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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지친 한인 동포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16회 김수환 추기경배 골프대회가 우천 속에서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달라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천주교회(주임신부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친 한인 동포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특별히 카우보이스 골프클럽(Cowboys Golf Club)에서 진행됐다. 지난 3일(화) 오후 1시 열린 이번 대회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해 특별함을 더했다. 총 150명이 골프대회에 참가했고 자원봉사자 15명이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수고했다. 이날 오전부터 비가 내렸지만 골프코스의 상태가 대회를 진행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대회는 조재형 신부의 인사말과 기도로 시작됐다. 조재형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우중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심에 감사드린다”며 “기상이 이렇다 보니 무엇보다 안전에 유념해 주시고, 버디 많이 하시고 홀인원도 하시기 바란다”고 출전자들을 격려했다. 고요한 준비위원장의 룰 설명과 경기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이 있은 후 참가자들은 각자의 홀로 출발했다. 샷건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대회는 ▲ 남성 싱글조, A조(핸디 10~18), B조(핸디 19 이상) ▲ 여성조 ▲ 60세 이상 시니어조로 진행됐다. 각 조에서 1, 2, 3등과 장타상 및 근접상 그리고 전체 메달리스트 시상이 있었다. 고요한 준비위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20년 전에는 한인사회에서 골프대회가 열리면 참가하는 한인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김수환 추기경배 골프대회를 열면서 골프대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됐고, 그 후 큰 규모의 한인 골프대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고요한 준비위원장은 “세미 프라이빗 골프코스인 카우보이스 골프클럽에서 대규모 골프대회를 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저희가 골프코스에 지불하는 비용이 참가자 1인당 200달러지만 참가비는 1인당 150달러만 접수했다”고 부연했다. 나머지 50달러는 김수환 추기경배 골프대회 재단에 지금까지 후원금 등으로 축적된 자금으로 부담했다고 고요한 준비위원장은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김수환 추기경배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나면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기나 한글학교 후원금으로 기증했는데, 이번 대회만큼은 팬데믹이 끝난 것을 축하하고 대회에 실질적으로 참가하는 한인들을 위로하는 취지에서 참가비를 적게 받고 좋은 골프코스에서 대회를 진행하기로 조재형 신부가 결정했다고 고요한 준비위원장은 덧붙였다. 한편, 김수환 추기경 골프대회는 달라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천주교회 성당을 건축하기 위한 여러 행사 중 하나로 시작됐다. 그 첫 출발은 2003년 천주교 달라스 교구장이었던 그라만 주교가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주교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뤄졌다. 당시 본당 이치훈 요셉 신부의 요청으로 고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직접 승인을 얻고 그로부터 1년 뒤 제1회 김수환 추기경 골프대회가 2004년 개최돼 많은 북텍사스 지역 한인동포들의 참여와 후원 속에 열렸다. 김수환 추기경배 골프대회는 올해로 20년째 이어져오고 있는데, 단일 종목으로는 텍사스 한인 사회에서 가장 큰 발전을 거듭하며 현재는 천주교 신자들 뿐 아니라 달라스 지역 한인사회 구성원들이 종교를 초월해 모두가 하나되는 대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미주에서 유일하게 이어오던 김수환 추기경배 골프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됐다.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는 이번 골프대회는 팬데믹으로 지친 동포 여러분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뜻이 담긴 행사로 최고의 골프 코스에 동포분들을 초대하고자 마련됐다”며 “무엇보다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자리인 만큼 달라스 동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이번 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살아생전 “추기경배 골프대회를 허락하심은 기도하는 삶, 진정으로 이웃과 함께 하는 나눔의 삶, 그리고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를 실천하는 공동체의 삶을 살도록 동포 사회를 변화시키게 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데 그 목적을 두고자 하였다”고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달라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천주교회 및 김수환 추기경배 골프대회에 관한 기타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dallaskoreancatholic.org에서 접할 수 있다.     〈토니 채 기자〉  골프 한인 김수환 추기경배 한인 동포들 한인 대회

2024-09-06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 소송으로도 뒤집을 수 없는 ‘안전한 유언’과 ‘유언 공증’

