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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라흐마니노프 변주곡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는 랩소디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만 사실은 변주곡 형식으로 작곡된 곡이다. 변주곡은 하나의 주제를 멜로디, 화음, 박자, 리듬, 조성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하게 변형해나가는 음악을 말한다. 주제선율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제24번에서 가져 왔다.   변주의 본질은 ‘변화’이다. 하지만 변주곡에서의 변화는 ‘한정된 틀 안에서의 변화’를 의미한다. 변주곡의 각 변주들은 어떤 형태로 변형되든 주제를 그 안에 품고 있다. 아무리 자유분방하게 변형된 경우라도 주제와의 연관성은 늘 음악 속에 잠복해 있다. 주제의 뼈대는 유지한 채 끊임없이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변주곡은 통일성 속에 다양성을 구현해내는 가장 이상적인 음악이라 할 수 있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에 나오는 다양한 변주들에서도 역시 원곡인 ‘카프리스’ 24번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 아무리 들어도 원곡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제18변주이다. 제18변주는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멜로디 때문에 영화와 CF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원곡인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과는 정서부터 다르다. 카프리스는 빠르고 경쾌한 반면, 제18변주는 느리고 로맨틱하다.   이처럼 변주곡 중에는 그냥 들어서는 전혀 주제와의 연관성을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런 선율이 나왔을까? 라흐마니노프는 파가니니의 주제 선율을 여러 차례 변형했다. 먼저 단조에서 장조로 옮기고, 다른 조를 바꾼 다음, 그렇게 바뀐 멜로디의 첫 소절의 음들을 거꾸로 배열하고, 템포를 느리게 설정했다. 이렇게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것이 제18변주다. 경쾌하고 발랄한 파가니니의 주제선율이 달콤하고 낭만적인 선율로 바뀌게 된 과정에는 바로 이런 비밀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라흐마니노프 변주곡 라흐마니노프 변주곡 변주곡 형식 파가니니 주제

2024-10-28

월북 후 추방 미군, 유죄 인정…내달 20일 군사재판 심리 예정

지난해 판문점을 통해 월북했다가 북한에서 추방돼 미국으로 귀환한 육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검찰과 형량 협상의 목적으로 탈영과 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킹 이병의 변호사인 프랭크 로젠블랫은 이날 성명을 통해 “킹 이병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유죄를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킹 이병이 군사재판법에 따라 14개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 가운데 탈영을 포함해 5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교에게 불복종하고 하사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동 음란물 소지를 포함한 다른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전했다. 킹 이병은 탈영, 아동 음란물 소지, 폭행, 불복종 등 혐의로 기소됐다.   미셸 매캐스킬 육군 특별재판검사실(OSTC) 대변인은 OSTC가 킹 이병의 변호팀과 형량 협상을 벌였다고 CNN에 확인했다.   킹 이병에 대한 군사재판 심리는 다음 달 20일 텍사스 포트블리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한미군 소속이었던 킹 이병은 지난해 7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갔다. 그는 월북 71일 만에 추방 형식으로 풀려나 미국으로 이송됐다. 군사재판 월북 군사재판 심리 추방 미군 추방 형식

2024-08-27

[기고] 토론 후 탄력 받는 바이든 교체론

지난주 목요일 있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TV 토론이 미국 리더십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정치적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으며, 트럼프의 주장에도 효과적으로 반박하지 못했다. 바이든 캠프에선 감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바이든은 토론 내내 집중력 부족에 맥락을 벗어난 발언,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당황한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지지자들은 바이든에게 민주당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활기 있게 토론을 이끌었으며 예상보다 절제된 모습이었다. 이에 공화당 측은 벌써 축하 분위기에 휩싸였다. 폭스 뉴스의 간판 앵커 메기 켈리는 이번 토론 결과와 관련 토론회 다음 날 있었던 연방대법원의 ‘셰브론 원칙’ 폐기 판결과 연결해 “트럼프와 공화당을 위한 엄청난 24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셰브론 원칙’의 폐기는 주요 이슈에서 행정부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트럼프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는 CNN의 토론 형식 덕분에 30건 이상의 거짓 주장을 했으며, 여러 차례 중재자의 질문을 무시하며 주요 정책에 관한 논쟁을 피했다.       토론 후, 민주당 지지자들은 실망감과 우울함, 대선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선거 4개월 전이지만 젊고 유능한 인물로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후보로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위트만 미시간 주지사,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민주당과 바이든 캠프에서는 후보 교체 불가 입장을 확고히 하고 바이든 구하기 작전에 돌입했다. 전 대통령인 클린턴과 오바마도 바이든 편에 섰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민주당 의원들과 기부자들을 진정시키려 애쓰는 모습이다.     주요 언론과 토머스 프리드먼 등 유명 칼럼니스트들도 바이든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두 후보의 토론 진행과 기질을 분석하며 바이든 사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설 내용은 “바이든은 임기 2기의 정책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으며, 트럼프의 공세에도 사실상 대응하지 못했다. 과거 그의 2020년 대선 승리가 그가 다시 대선 후보로 나서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현재 상황에서 바이든의 사퇴는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공 서비스가 될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다른 후보자를 원한다”고 되어 있다.    아울러 사설은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그는 변덕스럽고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인물로 대중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정치의 권력 검증 시스템을 완전히 무시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며 트럼프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다.      사실, 지금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 여부에 대해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다. 첫째 이유는 실질적으로 후보자 교체가 어렵고 내부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바이든의 경우 신체적 퇴화가 문제지 그의 업적에 대한 의문은 제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새 후보로 교체해도 민주당 후보가 직면해야 할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이든 교체론의 귀추는 더 두고 볼 일이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토론의 충격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유권자들은 현명한 선택을 위해 큰 맥락에서 두 후보의 정책과 그에 따라 예상되는 장기적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후보들의 주장을 꼼꼼히 비교,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 레지나기고 교체론 토론 민주당 후보 관련 토론회 토론 형식

