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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그녀들이 사랑했던 거리, 베벌리힐스

베벌리힐스는 LA를 대표하는 관광지이나 그래서인지 LA 시민들이 자주 찾게 되는 곳은 아니다. 서울 시민들이 남산타워나 63빌딩을 방문할 일이 자주 없는 것처럼. 그러나 트렌드세터들과 패셔니스타들의 성지인 이곳엔 늘 새롭고 유니크한 것들로 넘쳐난다. 이 하이텐션 바이브는 비단 패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이곳에 가면 레스토랑과 카페, 뷰티, 인테리어 등 최신 유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래서 꼭 명품 쇼핑이 아니더라도 산책 삼아 이곳에선 윈도쇼핑도 하고 카페에서 간단하게 브런치도 즐기며 주말 한나절을 꽤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정원 산책   쇼핑이 주목적이 아니라면 베벌리힐스 곳곳에 있는 정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겠다. 로데오 드라이브 북쪽방향으로 명품숍 행렬이 끝나는 곳에 위치한 베벌리 가든공원(Beverly Gardens Park)은 1907년에 오픈했는데 2019년 여름 새 단장을 마쳐 훨씬 더 쾌적해졌다. 공원 표지판이 있는 연못과 선인장이 조성된 산책길을 중심으로 오전 일찍 산책하기 안성맞춤이다. 만약 보다 더 한가한 산책을 원한다면 윌로저스 기념공원(Will Rogers Memorial Park)으로 향하자. 베벌리힐스 호텔 인근에 위치한 이 공원은 5에이커 규모로 장미 정원, 분수, 잔디밭 등이 있는데 봄 햇살을 받으며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아름다운 대저택의 정원을 둘러보고 싶다면 그레이스톤 맨션(Greystone Mansion) 정원도 빼놓을 수 없다. 저택 내부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지만 아름답게 장식된 정원은 누구나 언제든 둘러볼 수 있다. 또 '마녀의 집(516 Walden Dr.)'으로 알려진 집 구경도 해볼 만하다. 개인 소유 주택이므로 밖에서만 구경이 가능하다.     ▶쇼핑   로데오 드라이브엔 세상 모든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값비싼 명품 브랜드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중저가 의류 브랜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H&M그룹 자회사인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와 COS다. 특히 COS는 미니멀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연령 불문 인기 있는 브랜드. 또 한인들도 좋아하는 마쥬(Maje)와 산드로(Sandro)도 베벌리 드라이브에 위치하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점으로 는 포터리반(Pottery Barn), 크레이트앤배럴(Crate & Barrel) 등이 있다. 특색있는 마켓 구경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최근 오픈한 고급 마켓 이레원(Erewhon)으로 향하자.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맛있는 커피와 페이스트리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머스트 바이 아이템은 바로 파이류. 특히 피칸파이 러버라면 꼭 구입해 보길. 만약 치즈 애호가라면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베벌리힐스 치즈 스토어(The Cheese Store of Beverly Hills)'에 꼭 들러야 한다. 전 세계 다양한 치즈는 물론 트러플, 하몽과 살라미와 치즈 등을 함께 제공하는 샤퀴테리아 보드(charcuterie boards)도 구입할 수 있다.     ▶사우스 베벌리 드라이브   우리가 흔히 베벌리힐스라 하면 로데오 드라이브와 그 옆 길인 노스 베벌리 드라이브를 떠올리는데 윌셔길 건너 사우스 베벌리 드라이브도 가볼만 하다. 이곳엔 LA를 대표하는 브런치 맛집 '어스 카페(Urth Caffe)'와 뉴욕 베이글 맛집인 '브루클린워터 베이글스(Brooklyn Water Bagels)'가 있다. 브룩클린 워터 베이글스에선 아침식사 메뉴로 달걀과 베이컨, 연어, 파스트라미 등이 들어간 베이글 샌드위치도 제공한다. 이곳에선 아이스커피인 큐브스타(Cubsta)가 시그니처 메뉴인데 한 번쯤 맛볼 만하다. 이 메뉴는 갓 만든 커피를 얼린 얼음이 들어간 아이스커피로 얼음이 녹으면서 훨씬 더 풍부한 커피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바삭한 크루아상부터 페이스트리, 갓 구운 바게트까지 다양한 디저트와 빵을 만날 수 있는 '셔못 베이커리(Chaumont Bakery & Cafe)'도 빼놓을 수 없다. 오전 6시 30분부터 오픈하는 이곳은 페이스트리 메뉴 외에도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 다양한 아침식사 메뉴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스타 셰프 커티스 스톤이 운영하는 마드(Maude), 리조토로 유명한 이탈리안 퀴진 '피콜로 파라디소(Piccolo Paradiso)', 스타 셰프 자코모 드래고가 운영하는 클래식 아메리칸 퀴진인'사우스 베벌리 그릴' 등 유명 다이닝도 많아 맛집 순례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하다. 글=이주현 객원기자 사진=베벌리힐스 관광청 제공베벌리힐스 영화 베벌리힐스 호텔 베벌리힐스 곳곳 베벌리 드라이브

