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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나에게 주는 선물

나에게 선물을 준다 / 값 비싼 시계도 아니고 / 버켓리스트 여행 티켓도 아니다 / 모두 환호하는 money도 아니다 //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언덕 / 그곳에 피어난 들꽃, 그 이야기 / 서쪽으로 가기만 하면 만날 수 있는 / 미시간호수의 출렁이는 파도, 그 소리 / 바람에 눕는 풀들의 춤사위 / 시간마다 그림을 그리는 하늘, / 구름의 사연을 모은 선물 // 잘 한 것도, 수고한 것도 없는 나에게 / 부끄럽지 말라고 가장 찾기 쉬운 것으로 / 움직이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 깨어 있어야 느낄 수 있는 것으로 / 두 손 모아 내게 주는 선물 //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 위로 / 쏟아지는 햇살과, 어둠 밝히는 별빛 노래 / 세상 하나 밖에 없는 날 빚은 당신 것으로 /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 내내 / 당신이 만든 것들을 모아 감히 /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오랜 시간 살다 보니 관심 없던 나에게도 애정이 간다. 살면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다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이 살았다. 주어진 환경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그냥 잘 적응하며 살아왔다. “No!”라는 반응을 자제하며 살았던 시간 때문에 손해를 볼지언정 손가락질 당하지 않았음을 감사하며 살았다. 아이러니 하게도 자기 자신에 대하여 알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매일 삶에 붙들려 살아 가다 보니 나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동이 트고 아침이 오면 일어나 일터로 나가고 저녁이 되면 갔던 길을 되 돌려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봄길 가로수에 꽃이 피는 줄도 몰랐다. 노을이 붉게 물드는 언덕을 지나치면서도 노을이 지고 밤이 온다는 사실조차 무심히 지나치며 살아왔다. 눈물이 메말라 그다지 울고 싶은 날도 없었다.   나를 알아가기에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내 안에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 볼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사실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이나 내게 처한 환경이 살아 가는데 주어진 피할 수 없는 요소이려니 생각했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라는 진리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나는 과연 생각하는 사람인가?에 대해 알려고 했던 시간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늘 상대에 대하여, 가족에 대하여, 단체와 조직에 대하여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내가 상대를 대하는 가장 중요한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조직과 단체의 한 멤버로서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알려고도,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한 발자국 떨어져 나의 말이나 행동, 생각하는 사고의 패턴을 관찰하는 것이 남은 삶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과 걸어야 할 길이 되리라는 생각에 의심 없이 동의 하면서도 말이다.    누구도 인생을 단거리 경주에 비유하지 않는다. 인생은 먼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편편한 인생길 만이 아니라 높은 언덕을 오를 때도 있고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올 때도 있다. 시원한 그늘을 지날 때도 있지만 뙤약볕에 온몸이 달아올라 숨이 턱밑에 멈출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이 내가 원하고 바라던 길을 가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원치 않는 길을 힘들게 가고 있다면 다시 생각하고 길의 방향을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나를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는 말이다.   매일 매일의 삶이 특별한 시간이고 소중한 선물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주고 싶다. 그 선물이 손에 잡히는 물질적인 선물이 아님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다. 그 동안 수고했으니 건강을 위해 골프장 멤버쉽 카드를 건네거나, 버켓리스트인 유럽여행 비행기표가 될 수도 있겠다. 아니면 바닷가 근사한 식당에서 프라임 비프나 랍스터를 와인과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해 보라. 특별한 행복을 즐긴 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있을 나의 모습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는 그 특별한 선물들을 때마다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시인, 화가)    누구에게 감사의 표시로, 격려와 칭찬의 의미를 담아 주는 것을 선물이라고 한다. 그동안 잘 달려 온, 잘 견디어 온, 나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 지난 해부터 나는 내게 줄 선물을 챙기고 있다. 나에게 주는 선물은 신기하게도 나에게 속한 것들이 아니었다. 나를 지으신 당신에게 속한 것들이었다. 마중물 같은 한 바가지의 물이었다. 호수(Michigan Lake)와 숲(Natural Preserve Park)과 들꽃, 하늘과 구름, 풀을 누이는 바람이었다. 사랑과, 기대와, 꿈의 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것들 이었다. 시들해진 하루는 시간마다 풍경마다 살아나고 있다. 쉼의 진정한 의미는 나의 짐을 내려놓음에 있지 않을까? 어디에서든 어떤 시간에서든 불편한 나를 풀어 쉼으로, 내려놓음으로 가져갈 선물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내 주변 가까운 곳에 있다.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선물 시간 때문 유럽여행 비행기표 버켓리스트 여행

2024-06-24

“한 폭의 그림 보는 것 같아”

    지난 30여년 간 유럽만을 여행한 유럽여행 전문작가 곽노은 씨가 진행하는 ‘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와 예쁜 마을 그리고 크루즈 여행’ 강의가 오는 30일(화) 줌(Zoom)으로 진행된다.   이번 강의는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동부를 둘러보며 작은 개선문이 디종, 사랑의 도시 트루아, 플라비니 쉬르 오즈랭과 스트라스부르, 마카롱의 원조 도시 낭시, 콜마르, 에기쉐임, 리보빌레, 리크위르, 케제르베르를 방문하고 남부의 샤모니 몽블랑과 안시를 방문한다.     중부에서는 잔다르크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투르와 오를레앙, 아름다운 중세 마을들인 로카마두르, 꽁크, 카스텔로 라 샤펠, 생 브누아 뒤 소, 생 시르크 라포피, 샤를라 라 카네다, 캉드 생 마르탱과 도자기 마을로 유명한 리모주를 찾는다.    또한 다 빈치의 발자취를 찾아 앙브아즈 성, 샹보르 성, 클로뤼세 성을 들러, 북서부에서는 고흐가 죽고 묻힌 오베르 쉬르 우아즈, 모네가 마지막 43년을 산 지베르니, 루앙대성당이 우뚝 서있는 루앙, 코끼리 절벽이 있는 에트르타, 예쁜 항구마을 옹플뢰르, 성벽의 도시 생 말로, 반목조 건축물이 유명한 디낭, 3천개의 열석이 세워져 있는 카르나크, 굴양식으로 유명한 캉칼 그리고 천공의 섬으로 불리는 몽 생 미셸 수도원을 둘러본다. 이날 강의에서는 유럽을 여행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전세계 크루즈를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도 공개된다.       문의: nounkwak@yahoo.com   링크: https://us02web.zoom.us/j/4534444513?pwd=WWlYVXhqL0tMRVlUSTQ5S21JYzl2dz09&omn=84750300776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프랑스 크루즈 유럽여행 전문작가 크루즈 여행 도시 트루아

2024-01-24

남가주만 올해 6000명…한인 유럽 여행붐

엔데믹과 함께 남가주 한인들의 유럽행이 크게 늘어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한인여행사 7개 업체에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유럽 여행 수주 실적을 문의한 결과 최소 3800명에 달하는 한인들이 유럽 각지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한인들의 유럽행 러시는 9월 이후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투어 상품 예약을 완료한 한인수가 최소 2200여명으로 집계된 것. 각 업체가 모객을 진행 중인 데다가 아직 모객을 시작하지 않은 상품들도 있어 총 여행객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유럽 여행을 다녀왔거나 계획 중인 남가주 지역 한인수는 최소 6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업체별로 적게는 50%, 많게는 300%가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도 동일 또는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보복여행 심리가 폭발한 데다가 강달러 영향이 유럽여행 붐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호관광신영임 부사장은 “8월까지 1500여 한인이 유럽 투어를 다녀왔다. 특히 3월부터 서유럽, 동유럽 등 일주일에 100명 이상씩 떠났을 정도”라며 “9월부터 11월까지 예약이 몰리고 있다. 연말연시 수요까지 고려하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예약자가 660명에 달해 올 한 해 유럽여행 총 예약인원이 지난해보다 300% 증가할 것 같다. 팬데믹 이전보다도 소폭 증가한 수준으로 예전과 달리 가족 단위 여행팀과 젊은층이 두드러지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푸른투어 이문식 이사는 “1월부터 8월까지 월평균 120명이 떠났는데 이달 이후 연말까지는 25~50%까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연간 유럽 여행자 수로 따지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보다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유럽 여행객수 증가폭이 60%에 달한다는 춘추관광의 그레이스 이 팀장은 “서유럽, 북유럽이 인기가 많았다. 패키지 여행 이외에 4~6명 정도의 가족 VIP투어에도 한인들이 많이 몰렸으며 예전과 달리 한 나라를 자세히 돌아보는 FIT 투어와 고객이 원하는 일정과 스타일을 반영한 맞춤 투어가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미래관광 스티브 조 부사장도 “유럽 관광객 중 50%가 북유럽을 다녀왔으며 이달부터 연말까지는 서유럽, 성지순례 등에도 한인들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드림투어 김성근 대표는 “대형업체들보다 광고도 적게 하는데 입소문을 통해 한인들이 몰려 팬데믹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내달 10일 출발하는 동유럽, 발칸투어에만 60명이 넘게 예약을 완료했다.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도 곧 모객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인들이 선호한 지역으로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 스위스 등이 포함된 서유럽이 가장 많았으며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체코, 헝가리, 폴란드,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순이었다.   한편, 올 여름시즌 유럽여행을 다녀온 미국인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행보험업체 알리안츠파트너스가 실시한 여름 인기 유럽 관광지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메모리얼데이에서 노동절 사이 유럽 여행에 나선 미국인이 전년 동기보다 55%가 급증했다.   인기 여행지로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아일랜드 더블린, 이탈리아 로마와 밀란, 스페인 바르셀로나,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그리스 아테네 순이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남가주 여행붐 유럽 여행객수 남가주 한인들 서유럽 북유럽 유럽여행 한인여행사

