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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맥도날드와 인앤아웃의 다른 길

기업의 브랜드 전략은 시장 변화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전략의 진화는 심도 있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브랜드 전략의 진화 개념은 두 가지 형태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고객 욕구와 경쟁 변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전략의 수정이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전략의 변화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유지·보수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전자를 전략의 진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위에서 구분한 두 가지 방식의 전략 진화를 예를 들어 비교해 보자.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맥도날드, 그리고 후자는 인앤아웃( IN-N-OUT) 햄버거라고 볼 수 있다. 두 브랜드는 대비되는 브랜드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으며, 이런 모습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맥도날드는 맥도날드 형제가 1940년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이후 로고와 매장 디자인의 많은 변화를 거치며 상당히 단순화했다.  다만 ‘골든 아치(Golden Arches)’ 는 지금도 유지가 되고 있다. 또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해 확장세를 이어갔다. 맥도날드의 첫 프랜차이즈 매장이 오픈한 것은 1955년 일리노이 주에서다. 현재 맥도날드는 세계 115개국에 3만7000개가 넘는 매장이 있다.   맥도날드의 메뉴 변화는 경이로울 정도다. 1948년 9가지 메뉴로 시작했지만 2013년 145가지로 급증했다. 첫 9가지 메뉴에는 프렌치프라이 대신 포테이토 칩이 포함됐었다. 맥도날드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였다.  1965년에는 필렛 오 피시, 1968년에 빅맥, 1972년에 에그 맥머핀, 1979년에 해피밀, 그리고 1983년에 치킨너깃 등이 그 예이다. 맥도날드는 광고에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맥도날드가 2021년 전 세계에서 지출한 광고비는  4599억 달러에 달했다.  맥도날드는 광고비 이외에 막대한 규모의 마케팅 비용도 지출하고 있다. 맥도날드 고객층은 다양하지만 주 고객은 중·저소득층인 만큼 저렴한 가격대의 메뉴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인앤아웃은 1948년 해리와 에스더 스나이더 부부가 남가주 볼드윈 파크 지역에서 첫 매장을 오픈했다. 쌍방향 스피커폰 시스템으로 주문하고 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는 소위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의 판매로 주목받았다. ‘인앤아웃’이라는 이름도 이런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인앤아웃은 유명 연예인부터 트럭 운전사, 심지어 유명 요리사까지 햄버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열렬한 고객층의 등장은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고객들은 인앤아웃 버거를 단순한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아니라 남가주의 문화적 현상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인앤아웃의 창업자 해리 스나이더는 '신선함(freshness)'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이로 인해 재료로 사용되는 감자, 토마토, 상추, 양파, 빵 그리고 고기까지 신선함을 고집했다. 예를 들어 다른 햄버거 체인과 달리 인앤아웃은 냉동된 햄버거용 고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재료들도 신선함을 위해 지역 농장에서 공급받아 사용한다.  또 다른 점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거부하고 가족 소유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광고도 많이 하지 않고 주로 입소문을 통해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인앤아웃의 로고 또한 1954년 이후 변화가 없다. 그 유명한 더블더블, 치즈버거,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등 4가지 메뉴도 70년 동안 유지하고 있다.  물론 고객이 다른 햄버거를 원할 경우 이를 제공하고 있지만 4가지의 기본 메뉴는 변함이 없다. 인앤아웃은 현재 7개 주에서 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인앤아웃의 핵심적인 차이점 가운데 하나가 햄버거용 고기다.  인앤아웃은 냉동된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반면,  맥도날드는 냉동된 고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맥도날드가 매장을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반면 인앤아웃은 확장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맥도날드는 혁신적인 변화를 지속하며 성공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인앤아웃은 기존 전략의 유지·관리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이들 두 브랜드의 운영 전략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브랜드 운영전략이란 어느 한 가지만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반대되는 두 가지 전략이 모두 옳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사이즈의 옷이 모든 사람에게 맞을 수 없듯이 한 가지 전략을 모든 브랜드 운영 기업에 적용할 수 없다.   둘째, 브랜드 전략의 옳고 그름이 전략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의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맥도날드와 인앤아웃 두 브랜드 모두 전략의 실행 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어떠한 전략을 실행하든 개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브랜드 모두 전략 운영 과정 전반에서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개선 방안들을 찾아냈다. 드라이브 스루  주문 과정의 효율화, 햄버거 포장의 개선 등은 두 브랜드 모두가 성공적으로 찾아낸 개선책이다. 인앤아웃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만 고집하다 1979년부터 고객들이 매장 안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을  강구했다.   맥도날드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햄버거 생각이 날 때 다른 햄버거 체인보다 맥도날드를  먼저 생각하도록 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와 판촉활동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 음식의 핵심 요소인 차별화가 미흡하기 때문에 항상 경쟁 업체를 의식하는 성장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반면 인앤아웃은 햄버거에 대한 자부심과 고객들의 엄청난 구전 홍보 효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빠른 지역적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는 브랜드 관리 전략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은퇴 전 USC 경영대학 브랜드 관리 센터장 역임.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맥도날드 변화 맥도날드 고객층 맥도날드 형제 현재 맥도날드

