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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한국식 정년 규정 큰 코 다친다

한국에서 '정년 연장' 논의가 한창이다. 한국발 뉴스를 접하면 정년 연장은 고령화 사회를 반영하는 시대적 과제처럼 떠올랐다. 특히 70세는 넘어야 노인이라는 공감대가 퍼지면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대구시가 공무직의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키로 노사 합의하자 정년 연장 논의가 주요 뉴스가 됐다.   한국은 법정 정년이 60세로 규정돼 있다. 사업장에서 노동자 임의 해고를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정규직의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하는 것이다. 반면 60세가 넘으면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에서도 퇴직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인다.     한국의 정년 연장 논의는 세대 간 갈등 양상도 보인다. 중장년층은 더 일할 수 있다며 정년 연장을 희망한다. 중장년층에게 '65세 정년'은 먹고살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반면 청년층은 질 낮은 일자리 증가 등을 이유로 정년 연장에 거부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지난 8일 기준 한국의 청년층(15~29세) 취업포기자는 46만 명으로 전년보다 9만4000명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청년층은 중장년층이 차세대를 위해 일자리 양보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런 한국의 법정 정년 규정은 미국의 한인 경제권에도 후유증을 낳고 있다. '정년'에 익숙한 한국 지상사나 한인 기업들이 연령 차별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노동법에 따르면 한국의 법정 정년은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다. 연방 공정고용기회위원회(EEOC) 등 연방과 각 주의 노동법 담당 정부기관이 당장 단속에 나설 사안이다. 법정 정년을 60세로 규정해 퇴직을 일반화하는 제도 자체가 '연령차별(Age Discrimination)'로 손가락질 받을 일이다.     이렇게 분명한 차이를 한국식으로 생각했다가 연령차별에 따른 부당해고로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법원은 고용주 측의 연령차별 행위가 불법적이고 공공방침에 어긋났다며 거액의 징벌적 배상(punitive damages)까지 부과한다.     주찬호 노동법 변호사는 "지상사가 한국 본사에 미국의 연령차별 금지법을 보고해도 본사에선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한다. 심지어 소송을 감수하더라도 나이를 이유로 해고를 지시하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소위 '로마법'을 따르지 않았다가 큰 코 다치는 셈이다.   한국의 기업과 노동자는 '미국은 해고가 자유롭다'며 부러움 반 두려움 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고용주 측의 해고는 자유롭지만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온전히 져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또한 연령 성별 장애 인종 종교 임신 등을 문제 삼아 해고할 경우 엄청난 액수의 징벌적 배상까지 각오해야 한다.   최근 한국 지상사와 한인 기업의 연령차별 실태를 취재하면서 너무나도 노골적인 행태에 놀랐다. 원고 측이 제기한 소장에는 '나이가 많아 보인다 왜 은퇴하지 않나 젊은 사람이 낫다. 회사를 떠나야 할 때가 아닌가' 등 언어폭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법원은 거액의 합의금 지급과 별도로 1967년 제정된 '연령차별금지법(Age Discrimination in Employment Act AEDA)' 준수를 강조했다. 고용주 등이 40세 이상 직원을 대할 때 연령을 이유로 차별대우나 해고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월드트레이드센터 LA(WTCLA)와 LA 카운티 경제개발공사(LAEDC)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캘리포니아주 소재 한국 지상사는 총 432개사 고용직원은 약 2만3000명에 달한다. 그만큼 연령차별 소송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 지상사와 한인 기업 모두 연령차별 금지법을 허투루 볼 때가 아니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한국식 정년 정년 연장 법정 정년 연령차별 금지법

2024-10-29

양용 누가 죽였나, 법정으로…양씨 부모, LAPD 등 소송 제기

LA경찰국(LAPD) 경관에 의해 피살된 양용씨 사건이 법정으로 가게 됐다.   숨진 양씨의 부모인 양민씨와 양명숙씨는 LAPD를 비롯한 LA시정부, LA카운티정부, 카운티 정신건강국(DMH) 등을 상대로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에는 양씨에게 총격을 가한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 현장을 지휘했던 루발카바 서전트, 911에 가장 먼저 경관 출동을 요청한 윤수태 DMH 클리니션도 포함됐다. 소장은 지난 24일 접수됐고, 원고 측은 배심원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 측(담당 변호인 브라이언 패니쉬·애덤 쉐아·라이언 케이시·니콜라스 요카)은 이들을 상대로 ▶과실에 의한 사망 ▶폭행 ▶신체적 가해 ▶폭력, 위협, 강압 등에서 개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베인법(Bane Act) 위반 ▶(정신 건강 관련) 과실에 의한 사망 등 5가지 위법 행위를 제기했다. 또한, 피고들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 및 변호사 비용 등을 포함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장에는 ▶LAPD와 DMH의 정신질환자 대응 실패 ▶부적절한 무력 사용 ▶LA시·카운티의 제도적 문제 등 크게 3가지가 중점적으로 언급됐다.   특히 DMH 윤수태 클리니션에게는 사망을 초래한 과실 혐의가 제기됐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당일 현장에 있던 윤 클리니션에 대해 “그는 정책과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오히려 공격적인 방식으로 양용을 대하며 그를 더욱 혼란스럽고 격앙된 상태로 만들었다”며 “이는 양씨의 사망 원인이 되었거나 (사건이 발생하도록)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씨가 양씨와 대화를 나눈 시간은 3분도 채 되지 않았고, 곧바로 911에 전화를 걸어 경찰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LAPD에도 과실 혐의를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로페즈 경관과 루발카바 서전트는 사전 대화를 통해 양씨의 정신 상태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루발카바 서전트는 양씨를 이해하거나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당신은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고, 부하 경관들에게는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당시 현장에는 7~9명의 경관이 있었지만 양씨는 혼자였다. 양씨가 칼을 들고 있었지만 공격하려는 시도는 없었음에도 로페즈 경관은 5초 만에 3발의 총을 발사했다.   원고 측은 40mm 비살상 발사기를 든 경관이 문을 연 경관 바로 뒤에 있었음에도 치명적인 무력이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총격 후 현장에 구급차가 있었으나 양씨에게 긴급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원고 측은 소장을 통해 “LAPD가 정신질환자와의 접촉 및 관련 사건 대응에 관한 자체 정책과 절차를 위반했다”며 “양씨를 제압할 긴급한 상황은 없었으며 비살상 무기가 있었음에도 사용하지 않았다. LAPD 경관들의 방식은 부주의하고 무모했다”고 전했다.   또한, 출동한 경관들이 부실한 교육을 받고 적절한 방식으로 고용, 감독, 징계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LA시와 LAPD에게 책임을 물었다.   로페즈 경관은 과거에도 정신질환자에게 총격을 가한 전력이 있었으며, 이러한 모든 요소가 양씨의 사망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베인법(캘리포니아 민법 제52.1조)을 위반한 점도 지적했다.   원고 측은 양씨가 정신질환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경관들은 의도적으로 그를 제압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는 베인법에 따른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로페즈 경관과 루발카바 서전트의 행동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이었다”며 “양씨를 괴롭히고 억압하려는 목적이었으며, 이는 피해자의 안전과 시민권을 무시한 무모한 행위였다”고 비난했다.   양민씨는 26일 본지에 “소송 과정에서 증거개시 절차를 통해 이전에는 확인할 수 없었던 정보나 증거가 공개되길 기대한다”며 “긴 싸움이 예상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양용 법정 로페즈 경관 정신질환자 대응 원고 측은