2023-09-11

내년부터 유럽여행시 사전승인서 필요

    미국 시민권자 신분으로 내년부터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하나 생겼다.   지금까지는 유럽을 여행할 경우 무비자로 갈 수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유럽 여행정보 인증제도(ETIAS)'를 통한 사전 승인 신청 절차가 필요하게 됐다.     신청 양식은 ETIAS 공식사이트(https://travel-europe.europa.eu/etias/what-etias_en)나 모바일 신청사이트를 통해 작성할 수 있다. 수수료는 7유로(7.79달러 전후)이다. 이와 관련한 문의나 승인서 전달 등 모든 연락 수단은 이메일로 이뤄진다.   여행허가가 승인된 사람은 승인서가 발급된 날부터 ETIAS를 요구하는 유럽 국가를 180일 안에 최대 90일까지 머물 수 있게 허용된다.   ETIAS 측은 여행허가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면 보통 수분 안에 처리되며 일부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 4일 안에 결과를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신청자가 추가 서류를 제출해야 하면 최대 14일까지 소요될 수도 있다.     ETIAS 여행허가 승인은 3년 동안 유효하거나 신청시 제출한 서류 만료일 중 날짜가 빠른 것이 먼저 적용된다.   여행허가 승인은 미국 여권 등 개인 여행 서류와 연동되며 이는 ETIAS를 요구하는 유럽국가에 입국할 목적으로 비행기나 버스, 배를 탑승할 경우 필요한 서류들이다.      김병일 기자유럽여행 사전승인 유럽여행시 사전승인 여행허가 승인 유럽 여행정보

2023-07-25

‘킹달러’에 한인들 유럽여행 크게 늘었다

  ‘킹달러(달러 초강세)’ 덕으로 여름 휴가시즌이 끝났음에도 유럽을 찾는 한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며 한인 여행사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LA한인타운 여행사들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각각 수백명씩 유럽여행을 떠났으며 10, 11월은 물론 연말연시까지 예약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한인들의 유럽여행 붐에 대해 여행사 관계자들은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탓에 유럽국가들의 규제가 풀리면서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불붙은 데다가 최근 달러화 강세가 기름을 부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지난달 서유럽 일주 80명을 비롯해 스페인, 그리스, 터키 60명 등 140명이 다녀왔다. 이번 달에도 스페인, 포르투갈 30명을 포함해 100여명이 예약을 끝냈다. 항공권 가격이 인상되고 좌석 구하기도 힘들어 아예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까지 사전 구매해 놓고 고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관광 스티브 조 부사장도 “지난달 북유럽, 동유럽, 서유럽 등 5개 투어상품을 통해 총 155명이 다녀왔다. 10월에도 이탈리아, 터키/그리스 등 4개 상품에 71명, 11월은 3개 상품에 75명이 예약을 끝낸 상태”라며 “유럽 전문 여행사로서 현지 사정에 밝아 숨겨진 명소, 최적, 최상의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른투어도 지난달 한인 120명이 서유럽 4개국, 이탈리아 일주, 스페인/포르투갈 등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문식 이사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유럽 4개 상품 예약자 수가 10월과 11월에 각각 100여명씩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춘추여행사에 따르면 9월 여행객이 포르투갈 116명, 터키/그리스 44명 등 160명에 달했으며 10~11월도 현재까지 167명이 예약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이 담당은 “스페인, 포르투갈은 현지 관광청과의 협력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벌써 내년도 예약 문의가 몰리고 있어 얼리버드 세일도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아주투어도 현재 박평식 대표가 동행한 여행팀이 터키 지역을 관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발 유럽 항공권 가격이 지난 여름 시즌에 비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유럽여행 붐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행항공권 전문사이트 트리프티 트래블러의 카일 포터 편집장은 “지난 7~8월 900~1200달러에 달했던 항공요금이 떨어지고 있다. 유럽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발 국제선 왕복 항공권 평균 가격은 891달러로 지난 2019년 동기보다 12%가 비싸지만, 올해 6월의 1064달러에 비해서는 16.3%가 하락했다. 박낙희 기자유럽여행 킹달러 la한인타운 여행사들 한인 여행사들 한인 관광객들

2022-10-02

유럽여행 VIP 특별 세일…아주투어 20~30% 할인

‘US 아주투어(대표 박평식)’가 유럽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한 VIP 스페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박평식 US 아주투어 대표는 “달러 강세로 유럽 여행상품을 20~30% 세일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유럽의 숨은 보석인 튀르키예, 포르투갈, 파타고니아와 아프리카 투어를 알리기 위해 VIP 세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그리스(+산토리니)는 오는 9월 20일에 출발한다.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등 자연유산과 ‘신들의 야외박물관’으로 통하는 그리스의 문화유적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튀르키예 일주(9일)는 기존 2499달러+항공료에서 1999달러+항공료로 세일한다.   스페인.포르투갈은 10월 7일에 출발한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바르셀로나, 유네스코 문화유산 대학도시 살라망카, 아랍 문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알함브라 궁전, 정열과 투우의 도시 세비야 등을 찾는다. 현재 600달러 내린 2999달러+항공료에 여행할 수 있다.     이어 11월 3일에는 아프리카.두바이 여행을 떠난다. 주류 여행사 3만2000달러 상당의 투어를 1만 2999달러+항공료부터 선보인다. 더 빅토리아 폴스 호텔, 프리미엄 사파리 차 등 VIP를 위한 초특급 일정으로 구성했다.   파타고니아·칠레.아르헨티나는 11월 29일 출발로 2000달러 내린 1만 999달러 특가에 선보인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www.usajutour.com)에서 찾을 수 있다.     ▶문의 : (213)388-4000, 4001  유럽여행 세일 유럽여행 vip vip 세일 유럽 여행상품

2022-08-07

달러 강세, 한인 유럽여행 폭발

달러화 강세로 유로화와 환율이 동등해지면서 유럽 여행 수요 급증으로 한인여행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에 일부 유럽 여행 상품은 가격을 내려 예약이 늘고 있다”며 “가족과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업계의 말처럼 2002년 이후 지난 20년 동안 유로화는 달러를 능가했지만 달러 대비 유로 통화 가치는 지난 1년 동안 15% 하락했다.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지난주 두 통화 환율이 1:1 패리티에 도달하면서 한때 0.9998달러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유럽연합 모든 지역에서 미국 여행객들이 1999년에 설립된 유로 초창기 이후로 볼 수 없었던 수혜를 입고 있다.     이런 유럽 여행의 폭발적인 수요에 한인여행업계에서 선보이는 유럽 여행 상품은 거의 50여개에 이른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근 국가까지 전운이 감돌고 있어 동유럽보다는 서유럽, 북유럽,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지가 인기다.     업계에서 가장 추천하는 유럽 여행지는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북유럽으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4개국을 여행한다.     삼호관광, 아주관광, 미래관광, 푸른투어 등에서 북유럽 4개국 10~11일 여행 상품을 3500~4000달러(항공료 별도)에 선보인다.     지난주 고객과 북유럽 여행을 다녀온 박평식 아주관광 대표는 “북유럽 현지는 팬데믹으로부터 벗어난 분위기가 만연해 좀 더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며 “달러화 강세로 선물 구매나 쇼핑할 때 이전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     삼호관광은 북유럽 여행을 비롯해 10개 넘는 다양한 유럽 상품으로 적극적인 유럽여행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영임 삼호관광 부사장은 “달러화 강세를 적용해 지난 6월부터 유럽상품 가격을 20% 내렸다”며 “인기 유럽 여행지 상품은 코로나 이전 수준과 비슷하게 예약률을 보인다”고 밝혔다.     푸른투어는 ‘유럽 1개국 깊이보기’ 마케팅으로 특정 유럽국가를 깊이 있게 즐기려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문식 푸른 투어 이사는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일주, 이탈리아 일주, 그리스 일주, 스페인 일주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음식과 호텔 고급화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여행 조응명 부사장도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북유럽과 서유럽 여행 관심이 최근 높아졌다”며 “달러 강세로 펜데믹전보다 투어 및 호텔, 식사 비용이 낮아져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 엘리트 투어의 그리스 튀르키예, 춘추여행사의 스페인· 포르투갈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유럽여행지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유로화의 약세와 달러화 강세로 미국 여행객들의 쇼핑도 늘었다. 재정서비스 업체 플래닛에 따르면 미국 여행객들은 지난 6월  2019년 6월과 비교해 유럽에서 56%나 더 많은 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가 위축된 미국 여행객들이 달러 강세로 유럽에서 사치품, 고급 와인 및 고급 숙박 시설 등에 부담 없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서유럽 여행을 다녀온 한 여행객은 “예전에는 3유로 또는 4유로 정도 저렴한 와인을 샀지만 이번 여행에는 달러 강세로 더 비싼 와인을 샀다”며 “디자이너 브랜드도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유럽여행 강세 북유럽 여행 유럽여행 마케팅 한인 여행업계

