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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DC, 배트맨 단행본 출간

네이버웹툰과 북미 엔터테인먼트 기업 DC가 올여름 미국 서점에 배트맨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단행본을 선보인다.   네이버웹툰은 DC와 손잡고 오는 8월 미국 출판시장에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 1권’, ‘빅슨: NYC 1권’ 단행본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또 10월에는 ‘자타나 앤 더 리퍼’ 단행본을 펴낸다.   이 웹툰들은 네이버웹툰과 DC가 기존에 공개되지 않은 오리지널 스토리를 웹툰으로 선보이는 ‘슈퍼캐스팅 캠페인’ 일환으로 기획한 작품들이다. 모두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재 중이다.   특히 배트맨이 초능력자 아이들을 키우는 일상을 담은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는 작년 만화계 대표 시상식인 아이즈너 어워즈에서 ‘베스트 웹 코믹’ 부문 후보작에 올랐으며, 누적 조회 수가 7630만 회를 넘기는 등 독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빅슨: NYC’는 아프리카 출신 여성 영웅, ‘자타나 앤 더 리퍼’는 여성 마법사를 주인공으로 한 웹툰이다.   DC는 마블코믹스와 더불어 만화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히어로 캐릭터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젊은 층의 유입을 위해 네이버웹툰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은 자사 플랫폼 이용자 가운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비중이 75%라고 설명했다.   앤 드피스 DC 부사장은 “네이버웹툰과의 창의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며 “DC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와 네이버웹툰의 새로운 기술과 글로벌 팬덤을 결합하는 파트너 관계를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네이버웹툰 배트맨 배트맨 단행본 웹툰 단행본 배트맨 슈퍼맨

2023-03-19

[시 론] 배트맨, 우리의 가면

 글을 쓸 때 ‘노동요’로 삼는 음악이 있다. 원고 작업은 감흥에 잠기거나 심장이 너무 빨리 뛰면 오히려 집필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단조롭고 우울한 곡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영화 ‘더 배트맨’의 사운드트랙을 자주 들었다.   그렇게 새로운 배트맨의 주제가는 수십 번, 어쩌면 수백 번을 들었는데, 정작 영화 ‘더 배트맨’은 보지 않았다. 보러 갈까 망설이는 사이에 우리 동네 극장의 상영시간표에서는 이 영화가 사라졌다. 큰 화면으로 볼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니 그제서야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놈의 우유부단이여. 좋은 평을 받은 모양이던데.   ‘더 배트맨’ 관람을 주저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우선 영화가 너무 길었다. 상영 시간이 2시간 56분이나 된다. 그리고 배트맨 영화를 그간 너무 많이 본 것 같았다. 세어보니 내가 본 배트맨 실사 영화가 10편이나 된다. 어린 시절의 브루스 웨인이 등장하는 ‘조커’까지 포함하면 11편이다.   ‘더 배트맨’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도 솔직히 반갑다기보다는 ‘아니, 또 배트맨이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배트맨, 물론 매력적인 히어로다. 캐릭터 사업을 펼치기도 좋다. 그런데 사골국도 아니고 도대체 몇 번을 우려먹는 거냐.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어둠의 기사라는 설정도 그만하면 여러 연출자가 온갖 각도로 해석하고 또 재해석하지 않았나.   원고가 안 풀리면 쓸데없는 상념에 잠기게 된다. 배트맨 테마곡을 들으며 배트맨은 어떻게 이렇게 꾸준히 인기가 있을까, 왜 사람들은 배트맨에 질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본 원인은 배트맨의 안이 아니라 밖에 있는 것 아닐까 싶었다. 세상이 점점 배트맨이 사는 도시처럼 변하고 있고 우리들이 모두 조금씩 배트맨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수퍼맨이 영화와 만화에서 활약하는 도시는 메트로폴리스다. 이 도시는 가끔 외계인의 습격도 받고 렉스 루터 같은 악당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밝다. 메트로폴리스 시민들은 진취적이며, 자기 도시를 믿고 사랑하는 것 같다. 배트맨의 배경인 고담의 시민들은 그렇지 않다. 고담은 총체적 난국이다. 범죄와 부패가 심각하고 빈부격차는 폭발 직전이다.   그래서 배트맨은 더러 가엾고 우스워 보인다. 그가 아무리 범죄자를 때려잡아도 고담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게 확실하다. 심지어 배트맨 본인도 그 사실을 아는 듯 보인다. 그는 실패할 운명이다. 그럼에도 싸운다. 그래서 좀 멋있긴 하지만, 그러느니 그 많은 돈을 범죄예방 환경설계 프로젝트나 전과자 재활 사업에 투자하는 편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그런데 현대인은 자신이 메트로폴리스가 아니라 고담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순수와 희망의 상징인 수퍼맨의 인기가 두어 세대 전부터 시들해진 것은 그 때문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두어 세대 전부터 우리를 사로잡은 정서는 좌절과 분노 아닐까. 밤에 가면을 쓰고 밖에 나가 이 사태의 책임자를 두들겨 패고 싶어 하는 충동들이, 그 냄새가, 느껴지지 않나.   하지만 문명사회에서는 그런 욕망을 인정하는 것조차 위험하다. 그래서 브루스 웨인에게는 박쥐 가면과 망토가 필요하고, 우리에게는 배트맨 영화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착한 말 정의로운 말만 쓰지만 익명 게시판은 시궁창이다. 모두 조금씩 위선자이고, 조금씩 다크 히어로이며, 조금씩 신경증 환자들이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의 목적이 뭔지 알 수 없어 무섭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들을 나는 기이하게 여겼다. 그 영화에서 조커는 의도가 분명한 중2병 환자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위선자라고 믿었고, 그게 역겹다며 주변 인물을 타락시키고 시민들이 악행을 저지르게 하려고 애썼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약간은 옳았기 때문에 무서웠다.   배트맨은 그래도 고결하다. 그는 자신이 내리막길 위에 있음을 알고 괴로워하며 거기에 저항한다. 불살(不殺) 같은 자신만의 규칙을 지키려 노력한다. 현대인은 배트맨을 사랑한다, 아직까지는. 그가 우리와 같은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이 얼마 전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한 드라마 ‘문나이트’의 수퍼히어로 문나이트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정체성, 메타버스 정체성을 따로 만드는 세대에게 어울리는 영웅 같다. 장강명 / 소설가시 론 배트맨 배트맨 영화 배트맨 테마곡 배트맨 실사