2024-07-01

대선 분수령 오늘<27일> 첫 TV 토론…CNN 주관 오후 6시, 90분간

정부 수반 자리를 두고 사상 최초로 벌어지는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 첫 공이 오늘 울린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후보인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오늘 첫 공식 TV 토론에서 격돌한다.   이번 토론은 CNN 주관으로 애틀랜타 스튜디오에서 오후 6시(서부시간)에 시작되며 90분 동안 진행된다.   이미 두 번의 부통령 임기를 지내고 2020년 대통령에 당선돼 첫 임기 4년을 지낸 바이든은 트럼프의 선거 결과 전복 기도, 성추문 입막음 유죄 평결, 여성 낙태권 보장 와해 등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2016년 당선돼 첫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진했다 재도전에 나선 트럼프는 바이든의 이민 및 외교정책 부실과 아들 헌터의 유죄 판결을 두고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청사진 제시보다는 상대의 과실을 들추는 폭로전으로 토론회가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치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국내 주요 매체들은 이번 토론회가 고령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두 명의 후보를 두고 어느 쪽이 차악인가를 무소속 유권자들이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폭 달라진 토론 형식도 주목된다. 예전과 달리 이번 토론회는 청중이 없이 진행하며 상대 후보가 발언할 시간에는 다른 쪽은 마이크가 꺼진다. 주어진 질문에 2분 답변하며 상대의 답변에 1분 동안 반론 기회가 주어진다. 발언 자체가 제한되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이 꺼진 마이크의 음성을 듣기는 어렵다는 것이 CNN의 설명이다. 트럼프 진영은 이런 규칙 변경이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제한한다며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한편 향후 대선 후보 토론회는 9월 16일 텍사스주립대(샌 마코스), 10월 1일 버지니아주립대(피터스버그), 10월 9일 유타대(솔트레이크)에서 각각 열린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분수령 대선 이번 토론회 토론 형식 상대 후보