2022-07-20

유럽 여행길 열렸다…너도나도 "떠나자"

코로나 규제 완화로 유럽국가들이 미국인의 입국을 재개하면서 올여름 유럽여행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인여행사들도 유럽투어 상품을 출시하고 열띤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여행보험전문 알리안츠 파트너스가 발표한 ‘올여름 유럽 여행지 톱10’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여행에 나서는 미국인은 지난해보다 60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이들 중 75%는 7일 일정으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메모리얼데이와 노동절 사이에 예약된 5~8일 일정 여행에 대한 항공 스케줄 4만여개를 분석해서 나왔다.     이처럼 여름철 유럽여행 수요 급증에 따라 LA지역 한인여행사들도 신문과 유튜브 등을 통해 유럽투어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US아주투어는 내달 6일 출발하는 11일 일정의 스페인-포르투갈 투어(3399달러+항공료)를 비롯해 10일간 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덴마크를 돌아보는 북유럽 4개국 투어(4299달러+항공료), 8일 일정의 아이슬란드(4499달러+항공료) 등을 출시하고 모객에 나섰다.   투어에 직접 동행하는 박평식 대표는 “올봄부터 터키, 그리스를 시작으로 유럽 여행길이 열리면서 유럽투어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여름철 유럽투어는 북유럽쪽이 인기가 많아 북유럽, 서유럽, 스페인 순으로 모객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웹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투어상품을 홍보하고 있는 푸른투어도 내달 9일 출발하는 스페인(2699달러+항공료)을 비롯해 스위스(3899달러+항공료), 이탈리아(2699달러+항공료), 그리스(1999달러+항공료) 등 9일 일정 투어가 출발 확정된 상황이다. 10일 일정 상품으로는 북유럽 4개국(3499달러+항공료)과 터키(1899달러+항공료)가 각각 6월과 7월에 출발 확정됐다.   이문식 이사는 “지난해에는 유럽 여행이 없다시피 했지만 지금은 상품마다 20~30명씩 출발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여러 나라를 돌아보는 상품보다 한 나라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속속 자세히 둘러보는 상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터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발칸 6개국 투어상품을 홍보하고 있는 유럽전문여행사 미래여행 관계자에 따르면 투어 상품당 20~26명의 소그룹으로 투어에 나서며 이탈리아 10일 일주의 경우 동반자는 20% 할인도 제공한다. 항공권의 경우 여행지를 선택했다면 예약을 빨리할수록 좋은 가격에 발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주 스페인 9일 투어에 이어 터키 일주 인솔에 나선 드림투어 김성근 대표는 “스페인은 13명, 터키는 25명이 참가했다.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쉬었지만 한인들이 다시 여행에 나서며 투어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내달에도 서유럽일주 13일, 스페인/포루투갈 12일, 독일/베네룩스 11일 투어가 출발한다”고 알려왔다.   미대륙횡단 등 국내 및 고국방문 투어에 주력하고 있는 삼호관광은 7일 일정의 아이슬란드 투어(4499달러, 항공료 포함)를 출시했다. 박낙희 기자유럽여행 유럽투어 휴가 한인여행사 투어 관광 여행 NAKI 박낙희

2022-04-28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한인 여행업계 긴장

 엔데믹(Endemic) 분위기에 한껏 부풀어있던 한인 여행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다시 타격을 받고 있다.   28일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사태의 마지막 대유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줄을 잇던 유럽여행 신규 문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뚝 끊긴 상황이다. 지난주 초반까지만 해도 한인 여행사들은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여름 유럽여행 상담을 원하는 전화가 이어져 직원들이 자리를 뜨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24일 새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뉴스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장 유럽여행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와 유럽간 파워게임인 만큼 서유럽 국가들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은 우려하고 있다.   뉴욕 일원 한인 여행업계에서 유럽여행은 전체 규모의 7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중요한 여행시장이다. 팬데믹 첫해였던 2020년 유럽여행은 전무하다시피 해 타격이 컸고, 지난해에도 한인 여행업계가 유럽여행에 다시 박차를 가하려 할 때마다 코로나19 변이가 재확산해 운영이 쉽지 않았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잠잠해 진 데다 각국이 방역조치를 풀고 있어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었는데, 새로운 변수가 떠오른 셈이다.   알렉스 강 동부관광 전무는 “유럽여행 예약을 진행 중이던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입금을 완료하겠냐고 물으니 좀 더 상황을 지켜보다 결정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신규 문의는 없고, 대부분이 몇 달간 상황을 더 지켜보고 예약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어버이날 효도여행 선물을 계획하고 있던 한 한인 여성도 “유럽여행 대신 다른 지역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미 예약을 끝낸 고객들의 줄취소 사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슬란드와 터키·그리스, 알래스카 여행 등이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이다. 아예 여행을 취소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진 않고 있는 셈이다.   변수가 끊이지 않자 최근 한인 여행업계는 유럽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이나 중남미 청정지역 여행을 권하고 있다. 동부관광은 코스타리카와 미서부 캐년, 캐리비안 여행을 내세우고 있고 푸른투어는 오타와 튤립축제, 남부 대륙횡단, 키웨스트 여행 등을 주된 상품으로 내걸었다. 김은별 기자우크라이나 여행업계 한인 여행업계 우크라이나 침공 유럽여행 예약

2022-02-28

동부관광 “새로워진 유럽여행, 안전하게 즐기세요”

미주 최대 한인 여행사인 동부관광(대표 조규성)이 한층 새롭고 안전한 유럽여행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22일 본사를 방문한 조규성 동부관광 대표는 "여행규제가 지난 8일부터 완화되면서 백신을 맞았다면 유럽여행을 다녀와도 격리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아직 한인사회에선 여행이 위축돼 있는 것 같아 좋은 상품을 많이 소개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동부관광은 2019년 가을 유럽지사를 이탈리아 로마에 열고, 1000명 가량의 여행객을 확보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100% 환불조치를 해줘 큰 손해를 봤다. 미국 관광도 전면 중단돼 수입이 전혀 없는 가운데 대출로 2년을 버텼다. 다행히 백신접종 확대와 더불어 규제도 완화됐고, 전 세계가 '코로나19와의 공생'으로 방향을 트는 만큼 최근엔 여행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여행, 그중에서도 12월 이탈리아 일주 상품이 가장 인기다. 내년 봄 여행상품 예약은 더 많다. 스페인·포르투갈, 베네룩스 튤립축제와 동프랑스·서부스위스와 마테호른 상품예약이 이어지고 있다.     조 대표는 "2명 이상 모이면 무조건 출발을 보장한다"며 "저희는 유럽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해 드리면서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부관광은 지난 2년간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유럽지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입국조치가 완화되면서 뉴욕을 방문, 본사를 함께 찾은 윤복기 유럽지사장은 "최근 한인 분들을 모시고 성당 투어를 했는데 입장하는 데 1시간이 걸릴 정도로 여행객이 많았고, 스페인광장 근처 명품거리에도 인파가 북적인다"며 "여행업계가 회복되는 분위기인데 아시안은 전혀 볼 수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동부관광은 뻔한 유럽여행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겠다고도 전했다. 이탈리아 해안을 즐길 수 있는 친퀘테레, 정원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빌라데스테를 볼 수 있는 티볼리 여행 등이 대표적이다. 파리 외곽의 작은 마을 투어나 스위스 마테호른 트레킹 등 맞춤형 여행도 가능하다. 조 대표는 "팬데믹 이후 여행 트렌드도 더 여유있게, 안전하게, 로컬의 맛집을 제대로 즐기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30년간 동포사회에서 신뢰를 쌓아온 저희를 믿고 찾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동부관광 유럽여행 여행사인 동부관광 유럽여행 그중 조규성 동부관광

