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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읽기] 공화당, ‘트럼프 정치’ 탈출 가능할까

2009년 1월 20일, 워싱턴의 내셔널 몰 광장엔 수백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인파다. 이날 하루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축하객의 숫자는 워싱턴시 전체 인구의 두 배를 넘는 인파였다. 취임식장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저명인사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흑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상원 8석, 하원은 21석을 늘려서 워싱턴 권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이 정도면 민주당의 권력 독점이 수십 년은 갈 것 같이 보였다.  
 
동부지역 워싱턴에서 연일 샴페인이 터지는 동안 대륙의 서쪽 끝인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외곽에 위치한 르네상스 에스멜리다 리조트엔 수 대의 헬리콥터가 내리고 검은 리무진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각계각층의 가장 열성적인 보수 우익인사들이 집결했다.  수십억 달러를 주무르는 세계적인 억만장자 사업가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의 상속자들, 극우 언론 인사들, 극보수 우익 선출직 공무원들,  기독교 우파 지도자들, 극우파 선거 전문가들, 필력 좋은 글쟁이들과 노련한 광고 전문가들이다.  
 
선거에서 처절하게 완패한 우파들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를 의논하기 위해 소위 ‘검은돈(DarkMoney)’의 배후로 알려진 찰스 코크(Charles Koch)가 마련한 자리였다.  
 


 미국 내의 가장 열성적인 보수 우익 실력자들이 모인 리조트의 분위기는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오바마와 민주당이 장악한 워싱턴 권력으로 인해서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인지에 대한 브리핑이 이어졌다.  
 
 워싱턴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검은돈의 주인인 찰스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는 자신들의 막대한 재산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미국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의 영향력은 비단 정치권만이 아니고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사람이나 집단을 오랫동안 모아 확대, 결집시켜왔다. 인종주의(백인우월주의)를 기반으로 한 거대 자본가들, 극단적인 우익 미디어, 바이블 벨트로 지칭되는 기독교 복음주의 지도자들, 그리고 극우 정치인들이 결집하였다.  
 
코크 형제는 마치 사업을 할 때 투자하는 것처럼 인내심을 갖고 자금을 조성한 뒤 그 막대한 돈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극우 정치세력을 구축했다. 코크 형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사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서 결국 GOP라고 불리는 공화당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공화당은 더 이상 전통의 보수주의 정당이 아니고 자본권력을 기반으로 하는 우익정당이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자본가가 당권을 틀어쥘 수 있는 배경이다.  
 
  코크 형제가 운영하는 거대 화석에너지 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는 2022년 중간선거에 나선 우파 후보들에게 캠페인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 ‘코크 인더스트리수퍼팩(Koch Inderstries Super PAC)’을 가동하고 있다.  이 ‘코크 인더스트리수퍼 팩’은 차기 연방의회의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수천만 달러를 조성했다. 주로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 승리를 부정하는 트럼프 계열 후보들의 캠페인을 지원한다.  2024년 우파의 집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는 트럼프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봐야 할 것이다.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는 그의 주변에 집결한 극렬 인종주의 우파들로 하여금 쿠데타를 일으키도록 했다. 트럼프 이전의 미국 정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다.  트럼프 지지 열기의 핵심은 ‘인종주의’다. 인종주의에 기초한 갈라치기 전략이 트럼프 캠페인이다. 1960년대 이후 공화당이 취해온 ‘남부전략’의 발전이고 변형이다.  인종차별주의가 이번 중간선거전에서도 노골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과연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정치로부터의 탈출이 가능할지, 그래서 정상의 GOP로 복귀가 가능할지 실낱같은 기대를 해 본다. 

김동석 /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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