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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마라톤

1045 번호를 가슴에 달고 호텔 문을 나섰다. 바람이 많이 분다. 48도지만 춥게 느껴졌다. 10분 정도 걸어가니 벌써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9000명이 달린다고 한다. 42.2km 뛰는 사람과 21.1km 뛰는 사람, 10km 뛰는 사람이 다양하다. 출발점에 서면 가슴이 뛴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밟는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대서양을 끼고 도는 코스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바람을 안고 달리는 벅차고 힘이 두 배로 든다. 눈꺼풀이 경련이 일어나고 있다. 손으로 한쪽 눈을 덮고 뛰었다. 바람이 옆에서 불면 머리카락이 눈꺼풀을 감싸주어 괜찮았다. 바람결에 파도와 내가 뛰는 속도를 맞추는 느낌이 들었다.     레이캬비크는 대서양 해안 도시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시청 앞에서 시작했다. 해안 길을 따라 달린다. 길도 깨끗하고 자동차, 자전거, 사람 같이 가지만 사람이 보이면 자동차가 먼저 멈춘다. 길이 좁고 골목이 많아 뛰는 사람들은 불편하다. 길을 가다가 어느 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표시가 되어있고 자원봉사자들이 길을 안내했다. 하프는 먼저 간 길을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너무 지루해서 힘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하프는 레이캬비크 곳곳을 후비고 다니는 코스였다. 넓은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많고 예쁘게 꾸며놓아 사람들이 많이 구경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특이한 건축 양식으로 집을 지어 눈요기가 되었고 8층 이상 건물은 없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오리털 잠바에서 스웨터, 가끔 짧은 바지 차림도 보였다. 골목길에서 차도는 자동차가 지나가고 뛰는 사람들은 인도를 이용했다.     우리 그룹 중에 하와이에서 온 남자분이 있었다. 무릎 수술을 받고 걷는 것도 힘들어 보이지만 세계 방방곡곡을 찾아 마라톤을 한다. 유턴해서 돌아오는 반대편에서 손을 흔들어 격려했다. 일하다가 다쳐 수술을 몇 번씩 한 사람도 있고 선천적 장애가 있는 사람도 있으며 다리를 잘라 목발로 움직이는 사람, 때로는 지팡이를 짚고 걷다 뛰다 하는 사람도 있다. 땀을 흘리면서 힘들고 어려운 길을 한발 한 발 내딛는 모습이 눈물겹고 그 어려움을 뚫고 나와 자신과 싸우는 열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순수한 그 사람 삶의 표식이다. 그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이 나이에 튼튼한 두 다리로 뛸 수 있는 재산이 있다는 것에 무한한 뿌듯함을 느꼈다.     속도가 빠른 사람들이 다 지나가고 뒤처진 사람들이 띄엄띄엄 보인다. 나보다 젊은 여성이 인사를 한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왔다고 한다. 친정어머니가 이곳에 살고 있어 방문 왔다가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한다고 했다.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아 힘들게 발을 내딛는 모습이 걱정스러웠다. 이상하게 이 마라톤 코스는 몇 마일 뛰었는지 표시가 없었다. 5마일, 10마일 표시를 해놓아야 어느 정도 왔으니 어떻게 스피드를 내야겠다는 암묵의 몸 상태를 조절해야 하는데 겨우 21.1km, 35km 두 곳이었다. 골목길 앞에서 안내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응급을 위한 앰뷸런스도 보이지 않고 물을 주는 곳도 몇 군데 밖에 없었다. 파워 젤이나 바나나를 나누어 주는 곳도 몇 군데 보이지 않아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은 불편했을 것 같았다.     마지막 2마일은 대서양 해변을 따라가다가 시청 앞까지 가는 코스다. 응원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가끔 무슨 날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끝마치는 장소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음악이 울리고 끝나는 지점을 밟고 손을 흔들어 환호하는 사람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목에는 아주 큰 황금 메달을 걸어 준다. 화려하지도 않고 끝인지 시작인지 구분이 안 되었다. 어느 마라톤이나 끝나면 사진도 찍고 축하도 받았는데 이번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호텔을 찾아갈 수가 없었다. 호텔에 전화했더니 웹을 열고 찾으라는 답이었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마라톤 아이슬란드 마라톤 마라톤 코스 대서양 해안