2021-11-23

“유럽 2주 여행경비가 2천달러”

워싱턴 지역의 곽노은 여행작가가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도서관과 손잡고 유럽을 가장 쉽고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18년전부터 본보에 여행 칼럼을 기고해왔으며 최근에는 매주 금요일자 C섹션에 ‘곽노은과 함께 떠나는 낭만의 유럽여행’을 연재하고 있다.     곽 여행작가와 페어팩스 카운티 도서관은 펜데믹 이전 다섯차례에 걸쳐 애난데일에 위치한 조지 메이슨 공립도서관에서 유럽여행 연속 강의를 진행해 왔었다.   당시 100여명의 한인이 몰려 대성황을 이룬 바 있는데, 작년부터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강좌를 줌(zoom)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첫 강좌는 오는 17일(수) 오후 7시 ‘세계 최고의 관광대국 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와 마을들’로 열린다.   두번째 강좌는 12월 8일(수) 오후 7시 ‘이탈리아 돌로미티와 고풍스런 도시와 마을들, 세번째 강좌는 내년 2월16일(수) 오후 7시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과 도시 여행’, 마지막 네번째 강좌는 내년 3월16일(수) 오후 7시 ‘스위스의 아름다운 도시와 마을 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강좌를 기획한 제인 김 조지 메이슨 공립도서관 사서는 “곽 여행작가가 페이스북과 워싱턴 중앙일보 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얻고 있다”면서 “그 어느 곳에서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서는 “나 또한 곽 여행작가의 추천과 지도로 유럽여행을 다녀왔었다”면서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라고 전했다.     줌 강의 신청을 위해서는 페어팩스 카운티 도서관 해당 웹페이지(https://librarycalendar.fairfaxcounty.gov/event/8388295, 혹은  https://www.fairfaxcounty.gov/library/events)에 사전 등록해야 하며, 등록자에 한해 줌 링크를 받을 수 있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미국, 특히 워싱턴은 뉴욕이나 보스턴 만큼은 아니더라도 매우 저렴하게 유럽을 여행할 수 있는 지리적 잇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미국에 이민온지 3,40년이 지나도 유럽에 한번 다녀오지 못하는 한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매우 안타깝게 여긴다”고 전했다.     곽 여행작가는 30년 이상 유럽을 여행하며 얻은 값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자 이러한 행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까지는 6시간, 워싱턴에서 프랑스 파리까지는 7시간 30분 걸린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인페로 제도, 로포톤 제도, 아조레스 군도, 스카이 섬 등이 모두 유럽에 위치해 있으며 무엇보다도 가슴 뛰게 만드는 고색창연한 문화 유적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도 바로 유럽”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이탈리아가 58개로 1위, 독일이 51개로 3위, 스페인이 49개로 4위, 프랑스가 48개로 5위에 올라 있다.   그는 “서유럽은 어디를 가더라도 문화적 세계를 받을 수 있는 고풍스러운 도시 유적과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 등 볼 것 뿐만 아니라 먹을 거리도 넘쳐 난다”고 밝혔다.     곽 여행작가는 1980년대 미국에서 사업차 서유럽을 처음 방문했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그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세계 건축사, 문화사 교과서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본보 연재 기사를 통해 유럽 여행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없었던 1960년대, 한국에서 김찬삼 교수의 여행기를 접하면서 동경하기만 했었는데, 미국에 살면서 저렴하게 유럽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많은 한인들이 놓치는 것이 안타깝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바흐와 헨델, 모차르트와 베토벤, 바그너와 말러 등 위대한 음악가들이 불후의 명곡을 남겼던 곳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카라바지오, 렘브란트와 클로드 모네, 고흐, 세잔, 드가,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위대한 화가들도 활동하던 곳도 모두 유럽”이라면서 “인류 문명사에 숱하게 등장하는 호메로스와 단테, 셰익스피어와 헤르만 헤세 등 위대한 문학가의 유산도 유럽에 가야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만난 렘브란트의 그림 ‘야경’을 보면서 결코 경험하지 못했던 전율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이탈리아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 앞에서는 안으로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솟구쳐 오르는 것도 느꼈다.   그는 인생 최고의 여행지로 이탈리아의 돌로미티(Dolomiti)를 꼽았다.     곽 여행작가는 “돌로미티는 마치 금강산 10개 펼쳐진 듯한 절경이 곳곳에서 펼쳐진다”면서 많은 한인들도 여행의 기쁨을 맛보기를 희망했다.   낭만의 유럽여행 줌 강좌에서는 아름다운 여행지를 수 천장의 슬라이드 사진과 설명을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특히 프랑스 여행 14일 여행에 2천달러,  그리스 12일 여행에 1500달러, 유럽의 3대 미봉 여행에 2500달러, 스페인 일주14일 여행에 2천달러 등 매우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까지 모두 알려준다.   그는 심지어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 렌트카 이용료 등을 합쳐 3-7일 여행 코스에 1천달러 미만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많은 비용 때문에 유럽여행을 미루었거나, 자유로 유럽여행 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마춤의 강의”라면서 “사정상 유럽여행을 할 수 없는 분들에게는 유럽의 아름다운 사진과 설명을 통해 간접적인 유럽여행을 할 수 있으며 훗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긴 후에 유럽으로 떠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여행 초심자들이 짧은 여정 속에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원거리 일정을 잡곤 한다”면서 “이러한 여행 패턴 보다는 한 도시에 숙박 거점을 마련하고 대중교통수단을 통해 1-2시간 내 돌아볼 수 있는 도시를 관광하는 여행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줌강좌도 초심자를 위한 코스로 마련됐다.     17일 오후 7시, 첫 줌강의는 프랑스 파리에서 부터 시작한다.   이후 렌트카로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을 찾아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무덤을 방문하고, 지베르니로 떠나 화가 클로드 모네의 발자취를 찾고, 천공의 섬 ‘몽 생 미셸 수도원’을 방문하며, 수 천개의 열석이 있는 카르나크, 아름다운 해안가 마을 에트르타, 옹플뢰르, 캉칼, 생 말로, 반느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도시 루앙과 디낭 등 프랑스 북서부를 방문한다. 그리고 프랑스 중부의 디종, 트루아, 플라비니 쉬르 오즈랭 마을을 돌아 보고, 프랑스 동부에서는 스트라스부르, 낭시, 메츠, 콜마르 그리고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인 리보빌레, 에기쉐임, 리크위르, 케제르베르 등을 거친다.  프랑스 방문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는 프랑스 여행 최고의 정보가 될 수 있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지난 30여년 간 유럽만을 여행하고 유럽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유럽을 자신 만큼 많이 여행한 사람도 없다고 자부한다.   그는 지난 18년 동안 워싱턴 중앙일보 컬럼니스트로 활약하며 기고한 여행기를 바탕으로 서적 출판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 연재 글과 페이스북 글에 영감을 얻어 유럽 여행의 신기원을 달성한 분들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라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유럽여행 전도사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겠다”고 전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여행경비 유럽 유럽여행 연속 마을 여행 도시 여행

2021-11-11

[US아주투어] 낭만이 반짝 "크리스마스엔 유럽 여행"