2024-04-03

[신년특집: 차세대 인터뷰 II] 포브스 선정 한인 형제

매년 포브스가 선정하는 ‘30세 미만 30인’에 한인 형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주인공은 남가주 출신의 케일럽 이(29)씨와 네이선 이(27)씨. 이들은 각각 ‘컨수머테크’ 분야와 ‘헬스’ 분야에서 2024년의 기대를 모으는 스타트업(Start-up) 기업을 이끄는 차세대 인재로 뽑혔다.     지금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학창시절 패서디나 폴리테크닉 스쿨에서 신문 편집장을 하고 나란히 하버드대에 진학해 졸업한 것이나, 즐기던 운동(형은 야구와 펜싱, 동생은 농구와 펜싱)도 비슷한 걸 보면 분야는 다르지만 나란히 창업가의 길을 걸어가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만날 때마다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격려한다는 이들 형제는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할 차세대 리더다.   “구직자에게 임금과 복지혜택 정보 공개” 케일럽 이 공동창립자· 무료 구직 플랫폼 반다나(Bandana)     ‘컨수머테크’ 부문에 ‘30세 미만 30인’으로 선정된 케일럽 이(사진)씨는 반다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이다.   반다나는 하버드 친구 2명과 함께 올 1월 창립한 스타트업으로 뉴욕시를 기반으로 한 무료 일자리 플랫폼(bandana.co)이다.   기업에는 직원을, 구직자에게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반다나는 급여는 물론 각종 복지 혜택이나 근무지, 통근권 등을 자세히 알려 구직자가 투명한 정보를 토대로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한다는 게 취지다. 기업체의 경우 준비된 직원을 빠르게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사이트를 방문하면 일자리를 쭉 나열된 다른 구직 사이트와는 다르게 뉴욕시 지하철 노선에 맞춰 구역별로 나와 있는 일자리 숫자와 시간당 임금이 공개돼 있다. 이처럼 빠른 정보 공유와 쉬운 액세스로 인해 개설한 지 1년 만에 6만 명이 방문했을 만큼 이용률이 높다.     이씨는 “다른 구직 앱이나 사이트와 다른 점은 우리는 회사의 다양한 혜택까지 모두 공개해 구직자들이 안전한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창기 운영이 힘들었지만, 최근 벤처 캐피털로부터 380만 달러를 투자받아 안정된 상태”라는 이씨는 “우리의 목표는 뉴욕 시민들에게 좋은 일자리 찾아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구직자나 구인 회사 모두 믿을 수 있는 사이트가 되도록 계속 개발하고 매일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 스타트업을 할 수 있었고 비교적 빠른 시간에 스타트업이 안정됐다”는 그는 스타트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선택이 잘못돼 실패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한다면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다나의 성공이 모두 운만은 아니다. 이씨는 창업 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스터카드 데이터와 서비스 관련 컨설팅 업무를 2년 6개월간 담당했으며 주택 건설 및 개발 기업인 ‘코티지(Cottage)’에서 LA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주택 판매와 마케팅 업무를 2년 동안 하면서 마케팅과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익혔다.   그의 경력에는 하버드 대학 졸업 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전주의 한 남자고등학교에서 영어를 1년 4개월 동안 가르치고 돌아온 것도 포함돼 있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 좀 더 경험을 쌓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택한 길이다.     이씨는 “친할아버지가 60년대 한국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에 와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에 갔을 때 가슴이 벅찼다”며 “무엇보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잊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했고 할아버지가 받았던 혜택을 내가 한국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고 말했다.   