2022-04-18

[시론] 배트맨, 우리의 가면

글을 쓸 때 ‘노동요’로 삼는 음악이 있다. 원고 작업은 감흥에 잠기거나 심장이 너무 빨리 뛰면 오히려 집필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단조롭고 우울한 곡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영화 ‘더 배트맨’의 사운드트랙을 자주 들었다.   그렇게 새로운 배트맨의 주제가는 수십 번, 어쩌면 수백 번을 들었는데, 정작 영화 ‘더 배트맨’은 보지 않았다. 보러 갈까 망설이는 사이에 우리 동네 극장의 상영시간표에서는 이 영화가 사라졌다. 큰 화면으로 볼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니 그제서야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놈의 우유부단이여. 좋은 평을 받은 모양이던데.   ‘더 배트맨’ 관람을 주저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우선 영화가 너무 길었다. 상영 시간이 2시간 56분이나 된다. 그리고 배트맨 영화를 그간 너무 많이 본 것 같았다. 세어보니 내가 본 배트맨 실사 영화가 10편이나 된다. 어린 시절의 브루스 웨인이 등장하는 ‘조커’까지 포함하면 11편이다.    ‘더 배트맨’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도 솔직히 반갑다기보다는 ‘아니, 또 배트맨이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배트맨, 물론 매력적인 히어로다. 캐릭터 사업을 펼치기도 좋다. 그런데 사골국도 아니고 도대체 몇 번을 우려먹는 거냐.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어둠의 기사라는 설정도 그만하면 여러 연출자가 온갖 각도로 해석하고 또 재해석하지 않았나.   원고가 안 풀리면 쓸데없는 상념에 잠기게 된다. 배트맨 테마곡을 들으며 배트맨은 어떻게 이렇게 꾸준히 인기가 있을까, 왜 사람들은 배트맨에 질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본 원인은 배트맨의 안이 아니라 밖에 있는 것 아닐까 싶었다. 세상이 점점 배트맨이 사는 도시처럼 변하고 있고 우리들이 모두 조금씩 배트맨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수퍼맨이 영화와 만화에서 활약하는 도시는 메트로폴리스다. 이 도시는 가끔 외계인의 습격도 받고 렉스 루터 같은 악당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밝다. 메트로폴리스 시민들은 진취적이며, 자기 도시를 믿고 사랑하는 것 같다. 배트맨의 배경인 고담의 시민들은 그렇지 않다. 고담은 총체적 난국이다. 범죄와 부패가 심각하고 빈부격차는 폭발 직전이다.   그래서 배트맨은 더러 가엾고 우스워 보인다. 그가 아무리 범죄자를 때려잡아도 고담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게 확실하다. 심지어 배트맨 본인도 그 사실을 아는 듯 보인다. 그는 실패할 운명이다. 그럼에도 싸운다. 그래서 좀 멋있긴 하지만, 그러느니 그 많은 돈을 범죄예방 환경설계 프로젝트나 전과자 재활 사업에 투자하는 편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그런데 현대인은 자신이 메트로폴리스가 아니라 고담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순수와 희망의 상징인 수퍼맨의 인기가 두어 세대 전부터 시들해진 것은 그 때문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두어 세대 전부터 우리를 사로잡은 정서는 좌절과 분노 아닐까. 밤에 가면을 쓰고 밖에 나가 이 사태의 책임자를 두들겨 패고 싶어 하는 충동들이, 그 냄새가, 느껴지지 않나.   하지만 문명사회에서는 그런 욕망을 인정하는 것조차 위험하다. 그래서 브루스 웨인에게는 박쥐 가면과 망토가 필요하고, 우리에게는 배트맨 영화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착한 말 정의로운 말만 쓰지만 익명 게시판은 시궁창이다. 모두 조금씩 위선자이고, 조금씩 다크 히어로이며, 조금씩 신경증 환자들이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의 목적이 뭔지 알 수 없어 무섭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들을 나는 기이하게 여겼다. 그 영화에서 조커는 의도가 분명한 중2병 환자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위선자라고 믿었고, 그게 역겹다며 주변 인물을 타락시키고 시민들이 악행을 저지르게 하려고 애썼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약간은 옳았기 때문에 무서웠다.   배트맨은 그래도 고결하다. 그는 자신이 내리막길 위에 있음을 알고 괴로워하며 거기에 저항한다. 불살(不殺) 같은 자신만의 규칙을 지키려 노력한다. 현대인은 배트맨을 사랑한다, 아직까지는. 그가 우리와 같은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이 얼마 전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한 드라마 ‘문나이트’의 수퍼히어로 문나이트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정체성, 메타버스 정체성을 따로 만드는 세대에게 어울리는 영웅 같다. 장강명 / 소설가시론 배트맨 배트맨 영화 배트맨 테마곡 배트맨 실사

