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골프대회 이모저모] 최상의 날씨…선수들 실력도 역대 최고
컬러풀 유니폼 '산뜻하네'
바람 이겨내고 정교한 샷
심판들 공정한 경기 일조
아마추어 대회임에도 동문회 간 골프를 통한 경쟁은 치열했다. 동시에 웃음꽃도 만발했다. 순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볼 수 있는 승부의 그림들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필드 곳곳을 다니며 대회의 이모저모를 스케치로 담아봤다.
○…유니폼만 봐도 이번 대회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화여자대학교 동문회팀은 초록색, 한양대학교 GCEO 동문회팀은 파란색, 서울고등학교와 경기여자고등학교 동문회팀은 각각 빨간색으로 유니폼을 맞춰 입고 경기에 임했다. 모두 모교를 대표하는 색상이다. 이화여자대학교 동문회팀 장민경 선수는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유니폼”이라며 “치마도 흰색으로 통일해서 세련되고 산뜻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성팀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계속 부는 바람에 장발의 머리가 휘날려도 눈길은 골프공에 고정한 채 정확한 거리계산으로 퍼팅에 나섰다. 긍정 에너지로 승부의 세계를 즐기는 선수도 있었다. 데저트 세 번째 홀에서 퍼팅을 막 끝낸 한국외대 김은희 선수는 “우승보다는 즐기러 왔다”며 “골프장에 꽃도 많고 풍경이 너무 예뻐서 여러모로 즐기면서 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벨리 6번 홀에서 버디를 한 서울고등학교 동문회팀 이종연 선수는 7번 홀에서 파를 쳤다. 이 선수는 “긴장이 돼서 평소 실력보다는 조금 소심하게 치고 있다”며 “칠 때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명랑골프를 즐기는 선수들도 있었다. 건국대학교 동문회 선수들은 화기애애하게 수다를 떨며 여유롭게 골프를 즐겼다. 윤기종 선수는 “선수들끼리 친목을 다질 겸 참가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다”며 “서로 친한 만큼 편안한 마음을 갖고 대회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경기 운영 위원들도 정확한 점수를 매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심판위원장을 맡은 전익환 프로는 “올해 참가 선수들의 실력을 보니 역대 최고”라며 “중앙일보 골프 챔피언십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 대회”라고 말했다. PGA 협회 멤버인 홍찬우 심판은 “샌드캐년컨트리클럽은 홀마다 높낮이가 많아 정교하게 치지 못하면 공을 잃어버릴 수 있는데 아무래도 선수들의 정확도가 점수를 좌우한 것 같다”며 “퍼팅 그린 스피드가 빨라서 스코어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윌셔라이온스클럽, 시미밸리봉사그룹, 게이트웨이그룹학원 회원들이 자원봉사 겸 경기 운영 위원으로 참여했다.
○…선수들은 각 홀의 특성과 전략을 나누면서 이번 대회에 매우 진지하게 임했다. 성균관대학교 동문회팀 정웅교 선수는 “맞바람이 많이 불어 낮게 쳐야 점수가 잘 나오더라”고 말했다. 드라이버를 친 학성고등학교 류재춘 선수는 공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결국, 공을 찾지 못한 류 선수는 벌타를 얻고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거리 측정기까지 동원해 매 홀 컴퓨터처럼 정확한 샷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보다 더 골프 치기 좋은 날씨는 없었다. 70도 초반대 기온과 선선한 바람은 역대 중앙일보 골프 대회 중 가장 좋은 날씨로 꼽혔다. 샌드캐년컨트리클럽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러 대회가 이곳에서 열렸지만 이번 중앙일보 골프대회만큼 최고의 날씨는 없었던 것 같다”며 “한인 동문회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고 수준 높은 대회에 좋은 사람들이 골프를 치니까 하늘도 이를 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린 샌드캐년컨트리클럽은 통신네트워크 회사 ‘자일랜’의 신화를 이룬 스티브 김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 주최 측은 김 회장의 자서전 ‘아메리칸 드림: 60번의 전투에서 60번의 승리’도 선보였다. 참가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김 회장의 자서전을 읽어보며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열기를 잠시 식히기도 했다.
장열·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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