2024-09-26

애팔래치고 14세 총격범 가석방 없는 종신형 가능

함께 구속된 50대 아버지도 중형 예상   4일 조지아주 와인더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을 살해하고 9명을 다치게 한 14세 콜트 그레이가 6일 오전 처음으로 배로우 카운티 법정에 섰다.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콜트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54)도 아들과 앞에 판사 앞에 나왔다.   그레이 부자의 변호인들은 모두 보석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콜트 그레이는 AR 소총으로 동급생 2명과 교사 2명을 살해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큐리 밍글도프 배로우 카운티 법원 수석 판사는 콜트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아직 14세이기 때문에 사형은 선고받지 못한다고 밍글도프 판사는 덧붙였다.   브래드 스미스 검사는 추가 피해 사례가 확인되면 콜트가 살인 혐의 외의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들과 함께 기소된 콜트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는 과실 치사, 2급 살인, 아동학대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대 징역 18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크리스 호시 조지아주사국(GBI) 국장은 아버지의 기소에 대해 “아들의 행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며 “아들 콜트가 무기를 소지하도록 의도적으로 허용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버지가 아들의 살인과 관련해 2급 살인으로 기소된 것은 타주와 다르다. 조지아 법에 따르면 콜린에게 적용된 2급 살인 혐의는 2급 아동 학대를 저지른 사람이 그 과정에서 제3자의 죽음을 초래한 경우에 적용된다.   GBI에 의하면 4일 총격 사건으로 숨진 사람외에 부상자는 학생 8명과 교사 1명 등 모두 9명이다.   그레이 부자 두 사람 모두에 대한 예비 심리는 12월 4일에 예정돼 있다. 윤지아 기자용의자 총격 총격 용의자 법정 출두 그레이 부자

2024-09-06

'피트니스 총격 살해' 한인 용의자, 28일 법정 출두, 범행동기 수사중

대낮에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고 있던 한인 남성을 총격 살해한 하태희(43·영어명 스티브)씨가 28일(수) 법정에 출두한다. 하씨는 지난 20일 버지니아주 레스턴에 있는 유명 피트니스인 골드짐에서 최형준(31)씨를 총으로 쏜 뒤 도주했다. 〈본지 8월 22일자 A-1면〉     하씨는 도주한 지 8시간 만에 경찰에 검거됐지만, 경찰은 여전히 그의 범행동기와 피해자 최씨와의 관계 등을 수사 중이다. 사건 다음날인 21일 하씨는 2급 살인 및 중범죄 총기 사용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DC 지역 매체 ‘WUSA9’는 사건이 발생한 오후 1시경 당시 골드짐은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22일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씨가 풀업을 하고 있던 최씨에게 갑자기 다가가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하씨는 피해자를 겨냥해 그를 정조준한 자세(targeted stance)로 최소 6발 이상 발사했다. 용의자가 현장에서 나간 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최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그는 결국 숨졌다.     매트 클리포드 골드짐 CEO는 21일 성명을 통해 ”피해자와 용의자 모두 입장 시 회원 바코드를 스캔하는 보안 절차를 준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용의자를 신속하게 체포한 법 집행기관에 감사하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대낮 피트니스 센터서 한인이 한인 총격 살인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하태희 총격 총격 살해 법정 출두 매트 클리포드골드짐

