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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전 아내 살인범을 다시 만났다

  ━   원문은  LA타임스 10월2일자 ‘His wife was murdered in Pasadena 36 years ago. Then he had to face one of her killers again’ 제목의 기사입니다.   부엌 카운터 위에서 녹아내린 초콜릿 민트 아이스크림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였다.   1988년 10월18일 유난히 서늘했던 저녁, 토니 하로는 집에 도착해 아내 로이스 앤 하로가 남긴 쪽지를 발견했다. 그날 저녁 7시쯤 집을 나서 패서디나 플라자(Pasadena Plaza)에 간다면서 다음날 있을 친구의 베이비 샤워 선물을 사러 나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쪽지에 남편에게 아이스크림을 다시 냉장고에 넣지 말라고 적었다. 로이스는 바로 돌아와 아이스크림 파이를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스크림은 완전히 녹아 있었다. 이미 밤 9시가 넘어있었다. 악몽 같은 시간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됐다.   36년이 지나 최근 LA카운티 형사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토니는 그날의 끔찍한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재판의 피고인은 토니의 아내를 납치, 강간, 살해한 남성 중 한 명인 로널드 앤서니 존스였다.   존스와 그의 공범 마빈 트론은 로이스를 쇼핑몰에서 납치한 뒤, 패서디나를 돌아다니며 그녀의 차 안에서 성폭행을 반복했다. 그들은 로이스를 프리웨이 옆의 외딴 곳으로 데려가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재판 증언에 따르면, 존스는 이튿날 로이스의 차를 운전하다가 목격돼 붙잡혔다. 체포 당시 존스의 재킷 주머니에서는 로이스가 살해당한 총과 동일한 구경의 총알이 발견되었고, 그의 손에서는 화약이 검출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의 집에서는 로이스의 신용카드, 지갑, 그리고 지갑 속 물품들도 발견됐다. 숨진 로이스의 옷에서는 그의 정액도 검출됐다.   존스는 이 범죄로 30년 넘게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여러 차례 유죄 판결에 대한 항소를 시도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하지만 2021년, 그의 살인 혐의는 연방 판사에 의해 뒤집혔다. 판사는 1991년 당시 재판이 “인종 차별로 인한 선입견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결했다. 당시 검찰이 흑인 배심원들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12명의 배심원을 설명 없이 배제했으며, 그 중 4명이 흑인이었다.   존스의 재판은 LA에서 인종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열렸다. 존스와 그의 공범은 흑인이었고, 피해자인 로이스는 백인이었다.     존스의 재판은 로드니 킹이 폭행당하는 영상이 공개된 지 몇 주 뒤에 열렸다. 검찰이 배제한 흑인 배심원 중 한 명은 폭행 전 로드니 킹과 함께 차를 타고 있었던 의붓아들을 둔 사람도 있었다.   30년 후, 존스의 사건은 다시 심의됐지만 그의 변호사는 존스가 결백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54세인 존스는 납치, 강간, 그리고 하로의 살해에 가담한 것을 인정하고 있다.   존스의 변호사 일리야 알렉셰예프는 지난 3일 최종변론에서 배심원단을 향해 “존스는 1988년 그가 어리석은 19세 청년이었을 때 저지른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졌다”고 말했다.   존스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방아쇠를 당겼다는 사실이다. 2주간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의 핵심 쟁점이었다. 존스는 그날 밤 자신이 총을 쏜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납치 과정 내내 하로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알렉세예프 변호사는 “검찰은 정말 아무런 증거가 없다. 존스 씨가 하로 씨를 살해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는 배심원들에게 가중처벌이 적용되는 특수상황, 즉 본인이 총을 쏜 범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배심원들이 동의하면, 그의 형량은 사형에서 25년형으로 감형될 수 있다.   이번 재판을 지켜본 조시 리터 변호사는 “변호인 측이 거의 모든 책임을 인정하는 전술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때론 매우 설득력 있을 수 있다”면서 “범죄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검찰이 주장하는 만큼은 아니라고 설득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리터는 존스의 변호사가 배심원에게 제시한 점들이 실제 판결에서 상당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스가 총을 쏜 특수상황에 대해 유죄를 인정받지 않으면, 그는 가석방 자격이 주어질 수 있다. 만약 특수상황이 사실로 인정되면, 그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리터 변호사는 “변호인 측 입장에서 존스는 이미 많은 시간을 복역했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것은 한 번이라도 감옥 밖 세상을 볼 기회일 뿐”이라며 “잃을 것 없는 호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존스가 총을 쏜 증거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체포 당시 존스는 자신이 총을 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자신은 공범 트론의 총을 들고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손에 묻은 화약이 BB총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존스는 자신이 총을 쏜 사람이라고 실토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그 진술이 거짓이라고 되받아쳤다.   알렉세예프 변호사는 “존스 는 경찰과 검찰이 듣고 싶어했던 것을 단지 말했을 뿐”이라며 “검찰은 공범인 트론 역시 총을 쏜 살인자로 배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심원들은 지난 3일 심의를 시작했고, 나흘 뒤인 7일 살인 혐의와 4건의 특수상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존스가 로이스 하로를 직접 쏜 사람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존스에게는 사형이 아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됐다.   존스에게 내려진 형량은 1992년 공범인 트론에게 내려진 형량과 같다.   LA카운티 검찰청의 조지 개스콘 검사장은 존스의 평결과 관련해 “로이스 하로와 그녀의 가족에게 정의가 마침내 실현됐다”면서 “이 평결은 30년 넘게 그녀의 가족과 우리 지역사회에 무거운 짐이 되었던 사건에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6년전 아내를 잃은 피해 당사자인 토니 하로는 그저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토니는 현재 오리건주 그랜츠 패스에 거주하면서 트라우마와 슬픔 전문 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로이스와 사이에서는 자녀가 없었고, 그는 재혼하여 현재 두 명의 성인 딸을 두고 있다.   토니는 “로이스가 살해당한 사건은 내 삶을 뒤집어 놓았다”면서 “1990년대 존스와 트론의 재판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정말 힘들었고, 삶을 이어가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존스의 재심은 그에게 여전히 과거의 고통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금까지도 트라우마가 몸에 남아 있다는 것을 안다. 내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서 “그래서 법정에서 나와 가족들에게 재판은 그때 일어났던 일을 재연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배심원들이 존스에게 1급 살인 혐의 유죄를 선고했을 때, 존스의 가족들은 법정에서 토니에게 다가와 로이스의 죽음과 다시 재판을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안도감을 느꼈다”면서도 “하지만 내 남은 생애에 이 사건으로 인해 또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과정”이라고 말했다.   노아 골드버그 기자살인범 아내 아내 로이스 이튿날 로이스 재판 증언

