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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힘 세진 공화당 극우 의원들

연초부터 입 벌어지게 놀라운 사건들이 이어졌다. 한 세기 만에 연방 하원의장 선출이 공화당 극우 의원 20명의 세력 과시로 5일간 15번 투표로 결론 났고, 캘리포니아는 3주 동안 9번 대기권강(atmospheric river) 영향에 들어 24조 갤런의 폭우와 강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 또, 2년 전의 미 연방의사당 난입 폭동 복사판이 브라질에서 발생해 데자뷔인 듯 기이했다.   힘들게 118회기 제 53대 연방 하원의장이 된 케빈 매카시는 자신을 반대한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를 거의 다 수용했다. 그는 정책통이라기 보다는 전략가로 특히 선거 자금 모금에 탁월하다. 2010년 공화당 선거 책임자일 때 극보수 티파티 멤버들을 대거 영입한 전력도 있다. 의사당 폭동 사건 후 도널드 트럼프와 사이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의 충성파다.   그런데 강경 극우파는 왜 매카시에 반대했고 많은 요구 사항 관철이 가능했을까? 반대 이유는 하원에서 극우의 힘 확장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매카시가 바이든 정부에 반기를 들거나 하원 운영규칙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매카시가 크게 양보한 이유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원 수차가 근소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212표를 얻었고, 매카시는 공화당 의원 222명에서 기권한 강경파 의원 6명을 뺀 216표를 얻어 4표 차이로 당선됐다.     하원은 의장 선출 후 의례적으로 가장 먼저 ‘향후 2년간의 하원 운영 규정’인 하우스룰(House rules) 패키지를 표결에 부쳤다. 패키지에는 극우파의 요구 사항도 포함됐다.       새 규정은 의원 한 명의 발의로도 하원의장 축출 안건 표결이 가능해졌다. 또 현직 의원의 도덕적 해이와 부패를 조사해 하원 윤리위원회(the House Ethics Committee)에 알리는 의회윤리실의 힘은 약화됐다. 정부 프로그램의 재정지원 중단과 연방 직원의 해고 및 연봉 삭감을 할 수 있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3명을 가장 강력한 상임위원회인 규칙제정 위원회(Rules Committee) 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부채한도 인상은 지출 삭감이 전제 조건이다. 이 중 무엇보다 큰 논쟁은 연방 정부 기관의 정치적 이용여부를 조사할 소위원회 설치다. 극우파의 대표 격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시민의 자유와 수정헌법 1조를 보호하는 조치”라며 트럼프를 조사하는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 가족도 조사 대상이다.   새 의회의 첫 투표는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포함된 IRS(국세청) 지원금 800억 달러에 관한 것이다. 민주당은 탈세 방지를 위한 IRS 컴퓨터 시스템 개선 비용이라는 반면, 공화당은 세무 감사 직원 증원 등 납세자를 괴롭힐 예산이라고 주장한다.     양당은 벌써 재정 정책에 관해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시작했다. 공화당은 재무부에 부채 한도를 인상해줄 수 없으므로 ‘지급 우선순위’ 계획을 세워 제출하라고 한다. 재무부는 부채 한도 인상이 없다면 지급 이행 의무를 위해 특단의 조처를 할 계획이지만 6월에는 채무 불이행 사태가 우려된다고 한다.     최악의 국가부도 사태를 막으려면 중도파 정치인의 목소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요즘 많은 중도파 의원들도 소속 정당에 따라 일률적으로 투표한다. 민주주의 약화와 포퓰리즘의 확산이 원인 중 하나다. 미국의 채무불이행 사태로 경제가 나락에 떨어지지 않도록 공화당 강경파와 바이든 정부의 빠른 절충안을 기대해 본다. 정 레지나기고 공화당 극우 공화당 극우 공화당 선거 공화당 의원