2022-08-29

[시론] 대서양-태평양 연계로 아시안 안보 강화

21세기 국제 질서를 규정하는 세 흐름이 있다. 먼저 힘의 이동. 지난 20년간 미국과 서방이 이끈 단극화 세계가, 인도·중국 등 비서구 국가 및 한국·인도네시아 같은 중견국이 큰 역할을 하는 다극화 세계로 바뀌고 있다.     두 번째는 중국·러시아·이란 같은 강대국이 실지회복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강압을 행사하는 국제정치로의 복귀 흐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다. 세 번째는 테러,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 팬데믹처럼 비국가적 요인으로 세계적 혼란이 커지는 흐름이다.   이런 흐름을 통제하려는 세계 정상들의 노력이 최근 다양한 회의에서 이어지고 있다. 28일 개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 정상들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선 동맹국 간 연대의 과시로, 아시아 지역에 주는 상징성도 크다.     평화롭던 유럽 한복판에서 러시아가 벌인 잔혹한 전쟁으로 국수주의적 독재자가 얼마나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지 세계는 알게 됐다. 대만 해협, 동·남중국해,태평양 연안, 심지어 히말라야에서까지 불안을 야기하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나 미사일 도발의 빈도·강도를 높이는 북한 김정은이 좋은 예다. 시진핑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 등의 대러 제재 동참을 보며 아시아의 미 동맹국에 무력을 쓸 경우 나토 동맹도 그냥 있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중국을 봉쇄하려는 냉전식 동맹의 부상을 의미한다고 우려한다. 시진핑이 거듭 주장하는 바다. 그러나 아시아 정상들의 참석 결정 한참 전인 지난 2월 시진핑과 푸틴이 종일 만난 뒤 ‘한계 없는’ 파트너십을 공표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시진핑의 암묵적 지지 하에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중국은 대러 금융제재에 발을 빼고 러시아 에너지를 구매하고 있다. 외교적 지지도 스스럼없이 보낸다. 중·러의 전략적 연합이 미국의 유럽· 아시아 동맹국을 뭉치게 했다.   이런 범 대서양-태평양 동맹 간 연계 강화는 역내 안보를 더 강화한다. 유럽이 아시아 안보에 관심을 더 두면 힘으로 대만을 통일하고 남중국해의 영토권을 밀어붙이려는 중국의 셈법을 복잡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태평양과 대서양 동맹에 더 의존할수록, 중국의 공세에 함께 맞서면서도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요구하는 동맹국들의 목소리는 힘을 더 얻는다.   이번 나토회의에서 동맹국들은 전례 없는 국제 연대를 과시했지만, 완벽하게 결속한 블록은 아니란 점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이 계속 삐걱대고, 터키와 헝가리가 겉돌고, 프랑스와 미국 내 반 나토, 반 유럽 정서도 있다.     그러나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은 대연합의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는 불확실한 국제 질서를 그나마 안정시키는 요인이다.   이게 다는 아니다. 일주일 전 베이징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브라질·인도·중국·남아공의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은커녕 언급도 안 했다. 모디 인도 총리는 5월 말 쿼드 정상회의에 열성적으로 참석했다. 인도·태평양 내 중국의 강압성에 분명한 시그널을 보낸 회의다. 인도는 무기와 에너지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많은 인도 국민은 러시아가 반서방을 대표하는 개도국으로 여기고 있다. 나토 회의에 참석한 민주 국가 간 마찰보다 인도·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이 더 크고, 나토보다 브릭스의 응집력이 약해서 점차 인도가 대러 의존도를 줄여갈 것 같다.     하지만 브릭스 인구는 전 세계의 40%나 된다. 향후 지정학은 명확한 블록이 아닌 다자적 협의체나 그룹별 승부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민주주의와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인도 같은 국가들을 다룰 때의 기민성까지 함께 갖춘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외교력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마이클 그린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키신저 석좌시론 대서양 태평양 아시아 동맹국 해태평양 연안 태평양 지역