2024-04-11

강도 무서워 손님에 ‘마스크 금지’

베벌리힐스 등 고급 상점과 주택가를 타겟으로 한 각종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 업체가 매장 내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나서 주목된다.     베벌리그로브 지역에 있는 의류업체 ‘킷슨(Kitson)’은 매장에서 소매치기와 직원 폭행 등 각종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원 확인을 위해 22일부터 고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스크를 착용하고자 하는 고객은 매장 방문 전 매장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킷슨은 성명을 내고 “공중 보건을 위해 시작한 마스크 정책이 일부 사람들의 범죄 목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베벌리 그로브 로버트슨 불러바드 지점 매장의 실내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점의 프레이저 로스 대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물건을 훔치거나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폭행을 가하기도 한다”며 “직원들의 안전과 매장의 자산 보호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로스 대표는 또한 최근 베벌리힐스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범죄 트렌드가 이 같은 변화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베벌리힐스 고급 매장이나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강도 사건만 3건 이상이다.     지난달 20일에는 킷슨이 위치한 로버트슨 불러바드 선상의 샤넬 매장이 떼강도단에 털려 명품 가방과 지갑 등이 도난 당했다. 또 불과 2마일 떨어진 곳의 베벌리힐스 지역 윌셔 불러바드에 위치한 니먼마커스 백화점에도 지난 13일 강도단이 정문을 부수고 침입해 물건을 훔쳐 도주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6일에는 베벌리그로브 지역의 한 주택에 강도가 들어 집에 있던 70대 여성 시니어를 포박하고 폭행한 뒤 고가의 보석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베벌리그로브 지역은 베벌리센터 쇼핑몰 인근이 포함된 행정 지역으로, 로버트슨 거리는 고급 명품 매장들이 위치한 거리로 유명하다.   장수아 기자베벌리 마스크 마스크 착용 베벌리 매장 실내 마스크

2022-08-22

베벌리 주택에 대낮 무장강도 침입

    부촌에 혼자 살고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주택에 침입해 고가의 귀금속을 털어간 강도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만에 용의자가 체포됐다.   사건은 지난 17일 한낮인 오후 2시25분경 베벌리 그로브 지역 6600블록 웨스트 5가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LA경찰국에 따르면 이날 범인은 핼로윈 형태의 마스크를 쓰고 71세 여성이 홀로 거주하는 집에 침입해 권총으로 피해자를 내려친 뒤 고가의 귀금속이 보관된 금고를 열라고 요구했다.   금고 안에는 롤렉스 급의 고가 시계를 포함해 최소 수십만 달러어치의 보석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밤 딜런 앤서니 클린케(31)를 해당 사건의 용의자로 1200블록 메도우브룩 애비뉴에서 체포했다. 클린케에게는 17만5000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보석 수집과 관련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그의 집에 귀중품이 상당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지역 주민들은 지금까지 범죄가 거의 발생하지 않던 조용한 동네에서 이 같은 중범죄가 일어났다는 것에 놀라면서 앞으로 치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본부 뉴스랩베벌리 주택 베벌리 주택 대낮 강도 이날 범인

2022-08-18

베벌리힐스 대낮 '떼강도'…보석상 유리창 깨고 털어

대낮 떼강도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 연말 유명 백화점을 대상으로 한 연쇄 떼절도, 화물열차 약탈에 이어 또 강력 범죄가 발생하자 치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베벌리힐스 경찰국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 사우스베벌리 드라이브 인근 고급 보석상에 5인조 강도가 망치 등으로 업소 유리창을 깨고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피해 업주는 “50만 달러 상당의 목걸이 한 개를 포함, 피해 액수는 약 300만~500만 달러 가량”이라고 밝혔다.   범행 수법은 대담했다. 대낮에 행인들과 수많은 차량이 지나다니는 상황임에도 망치로 업소 유리창을 부수고 귀금속을 마구잡이로 쓸어담았다. 이후 미리 준비한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치안이 불안해지자 베벌리힐스 지역 주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베벌리힐스경찰국은 성명을 통해 “이번에 발생한 보석상 떼강도 사건으로 인해 지역사회의 불만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우리도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벌리힐스경찰국은 ▶순찰 인력 추가 배치 ▶경관 증원 ▶감시 카메라 추가 설치 등을 약속했다.   이날 떼강도 사건은 인근 지역에서 또 한번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22일 오후 9시 LA카운티미술관(LACMA) 인근 한 중국계 식당에 5인조 강도가 침입, 현금출납기를 훔쳐 달아났다.   LAPD 관계자는 “이들은 식당 종업원들을 폭행까지 가했다. 이들은 모두 후드티를 입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범행 발생 지역, 범죄 수법, 인상착의 등을 봤을 때 베벌리힐스 보석상 떼강도 사건의 용의자들과 동일 인물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LA카운티에서는  경범죄와 비폭력 범죄는 보석금을 책정하지 않는 ‘제로 베일(Zero Bail)’ 정책이 시행중이다. 지난 연말 LA일대에서 플래시몹 형태의 일명 떼강도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14명도 모두 ‘무보석’ 석방된 바 있다.   장열 기자떼강도 사우스 베벌리 인근 고급 5인조 강도