2023-01-23

[J네트워크] 한 극우 인사의 정치실험

더그 마스트리아노는 58세의 미 육군 대령 출신 정치인이다. 코로나19 기간 내내 정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에 반대하고, 지난 대선은 조작됐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펴 온 탓에 ‘극우 인사’로 분류된다. 미국은 원래 백인 개신교 국가라며 ‘정교(政敎) 일치’도 주장해왔는데, 이런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펼치면서 꽤 인기를 끌었다.   미국을 흔드는 악의 세력으로부터 구원해줄 인물이 도널드 트럼프라는 음모론 ‘큐어넌’도 자신의 계정을 통해 퍼뜨렸다. 지난해 대선 결과를 뒤엎으려던 1·6 의회 폭동 때는 자신의 자금을 동원, 버스를 대절해 워싱턴에 오기도 했다. 당연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에 들었고, 그의 지지를 받아 오는 11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공화당 경선에서 9명의 후보가 도전했지만, 트럼프를 등에 업은 그를 물리칠 이는 없었다. 공식 주지사 후보가 된 뒤에도 그는 모든 선거 운동을 소셜 미디어에만 매달렸다. 선거가 한 달 앞이지만 CNN에 따르면 그는 아직 TV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고, 유권자에게 우편 공보물도 보내지 않았다.   경쟁자인 민주당 조시 샤피로 후보는 지난달 지역 신문과 TV 등 무려 41곳 이상과 인터뷰를 했지만, 마스트리아노는 단 3건에 그쳤다. 그나마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극우 성향 매체에 한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후보간 토론회도 사절이다. 지역 경제계 인사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주 상공회의소 주최의 미팅도 거절했다. 상대측에선 “지역 언론의 질문에도 답을 못하는 그가 어떻게 주지사가 될 수 있겠냐”며 공격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다른 진영이나 중도층을 설득할 생각은 전혀 없고, 핵심 지지층의 열광적인 추앙만으로 표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역대 선거에서 대표적 승부처였다. 2016년 대선에선 두 후보 간에 0.7%포인트, 2020년 대선에선 1.2%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주지사는 주의 모든 선거를 총괄할 주 국무장관을 임명할 수 있어, 언론과 정치권은 그의 당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지만, 예상외의 선전을 한다면 그를 따라 하는 이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유권자의 대표가 되려고 애쓰기보다, 한 줌 열성 지지층만 챙겨 당선될 수 있다면 훨씬 남는 장사기 때문이다. 정부가 극단적인 유튜버를 챙기며 몸값을 올려주고 정치인들은 알아서 이들의 눈치를 보는 한국에서도 마스트리아노의 불편한 ‘정치실험’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J네트워크 정치실험 극우 극우 인사 극우 성향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2022-10-20

[워싱턴 읽기] 공화당, ‘트럼프 정치’ 탈출 가능할까

2009년 1월 20일, 워싱턴의 내셔널 몰 광장엔 수백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인파다. 이날 하루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축하객의 숫자는 워싱턴시 전체 인구의 두 배를 넘는 인파였다. 취임식장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저명인사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흑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상원 8석, 하원은 21석을 늘려서 워싱턴 권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이 정도면 민주당의 권력 독점이 수십 년은 갈 것 같이 보였다.     동부지역 워싱턴에서 연일 샴페인이 터지는 동안 대륙의 서쪽 끝인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외곽에 위치한 르네상스 에스멜리다 리조트엔 수 대의 헬리콥터가 내리고 검은 리무진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각계각층의 가장 열성적인 보수 우익인사들이 집결했다.  수십억 달러를 주무르는 세계적인 억만장자 사업가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의 상속자들, 극우 언론 인사들, 극보수 우익 선출직 공무원들,  기독교 우파 지도자들, 극우파 선거 전문가들, 필력 좋은 글쟁이들과 노련한 광고 전문가들이다.     선거에서 처절하게 완패한 우파들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를 의논하기 위해 소위 ‘검은돈(DarkMoney)’의 배후로 알려진 찰스 코크(Charles Koch)가 마련한 자리였다.      미국 내의 가장 열성적인 보수 우익 실력자들이 모인 리조트의 분위기는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오바마와 민주당이 장악한 워싱턴 권력으로 인해서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인지에 대한 브리핑이 이어졌다.      워싱턴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검은돈의 주인인 찰스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는 자신들의 막대한 재산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미국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의 영향력은 비단 정치권만이 아니고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사람이나 집단을 오랫동안 모아 확대, 결집시켜왔다. 인종주의(백인우월주의)를 기반으로 한 거대 자본가들, 극단적인 우익 미디어, 바이블 벨트로 지칭되는 기독교 복음주의 지도자들, 그리고 극우 정치인들이 결집하였다.     코크 형제는 마치 사업을 할 때 투자하는 것처럼 인내심을 갖고 자금을 조성한 뒤 그 막대한 돈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극우 정치세력을 구축했다. 코크 형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사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서 결국 GOP라고 불리는 공화당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공화당은 더 이상 전통의 보수주의 정당이 아니고 자본권력을 기반으로 하는 우익정당이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자본가가 당권을 틀어쥘 수 있는 배경이다.       코크 형제가 운영하는 거대 화석에너지 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는 2022년 중간선거에 나선 우파 후보들에게 캠페인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 ‘코크 인더스트리수퍼팩(Koch Inderstries Super PAC)’을 가동하고 있다.  이 ‘코크 인더스트리수퍼 팩’은 차기 연방의회의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수천만 달러를 조성했다. 주로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 승리를 부정하는 트럼프 계열 후보들의 캠페인을 지원한다.  2024년 우파의 집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는 트럼프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봐야 할 것이다.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는 그의 주변에 집결한 극렬 인종주의 우파들로 하여금 쿠데타를 일으키도록 했다. 트럼프 이전의 미국 정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다.  트럼프 지지 열기의 핵심은 ‘인종주의’다. 인종주의에 기초한 갈라치기 전략이 트럼프 캠페인이다. 1960년대 이후 공화당이 취해온 ‘남부전략’의 발전이고 변형이다.  인종차별주의가 이번 중간선거전에서도 노골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과연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정치로부터의 탈출이 가능할지, 그래서 정상의 GOP로 복귀가 가능할지 실낱같은 기대를 해 본다.  김동석 /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워싱턴 읽기 공화당 트럼프 극우 정치세력 극우 정치인들 코크 형제