이씨는 “궁금한 것을 찾아가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다”며 “꿈은 좇는 게 아니라 이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 한해도 다양한 기회를 찾고 만들면서 꿈을 이루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년 만에 직원 30명... 외형 확장 주력”   네이선 이 공동창립자·의료 청구 자동 시스템 주니퍼   포브스 ‘헬스’ 부문에 이름을 올린 네이선 이씨는 하버드 대학에서 전공한 컴퓨터학의 기술과 재정 컨설팅 경험을 살려 미국의 복잡한 건강보험 시스템을 해결하고 있는 차세대 리더다.   이씨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친구 3명과 함께 공동창업한 ‘주니퍼’는 정신건강 관련 클리닉의 운영 자동화를 돕는 스타트업이다.   예를 들어 아동의 언어훈련를 지도한 클리닉이 환자의 의료보험사에 치료비를 청구할 경우 평균 2~3개월이 걸리는 처리 기간을 주니퍼는 1주일 안으로 앞당긴다. 또한 일반적으로 보험회사가 청구서의 80~85%만 지급하는 것도 100% 처리해준다.   이씨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이 복잡하다 보니 소규모 클리닉의 경우 보험회사에 비용을 청구하면 제때 받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청구비를 100%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창업한 주니퍼는 이러한 의료 보험청구 절차를 자동화시켜 클리닉들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의료비 청구 과정을 자동화시키는 아이디어는 이씨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이씨는 “어릴 때 스피치테리파를 받았는데 담당 치료사가 보험회사에 치료비를 청구하면 2~3개월이 지나도 돈을 못 받거나 청구한 금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걸 알게 됐다”며 “그러다 클리닉을 운영하는 가족 지인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월 출발한 주니퍼는 초창기 클리닉들에 시스템을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6개월 만에 자리를 잡았으며 지금은 30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씨는 “직원의 대부분은 컴퓨터 엔지니어들로 자동화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지금은 샌프란시스코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큰 자폐증 치료 서비스 기관 3곳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주에서 운영되는 클리닉들의 보험 및 청구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회사가 받은 투자금 규모는 1400만 달러에 달한다. 매출 역시 지난 3년간 매년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에도 2배가 늘었을 만큼 안정적이다.     올해도 콜로라도, 네바다, 텍사스 등 전국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씨는 매일 화상 회의나 직접 전국을 다니며 클리닉 경영진과 만나 잠재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전략 세션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개선 방법을 알려준다.   이처럼 이씨의 스타트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던 건 고등학교 시절부터 차곡차곡 준비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MIT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서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스타트업이 커리어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며 “대학에서 컴퓨터학을 전공한 것도 프로그래밍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졸업 후에는 매켄지 앤 컴파니에서 2년간 컨설턴트로 일하며 경영 전략과 마케팅 전략에 대해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씨는 스타트업을 고민하는 한인 차세대들에 “기다리지 말고 그냥 시작하라. 문제가 있다면 가능한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해결하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이씨는 “실패에 관해 부담을 갖지 말라”고 강조했다.   “포기하지 마세요. 하지만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 같은 일을 반복하지 마세요. 변화는 지금도 줄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도전하세요.” 장연화 기자신년특집: 차세대 인터뷰 II 포브스 한인 한인 형제 샌프란시스코 지역 무료 일자리