2022-03-23

[베벌리힐스 맘-2] 베벌리힐스 판 3당4락

한국에서 3당4락은 흔히 입시에서 ‘3시간 자면 합격이고, 4시간 자면 불합격’이란 의미로 쓰였다. 미국의 부촌 베벌리힐스의 대표적인 품절남 '로버트 레이(Robert Rey.49)'는 스타급 성형외과 의사다. 품절남이란 이미 임자가 있어 품절된 아까운 남자란 뜻이다. 그는 의사들의 일상을 생생히 다룬 TV 프로그램 '닥터 90210'에 출연해 유명해졌다. 명문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그의 인기에 한몫 했다. 마침 '베벌리힐스 맘' 2탄 기사를 준비하던 터에 그가 하버드대에 지원한 고등학생들을 면접보게 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버드대는 지역에 사는 동문을 시켜 지원자를 인터뷰하는 절차가 있다. 닥터 레이를 포함한 베벌리힐스 학부모들도 자녀를 하버드대 같은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대)에 보내려 애쓴다. 그 내막이 어떤지 궁금했다. 지난 4일 오전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 로버트 레이와 아내 헤일리 레이(Hayley Rey.36)를 만났다. 1남1녀 딸 시드니(10).아들 로비(6)를 두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어바인.샌디에이고 같은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서 올해 23명이 하버드대에 붙었어요. 모두 성적이 뛰어나더군요." 그는 "자녀를 하버드대에 보내려는 베벌리힐스 엄마들의 '성적 올리기' 노력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1~2학년 과정에선 부모들도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3학년부터는 분위기가 바뀐다. 학부모들은 이때가 학업의 '기본기'가 형성되는 시기라고 본다. 여기서 떨어지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초등학교 3~4학년 전후로 아이들을 다잡는 한국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사립 중학교 입학을 위한 '시험(ISEE)' 준비도 3학년부터 시킨다. 이러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준비하면 붙고 4학년이면 떨어진다'는 말까지 나온다. 베벌리힐스 판 '3당4락' 신드롬으로 불릴 만하다. 한국에서 3당4락은 흔히 대학 입시에서 '3시간 자면 합격이고 4시간 자면 불합격'이란 의미로 많이 쓰였다. ISEE 시험은 초등학교 사교육 시장의 팽창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ISEE 성적 분포를 보면 이유가 나온다. 응시자의 성적은 9등급으로 나뉜다. 숫자가 높을수록 우수하다. 평균은 5등급이다. 다른 과외수업 없이 학교에서 공부 잘한다는 학생이 시험을 보면 7등급쯤을 받는다. 결국 응시자의 상위 4%만 9등급을 받는다. 그런데 명문 사립 중학교 지원자들은 대개 9등급 성적표를 갖고 있다. 따라서 높은 ISEE 성적을 얻기 위해 중학교 입시에서도 대입 수능시험(SAT)처럼 과외가 필요해진 것이다. 레이 부부를 포함해 학부모들은 "공부만 잘한다고 마음 놓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공부와 함께 '캐릭터 만들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수상 실적.학교 회장 같은 자녀들의 스펙(spec)을 키우려 공을 들이지만 베벌리힐스 역시 만만치 않다. 비슷비슷한 입시 지원자들 사이에서 튀어야 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예체능 특기생에 선발되기 위해 학생들 시간표엔 테니스와 피아노 과외가 추가된다. 구체적으로 하버드대를 원하는 학생이라면 '리더십'에 가장 신경을 쓴다. 한곳에서 '회장'을 한 것이 10곳의 회원 활동보다 평가를 받는다. 레이는 "하버드대는 지금이라도 당장 강단 앞에 서서 위축되지 않고 청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연설을 할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의 하버드대 지원자 인터뷰에서 만난 여학생을 예로 들었다. "장래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그가 물었다. 