2024-10-09

시카고 경찰 총격 살인범에 종신형 선고

시카고 경찰을 총격 살해한 범인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최근 시카고 다운타운 쿡카운티 법원에서는 지난 2021년 8월 7일 시카고 남부 지역에서 시카고 경찰 엘라 프렌치를 살해한 범인 에몬테 모간(24)에 대한 형량 선고 공판이 열렸다.     이번 공판에서 판사는 1급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기 징역, 살인 미수에 대해서는 징역 50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앞서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지난 3월 모간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재판에서는 당시 상황에 대한 바디 캠 동영상 자료가 공개됐다.     동영상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시 모간이 타고 있던 SUV 차량은 유효기간이 지난 번호판을 달고 있다가 경찰의 교통 단속에 적발됐다. 엘라 프렌치 경찰과 두 명의 경찰이 이를 단속하던 중 차량 내부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정황을 포착하고 탑승자 3명 모두 차에서 내릴 것을 명령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모간의 형 에릭은 도망쳤고 뒷좌석에 타고 있던 모간이 경찰을 향해 발포했다. 프렌치 경찰은 총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함께 있던 카를로스 야네즈 주니어 경찰도 머리와 목 등에 모두 5발의 총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몸이 마비되고 오른쪽 시력을 잃게 되어 경찰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한편 이번 재판에 앞서 에릭 모간은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범행에 사용된 불법 무기를 구입한 자멜 댄지는 징역 30개월형을 받았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살인범 시카고 경찰 종신형 선고 시카고 남부

2024-09-18

써리 17세 소년 살인범 입건 - 살해 동기는?