피상속인 사망 후 상속재산이 많고, 법정 상속인이 다수라면 상속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피상속인이 생전 상속 재산 분할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면 상속분은 상속 순위에 따라 분할될 것이지만 ‘유언’을 남겼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는 “민법 제1065조에 따라 유언의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와 구수 증서여야 효력이 있다”며 “각각 유언 방식 역시 법에서 정한 형식을 따라야 하며,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소송으로 무효가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즉 유언이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각각 유언 방식이 민법상 규정된 내용에 부합해야 하는 것. 예컨대 민법상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해야 하며, 녹음에 의한 유언은 유언의 취지, 성명과 연월일을 구술하고,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성과 성명을 구술해야 한다.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필자의 성명을 기입한 증서를 엄봉날인하고, 이를 2인 이상의 증인의 면전에 제출하여 본인 유언서임을 표시한 후 그 봉서표면에 제출연월일을 기재하고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해야 한다. 이 유언 봉서는 그 표면에 기재된 날로부터 5일 내에 공증인 또는 법원 서기에게 제출하여 그 봉인상에 확정일자인을 받아야 한다.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의 경우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인하여 앞의 방식들에 의할 수 없는 경우, 유언자가 2인 이상 증인 참여로 그 1인에게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그 구수를 받은 자가 이를 필기 낭독하여 유언자의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해야 한다.     법조인 관여하는 유언공증, 다른 방식에 비해 효력 있는 편     김수환 상속변호사는 “위 형식 중에서도 특히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증인과 공증인이 함께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유언을 할 수 있고, 향후 분쟁이 생겼을 때 해결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 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유언공증은 다른 유언방식과는 달리 유언자 사망 후 유언장 존재를 입증하는 법원에의 검인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유언의 검인은 유언자의 최종의사를 확실하게 보존하고 그 내용을 이해관계인이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법원이 유언방식에 관한 모든 사실을 조사한 후 확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다양한 유언 방식 중에서도 유언공증은 번거로운 검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며, 법조인인인 공증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권위 있다고 보므로, 보다 확실한 집행력, 확정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러 유언 방식 중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이 유리한 이유다.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는 “유언이 아무리 완벽한 형식을 갖췄더라도, 유언 내용이나 유언 당시 유언자의 상황이 문제 될 수 있다”며 “판례에 따르면 의사능력이 없는 유언자의 유언은 무효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즉, 유언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상속전문변호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현재 본인 상황에 맞는 합법적 유언방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언을 준 김수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상속전문변호사로서 상속, 유언, 상속재산분할, 유류분과 기여분 등 상속 관련 소송을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lee.donghee.ja@gmail.com)유언 상속전문변호사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 유언자 사망 합법적 유언방식

2023-06-19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 "똑똑한 상속분 계산으로 권리 지켜야"

재산 가치 상승과 부동산 가격 변동 등의 영향으로 가족 간 상속 갈등이 늘고 있다. 대법원 사법연감 자료에 따르면 상속 관련 소송 청구 건수는 2015년 2,453건에서 2020년 4,032건으로 5년 만에 무려 1,579건(64.3%)이나 증가했다. 망인이 남긴 적법한 유언이 없다면 상속인들은 협의를 통해 상속재산을 나누어 가지게 된다. 이때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반드시 모든 상속인들이 참여하여 동의를 하는 경우에만 유효하다. 한명이라도 반대를 하면 협의를 통한 재산분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는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와 '유류분 청구 소송’, ‘유언 관련 소송’ 등을 통해 가족 간 상속갈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상속인 중 일부가 자신이 몫을 더 주장하거나, 연락이 두절된 경우 몇 년이 지나도록 상속재산 분할이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이 커진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다.     상속재산은 피상속인 사망 순간 상속인들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사망 즉시 등기 등록할 필요 없이 모든 상속인의 공유재산이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민법이 규정한 상속지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그다음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의 순으로 확보된다. 배우자의 경우 모든 상속순위와 함께 공동의 지위에 놓인다.   김 상속전문변호사는 "상속분은 망인이 남겨놓은 상속재산(분할대상)을 기초로 개별 상속인들이 망인 생전에 특별수익으로서 증여받은 부분과 상속인의 기여분을 반영해 결정된다"며 "특별수익자가 있다면 그 특별수익액(증여재산과 유증재산의 합산액)이 자신의 상속분보다 적은 경우에는 그 부족한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상속재산을 합리적으로 나누기 위해선 상속 대상 재산, 특별수익, 기여분, 유류분 등에 대한 정확한 추적이 필요하다. 분할대상인 상속재산에는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이 포함된다. 적극재산으로는 동산·부동산 등 물건, 물건에 대한 소유권이나 유치권 등 물권, 특정인이 다른 특정인에 대해 일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권리인 채권, 특허권·실용신안권·상표권·저작물에 관한 권리 등의 무체재산권 등이 있다. 소극재산에는 일반채무, 조세 등이 포함된다.     소송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가정법원의 판단 근거들에 맞춰 관련 자료들을 준비해야 한다. 공동 상속인들 사이 미리 받은 생전증여의 날짜, 금액, 현재 시세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진우 기자 (kim.jinwoo.ja@gmail.com)상속전문변호사 김수환 김수환 상속전문변호사 분할대상인 상속재산 피상속인 사망