여학생은 로버트 레이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흔들림이 없었어요. 여성 대법관이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죠.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는 다른 예를 들었다. 아시아계 학생이었다. 성적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소심했다. 레이는 "아시아계 학생들이 수줍어하는 문화가 있다는 걸 이해한다. 하지만 하버드대에 가려면 그걸 극복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사립학교에 다니고 과외로 성적을 올린 학생은 하버드대 지원자 중엔 너무 많아요." 결국 어려웠던 레이의 유년 시절처럼 켜켜이 쌓은 '나만의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이런 관점에서 베벌리힐스의 평범하고 부유한 삶은 어쩌면 명문대 진학의 '독(毒)'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엄마들의 걱정이 시작된다. 레이는 TV 쇼의 스타답게 청중을 위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모두 테니스와 피아노를 특기로 적어 내요. 하지만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나 피아노 연주자가 되기 쉽나요. 난 아이에게 주짓수(K1 경기에 자주 등장하는 브라질 격투기)를 가르칠 거예요. 주짓수 고수가 되면 학교 레슬링 팀에 들어가기 쉬울 테니까요. 하하." '아메리칸 드림' 이룬 닥터 로버트 레이 갱이 될 뻔한 브라질 소년, 할리우드 의사로 거듭나 1974년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가. 12세 소년이 모르몬교 선교사의 손을 잡았다. 소년은 부르짖었다. “미국에 가고 싶어요. 여기서 내가 살 수 있는 길은 갱이 되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뿐이에요.” 불량배들과 어울리다 이미 두 차례나 감옥을 경험했던 소년. 그는 11세 때까지 침대에서 잔 적이 없었다. 술에 절어 살던 아버지는 가족을 먹여살릴 능력이 없었다. 소년은 망가진 집안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미국행 모험을 택했다. 모르몬 교도들은 그를 유타주에서 키웠다. 4년 뒤엔 브라질에서 엄마가 왔다. 엄마는 허드렛일을 하며 그의 학비를 댔다. UCLA 의대와 터프츠대 의대에서 공부했다. 하버드대에선 성형외과 펠로를 했다. 부와 명예를 쥘 수 있는 성형외과 의사는 브라질 소년들에겐 우상이다. 배우와 가수, 모델 등이 몰려 있는 ‘꿈의 도시’ 베벌리힐스에 성형외과를 열어 대성공을 거뒀다. 개업 의사이자 방송인인 로버트 레이의 영화 같은 인생 이야기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무기는 공부였다. 지금은 저택을 사자고 조르는 아내에게 대번에 ‘OK’를 외칠 만큼 돈을 잘 번다. 가슴 확대 수술과 미용 성형이 주 전공. 여배우들 사이에서 솜씨가 좋은 것으로 소문나면서 명성을 얻었다. 광고를 찍고,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유명 일간지에 기고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스릴러 영화 ‘세븐’의 의학 자문을 맡기도 했다. 2004년 성형수술을 다루는 리얼리티 쇼 ‘닥터 90210’에 고정 출연하면서 자신이 스타가 됐다. 베벌리힐스의 우편번호인 ‘90210’을 딴 이 쇼는 환자와 의사의 상담부터 수술 장면, 수술 전후 모습 비교까지 성형수술의 전 과정을 다룬다. 부인 헤일리(36)와 딸 시드니(10), 아들 로비(6)와 함께하는 일상생활도 쇼에 자주 등장해 레이 가족은 할리우드의 명사가 됐다. TV 스타답게 레이는 몸도 좋다. 네온 색깔의 튀는 상의 속엔 태권도로 잘 다져진 초콜릿 복근이 숨어 있다. 홈페이지에 검은띠를 차고 태권도 이단옆차기를 하는 사진도 띄워 놓았다. 브라질 무술 주짓수도 고수다. 그는 성공에 취해 폼만 재는 속물은 아니다. “장차 브라질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서다. 김기정 기자