2024-06-26

환상적 서사에 기발한 연출…형식 깨고 장르 섞다

2023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가여운 것들(Poor Things)’은 지난주 거행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11개 부문에 후보 지명을 받았다. 에마 스톤이 예상대로 ‘라라랜드’(2016)에 이어 그녀의 2번째 오스카상을 수상했고, 미술상, 의상상, 분장상 등의 프로덕션 부문을 휩쓸었다.     ‘가여운 것들’은 스코틀랜드 문학의 르네상스를 연 소설가 알라스데어 그레이(Alasdair Gray)가 1992년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무척 방대한 지식과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 소설은 기이한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더 페이버릿, 2018)를 만나 다시 한번 괴상하고 이상한 영화로 부활한다.   소설에서 작가는 19세기 한 의과대생의 회고록을 빼돌려 재편집, 20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자신의 소설로 재출간하는 전지전능한 작가로 등장한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창조물과 갈등을 빚는 내용의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괴테의 ‘파우스트’의 등장인물들을 곳곳에서 패러디한다.     원작의 환상적 서사와 란티모스의 기발한 연출이 조화되어 다시 태어난 영화 ‘가여운 것들’의 세계관은 가히 전방위적이다. 란티모스 특유의 기괴함과 불편함이 그대로 살아있고 형식 파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를 혼용한다. 원작의 사회적 메시지를 유려하고 유머스럽게 담아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God이 숨어있는 이름의 Godwin, 아름답다는 뜻을 지닌 이름의 Bella가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 의대생 맥스 맥캔들스는 외과의사 고드윈 백스터(윌렘 데포) 박사의 조수가 된다. 고드윈의 곁에는 벨라(에마 스톤)라는 이름의 아리따운 여인이 있다. 맥스는 곧 빅토리아라는 이름의 임산부가 남편의 학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했고 고드윈 박사가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뇌를 벨라(빅토리아)에게 주입, 되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었다가 부활한 벨라는 서서히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맥스는 벨라와 사랑에 빠진다. 벨라는 성인의 몸에 태아의 뇌를 지니고 어눌한 말투,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의 의식에는 그 시대 다른 여성들처럼 성적 억압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드윈 박사는 맥스에게 벨라와 결혼하라고 요청한다. 벨라는 이를 받아들이지만 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날로 커져만 간다. 그녀는 방탕한 변호사 던컨 웨더번(마크 러팔로)과 함께 도망친다. 그녀를 놓아 주기로 결정한 고드윈은 벨라보다 느리게 성숙하는 젊은 여성 펠리시티에게 또 다른 실험을 시작한다.     벨라와 던컨은 리스본을 시작으로 장대한 여정을 떠난다. 벨라의 언어와 지식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업그레이드되고 그녀의 성적 자유에 많은 남성들이 희생양이 된다. 벨라의 통제가 어려워지자 던컨은 그녀를 유람선에 밀입국시킨다. 벨라는 배에서 마타와 해리를 만나 철학에 입문하고 던컨은 그녀의 성장을 멈추려고 시도하지만 더 이상 그녀를 통제할 수 없다. 그는 술과 도박에 빠진다.   알렉산드리아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목격한 벨라는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선원들에게 던컨의 돈을 맡기지만 곧 그들에게 속았음을 알게 된다. 남은 여행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된 벨라와 던컨은 마르세유에서 내려 파리로 향한다.     파리의 매음굴에서 일하는 벨라. 분노한 던컨은 무너지고 벨라는 그를 버린다. 매음굴에서 그녀는 스위니 부인의 지도를 받고 또 다른 매춘부인 투아네트와 친구가 된다. 벨라는 사회주의에 매료된다. 성차별, 제국주의, 빈부격차, 계급사회, 신의 유무, 여성참정권, 노동권 등의 사회적 이념들을 체득한다.     한편 불치병에 걸린 고드윈은 맥스에게 벨라를 찾아오라고 부탁한다. 맥스는 수용소에 갇혀있는 던컨을 통해 벨라를 찾는 데 성공한다. 고드윈과 화해한 벨라는 맥스와 결혼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 그러나 벨라를 되찾으려는 던컨과 빅토리아의 전남편 알피 장군이 나타난다. 그제야 벨라는 자신의 전생 빅토리아에 관하여 알게 된다.   알피는 벨라를 가둔다. 그러나 벨라는 위기를 모면하고 알피를 제압한다. 고드윈 박사는 벨라와 맥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둔다. 벨라는 고드윈의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결심하고 염소의 뇌를 알피의 머리에 이식한다.     영화 ‘가여운 것들’의 최고 얘기거리는 단연 에마 스톤의 쉬지 않고 변화하는 엄청난 연기력이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생명으로부터 종국에는 자신의 엄마가 되어 지식의 쾌락을 흡입하고 마녀가 되어 돌아온 벨라의 분노에 찬 지성을 스톤은 미친듯이 연기해 낸다.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또렷해지는 그녀의 딕션과 발걸음에 담겨 있는 벨라의 캐릭터에 상상 이상의 몰입을 보이는 그녀의 연기는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그녀의 수위 높은 섹스 신은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백지상태에서 세상을 탐구하며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에 섹스는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 종종 그 파격적 장면들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벨라의 몽환적 모험의 여정에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연상시키는 형식, 인간의 장기, 뼈, 성기 등을 묘사하는 그로테스크한 장면들이 많다. 그러나 그 표면의 한 꺼풀을 벗겨내면 란티모스 감독의 여성에 대한 통찰과 애정을 보게 된다.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장르 형식 고드윈 박사 환상적 서사 외과의사 고드윈

2024-03-20

[이 아침에]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한 할머니가 길을 가는데 뒤에서 어떤 남자가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같이 가, 처녀!” 자신을 처녀라고 부르는 말에 당황해서 뒤돌아보지 못했지만, 할머니는 내심 흐뭇했다. 처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이 가슴도 두근거렸다. 집에 돌아온 할머니는 남편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자랑스레 말했다. “뒷모습만 보면 내가 아직 아가씨 같은가 봐. 길에서 처녀라고 부르며 따라오는 사람이 다 있더라고.”   남편은 할머니에게 내일은 보청기를 꼭 하고 나가라고 했다. 다음 날 할머니는 한껏 멋을 내고 집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보청기의 도움으로 정확하게 들리는 남자의 애처로운 목소리는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갈치가, 천 원!” ‘갈치가 천 원’이라는 생선 노점상의 외침을 ‘같이 가 처녀!’라고 잘못 들었던 것이다.     나이 들면서 청력을 잃어가는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슬픈 현실을 유머로 승화시킨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다. 초고령화 시대로 치닫고 있는 일본에서 이런 이야기만 모은 책이 나왔다. ‘센류’라는 17개 음으로 된 짧은 정형시 형식에 노인들의 체험에서 나온 위트와 풍자를 담은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시들이 실렸다.   ‘종이랑 펜 / 찾는 사이에 / 쓸 말 까먹네’ ‘개찰구 안 열려 / 확인하니 / 진찰권’ ‘세 시간이나 / 기다렸다 들은 병명 / 노환입니다’ ‘일어나긴 했는데 / 잘 때까지 딱히 / 할 일이 없다’ ‘(요전에 말이야) / 이렇게 운을 뗀 / 오십 년 전 이야기’ ‘만보기 숫자 / 절반 이상이 / 물건 찾기’ ‘미련은 없다 / 말해놓고 지진 나자 / 제일 먼저 줄행랑’ ‘이 나이쯤 되면 / 재채기 한 번에도 / 목숨을 건다’   일본의 ‘전국 유료 실버타운협회’ 주최로 2001년부터 매년 열리는 센류 공모전에 응모한 11만 편의 센류 중에서 엄선된 88편을 모아 만든 이 책이 100만 부 가까이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 책에 담긴 시를 자신들의 이야기로 여겼다는 뜻이다.   책에 수록된 시 중에서 하나가 제목이 되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 책 제목이다. 심장이 뛰길래 수십 년 만에 다시 찾아온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었다는 허무한 결말에 나이 듦의 서러움마저 전해진다. 책에 담긴 익살맞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까닭은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주위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식당에 가면 밥 한 끼 사 먹을 돈은 있는데, 계산서에 적힌 깨알 같은 글씨가 보이지 않아 애를 먹는다. 시계가 없어진 줄 알고 한참을 고민하다 손목에 고스란히 매달린 것을 보고 안심하는 순간, ‘내가 왜 이러지’ 하는 또 다른 불안감에 휩싸인다. 무슨 말을 하려다 잊어버린 채 멍하니 서 있을 때면 나도 그 책에 시 한 편 응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렇게 나이 드는 게 인생이라면 조금은 유쾌하게 사는 비결을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실수가 점점 더 많아지더라도, 깜빡거리는 정도가 심해지고 그 횟수가 잦아질지라도 여전히 우리는 살아 있을 가치가 있는 존재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고 안타까워하기보다 부정맥일지라도 심장이 뛰고 있음에 감사하며 살자.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부정맥 사랑 처녀 시절 정형시 형식 생선 노점상