2023-02-08

[문장으로 읽는 책] 당신을 찾아서

  ━   당신을 찾아서     새똥이 내 눈에 들어갔다   평생 처음   내 눈을 새똥으로 맑게 씻었다   이제야 보고 싶었으나   보지 않아도 되는   인간의 풍경을 보지 않게 되었다   고맙다   정호승 『당신을 찾아서』   얼마나 세상사가 부박하고 싫었으면 ‘인간의 풍경을 보지 않게 되어 고맙다’고 했을까. 정호승 시인의 새 시집 『당신을 찾아서』 중 ‘새똥’이다. 시인은 또 다른 ‘새똥’이라는 시에서는 “길을 가다가/ 길바닥에 새똥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인간의 길에도/새들이 똥을 누는 아름다운 길이 있어/ 그 길을 걸어감으로써/ 나는 오늘도 인간으로서 아름답다”고 썼다. 새똥보다 맑지도, 아름답지도 못한 인간사에 대한 지독한 염증.     그러나 시인은 그 안에서도 종교적 영성에 기대어 답을 찾는다. 그리고 “다행이다/ 내 가슴에 한이 맺히는 게 아니라/ 이슬이 맺혀서 다행이다 (…) 감사하다/ 내 가슴에 분이 맺히는 게 아니라/이슬이 맺혀서 감사하다”(‘이슬이 맺히는 사람’)고 썼다.   시인은 “불가해한 인간과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두 가지 요소, 즉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쓰인 시집”이라며 “시집을 준비하는 동안 ‘사랑 없는 고통은 있어도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을 내내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해소에서의 고해성사 같은 시편들”이라고 문태준 시인이 추천사를 썼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정호승 시인 문태준 시인 김수환 추기경님

2022-10-25

법정스님 다큐 영화·김수환 추기경 연극, 조용한 인기몰이

신앙인의 표상이자 한국 사회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의 삶을 조명한 연극과 영화가 한국에서 조용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봉된 법정 스님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는 오락 영화의 홍수 속에서 개봉 일주일 만에 2730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10개 개봉관에서 거둔 성적이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좌석 점유율은 8.6%로 홍콩의 코믹에로 영화 '옥보단'을 다시 만든 '옥보단 3D'(7.8%) 역시 리메이크작인 '천녀유혼'(8.3%) 등 같은 날 개봉된 다른 영화들보다 개봉관은 훨씬 적지만 좌석 점유율은 제일 높았다. 지난 19일부터는 서울의 씨네코드 선재 지방의 예술 전용관 등에서 추가로 개봉됐다. 배급사 '키노아이'의 박주원 대리는 23일 "스님의 '무소유 삶'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라면서 "웬만한 영화는 여성 관객의 비율이 높은데 이 영화는 남성 관객의 예매 비율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박 대리는 "관객의 나이대도 30-40대 직장인의 비율이 높다"면서 "물질이나 성공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압박을 받는 남성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치유와 위안을 얻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조명한 연극 '바보 추기경'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 1월 24일 서울 가톨릭 청년회관 CY씨어터 무대에 오른 '바보 추기경'의 서울 공연은 5월 30일까지 계속되며 서울 공연에 이어 다음 달부터는 지방 순회공연에 들어간다. 미국 공연은 현지 한인 성당들의 초청으로 성사됐으며 9월 10~11일 17~18일에는 LA에서 24~25일에는 뉴욕에서 공연된다. 가톨릭 공연 제작사인 '가톨릭문화기획 IMD'의 최진이 기획팀장은 "특히 초.중.고등학생 관객이 많아 깜짝 놀랐다. 주말에는 학생들 단체 관람이 전체 관객의 70%에 이를 정도를 정도"라면서 "지방 공연과 해외 공연이 끝나면 올가을 서울에서 재공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보 추기경'은 김 추기경이 가난한 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신부가 된 후 추기경에 이르기까지 겪은 의심과 고뇌 기도의 과정을 그려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이희연 홍보팀장은 "김 추기경의 인간적인 면을 많이 엿볼 수 있어서 연극 공연 중에 우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2011-05-24

김수환 추기경 다큐멘터리 영화…'바보야' 한국·LA서 동시 개봉

김수환 추기경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바보야'가 오는 22일(금) CGV 시네마스에서 상영된다. 제작사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선교활동을 했던 고 이태석 신부의 생애를 담은 '울지마 톤즈'를 제작했던 KBS미디어. CGV 시네마스의 김 영 담당자는 "'울지마 톤즈'는 한국 관람객이 15만 명 정도 된 시점에서 개봉했는데 '바보야'는 한국과 LA 동시 개봉된다"고 말했다. '바보야'는 오는 5월 12일까지 3주간 상영 예정이다. 지난 18일(월) 시사회에서 한인들은 "한국 내 격동의 역사 한 가운데를 관통하며 일생을 바친 한 성직자의 삶으로 또 다른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올드 타이머인 고 마리아(62)씨는 "이렇게 큰 화면에서 김 추기경님을 대하니 새삼 감회가 깊다"며 "한 인간으로서 사제라는 길을 한국의 거친 풍파 속에서 어떻게 견디어 냈는지가 보여지면서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흘렀다"며 한국의 역사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다고 말했다. CGV 시네마스의 김 영 담당자는 "이미 한국에서는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며 "LA에서도 또 다른 감동을 몰고 올 것"이라 기대했다. 상영시간은 22~27일은 오전 10시 15분 오후 12.2.4.6.8.10시. 28일~5월 12일 상영시간은 추후 공지 예정. ▶문의: (310)557-3050 www. cgvcinemas.com 김인순 기자

