어서는 한차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가파른 하락→낙폭을 만회하는 반등랠리→질서정연한 상승장'으로 이어지는 강세장이 마지막 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EB캐피탈마켓의 토드 캠벨 대표는 "변동성 축소는 건전한 투자행위의 신호"라면서 "이는 강세장(Bull market)의 초입에 흔히 목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대표는 "우리는 위기의 시기를 지나 회복의 초입기(a period of early recovery)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불안요소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뇌관으로 남아있고 실업률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의 3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간다 해도 일시적 요인에 힘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29일 뉴욕증시는 주택가격 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예상외로 악화됐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7.16포인트(0.48%) 내린 9742.2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1060.61로 전일대비 2.37포인트(0.22%) 떨어졌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2124.04로 6.70포인트(0.31%) 내렸다. 염승은 기자

2009-09-29

주가 상승·금융시장 안정 타고···기업공개 되살아났다

주가 상승과 금융시장 안정으로 뉴욕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튬이온 전지업체인 A123은 나스닥 시장의 상장 첫 날인 전날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50%나 폭등했다. 이 업체의 기업공개 주간사는 애초 공모가를 8~9.5달러로 예상했지만 추후 이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고 시초가는 17달러에 형성되기도 했다. 전날 증시에서는 이 업체 외에도 부동산 투자신탁업체 2곳 등 총 5개 업체가 첫 거래를 시작했고 25일에도 2개 업체가 상장 후 첫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까지 이번 주에 거래를 시작한 5개 업체가 기업공개를 통해 끌어들인 자금은 29억7000만달러로 작년 4월20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5일 거래를 시작한 2개 업체를 포함하면 이번 주는 비자카드가 IPO를 통해 무려 196억5000만달러를 모았던 작년 3월17일 이후 기업공개 시장에서 최고의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개월간 증시에서는 기업공개 절차를 밟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리서치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8월초 이후 기업공개를 위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한 업체 수는 20개사로 올 들어 7월까지 12개사가 등록했던 것보다 많았다. 이런 현상은 미국 경제가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주가도 저점대비 50%가량 상승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주가 랠리에서 소외됐던 일부 투자자들이 뒤늦게나마 공모주를 통해서라도 수익을 내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제프리스앤컴퍼니의 주식매매 전략가인 크래그 페컴은 "사람들이 시장을 뒤쫓아가고 있다"면서 "주식에서 추가 수익을 낼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IPO"라고 말했다.

2009-09-25

美 경제 "바닥 쳤다"엔 공감···'회복의 길'엔 이견

"경기침체는 끝난 것 같다(The recession is very likely over)."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5일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 말이다. 늘 유보적인 버냉키의 말투에 비춰보면 이날 그의 말은 단정적인 선언이나 다름없다. 얼핏 봐서는 대공황 초기에 FRB 의장을 지낸 로이 Y 영의 장담을 떠올리게 한다. 영은 1930년 초 미 주가가 회복하자 "침체가 끝난 것 같다"고 말한 뒤 재할인율을 올렸다. 이른바 '창구지도'로 은행들의 대출을 직접 억제하기도 했다. 그 결과 미 경제는 대공황의 늪으로 밀려들었다. 버냉키가 최근 들어 경기회복을 부쩍 자주 언급하자 일부 전문가는 성급하다고 비판하면서 70여 년 전 영의 경솔함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미국 경기침체의 시작과 끝을 판단할 때 살펴보는 산업생산.실업률.소비.개인소득 지표들을 보면 버냉키 진단이 터무니없지는 않다. 실업률을 제외한 세 가지 지표가 올 6월 말 이후 하락세가 진정되거나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인소득은 올해 초 가파르게 줄었으나 7월 들어 진정됐다. 전달보다 0% 증가했다. 소비는 올 3월까지 줄었으나 이후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변동이 심하지만 7월까지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 산업생산도 올 7~8월 두 달 연속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 으로 실업률은 경기가 회복한 뒤에도 3~4분기 정도 계속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버냉키는 한걸음 더 나갔다. "현재 우리가 회복기에 들어서 있다는 데 경제분석가들이 동의한다"고 말했다. '닥터 둠'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경제학) 교수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컬럼비아대)와 폴 크루그먼(프린스턴대) 교수의 진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표현상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 "회복의 길 위에 올라섰다"고 입을 모았다. 침체 끝에서의 회복 여부는 이미 논란의 대상이 아닌 셈이다. "침체가 끝나고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컨센서스(의견일치)가 이뤄진 듯하다"고 미 경제분석회사인 이코노미스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분석가가 16일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침체의 시작.종료를 공식적으로 진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경기판단위원회(BCDC)가 열린다면 2009년 3분기에 침체가 끝났다고 진단할 것"이라며 "침체 끝이나 회복 시작 여부는 더 이상 쟁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쟁점일까. 글로벌 시장은 미 경제 회복의 속도.강도.기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경기회복의 여부가 아니라 회복의 질(質)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버냉키는 "2010년 회복이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 경제가 꾸준히 되살아난다는 쪽이다. 버핏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인과 소비자들이 거품시대 생각과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려 회복이 더딜 수는 있지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위기를 예측해 스타가 된 루비니 교수는 회복이 이어지지 못한다는 쪽이다. 그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맞아 "은행 등 미 금융회사 1000여 개가 무너질 것"이라며 "이는 살을 차례로 도려내 죽이는 고대 중국의 형벌(death by a thousand cuts)처럼 미 경제를 서서히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글리츠는 "상업용 부동산 부실화가 또 다른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며 "미 경제의 미약한 회복이 한순간에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쪽의 전망 차이가 너무나 크다. 그만큼 미국 경제의 앞날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때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른바 '중도가설(Happy Medium hypothesis)'에 의지하곤 한다. 경제는 극단적인 전망 사이의 중간 궤적을 따라 움직일 때가 많다는 얘기다. 중도가설은 경제학자들의 엄밀한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연봉과 명성을 걸고 경제 앞날을 예측해야 하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마음속으로 의지하는 격언과 비슷하다. 중도가설을 믿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요즘 한 가지 변수를 주시하고 있다. 미 금융회사와 가계의 대차대조표(자산 상태)다. 집값 폭락으로 빚어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깊은 상처를 입은 금융회사와 가계가 '올 4분기 이후 얼마나 빨리 자산 상태를 건전화하는가'에 따라 경기회복 속도와 폭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아주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자산 가운데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 하락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가계의 빚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임금소득은 쉽게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업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6월 말까지 실업률이 계속 올라 10.5~1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 가계의 부채 줄이기가 더디게 이뤄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래서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침체가 대공황 이후 최악이지만 과거처럼 '깊은 침체 뒤 가파른 회복' 패턴은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설문 조사 결과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내년 경제성장률을 2% 수준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대공황 이후 모두 일곱 차례 침체를 경험했다. 이 가운데 다섯 차례가 심한 경우였다. 국내총생산(GDP)이 침체 동안 평균 3% 정도 줄었다. 반면 회복 첫해 경제성장률은 7% 안팎이었다. 골이 깊은 만큼 산도 높았던 것이다. 이번 침체 동안 GDP는 3~3.5%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 금융회사.가계의 부실화가 대공황 이후 최악이어서 내년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통신의 설문 조사 결과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내년 6월 이후에나 미 중앙은행이 출구전략(통화 환수)을 본격적으로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200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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