'US아주투어(대표 박평식)'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떠날 수 있는 특선 상품을 출시해 모객에 나서고 있다.     US아주투어는 ▶스위스 일주(8일)▶이태리 일주(8일) ▶스페인 일주(9일) ▶그리스 일주(8일) 등 새로운 유럽여행 상품을 선보여 화제다.     지난 8월 박평식 대표가 동행한 아이슬란드와 파리ㆍ남프랑스 투어로 유럽 여행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US아주투어는 크리스마스의 본고장으로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과 축제가 펼쳐지는 유럽 특선 상품을 내놨다.     박평식 대표는 "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여행길이 활짝 열렸다. 자가격리가 면제되고 2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했다면 귀국 후 자가격리 역시 면제된다. 청정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위주의 관광 코스로 더욱 업그레이드했으며 안전과 방역에 대해 만전을 기했다"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어 "유럽 여행을 제일 잘 하는 여행사라는 자부심을 지키고 여행의 행복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일정 호텔 식사를 엄선했다. 11월 그리스 일주와 12월 스위스 일주에는 직접 동행하고 그 외 유럽 여행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US아주투어가 새롭게 출시한 스위스 일주는 쉴트호른과 마터호른 체르마트 등 은빛 알프스 절경을 선사한다. 빙하 특급열차와 온천 루체른 유람선 프레드 머큐리가 사랑한 몽퇴르 등의 일정으로 차별화를 이뤘다. 박 대표가 동행하는 VVIP 투어로 20명 선착순 마감한다. 모든 옵션과 가이드 기사 서비스피 코비드 검사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출발일은 12월 23일.     파리+북프랑스는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에 출발한다. 콩코드 광장과 샹젤리제 몽마르트 언덕 몽생미쉘 영화 '라스트 콘서트'의 무대인 생말로 항구도시 옹플레르 등을 돌아보는 일정이다. 또한 하루 앞서 크리스마스이브에 출발하는 이태리 일주는 베니스 피사 피렌체 시에나 오르비에토 나폴리 폼페이 쏘렌토 로마 등 보석 같은 도시와 미식이 어우러진 상품이다.     스페인 일주는 마드리드 푸에르토라피세 똘레도 세비야 그라나다 몬세라토 바르셀로나를 따라 스페인의 정열과 열정을 만끽하는 여행이 될 전망이다. 출발일은 12월 21일.     또한 그리스 일주에는 박평식 대표가 직접 동행한다. 아테네 고린도 운하 델포이 성역 아폴로 신전 카스탈리아샘 메테오라 산토리니 등 신들이 사는 야외 박물관으로 불리는 그리스의 매력을 들여다본다. 출발일은 11월 3일로 추가 모집 중에 있다.더 자세한 내용 및 예약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웹사이트는 www.usajutour.com     ▶문의: (213)388-4000 

2021-10-14

[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유럽여행-8] 내가 여행한 5개나라 '한 가족같은 느낌'

크루즈 출항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방문지인 마르세유에 도착했다. 이곳은 프랑스의 두 번째 대도시이자 프랑스 최대 무역항이다. 추운 겨울이 없고, 일년 내내 햇볕이 내리쬐는 곳으로 세잔느, 바로크, 마르체 등 유명 화가들이 활동한 도시다. 박물관, 극장, 오페라 극장도 많은 고장이다. 하지만 내 주된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산 정상에 있는 노트르담 데 가르데(수호의 성모마리아)성당을 둘러보고 시내를 좀 거닐어 보자고 마음 먹었다. 프랑스어로 노트르담은 ‘고귀한 여인’, 즉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프랑스 곳곳에 ‘노트르담’이 있는데 파리 노트르담 사원의 정식 명칭은 ‘파리의 노트르담’이며 마르세유에 있는 것은 ‘수호의 노트르담’이다. 나는 미니 관광버스를 타고 산 정상을 찾았다. 아름다운 해안선, 그리고 알렉산드로 뒤마의 소설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실제 모델이 되었다는 외딴 섬 ‘이프’에 세워진 감옥, 그리고 산 정상에 건축된 거대한 성당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오후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노천 카페에서 와인 한 잔을 3유로(약 $4.50)에 사서 마시며 망중한의 시간을 즐겼다. 무료로 따라나오는 맛있는 올리브 짠지와 함께 마시는 와인 맛은 정말 별미였다. 마르세유의 일요일은 조용했다. 모든 상가, 심지어 백화점까지 문을 닫았고, 오직 관광지역과 동네 카페와 식당만 문을 열었다. 생각해 보니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지금까지 바르셀로나, 튀니시아, 말타, 시실리, 로마, 제노아, 마르세유 등 다섯 나라 8개 도시를 방문했다. 그런데 5개 국가 모두 같은 시간대일 뿐 아니라 화폐 또한 유로화 하나로 해결됐다. 비록 다섯 나라가 각각 자기 나라 말을 쓰고 있지만 세계는 이미 지구촌 가족으로 어울려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러는 유럽인들이 이렇게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은 ‘축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물론 축구도 한몫 했겠지만 그보다 먼저 ‘로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로마를 기반으로 유럽의 종교·문화적 동질감이 형성됐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나’라는 한국계 미국인을 생각해 본다. 처음 크루즈선에 탔을 때는, 나 스스로 어색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이 어색함은 언어 때문에 시작된 것 같다. 안내 방송은 이태리어로 시작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그리고 ‘스페인어’ 순서로 나왔다. 저녁마다 3000석 규모 극장에서 마술, 노래, 춤, 무용 등 공연이 있는데 극장 진행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5개 국어였고, 그 순서도 마찬가지였다. 저녁 만찬 때엔 더 당혹스러운 일도 있었다. 스니커 신발에 캐주얼을 입고 갔더니 모두가 웬 무뢰한이 왔나 하며 쳐다보는 듯했다. 다른 승객들은 정말 ‘선데이 베스트 드레서’랄까 정장을 입고 와서,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나는 탄식조로 나 자신에게 속삭였다. “아하, 미국이 세계에서 우뚝 선 것으로 생각했고, 또 미국식 생활 방식이 제일인 줄 알고 30년을 살아왔어. 그러나 이제 생각을 바꿔야 겠다. 미국도 이제 세계 가족의 하나일 뿐, 아니 잘 해야 큰 형님 정도라는 걸 깨달았어. 이제 예의를 지키고, 겸손을 배우고, 어울려 사는 것을 익혀야겠다.” 그 순간 우리와 친구가 된 중국인 폴 리 부부가 아내와 함께 무엇이 즐거운지 낄낄거리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폴 리를 보면서 어느덧 나는 다시 한국인이 되어 있었다. “그래, 과거의 역사가 어떻든 또 땅덩어리나 인구면에서 당신네 중국보다야 작지만 한국은 대단한 나라야. 당신들이 그리 열광하고 즐기는 김치, 라면, TV 연속 드라마를 만드는 나라, 이 크루즈 배에 걸려 있는 3000대 정도의 삼성 TV를 만드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지. 그리고 아직 숫자는 미미해도 이곳 불란서, 이태리에서 볼 수 있는 현대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야. 아마도 다음번엔 한국 조선소에서 만든 크루즈를 타게 될 걸…”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살며, 미래를 꿈꾸는 행복한 나라 사람들이야. 그리고 어쩌면 타민족을 제일 많이 끌어들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결혼도 제일 많이 하고, 미래 가장 많은 지구촌 식구를 껴안고 사는 나라가 될 거야….” 진정 이번 여행은 나로 하여금 세계 모든 나라 사람을 지구촌 한 식구로 받아들이게 한 소중한 기회였다. 동시에 내 시야와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 보람된 시간였다. 크루즈여행을 통해 앞으로 남은 여생동안 국적ㆍ인종을 불문하고 지구촌 모든 사람과 웃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2009-12-07