2010-05-31

베벌리힐스 맘의 ‘하버드 프로젝트’…'3당4락' 알아보니

사립 중학교 입학을 위한 ‘시험(ISEE)’ 준비도 3학년부터 시킨다. 이러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준비하면 붙고, 4학년이면 떨어진다’는 말까지 나온다. 베벌리힐스 판 ‘3당(當)4락(落)’ 신드롬으로 불릴 만하다. 한국에서 3당4락은 흔히 입시에서 ‘3시간 자면 합격이고, 4시간 자면 불합격’이란 의미로 쓰였다. 미국의 부촌 베벌리힐스의 대표적인 품절남 ‘로버트 레이(Robert Rey·49)’는 스타급 성형외과 의사다. 품절남이란 이미 임자가 있어 품절된 아까운 남자란 뜻이다. 그는 의사들의 일상을 생생히 다룬 TV 프로그램 ‘닥터 90210’에 출연해 유명해졌다. 명문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그의 인기에 한몫 했다. 마침 ‘베벌리힐스 맘’ 2탄 기사를 준비하던 터에 그가 하버드대에 지원한 고등학생들을 면접보게 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버드대는 지역에 사는 동문을 시켜 지원자를 인터뷰하는 절차가 있다. 닥터 레이를 포함한 베벌리힐스 학부모들도 자녀를 하버드대 같은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대)에 보내려 애쓴다. 그 내막이 어떤지 궁금했다. 지난 4일 오전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 로버트 레이와 아내 헤일리 레이(Hayley Rey·36)를 만났다. 1남1녀 딸 시드니(10)·아들 로비(6)를 두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어바인·샌디에이고 같은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서 올해 23명이 하버드대에 붙었어요. 모두 성적이 뛰어나더군요.” 그는 “자녀를 하버드대에 보내려는 베벌리힐스 엄마들의 ‘성적 올리기’ 노력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1~2학년 과정에선 부모들도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3학년부터는 분위기가 바뀐다. 학부모들은 이때가 학업의 ‘기본기’가 형성되는 시기라고 본다. 여기서 떨어지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초등학교 3~4학년 전후로 아이들을 다잡는 한국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사립 중학교 입학을 위한 ‘시험(ISEE)’ 준비도 3학년부터 시킨다. 이러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준비하면 붙고, 4학년이면 떨어진다’는 말까지 나온다. 베벌리힐스 판 ‘3당4락’ 신드롬으로 불릴 만하다. 한국에서 3당4락은 흔히 대학 입시에서 ‘3시간 자면 합격이고, 4시간 자면 불합격’이란 의미로 많이 쓰였다. ISEE 시험은 초등학교 사교육 시장의 팽창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ISEE 성적 분포를 보면 이유가 나온다. 응시자의 성적은 9등급으로 나뉜다. 숫자가 높을수록 우수하다. 평균은 5등급이다. 다른 과외수업 없이 학교에서 공부 잘한다는 학생이 시험을 보면 7등급쯤을 받는다. 결국 응시자의 상위 4%만 9등급을 받는다. 그런데 명문 사립 중학교 지원자들은 대개 9등급 성적표를 갖고 있다. 따라서 높은 ISEE 성적을 얻기 위해 중학교 입시에서도 대입 수능시험(SAT)처럼 과외가 필요해진 것이다. 레이 부부를 포함해 학부모들은 “공부만 잘한다고 마음 놓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공부와 함께 ‘캐릭터 만들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수상 실적·학교 회장 같은 자녀들의 스펙(spec)을 키우려 공을 들이지만 베벌리힐스 역시 만만치 않다. 비슷비슷한 입시 지원자들 사이에서 튀어야 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예체능 특기생에 선발되기 위해 학생들 시간표엔 테니스와 피아노 과외가 추가된다. 구체적으로 하버드대를 원하는 학생이라면 ‘리더십’에 가장 신경을 쓴다. 한곳에서 ‘회장’을 한 것이 10곳의 회원 활동보다 평가를 받는다. 레이는 “하버드대는 지금이라도 당장 강단 앞에 서서 위축되지 않고 청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연설을 할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의 하버드대 지원자 인터뷰에서 만난 여학생을 예로 들었다. “장래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그가 물었다. 여학생은 로버트 레이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흔들림이 없었어요. 여성 대법관이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죠.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는 다른 예를 들었다. 아시아계 학생이었다. 성적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소심했다. 레이는 “아시아계 학생들이 수줍어하는 문화가 있다는 걸 이해한다. 