2024-02-28

[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소유권 보유법 TIC

부동산 구매 시에 혼자서 소유한다면 형식은 매우 간단하다. 팔 때도 스스로 결정하고 사인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두 명 이상이 보유하게 된다면 어떤 형식의 소유권을 택할지 신중히 알아보고 본인에게 맞는 것을 결정해야 한다.     최근 어떤 손님과 상담을 해드리는 과정에서 보니 렌탈 프로퍼티인데 부모님과 두 아들이 각각 43%씩의 지분과 7%씩의 지분으로 나눠서 TIC(Tenancy In Common)로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신 것. 이 경우 돌아가신 분이 소유하고 있던 43%는 어찌 될까? 상속 재판(Probate Court)을 거쳐야 한다. 수개월에 걸친 절차를 거쳐서 변호사비, 그 외의 서류와 조사 등 발생한 비용,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고 판매 후 남은 지분을 상속인에게 결과대로 나눠주게 된다. 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니 리스팅 가격도 좀 더 낮게 책정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바이어들이 이런 오랜 대기 기간을 기다리게 하려면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TIC는 그렇다면 안 좋은 형식의 소유권인가? 그렇지 않다. TIC의 가장 큰 장점은 소유 지분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3명이 소유권을 갖는데 한 명은 45%, 다른 한 명은 38%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17% 이런 식으로 100%의 소유권을 맘대로 나눌 수 있다. 반면 다른 소유권 형식 중 하나인 JT(Joint Tenancy)로 간다면 1/3씩 무조건 똑같은 지분으로 분배가 되어야만 한다.     부부가 공유하는 커뮤니티 프로퍼티의 형식일 경우도 무조건 50:50으로 지분은 동일하게만 허용이 된다. 이렇다 보니 TIC는 주로 함께 공동 투자를 하는 경우인데 투자하는 액수가 각각 다를 경우가 많다. 가령 A가 70%, B가 30%를 TIC로 소유권을 가졌다고 치자. 만일 훗날 B가 자기 지분을 가령 C에게 20% 팔고 D에게 10% 팔아서 이 투자에서 나가겠다고 결정하면 소유권은 A의 70%와 C의 20%, D의 10% 이렇게 바뀌게 되겠다.     만일 B가 사망했다면 그가 소유했던 30%는 아까 말한 대로 상속법원을 통해 상속인에게 부여된다. 이때 A가 설사 상속인 자격이라고 해도 자동으로 소유권이 100% A에게 넘겨지는 것이 아니다. 만일 B가 C에게 채무를 지게 되었다면 채권자 C는 B의 지분 30%에 대해서만 법원에 소송을 걸어 강제 집행 매매를 요구할 수 있고 만일 승소하게 되면 A는 그대로 70%, 그리고 C가 B를 대신하여 나머지 30%의 소유권을 갖게 되는 것. 그러므로 소유지분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고 본인의 소유지분을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다는 점들이 바로 이 TIC의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은 소유지분을 자동으로 상속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니 만일 본인이 TIC 형식의 소유권을 갖고 있다면 사망 전에 미리 상속하여 넘겨주면 좋겠다.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소유자가 사망할 경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복잡한 절차와 경비가 발생하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양지하시면 좋겠다. 여기서 드리는 설명은 일반적인 부분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 정도로 알고 있으면 좋을 정도이고 사실 소유권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이슈일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시기를 권해 드린다.   ▶문의: (661)675-6000 윤 김 / 네오집스 부동산 브로커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소유권 부동산 소유권 소유권 형식 사실 소유권