2022-10-19

[디지털 세상 읽기] 가짜 뉴스의 대가

미국 법원에서 지난주에 가짜 뉴스를 퍼뜨린 음모론자에게 약 10억 달러가 넘는 배상금을 내라는 평결을 내렸다. 악의적인 가짜 뉴스를 퍼뜨려온 극우 뉴스 사이트 운영자인 알렉스 존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벌인 사람들은 다름 아닌 총기 난사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이다. 2012년 미국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20세의 남성이 어린 학생 20명과 교사 6명을 살해한 이 사건은 한동안 미국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했고, 온 국민이 지켜본 뉴스였다.   그럼에도 알렉스 존스는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고, 부모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10년 가까이 해왔다. 왜 그랬을까? 미국에서는 정부 기관의 공식 발표나 매체의 보도를 믿지 않고 음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들을 끌어들이면 광고로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짜뉴스는 터무니없을수록, 자극적일수록 파급력이 강하다. 존스의 주장은 언론의 비판을 받을수록 더 많은 음모론 신봉자를 끌어들였고, 그들을 상대로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과연 이런 엄청난 벌금이 미국에서 가짜 뉴스를 막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은 원래 음모론의 뿌리가 깊고, 언론의 자유가 강조되는 나라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독자와 청취자들이 언론이 전달하는 팩트보다 주장과 견해를 더 좋아하게 되면서 뉴스의 방향 자체가 바뀌었다. 큰 수요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공급자를 통제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실패한 마약과의 전쟁이 잘 보여준 적이 있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가짜 뉴스 가짜 뉴스 극우 뉴스 음모론 신봉자

2022-10-17

[글로벌 아이] 한 극우 인사의 정치실험

더그 마스트리아노는 58세의 미 육군 대령 출신 정치인이다. 코로나19 기간 내내 정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에 반대하고, 지난 대선은 조작됐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펴 온 탓에 ‘극우 인사’로 분류된다. 미국은 원래 백인 개신교 국가라며 ‘정교(政敎) 일치’도 주장해왔는데, 이런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펼치면서 꽤 인기를 끌었다.   미국을 흔드는 악의 세력으로부터 구원해줄 인물이 도널드 트럼프라는 음모론 ‘큐어넌’도 자신의 계정을 통해 퍼뜨렸다. 지난해 대선 결과를 뒤엎으려던 1·6 의회 폭동 때는 자신의 자금을 동원, 버스를 대절해 워싱턴에 오기도 했다. 당연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에 들었고, 그의 지지를 받아 오는 11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공화당 경선에서 9명의 후보가 도전했지만, 트럼프를 등에 업은 그를 물리칠 이는 없었다. 공식 주지사 후보가 된 뒤에도 그는 모든 선거 운동을 소셜 미디어에만 매달렸다. 선거가 한 달 앞이지만 CNN에 따르면 그는 아직 TV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고, 유권자에게 우편 공보물도 보내지 않았다.   경쟁자인 민주당 조시 샤피로 후보는 지난달 지역 신문과 TV 등 무려 41곳 이상과 인터뷰를 했지만, 마스트리아노는 단 3건에 그쳤다. 그나마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극우 성향 매체에 한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후보간 토론회도 사절이다. 지역 경제계 인사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주 상공회의소 주최의 미팅도 거절했다. 상대측에선 “지역 언론의 질문에도 답을 못하는 그가 어떻게 주지사가 될 수 있겠냐”며 공격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다른 진영이나 중도층을 설득할 생각은 전혀 없고, 핵심 지지층의 열광적인 추앙만으로 표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역대 선거에서 대표적 승부처였다. 2016년 대선에선 두 후보 간에 0.7%포인트, 2020년 대선에선 1.2%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주지사는 주의 모든 선거를 총괄할 주 국무장관을 임명할 수 있어, 언론과 정치권은 그의 당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지만, 예상외의 선전을 한다면 그를 따라 하는 이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유권자의 대표가 되려고 애쓰기보다, 한 줌 열성 지지층만 챙겨 당선될 수 있다면 훨씬 남는 장사기 때문이다. 정부가 극단적인 유튜버를 챙기며 몸값을 올려주고 정치인들은 알아서 이들의 눈치를 보는 한국에서도 마스트리아노의 불편한 ‘정치실험’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필규 / 한국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글로벌 아이 정치실험 극우 극우 인사 극우 성향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2022-10-12