2022-04-15

[영화몽상] 배트맨이 돌아오는 세상

 가난한 고등학생 피터 파커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기업인 브루스 웨인. 사뭇 다른 두 인물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각각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만화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이자, 각자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이라는 이름으로 악당과 맞서는 수퍼 히어로라는 점은 기본. 저마다 잔혹한 범죄에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은 인물이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통해 전 세계에 낯익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 가지 더 추가하면, 영화 시리즈의 새 출발이 잦은 캐릭터라는 점도 이제는 공통점이 될 것 같다. 새로 개봉한 ‘더 배트맨’의 로버트 패틴슨은 1989년 ‘배트맨’의 마이클 키튼, 2005년 ‘배트맨 비긴즈’의 크리스천 베일에 이어 다시 배트맨 이야기의 새 출발을 알리는 주인공이다. 앞서 두 시리즈의 전개 과정은 좀 달랐다.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시리즈는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 호평과 함께 3부작으로 완결됐다. 반면 마이클 키튼이 시작한 ‘배트맨’은 3편 발 킬머, 4편 조지 클루니로 주연이 바뀐 데다 4편 ‘배트맨과 로빈’은 졸작이란 평가와 함께 시리즈를 막 내리게 했다.   스파이더맨도 기복을 겪었다. 2000년대초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한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3부작을 마친 반면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2부로 단명했다. 곧이어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등장한 톰 홀랜드는 다른 수퍼 히어로와 함께한 어벤져스 시리즈와 스파이더맨 자체 시리즈 모두 흥행 활약을 펼쳤다.     로버트 패틴슨의 ‘더 배트맨’은 새로운 출발답게, 배트맨 이야기의 새로운 결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으로 활동한 지 이제 겨우 2년. 또 액션 영웅만 아니라 탐정 같은 면모가 두드러진다. 연쇄살인범이 남긴 암호문을 단서로 감춰진 음모를 추적한다.   여기서 실감하게 되는 것은 배트맨은 그가 나고 자란 도시, 고담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란 점이다. 스파이더맨과 달리 이 영화에서 배트맨의 상대는 먼 우주나 다른 차원에서 온 악당이 아니라 고담시의 악당이다. 배우는 다르지만 ‘다크 나이트’에서 악과 맞서기 위해 악을 자처하는 배트맨의 모습까지 본 터. 이후 스크린 밖에서는 세월이 흘렀건만 ‘더 배트맨’의 고담시는 여전히 정치인과 검찰·경찰과 범죄조직 두목이 한통속인 악의 소굴이다. 변한 게 없는 현실과 새로울 것 없는 악당들 탓인지, 극장문을 나서며 좀 우울해졌다. 어쩌면 수퍼 히어로의 활약에 더이상 큰 기대가 없는 나이가 된 탓인지도 모르겠다. 이후남 / 한국 문화선임기자영화몽상 배트맨 배트맨 이야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