2024-01-24

IL 아이패스, 스티커 형태 추진

앞으로는 일리노이 주 유료도로를 통과할 때 사용하는 아이패스가 스티커 형식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일리노이톨웨이공단은 지난 8월 회의에서 기존 하드 케이스 방식의 아이패스 기기를 스티커 형식으로 변경하는 안을 공개했다.     이르면 수일내 이 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되고 2024년부터 배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단측이 기존 하드 케이스에서 스티커로 기기를 변경하는 이유는 제조 원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부피도 작고 얇으며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주에서는 이미 스티커 기기로의 변경을 시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2019년부터 스티커 형식의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한번 차량 유리창에 부착을 하면 파기하지 않고서는 떼어낼 수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일리노이톨웨이공단은 20개 주의 50개 단체가 가입돼 있는 EZ패스 그룹에 속해 있다. 이 그룹은 현재 하드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일부 단체들이 스티커 기기로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패스 기기는 라디오 주파수를 사용해 기기를 인식하는 방식이라 배터리가 필요 없다. 인식할 때마다 신호음도 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Nathan Park 기자아이패스 스티커 아이패스 스티커 스티커 형식 아이패스 기기

2023-10-25

뉴애틀랜타필하모닉 광복절 음악회

뉴애틀랜타필하모닉이 오는 27일 오후 5시 광복절 기념 '열린 음악회'를 둘루스개스사우스 극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뉴애틀랜타필하모닉의 22번째 광복절 음악회로,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과 미주한인이민 120주년을 맞아 더 특별하게 준비됐다.     오페라와 뮤지컬 곡들이 예정돼 있으며, 관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곡도 계획돼있다.     아울러 영화음악 오카리나 연주, 40여명으로 구성된 한인합창단(단장 강성자)이 그리운 금강산과 같은 한국 가곡을 선보인다. 오카리나와 오케스트라의 합주도 준비돼 있다.     유진 리 지휘자는 "열린 음악회 형식으로 여러 곡을 준비했다. 특히 이번에 공연하는 성악가들의 활약이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홍석 바라톤과곽은정 소프라노 등은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합창단과 드레스덴 오페라 등에서 활동하는 재원이며, 크리스틴 정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성악가다.     또 애틀랜타 한국문화원이 특별 출연하여 부채춤을 선보인다.     티켓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티켓=gassouthdistrict.com/events/detail/we-are-one 윤지아 기자뉴애틀랜타필하모닉 광복절 뉴애틀랜타필하모닉 광복절 광복절 음악회 음악회 형식

2023-08-04

[아름다운 우리말] 말이 형식적으로 변하면

사람이 하는 말은 원래 구체적입니다.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말의 시작이 무엇을 가리키고 설명하고자 할 때 정확한 의미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이 점점 발달하고 복잡해지면서 말 사이의 기능을 표현해야 할 일이 생깁니다. 우리말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조사와 어미입니다.      말로 할 때와 글로 할 때도 차이가 있습니다. 말로 할 때는 아무래도 상황이나 맥락이 작용합니다. 따라서 기능에 해당하는 말이 덜 필요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말을 들여다보면 문법에 틀린 말도 많습니다. 그래도 말이 통합니다. 그것은 상황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로 할 때 조사를 적게 쓰는 것도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글로 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글은 상황이 배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자칫하면 수많은 오해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더 정확한 조사 사용과 어미 사용이 필요합니다. 높임도 시제도 부정확하게 표현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문법이 복잡해진 것은 글 때문일 겁니다. 문법(文法)이라는 말에 문(文)이 들어 있는 것도 그래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법(語法)과는 다른 느낌의 표현입니다. 언어학의 주 연구 대상이 글이 아니라 말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좀 특이한 명명(命名)입니다.    그러면 어떤 말이 기능을 나타내는 형식적인 말이 될까요? 처음에는 그 말도 실질적인 의미를 나타내었던 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식적인 말이 되는 현상을 문법화라고 합니다. 문법화는 문법 기능이 아니었던 말이 문법의 기능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실질적인 의미가 있었던 말인데 같은 자리에서 같은 기능을 반복하다 보니 실질적인 의미를 잃어버리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 들어볼까요? 제일 쉽게 눈에 띄는 것이 ‘부터’입니다. ‘붙어’라는 말이 점점 의미가 약해지면서 단지 시작점을 나타내는 의미로 바뀐 겁니다. 원래는 대상에 붙어 있었던 겁니다. 조차라는 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좇아가는 것’이 ‘조차’로 굳어진 것입니다. 이제 움직임이 없어도 조차라고 씁니다. ‘붙어, 좇아’와 혼동이 될까 봐 아예 표기까지 ‘부터, 조차’로 바꾸었습니다.    의존명사에도 이런 문법화의 예는 많이 나타납니다. ‘~는 법이다’, ‘~는 고사하고’, ‘~는 바람에’ 등에 보이는 ‘법, 고사, 바람’은 각각 실질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조동사라는 하는 말에도 이런 표현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어 두다’, ‘~어 주다’, ‘~어 버리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원래의 의미는 형식적인 의미로 변하였습니다. ‘~어 버리다’의 경우는 방언에서는 ‘~어 뿌리다’ 등의 모양으로까지 바뀌어서 원래와의 관련성을 잃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기능어도 ‘뿌리다’처럼 모양이 변하였기에 기원을 알 수 있게 되었을 겁니다. ‘더러’라는 말은 ‘다리다’에서 온 말이지만 기원이 희미해졌습니다. ‘까지’도 ‘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어떤 말은 문법화 과정에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대표적인 말이 ‘보고’입니다. 본다는 말은 눈으로 보는 시각적 행위를 의미합니다만 그러나 이 말이 형식적으로 바뀌면 직접 보지 않는 경우에도 쓸 수 있습니다. ‘꽃 보고 예쁘다고 한다’라는 말에서는 ‘보다’의 의미이지만 ‘너 보고 이상하대’라고 할 때는 본다는 말은 흔적만 남았습니다. 이제는 보고가 ‘한테’나 ‘에게’처럼 쓰입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보고’도 ‘부터’나 ‘조차’처럼 형식만 남게 될 겁니다.   언어는 변합니다. 어떤 말은 실제적인 의미를 덜어내고, 관계를 나타내는 말로 또는 뜻을 더하는 말로 역할을 바꾸어 나갈 겁니다. 언어의 변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형식 문법 기능 문법화 과정 조사 사용