[작가 이영목의 테마가 있는 유럽 여행-7] 제노아 쇼핑가 점령한 중국 상점들의 파워

시실리를 떠난 배는 다음날 아침 로마가 아닌 시비타베치아(civitavecchia)라는 항구에 도착했다. 이 항구와 로마간 거리는 볼티모어와 워싱턴 정도였다. 아침에 나는 선박회사가 마련한 버스를 이용해 로마에 가기로 했다. 선박회사 버스를 이용하면 교통체증, 사고 등으로 제 시간에 배에 돌아오지 못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로마에서는 너무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대신 한 군데라도 차분하게 감상하기로 했다. 그래서 바티칸 궁에서 가까운 산타 젤로라는 박물관을 목적지로 정했다. 나는 거기서 정말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 박물관 하나만 제대로 보려 해도 몇일은 족히 걸릴 것 같았다. 박물관에는 정말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찬송가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성서 글귀에 음표가 붙은 것 같은 성경 인쇄물이 있는가 하면 세잔느, 르노와르, 보디첼리 같은 화가들의 작품이 가득 찬 방도 있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군인들의 복식을 전시한 방도 있었다.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고 본 것을 다 기억할 수 없는 게 정말 아쉬웠다. 오후에는 패션 거리를 구경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창 밖의 멋진 부티크 스토어를 구경하다 마음에 드는 가게가 눈에 띄면 버스에서 내렸다. 그러나 버스에서 본 가게는 찾지 못하고 다리품만 꽤나 팔았다. 결국 지친 몸에 시간도 없고 해서 쇼윈도로 대충대충 값비싼 물건들을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슬쩍 슬쩍 보기에도 값은 꽤 비쌌다. 신사용 구두가 800유로(1200달러), 핸드백이 500유로(750달러) 정도였다. 아무리 첨단 유행을 걷는 상품이라 해도 과한 듯 했다. 달러가 힘이 없는 것도 이유였지만 아무튼 살 엄두도 못낼 금액이었다. 로마 시내 구경을 마치고 크루즈로 돌아와 잠을 잔 뒤 다음날 아침 깨어보니 배는 어느덧 제노아 항에 닿아 있었다. 14층(deck) 식당에서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쇼핑백을 든 젊은이들이 줄을 지어 배로 돌아오고 있었다. 때마침 언제 나타났는지 나의 저녁 만찬 식구가 된 폴 리(Paul Lee)가 옆에 다가와 한마디 아는 체 한다. “저기 지금 오는 사람들이 우리 크루즈 승무원들입니다. 그들이 여기에서 물건을 산다는 것은 이곳의 물건값이 제일 싸다는 증거죠. 내 친구 이야기로는 이 제노아가 이태리에서 로마 다음으로 큰 도시고, 이태리로 들어오는 수입품은 모두 이 항구를 통해 반입된다고 합니다. 수입품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랍니다.” 나는 제노아에도 볼거리가 많다고 들었지만 여기서 만큼은 쇼핑과 시내 구경으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폴 리와 함께 제노아 시내로 걸어 들어갔다. 부두를 떠나 큰 빌딩들이 늘어선 거리에 들어서자 나는 그만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거리 상점들 거의가 중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의류, 가죽제품, 전자제품, 신발, 잡화 완구 등등 수입상이었다. 심지어 상하이 수입(Shanghai Import) 등 한자로 상호를 쓴 간판도 즐비했다. 타이슨스 코너 메이시 백화점에서 120달러 정도에 파는 핸드백을 폴 리가 중국상점 주인과 중국어로 흥정을 해서 14유로(약 20달러)에 사오자 아내는 좋아 어쩔 줄 몰라했다. 제노아의 중국상가를 보다 문득 어제 저녁 식사 때 폴 리가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제 중국은 새로운 실크로드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생각이 교차했다. 사실 내가 유럽을 마지막으로 찾았던 것은 3년 전이었다. 당시 유로화 대 달러화 환율은 1유로당 1.2달러였다. 달러 가치가 조금 떨어졌다 해도 그런대로 달러가 대접을 받았고, 중국의 진출은 미미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번 유럽 여행은 그 때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1유로당 1.5달러로 달러가치가 25%나 떨어졌고 유럽에서 중국은 자본과 상품 공급 국가로서 절대적 존재라는 느낌을 받았다. 파리에서 만났던 한 연변 여인은 느닷없이 백화점, 선물가게에 불려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중국 손님(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싹쓸이를 하는 바람에 손님들 안내와 돈 세는 일손이 모자라 불려간다는 것이었다. 프랑스의 상징인 ‘루이비통’도 이제 중국에서 만든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고 이태리에서 팔리는 공산품 역시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며칠 전 튀니시아에서의 해프닝이 다시 기억났다. 튀니시아 수도 튀니스 거리를 걷는데, 웬 소녀가 다가와 “니 하오(안녕하세요)”라고 하는게 아닌가. 내가 “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라고 했더니 엉터리 영어로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그랬다. 나는 유태계의 튀니시아인이다” 라며 낄낄거리고 뛰어갔다. 아프리카 튀니시아의 여학생도 중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고 21세기는 중국의 시대라는 말이 새삼 피부에 와 닿았다. <다음호에 계속>

2009-12-07

[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유럽여행-6] 지극히 평화스러운 '대부의 고장' 시실리

두 번째 기항지 말타섬은 총인구 40만명의 작은 나라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생각하고, 살펴볼 것이 꽤 많은 곳이다. ‘말타’라는 이름은 페니키아어로 ‘안전한 쉼터’또는‘피난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곳 사람들의 혈통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 그들은 자기들만의 말타어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근래 100년 넘게 영국 식민지로 있었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는 지역이다. 미국에서 간 내 입장에서는 아주 편했다. 또 관광객을 위해 무대 세트처럼 잘 정돈된 고풍스러운 구시가지, 공원같이 잘 가꿔진 환경, 관광기념상품, 특히 유리세공 등이 오밀조밀한 재미를 제공한다. 말타의 정복 역사는 꽤나 복잡하다. 페니키아, 카르타고, 로마, 비잔틴, 튀니시아에 근거를 둔 아랍, 노르만공, 아라곤, 오토만 제국, 프랑스, 영국 등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중에서도 십자군과 관련된 사건이 흥미롭다. 예루살렘 성지 회복을 기치를 내세운 십자군의 전진 기지는 원래 그리스 남단 로데스섬(Rhodes Island)에 있었다. 그러나 오토만제국의 세력확장으로 원래 그곳에 있었던 전진기지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명으로 말타섬으로 옮겨왔다. 그리하여 말타에 영국 기사단, 프랑스 기사단, 이태리 기사단 등 여러 유럽 나라 기사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어 살게 되면서 말타의 인종적 뿌리가 복잡해졌다. 또한 오토만 투르크 이슬람 교도들의 침략에 맞서 유럽 기사단이 연합해 방어하다가 거의 절망적인 순간에 시실리 성주의 구원으로 살아남았던 절박했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대로 재미있는 말타 관광을 마치고 배로 돌아와 내일 도착할 시실리에 관한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었다. 2000년 전 포에니전쟁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40여년 전 책과 영화로 나를 매료시켰던 갓파더(대부)에서 느꼈던 시실리인들의 모습을 대할 수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다. 어저께 그 작은 말타 섬에서 버스 타면 될 것을, 네 명이 1인당 13유로(약 20달러)씩 내고 왜 택시를 대절했느냐는 말을 들었는지라, 오늘은 우리 유람선이 정박한 메시나항에서 약 50마일 떨어진 로마 유적지 타오르미나(TAORMINA)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두 소녀와 대화를 나누던 중 나는 그만 시실리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두 소녀의 미소 속에 곱게 자란 친절함과 순수하고, 고운 마음을 발견했다. 영화 갓파더에서 후덕하게 보였던 여주인공의 딸같은 소녀들이었다. 이들 소녀의 미소가 나로 하여금 시실리를 마냥 좋아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비록 유로화로 50전짜리 버스표였지만 지갑에서 꺼내 주면서 갈아타는 곳을 실수할까봐 손짓 몸짓으로 알려주고 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미소를 띠며 손을 흔들어 환송해 준 소녀들이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다. 시외버스로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 서는 곳이 너무 많고 느리다는 것을 알고서, 결국 나와 같은 생각으로 버스 정류장에 나온 독일인 크루즈 승객들과 함께 결국은 택시를 대절해 타오르미나로 갔다. 나중에 생각하니 잘한 결정이었다. 타오르미나에서 시실리 관광책을 한 권 샀다. 모두 124페이지, 그중 오늘 방문한 타오르미나와 메시나를 소개하는 내용만 모두 8페이지였다. 다시 말해 내가 가볼 엄두도 못낸 15배나 되는 안내책자의 나머지 섬을 제대로 보려면 최소한 일주일을 보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와서 시실리의 모든 것을 두루 살피리라는 욕심이 솟구쳤다. 내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데는 시실리의 매력 두가지와 와인 때문이기도 하다. 그 두 가지가 무얼까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사실을 말해야겠다. 이곳 시실리에는 100% 장담하지만 에어컨이 없다. 하기야 추우면 두꺼운 옷, 더우면 얇은 옷이야 입겠지만 좌우간 온도, 습도, 햇살이 에어컨이 필요없게 만든다. 그리고 나를 황홀하게 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시실리에는 수퍼마켓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혼자만의 상상의 그림을 그려보자.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무렵이 그림의 시간적 배경이 된다. “오늘 저녁은 문어 샐러드에 스테이크 한 조각, 그리고 디저트로 사과가 어떨까” 궁리하면서 생선가게에 들러 문어 한 마리, 푸줏간에서 안심 반 파운드, 야채가게에서 사과 한 개와 양상치 한 다발 등등을 사서 집으로 걸어가면서 집에서 담근 포도주의 맛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시는 그림 말이다. 내 머릿속에 펼쳐지는 이같은 그림으로 미뤄볼 때 시실리는 마피아의 본향이 아니라 평화와 조용함이 넘치는 그림 같은 정원이라고 하는게 맞지 않을까. 타오르미나 관광을 마치고 배로 돌아온 그날 밤 침대에서 행복했던 하루를 회상하면서 영화 갓파더의 주제곡 후렴 가사를 속으로 불러봤다. “Wine colored days warmed by the sun, deep velvet nights when we are one.” “밝은 한낮의 포도주빛 시간들은 저 하늘의 태양빛에 익어가고, 짙은 벨벳 빛깔의 밤이 되면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다음호에 계속>