[커뮤니티 액션] 9·11 테러와 이민자 커뮤니티

지난 11일 9·11 테러 21주년을 맞았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공식 통계로 2977명이다. 이 가운데 한인 희생자는 21명이다.   한인 희생자들은 경희케이시 조, 파멜라 추, 프레드릭 한, 강준구, 앤드류 재훈 김, 로렌스 돈 김, 구본석, 린다 이, 리처드 이, 스튜어트 수진 이, 박계형, 크리스티나 성아 육, 대니얼 송, 대니얼 이, 이동철, 수 김 핸슨, 이명우, 이현준, 진선 박 웰스, 데이빗 이, 아놀드 임 씨로 추모 박물관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라틴계 희생자는 258명으로 한인과 여러 다른 이민자들과 합하면 전체의 10%가 넘는다. 이민자 커뮤니티에게 9·11 테러는 이중, 삼중의 고통이었다.   테러 사건 뒤 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쏟아졌다. 국토안보부가 신설되면서 악명 높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만들어졌다. 테러 직후 2002년 추방된 한인은 52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애국법이 만들어져 연방정부의 개인 정보 관리 권한이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이민자들은 감시 대상이 됐다.   이어 극단주의 극우 단체들이 기승을 부리며 이민자에 대한 미국 내 폭력 테러가 급증했다. 9·11 이후 미국 내 테러리스트들이 살해한 사람은 251명인데 이 가운데 114명이 극우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숨졌다.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해져 2019~2020년 극단주의 살인 사건 59건 가운데 2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극우세력이 저질렀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조사한 1994~2020년 5월까지 발생한 미국 내 테러 893건의 유형은 극우 57%, 극좌 25%, 종교 15%, 민족주의 3% 등이었다. 극우 테러의 주된 대상은 물론 이민자였다.   서류미비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일단 9·11 테러 사건 이전에 논의되던 이민법 개혁에 따른 합법 신분 취득은 아득하게 뒤로 미뤄져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9·11 테러로 목숨을 잃은 서류미비자는 공식 통계로만 67명이지만 신분 때문에 보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류미비자들은 온갖 오염 물질들이 가득 찬 테러 현장을 청소하는 일에도 동원됐다. 1000~2000여 서류미비자들이 몸에 극심한 해가 되는 작업 환경 속에서 지금의 번듯한 테러 현장의 새 건물들을 짓는 밑바닥 노동을 했다. 그리고 수많은 서류미비자들이 병에 걸렸지만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 9·11과 관련해 지금까지 연방정부에 의료혜택을 신청한 사람은 11만2000여 명이다. 현장 청소에 투입된 노동자들 가운데 혜택을 받은 사람은 800여 명에 그쳤다. 혜택은 신분과 관계없이 제공됐지만 많은 서류미비자들이 추방에 대한 우려와 정보 부족으로 신청하지 못했다. 2017년 연방의회에 테러 현장 노동자들의 신속한 합법 신분 취득 법안이 상정되기도 했지만 반이민 정책에 밀려 살아남지 못했다.   9·11 테러 21주년을 맞으며 이른바 ‘보이지 않는 희생자들(invisible victims)’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가족과 자녀, 이웃들이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반이민 정책을 무너뜨려야 한다. 9·11 테러 때는 오염 물질들을 치우고, 팬데믹 기간에는 필수 업종에서 일하며 미국사회의 바닥을 지탱해온 이들에게 합법 신분을 허용하지 않기에 서류미비자들은 하루하루 테러 속에서 살고 있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커뮤니티 이민자 이민자 커뮤니티 극우 테러리스트들 폭력 테러

2022-09-15

백인우월주의 추종 한인 체포 …텍사스 거주 20대 유종헌씨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백인우월주의 추종 글과 사진을 게시해 '아시안 백인우월주의자'로 유명한 20대 한인 남성이 연방알콜담배총기국(ATF)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10일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텍사스 타일러에 사는 유종헌(24·사진)씨는 지난 6일 한 총기판매업소에서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ATF 에 체포됐다. 체포 영장이 공개되지 않아 유씨가 어떤 혐의로 체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연방 수감 시설에 보석 없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유씨가 총기 관련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유씨는 다른 남성 3명과 함께 살상용 무기를 이용한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유씨는 자신의 집 앞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총기를 꺼내 상대 남성들을 위협하고 트럭을 타고 도주하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당시 유씨의 차 안에서 총기 2정과 칼 등의 무기를 발견했으며 그 자리에서 유씨를 수갑에 채워 연행했다고 지역 방송 KLTV 는 보도했다. 유씨는 과거 페이스북에 남부연방기를 배경으로 총을 들고 서 있는 사진이나 '이슬람에게 죽음을'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게시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2016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좋아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법원 기록 조회 결과 지난 2016년 유씨에게 적용됐던 폭행 혐의는 5개월 후 기각 처리 됐다고 데일리비스트는 전했다. 최수진 기자