2011-04-19

소외 계층의 '다정한 이웃', 고 김수환 추기경을 추억하며…

고 김수환 추기경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바보야'(제작 KBS미디어/ 포춘미디어)가 부활대축일을 앞둔 오는 21일(목) 한국의 영화관에서 개봉된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2주기를 맞아 기획된 '바보야'는 순교자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사제가 되어 소외 계층의 '다정한 이웃'으로 살아 온 종교 지도자로서의 활동을 담았다. 동시에 한국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산증인으로서 '명동성당'을 살아있는 사회 정의 현장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한 모습들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특히 김 추기경의 인터뷰 장면과 마지막 모습은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민배우 안성기(사도요한)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안씨는 '북극의 눈물'을 비롯한 다수의 다큐멘터리에서 내레이터로 참여하여 이미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 바 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면서 동시에 김 추기경의 고교 후배이기도 한 안씨는 제작진의 제의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 들였고 "뜻깊은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녹음 중에 간간히 김 추기경에 대한 기억과 또 그리움을 토로해 함께 일한 제작진의 마음까지 감동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울지마 톤즈'처럼 최근들어 한국 극장가에 불고 있는 웰메이드 종교 다큐멘터리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교 다큐멘터리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이유에 대해 장르의 제한적인 한계를 넘어 현세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감성을 울리는 '인간 공통의 메시지'가 전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화 관계자는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게 빛났던 김수환 추기경의 삶은 다시금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일깨워 줄 것"이라며 "김 추기경의 삶을 전하는 안성기씨의 가슴 절절한 내레이션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영화 수익금 일부는 '나눔의 삶'을 살고자 애썼던 김추기경의 뜻을 따라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된다. 김인순 기자

2011-04-12

[김 추기경 추모사] '좁은 길로 가신 큰 분'

오늘 지금 이 시간 성바실 성당에는 천여개의 화환이 놓여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추모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화환으로 보입니다. 꽃들이 우는 것 같은데 희망의 향기가 묻어 나오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사람'은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살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우리에게 심어주시고 가셨습니다. 우리가 살고 싶고 소망하는 삶을 바로 사셨습니다. '좁은 길'을 스스로 택하신 걸 보면서 살아 움직이는 '말씀'이라고 느낄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좁은 길을 늘 걸어가신 큰 분이셨습니다. 언론사를 세워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듣고 심지어 교황제도에 대한 비판적인 시민들의 시각을 신문에 가감없이 실었던 김 추기경님은 큰 사람이셨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많은 사람의 걱정에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알아야 고칠 것은 고치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지 않겠습니까." 삶을 얕게 보지 않는 '깊은 길' 교황청에서 지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좁은 길' 하느님만을 경외하는 '높은 길'을 인자함과 온유한 모습으로 걸어오셨습니다. 추모하면서 기립니다. 미사 마침 예식에서 3번째 십자가 표시로 강복하심은 북녘 형제.자매를 생각하시기에 존경합니다. 1980년 군종 신부님을 통해서 광주 민중항쟁 지역에 급하게 쓴 편지와 구속자 영치금을 보내시면서 광주를 아파하시면서 위로하셨음을 기억합니다. 삶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알아듣게 설명하시지 못하고 고민 고민하시다가 기차에서 '삶은 계란' 소리를 들으시고 삶은 계란이라고 하신 것은 늘 우리를 품고 사셨기에 유머로 화답하실 수 있었던 것 입니다. '재산을 모두 교구에 헌납한다'라는 유언장과 함께 무언의 유언장을 우리에게 남기셨습니다. 무언의 유언장을 한 장씩 김 추기경님에게서 받은 마음으로 우리는 모두 이 추모미사에 앉아 있습니다. 우리가 할 바에는 게으르면서도 추기경님에게만 기대고 더 바라기만 하였는지 그 빈자리가 휑합니다. 이럴 수록 더 빈 마음으로 우리가 할 바를 실천하고자 여기 모였습니다. 김 추기경님을 닮기 원해 지극히 작은 자를 사랑하는 이태석 신부를 위해서 한 달 전 미국에서 아프리카 수단에 희망을 보내는 후원회를 창립하였는데 그 일을 꾸준히 하겠습니다. 한인 종교계는 물론 미국내의 종교계와의 종교간 소통을 위해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내겠습니다. 늘 김 추기경님처럼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렵니다. 많은 약속보다는 한 두 가지라도 실천함으로써 김수환 추기경님을 이 땅에 살아가면서 하루하루의 삶 속에 기리는 희망을 품습니다. 강원용 목사님을 만나시겠네요. 이렇게 한 번 불러도 되지요. '혜화동 할아버지 김수환 스테파노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19일 열린 성 바실 성당 합동 추모미사의 추모사 전문. 〈사진 신현식 기자>