2009-12-04

[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유럽여행-5] 과연 카르타고 후예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

마침내 바르셀로나에서 크루즈 유람선 스플렌디다(splendida)호에 올랐다. 승객 4400명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호화선으로, 이탈리아 해운회사 소속이다. 이번 출항에는 3600여명이 탔다고 들었다. 나중에 항구에 도착해 유적지 관광에 나서는 승객들을 기다리는 전세 버스를 보면서 계산해 보니 줄잡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약 300명, 일본인 관광단이 200여명쯤 되어 보였다. 개개인으로 온 사람들까지 어림잡아 아시아인이 800여명은 족히 되는 듯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인은 우리 부부 뿐인 것 같았다. 크루즈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저녁만찬인데 테이블 배정이 아주 흥미로웠다. 우리 부부를 포함해 Lee씨 성을 가진 커플 3쌍이 나란히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아마도 같은 성 가진 사람들을 함께 앉도록 배려한 것 같았다. 우리 부부 이외 Lee씨 성을 가진 승객들은 모두 중국계 미국인들이었다. 55세쯤 되는 이보천이란 이름의 텍사스 거주 부부, 북버지니아 출신의 30대의 이지충이란 부부였다. 이들은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는 김치, 김치찌게, 라면, 김, 그리고 TV드라마 등등을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유람선의 객실마다, 그리고 배 이곳 저곳 삼성 TV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승객 4400명, 승무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배의 규모를 감안할 때 삼성 TV가 이 배에만 줄잡아 3000대는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와 기분이 좋았는데 우리의 고유 음식인 김치까지 그렇게 널리 알려졌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더더욱 신이 났다.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오니 내일 아침 도착하는 튀니시아의 날씨, 가볼 만한 명승지와 교통편 등등을 알리는 안내지가 놓여 있었다. 여기서 잠시 역사 이야기를 간단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오늘날의 튀니시아에 있었던 고대 카르타고(유럽인들은 카르타제라고 부른다)는 BC 1200년~BC 800년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의 가나안 지역에 걸쳐 존재했던 국가다. 히브리어를 쓰는 무리였다고 한다. 그들은 배를 타고 지중해를 누비면서 해상무역을 했고 이곳 저곳에 거점 도시(도시국가)를 세웠다. 히브리어로 ‘상인’이란 단어가 ‘페니키아’라 페니키아인이라 불렸다고 한다. 그들이 세운 도시국가중 나중에 아주 강성한 나라가 된 것이 바로 ‘카르타고’인 것이다. 한편 BC 600년대에 이탈리아 반도에는 로마가 탄생한다.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트로이 왕자가 도망 나와 멀고 먼 항해 끝에 로마에 도착했고, 생명의 위험을 느낀 조카가 삼촌에게서 도망나와 늑대 젖을 먹고 자랐는데 그의 손자가 로마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로 로마는 로마 언덕의 양치기 무리들이 세운 깡패집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잔치한다고 이웃 마을 사람들을 초대한 뒤 남자들은 다 죽이고, 여자들은 부인 삼아 가족을 이룬 흉악한 무리들이었다. 그런 배경의 출신들이었던 만큼 남의 문화와 장점을 쉽게 배우고 포용하면서 영토를 늘려나가 BC 250년경 이탈리아 중남부를 거의 통일했다. 그러고 보면 서부 지중해 지역에서 카르타고와 신흥 국가 로마의 패권싸움은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시실리섬을 둘러싸고 BC 264년 시작돼 25년간 지속된 제1차 포에니 전쟁(카르타고와 로마전쟁), 그리고 20년 뒤 카르타고 한니발 장군의 복수전으로 시작된(BC 219부터 20년동안) 제2차 포에니 전쟁, 이어 카르타고가 4년간 농성으로 버티다 망할때까지(BC 146) 모두 120여년에 걸쳐 전개된 이 전쟁은 로마가 전 유럽을 지배하게 되는 시발점이 됐다. 이같은 역사적 현장을 내일 방문한다는 안내서였다. 다음날 아침 (밤 사이 배는 이미 튀니시아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크루즈 14층(Deck)의 부페식당에서 눈 아래 펼쳐진 튀니시아를 바라보며 아침을 먹으면서 몇해전 이집트 여행 당시를 떠올렸다. “현재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만들고 파라오(왕)를 미라로 만들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후예인가, 아니면 인근 아랍국가에서 굴러들어온 돌인가?” 나는 그때 이집트에서 원시 기독교라 할 수 있는 곱틱 기독교 신자들이 이집트의 박힌 돌인데 굴러 들어온 돌인 아랍인들이 주인 행세를 하며 곱틱 기독교인들은 소수인종으로 전락해 버려진 사람들로 취급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번 튀니시아 방문중 과연 카르타고 제국의 후예들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는 배에서 내려 3곳을 구경하기로 했다. 전통시장인 메디나(medina), 안달루사 아랍인들이 지었다는 흰색과 푸른색(white and blue)만 있는 아름다운 마을, 그리고 소위‘카르타고의 폐허’이렇게 3곳 말이다. 홍콩에서 온 모녀와 4인승 택시를 대절해서 나섰다. 아주 고성능 카메라로 사진찍기에 바쁜 말괄량이 딸을 쫓아다니느라 바쁜 그의 어머니가 허둥대는 모습이 꽤나 재미있었다. 전통시장은 꼭 영화 007이나 인디애나 존스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음흉한 분위기에 괜한 스릴을 맛볼 수 있었다. 아마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통 카르타고의 후손이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굴러먹다 들어온 아랍계통 사람들 아닌가 하는 선입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안달루사 아랍빌리지는 모든 집들이 흰색, 푸른색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 관광거리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카르타고의 폐허’는 철책으로 막아놓아 철책 밖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규모가 대단할 것으로 짐작되는데 계속 발굴을 이유로 출입을 못하게 하니 참으로 아쉬웠다. 카르타고 대학, 한니발 병원 등등 가는 곳곳의 호텔, 상점, 은행. 하다 못해 음식점까지 카르타고와 한니발의 이름을 이용한 상품을 팔고 있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떼놈이 버는 형국 같았다. 끝으로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의 끄나풀처럼 보이는 우리 택시 운전수는 튀니시아가 리비아보다 더 개방적이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자랑을 했다. 프랑스와의 밀접한 관계에도 큰 자부심을 가진 듯 했다. 사실 그곳의 자동차들 대부분이 프랑스제 뿌조, 씨트랭, 르노였고 돈은 달러는 안 받고 유로화만 통용됐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전통시장 메디나에서는 구경만 하고 진짜를 파는 바자로 안내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상점에서 내가 물건 흥정할 때면 자기네 말로 커미션을 챙기는 듯 했다. 하기사 저개발국가에다 아랍상인들이니 당연하리라. 그러나 30 유로 부르는 가죽 슬리퍼 같은 것을 5유로까지 깎아 놓고 나서, 최후로 다시 3유로 아니면 안 산다고 나서는 베테랑 흥정꾼인 나에게는 통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배로 돌아오면서 혼자 뇌까렸다. “그래 포에니전쟁으로부터 2000여년이나 흐른 오늘날 카르타고의 후예들을 만나 본다는 욕심은 처음부터 무리였어….”

2009-12-03

[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유럽여행-4] 시 전체가 가우디의 혼이 깃든 '건축예술품'