 지난 11일 밤에 써리 버스에서 발생한 흉기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입건했지만, 구체적인 살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살인사건합동수사대(Integrated Homicide Investigation Team, IHIT)는 17일(월) 오후에 기자회견을 갖고 11일 써리의 킹조지 블러바드(King George Boulevard)의 9900블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용의자로 20세의 카이든 민텐코(Kaiden Mintenko)를 16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7일에 BC주검찰청(British Columbia Prosecution Service, BCPS)은 2급 살인죄로 기소했다. 현재 용의자는 구금상태이다.   지난 11일 오후 9시 23분에 집으로 가기 위해 어머니가 기다리는 곳으로 대중교통 버스를 타고 가던 아보츠포드에 거주하는 17세의 이든 베스플러그(Ethan Bespflug)가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한 일이 발생했다.   살인사건합동수사대의 티모시 피에로티 경사(Sergeant Timothy Pierotti)는 "피해자와 피의자 둘 사이에 정확인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이지만, 묻지마 공격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주요 언론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인터뷰 한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가 버스에 자신을 싫어하는 여자가 타고 있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피의자와 제3자 관계로 알고 있다는 살인사건합동수사대의 발표로 결과적으로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에 해당 여성이 개입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표영태 기자살인범 소년 소년 살인범 살해 동기 대중교통 버스

2023-04-18

VA 총기난사범 자수…8명 살해 후 20여시간만에

19일 버지니아주 애포머톡스에서 총기를 난사해 무려 8명을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쫓기던 백인 용의자가 20일 결국 자수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크리스토퍼 브라이언 스페이트(39·사진)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작업에 나섰으며 인근 숲을 대상으로 20여 시간 수색작업을 벌였었다. 또 추적 과정에서 경찰 헬기가 용의자 총에 맞아 연료 탱크가 폭발하기도 했다. 용의자 스페이트는 경찰 출두 당시 위장전투복 바지와 검정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으며 그 위에 방탄조끼를 착용해 흡사 무장 군인을 방불케 했다. 심지어 용의자의 집에서는 다수의 폭발물도 발견됐다. 또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총기는 고성능 제품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이트가 현직 군인인지, 혹은 군 출신인지 여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또 애포머톡스 카운티 법원 기록을 토대로 스페이트가 1999년과 2009년 자신의 이름으로 무기 허가서를 3차례 발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상당기간 무기 사용술과 전술 훈련 등을 병행해 왔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스페이트는 평소 사슴이나 토끼 사냥을 즐겼으며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자주 사격연습을 해왔다는 측근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스테이트의 삼촌은 경찰에서 “스페이트가 평소 사냥을 즐겼다. 하지만 그에겐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 사건은 너무 뜻밖이다”고 말했다. 또 주변 이웃들 역시 “평소 사격 연습으로 총성이 자주 들렸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현재 스페이트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을 조사하고 있다. 만약 그가 8명 살해 혐의가 인정될 경우 버지니아주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기우 기자

2010-01-20

버지니아서 또 총기난사…8명 사망, 범인 투항

[JBC 속보-2] 미국 버지니아주 애포머톡스에서 어제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8명이 숨졌습니다. 용의자 39살 크리스토퍼 스페이트는 범행후 숲속에 은신해 있다가 경찰 포위망이 좁혀오자 현지시간 20일 오전 7시10분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경찰은 어제 정오께 좁은 시골 도로상에서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부상자를 1명 발견하고 인근을 수색하다가 집안에서 7명이 총격 피살당해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용의자 스페이트를 쫓아 인근 2마일 반경의 숲을 포위했습니다. 스페이트는 쫓기는 도중 경찰 헬기에도 총을 발사해 연료 탱크가 파열된 헬기가 비상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포머톡스는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먼드에서 남서쪽으로 100마일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경찰은 스페이트의 집에서 다량의 무기를 발견했으며 스페이트가 사격훈련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속보-1] 19일 정오(동부시간) 버지니아주 중부 애포매톡스에서 39세의 남성이 총기를 난사 8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현지 경찰 대변인 탐 몰리나는 "크리스토퍼 스파이트로 판명된 범인은 리치몬드시에서 남서쪽으로 75마일 떨어진 현장에서 홀로 단독주택에 침입해 7명을 저격하고 인근 길거리에서 한명을 더 살해한뒤 도주했다"고 발표했다.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사건 직후 경찰은 헬리콥터와 K-9 특수부대 요원들을 투입 숲속에 숨은 용의자 색출에 나섰다. 신혜림 기자