2009-02-20

[기자 칼럼] '낙타' 를 닮은 김 추기경

포브스지가 발표했던 한 통계에 따르면 사망한지 30년도 넘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2007년 한 해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4900만 달러였다고 한다.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논이나 만화 스누피의 작가로 유명했던 찰스 슐츠도 사후 수십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연간 2000~35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단다. 대단한 힘이 아닐 수 없다. 진정한 '수퍼스타'의 위력이라고나 할까. 세상을 떠나서도 대중에게 끝없는 사랑을 받으며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위대한 일이다. 물론 금전적 수익만으로 그 사람의 영향력과 위대함을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여기 또 한 명의 수퍼스타가 있다. 지난 월요일 선종하신 고 김수환 추기경. 평생을 낮고 가난하게 사셨던 그 분 이야기를 몇 천만 달러 '돈' 운운하며 시작했다는 것이 퍽 불경스럽다. 하지만 자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 세상 그 무엇보다 값진 많은 것을 남겨신 그 분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수퍼스타가 아니었을까 싶다. 한국시간으로 20일 장례 미사가 거행될 때까지 그 분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명동 성당을 찾았던 인파가 총 38만7420여명. 5~6시간을 추위 속에 떨며 기다려야 했지만 새치기와 짜증 한 번 없이 경건하고도 평화로운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한다. 많은 한국의 언론들이 말했듯 그것은 '기적' 그 자체였다. 남가주에서도 그랬다. 평생 고인을 먼 발치에서조차 본 적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각 성당마다 쉼 없는 연도 소리가 울려퍼졌다. 한국 장례 일정에 맞춰 20여명의 사제단과 1000여명의 한인 가톨릭 신자들이 참례한 추모 미사도 거행됐다. 많은 이들이 연신 눈물을 훔치며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를 되새겼다. 성당 밖 한인 사회 곳곳에서도 그 분의 선종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수퍼스타의 진정한 힘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가톨릭이란 종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연일 관련 기사들이 보도되며 가톨릭 성직 제도와 전례 등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도가 확연히 높아졌다. 김수환 추기경을 본받은 장기 기증 서약자가 늘어났고 존엄사에 대한 인식도 좋아졌다. 종교의 경계를 넘어선 거룩한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그 어느 단체가 수백.수천억을 들여서도 해내지 못한 일들이다. 그 뿐인가. 사람들 마음 속엔 돈으로 환산조차 할 수 없는 가치들이 싹텄다. 김 추기경의 선종을 통해 그 분께서 살아오신 가난한 삶 용감한 삶 겸손한 삶을 흠모하며 '나 또한 그렇게 살아보자' 결심한 이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 모든 것이야말로 김수환 추기경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가장 큰 마지막 선물'이라는 한 신자 분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누군가는 김수환 추기경이 낙타를 닮았다 했다. 행인들의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지고 끝없는 사막을 걷다 죽어서는 그 가죽까지 사람에게 내어주는 선한 눈의 낙타. 시대의 짐을 의연히 지고 걸어가시며 마지막 가시는 길엔 두 눈까지 내어 주신 모습이 과연 '사막의 수퍼스타'인 낙타를 많이도 닮았다.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이 시대의 수퍼스타. 참 아름답게 사셨고 참 곱게 가셨다. 진정으로 값진 삶을 사셨고 그만큼 값진 죽음을 보여주셨다. 마치 서른 세 해의 짧았던 삶을 가장 값지게 살고 값지게 바치셨던 나자렛 마을 출신 그 어느 분 처럼.

2009-02-20

[김수환 추기경 합동 추모미사] 1000여명 참가, 사제 20여명 공동 집전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을 애도하는 합동추모미사가 19일 오후 5시 성바실중앙한인천주교회에서 봉헌됐다. 같은 시간 한국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가 서울 명동성당에서 치러졌다. 1000여명의 한인 가톨릭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모미사는 LA대교구 오스카 솔리스 다민족사목담당주교를 포함 20여명의 사제들이 공동집전했다. 북미주사목사제협의회 회장 박상대 신부는 강론에서 "현재 한국에서는 김수환추기경님의 장례미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평소 김추기경님이 미주 한인 신자들에게 보여주신 뜨거운 사랑에 이 자리에 모이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한국 민주화의 초석을 다지고 또 약자를 대변하는데 마음과 몸을 다 바친 김 추기경님의 뜻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오늘 추기경님을 보내드리지만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론에 이어 보편지향 기도와 성찬 전례 영성체 예식이 이어졌으며 가톨릭평신도협의회 박홍기 총회장과 미주종교평화협의회 상임대표 양현승 목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미사에는 한인 가톨릭 신자들 외에도 일본 가톨릭 공동체를 비롯해 개신교. 불교.원불교 성직자들도 참석해 함께 김추기경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편 장례미사를 마친 김수환 추기경의 유해는 20일(한국시간) 오후 서울대교구 용인 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오수연 기자