2024-08-22

[문예 마당] 진짜 나를 찾기

  최근 법정 스님이 창설한 시민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가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진짜 나를 찾아라’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법정 스님의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강연을 글로 옮긴 것이다. 스님이 생전에 강조한 절제, 친절, 공생 등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다. 자기 존재를 깨닫고, 현재에 충실하게 살 것을 강조한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로 인도하는 등불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법정 스님의 어록에는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다” “친절에는 한도가 없다. 무한히 펴서 쓸 수 있는 우물이다” “현대인의 불행은 옛날과 달라서, 결핍이 아니라 과잉에서 온다”  “삶은 미래가 아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 줄 알아야 한다” 등 현대인에게 맑고 향기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많다. 곱씹을수록 깊은 의미가 우러나는 말들이다. 이 책을 읽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나의 내면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어린 시절 나는 병적으로 수줍음이 많았다. 체육 시간이면 무릎 위로 껑충 올라간 ’부루마‘라는 체육복을 입어야 하는데 부끄러워서 체육 시간이 정말 싫었다. 또 자신감이 없어서 항상 남이 원하는 나로 살아왔다. 누구에게나 사랑받으려 애쓰며 거절할 줄을 몰랐다. 친구가 영화 본 이야기를 하면 나도 본 영화임에도 안 본 것처럼 끝까지 들어주고, 학교 준비물을 이미 샀음에도 친구가 함께 가자고 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갔다. 그러니 자연히 착하다는 말을 들으며 살았다. '진짜 나'가 아닌 '가짜 나'로 산 셈이다.   서울의 변두리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들어간 학교는 명문 여학교였다.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부자와 권력자의 딸들이 많았다. 여러 면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학생들 틈에서 점점 기가 죽었다. 시간표에 따라 가방을 싸야 하는데 매일 같은 책을 넣고 다니다 담임선생에게 들켜 교무실로 불려가 매를 맞기도했다. 학교 다니기가 싫었다. 꿈 많은 여학교 시절을 책가방만 들고 왔다 갔다 했다.     우리 시대부터 대학 입시제도가 바뀌었다. 미국의 SAT 같은 국가고시를 보고 그 성적으로 대학을 들어가야 하는데 시험 보는 날 토사곽란으로 시험을 망쳤다. 당연히 내가 원하는 대학에 못 가게 됐다. 대학생활에 재미를 못 붙여 학교 배지도 안 달고 다니며 수업엔 빠지기 일쑤였다. 3학년 때였다. 채플 시간 대강당에 모인 학생들이 와글와글 떠들어 대니 김옥길 총장이 설교를 멈추고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앉아 있는 그 자리가 얼마나 귀한 자리인 줄 모르십니까? 밖에서는 그 자리에 앉고 싶어도 형편이 안 돼서 울고 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라며 언성을 높이셨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 식으로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지 못하고 젊은 시절을 낭비했다.     결혼해서 연년생으로 두 아들을 낳았다. 말썽꾸러기들과 지내다 보니 목소리가 커졌다. 하루는 손님이 다녀간 후, 큰아들이 말했다. “엄마는 왜 목소리가 두 개야?” 어느 것이 내 진짜 목소리인지 나도 모르겠다.     50세 가까이 돼서 남편을 따라 LA로 가게 되었다. 새로운 삶을 자신감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웬걸! LA에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만큼 예쁘고 유명한 친구가 있었다. 여고 동창에 대학 동기, 같은 과를 다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까이 지냈다. 그녀 역시 나의 존재감을 잃게 하였다. 남들은 나를 부러워할지도 모르는데 왜 자존감이 떨어지고 행복하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평범한데 내 주위엔 이상하게도 예쁘고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다. 항상 나보다 예쁘고 잘난 사람들과 비교하니 스스로에 만족할 수 없었다.  사소함과 평범함의 가치를 몰랐다.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한 정신과 의사의 특별한 행복론이 담긴 책이다. 환자 중에는 많은 것을 갖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에게 행복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 그런 사람들을 돕기 위한 해결책을 찾으러 진료실 문을 닫고 여행을 떠난다.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알기 위한 여정이다. 꾸뻬씨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행복의 진리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그의 여행 수첩에 담긴 행복에 대한 첫 번째 처방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꾸뻬씨가 여행 중에 만난 노승은 “첫 번째 실수는 행복을 목적이라고 믿는 데 있다. 종종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고 목표로 삼지만, 행복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삶을 즐기고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라고 말했다.   어쩌다 60세가 넘어 등단하게 됐다. 교보문고 신간 코너에 내 에세이집 '내 욕심마저 훔쳐간 도둑'이 마침 새로 출간된 김형석 교수의 '100년을 살아보니',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인 '고양이'와 나란히 전시된 걸 보고 자랑스러웠다. 어느 날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삼성동 코엑스몰에 갔다가 우연히 그곳 관광명소인 '별마당 도서관'에 내 책이 진열된 걸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에세이집 출판 후 친구, 지인들의 격려가 나에겐 새로운 활력을 주었다.     누군가 말했듯이 각자 타고난 그릇이 있다. 법정 스님의 말씀대로 자기 분수를 깨닫고 현재에 충실한 것이 현명한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생 말년에 그토록 열등감에 시달리며 다니기 싫어했던 여학교로부터 모교를 빛낸 동문에게 주는 '영매상'을 받았다. 졸업생은 누구나 탐내는 명예스러운 상이다. 내가 누리는 복의 작은 부분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행복해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나는 모르고 살아왔다.   어쩌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진짜 나'가 아닌 '가짜 나' 즉 타인이 원하는 것들만 추구하며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디선가 읽은 글이 떠오른다. “무엇이 되든지 자기가 되라. 남의 것을 주워 모으는 모자이크 인생을 살지 말라. 너만의 장인이 되라.”   배광자 / 수필가문예 마당 수필 행복 여행 법정 스님 여학교 시절

2024-06-13

뉴욕시 공립교 휴교일 늘어 수업일수 채우기 어려워

최근 뉴욕 일원에 2년 만에 최대 폭설이 내리며 지난 13일 뉴욕시 공립교 수업이 전면 원격 전환된 가운데, 뉴욕시 공립교가 법정 수업일수 채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지역매체 고다미스트는 “예전이라면 ‘스노데이(폭설 등 기상 악화로 인한 휴교일)’였을 지난 13일 원격 수업이 강행된 이유는 시 공립교 휴교일이 늘며 법정 수업일수 180일을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12일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과 데이비드 뱅크스 시 교육감은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원격 수업 전환을 공지했지만, 공립교 원격 수업 로그인이 원활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아침 시간 학습 플랫폼에 로그인조차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다미스트는 “애초에 ‘스노데이’였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라며 법정 수업일수를 무리하게 맞춘 올해 학사일정을 지적했다.     뉴욕주법에 따르면 모든 뉴욕시 공립교는 학생들에게 최소 180일의 교육을 제공해야 하지만, 이번 학년도에 학생들은 179일 동안만 등교한다. 최근 뉴욕시 공립교 휴교일로 ▶설날 ▶디왈리 ▶무슬림 이드(Eid) 등이 추가되며 주가 요구하는 수업일수 180일을 충족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시 교육국은 “남은 하루는 추가 교사 연수일을 통해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수업일수 휴교 최근 뉴욕시 법정 수업일수 수업일수 180일

2024-02-16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저도 20년 전 성폭행 당했습니다"

한 여성 독자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LA한인타운의 한인 치과 전문의 배모(76)씨가 여직원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기사〈본지 1월 25일자 A-1면〉를 보도한 날이다.     “저도 성폭행 당한 당사자입니다.”   이메일에 남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여성은 50대다.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2003년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했다.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회상은 가슴 깊은 곳의 상처를 후빈다. 그녀는 쓰라린 탓인지 계속 울먹였다.   왜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그때는 미혼이었다. 너무나 무서웠다고 했다. 공포와 수치심이 모든 것을 짓눌렀다고 했다. 폭행의 흔적을 사진으로 찍어두는 것도, 홀로 병원이나 경찰서에 가는 일도 엄두를 낼 수 없었던 이유다.     물론 이 여성의 주장이다. 증언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에는 20여년의 세월이 지나버렸다.   법적으로 보면 공소시효는 끝났다.   가주의 경우 소송 제기는 피해자가 18세 이상(생일 기준)일 경우 사건 발생일로부터 10년 이내 또는 성폭행에 의한 부상 등을 인지한 날로부터 3년 이내만 가능하다. 피해자가 미성년자(18세 이하)일 경우에는 공소시효 기준이 조금 다르다. 40세가 되기 전까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법은 성범죄를 크게 ‘sexual harassment(성희롱)’ ‘sexual assault(성폭행)’ ‘sexual battery(성적 구타)’로 구분한다.   성희롱은 설령 농담 또는 단순 행위라 해도 의도성 여부를 떠나 피해자가 성적으로 불쾌함을 느꼈다면 소송 사유가 된다. 성폭행은 합의되지 않은 모든 성적 행위 또는 성적 위협 등으로 정의하는 반면, 성적 구타는 실제 물리적 또는 물리적 위협을 수반한 특정 유형의 폭력을 의미한다. 법은 세 가지 모두를 심각한 범죄로 간주한다.   이번에 피소된 치과 전문의 배모씨의 소장을 살펴보면 원고 측 역시 성폭행, 성적 구타 등의 위법 사항을 모두 명시했다.   피해자들은 대개 보복을 우려한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신분 문제를 빌미로 이민국 신고 등을 위협하는 사례도 있다. 범죄 피해를 당해도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다.   이에 법조계 관계자들은 ▶노동법의 경우 서류 미비자라 해도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 ▶이민법의 경우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특정 범죄 피해자 등 조건을 충족하면 U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범죄 피해자가 되면 두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와 주고받은 이메일, 문자 메시지, 상처 사진, 병원 기록, 경찰 리포트 등 증거를 반드시 남겨야 한다.   법은 가까이에 있다. 침묵은 아픔을 더 곪게 할 뿐이다. 장열 기자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성폭행 체류신분 성범죄 피해자 성적 위협 성적 구타