2022-06-28

"기름유출로 조류 8000마리 피해"…원유유출 보고서

작년 4월 발생했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건으로 인해 8000여마리의 조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일 보도했다. 연방 어류·야생동물보호국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원유유출관련 보고서에서 8065마리의 조류가 원유유출로 인해 영향을 받았으며, 이중에는 932마리의 펠리컨 그리고 3300마리의 붉은부리 갈매기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멕시코만의 야생동물보호단체인 전미오듀본협회의 멜라니 드리스콜 대표는 “원유유출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조류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이번 계산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습지나 늪지대 등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도 원유유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천마리의 새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989년 알래스카 해역에서 발생한 엑손 발데즈호 원유유출 사건때도 초기에는 3만마리의 조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나중에 25만마리의 조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멕시코만 지역에는 300여종 이상의 조류가 서식하거나 통과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희귀멸종 조류도 포함돼 있다. 원유유출 대책팀은 그동안 북미 부비새 등 기름에 오염된 상태에서 수거된 조류들을 루이지애나주 하먼드, 미시시피 걸프포트, 앨라배마 시어도어,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 있는 재활센터로 보내 치료를 받도록 했다. 재활센터로 보내진 조류들은 수차례에 걸쳐 세척을 받는 등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치료를 받은뒤 기름에 다시 오염될 가능성이 없는 해안에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2011-04-01

멕시코만 석유시추 재개 놓고 기대반 우려반

멕시코 만에서 조만간 원유 시추가 재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원유 유출 사고 재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딥워터 호라이즌 쉐브론 등의 업체에 대해 시추 및 유전개발 허가서를 발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딥워터 호라이즌은 지난해 멕시코 만에서 엄청난 원유 유출 사고를 불러왔던 시추 전문회사이다. 앞서 연방 정부는 지난해 말 시추 및 채굴 유예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힌 바 있었으나 실제로 허가를 내주지는 않았다. 연방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석유 메이저와 지역 경제 단체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등의 연안 지역은 석유 채굴 사업에 지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와 환경보호 관계자들은 우려의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원유 누출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가 다시 일어날 경우 멕시코 만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큰 환경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이다. 석유업계에서는 시추가 정확히 언제 재개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빠르면 다음 달 안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전면적인 시추 및 채굴 허가는 아니어서 10여 건의 다른 시추 및 채굴 허가 신청서는 현재도 허가 여부가 계속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허가 조치는 그러나 석유업계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런 것이어서 허가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석유업계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올해 하반기에나 시추 및 채굴 재개가 가능하다는 등의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오마바 행정부는 그 동안 석유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화당과 멕시코만 연안 출신 지역의 민주당 정치인 등으로부터 시추 및 채굴 재개를 허가하라는 점증하는 압력을 받아왔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1-06

멕시코만 해산물 ‘먹어도 되나’… FDA ‘안전’ 발표 불구 소비자들 불안감 여전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는 수습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소비자들은 멕시코만산 해산물의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8일 보도했다. 식품의약국(FDA)은 멕시코만의 원유방제를 위해 180만갤런의 화학용제가 살포됐으나 현지에서 잡힌 수산물에서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의 화학용제 성분이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지난 6일 밝혔다. 하지만 멕시코만산 해산물의 맛과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동남부지역의 수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있다. 웰 스미스 루이지애나 시푸드 마케팅 담당자는 “전국으로 팔려나가던 멕시코만 해산물 시장이 줄어들었고, 생산량도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AP보도에 따르면 멕시코만은 특히 새우와 굴의 주요 산지로 미국 전체 소비량의 2%가 이곳에서 잡힌다. 하지만 최근 안전성 논란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거나 수입 해산물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멕시코만 해산물 안전성 논란이 확산된 데는 미디어와 인터넷의 영향도 한몫했다. 스미스씨는 “지난 1989년 정유사 엑손의 원유유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그 뉴스를 접할 수 있던 것은 오후 5시뉴스와 9시 뉴스 뿐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24시간 뉴스 채널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원유유출 뉴스가 몇달간 언론을 미디어를 타며 이슈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년간 뉴올리언즈에서 빅 피셔맨 시푸드 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헨리 포이놋 대표도 “원유유출로 멕시코만 전체가 오염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와 적나라한 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사실보다 더욱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8일 49번째 생일을 맞아 백악관에서 열린 파티에 멕시코만의 해산물 요리를 메뉴로 제공, 멕시코만산 해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직접 홍보했다. 김동그라미 기자