2009-02-19

'이웃과 나누는 삶을'···워싱턴 한인성당들, 김 추기경 추모미사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함께 워싱턴지역에선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메릴랜드의 워싱턴 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박용일)가 특별 추모미사와 함께 연도를 봉헌한데 이어 18일엔 버지니아의 성정바오로 천주교회(주임신부 곽호인)도 추모미사와 연도를 마련했다. 성정바오로성당은 18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추모미사에서, 특별히 지난 1998년 워싱턴을 방문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모 라디오방송국과 가졌던 인터뷰를 본당에서 방송해 김 추기경의 육성을 듣는 신자들을 숙연케 했다. 당시 김 추기경은 인터뷰에서 “내 손을 잡고 한참을 우는 자매님을 보고 정말 힘들게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동포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어려운 시기엔 본능적으로 내것만 챙기기가 쉬운데 이기주의에 빠지지 말고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모든 것을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인 성정바오로성당 주임신부는 추모미사 강론을 통해 김 추기경이 한 젊은 사제와 나눴던 대화를 소개하면서, “가난이란 돈이 많던 적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지배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며 성직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모든 것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고 오늘 최선을 다할 때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감 추기경은 혼란기때마다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시고 길을 밝혀 주셨던 교회의 지도자이자 사회의 큰 어르신이었다”면서 “70년~80년대에는 진보, 좌경 따지지 않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약자의 존엄성을 지켜주려 했고 또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라 믿었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날 추모미사에 이어 신자들은 연도(망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의식)를 봉헌했고 본당 로비에 김 추기경의 영정을 모시고 신자들이 참배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 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박용일)는 17일 오후 7시 30분부터 김 추기경의 추모 연도를 위한 특별 미사가 열렸다. 이날 미사에서 박용일 신부는 “김 추기경의 유언에 따라 조의헌금, 분향소, 특별 추모행사 등을 일체 계획하지 않았으며 단지 추모 미사와 연도만 시행하게 됐다”며 생전 고인의 청빈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연도를 바친 신자들은 차례대로 김 추기경의 영정 앞에서 고인을 위한 기도를 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워싱턴 한인 천주교회는 오는 22일(주일) 10시30분 교중미사를 특별 추모미사로 대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알벗 기자·신광철 MD총국장

2009-02-19

[사설] 김수환 추기경과 '타운 어른'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16일 선종했다. 찬바람 속에 명동성당 앞에는 새벽부터 조문행렬이 2km까지 이어졌다. 선종 사흘째 조문객은 24만명을 넘어섰다. 조문객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김 추기경의 선종 앞에 한 사회를 구별짓는 벽과 갈등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대와 지역 이념 종교를 초월한 추모 인파는 사실상 '국민장'이라 할 수 있다. 김 추기경의 조문 행렬에서 우리는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인 커뮤니티에 이런 어른이 있는가. 벽을 뛰어넘어 한인사회를 하나로 묶고 소통하게 하는 어른이 있는가. 한인 커뮤니티에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많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도 많다.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라 부르고 따를 만한 지도자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어른의 덕목은 높은 도덕성과 실천이다. 김 추기경은 87년의 생애 동안 자신의 소유라고 부를 특별한 것을 남기지 않았다. 43년 된 낡은 제구가 이를 상징한다. 김 추기경은 시대와 호흡했다. 10월 유신반대와 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 등 현대사의 고비마다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로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한인 커뮤니티에도 김 추기경에 대한 추모심이 높다. 아름다운 일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김 추기경의 선종이 한인 커뮤니티에 던진 화두가 무엇일까 생각한다. 마지막 순간 김 추기경은 각막 기증과 "서로 사랑하며 사십시오"란 말을 남겼다. 어려운 시기에 스스로를 다잡고 가족과 이웃을 보듬을 방법은 나눔과 사랑이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또 하나의 화두는 '어른을 가져라'이다. 김 추기경의 일생 자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한인사회를 정신적으로 이끌면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어른. 한인 커뮤니티의 숙제다.