2024-01-26

[상법] 법정 이자율과 고리이자애 관한 법률

가주에서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법정이자율은 연 10%다. 10%가 넘는 이자율이 적용됐을 때에는 고리의 이자가 되므로 예외조항이 아닐 경우에는 불법으로 간주한다. 이자율이 고리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매우 복잡한 법이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개인 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받은 융자에 대하여 연 10%가 넘는 이자율을 적용했을 때 고리대금법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상품을 사거나, 부동산 건축 또는 개조를 위해서 받은 융자는 개인 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받은 융자로 간주하지 않으므로 고리대금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고리대금법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고리대금법에 저촉되지 않는 예외조항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은 고리대금법에 저촉되는 일반적인 법이다. 그러나 실제로 고리대금법에 저촉되는 경우는 훨씬 적다. 이유는 법정이자율보다 높은 이자를 적용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첫째, 부동산 중개인 라이선스를 가진 부동산 중개인이 알선한 융자나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융자일 경우에는 고리대금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따라서 부동산 융자를 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융자를 부동산 중개인이 알선할 때는 고리대금법에 저촉받지 않는다.   둘째, 가주금융법에 따라 은행, 저축은행 또는 신용조합은 고리대금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셋째, 융자금액이 2500달러를 넘지 않는 소액의 융자나 전당포 거래도 고리대금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고리대금법을 적용하지 않는 이유는 신용거래가 어려운 계층을 상대로 하는 융자에 대하여 규제를 완화한다는 측면이 있다.   넷째, 보험회사가 융자할 때도 고리대금법에 적용되지 않는다.   다섯째, 부동산이나 일반 상품을 구매하면서 융자를 할 경우에도 고리대금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백화점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면서 융자를 할 경우에는 고리대금법에 저촉받지 않고 법정이자율보다 높은 이자를 적용할 수 있다.   여섯째, 모든 크레딧카드 거래는 고리대금법에 저촉을 받지 않는다.   일곱째, 주 정부나 연방 정부 같은 정부가 하는 융자에 대해서도 고리대금법은 적용되지 않는다.   위에 설명한 예외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융자일 경우에는 법정이자율을 넘을 수 없다. 이를 위반했을 경우에는 민형사적인 책임이 발생한다. 융자를 통해서 받은 모든 이자 몰수와 이자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에 대한 벌금 책임이 있다. 형사처벌은 최고 5년까지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고리대금법을 위반한 것에 대한 민사소송의 공소시효는 2년이다. 그러나 채권자가 지급되지 않은 융자에 대해 소송을 했을 경우, 채권자는 법적 방어의 논리로서 고리대금법 위반을 맞소송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반소는 공소시효에 적용받지 않는다. 이런 경우, 융자의 원금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으나 이자에 대한 책임은 없다.   실질적으로 고리대금법이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융자거래는 고리대금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고리대금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적기는 하지만 위반을 했을 경우에는 매우 엄격한 민형사적인 책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문의: (213)487-2371  이승호/ 변호사 Lee & Oh상법 고리이자애 이자율 고리대금법 위반 법정 이자율 부동산 융자

2023-09-30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삼성의 브레인 조직, 법원서 고개 떨군 이유

삼성 내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모였다는 실리콘밸리의 삼성리서치아메리카(이하 SRA)가 최근 법원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난 2021년 11월 당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SRA 방문을 앞두고 발생한 사건 때문이다.   “부회장이 있을 동안 피부색이 ‘까만(dark skin)’ 직원들은 행사장에서 나가 차에 앉아 있어라.”   소장에 따르면 SRA 임원급 인사의 이 한마디는 소송의 빌미가 됐다. 〈본지 9월 29일자 A-1면〉   SRA의 변호인단(자넬 사호리아·카일라 루시아)은 즉각 이번 소송을 중재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들이 판사에게 근거로 내민 건 원고(앤드루 모)의 고용 계약서 내용에 포함된 의무 중재 조항이었다.   에빗 페니패커 판사는 이 요청을 기각해버렸다. 기각 사유를 들여다보면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의 의무 중재 조항은 소송을 덮는 만능 키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판사는 의무 중재 조항 이면의 불공정성을 꼬집었다.   쉽게 말해 SRA는 실제 피해 또는 손해를 입증하지 않고도 회사의 기밀 유지 계약을 위반한 원고에게 ‘예비적 금지명령(injunctive relief)’을 신청할 수 있지만, 반대로 원고는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판사는 원고인 앤드류 모의 경우 SRA를 상대로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사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중재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이를 공정하지 않다고 해석한 셈이다.   게다가 원고 측 변호인은 채용 과정에서 모가 SRA에 고용 계약서에 포함된 중재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를 요청했었다는 사실도 판사에게 전달했다.     판사는 이러한 배경을 두고 SRA의 요청이 ‘비양심적이고 일방적(unconscionable one-sided)’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가주법은 연방법과 달리 고용주가 고용을 전제로 중재 동의서에 직원 서명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가주법은 표면적으로 봤을 때 고용주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이번 판례는 중재 동의서 내용도 무효가 될 수 있고 고용인이 법적 분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준다.   이번 판례는 한인 사회 내 고용주와 고용인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먼저 고용인에게는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양측이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점 ▶고용인의 사법 시스템 접근을 제한하려는 조항은 집행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음 ▶채용 전 중재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 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반면 고용주에게는 ▶고용 계약을 면밀히 검토해서 중재 조항이 공정하고 집행 가능한지 재검토 및 확인 필요 ▶계약의 투명성을 위해 모든 조건을 직원에게 명확하게 설명 ▶법원이 중재 조항을 집행하지 않을 경우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삼성 최고의 브레인 조직은 그 부분을 간과했다가 법원에서 고개를 떨군 셈이다.   장열 기자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삼성 브레인 중재 조항 고용인 사이 고용인 모두