2022-03-14

[J네트워크] 배트맨이 돌아오는 세상

가난한 고등학생 피터 파커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기업인 브루스 웨인. 사뭇 다른 두 인물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각각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만화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이자, 각자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이라는 이름으로 악당과 맞서는 수퍼 히어로라는 점은 기본. 저마다 잔혹한 범죄에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은 인물이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통해 전 세계에 낯익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 가지 더 추가하면, 영화 시리즈의 새 출발이 잦은 캐릭터라는 점도 이제는 공통점이 될 것 같다. 새로 개봉한 ‘더 배트맨’의 로버트 패틴슨은 1989년 ‘배트맨’의 마이클 키튼, 2005년 ‘배트맨 비긴즈’의 크리스천 베일에 이어 다시 배트맨 이야기의 새 출발을 알리는 주인공이다.     앞서 두 시리즈의 전개 과정은 좀 달랐다.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시리즈는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 호평과 함께 3부작으로 완결됐다.     반면 마이클 키튼이 시작한 ‘배트맨’은 3편 발 킬머, 4편 조지 클루니로 주연이 바뀐 데다 4편 ‘배트맨과 로빈’은 졸작이란 평가와 함께 시리즈를 막 내리게 했다.   스파이더맨도 기복을 겪었다. 2000년대초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한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3부작을 마친 반면 앤드루 가필드가 주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2부로 단명했다.     곧이어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등장한 톰 홀랜드는 다른 수퍼 히어로와 함께한 어벤져스 시리즈와 스파이더맨 자체 시리즈 모두 흥행 활약을 펼쳤다.     한국에선 2017년 1편 ‘스파이더맨:홈커밍’, 2019년 2편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에 이어 코로나19로 극장가가 한껏 위축된 지난 연말 개봉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도 700만 넘는 관객을 모았다.   로버트 패틴슨의 ‘더 배트맨’은 새로운 출발답게, 배트맨 이야기의 새로운 결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으로 활동한 지 이제 겨우 2년. 또 액션 영웅만 아니라 탐정 같은 면모가 두드러진다. 연쇄살인범이 남긴 암호문을 단서로 감춰진 음모를 추적한다.   여기서 실감하게 되는 것은 배트맨은 그가 나고 자란 도시, 고담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란 점이다. 스파이더맨과 달리 이 영화에서 배트맨의 상대는 먼 우주나 다른 차원에서 온 악당이 아니라 고담시의 악당이다. 배우는 다르지만 ‘다크 나이트’에서 악과 맞서기 위해 악을 자처하는 배트맨의 모습까지 본 터.     이후 스크린 밖에서는 세월이 흘렀건만 ‘더 배트맨’의 고담시는 여전히 정치인과 검찰·경찰과 범죄조직 두목이 한통속인 악의 소굴이다. 변한 게 없는 현실과 새로울 것 없는 악당들 탓인지, 극장문을 나서며 좀 우울해졌다. 어쩌면 수퍼 히어로의 활약에 더이상 큰 기대가 없는 나이가 된 탓인지도 모르겠다. 이후남 / 한국 중앙일보 문화선임기자J네트워크 배트맨 배트맨 이야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자체

2022-03-10

복수와 정의 사이, 고뇌하는 배트맨의 액션

‘배트맨’의 기원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수퍼맨’이 나온다. 1939년 ‘배트맨’의 크리에이터(Creator) 밥 케인이 ‘수퍼맨’을 보던 중 떠올린 아이디어가 ‘배트맨’의 효시였다. 실제로 케인은 배트맨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데 수퍼맨을 참조했다. 그러나 케인은 수퍼맨과 달리, 캐릭터 자체에 수퍼파워를 부여하지 않았다. 대신 평범한 인간이 수퍼 툴(Tool)을 사용하여 악당들에 맞서는 내용으로 차별화를 시도, ‘수퍼맨’의 흥행을 능가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의 기억 속에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배트맨은 팀 버튼이 연출했던 ‘배트맨’의 마이클 키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연출 ‘다크나이크’ 시리즈에 등장했던 크리스천 베일 정도다. 2018년 벤 애플렉 주연의 새로운 배트맨을 기대했지만 알코올 중독, 이혼 등 사적 문제들로 인하여 결국 무산되어 버리고 말았다. 애플렉이 주연뿐만 아니라 제작, 감독까지 맡는 조건이었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는 이 난감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혹성탈출’, ‘클로버필드’의 맷 리브스 감독에게 연출을,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로버트 패틴슨에게 배트맨 역을 의뢰한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DC 코믹스 배트맨 시리즈의 열여섯 번째 영화 ‘더 배트맨’은 이제까지의 배트맨 실사들과는 전혀 다른, 가장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대표적 밴드 너바나의 ‘Something in the Way’가 백그라운드 음악으로 흐른다. 늘 비에 젖어있는 도시, 음울함이 진하게 배어 있는 도시 고담에는 여전히 비굴한 인물들과 겹겹의 음모가 가득하다. 2년간 고담의 밤거리를 범죄로부터 지켜왔던 배트맨에게 새로운 빌런 리들러(폴 다노)가 나타난다. 재선을 노리는 시장을 살해한 그는 또 다른 살인을 예고한다.     고담 시의 탐정 역할을 수행하며 악과 맞서는 청년 배트맨은 리들러를 상대하는 한편, 비굴한 마피아 두목 팔코네(존 터투로)와 펭귄(콜린 파렐)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숨겨진 사실들에 접근해 간다.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브루스 웨인, 어릴 적 부모가 살해되면서 겪었던 상처와 공포가 그의 심리 안에서 복잡미묘하게 움직인다.     배트맨의 카리스마는 언제나 조커의 존재감에 비례했다. 리들러, 펭귄 등의 빌런들이 이전 조커들에 견줄만한 존재감을 갖춘 인물들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조이 크래비츠는 30년 전 미셀 파이퍼가 ‘배트맨 리턴즈’에서 연기했던 캣우먼 이후 가장 돋보이는 캣우먼으로 등장한다.     패틴슨의 배트맨은 더 이상 수퍼히어로가 아니다. 고독하고 고뇌하는 청년 브루스 웨인의 인간성에 더 많은 초점이 가있다. 동네 건달들과의 싸움에서 자주 얻어맞는 배트맨을 보며 캣우먼 셀리나는 연모를 품는다. 그리고 함께 고담시를 떠나자고 제안한다.   김정 영화평론가배트맨