하지만 하버드대에 가려면 그걸 극복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사립학교에 다니고, 과외로 성적을 올린 학생은 하버드대 지원자 중엔 너무 많아요.” 결국 어려웠던 레이의 유년 시절처럼 켜켜이 쌓은 ‘나만의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이런 관점에서 베벌리힐스의 평범하고 부유한 삶은 어쩌면 명문대 진학의 ‘독(毒)’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엄마들의 걱정이 시작된다. 레이는 TV 쇼의 스타답게 청중을 위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모두 테니스와 피아노를 특기로 적어 내요. 하지만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나 피아노 연주자가 되기 쉽나요. 난 아이에게 주짓수(K1 경기에 자주 등장하는 브라질 격투기)를 가르칠 거예요. 주짓수 고수가 되면 학교 레슬링 팀에 들어가기 쉬울 테니까요. 하하.” LA중앙일보=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 ‘아메리칸 드림’ 이룬 닥터 로버트 레이 갱이 될 뻔한 브라질 소년 할리우드 얼짱·몸짱 의사로 거듭나 1974년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가. 12세 소년이 모르몬교 선교사의 손을 잡았다. 소년은 부르짖었다. “미국에 가고 싶어요. 여기서 내가 살 수 있는 길은 갱이 되거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뿐이에요.” 불량배들과 어울리다 이미 두 차례나 감옥을 경험했던 소년. 그는 11세 때까지 침대에서 잔 적이 없었다. 술에 절어 살던 아버지는 가족을 먹여살릴 능력이 없었다. 소년은 망가진 집안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미국행 모험을 택했다. 모르몬 교도들은 그를 유타주에서 키웠다. 4년 뒤엔 브라질에서 엄마가 왔다. 엄마는 허드렛일을 하며 그의 학비를 댔다. UCLA 의대와 터프츠대 의대에서 공부했다. 하버드대에선 성형외과 펠로를 했다. 부와 명예를 쥘 수 있는 성형외과 의사는 브라질 소년들에겐 우상이다. 배우와 가수, 모델 등이 몰려 있는 ‘꿈의 도시’ 베벌리힐스에 성형외과를 열어 대성공을 거뒀다. 개업 의사이자 방송인인 로버트 레이의 영화 같은 인생 이야기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무기는 공부였다. 지금은 저택을 사자고 조르는 아내에게 대번에 ‘OK’를 외칠 만큼 돈을 잘 번다. 가슴 확대 수술과 미용 성형이 주 전공. 여배우들 사이에서 솜씨가 좋은 것으로 소문나면서 명성을 얻었다. 광고를 찍고,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유명 일간지에 기고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스릴러 영화 ‘세븐’의 의학 자문을 맡기도 했다. 2004년 성형수술을 다루는 리얼리티 쇼 ‘닥터 90210’에 고정 출연하면서 자신이 스타가 됐다. 베벌리힐스의 우편번호인 ‘90210’을 딴 이 쇼는 환자와 의사의 상담부터 수술 장면, 수술 전후 모습 비교까지 성형수술의 전 과정을 다룬다. 부인 헤일리(36)와 딸 시드니(10), 아들 로비(6)와 함께하는 일상생활도 쇼에 자주 등장해 레이 가족은 할리우드의 명사가 됐다. TV 스타답게 레이는 몸도 좋다. 네온 색깔의 튀는 상의 속엔 태권도로 잘 다져진 초콜릿 복근이 숨어 있다. 홈페이지에 검은띠를 차고 태권도 이단옆차기를 하는 사진도 띄워 놓았다. 브라질 무술 주짓수도 고수다. 그는 성공에 취해 폼만 재는 속물은 아니다. “장차 브라질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서다. ---------------------------------------------------------------------------- j 칵테일 >> 닥터 레이가 말하는 하버드대 공략법 3당4락에 울고 웃는다 ● 초등학교 3학년부터 사립 중학교 입시(ISEE) 준비 ● “4학년 때 시작하면 떨어진다” ● 1~2학년은 ‘인성교육’을 중시 ISEE 9등급 받기 ● 명문 사립중 입학 위한 보증서 ● 응시자 상위 4%만 최고 성적인 9등급 받아 공부 잘해도 과외 안 받으면 대개 7등급 ● ISEE로 과외시장도 팽창 캐릭터 만들기 ● “공부만 잘한다고 마음 못 놓는다” 테니스ㆍ피아노 과외 등 예체능 특기도 대비 ● 닥터 레이는 아이에게 브라질 격투기 ‘주짓수’ 가르칠 예정 “남들이 안하는 걸 해야 한다.” 리더십 훈련 ● 하버드가 중시하는 리더십 쌓으려 단체활동 “회장 1번이 평회원 10번보다 좋다” ● 당당함과 미래 포부에 대한 자신감 중요 ● 부유한 삶은 명문대 진학의 독( 毒) 될 수도 -하버드 응시자 중 부잣집 우등생은 수두룩 -플러스 알파(+α)의 리더십 보여줘야 ---------------------------------------------------------------------------- >> 베벌리힐스는 영화의 중심지인 할리우드에 인접해 있다. 1950년대에 유명 영화배우나 기업가가 이곳에 살기 시작하면서 고급 주택단지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쇼핑을 하거나 유명 배우의 호화 주택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주변의 서점 등에 들르면 ‘스타들의 집(Star Maps)’이라는 지도를 살 수 있다. 이 지도에는 유명 배우나 가수의 집이 표시돼 있으나 정확도는 떨어진다.