2023-09-29

"한국어 공인통역사 70명뿐…취업기회 많아 최고의 직업"

"법정 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 기회도 많아집니다. 더 많은 한인 법정 통역사가 배출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중앙문화센터에서 오는 22일부터 법정 통역 강의가 10주간 진행된다. 강의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공인 법정 통역사로 재직 중인 이은희(사진) 강사가 직접 맡는다. 이 강사는 "종종 한인들이 법정 용어를 못 알아들어 재판이 연기되는 경우를 본다"며 "영어가 불편한 한인들의 옆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정 통역사는 최고의 직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주에서 공인 한인 법정 통역사는 약 70명밖에 안 된다는 이 강사는 "법정 통역사는 이중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하며 법적 용어 및 명칭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공부는 어렵지만 강의를 수료하면 본인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 통역사 자격증은 법원 변호사 사무실 병원 등에 취직할 수 있다"며 "수강생들은 형법 민법 교통법 등 기본적인 법정 필수 용어들을 포괄적으로 배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법정 통역사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정보들을 아낌없이 나눠줘 수강생들의 라이선스 취득 기회를 높일 것"이라는 이 강사는 한인들에게 도전을 권했다.   강의는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30분~8시 30분까지 중앙문화센터(690 Wilshire Pl LA 90005)에서 진행되며 온라인 강의도 동시 개강한다.   수강신청은 웹사이트(learn.koreadaily.com/4906/)를 통해 할 수 있다. 수강 비용은 800달러며 교재비는 별도다.    ▶문의: (213)368-25452546 김예진 기자법정통역사 한인 한인 법정통역사 취업 기회 법정 통역사

2023-08-16

갑자기 날아온 이혼 소장…어떻게 대처해야 이혼을 막을 수 있을까?

부부가 혼인 관계를 인위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을 '이혼'이라고 한다. 당사자 양측이 이혼에 동의한다면 사유와 무관하게 이혼이 가능하다. 하지만 배우자 일방이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재판을 통해 법정 이혼사유가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최근 배우자로부터 갑작스럽게 이혼 소장을 받았다며 변호사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남양주 일대에서 이혼 법률 상담을 진행하는 하성법률사무소 이유진 이혼전문변호사는 "원고가 가정법원에 이혼소장을 제출하면 본격적으로 이혼소송이 시작되고, 상대방 배우자가 이혼을 원치 않더라도 이혼 절차는 진행될 수 있다”면서,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전략적으로 답변서를 제출하여 원고의 청구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민법 제840조에 명시된 재판상 이혼사유에 의하면 부부의 일방은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스스로 판단하기엔 위 사유에 자신이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원고는 여러 이혼 사유를 구성하여 소장을 접수했을 것이다. 특히 소장에는 피고의 혼인파탄 책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이혼 사유가 없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혼소장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이혼전문변호사가 꼽은 최악의 선택이다.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가 보낸 이혼소장을 방치하면 법원은 원고의 주장과 입증만을 파악하게 된다. 피고로선 자신을 변론할 수 없기에 불리한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   끝으로 이유진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소장을 받은 후 30일 이내에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배우자가 보낸 소장에 반문할 내용이 없다면 모든 사안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면 된다. 그러나 해당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면 원고가 주장하는 청구취지, 청구원인에 반박하는 내용을 기재하고, 이를 입증할 자료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당장 이혼을 피하기 위해 거짓된 내용을 적는 행위는 금물이므로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이혼전문변호사와 소송의 전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보며 철저히 준비하여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동희 기자 ([email protected])이혼 소장 이유진 이혼전문변호사 재판상 이혼사유 법정 이혼사유

2023-08-03

[중앙칼럼] ‘노예해방 기념일’, 휴일이 된 이유

직장인에게 법정 공휴일(Federal Holidays)은 ‘꿀’이다. 업무에 지친 상태에서 유급휴일(Paid Holiday)은 심신의 여유를 주고, 돈 못 번다는 걱정도 덜어준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연평균 노동시간을 보면 미국 노동자는 일벌레에 속한다. 36개국 연평균 노동시간은 1716시간. 미국 노동자는 1791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일 년에 약 9일을 더 일한다. 한국 노동자는 1915시간으로 약 25일을 더 일하니 말 다 했다.   연방 정부 인사관리처(OPM)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연방 정부 법정 공휴일은 총 12일. ▶1월 1일 ‘새해’ ▶대통령 취임식(1월 20일 4년에 1번)▶마틴 루터 킹 데이(1월 셋째 주 월요일) ▶프레지던트 데이(2월 셋째 주 월요일)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주 월요일) ▶독립기념일(7월 4일) ▶노동절(9월 첫째 주 월요일) ▶콜럼버스 데이 또는 원주민의 날(10월 둘째 주 월요일) ▶재향군인의 날(11월 11일) ▶추수감사절(11월 셋째 주 목요일) ▶성탄절(12월 25일)이다. 2021년 6월부터는 ‘노예해방 기념일(6월 19일-준틴스)’이 추가됐다.   연방 의회와 대통령은 미국 400년 역사 중 사회의 변혁과 발전을 이끈 의미 깊은 순간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모두가 역사적 순간과 의미를 기억하자는 계승정신인 셈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미국, 공휴일도 예외가 아니다. 나랏님이 법정 공휴일을 선포해도 유급휴일은 보장하지 않는다. 고용주 ‘마음’이다. 민간 영역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미국 산업현장의 단면이다.   직장인들은 아쉽다. 고용계약에 따라 일하지만, 고용주에게 공휴일이니 쉬고 싶다고 말하긴 어려운 게 현실. 유급 휴가와 공휴일 유급휴일 제공 여부는 고용주의 철학과 배려가 결정한다.   12번째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6월 19일 노예해방 기념일. 직장인들 사이에서 휴무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인 고용주를 포함, 중소업체 상당수가 유급휴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직장인 등은 프레지던트 데이와 콜럼버스 데이 일하는 건 그렇다 쳐도 노예해방 기념일은 외면하지 말자고 입을 모은다. 미국 소수계 권익과 인권, 자랑스러운 유산인 ‘자유의 정신’을 상징해서다.   노예해방일은 1865년 6월 19일 텍사스주에서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당시 대통령은 1863년 노예해방을 선언했지만, 남부연합 소속으로 연방과 맞선 텍사스주는 2년여가 지난 1865년 6월 19일에야 마지막으로 노예해방을 선포했다. 이날 이후 미국 역사에서 노예제도는 사라졌다.   16~19세기 아프리카 출신 노예 약 1200만 명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팔려갔다.  알렉스 헤일리가 쓴 소설 ‘뿌리(Roots)’는 흑인사회의 바이블과 같다. 흑인 노예 킨타 쿤테의 미국 정착기부터 5세대까지 이어지는 절망과 희망이 담긴 이야기는 미국에 사는 구성원 모두가 읽어볼 만하다.   미국이 백인 중심 사회에서 다문화·다양성을 수용한 역사적 순간이 노예해방이다. 노예해방에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자유롭고 평등한 인격, 행복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는 천부인권사상도 담겼다. 1948년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4조는 노예제도와 노예매매를 어떤 형태이건 금지하고 있다.   오늘날 소수계가 보장받는 평등과 자유의 시작은 노예제도와 맞서 싸운 수많은 사람의 투쟁과 헌신이다.     특히 한인사회 등 소수계는 흑인 민권운동에 빚을 지고 있기도 하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흑인 민권운동 이후 소수계 이민자의 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인 고용주라면 노예해방 기념일에 인색할 필요 없다. 노동자가 하루 쉬면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소수계 이민자 사회가 노예해방 기념일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노예해방 기념일 노예해방 기념일 공휴일 유급휴일 법정 공휴일