2009-02-18

김수환 추기경 선종…남가주서도 추모 행렬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87)은 남가주와도 인연이 깊다. 1980년대 성삼한인천주교회에 여러차례 비공식 방문했고 2004년에는 웨스트 코비나 성크리스토퍼한인천주교회와 성그레고리한인천주교회를 방문해 신자들과 격의없는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는 LA의 분위기를 알아본다. 미주 방문 추억 되새겨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는 남가주 한인 가톨릭계의 가장 큰 특징은 차분함이다. 성당마다 평일인 탓에 빈소를 찾는 한인들이 많지 않았지만 주말이 되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성당별로 열리고 있는 연도에 참여한 한 신자는 "슬픔도 크지만 김 추기경이 일생을 통해 보여준 모습에 감사하다"면서 "김 추기경이 가톨릭 지도자로 만이 아닌 사회의 지도자로서 보여준 행동에 가톨릭 신자로 뿌듯하다"고 말했다. 성마리아엘리자벳성당측은 "선종 소식을 접한 17일 오후 80여명의 한인신자들이 찾아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를 드리고 갔다"면서 "합동미사에 앞서 매일 연도를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성삼한인천주교회 클라라 김 사무장은 "많은 신자들이 김추기경이 미주에 방문했던 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종교단체도 애도 ○…범종교단체인 미주종교평화협의회 대표단도 19일 성바실중앙한인천주교회에서 열리는 합동 추모미사에 참석해 김 추기경의 뜻을 기린다. 이 자리에는 상임대표인 양현승 목사와 공동대표인 반야사의 현철 스님이 참석할 예정이다. 원불교에서는 한국에 머물고 있는 최정안 교무를 대신해 대표성을 가진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양 목사는 "김 추기경님이 평생 살았던 모습을 우리들이 계승하고 실천할 수 있는 다짐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참석 취지를 밝혔다. 본당별로 위령기도 올려 ○…본당별로 올리고 있는 위령기도는 한국 가톨릭 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도는 망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기도로 흔히 연도라고도 한다. 연도는 선창과 후창으로 나누어 40여분 정도 진행되는데 한국 전통 장례식에서 곡을 하는 것을 가미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형식을 띈다. 오수연 기자

2009-02-17

[김 추기경 추모글] '바보' 영전에 바칩니다

월요일 출근 중 방송을 통해 추기경님의 비보를 듣고 크나 큰 슬픔에 휩싸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희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신 '가장 큰 바보' 예수와 영원히 살러 떠나신 '바보' 추기경님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34년전 이 맘때쯤이었지요. 추기경님이 이사장으로 계셨던 동성고등학교에 배정받아 간 입학식날 막 교문을 들어서니 한 운전자가 차 좀 밀어 달라서 생각없이 그냥 밀었지요. 겉은 멀쩡한 외제 차인데 고장이 났던 겁니다. 알고보니 그 차는 추기경님의 차였습니다. 추기경님은 입학식 미사 때 외제차를 타고 온 것이 미안했는지 변명을 하셨지요. "어떤 신자가 중고차를 줘서 몇 년 타는데 가다가 자꾸 시동이 꺼져…. 운전기사가 새 차로 바꿔달라 하지만 멀쩡한데 왜 바꿔…." 고급차를 타야 권위도 느껴지고 한국 천주교회의 큰 어른으로서 체면도 서실텐데 추기경님은 낡은 차에 만족해 하셨습니다. 입학식 미사 중 비신자의 손을 들게 해서 세례 받아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복음을 선포하셨으면 전교생이 신자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추기경님을 뵙고 입학식날 개종을 하게 됐습니다. '저 분이 이끄시는 종교라면 믿어도 되겠다'하는 생각이었죠. 남가주 지역 행사에 참석하실 때 마다 연로한 분을 편히 모시고 싶은 저희들 마음을 마다하고 일반석을 원하시던 추기경님. 동창회서 선배이면서 전 이사장이신 추기경님을 위해 저녁 자리를 마련했을 때 호텔에 예약한 것을 알고 '가장 싼 식당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오시겠다'는 말로 주최측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셨던 추기경님. 76년 3.1절 행사 때인가요. 함세웅 신부님 문익환 목사님 등 여러 성직자들이 명동 대성당에서 시국 선언문을 낭독하는 모습을 병환중인 아버님을 위해 기도 드리러 성당에 들렀다가 생생히 봤지요. 그런데 다음날 신문에 국가 전복기도 사건으로 대서특필돼 있었습니다. 전혀 그런 얘기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며칠 뒤 전국의 거의 모든 사제가 명동 대성당을 가득 채운 가운데 추기경님께서 주례하시던 미사에서 피를 토하시는 것 같이 전해주시던 강론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교회는 교회 본연의 임무만 해야 한다 하시지 교회가 세상에 속해서도 안되지만 교회는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해 있어야 한다며 무거운 십자가를 스스로 짊어 진 추기경님…. 세상 물정도 모르는 진짜 바보이셨습니다. 버려진 고아나 노인들 철거민 등 소외된 이들과 친구하려 애쓰신 추기경님. 그런 궂은 일은 아래 신부님들 시키시고 고관 대작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 계셨지만 전혀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님. 저희들은 세상에서 다시 뵐 수 없는 추기경님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에 있지만 유리관에 누워 계신 추기경님의 모습을 보며 손에 꼭 잡으신 묵주를 저희도 항상 잡고 기도하겠습니다. 굳게 다문 추기경님의 입같이 저희도 침묵하며 형제의 허물을 보는 눈을 꼭 감아 조그만 '바보'라도 되어 천국에서 추기경님 꼭 뵐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주님. 추기경님이 가장 낮은 사제로서 저희와 함께 살아 올 수 있도록 허락하셨음을 감사드리며 당신의 사랑을 실천하려 애쓰신 추기경님께 천국의 영복을 허락해 주소서.