2022-03-0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주파수 안 맞는 고장 난 라디오

딸애가 왔다 갔다. 집 떠난 자식은 올 때 반갑고 갈 때 반갑다는 말은 맞고도 틀린다. 새벽 4시에 잠든 아이들 차에 태우고 떠나는 딸을 보며 눈물이 핑 돈다. 자식이 뭐고 부모가 누구길래 때가 되면 철새처럼 품으로 날아드는지. 뉴저지에 사는 딸은 애들이 어린 탓에 비행기 여행이 힘들어 자동차로 다니러 온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면 아침까지 애들이 잠을 자기 때문에 여행하기가 쉬워진다.   샌디에이고 사는 아들은 어린애 둘 데리고 항공여행이 위험할 것 같이 오지 말라고 했다. 근교에 사는 처가집에서 추수감사절 보냈는데 며느리에게는 다행한 일이다. 시부모가 아무리 잘 해 준다 해도 딸과 며느리는 촌수부터 엄청 다르다. 들어온 돌이 아무리 예쁘고 좋아도 뿌리 깊게 박힌 돌을 이기지 못한다.   할머니 노릇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인내심이 하늘에 닿고, 배려와 사랑이 넘치고, 아이디어가 기발하며, 몸놀림이 번개처럼 재빠르고, 손오공처럼 신출귀몰, 배트맨 수퍼맨 원드우먼의 매직 파워를 몸소 실천하고, 최신 유행하는 동화책 장난감 목록까지 줄줄이 외워야 애들과 대화가 가능하다. 내 멋대로 선물도 못 사준다. 애들에게 물어보고 허락 받는다. 올해는 좋아하는 성탄절 선물 사는 것도 전쟁이다. 인기 품목은 벌써 품귀 현상이다. 다행히 부지런한 딸이 여기저기 뒤져서 양쪽 집 손주들 선물을 미리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내 유년의 기억에는 산타가 없다. ‘산타’라는 할배가 있는 줄도 몰랐다. 교회당 종소리가 울리면 쪼르르 달려가 나무판대기 깐 바닥에 앉아 외국에서 원조품으로 보낸 알록달록한 예쁜 카드 받을 내 차례를 기다렸다. 스미스씨가 살리에게 보낸 해묵은 카드에 적힌 사랑의 말들을 읽지 못했지만 반짝이는 금박 박힌 재활용 카드를 오래 간직했다. 배 불룩하고 동그란 안경 쓴 양키 할아버지를 카드에서 본 것도 같다. 그 사람이 공짜로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크로스인지 몰랐다.     동화책도 장난감도 산타크로스 없어도 내 유년은 별처럼 반짝이고 행복했다. 늦은 저녁이면 살평상에 드러누워 옥이 언니가 개작한 콩쥐 팥쥐나 길 잃고 호랑이 등에 업혀 자란 씩씩한 소년의 이야기 들으며 스르르 잠이 들었다. 배트맨 수퍼맨 원드우먼은 없었지만 대신 척척박사인 엄마 아빠가 모든 일을 해결했다.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못 하는 것은 없었다. 삼만이 아재가 지게로 옮기던 쌀가마니도 번쩍 들어 올렸다. 청상과부로 병아리 같은 두 남매를 키우며 내 새끼 내 자식 위해서는 목숨도 내 놓을 만큼 수퍼우먼이 된 용감하신 내 어머니! 싸움 하다가 지면 쪼르르 달려가 엄마에게 일러바쳤다. 동무도 수퍼맨 아버지를 등장시켰다. 바야흐로 수퍼우먼과 수퍼맨의 혈투가 시작 될 조짐이였지만 호박꽃이 흐드러지게 핀 담장 앞에서 동무와 내가 손 들고 무릎 꿇고 벌 서는 걸로 평화협정을 맺었다.   주파수가 잘 안 맞아 찍찍거리는 구식 라디오에 맞춰 유행가를 따라 불렀다. 예나 지금이나 내 인생은 고장 난 라디오처럼 주파수가 잘 안 맞는 걸까. 애들 대화에도 튕기고 손주들 질문에도 대답이 헷갈린다. 착하게 살면 나이 먹어도 산타크로스가 오지 않을까. 생의 힘든 모퉁이 이리 저리 부딪히며 살아온 날들을 쓰다듬어 줄 산타가 붉은색 망또 속에 선물을 감추고 이리저리 공중을 날아다닐지 모른다. 마차는 아직 땅에 닿지 않았을 뿐이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주파수 라디오 장난감도 산타크로스 구식 라디오 배트맨 수퍼맨