2010-08-09

원유 유출 차단 직전, 5일까지 큰 이상 없어

멕시코만 원유 유출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유정봉쇄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BP는 5일 100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원유 유출 사태가 막바지로 돌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산별 노조총연맹(AFL-CIO) 집행위원회 행사에서 "유정을 밀봉하는 '스태틱 킬' 작업이 성공했으며 유출된 기름이 해상에서 사라지거나 제거됐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원유 유출 사건과 관련한 연방정부의 대응은 앞으로 방제작업과 피해 평가작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제작업을 총괄 지휘중인 테드 앨런 해안 경비대 사령관은 "사고가 발생 유정으로 부터 더이상의 원유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다만 유정의 근본적인 봉쇄는 감압유정 굴착을 통해 유정을 시멘트로 완전히 밀봉해야 된다"고 말했다. BP는 사고 유정을 봉쇄하기 위해 스태틱 킬 작업으로 주입한 진흙의 정수압에 의해 유정압력이 통제되는 등 1단계 작업이 성공함에 따라 막바지에 달한 제1 감압유정 굴착공사를 5일 재개했다. 또 폭발방지기 실험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멕시코만 기름 유출의 정확한 양을 조사해온 과학자팀은 4월20일 원유시추시설의 폭발사고 이후 유출된 원유의 74%가 수거되거나 증발 또는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다.

2010-08-05

멕시코만 기름띠 줄었지만…생태계 파괴 걱정은 여전

BP가 유정 봉쇄에 성공한 이후 멕시코만에서 기름띠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지만 이번 기름유출이 생태계 등에 미친 피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아직 이곳저곳에서 기름덩어리가 발견되고 있긴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해수면의 수천 평방 마일을 뒤덮었던 기름띠는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NYT는 지난 26일 항공 정찰시 멕시코만 해안 지역을 비행하며 관찰한 결과 작은 타르 덩어리나 기름찌꺼기만이 발견됐고 레이더 영상을 통해서도 이들 기름띠가 고온의 해수면 속에도 빠른 속도로 분해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단체 스카이 트루스의 존 에이모스 회장은 약 2주일간 기름이 유출되지 않았다며 "기름띠가 꽤 빠른 속도로 분해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름띠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은 유정 봉쇄 이후 더이상 기름이 유출돼지 않았고 거대한 멕시코만의 해양이 기름을 자연 분해할 수 있는 자정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름을 먹는 박테리아도 기름 분해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BP와 미 정부가 4000척 이상의 선박을 동원해 방제 작업을 벌였고 최근 발생한 2차례의 폭풍도 기름띠를 분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환경단체 오셔너 소속 과학자 제프리 쇼트는 유출된 기름의 약 40%가 해수면으로 올라온 이후 증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기름띠가 분해되면 해안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이 그만큼 감소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번 유출과 연계된 많은 문제점과 과학적 불확실성이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대량의 기름이 해수면 밑으로 용해된 이후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2010-07-28

