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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용서'…린다 박양 사망 13주년 맞은 가족들

사형선고전 범인 용서…OC 레지스터 사연 보도

#1. 1995년 11월. 한인 여대생 린다 박양은 금품을 훔치려 집에 침입한 베트남계 갱단의 칼에 찔려 18살의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2.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08년 8월. 범인 중 한명이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기 직전 고 린다양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3. 아버지 박선화씨는 오히려 사형선고를 받은 범인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그리고는 그동안 가슴 속에 묻었던 린다양을 마침내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

1일자 OC레지스터는 13년 전 어바인에서 발생했던 한인 여대생 린다 박양 살해사건의 범인과 린다양(작은 사진) 가족 사이의 '아름다운 용서'를 감동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범인인 로널드 트리 트랜(33)은 지난 8월 사형선고를 받기 전 법정에서 린다양 가족들에게 "나는 린다와 그의 영혼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 또한 언젠가 린다와 그의 가족이 나를 용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라는 요지의 마지막 진술을 마쳤다.

자신의 목에 한국어로 '저를 용서해주세요'라고 문신을 새긴 트랜은 이어 "정말 정말 죄송하다"며 방청석에 앉아있던 린다양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린다양의 아버지 박선화씨는 오히려 사형선고를 앞둔 그를 위로해 법정 관계자들과 방청객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박선화씨는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린다가 1살 때 형편이 어려워 한국의 할아버지 할머니집에 맡긴 적이 있다. 린다를 찾아오면서 다시는 어떤 고난이 닥쳐도 떨어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늘나라로 먼저 보낼 줄 정말 몰랐다"고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부모의 멍든 가슴은 쉽사리 아물지 않았지만 그 후로 린다양의 가족들에게는 기적같은 마음의 평화가 찾아 왔다.

박선화씨는 "그날 트랜이 구하는 용서를 진심으로 받아 들이고 나자 예전보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또 지난 해 자신의 주택에 증축한 2층으로 린다양의 언니 제니씨네 가족이 이사온 이후 집안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딸 린다양이 살해당하고 나서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술과 담배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아버지 박씨의 모습은 이제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얼마 전 린다양의 13주기 추모일을 맞아 박씨 부부는 큰딸과 손주들을 데리고 로즈힐스 메모리얼 파크에 다녀왔다.

범인들이 체포되기 전까지는 매주 이 곳을 찾았지만 이제는 격주로 방문할 정도로 둘째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버려가고 있다.

이날 비석 주변에 자란 잡초를 깨끗이 정리한 아버지 박씨는 비로서 린다양을 마음 속에 떠나 보내며 가족들과 함께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고 레지스터는 전했다.

신승우 기자 gowest@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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