2021-11-30

메릴랜드 총기 난사 협박범 체포…"내가 진짜 조커, 다 쏴버리겠다"

 스스로를 ‘조커’라고 칭하며 직장에서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협박한 메릴랜드 남성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메릴랜드 경찰은 연방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과 함께 26일 밤 용의자인 닐 프레스콧(크로프튼 거주)을 체포하고, 그의 집에서 9mm 권총과 .357 리볼버, 소총 등 20여정의 총기와 400여발의 탄알을 압수했다고 27일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프레스콧은 워싱턴 DC 인근의 소프트웨어 및 우편물 공급업체인 피트니 보우스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조커(배트맨에 등장하는 악당)’라고 소개했다. 프레스콧은 지난 23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동료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진짜 조커가 누군지 모르지. 내가 진짜 조커다. 내가 모두를 쏴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지난주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배트맨 개봉관에서의 총격 사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프레스콧은 “총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내가 죽인다”고 쓰여진 상의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일자리를 잃게 된 프레스콧이 분풀이를 위해 이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피트니 보우스의 캐롤 월레스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서를 통해 프레스콧은 이 회사의 하청업체에 근무하던 직원이었으며, 4개월 이상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고 밝혔다.  프레스콧은 27일 현재 앤 아룬델 메디컬 센터에서 정신 감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림 기자

2012-07-27

"내가 왜 여기 있나"…구치소 간수에 음식 불평, '총기난사범' 홈스 기억상실증?

 콜로라도주 오로라 배트맨 영화상영관 총기난사범인 제임스 홈스가 25일부터 ‘기억상실증’을 이유로 들면서 발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공분을 사고 있다.  홈스는 이날 간수에게 “내가 왜 여기 있는가”라고 천연덕스럽게 물으면서 자신이 저지른 가공할 범죄를 전혀 모른다고 했다.  현재 콜로라도주 아라파호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그는 게다가 “여기 음식이 엉망이라 복통이 났다”고 불평하는가 하면 며칠 전에는 “배트맨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어떻게 끝나냐”고 묻기도 했다는 것.  구치소 근무자는 “그가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하고 “음식이 마음에 안든다고 불평하는가 하면 ”4성 음식점 음식을 못먹는다고 불평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근무자는 “그래서 그런지 주는 음식은 어떤 때에는 먹지만 대부분 먹지 않고 그냥 남는다”고 말했다.  근무자는 “그는 12명이나 잔인하게 살해한 흉악범이다”면서 “그가 배트맨 영화 마지막 장면이 어떻게 끝나는지 물었을 때 때려주고 싶었다”고 분노를 표했다.  홈스는 현재 모두 16개 항목의 혐의에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을 구형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그가 다시 꼼수를 부리며 기억상실증을 호소, 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된다.  24시간 구치소에 수감된 그는 방탄 조끼를 입은 채 생활하다 하루 1시간 정도 구치소를 떠나 운동을 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자는 ”그가 기억상실증을 꾸미려 하는 거 같지만 이를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에 재판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철호 선임기자

2012-07-26

홈스<총기난사범> 동료 한국 유학생 조사후 풀려나

<속보>지난 20일 콜로라도주 덴버시 인근 오로라 지역의 한 영화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콜로라도대학에 재학중인 한인 학생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에 따르면 사건 직후 체포된 제임스 홈스가 다녔던 같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인 이모씨가 2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발생 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홈스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는 협박(threatening violence)’ 메시지를 남겼다는 것.  경찰은 즉시 이씨 소재 파악에 나섰고 결국 이씨를 데려다 조사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를 인터뷰한 뒤 ‘그가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지난해 콜로라도 대학으로 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총기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한인은 회복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김재선 영사는 22일 “엉덩이에 관통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미 시민권자 한모(21)씨는 수술을 무사히 끝마쳤으며 현재 회복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또 “22일 오후 8시 현재 추가 한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또 아라파호이 카운티 검시소가 이날 발표한 최종 사망자 명단에 한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승재 기자

2012-07-23

콜로라도 총기난사범 홈스…검찰 30일 기소 "사형구형 예정"