2010-05-14

베벌리힐스 맘, 대치동 엄마들 빰치네… 대단한 자녀 교육열, 초등학교때부터 입시전쟁

미국의 부촌인 베벌리힐스. 여기서도 주택 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베벌리파크엔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의 저택이 있다. 이 집에 얼마 전 사립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모였다. 이 학교엔 스탤론의 아이 말고도 배우 샤론 스톤과 리얼리티쇼 '닥터 90201'로 유명해진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 레이 같은 걸출한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 인사의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 미국으로 유학 오는 한국 아이들이 늘자 이런 학교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대치동 뺨치는 베벌리힐스의 교육 열기를 들어 보려고 스탤론 집의 모임에 참가했던 에마 윌리엄스 부부와 지난달 28일 저녁을 먹었다. 에마의 남편은 유명 배우다. 한국에서도 히트 쳤던 TV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주인공 스코필드(일명 석호필)를 괴롭힌 악덕 교도관 브래드 벨릭으로 출연한 웨이드 윌리엄스가 그의 신랑이다. "그 학교에 60명이 원서를 넣었는데 우리 딸을 포함해 4명만 붙었어요 글쎄." 에마가 입을 열었다. 스탤론의 딸도 합격했다. 에마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에 합격 통지서를 받는 순간 날아갈 것 같았죠." 베벌리힐스 인근의 사립 초등학교들은 3월 말 봄방학을 앞둔 금요일에 일제히 합격 통지서를 보낸다. 그러나 입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불합격' 딱지를 받는 가정이 많다. 이 때문에 베벌리힐스에선 우울한 금요일 곧 블랙 프라이데이로 봄을 맞는다. 요즘 유명한 사립초교 입학 경쟁률이 5대 1을 넘는다는 서울 못지 않게 베버리힐스도 입시로 들썩이는 것이다. 에마의 사연도 '맹모삼천지교'를 연상케 한다. 그는 2008년 텍사스에서 LA로 이사 왔다. 남편의 촬영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외동 딸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였다. 에마도 다른 베벌리힐스 엄마들처럼 입시판에 뛰어 들었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사립학교는 초등학교라도 학비가 연간 2만 달러를 넘는다.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공립학교를 보내면 되지 않을까. 공교육이 문제다. "코네티컷 같은 곳이면 공립학교도 괜찮아요. 하지만 LA는…" 에마는 말을 끊었다. 사실 캘리포니아 주는 1960년대까지 전국 최고의 공립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50개 주에서 48등이다. 이 곳의 교육 전문가들은 1978년 예산을 대폭 깎은 게 공교육 몰락을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당시 정부의 예산 삭감은 세금 부담을 줄였기에 인기가 좋았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고 로널드 레이건은 1980년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학부모들에겐 공교육의 질 저하라는 부메랑이 돌아왔다. 에마는 이사온 뒤 '입시 작전'에 돌입했다. LA는 사립 초등학교 들어가기가 대학보다 힘들다는 소리에 마음을 굳혔다. "불안한 마음에 아동 심리학자와 교육 컨설턴트를 고용했어요." 심리학자에겐 500달러를 내고 아이의 언어ㆍ수리 능력을 분석한 10쪽 짜리 보고서를 받았다. 이런 걸 내면 입학에 도움이 된다. 학교 고르기도 교육 컨설턴트가 도왔다. 비용은 300달러. 컨설턴트들은 사립 학교의 정보와 특징을 꿰차고 있다. LA의 영화배우와 스포츠 선수 같은 스타들이 주된 고객이다. 학교의 입학 사정관과 친분이 있는 컨설턴트는 '로비스트' 역할도 한다. 에마는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사립학교 6곳에 지원해 원하던 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입학생 중엔 물론 한국인 자녀도 있었다. 한인마켓에서 사온 김치를 씹던 남편 웨이드 윌리엄스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기자에게 물었다. "아무리 입학 사정관이라도 그렇지. 6살 짜리를 보고 구분이 되나. 한국 사립학교는 어떻게 학생을 뽑아요?" 미국에선 학생을 뽑을 때 학부모를 함께 인터뷰한다. 때문에 학부모가 '학교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왜 이 학교가 자녀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예상질문에 답변을 미리 생각해 간다. 할아버지의 직업까지 묻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드라마 캐스팅을 위해 여러번 인터뷰를 했지만 가장 긴장됐던 인터뷰가 뭔지 알아요? 바로 이번에 딸의 초등학교 입학 인터뷰였어요." 김기정 기자

2010-05-09

타 교육구 거주 학생에 전학 명령…베벌리힐스 갈등 '점입가경'

