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 위기···금리인상 천천히 하고 소비 늘어나야 극복
1970년대 이후 세계 경제는 크게 4번의 침체를 겪었다. 70~72년의 1차 오일쇼크 79~80년의 2차 오일쇼크 90년대 초반 일본의 거품 붕괴와 미국의 '세이빙 & 론'은행들의 도산사태 2000년대 초반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가 그것이다.이 가운데 1차 오일쇼크를 제외하곤 경기회복 패턴이 모두 W자를 보였다. 회복 뒤 고꾸라지는 모습을 반복해온 것이다. 요즘 말로 '더블딥'이다.
80년 2월부터 7월까지 미국과 세계 경제는 10년 만에 되돌아온 고유가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 회복되는 듯했던 경기는 1년 뒤 더 큰 위기를 맞았다. 81년 8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 앞서보다 더 크고 긴 침체가 찾아왔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소비자물가가 14%까지 오르자 기준금리를 18%까지 높였다.
경기가 한창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도 그랬다. 경기회복을 예단해 기업들이 재고를 지나치게 빨리 늘린 것도 걸림돌이 됐다.
기대만큼 경기가 빨리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자 부담이 가중됐고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면서 더블딥이 찾아왔다.
90년대 초반엔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미국 은행들이 부실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댔다.
2000년대 초반에도 IT 버블 붕괴라는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이때의 대응은 정반대였다. 그린스펀이 이끄는 FRB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금리를 내렸다.
심지어 위기가 완전히 진정된 이후까지도 금리 인하를 지속했다. 공격적인 저금리는 경기 진폭을 완화하고 침체기간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린스펀식 해법도 더블딥의 유령을 피해 나가지는 못했다. '유동성 공급'이란 마취제에 빠진 기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지표가 호전돼도 실업자는 늘어나는 '엇박자'가 나타났다. 가계소비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는 게 당연했다.
앞으로 미국경제는 소비회복이 관건이다. 성급한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을 자연스럽게 늘려나가면 더블딥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되살아나면 경제는 더블딥 없이 완벽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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