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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수환 추기경과 '타운 어른'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16일 선종했다. 찬바람 속에 명동성당 앞에는 새벽부터 조문행렬이 2km까지 이어졌다. 선종 사흘째 조문객은 24만명을 넘어섰다.

조문객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김 추기경의 선종 앞에 한 사회를 구별짓는 벽과 갈등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대와 지역 이념 종교를 초월한 추모 인파는 사실상 '국민장'이라 할 수 있다.

김 추기경의 조문 행렬에서 우리는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인 커뮤니티에 이런 어른이 있는가. 벽을 뛰어넘어 한인사회를 하나로 묶고 소통하게 하는 어른이 있는가.

한인 커뮤니티에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많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도 많다.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라 부르고 따를 만한 지도자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어른의 덕목은 높은 도덕성과 실천이다. 김 추기경은 87년의 생애 동안 자신의 소유라고 부를 특별한 것을 남기지 않았다. 43년 된 낡은 제구가 이를 상징한다.

김 추기경은 시대와 호흡했다. 10월 유신반대와 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 등 현대사의 고비마다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로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한인 커뮤니티에도 김 추기경에 대한 추모심이 높다. 아름다운 일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김 추기경의 선종이 한인 커뮤니티에 던진 화두가 무엇일까 생각한다.

마지막 순간 김 추기경은 각막 기증과 "서로 사랑하며 사십시오"란 말을 남겼다. 어려운 시기에 스스로를 다잡고 가족과 이웃을 보듬을 방법은 나눔과 사랑이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또 하나의 화두는 '어른을 가져라'이다. 김 추기경의 일생 자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한인사회를 정신적으로 이끌면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어른. 한인 커뮤니티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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