2018-04-10

플로리다 '제2의 샬러츠빌' 우려…극우 선동가 집회 비상사태 선포

초특급 허리케인이나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끔찍한 총기사고가 벌어진 것도 아닌데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백인우월주의 선동가로 유명한 리처드 스펜서(사진)의 연설과 집회가 플로리다대학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자칫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와 같은 유혈 충돌이 빚어질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CBS뉴스는 17일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가 오는 19일 스펜서의 플로리다대학 방문을 앞두고 법 집행 조정과 관련된 행정명령 17-264호를 발동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대학이 있는 앨라추아 카운티에 잠재적인 보안상 위협이 있다는 이유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다. 스콧 주지사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지역 법 집행 요원들이 연방·주 기관과 협력하도록 했다. 또 필요할 경우 플로리다 주방위군 병력 투입도 요청했다. 스펜서는 지난 8월 샬러츠빌에서 횃불을 든 수백 명의 백인우월주의자 행진을 이끈 인물로 당시 백인우월주의자의 차량 돌진 테러로 맞불 집회에 참가했던 여성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스펜서는 지난 4월 앨라배마주 리 카운티의 오번대학에서도 백인우월주의 집회를 열었는데 당시에도 경미한 충돌이 일어나 집회 참가자 3명이 체포됐다. 애초 플로리다대학은 스펜서의 집회를 불허했으나 그의 지지자와 변호인들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법원에 집회 허가 신청을 냈고 결국 학교 측의 허가를 따냈다. 플로리다대학 측은 폭력 사태에 대비하느라 보안 경비로만 50만 달러를 지출했다. 플로리다주의 비상사태 선포에 대해 스펜서는 과잉대응이라며 "연설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고 선의를 갖고 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복례 기자 [email protected]