2010-01-19

'아름다운 용서'…린다 박양 사망 13주년 맞은 가족들

#1. 1995년 11월. 한인 여대생 린다 박양은 금품을 훔치려 집에 침입한 베트남계 갱단의 칼에 찔려 18살의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2.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08년 8월. 범인 중 한명이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기 직전 고 린다양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3. 아버지 박선화씨는 오히려 사형선고를 받은 범인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그리고는 그동안 가슴 속에 묻었던 린다양을 마침내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 1일자 OC레지스터는 13년 전 어바인에서 발생했던 한인 여대생 린다 박양 살해사건의 범인과 린다양(작은 사진) 가족 사이의 '아름다운 용서'를 감동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범인인 로널드 트리 트랜(33)은 지난 8월 사형선고를 받기 전 법정에서 린다양 가족들에게 "나는 린다와 그의 영혼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 또한 언젠가 린다와 그의 가족이 나를 용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라는 요지의 마지막 진술을 마쳤다. 자신의 목에 한국어로 '저를 용서해주세요'라고 문신을 새긴 트랜은 이어 "정말 정말 죄송하다"며 방청석에 앉아있던 린다양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린다양의 아버지 박선화씨는 오히려 사형선고를 앞둔 그를 위로해 법정 관계자들과 방청객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박선화씨는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린다가 1살 때 형편이 어려워 한국의 할아버지 할머니집에 맡긴 적이 있다. 린다를 찾아오면서 다시는 어떤 고난이 닥쳐도 떨어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늘나라로 먼저 보낼 줄 정말 몰랐다"고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부모의 멍든 가슴은 쉽사리 아물지 않았지만 그 후로 린다양의 가족들에게는 기적같은 마음의 평화가 찾아 왔다. 박선화씨는 "그날 트랜이 구하는 용서를 진심으로 받아 들이고 나자 예전보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또 지난 해 자신의 주택에 증축한 2층으로 린다양의 언니 제니씨네 가족이 이사온 이후 집안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딸 린다양이 살해당하고 나서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술과 담배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아버지 박씨의 모습은 이제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얼마 전 린다양의 13주기 추모일을 맞아 박씨 부부는 큰딸과 손주들을 데리고 로즈힐스 메모리얼 파크에 다녀왔다. 범인들이 체포되기 전까지는 매주 이 곳을 찾았지만 이제는 격주로 방문할 정도로 둘째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버려가고 있다. 이날 비석 주변에 자란 잡초를 깨끗이 정리한 아버지 박씨는 비로서 린다양을 마음 속에 떠나 보내며 가족들과 함께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고 레지스터는 전했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2008-12-01

'린다 박' 살인범 2명, 13년만에 사형 선고

13년 전 어바인에서 발생했던 한인 여대생 린다 박(당시 18살.사진)양 살해사건의 범인 2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오렌지카운티 지법 윌리엄 프로버그 판사는 15일 열린 박양 살해범 로널드 트리 트랜(33)과 노엘 제시 플라타(33)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이들은 지난 해 10월 열린 배심원 재판에서 사형 평결을 받은 바 있다.〈본지 2007년 11월 5일자 A-1면> 이날 선고 공판에는 박 양의 부모 박선화.동실씨와 여동생이 모두 참석 선고문 낭독을 흐느낌 속에서 지켜봤다. 박 양의 어머니 박동실씨는 오전 공판에서 혼절하기도 했으나 선고가 늦춰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오렌지카운티 검찰청에 주장해 결국 오후에 공판을 속개했다. 베트남계 갱단원인 트랜과 플라타는 1995년 11월9일 어바인에 있는 박 양 부모집에 침입해 당시 집에 혼자 있던 박 양을 협박 금품을 요구하며 박 양을 칼로 찌르고 전기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박 양은 오후 8시쯤 목을 두차례 찔리고 발목과 양손이 뒤로 묶인 채 때마침 귀가한 아버지에게 발견됐다. 박 양 피살사건은 4년 이상 수사가 답보상태였으나 지난 1999년 수사팀에 새로운 제보가 접수돼 재수사끝에 2001년 2월 28일 트랜과 플라타는 1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유죄평결을 받았으며 한달 뒤 사형 평결이 내려졌다. 장연화 기자