콜로라도 영화관 총기 난사범 제임스 홈스(24)가 23일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영화관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감상하던 관객들에게 총을 마구 쏴 12명을 살해하고 58명을 다치게 한 홈스는 이날 예비 심리를 받기 위해 콜로라도주 센티니얼의 법원에 출두했다.  수갑을 차고 적갈색 죄수복을 입은 채 법정에 들어선 홈스는 수염을 깎지 않아 초췌한 얼굴에 멍한 표정으로 간혹 머리를 숙이거나 끄덕거렸을 뿐 거의 움직임없이 심리 진행 과정을 지켜봤다.  홈스는 법정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었을 때 눈을 크게 뜨고 판사를 쳐다보기도 했지만 잠시 뿐이었다.  검찰은 오는 30일 홈스를 정식으로 기소할 예정이다. 죄목은 일급 살인과 불법 무기 소지 등으로 최고 사형 선고까지 가능하다.  캐롤 체임버스 검사는 “공정한 재판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홈스에게 사형을 구형할 예정이며 희생자 유가족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체임버스 검사는 “생각만큼 쉬운 재판은 아니다”라며 “사형 선고를 받아내려면 상당한 시일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많은 증거를 치밀하게 수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콜로라도주의 사형수는 3명이며 1997년 10월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방청석에 자리 잡고 있던 희생자 유족들은 홈스를 노려보거나 손깎지를 끼는 등 괴로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위가 머리에 총을 맞아 중태라는 데이비드 산체스는 “사형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극장에서 홈스가 쏜 총탄에 턱을 맞았지만 다행히 큰 부상을 면한 미카일라 힉스는 “여기에 와야 할지 고민했다”면서 “그를 영원히 먼 곳으로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극형이 내려지길 바랬다. 여동생 제시카를 잃은 조던 가위는 “내가 홈스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법정에 가지 않았다”고 법정 밖에서 CNN 기자에게 말했다.  이날 법정 경비는 삼엄했다. 법정 밖에는 물론 주변 건물 옥상까지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경찰은 홈스의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홈스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수사에 매우 비협조적이라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홈스가 다니던 콜로라도대학 의과대학원 당국은 대학원생 신분을 이용해 위험 물질을 입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그러나 교수와 급우들은 홈스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원을 중퇴하기로 한 동기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홈스는 최근 기말 시험을 치렀으나 대학원 당국은 사생활에 관한 정보라며 성적 공개는 거부했다. 

2012-07-23

콜로라도 총기난사, 공범 있는듯…목격자 "전화받고 누군가 비상문 열어줘"

콜로라도 배트맨 영화상영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에게 누군가 극장 안으로 들여보내준 또 다른 인물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범 여부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콜라라도주 오로라시 게이트웨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목격자는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영화관 안에서 전화를 받던 인물이 비상구 쪽의 문을 열어주었거나 혹은 잠금 장치를 해제해준 것을 봤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는 ”영화를 보기 위해 자리에 앉았을 때 맨 앞줄에 한 관람객이 앉아있다가 상영이 시작되자 전화를 받으면서 비상구 쪽으로 갔었다”면서 ”그는 밖으로만 열리는 이 문을 열어주었든가 혹은 잠금장치를 해제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영화가 시작되자 그 문을 통해 검은 색 긴 옷을 입고 가스 마스크를 쓴 채 총기로 무장한 범인이 들어왔으며, 그는 연막탄을 던져 연기가 피어오르자 마구 총을 쏴대기 시작했다”고 당시 목격장면을 전했다.  아울러 콜로라도 현지에서는 체포돼 독방에 수감된 범인 제임스 홈스(24)를 풀어주지 않을 경우 폭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의 협박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전달됐으며, 경찰은 그 협벅전화자를 찾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FOX뉴스 채널이 22일 보도했다.  현장에서 영화관 비상구를 열어주었고, 경찰에 석박을 협박한 범인이 동일인물인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홈스 주변에서 그를 도와 범행을 용이하게 해준 인물이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폭스 채널은 이미 경찰이 공범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집 인근에서 진을 치고 있으며, 그 남성은 총기난사 사건 몇 시간전에 집을 떠난 뒤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안슈츠 의료센터는 이 범인 홈스와 같은 박사과정에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오로라 시경찰은 그러나 공범여부를 부인했다.    ○…한편 범인 홈스가 총격 당시 먼저 꺼내 쐈던 자동소총은 브라우닝사의 것으로, 상당한 화력을 가진 것이었으나 총격을 시작한 지 곧 고장을 일으켜 그나마 희생자가 더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을 줄이게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인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몇 발 쏘지 못한 채 고장이 나자 그는 그 보다 화력이 약한 총기로 바꿔 사용했다는 것이다.  당시 총격 현장에서는 또 수많은 희생자들 가운데 목숨을 건진 여성 관람객 가운데 3명이 함께 영화를 보던 남자친구가 몸을 날려 가림막을 해주고 자신들은 숨진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다.  희생자인 존 블런크를 비롯해 매트 맥퀸, 그리고 알렉스 테비스 등 3명은 각각 자기 여자친구와 함께 현장에서 영화를 보다 홈스가 총격을 가하자 바로 자신의 몸으로 가려줘 자신들은 현장에서 숨졌으나 여자 친구들은 피해를 면했다.  이중 존 블런크는 전직 해군에 근무했던 군인출신으로 보안군으로 복무중이었으며, 네이비 실에 입대하기 위해 수속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철호 선임기자  