2017-10-18

스톤마운틴 ‘부끄러운 과거, 암울한 미래’…WP, 변화의 기로에 선 유적 조명

미국에서 가장 큰 남부연합 기념물로 꼽히는 스톤마운틴. 애틀랜타 근교에 자리한 높이 1700피트, 면적 1만7000 스퀘어피트(sqft)의 화강암 덩어리가 샬롯츠빌 백인우월주의 유혈사태를 계기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남부연합의 전쟁 기념물로는 미국에서 가장 큰 스톤마운틴의 남쪽 사면에는 소위 ‘남부연합 영웅들’의 모습이 새겨진 암벽화가 있다. 양각으로 된 세계 최대 규모의 부조라는 평가도 있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듯 하지만, 현존하는 가장 큰 남부연합 상징물이라는 평가가 엇갈리면서 철거 요구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스톤마운틴은 조지아 주지사 선거를 요동치게 하는 의제일 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게 남부연합 기념물의 존폐를 놓고 날로 격화하는 국가적 의견대립의 중심에 있다.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스테이시 아브람스 조지아주 하원 대표는 지난달 스톤마운틴 암벽화가 “조지아주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며 즉각 철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애틀랜타의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흑인지위향상협의회(NAACP)’가 흑인인 아브람스의 주장을 거드는 가운데 다수의 공화당원과 남부연합 유물을 보존하자는 그룹에선 아브람스 대표의 주장에 날선 반응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으로 주지사 경선에 참가한 케이시 케이글 조지아 부주지사는 “정치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선동적인 언어를 동원해 조지아 주민들을 양분시키기 보다는 역사를 없애지 않고 보존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벽화 제거에 반대하는 흑인 정치리더도 있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유엔대사를 역임한 앤드류 영 전 애틀랜타 시장은 암벽화를 가루로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남북전쟁에 대한 재조명과 역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재싸움”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조지아 정계가 암벽화 제거 논쟁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조지아대학(UGA)의 찰스 불록 정치학 교수는 “조지아 전통 보수층에게는 이(암벽화 제거) 문제가 결코 작지 않아 보이지만 젊은층에겐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스톤마운틴에 담겨진 정치적 함의가 무엇이든 간에 조지아에서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최근 남부연합 상징물들을 밤 사이에 즉각 철거한 볼티모어 또는 뉴올리언스와는 또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부연합 기념물들의 기원과 의미에 대해 방대한 양의 책을 저술한 조 크레스피노 에모리대 역사학 교수는 “옮길 수 없는 조각”임을 강조하면서 “산의 옆면이므로 파괴시키거나 그대로 두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자들은 유적지로서 인식되기보다 교육 장소로 옮긴 뒤 플래카드와 큐레이터를 통해 언제, 왜 기념물이 설립됐는지 역사적 배경을 알리는 것이 더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스피노 교수는 “로버트 리 불러바드와 제퍼슨 데이비스 드라이브처럼 바뀔 수 있는 도로와 공원 이름은 없애되, 그(암벽화 같은)작품에는 공무원들이 전체 역사를 궤뚫어볼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붙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근 로렌스빌에 살면서 이따금 호수와 산책 트랙을 걷기 위해 연회원권을 갖고 스톤마운틴에 피크닉을 가는 나오미 존스는 그동안 암벽화의 의미를 애써 외면해왔지만, 이제는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11세, 8세, 그리고 두 살배기 손자를 둔 흑인인 존스는 최근 샬롯츠빌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를 계기로 손자들에게 남북전쟁과 백인우월주의 운동에 대해 가르쳤고 샬롯츠빌에서 반나치 시위에 참가했다 숨진 헤더 헤이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한다. 존스는 “11살짜리 손자가 ‘누군가에게 해를 주면 왜 없애지 않느냐’고 물어서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내말을 붙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기념물로 지정되기 전까지 스톤마운틴은 화강암 채석장이었다. 이곳의 돌들은 곳곳의 공사현장으로 보내졌고 미 국회의사당과 파나마운하 건설에도 돌들이 사용됐다. 그러던 채석장이 기념물로 둔갑한 것은 1915년 남부연합 후손 딸들의 연맹체가 스톤마운틴의 깎아지른 남쪽 사면에 백인 남부연합 영웅들을 위한 조각물을 만들자고 주장한 데서 유래된다. KKK가 스톤마운틴 정상에서 십자가를 불에 태우며 조직의 재건을 천명한 것도 같은 해의 일이었으며, 이 때를 기점으로 스톤마운틴은 KKK의 본산지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급기야 1948년 스톤마운틴에서 ‘상실한 대의명분(Lost Cause)’을 주창하기에 이른다. 남부연합의 수정주의 운동이 부활한 것이다. 노예 보호를 최소화하고 남부의 존엄을 되찾겠다는 이 사조는 남북전쟁 발발의 직접적인 단초를 제공했다. 남동부 지주들과 노예제 옹호론자들의 결집과 지지를 이끌어낸 장소도 스톤마운틴이었던 셈이다. 처음 암벽화를 조각한 이는 거츤 보글럼이다. 사우스 다코타에 있는 러시모어 국립공원 조각을 만든 예술가다. 전체 윤곽을 드러내고 리 장군의 머리를 만들다 돈의 용처를 둘러싼 잡음에 휩싸인 끝에 1925년 작업에서 손을 뗐다. 이어 헨리 어거스터스 루크맨이 리 장군의 머리 조각을 되돌리고 말에 올라탄 세 명을 다시 새겼다. 이때가 1928년이다. 이후 거의 40년간 비용 문제로 방치되다 주정부가 조성한 펀드 200만달러로 스톤마운틴을 매입한 뒤 국립공원으로 꾸미면서 작업이 재개됐다. 그러나 작업 중단 요구와 해체 움직임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한동안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집결지처럼 인식됐던 스톤마운틴은 사실상 지역 주민들의 여가활동 장소로 기능하며 늘 많은 인파로 붐빈다.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골프장이 마련돼 있으며 호수 옆에는 매리어트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밤마다 유명한 레이저쇼가 펼쳐지기도 한다. 이런 변화들로 인해 디캡 카운티에 자리잡은 스톤마운틴은 행락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이중에는 흑인과 이민자들도 다수다. 스톤마운틴공원관리협회의 존 뱅크헤드 대변인은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인우월주의 본산지임을)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원 방문객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입장객들은 스톤마운틴과 인종차별을 그다지 연관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스톤마운틴이 소수의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마치 성지처럼 여겨지는 것은 분명하다. 공원관리협회는 지난달 KKK가 산 정상에서 십자가 화형식을 개최하도록 협조해달라며 제출한 신청서를 거절했다. 공원은 누구의 전유물도 아니며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지난 2015년 공원관리협회는 정상에 ‘자유의 종’을 세우려는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이 무산됐다. ‘자유의 종’은 196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유명한 연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의 “조지아주 스톤마운틴에서 자유의 종이 울리게 하자”는 문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허겸 기자

2017-09-21

보스턴서 대규모 반 인종차별 집회

보스턴에서 19일 인종차별과 혐오 나치주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백인우월주의와 신나치 단체 등 극우 세력에 의해 초래된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사태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이를 규탄하는 반대 집회가 열린 것이다.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집회도 열렸지만 현지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AP통신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 공원에서 열린 인종차별 규탄 집회에는 4만 명가량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검은색옷을 입었으며 얼굴에 스카프를 두르기도 했다. 이들은 반 나치와 반 파시즘을 외쳤으며 "다시 나치가 두려움에 떨게하자" "이웃을 사랑하라" "파시즘에 반대한다" "혐오는 결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 등의 구호가 담긴 손팻말을 흔들었다. 인종차별 반대 집회장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였지만 참가자가 극히 적어 집회다운 집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고 조기 종료됐다. 보수단체 집회에서 연설하려고 했던 한 인사는 "오늘 이벤트는 무너졌다"고 밝혔고 역시 연사로 나설 예정이었던 연방의원 후보자 삼슨 라치오피는 "집회가 이렇게 준비가 안 됐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보스턴 집회 후 트위터를 통해 "보스턴의 많은 참가자들은 반 경찰 선동자로 보인다"면서 인종차별 반대 집회 참석자들을 겨냥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단호하고 스마트하게 보였다"면서 경찰의 대응을 치하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에 부정적인 여론이 감지되자 한시간 뒤 다시 트윗을 올려 "우리의 위대한 나라는 수십년간 분열돼 있었다. 때로는 치유를 위해 시위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치유되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증오와 편견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보스턴의 시위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나라는 곧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스턴뿐 아니라 텍사스 댈러스와 애틀랜타 뉴올리언스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오전 수백 명이 '인종 평등'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12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남가주 라구나비치에서도 반 인종차별 집회가 열렸다.