예산안 해결을 위해 타 지역 학생들을 전학시키기로 결정한 베벌리힐스 교육구가 여전히 시끄럽다. 지난 달 타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전학 통지서를 받은 학부모들이 교육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학을 앞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재학생들이 등교 보이콧도 준비하고 있어 불안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스틴 스쿠스키(14)군은 "전학을 간다는 건 수업 수준이 다른 학교에 적응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게다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의 7학년과 8학년 수학과 과학 과목은 고등학교 수준으로 가르치고 있는 만큼 다른 학교 수업 내용이 걱정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반면 체육 특기생으로 교육구내 고등학교 진학을 허락받은 엘 로데오 초등학교 8학년의 데이비드 요나군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수 없다면 굳이 학교에 등록할 필요가 있느냐"며 전학을 고려하는 등 학생들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현재 베벌리힐스 교육구는 주정부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학생 지원금을 줄이자 교육구내 재산세를 할당받는 안을 추진하기 위해 8학년 미만의 타 교육구 거주 학생들에게 전학을 명령한 상태다. 그러나 비거주자 학생이라도 부모가 베벌리힐스 교육구내 학교에 재학했거나 조부모가 시내에서 거주할 경우 통학을 허용하고 있다.

2010-02-08

"휴~ 그나마 다행" 베벌리 힐스 교육구, 고교생은 제외키로

"그나마 다행입니다." 베벌리힐스 교육구가 지난 12일 타지역 거주 학생들의 재학을 금지하면서 9학년 이상 고등학생들은 제외키로 해 해당 학생의 학부보들은 일단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킨더가튼~8학년 사이는 재학을 불허해 500여명의 학생들의 전학이 불가피해졌다. 전출 대상 학생 중에는 상당수 한인 학생들도 포함돼 있어 적지않은 논란이 예상됐지만 한인 학부모들은 비교적 담담한 입장이다. 학부모 민디 신씨는 "교육구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말하며 "다만 전학 대상에서 고등학생들이 제외된 것은 잘된 일"이라고 전했다. 고교생 자녀를 둔 강금자씨도 "이 문제는 그동안 계속 불거져 왔다"며 "적당한 시기에 잘 해결 된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날 교육구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타지역 거주 학생들에 대한 주정부 예산지원이 끊겨 학생들을 전학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일단 재학중인 학생들은 졸업때까지 재학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며 4시간의 격론이 벌어졌다. 제리 그로스 교육감은 "이번 결정이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공평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신입생 숫자가 매년 감소해 온 베벌리힐스 교육구는 타지역 학생을 입학시킬 경우 주정부가 학생 1인당 6200여달러의 지원금 제공 혜택을 받기 위해 타지역 거주 학생들의 입학을 허용해 왔다. 한편 교육구 측은 이번 조치로 연간 200만~500만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방송 조혜원 기자

2010-01-14

미 부자학군 베벌리힐스의 타지역학생 '강제전출' 논란

로스앤젤레스(LA)의 부자동네인 베벌리힐스 교육당국이 일부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다른 지역 학생을 일정비율 선발하던 제도를 없애고 기존의 ‘외부 학생’도 전출시킬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베벌리힐스통합교육구가 지난해 가을 외부학생 10% 선발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재학 중인 외부학생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귀족 취향의 엘리트주의에 빠졌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부자동네답게 교육여건이 좋은 학군으로 소문난 이 교육구는 최근 몇 년간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 주가 교육예산 지원을 줄이자 시 당국을 통해 주민들에게 더 많은 교육세를 거둬 예산을 충당하기로 아예 정책을 바꿨다. 아울러 이런 정책 전환으로 주민들 사이에 타 지역 출신 학생들의 교육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외부학생 선발제도를 아예 없애기로 한 것이다. 교육구 관리들은 다른 지역 학생을 10% 선발하는 대가로 주 당국이 지원해온 학생당 약 6천200달러를 받지 않고 시 예산만으로 교육구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학생을 선발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있던 외부학생 484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뜨거운 감자‘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사귀어온 친구들과 헤어지고 전학하도록 하는 처사는 너무 잔인하다면서 최소한 졸업 때까지는 계속 다닐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7학년 학생은 중학교를 마치고, 10학년과 11학년생은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 교육구 소속 학교에 다니도록 허용하되 나머지 외부학생은 올 가을 전원 전출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브라이언 골드버그 교육위원은 11일 자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베벌리힐스 지역을 두르는 벽을 쌓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이곳으로 이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웬만한 학부모들은 베벌리 힐스 지역의 비싼 집값이나 렌트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 사안을 논의할 12일 교육위원회 회의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로 경찰력이 배치될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연합>

201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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