2009-02-17

[윌셔 플레이스] 추기경의 카리스마

종교가 세속의 권력과 맞붙으면 어찌 될까. 둘 중의 하나다. 교회가 권력의 칼을 빼앗아 민중에게 되돌려 주거나 아니면 시퍼렇게 날이 선 칼끝을 무디게 만들어 교화시키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예를 봐도 권력에 빌붙을 망정 종교가 지는 법은 거의 없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가 필리핀이다. 1980년대 중반 마르코스의 부정부패와 독재가 한창이었던 시절 가톨릭 교회가 반정부 투쟁에 앞장 섰다. 한껏 고무된 필리핀 국민들은 맨손으로 권력에 항거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과 살육에 이른바 '피플 파워'(People Power)는 사그라질 위기에 처한 것.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신부들이 차례로 살해당하자 목숨 보전에 급급했다. 주교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으나 모두 총칼의 위협에 몸을 사릴 뿐이었다. 당시 교회의 지도자는 하이메 신 추기경. 처음엔 그 자신도 어쩔줄 몰라 당황했다. 그럴 즈음 전보 한통이 그의 앞으로 배달됐다.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 내용은 딱 한 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필리핀 교회에 보낸 메시지였다. 용기를 얻은 신 추기경은 거리로 뛰쳐나가 시위대의 선봉에 섰다. '피플 파워'가 다시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그의 강한 카리스마가 끝내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 1987년 '필리핀의 봄'은 이처럼 추기경의 리더십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이뤄낸 혁명이었다. 한국의 민주화 20년 역사에도 고비마다 추기경이 등장한다. 엊그제 87세를 일기로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그의 이름이 한국 밖에 처음으로 알려진 건 지학순 주교 투옥 때문이다. 국내 언론엔 재갈이 굳게 물려있어 추기경은 외신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조치가 부당함을 조목조목 따졌다. 미국은 동맹관계에 금이 갈 것을 우려했는지 유감 표명으로 얼버무리려 했다. 추기경의 회견에 귀를 기울인 것은 뜻밖에도 유럽 쪽이었다. 서독정부는 당장 석방하지 않으면 경제협력(원조)을 중단하고 국교도 단절하겠다는 초강수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프랑스와 이태리 스페인 영국 심지어 북구의 개신교 국가들까지 서독의 조치에 동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굴복한 박정희 정권은 지 주교를 풀어주게 된다. "주교가 그렇게 높은 지위냐"는 대통령의 질문에 보좌관의 답변은 기자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추기경은 훨씬 더 높습니다." 이때부터 박정희는 추기경을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론 존경했다고 한다. 권력의 매서운 칼끝을 무디게 만들었다고 할까. 이젠 '역사'가 된 동아시아 민주화의 두 거목 하이메 신(2005년 타계)과 김수환. 신 추기경이 정권에 맞서 몸으로 일군 필리핀의 민주화는 이후 집권층의 무능과 사회혼란이 겹쳐 나라는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를 실패한 민주화라고 해야 할지. 김 추기경은 그러나 하이메 신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투쟁의 전면에 나서거나 부추기지는 않았지만 필요할 때마다 준엄한 질책과 비판을 쏟아냈다. 암울한 시대에 빛과 소금 그리고 예언자적 사명에 충실해 종교인의 본분을 결코 잃지 않았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 그가 마지막 남겼다는 메시지엔 부당한 권력까지도 용서하고 품어 안으려 했던 추기경의 '바보'같은 삶이 묻어난다. 자신의 아호 '옹기'처럼 세상의 구정물도 담아내려 했던 것이다. 어쩌면 그 덕분에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강국이라는 두마리 토끼몰이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추기경의 '옹기'는 결코 깨지지 않는 시대의 양심이었다.

2009-02-17

김수환 추기경, 하느님 품에 안기다

한국 가톨릭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김수환(스테파노.사진) 추기경이 16일 오후 6시12분(한국시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87세 일기로 선종(서거를 뜻하는 천주교 용어)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께서 우리 곁을 떠나 하느님 품안에서 선종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추기경께서는 노환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미소와 인간미를 잃지 않으셨고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리스도의 평화와 화해 메시지를 전했다"며 애도했다.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의 사인은 폐렴으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이라고 공식 발표했으며 "정 추기경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20일 오전 10시 서울대교구장으로 장례미사를 치르고 장지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성직자 묘역에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추기경의 선종에 한국사회는 물론 미주사회도 큰 슬픔에 빠졌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한국의 정치.종교.사회.문화 등 각계 인사들은 일제히 깊은 애도를 표하며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안타까워 했고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명동성당에는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 역시 우리시대의 큰 어른으로 한평생 사랑을 실천하다 선종하신 김 추기경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했다. 특히 미주 가톨릭계는 성당별로 연도를 바치고 19일 추모미사를 봉헌하는 한편 성마리아 성당은 작은 빈소를 마련해 추모객을 맞고 있다. 미주가톨릭방송도 특별 추모방송을 JBC(AM 1230)를 통해 내보낼 예정이다. 이경민.오수연 기자

2009-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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