2022-11-27

[등불 아래서] 이상 유 (異狀 有)

 군대에서 잘 쓰는 말 중에 이상(異狀) 무(無)라는 말이 있다. 보고하거나 점호를 끝내면서 “이상 무”라고 외친다. 처음에는 보고할 것이 더 이상 없다는 뜻으로 알았다. 말 그대로 以上(이상)이었다. 선생님의 조례가 끝나면 항상 듣던 말이 아니던가!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도록. 이상”   그러나 “이상 무”는 전혀 다른 의미였다. 평소와 다른 것이 없다, 즉 “별 볼 일 없다”란 말이다. 조직 사회에서 사람들은 안전감을 느끼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평소와 다름이 없다” 위험이 없고, 편안한 생활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생활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순간에 우리는 이런 꽃길(사전은 이 말의 뜻을 아름답고 화려한 길이 아니라 순탄하고 순조로운 길의 비유라고 적고 있다)을 마다하게 되는데, 이는 꽃길이 바른길 혹은 좁은 길을 만나는 때이다.   17세기 스코틀랜드에서도 이런 좁은 길이 나타났다. 당시 예배의 개혁을 원했던 스코틀랜드 교회에 국가가 정한 예배 형식을 강요한 일이 있었다. 1637년 7월 23일, 에든버러의 세인트 자일스 예배당에서 처음으로 이 형식에 따라 예배가 시작되자, 당시 노점상을 하던 제니 게데스 할머니가 의자를 사제에게 던지며 외쳤다. “거짓말하는 도둑놈” 그러자 다른 이들도 의자, 지팡이 심지어 성경책을 던졌다. 경건한 청교도들이 예배 시간에 말이다!     순탄한 길이 아니라 시민 혁명이라는 좁은 길, 고된 길로 들어서는 시작이었다. 현대의 눈으로 당시 영국 교회를 모두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경이 말하는 “왕 같은 제사장”들은 성도인 자신이며 그 나라는 세상의 왕이 결정할 수 없다고 성도가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사는 사람들을 성도라고 부른다. 어찌 “이상 무”가 쉽겠는가. 더구나 세속을 미워하지만, 이웃으로 세상을 사랑해야 하는 이들에게 더욱 그러하다. 많은 경우 교회는 세상이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성경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눈에 있는 들보부터 개혁해야만 한다. 꽃길이라는 익숙한 이름 아래 “이상 무”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꽃길은 이제 유효기간이 다했다면서 더 좋은 꽃길을 찾아 나서려고 해서도 안 된다. 뉴노멀로 또 들어서지 말고 좁은 길을 만나야 한다. 예배이건 열심이건 선교이건 말씀이 아니라 사람의 관행에 익숙해진 꽃길은 바른길이 아니다.     이상이 있다고 말해달라! 그리스도의 몸이여, 교회답지 못한 모든 것에 저항하고 사랑으로 진리를 외쳐달라!     [email protected] 한성윤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예배이건 열심이건 스코틀랜드 교회 예배 형식

2022-07-04

가주 추가 경기부양금 가능성

올해 가주 정부의 세수 흑자규모가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추가 경기부양금 지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가주의회 산하 정책분석실(LAO)은 18일 예산안 보고서를 발표, “올해 가주는 당초 예상했던 세수 흑자 예상치(457억 달러)보다 60억~230억 달러를 더 거두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개인 소득세, 판매세, 법인세 등에서 더 많은 세금을 징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가주에서는 세수 흑자에 따른 추가 경기 부양금 지급에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가주는 지난 1979년 제정된 ‘갠  리밋(Gann Limit·프로포지션 4)’ 규정에 근거, 예산 흑자가 날 경우 초과분을 납세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 역시 지난 1월 추가 경기부양금 지급과 관련, “오는 5월 예산안이 마련될 때 납세자에 대한 추가 경기부양금 지급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현재 심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다. 이로 인해 가주 의원들은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앤서니 렌던(민주) 가주 하원의장은 “팬데믹 사태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경제 상황, 예산 집행 등에 대한 미래를 속단할 수 없다”며 “인플레이션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추가 경기부양금 지급에 대해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세수 흑자 분을 경기부양금 형식으로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브라이언 존스(공화) 가주 상원의원은 최근 “지난 1월까지 가주는 약 457억 달러의 세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는 모든 가주민에게 1인당 1125달러 또는 4인 가족 기준으로 4500달러를 돌려줄 수 있는 액수”라고 주장했다.   한편, 가주 정부의 세수는 팬데믹 사태에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4~6월의 경우 가주 지역 기업들은 2168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38.8%의 상승폭을 보였다. 팬데믹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7.4% 상승했다. 소득, 판매, 법인세가 전년 대비 40% 상승했는데 이는 2019년 9월 대비 60% 오른 수치다. 장열 기자경기부양금 가능성 추가 경기부양금 경기부양금 형식 세수 흑자규모