2017-08-20

뉴욕서도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인종주의 유혈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뉴욕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6일 뉴욕시립대(CUNY) 브롱스커뮤니티칼리지(BCC)에 설치돼 있는 남부연합군 사령관 로버트 리와 스톤월 잭슨 장군의 흉상을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와 잭슨 장군은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를 지지한 남부군을 이끌던 인물로 1920년대 BCC의 '위대한 미국인을 위한 명예의 전당'에 흉상이 설치됐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은 인종차별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두 인물의 흉상 철거 이유를 설명했다. 쿠오모 주지사의 발표에 앞서 브루클린에서는 한 교회 뜰에 설치돼 있던 리 장군의 명판이 철거됐다. 포트해밀턴의 세인즈존스 에피스코팔 교회 뜰에 있는 단풍나무에 부착돼 있던 리 장군의 명판은 1912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현재 포트해밀턴에는 두 장군의 이름을 딴 '제너럴 리 애비뉴'와 '스톤월 잭슨 드라이브' 도로가 있는데, 뉴욕시민들은 현재 이들 도로의 개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뉴욕을 포함해 12개 도시에서 남부연합 상징물이 철거됐고, 6개 도시도 관련 상징물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7-08-17

시애틀 한인, 인종혐오 범죄 피해…마커스 최씨, 백인 남성에게 폭행 당해

지난 7월 시애틀에 사는 한인 마커스 최씨는 애완견을 데리고 노스 시애틀의 비터 레이크 동네로 산책을 나갔다가 30대 백인 남성으로부터 아시안 혐오성 폭언을 들었다. 이 남성은 최씨에게 “너는 감옥으로 갈 것이다. 다른 모든 아시안들과 함께. 그리고 네 여권도 빼앗길 것이다”라는 폭언을 한 뒤 유유히 사라졌다. 최씨는 “당시 그는 마치 총이나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손을 주머니에 넣고 폭력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집에 돌아온 최씨는 이러한 인종혐오범죄를 용납해서는 안 되고 더구나 자신의 동네에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페이스북에 ‘비터 레이크의 편견’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특히 그냥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고 공원에 다시 나갔다. 그 곳에서 자신에게 폭언을 퍼부었던 백인 남성을 다시 만났고 카메라로 그 남성의 모습을 촬영하던 도중 실제 얼굴을 가격당하는 폭행 피해도 입었다. 그의 폭행으로 최씨의 안경이 떨어지고 렌즈 하나가 빠져나갔다. 최씨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이미 그는 떠난 상태였다. 최씨는 자신은 볼더에서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그리고 뉴욕에 살다가 최근 시애틀로 이사왔는 데 이같은 노골적인 인종 혐오는 전혀 겪어보지 못했다고 분개했다. 15일 뉴아메리카미디어에 따르면 최씨와 같은 혐오범죄 피해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아시안아메리칸정의구현(AAJC)’은 웹사이트(StandAgaistHatred.org)를 개설하고 사법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혐오범죄 피해자들의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AAJC 존 양 회장은 “아시안 혐오범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거침없는 말폭탄 이후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AAJC의 피해 사례 접수 사이트는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도 발휘하지 못하지만 아시안의 피해 사례를 통계로 만들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주저하지 말고 제보해 달라”고 했다.

2017-08-17

'극우 상징' 남부연합기 뭐길래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시위를 벌인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손엔 두 종류의 깃발이 들려있었다. '하켄크로이츠(卍)'가 그려진 나치 깃발과 '남부연합기(Confederate flag)'다. 대체 남부연합기가 뭐길래,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나치의 상징물과 같은 문제적 상징물이 된 걸까. 남부연합기는 성조기와 마찬가지로 붉은색·푸른색·흰색을 사용한다. 중심을 차지하는 커다란 십자 안엔 하얀 별이 들어있다. 원래 남북전쟁 때 남군 총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E 리 장군의 북버지니아군이 사용하던 전투 깃발이다. 노예제 폐지에 반대한 리 장군이 사용했지만, 남부연합의 깃발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공식 깃발로 채택되지 못한 남부연합기가 남부연합을 대표하게 됐다. 참전군인을 기리는 행사에 등장해 남부의 유산과 자부심을 뜻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유산인 남부연합기는 20세기 들어서면서 인종차별의 동의어가 돼 버렸다. 특히 쿠 클럭스 클랜(KKK)이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깃발의 의미는 극우·차별·편견으로 굳어졌다. 1990년대 이후 흑인 민권은동단체들은 깃발 사용 중단을 위한 운동을 벌였다. 지난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뒤엔 남부연합기 금지 운동이 다시 주목받았다.

