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100일 맞이하는 원유 유출, '역대 최악의 오염 사고' 불명예
11월 중간선거 민주당에 '악재 폭탄'
성수기 맞은 남부 관광사업 큰 타격
▷사고 경위와 피해 = 4월20일 오후 10시 남부 루이지애나주 베니스에서 남동쪽으로 50마일 떨어진 멕시코만 해상에서 BP가 운영중이던 석유시추시설 '디프 워터 호라이즌'에서 폭발이 일어나 근로자 11명이 사망했다. 22일부터 시추시설이 해저로 침몰 유정과 연결된 해저의 대형 철제 파이프에 3개의 구멍이 생겨 원유가 해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유출된 기름은 303만~520만 배럴에 달한다. 역대 최대규모 기름유출 사고인 1989년 알래스카 해역 엑손 발데즈호의 25만7000배럴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기름띠는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해안을 거쳐 펜사콜라 등 플로리다 서부까지 확산되고 있다.
8만평방 마일의 새우 게 굴양식 등 연근해 어업의 중심지였던 멕시코만의 수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대표적 해양 관광지 미시시피 앨라배마 플로리다 해안은 본격적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인근 5개주 관광산업 피해는 227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방제.유출 차단 = 행정부는 사고직후 테드 앨런 해안경비대 사령관을 책임자로 관계부처 관리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 대책반을 구성해 긴급 유출원 차단 및 방제작업을 전개해 왔다. 경비대의 헬리콥터 등 300여대의 항공기와 해안경비선 등 6천여척의 선박은 물론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등 4개주 방위군까지 동원되고 있다.
BP도 39억달러 규모의 방제비용을 투입하고 지역 어민들까지 고용해 오일펜스 설치 등 거사적인 방제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초기 고장난 폭발방지기의 수리시도가 실패하고 5월초 건물 4층 높이의 대형 철제 컨테이너 형태의 '오염물질 차단 돔'을 해저에 설치하는 작업과 해저 유정에 점토성분이 높은 액체를 투사해 유출원을 막는 '톱 킬' 방식도 실패하는 시행착오를 계속했다. 그러나 3개월만에 차단돔 설치에 성공 해상으로 더 이상의 기름이 유출되지 않고 열대성 폭풍 '바비'의 영향으로 중단됐던 유정 봉쇄작업을 재개하고 있다.
▷오바마의 '카트리나'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고 발생 이후 4차례 멕시코만을 방문했으며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첫 TV 국민 연설까지 하며 위기국면의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70%의 여론은 "연방정부가 초동 대처에 실패해 환경재앙을 키웠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며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가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산위기 맞은 BP =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도 파산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BP는 27일 "2분기에 17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300억달러의 자산을 매각해 피해 보상비 200억달러를 포함 방제와 보상 등 모두 322억달러의 사고 수습 비용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토니 헤이워드는 10월1일자로 물러나고 미국사람인 밥 더들리 관리담당 이사를 신임 최고 경영자로 임명하는 등 경영진까지 교체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파산설을 입증하듯 BP는 방제비용 마련을 위해 알래스카 유전지분은 물론 베트남.파키스탄 생산현장 지분 17억달러도 매각할 계획을 세우는 등 세계 곳곳의 자산과 지분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로열 더치 셸 등 세계적 석유회사 4곳이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를 교훈삼아 각각 2억5000만달러씩 조달 총 10억달러 규모의 위기관리 기금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많은 파장을 낳고 있다.
사고 유정을 완전 봉쇄하는 작업이 성공해도 기름에 오염된 멕시코만이 정상을 찾기까지 몇년이 소요될 것이란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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