2022-02-22

"올해도 경기부양금 주자" 가주 상원의원 주장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초과 세수를 납세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수 흑자로 인한 초과분을 경기부양금 형식으로 주민들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존스(공화당) 가주 상원의원은 2일 “1월 현재 가주는 약 457억 달러의 세수 흑자가 예상된다”며 “이는 모든 가주민에게 1인당 1125달러 또는 4인 가족 기준으로 4500달러를 돌려줄 수 있는 액수”라고 주장했다.   이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팬데믹 사태 장기화로 인해 추가 경기부양금 지급을 고심하는 가운데 나온 주장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세수 초과분으로 추가 경기부양금을 지급하는 건 법적으로도 실현 가능한 일이다.   존스 상원의원은 “가주에서는 지난 1979년 제정된 ‘갠 한도(Gann Limit·프로포지션4)’에 따라 예산 흑자가 날 경우 초과분을 납세자에게 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오는 5월 예산 개정안이 이루어질 때 추가 경기부양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뉴섬 주지사 역시 지난 1월 추가 경기부양금 지급과 관련, “올해 납세자에 대한 추가 환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가주 정부의 세수는 팬데믹 사태에도 불구하고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6월 가주 지역 비즈니스는 2168억 달러 규모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38.8% 상승한 것이다. 팬데믹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7.4% 상승했다. 소득, 판매, 법인세가 전년 대비 40% 상승했는데 이는 2019년 9월 대비 60% 오른 수치다. 장열 기자경기부양금 상원의원 추가 경기부양금 상원의원 주장 경기부양금 형식

2022-02-03

[J네트워크] 바이든과 시진핑의 '민주' 싸움

 ‘민주냐 전제(專制)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시진핑 주석을 때리고 싶을 때마다  쓰는 말이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민주주의적인 구석이라곤 전혀 없다”고 말했다. 4월엔 미·중 관계의 핵심을 “민주주의와 전제정치의 문제”라고 정리하더니 12월 9~10일엔 108개 국가를 초청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세계적인 반중국 블록 구성에 나서는 것이다.     시 주석이 가만있을 리 없다. ‘중국식 민주’를 내세워 더는 서방이 ‘민주’를 갖고 중국 때리기에 나서지 못하게 맞불을 놓고 있다. 시 주석은 우선 ‘서구 민주’를 공격한다. “민주는 소수 국가의 특허가 아니다”라며 “인민이 투표할 때만 관심을 받고 선거 후 냉대를 받는다면 이런 민주는 진정한 민주가 아니다”라고 비판한다. 또 “선거 과정에서 어떤 승낙을 받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런 승낙이 얼마나 실현되느냐”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중국식 민주’를 내 세운다. 시 주석의 말을 들어 보면 중국식 민주주의 형식은 ‘인민대표대회’, 내용은 ‘전과정인민민주’다.   시 주석은 인민대표대회 제도가 “중국의 국정과 실제에 부합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보장하는 좋은 제도로서 인류의 정치제도 역사에 있어 위대한 창조”라고 추켜세운다.     그러면서 2019년 11월 자신이 처음 제기한 ‘전과정인민민주’를 강조한다. 전과정인민민주는 서방 민주와 다른 두 가지 특징을 갖는다고 한다.     첫 번째, 서방의 민주가 서로 다른 이익집단 간의 다툼에 불과한데 전과정인민민주는 모든 사람의 이익을 대변한다.     두 번째, 서방 민주는 민주를 ‘경쟁성 선거’로만 이해하지만 전과정인민민주는 선거에서 감독까지 모든 걸 포함한다.     현대 민주주의가 여러 문제점을 내포한 건 맞다. 보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중국식 민주’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하는 말과 현실이 다르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의 한 인권 운동가는 시 주석의 말을 “중국에도 민주가 있다고 그저 우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운동가는 “인민대표대회 사무실에도 들어갈 수 없는 게 중국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중국에선 '민주’의 토대인 ’언론의 자유’가 없다. 중국 언론은 스스로 자신의 성(姓)을 '당(黨)’이라고 하지 않나. 아무튼 시 주석은 이제 '중국식 민주’의 기치를 올리며 '민주’에 대한 해석권을 놓고 서방과 기나긴 싸움에 돌입한 모양세다. 이 다툼은 인류의 운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장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대받은 우리나라는 어떤 자세로 회의에 임할지도 관심이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J네트워크 시진핑 민주 민주주의 정상회의 현대 민주주의 민주주의 형식