2017-08-16

자문단 CEO들 줄 사퇴하자…트럼프, 자문위 2곳 돌연 해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촉발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사실상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에 항의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에서 줄줄이 사퇴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자문위를 해체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조업자문위원회와 전략정책포럼의 기업 경영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둘 다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대형 소비재 생산업체 3M의 잉거 툴린 CEO와 식품회사 캠벨 수프의 데니스 모리슨 수프 CEO가 이날 오전 자문위를 떠난다고 밝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앞서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을 시작으로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 전미제조업연맹(AAM)의 스콧 폴 회장,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회장이 제조업자문단에서 탈퇴했다.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제조업자문위원단에서 탈퇴한 위원이 7명에 달하자 남은 CEO들을 만류할 바에야 차라리 자문위를 해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사퇴한 CEO들을 '관심종자(grandstander)'라고 비난하며 이들을 대체할 사람은 많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날 트럼프타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샬러츠빌의 폭력사태의 책임이 양측에 있다고 다시 말을 뒤집었는데 캠벨 수프의 모리슨 CEO는 사퇴하면서 "인종주의와 살인은 명백히 비난받아야 하며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어떤 것들도 도덕적으로 공평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은 그 점에 대해 명백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와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 등이 대통령 직속 전략정책포럼에서 떠난 바 있다. 신복례 기자 [email protected]

2017-08-16

만델라 인용 오바마 트윗 역대 두번째 '좋아요'

"어느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 출신, 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진 않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를 통탄하며 쓴 트윗이 250만회 '좋아요'를 받아 트위터 역대 최고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반인종주의 시위대 간 유혈 충돌로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친 뒤 자신의 트위터(@BarackObama)에 연속 트윗을 남겼다. 창문을 통해 여러 인종의 아이들을 올려다보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은 "사람은 증오하려면 배워야 한다. 만약 증오를 배울 수 있다면, 사랑하도록 배울 수도 있다. 타인을 사랑하는 게 그 반대보다 인간 가슴에는 더 자연스럽다"고 이어졌다. 이는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에서 인용한 문구들이다. 이 가운데 맨 먼저 남긴 트윗은 15일 오전까지 약 250만회의 '좋아요'를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는 지난 5월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가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폭탄테러 후에 남긴 트윗을 넘보는 역대 2번째 기록이다. 그란데가 당시 남긴 트윗 "가슴이 찢어졌다.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정말 정말 미안하다(i am so so sorry). 뭐라 할 말이 없다"는 현재까지 270만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아서 역대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2017-08-15

'트럼프 오른팔' 배넌 잘리나…"샬럿츠빌 시위 비판말라"

극우 선봉장으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받는 '트럼프의 오른팔' 스티브 배넌(사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 위기에 몰렸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배넌은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시위가 발생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회를 주도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비판성명이 그의 지지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의 조언대로 이들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비난하지 않았으나, 정치권과 재계, 시민단체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결국 트럼프는 이틀 만에 "인종주의는 악"이라고 밝히며 백기를 들었다. 이에 이런 상황을 자초한 배넌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넌은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과의 불화설 속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내 극우 보수주의를 대변하며 자리를 보전했지만 그를 비호했던 대통령마저 최근 등을 돌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상황에 정통한 측근들을 인용해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트럼프 대통령의 여름 휴가 직전 그를 만나 배넌을 백악관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쿠슈너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동석했고, 이들 역시 배넌의 경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 10일 만에 해임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도 최근 배넌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연방하원의 흑인·히스패닉, 아시아 코커스와 진보코커스 등 3대 소수계 의원 모임도 배넌을 포함 극우 3인방의 경질을 촉구했다.

2017-08-15

가주 증오단체 79개 '최다'…남가주 36개·LA 14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집회로 3명이 숨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건 이후 인종혐오 단체들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남부빈곤법률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활동하는 증오단체(Hate Group)는 917개다. 그 중 가주가 79개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플로리다가 63개로 집계됐다. 특히 남가주에 36개 북가주인 새크라멘토에 6개가 있다. LA에는 14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단체들은 백인 민족주의자들부터 신나치 반무슬림과 안티LGBT 흑인 분리주의자 등 다양하다. 브라이언 레빈 캘스테이드 대 형사 행정학 교수는 "2016년 이후 백인 우월주의자와 극좌파의 집회가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다"며 "가주에도 샬러츠빌과 비슷한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6년 2월 백인우월주의단체인 KKK가 참가한 애너하임 집회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해 3명이 흉기에 찔리고 많은 사람이 체포됐다. 레빈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와 난민 무슬림을 표적으로 한 정책을 펼치면서 극우단체들이 더 집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빈곤법률센터 홈페이지(https://www.splcenter.org/hate-map)에 들어가 증오지도(hate map)를 확인하면 자기가 사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증오단체를 확인할 수 있다. 황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20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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