2023-06-18

“고수익·신앙심 미끼로 접근했다”…‘다단계 존 김’ 피해사례 공개

지난해 6월초 LA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인을 통해 투자 제안을 받았다. 커피숍에서 만난 존 김(61)은 이씨에게 ‘CMP(Club Mega Plant)’라는 온라인 투자 회사가 세계적으로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를 권했다.     〈본지 6월 9일자 A-3면〉   “자신의 직함이 무엇인지, 대표는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아 의심스러웠지만, 지인들도 투자하고, 그날 커피숍에서 한 노인분은 20만 달러를 가져오겠다고까지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홈페이지에 1만 포인트를 준다고 해서 투자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버지니아에 사는 김모씨도 지인의 부탁으로 CMP 투자 설명 모임에 참석했다. 김씨는 약 7만5000달러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동네에 소문이 나서 자녀들과도 사이가 안 좋아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다단계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윗단계를 차지했던 각 지역 ‘담당책’ 또는 ‘중간관리책’들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박모씨도 친구 소개로 존 김을 만났다. 존 김은 자신이 1000명 넘는 사람들에게 투자를 소개했으며, 자신 아래에 3만 ‘어카운트(한명이 다수 만들 수 있음)’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11만 달러를 날린 박씨는 “메릴랜드 지역에서만 피해액이 100만 달러를 넘고, 대부분 피해자가 65세 이상 시니어”라고 전했다.   존 김은 다단계식으로 엮은 투자자에게 포인트 또는 이익금을 전달해 믿음을 사고 고수익을 약속했다. 매달 투자금의 30%를 준다고 현혹하고 초반에는 약속을 이행했지만, 이후에는 “투자자들을 더 데려와야 배당금을 준다”며 다단계 구조를 유지했다.   피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씨가 언변이 뛰어났다며 신앙심을 악용했다고 증언했다. LA의 이씨는 “하나님 얘기를 많이 했다. 식사 기도도 항상 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다고, 선교 사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조지아주 피해자의 가족 A씨도 존 김이 선교사업을 빌미로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지아주에서 14일 열린 예비심사에서 존 김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날 판사는  존 김이 조사에 협조적이었고 조지아주의 가족 집에서 지내겠다고 한 점 등을 고려해 보석금 1만 달러를 책정했다.  글·사진=윤지아 기자구치소 법정 윤지아 기자

2023-06-14

[장열 기자의 법정스트레이트] 명예 찾으려 시작한 5년 싸움

미국은 전적으로 신용 사회다. 신용 점수가 곧 신뢰도다. 금전적 거래, 융자 등이 필요한 실생활과 직결된다.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의 대북 제재 대상자로 오인, 신용 거래를 거부당한 강성곤씨는 무려 5년간 신용정보사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 〈본지 6월 7일자 A-1면〉이 소송은 그만큼 신용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정직하게 신용을 쌓아왔던 강씨에게 거래 거부는 명예를 훼손당한 감정으로까지 이어졌다.   법원 서류에는 당시 강씨의 심경이 이렇게 적혀있다.   “아버지와 여동생 앞에서 제재 대상으로 오인당하고 자동차 판매를 거부당하자 수치심과 분노를 느꼈다.”   강씨의 변호인(마이클 캐들)은 공정신용보고법(Fair Credit Reporting Act·이하 FCRA)에 근거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FCRA는 소비자 보호법이다. 신용정보사는 소비자가 신용 정보를 요구하면 전부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부정확한 내용 때문에 소비자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별도 요금을 부과하지 않고 재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FCRA는 신용뿐 아니라 신원조회에도 적용된다. 일례로 고용주는 직원에 대한 채용, 해고 등에 있어 신용 및 신원조회 등을 할 수 있다. 단, 이때 조회 대상자로부터 허가서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FCRA의 보호 규정 때문이다.   또, 허가 하에 조회를 진행했을 때 그 결과가 고용, 부서 이동, 승진 등에 부정적 결과를 미쳤다면 고용주는 조회 대상자에게 해당 사실을 즉시 통보해야 한다. 조회 결과 사본을 제공하고 반박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   FCRA는 이를 어길 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까지 포함하고 있다. 손해에는 강씨와 같이 명예훼손을 비롯한 정신적 고통, 수면 장애 등 다양한 피해가 해당하며 원고 측의 변호사 비용까지 포함된다. 게다가 손해배상액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자칫하면 거액의 배상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   신분 도용, 정보 유출 등 관련 피해가 늘면서 FCRA 소송 역시 증가세다.   연방법원에 따르면 FCRA 소송은 지난해 총 5597건이 제기됐다. 전년(5407건) 대비 3.5%포인트 늘었다. 매달 500건에 가까운 소송이 제기된 셈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만 총 447건의 소송이 제기됐는데 이 중 20건은 집단소송이었다.   정기적인 신용 점수 관리가 중요한 시대다. 부정확한 내용이 파악되면 즉시 이의 제기를 통해 수정해야 한다. 안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북한의 비밀경찰로 오인당하는 사례가 또 발생할지 모른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수치심 법정 법정스트레이트 신용 신용 거래 신용 정보