2008-08-15

'살해범 사형 평결' 린다 박양 아버지 '마음 졸인 10년…이제 가슴에 묻어'

5일 오렌지카운티 센트럴 저스티스 센터 40호 법정에서 딸 린다 박양의 살해범 로널드 트리 트랜(32·샌타애나)과 노엘 제시 플라타(32·샌타애나)의 사형 평결이 발표되자 아버지 박선화씨는 “오랫동안 딸에게 졌던 빚을 다 갚은 것 같다”며 눈을 꼭 감았다. 박씨 옆에 앉아 지켜보던 큰 딸 제니씨도 배심원이 사형 평결을 내려지자 한숨과 함께 “잘 됐다”고 짤막한 소감만 내뱉었을 뿐 다른 말은 더 이상 잇지 못했다.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 2주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게 문을 닫아가며 법정에 꼬박 출퇴근 했던 박씨는 “사형평결을 들은 상대편의 어머니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맘이 아프다”며 “그래서인지 기다려왔던 사형 평결을 들었어도 한편으로는 착찹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 박씨는 사건 발생 당일 오후 8시쯤 가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린다양의 죽음을 처음 목격했다. 이 때문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현장을 목격한 검사측 증인으로 채택돼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박씨의 절절한 증언에 박씨의 말을 통역하던 한인 여성은 물론 배심원들 모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씨는 “딸을 살해한 범인을 체포하고도 재판이 진행되지 않아 지난 십여년 동안을 얼마나 초조하고 맘을 졸이며 지내왔는 지 모른다”며 “이제는 맘을 놓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증언을 하면서 또 재판을 지켜보면서 잊었는 줄 알았던 딸의 생전 모습과 살해당한 모습이 떠올라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충격과 슬픔으로 힘들다”며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장연화 기자

2007-11-05

린다 박양 살해범 검거 어바인 경찰국에 감사패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오렌지카운티 지부(회장 이양구)가 린다 박양의 살해범을 검거한 어바인 경찰국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13일 오후 7시 가든그로브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 정기 이사회 및 임원회를 개최한 인권연 지부는 5년 3개월간의 끈질긴 추적끝에 지난 95년 어바인에서 피살된 린다 박(당시 18세)양의 살해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성공한 어바인 경찰국 소속 수사관 및 갱전담반에게 한인커뮤니티를 대신해 감사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이날 감사패를 수상한 경찰관은 어바인 경찰국 샘 알레바토 수사과장, 피터 K. 린튼 수사관, 어바인 경찰국 갱전담반 등이며 갱전담반은 신분보안유지상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인권연 지부측은 “소수계와 관련된 사건 중 미결에 그친 사건이 여러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바인 경찰국은 끈질긴 조사와 추적으로 범인 검거에 성공함으로써 한인을 비롯한 소수계 인권옹호에 기여한 바가 크다”며 감사패를 증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알레바토 수사과장은 “린다양 살해사건을 접한 날 가족 및 이웃들이 슬퍼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무엇보다도 한인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수사협조 가 사건해결에 가장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표한 뒤 “한인커뮤니티는 물론 어바인 지역을 위해 함께 봉사할 젊고 유능한 한인경찰관이 필요하다”며 관심있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했다. 린튼 수사관도 인사말을 통해 “지난 5년간 린다양과 가족의 고통이 한시도 내마음을 떠난 적이 없다”며 “알레바토 수사과장, 갱전담반, 지역검사는 물론 경찰 수사에 확신을 가지고 적극 지원한 한인커뮤니티가 서로 협력할 수 있었기에 범인검거의 개가를 올렸다”고 말했다. 한편 48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된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오렌지카운티 지부는 정기 이사회를 통해 2001년도 사업계획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다음달에 남북통일 및 인권에 대한 글짓기 대회, 5월에는 장학기금 마련 골프 토너먼트, 법률문제 세미나 등의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200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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