2021-11-25

[학자금 칼럼] 재정보조의 형식을 따를 것인가, 원칙을 따를 것인가

요즈음과 같은 팬데믹 시대에 자녀가 대학진학 시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라면 재정보조가 아닌 가 하는 생각이다. 항간에 왜 미국이 교육의 천국이라고 불리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미국과 같은 교육여건이 좋은 나라는 전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무상교육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특혜를 단순히 생각해 넘어갈 수 있겠으나 고등학생 1인당 연간 교육예산이 수만달러에 달하는 것을 보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대학진학에 따른 연방정부와 주정부 및 대학의 자체적인 기금을 통해 재정보조를 잘 지원받으면 자녀가 면학의 꿈을 이뤄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오직,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재정보조는 잘 활용하게 되면 한명이 대학을 진학하든지 혹은 두명이 동시에 등록하게 되든지 재정보조 지원을 잘 지원하는 대학을 선택할 경우에 가정에서는 충분히 재정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원금 외에도 대학의 재정보조 기금이 더욱 많이 있는 사립대학들은 일반적으로 주립대학보다 더욱 저렴히 진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녀들의 대학선택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을뿐만이 아니라 더욱 뻗어 나갈 수 있는 전문분야에 대한 기회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많다. 자신이 노력만하면 모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만해도 풍성한 은혜가 아닐 수 없지만 부모들의 입장에서 한두푼을 더 벌려고 고진분투하는 노력에 비하면 연간 8만달러 이상의 총학비가 넘는 사립대학들의 엄청난 교육비를 생각할 때에 무엇보다 이 부분에 대한 시간과 노력을 조금이라도 투자해 보는 일 만큼 더 중요한 문제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문의해 오는 공통된 질문 중의 하나가, “한가지만 질문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제일 많다고 할 수 있다.       언젠가 한번 생각해 보았는데 이러한 질문을 하는 부모들 중에 단 한명도 그 한가지 문제만 해결이 되면 진행에 따른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눈앞에 보이는 궁금한 한가지만 알면 나머지는 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만감에 기준한 모양새일 뿐이다.    지원하는 대학에서 웹사이에서 제공하는 Net Price Calculator내용만 믿고 대학들을 선정하는 자체가 잘못된 편견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Net Price Calculator는 오히려 대학이 이를 통해 대학자체내 Marketing에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인지하기 바란다. 과연 가정의 매우 자세한 자산내역을 입력하도록 요구하지도 않고 가정분담금(EFC)를 가장 높여주는 부분에 대한 계산도 거의 하지 않고 단지 웹사이트 내의 Disclamer 를 통해 나중에 수입과 자산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결과치가 바뀔 수 있다고 하거나, 아예 어떤 대학들은 어떤 종류의 수입과 자산은 본 계산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아주 조그맣게 기재된 내용들의 의미를 모르고 진행한다는 문제이다.     가정에서 재정보조 진행에 있어서 실패하는 가장 주된 원인은 학부모들이 형식에만 치중하는데 그 근본원인이 있다. 단 한번도 재정보조진행에 있어서 가정분담금이 주는 영향과 어떠한 부분에 문제점이 있는지 조차 검토하려 하지 않는 게으름과 무관심에 문제가 있을 뿐만이 아니라 마감일에 급급해 신청서를 제출만 하면 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대학진학 시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재정보조의 근본원칙과 사전설계와 준비를 소홀히 하면 그만큼 댓가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에 어느 학부모가 큰 현금자산이 있는데 조금만 신경을 써서 가정분담금 계산에 적용되지 않도록 사전설계를 누차 강조한데로 진행했다면 자산도 수만달러 증가하고 재정보조금도 수만달러를 받을 수 있었는데, 고집하다 최근에 자녀가 보스턴 대학으로 진학하며 단 한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8만달러가 넘는 After-Tax 달러를 매년 지불하며 대학을 진학하게 된 것이다.      결국, 앞으로 4년만 바라봐도 30만 달러가 넘는 큰 비용을 그렇게 쌓아두고 지키려했던 현금자산을 탕진하게 된 것이다. 우리 자신의 고정관념으로 치뤄야 할 대가는 지금 준비해 놓지 않으면 실질적인 비용으로 다가올 것이다. 도박을 해도 확률있는 도박을 해야 할진데 자녀들의 미래가 바뀔 수 있는 재정보조의 사전준비와 진행에 대한 고정관념은 정말로 너무 큰 비용으로 다가올 수 있기에 학부모들의 더 많은 관심과 주의가 이 부분에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오는 10월 16일 (토) 동부시간으로 오전 10시에 애틀란타 중앙일보 주최 세미나에서 필자는 재정보조 신청과 진행에 관한 중요한 내용으로 특별강의를 할 예정이다. 중아일보 웹사이트를 통해 등록하면 세미나 링크를 행사 전에 받아 청취할 수 있다. 등록은 atl.koreadaily.com이나 agminstitute.org 에 가면 할 수 있다.   ▶문의: 301- 213719, [email protected]      리처드 명 / AGM 인스티튜트 대표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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