2023-06-07

후이자 뇌물제공 업체에 법정 최고벌금 400만불

호세 후이자 전 LA시의원에게 100만 달러의 뇌물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중국 건설회사에 400만 달러 벌금형이 내려졌다.     가주 연방법원 존 월터 판사는 해당 범죄는 대중의 신뢰를 저버린 심각한 범죄로 판단된다며 중국의 ‘셴젠 뉴월드’에 법정 최고 벌금형인 400만 달러를 납부하라고 12일 선고했다.     수십억 달러 자산가로 알려진 셴젠의 웨이 황(Wei Huang) 대표는 2010년 LA그랜드 호텔을 매입해 77층 고층 콘도 빌딩을 계획하며 이후 수 년 동안 후이자에게 각종 특혜와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 측은 당시 후이자가 성추행 혐의로 한 여성 직원의 압박을 받자 합의금으로 60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도 재판 결과 확인됐다.     그는 현재 중국으로 도피한 상태다.     부패 및 조직범죄 처벌법(RICO)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후이자는 유죄를 인정하며 검찰과 9년 이상의 금고형에 합의한 상태이며, 오는 9월 25일 최종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당시 후이자에게 다운타운 개발건에 대한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는 조건으로 50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대용(57)씨는 7월 21일 선고 예정이다. 또한 뇌물 혐의로 2020년 7월 유죄를 인정한 김장우(56)씨는 오는 10월 23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뇌물제공 최고벌금 법정 최고벌금 뇌물제공 업체 후이자가 혐의

2023-05-12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잇단 골프장 절도 피해…뜨거운 책임공방

최근 한인들이 자주 찾는 유명 골프장에서 절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피해와 관련한 책임 소재 역시 쟁점이 되고 있다.   즉, 분실, 도난 사건 발생 시 골프장의 관리 책임과 피해자의 책임 소홀이 맞서는 셈이다.   지난달 30일 라하브라 지역 웨스트릿지 골프장에서 라운드 도중 수천 달러의 현금을 도난 당한 이모씨는 “골프장 측에 피해 사실을 말했더니 책임이 전혀 없는 것처럼 너무 성의 없게 대응해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골프장이라는 특정 공간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에 대해 관리 업체 측에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변호사들도 견해가 다르다.   이원기 변호사(이원기법률사무소)는 “일반적으로 보면 골프장은 ‘공공’ 장소가 아닌 ‘전용’ 장소이므로 안전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과실도 금전적 부분과 상해 등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피해 발생 시 ‘구내 책임(premises liability)’에 대한 골프장의 과실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내 책임은 홈리스로부터 피습당한 대한항공 여승무원이 최근 대형 소매 업체 타깃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다투고 있는 부분이다.     〈본지 3월 31일자 A-1면〉   가주에서는 부동산 또는 건물 소유주에게 ‘구내 책임’ 법률에 따라 관리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김기준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 현금 피해 액수가 거액일 경우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 피해가 발생하면 관리 책임에 대한 골프장 측의 규정 등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고 이전에도 절도 사건이 계속 발생했는지를 통해 안전 관리에 책임을 다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각종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골프장 측에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욱이 피해 액수가 크지 않거나 신체적으로 심각한 상해를 입지 않았다면 법적 비용을 고려했을 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박윤숙 프로(스탠턴 골프대학)는 “그동안 오랜 시간 골프업계에서 종사해왔는데 골프장 측에서 책임을 진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며 “대부분 피해를 본 한인들은 액수가 클 경우 자신의 집 보험 등을 통해 재산 피해 청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골프장의 관리권 범위, 주의 의무 등을 종합하면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여지는 많다.   이미수 변호사는 “사건 발생 장소와 시기, 안전 수칙, 분실 책임 규정 등 골프장마다 다양한 ‘팩트’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중요한 건 골프장 측도 절도 사건 등이 계속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서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일주일 만에 두 번의 절도 사건이 발생했던 오렌지카운티 지역 로스코요테스 컨트리클럽은 현재 골프장 입구의 검문을 강화했다.   이 골프장의 한 회원은 “그동안 입구에서 대충 경비원에게 얼굴만 보여주고 들어갔는데 절도 사건 이후 바뀌었다”며 “이제는 입구에서 차량 차단기를 내려놓고 얼굴을 확인한 후 들여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변호사들은 ▶이용객의 경우 골프장 측의 보관, 관리, 안전 규정 등을 숙지할 것 ▶부득이한 경우 고가품, 귀중품 등은 골프장 관리 규정에 따라 보관을 의뢰할 것 ▶골프장 측은 클럽하우스, 로비, 라운드 관련 안전 수칙 및 관리 규정 등을 명시하고 이용객에게 정확히 전달할 것 ▶보안 카메라 설치, 보안 요원 증원 등을 통해 안전 관리 강화 등을 한다면 양측이 법적으로 다투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골프 책임공방 구내 책임 절도 사건 책임 소재

2023-04-07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안전장치 없이 칼 진열해 중상 초래"