2012-07-23

20대 한인 시민권자 관통상…콜로라도 총기 난사 사건

지난 20일 새벽 콜로라도주 덴버시 인근 오로라 지역의 한 영화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한국계 미국인 한 모(21)씨가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밝혔다. 총영사관측은 “미국 시민권자인 한 씨가 엉덩이에 관통상을 당해 현재 병원에서 수술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로라시는 한국 동포가 1만여명이나 거주하는 한인 밀집지역이어서 한인 가운데 추가 사상자가 있는지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콜로라도 주 덴버시에 거주하는 영사협력원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센추리16’ 극장은 인근지역에서는 유명한 개봉관인데다 도심에 있어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영화관이지만 새벽 시간대이어서 동포들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베트맨 시리즈 영화의 개봉 첫날이어서 한인들 가운데 젊은 학생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사상자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트위터 등을 통해 주변 동포들과 정보를 주고받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추가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상자들이 인근 6개 병원으로 흩어져 치료를 받고 있어 신원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 ▶ 총기난사 현장 동영상 보기

2012-07-23

[끔찍한 현장] 총쏘는 장면 나올 때 '탕 탕'…순식간에 피범벅

20일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콜로라도주 오로라 시의 '센추리 16' 영화관 안은 온통 비명과 절규 그리고 피범벅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작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 대부분은 영화 초반 총격 장면과 때를 같이해 연기가 피어 오르고 총격이 들려왔을 때 처음엔 영화 일부로 착각했다. 하지만 총격이 이어지고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자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일제히 출구 쪽으로 뛰쳐나갔다. 한 목격자는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한 남자가 계단을 올라오면서 닥치는 대로 총을 쐈다"고 전했다. 당시 용의자는 극장에서 상영된'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하는 악당 '베인'과 유사한 차림새였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배트맨 시리즈'인 만큼 잠을 포기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부모와 함께 영화관을 찾은 어린이들도 많아 이번 사건의 충격은 더욱 컸다. 4살짜리 아이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극적으로 사건 현장을 빠져나온 패트리샤 레가레타 씨는 "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영화관을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무고한 사람과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영화관 밖에서는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 행렬이 이어졌다. 사건 현장 옆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던 조엘 윌러스버그 목사는 영화관 밖으로 긴급 대피한 뒤 함께 영화관을 찾았던 이들과 함께 기도를 했다. 박상우 기자

2012-07-20

5년간 대형사건 보니…2007년 조승희·2012년 고수남

콜로라도주 오로라 지역의 한 영화관에서 20일 새벽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미국인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던 대형 총기 난사 참사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지난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 총기 난사 사건들을 역시간 순으로 정리했다.특히 이번 극장 총기 난사를 제외하면 지난 5년 사이 다수의 사망자를 낸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의 처음과 끝은 한인 관련 케이스여서 눈길을 끈다. ▶2012년 4월2일 = 가주 오클랜드의 한인 운영 신학대학교인 오이스코 대학교에서 전 학생이던 한인 고수남씨가 집단 따돌림 등 원한을 품고 교실에 들어와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씨는 무죄를 주장한 채 재판에 임하고 있다. ▶2011년 1월8일 =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행사 도중 제러드 리 러프너에게 총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었다. 이날 총기 난사로 6명이 숨졌다. ▶2009년 11월5일 = 텍사스주 포트후드 군사기지 정신과 군의관이던 니달 하산 소령이 총기를 난사해 장병 12명과 민간인 1명 등 13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9년 4월3일 = 뉴욕주 빙햄튼의 이민자 서비스 센터에 베트남계 남성이 총을 쏴 총 13명이 숨졌다. ▶2009년 3월29일 = 가주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6명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일가족 중 한 명이 가족을 총살했으며 자신도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09년 3월10일 = 직장을 잃은 20대 후반 남성이 앨라배마주 제네바 카운티와 커피 카운티 등을 돌며 총을 난사해 10명이 살해됐다. ▶2008년 12월24일 = 가주 코비나에서 40대 남성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뒤 전처의 친정집에서 총격을 가해 이 남성을 포함한 9명이 사망했다. 당시 크리스마스 파티 중이었다. ▶2008년 2월14일 = 일리노이주 드칼브 시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 강의실에서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이 남성을 포함한 6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7년 12월5일 =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쇼핑몰에서 한 젊은 남성이 몰을 찾은 고객들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가해자를 포함해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2007년 4월16일 =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의 버지니아텍에서 완전무장한 조승희가 학교 빌딩 안에서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박상우 기자

201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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