29일 100일 맞이하는 원유 유출, '역대 최악의 오염 사고' 불명예

사상 최악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29일 100일째를 맞는다. 미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꼽히는 이번 사태는 각종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15일 차단돔 설치로 한 고비를 넘겼지만 8월 중순 감압유정 굴착공사가 성공해야 사태 수습이 가능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미 퍼진 기름으로 손상된 환경이 회복되려면 몇년이 걸릴 전망이다. ▷사고 경위와 피해 = 4월20일 오후 10시 남부 루이지애나주 베니스에서 남동쪽으로 50마일 떨어진 멕시코만 해상에서 BP가 운영중이던 석유시추시설 '디프 워터 호라이즌'에서 폭발이 일어나 근로자 11명이 사망했다. 22일부터 시추시설이 해저로 침몰 유정과 연결된 해저의 대형 철제 파이프에 3개의 구멍이 생겨 원유가 해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유출된 기름은 303만~520만 배럴에 달한다. 역대 최대규모 기름유출 사고인 1989년 알래스카 해역 엑손 발데즈호의 25만7000배럴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기름띠는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해안을 거쳐 펜사콜라 등 플로리다 서부까지 확산되고 있다. 8만평방 마일의 새우 게 굴양식 등 연근해 어업의 중심지였던 멕시코만의 수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대표적 해양 관광지 미시시피 앨라배마 플로리다 해안은 본격적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인근 5개주 관광산업 피해는 227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방제.유출 차단 = 행정부는 사고직후 테드 앨런 해안경비대 사령관을 책임자로 관계부처 관리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 대책반을 구성해 긴급 유출원 차단 및 방제작업을 전개해 왔다. 경비대의 헬리콥터 등 300여대의 항공기와 해안경비선 등 6천여척의 선박은 물론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등 4개주 방위군까지 동원되고 있다. BP도 39억달러 규모의 방제비용을 투입하고 지역 어민들까지 고용해 오일펜스 설치 등 거사적인 방제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초기 고장난 폭발방지기의 수리시도가 실패하고 5월초 건물 4층 높이의 대형 철제 컨테이너 형태의 '오염물질 차단 돔'을 해저에 설치하는 작업과 해저 유정에 점토성분이 높은 액체를 투사해 유출원을 막는 '톱 킬' 방식도 실패하는 시행착오를 계속했다. 그러나 3개월만에 차단돔 설치에 성공 해상으로 더 이상의 기름이 유출되지 않고 열대성 폭풍 '바비'의 영향으로 중단됐던 유정 봉쇄작업을 재개하고 있다. ▷오바마의 '카트리나'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고 발생 이후 4차례 멕시코만을 방문했으며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첫 TV 국민 연설까지 하며 위기국면의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70%의 여론은 "연방정부가 초동 대처에 실패해 환경재앙을 키웠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며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가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산위기 맞은 BP =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도 파산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BP는 27일 "2분기에 17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300억달러의 자산을 매각해 피해 보상비 200억달러를 포함 방제와 보상 등 모두 322억달러의 사고 수습 비용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토니 헤이워드는 10월1일자로 물러나고 미국사람인 밥 더들리 관리담당 이사를 신임 최고 경영자로 임명하는 등 경영진까지 교체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파산설을 입증하듯 BP는 방제비용 마련을 위해 알래스카 유전지분은 물론 베트남.파키스탄 생산현장 지분 17억달러도 매각할 계획을 세우는 등 세계 곳곳의 자산과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로열 더치 셸 등 세계적 석유회사 4곳이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를 교훈삼아 각각 2억5000만달러씩 조달 총 10억달러 규모의 위기관리 기금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많은 파장을 낳고 있다. 사고 유정을 완전 봉쇄하는 작업이 성공해도 기름에 오염된 멕시코만이 정상을 찾기까지 몇년이 소요될 것이란 것이 중론이다.

2010-07-27

멕시코만 관광 피해 227억달러…원유 유출 후유증 4년간 이어질듯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정유 차단으로 어장 폐쇄가 해제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으나 지역 관광산업은 앞으로 몇년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원유 유출 공동 대응센터는 23일 "폐쇄됐던 멕시코만 해역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6만8344㎢에서 어획 재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대응센터는 성명에서 "지난 한달간 수집된 국립 해양대기청(NOAA) 자료와 해안경비대 순찰 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원유가 관찰되지 않았고 시험모델 분석에서도 앞으로 기름에 노출될 위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서 잡은 어류도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어장 폐쇄가 해제된 지역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시추구로부터 남동쪽으로 306㎞ 지점부터이며 낚시나 어획이 주로 이뤄지는 수역은 유출 지점으로부터 354㎞ 떨어진 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 주요 산업인 관광 부문은 앞으로 몇년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컨설팅 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미국 여행협회의 의뢰로 수행한 연구 보고에 따르면 멕시코만 인근 남부 5개주의 관광산업 피해는 227억달러로 추정됐다. 관광산업은 이 지역의 메이저 산업으로 지난해 관광객이 지출한 돈은 340억달러 관련 일자리는 40만개나 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엑손 발데스호 원유 유출 이후 관광 인원 회복에 각각 3년과 2년이 소요된 점을 고려할 때 멕시코만 역시 단기간에 유출 이전 수준으로 관광산업이 회복되기는 어려우며 피해가 4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관광협회는 이에 따라 BP에게 5억달러 규모의 마케팅 기금을 조성하게 하는 등 피해지역 업계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2010-07-23

민주당, 기후변화법안 상원통과 미뤄 "BP사태 대응 에너지법안 우선 처리"