홈리스로부터 피습당한 대한항공 여승무원이 대형 소매 업체 ‘타깃(Target)’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범행에 사용됐던 칼이 손해배상 여부를 다투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시 가해자인 홈리스가 범행에 사용했던 흉기는 타깃 매장 내 칼 판매 진열대에 배치돼 있던 ‘정육용 칼’이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과실(negligence)’ 혐의를 지적하면서 “타깃 측은 개방되고 접근 가능한 곳에 칼을 진열해 가해자가 칼을 집어 들 수 있게 했다”며 “이는 사람들에게 부상 또는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조건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명시했다.   현재 원고 측 로버트 글라스먼 변호사는 “타깃 측은 사건 이후 칼을 진열장 안에 넣고 잠그는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지가 피습 사건이 발생했던 LA다운타운 ‘피그앳세븐스(FIG at 7th)’의 타깃을 지난 30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칼들은 모두 자물쇠 등이 있는 진열장 안에 배치돼있었다.(사진)   이와 관련, 이미수 변호사는 “타깃 측에서 사건 이후에 칼을 진열장 안에 넣었다고 해서 그것이 과실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배심원 재판이 이뤄지면 범행에 사용된 칼이 칼집에 넣어졌는지 아닌지를 비롯해 진열대 높이, 접근 편의성 등 칼에 대한 세부적 요인을 다루기 때문에 그 부분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고 측은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명시하지 않은 채 배심원 재판을 요청한 상태다. 만약 양측이 재판 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번 사건은 일반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쟁점들을 판단하게 된다.   김기준 변호사는 “원고 측은 타깃의 과실을 입증하기 위해 칼이 초래한 위험이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을 배심원단에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경비 요원이 가해자를 즉시 저지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는 점도 배심원단을 설득해야 할 요소 중 하나”라고 전했다.   원고 측이 타깃은 물론 쇼핑몰 관리 회사 등을 상대로 주장하고 있는 ‘구내 책임(premises liability)’ 부분도 향후 재판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제이미 김 변호사는 “가주에서는 부동산 또는 건물 소유주에게 ‘구내 책임’ 법률에 따라 관리의 책임을 전가할 수는 있다”며 “이번 소송은 관리사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반적 관리(ordinary care)’를 어떤 관점, 어떤 기준으로 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예비 조사 결과 피해자 송모씨가 피습당한 장소가 첫 번째 피해자(9세 소년)가 칼에 찔린 장소와 완전히 다른 곳이라는 점도 경비 업체의 과실 여부를 다투는 쟁점이다.   당초 언론 등은 송씨가 소년을 보호하려다 피해를 본 것으로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즉, 첫 번째 피해자와 두 번째 피해자의 사건 장소가 다르다는 점은 범행 시간의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사이 경비원이 가해자를 제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이다.   글라스먼 변호사는 “가해자는 소년을 잔인하게 공격한 뒤 고객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데도 매장을 걸어 다녔다”며 “칼을 휘두르며 매장을 돌아다니는데 무장 경비원, 직원 등 그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송씨가 공격을 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일단 법리적 해석보다 피해 금액 또는 손해배상액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정할지가 관건”이라며 “일단 피해 사실 자체는 명확하기 때문에 손해배상액을 두고 재판 전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 당시 송씨의 긴급 수송을 도왔던 USC 외상 전문 간호사 이모씨는 31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9세 아이를 보호하려다 다쳤다는 말은 송씨에게 직접 들은 건 아니다”라며 “당시 송씨는 사건 정황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나는 단지 사건 현장에서 전해 들은 것”이라고 말했다.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안전장치 진열 판매 진열대 타깃 매장 김기준 변호사

2023-03-31

시카고 시 법정 합의금만 연 평균 1억불

시카고 시청이 최근 지출한 합의금이 연간 1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시민단체인 Better Government Association(BGA)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시카고 시청이 매년 평균적으로 지출한 배상금과 합의금을 모두 합친 비용은 936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경찰국이 지출한 금액이 전체의 66%로 가장 많았다.     소방국 8.7%과 재정국 7.4%, 상무 및 소비자보호국 5.6%, 도로국 3.4%, 교통국 3.3%, 상수도국 2.8%, 법무국 1.4%, 기타 1.5% 등이었다.   시카고 경찰국의 법정 합의금이 전체의 ⅔ 정도를 차지한 이유는 이전 경찰국의 무리한 수사와 고문 등으로 인해 무죄 판결을 받은 주민들이 손해배상을 제기해 패소하거나 합의를 본 것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근무 도중 과도한 무력 사용으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거나 원고측과 합의를 통해 배상금을 지불한 것도 적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 13년 가운데 12년 간은 시청이 정해 놓은 합의금 명목 예산을 초과했다는 것과 부서별로 정해진 예산이 없이 합의금을 집행했다는 점이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합의금 예산을 높게 책정은 했지만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예산 집행 자료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BGA는 주요 부서별로 법정 비용을 별도로 책정하고 관련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과 이에 기반한 정책 수립 등을 제안했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합의금 법정 합의금 합의금 예산 합의금 명목

2022-11-30

11·8선거를 뛰는 한인들

"소외계층 품는 판사"  박지영-LA카운티 118호 법정 판사     "여성과 약자, 노동자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판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118호 판사직에 도전한 박지영 변호사의 출마 동기다. 법정이 인종과 성별에 대해 공평해야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는 것. 전형적인 한인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그래서 판사 선거가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가주에서 아시안 인구는 15%지만 법정 판사들의 숫자는 8%에 불과한 상태. 동시에 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판사직에는 80% 이상이 검사 출신이 당선되고 있으며, 반면 국선 변호인들의 도전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박 후보는 "지나치게 '검사적' 성향이 강한 법정으로 치중되어 가고 있다"며 "노동자들, 소수계 약자들과 함께 일하고 호흡한 나와 같은 법조인들이 판사직에 더 진출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올리언스 툴레인대학을 졸업한 박 후보는 로욜라 법대를 마치고 19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예선에서는 박 후보는 본선 상대인 멜리사 하몬드 후보(29% 득표) 다음으로 22%를 얻었다. parkforjudge2022.com/    "첫 아시안 시의원 꿈" 폴 서-랜초 팔로스 버디스 시의원   랜초 팔로스 버디스 시의원직에 도전하는 폴 서 후보는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한다.     가주 법무부 특별기소부 소속 폴 서(40) 검사는 당선될 경우 '첫 아시안' 시의원이 된다. 그는 웨스트포인트를 거쳐 육군 대위로 제대하고 로욜라 법대를 졸업했다.     서 후보는 "4·29 폭동에서 부모님의 리커 업소가 화염에 무너지는 모습을 어린 눈으로 보며 느낀 것들을 이제 현실에서 구현하고 싶다"며 "특히 아이들에게도 한인이 시의회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서 후보 아버지 서성호씨는 92년 폭동 당시 잉글우드 소재 'S&H리커스토어'를 운영하다가 폭동으로 잿더미가 됐던 업소를 다시 세워 30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엔 한흑 화합을 상징하는 벽화를 설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본지 4월 29일 자 A-1면〉   그는 소아과 의사인 아내 한나씨와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관내 한인 등록 유권자는 총 1500여명이며, 아시안 유권자는 5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votepaulseo.com/   "모두를 위한 가주로"  폴 마시-가주 주하원 39지구     1957년 한국 김포에서 태어난 마시 후보는 4살 때 미국에 입양됐다. 흑인 아버지와 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하이데저트 지역에만 60년을 지냈다. 아버지처럼 육군에서 근무한 그는 가주의 몰락을 막으려고 출마했다고 밝혔다.     39지구는 은퇴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빅토빌과 랭캐스터 지역을 포함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라티노 표심과 민주당이 강한 곳이다.     그는 "모든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 여기엔 모든 계층과 연령이 포함된다"며 "지역구를 맘대로 조정해 영구 집권에만 관심이 있는 현재의 하원 리더십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한인 시니어 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소외된 계층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9지구 예선에서는 마시 후보가 가장 많은 38%를 얻었으며 당시 30%를 얻어 2등을 기록한 민주당 후보와 결선을 치르게 된다.     paulmarshforassembly.com/     세 후보의 동영상은 미주중앙일보 유튜브 채널(큐알코드 스캔)에서 볼 수 있다.  법정 판사들 후보 아버지 후보들 박지영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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