비행기 스케줄을 보니 불란서 파리에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식사제공이 된다고 적혀 있었다. 두 도시간 시차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비행시간은 그래도 최소한 2시간 30분은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비행기 이륙 후 스낵 같은 것을 나눠줘 먹고 나니 어느새 비행기는 하강하고 있었다. 참으로 가까운 거리였다. 바르셀로나 공항에 내리니 현지 언어인 카달루나어, 스페인어, 영어로 된 출구 표시가 눈에 띄었다. 바르셀로나는 공업이 발달한 항구도시로 분명 스페인 제2의 도시다.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는 정말 이상하게도 바로셀로나 주민들만의 말과 글이 있고 게다가 그것을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스페인어는 학교에서 일주일에 2시간씩만 배운다고 하니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이유에서 바르셀로나 사람들이 무척 보수적 기질의 소유자가 아니냐고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1800년대 초 도시 성곽과 성당 등을 많이 허물면서 유럽에서 가장 먼저 과감하게 도시 정비사업을 시작한 게 바르셀로나라고 한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하면 떠오르는 세계적 건축설계가‘가우디’가 있다. 그는 도시 곳곳에 그의 작품인 건축물을 지어 도시를 하나의 건축물 작품 전시장처럼 꾸며 놓았다. 계획 도시인 만큼 직선 거리를 만들면서도 그 속에서 물결 같은 곡선의 건물, 그리고 보행자를 위한 포장도로까지 곡선 무늬로 꾸몄다. 공원 속 나무 숲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람브라스 거리의 밤거리는 낙천적 사람들로 연일 붐볐다. 나는 유명한 스페인 요리 빠에야를 먹기 위해 꼬딕 지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중세기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식당에 들어갔다. 빠에야는 야채와 육류, 해산물을 넣어 국물을 만들고 그것에 쌀을 넣어 밥을 볶아 내는 특이한 음식이었다. 빠에야에 포도주를 한 잔 곁들인 저녁을 마치고 나오자 이미 야시장이 서 있었다. 야시장에는 치즈, 와인부터 그림(유화)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물건들이 많았다. 다음날 관광을 하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우선 콜럼부스 기념관 앞 선착장이었다. 수많은 배들이 멈추고 떠나는 선착장의 바닷물이 그렇게 깨끗할 수 없었다. 팔뚝 만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고 노는데 누구 하나 낚시질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평화롭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시키지 못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조각품들 역시 장관이었다. 그리고 꼬딕 성당 앞에서 벌어진 축제(?)도 인상적인 구경거리였다. 꼬딕 성당의 노바 광장에 도착하니 음악 연주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서 보니 성당 앞 계단에 20여 명이 모여 금관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광장에 서 있던 사람들이 꼭 모닥불 주위에 모인 것처럼 갖고 있던 소지품들을 가운데 놓고 손에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싸르디나’춤이라고 하는 ‘카다루나’의 민속춤이었다. 그들은 그 춤을 추기 위해 어느새 가벼운 흰 운동화처럼 생긴 신발을 신고 있었고, 그들의 표정은 즐거운 게 아니라 숙연하고 엄숙해 보였다. 그들의 춤에 무언가 내가 알 수 없는 역사, 또는 전통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계는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그날 밤 나를 아주 기분 좋게 만든 젊은 친구를 만났다. 아이터(AITOR)라는 작은 플라맹고 댄스 무대가 있는 식당에서였다. 스페인 남부 세르비아 지방의 애절한 가사가 담긴 춤과는 달리, 이곳 바르셀로나 플라맹고는 경쾌하며 빠른 게 특징이었다. 식사를 하며 플라맹고를 구경하는 데 관광 안내를 하며 여관을 운영하는 사람이 노란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젊은 학생을 데리고 와 내 옆에 앉았다. 그 젊은 친구는 테이블에 앉으며 “밀양 박씨입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처음에는 “참 별나고 싱거운 녀석이네”하고 생각했지만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그 청년으로부터 아주 신선한 젊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밀양 박씨라는 청년은 자신을 전라남도 광주 지역의 모 한의과대학 3학년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니 최소한 앞으로 10년 동안은 공부하느라 고생만 할 뿐 외국에 나갈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에게는 친구와 지리산에 놀러간 것 쯤으로 알리고 몰래 돈을 마련해 (아마도 크레딧 카드를 개설했는지), 가장 값이 싼 터키 에어라인의 65만원짜리 비행기표를 사서 이곳에 왔다는 것이다. 부모님께 타낸 돈은 10년 후쯤 갚아 드릴 요량이라고 했다. 젊은이에게 하필 이곳에 온 이유를 물었다. 그는 바르셀로나 축구팀의 경기를 한 번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어제 바르셀로나가 마르오카를 3대 1로 이기는 경기를 구경했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메소포타미아’출토품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20대 때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한 축구팀 경기를 직접 보려고 이곳까지 왔다는 그 엉뚱한 발상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로 이런 게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이고 바로 그 엉뚱하고 무모한 도전을 바탕으로 김연아, 박태환, 신지애, 이효리, 비 같은 젊은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밝은 앞날을 보는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

2009-12-02

[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유럽여행-3] 아! 자유분방한 예술인들의 성지 '몽 마르트'

불란서 파리가 화가들의 성지라면 그 성지의 핵심은 바로 몽 마르트의 언덕이 아닐까? 보헤미안 아티스트들이 길가에 늘어서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몽 마르트 언덕, 분명 그곳은 자유분방한 예술인들의 성지였을 것이다. 몽 마르트 언덕에는 볼거리가 꽤 많다. 에밀 졸라, 알렉산더 두마(2세), 하인리, 하이네와 같은 작가들, 또 베를리오즈, 오펜 바하 등 작곡가, 그리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알프시네 프레시스 같은 사람에서부터 가수, 무용가까지 총망라한 예술인들의 무덤이 자리잡고 있는 몽 마르트 묘지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언덕에서 시작해 언덕 맨 밑자락에 있는 물랑루즈 극장(1889년 건립. 캉캉춤의 시발지)에 도달하기까지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고 상점, 카페, 카바레, 극장들도 쭉 늘어서 있다. 언덕을 얼마 올라가니 화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쩐지 좀 초라하고, 활기가 없어 보였다. 왠지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가 떠오른다. 30여 년 전 재즈공연과 길거리 화가들로 낭만적 분위기를 풍기던 뉴올리언스를 찾았던 적이 있다. 당시 푸짐한 해산물에 버번 칵테일을 꽤나 마셔 가며 술집여자와 노닥거리던 기분을 잊지 못해 허리케인이 몰아치는 해 봄철 그곳을 찾았다가 완전히 변해 버린 아니, 낭만의 폐허가 된 그곳에서 맛봤던 씁쓸한 기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몽 마르트 언덕 또한 그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내 걱정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기념품 상점, 카페, 동전 몇 푼을 바라며 길가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걸인 같은 연주자, 그리고 내 안목으로도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몇백 유로씩 하는 가격표가 붙은 상점의 그림들…. 더구나 이제는 화가들도 별로 없고 돈 받고 만화식 인물 스케치(CARTOWN)하는 사람들만 나온다는데, 오늘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그나마 인물 스케치 그려주는 사람들도 없다고 한다. 실망스런 마음으로 몽 마르트 언덕을 내려가면서 혼자 생각했다. 이제 낭만의 몽 마르트 언덕이 아니라 파리가 직면한, 아니 전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몽 마르트 산자락의 이야기를 소설로 펼쳐보는 게 이 시대의 요청이 아닌가 말이다. 몽 마르트란 ‘순교의 언덕’이란 뜻을 갖고 있다. 3세기 초 기독교가 승인되기 전 생 드니(ST. DENIS) 주교가 순교한 장소다. 그리고 예전 파리로 들어가는 개선문 모양의 아치형 문이 12개가 있었는데 이 몽 마르트 언덕 아래 내가 머물고 있는 곳에 그중의 하나인 생 드니 문이 있다. 이 생 드니 문이 있는 몽 마르트 산자루의 분위기야말로 참으로 파리의 현주소를 대변해 주고 있다. 동쪽에는 대부분 불란서 식민지 출신의 불어를 쓰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합법, 불법으로 거주한다. 최근에는 그 인구가 늘어나 이곳까지 이르고 있다. 그리고 북쪽으로는 아랍계통 사람들을 위한 상가가 길게 펼쳐져 있다. 놀랍게도 불란서 거주자의 17%는 아랍계통이라고 한다. 처음 파리시를 지을 때 건축 기능공으로 그들을 데려왔으며 이후 알제리, 모로코 등지의 식민지로부터 많은 아랍계가 불란서로 이민온 결과라고 한다. 그리고 남쪽으로 세느강에 이르기까지에는 값이 좀 싸지만 아주 유행에 민감한 부티크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젊은 여인들 틈에 꽤나 많은 창녀들이 섞여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늙고 별볼일 없는 창녀들은 파리장들이고, 젊고 예쁜 창녀들은 주로 루마니아, 항가리, 폴란드 등등 동유럽 출신이라고 했다. 내가 묵고 있는 서쪽, 이곳부터는 파리장들이 사수하는 지역이다.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파리장들이 암암리에 여기서부터는 더 이상 밀려나지 않겠다며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파리장들에게 가게 자릿세, 건물 가격을 세 배로 주겠다며 꾸준히 유혹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몽 마르트 언덕. 이곳이야 말로 지금 파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의 자화상이나 다름없다. 바로 이곳 낭만의 몽 마르트 언덕에서 인간들 간의, 사랑과 미움, 화합과 마찰, 애정과 질투가 전개되고 있다. 지금쯤은 몽 마르트 언덕을 무대로 이제 세계가 겪고 있는 고민을 그리는 이야기가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내가 20년만 더 젊었더라면, 나도 이곳에서 얼마 동안 살면서 이방인의 눈으로, 이방인으로 글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파리의 명물 캉캉쇼를 보기 위해 물랑루즈 극장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다음호에 계속>

200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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