민주당이 상원에서 기후변화법안 통과 논의를 가을로 미루고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에 대응하는 에너지법안을 우선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포괄적인 내용의 에너지.환경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공화당이 온실가스 배출총량 거래제와 탄소세 부과 등에 반발하면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상원의원인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에너지 문제를 포괄적인 법안으로 다루기를 원하지만 현재 단 한 명의 공화당 의원도 이에 동참하려 들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포괄법안 대신 원유 유출과 관련한 BP 책임 추궁과 연안 시추 규제.청정에너지 일자리 창출 등에 한정된 법안을 우선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달 휴회 전 상원 통과를 목표로 하는 이 법안에는 원유 수입 제한과 천연가스 자동차 활성화.주택 및 기업 에너지효율 제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민주당이 이처럼 축소된 에너지법안 우선 처리로 선회한 데는 오는 11월 중간선거 직전 기후변화법안을 집중적으로 거론함으로써 공화당을 압박하겠다는 뜻도 들어 있다. 다른 민주당 상원의원은 오는 9월부터 기후변화법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계획이라며 "험난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민주당의 존 케리 의원과 무소속 조지프 리버먼 의원은 지난 13일 온실가스 배출시설 규제 범위를 축소한 새 기후변화법안 초안을 마련했지만 상원 의결 정족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하원은 2020년까지 대형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17 줄이고 2050년까지는 83 감축하는 내용의 기후변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0-07-23

허리케인으로 유정봉쇄 일시 중단…최소 10일 이상 방제작업 지연될듯

열대성 폭풍 '바니'가 23일 플로리다주 남부를 거쳐 기름유출 사태가 발생한 멕시코만으로 향하고 있어 기름유출원 차단과 방제작업이 모두 중단되고 작업중이던 근로자와 선박들이 긴급 대피하고 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열대성 폭풍 '바니'가 현재 시속 40마일의 풍속을 유지한 채 마이애미 등 플로리다 남부를 지나 북서진 하고 있어 24일 낮에는 멕시코만을 통과하고 일요일인 25일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 남부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현재 바하마 북서부와 키 웨스트 제도를 포함한 플로리다주 남부 지역 그리고 루이지애나주 모건시에는 폭풍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플로리다 남부지방에는 집중 호우가 계속 내리고 있고 앞으로 1-5인치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열대성 폭풍이 멕시코만으로 접근함에 따라 기름유출원의 차단과 방제작업이 모두 중단되고 사고현장에서 유출원 차단작업에 참여중이던 2000여명을 비롯해 모두 4000여명의 근로자 및 선박 215척에 대해서도 모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방제작업을 총괄 지휘중인 테드 앨런 해안경비대장은 "유출원 차단과 방제작업에 참여중인 근로자들과 선박에 대해 안전지대로 대피하도록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감압유정을 굴착하기위한 시추시설과 차단돔과 연결된 선박도 모두 대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사령관은 "사고유정도 차단돔이 설치된 상태에서 이틀간 현장 근로자들은 모두 철수하고 센서와 모니터 시스템을 통해 유정 주변을 관찰하게 될 것"이라면서 "열대성 폭풍으로 인해 유정봉쇄와 방제작업이 최소 10일 이상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석유회사 BP는 폭풍이 통과한 뒤 미 정부의 승인을 받는대로 유정으로 통하는 관내로 진흙을 주입해 원유를 저류층 밑으로 내려보낸 뒤 다시 시멘트를 부어 유정을 완전 밀봉하는 '스태틱 킬' 방식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한편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주지사도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해안과 습지에서 방제작업을 하던 근로자와 선박들의 대피하라"고 지시햇으며 "열대성 폭풍은 멕시코만과 루이지애나 내륙쪽으로 향함에 따라 해상에 떠있던 기름띠들이 대거 해안과 습지쪽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07-23

걸프 인근 주민 정신건강 훼손 심각…술·담배 의존도 높아져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건 수습이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해안 주민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생업의 터전이 붕괴함에 따라 장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상당수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5대째 어업에 종사해 온 다라 브룩스(여.37)는 "지역 전체가 죽을 것 같은 분위기"라면서 "모든 생활이 바다와 연계돼 있는 데 원유유출 사건이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원망했다. 그녀는 "화가 나고 지쳐 있다. 자살도 생각해 봤으나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단념했다"며 더이상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오염 정화작업센터의 마이크 브루어 주임은 "자살 운운하는 전화를 매일 받고 있다"면서 "외부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 지역에서는 모든 사람이 피해자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만큼 전문 카운슬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루어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주민들이 하루만이라도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원유유출 사건을 잊고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BP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주민들을 모아놓고 어떻게 정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또 주민들이 어떻게 생업에 복귀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안지역을 순회하고 있는 공중보건국의 레지나 벤저민 국장은 곳곳에서 강연회를 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여기에다 보건부는 자주 울고 싶고 슬픔과 고통에 술과 담배에 빠지는 등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곳곳에 게시해 놓고 있다.

201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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