2023-12-31

[아름다운 우리말] 나의 이름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내 이름을 쓸 일은 많이 있는데 부르는 일은 극히 적어짐을 느낍니다. 내가 이런저런 문서에 내 이름을 남겨야 하는 일은 많지만,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적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내 이름이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는 더 심하고, 특히 주부인 경우는 자신의 이름을 들을 일이 더더욱 없어집니다. 누구 엄마라는 호칭이나 사모님 등으로 바뀌는 겁니다. 이는 사실 남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 아빠나 직책이 그대로 호칭이 되곤 합니다.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으로는 부모, 형제, 친구가 있습니다. 나이가 먹으면 형제들도 서로 이름을 부르는 일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부모가 돌아가시면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도 사라진다는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물론 자식이 성인이 되고 나면 이름을 부르지 않는 부모도 많습니다. 역시 결혼 후에는 ‘애비, 애미’로 호칭이 변하기도 합니다. 이름은 우리말에서 복잡한 특성을 갖습니다. 다른 언어에 비해서도 매우 특징적입니다.   이름은 사실 바람이기도 합니다. 이름에 온갖 좋은 뜻을 담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저희 삼형제만 해도 이름에 용(龍), 성(星), 왕(王)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주 거창합니다. 막내는 누군가의 실수로 왕이 비슷한 글자인 옥(玉)으로 변하였습니다. 이름짓기도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우리 삼형제의 이름을 보면 용이 나타나고, 별이 보이며, 왕이 됩니다. 거창한 희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이름에 참 진(眞)이 쓰이고, 착할 선(善)이 쓰입니다. 덕(德)이나 인(仁) 등도 단골로 쓰입니다. 물론 성별에 따라 혁(赫)이나 철(鐵) 등이 쓰이기도 하고, 숙(淑)이나 희(希)가 쓰이기도 합니다. 성 차별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부모님이 바라는 바가 아들과 딸에 따라 달랐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성과 관계없이 부르기 좋고 발음이 예쁜 이름도 많이 쓰입니다. 물론 그 속에서도 여전히 성의 차이는 느껴집니다.     저의 경우도 이제는 제 이름을 쓸 일은 많으나 불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부모님조차 제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가끔가다 제 이름 전체를 부르는 사람을 만나면 깜짝 놀랍니다. 어색함을 느낍니다. 학생이 제게 ‘조현용 교수님’이라고 부르면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사실 선생님의 이름은 함부로 부를 수 없습니다. 선생님의 이름은 누군가에게 지칭하는 것은 가능하나 직접 부르는 것은 불가합니다. 때로는 이름이 불리지 않아서 섭섭하고,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도 점점 이름을 안 부릅니다. 이름이 살아지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독교 ‘성경 인명 지명 사전’을 보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경의 이름에는 그 나름의 뜻이 있습니다. 어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노아는 위로, 다윗은 사랑함, 마태는 하나님의 선물, 요한은 여호와의 사랑하는 자, 안나는 은혜, 한나는 자비라는 의미라고 나와 있네요. 저에게는 무척이나 놀라운 이름도 있었습니다. 르우엘은 하나님의 친구라는 뜻이고, 아히야는 여호와의 동생이라는 설명입니다. 놀랐습니다. 오늘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사람의 이름은 그 뜻을 좇아가며 읽고 부르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종종 이름은 결실이 되기도 합니다. 희망을 갖고 부르는 이름은 주문처럼 뜻을 이루어 주기도 합니다. 나의 이름을 다시 새겨 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이름 이름 전체 부모 형제 저희 삼형제

2023-10-08

형제 쏜 뒤 경찰 총에 사망…필라델피아 한인 추정 남성

필라델피아에서 한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본인의 형제에게 총격을 가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도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했다.   필라델피아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7시쯤 필라델피아 북동부 지역 휘태커애비뉴에 위치한 한 주택에서 마이클 황(42)씨가 언쟁중이던 남성에게 총격을 가했다.   당시 주택안에서 상황을 지켜본 12세 소년은 “아버지와 삼촌이 말다툼을 벌이다 격해졌고 아버지가 2층에서 총을 가져와 삼촌을 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후 황씨는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주택 밖에 나와 경찰을 기다렸고 현장에 도착한 경관이 총을 버리라 명령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경관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경관 두 명은 다리에, 나머지 한 명은 왼손 손가락에 총상을 입었다. 이어 경관들이 황씨에게 총격을 가했고 그는 현장에서 사망 했다. 모든 것이 불과 20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경찰은 황씨가 실탄 11발이 장전된 글록 권총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으며, 비디오 게임과 연관된 가정 내 문제가 발생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황씨는 권총 소지 혐의로 지난 5월 체포됐으나 지난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총에 맞은 황씨의 가족과 경관 1명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관 2명은 사건 발생 후 입원했지만, 현재는 퇴원했다. 윤지혜 기자필라델피아 형제 필라델피아 한인 경관 2명 경관 1명

2023-10-06

[오늘의 생활영어] first and foremost; 무엇보다 먼저

Paul is talking to his brother Frank. (폴과 프랭크 형제가 이야기한다.)   Paul: Welcome to Los Angeles!   폴: LA에 잘 왔어!   Frank: Thanks. I'm excited to be here.   프랭크: 고마워. LA 오니까 가슴이 뛰는데.   Paul: So you finally moved from New York.   폴: 그래 마침내 뉴욕에서 LA로 이사온 거네.   Frank: Yes. I've always wanted to live in California.   프랭크: 그렇지. 항상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Paul: Well, make yourself at home. You can stay with me as long as you like.   폴: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 네가 있고 싶을 때까지 나하고 지내면 돼.     Frank: Thanks. But first and foremost I want to find my own apartment.   프랭크: 고마워. 그렇지만 먼저 아파트부터 구해야겠어.   Paul: There's no rush. Take your time.   폴: 서두르지 마. 천천히 해.   Frank: And thanks for picking me up at the airport.   프랭크: 그리고 공항에 데리러 나온 것도 고마워.   Paul: That's what brothers do.   폴: 형제끼리 뭘 그런 거 갖고 그래.   Frank: I'm taking you out to dinner tonight.   프랭크: 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    기억할만한 표현   *make yourself at home: 편하게 하세요.   "Make yourself at home.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     (편하게 하세요. 마실 것 좀 드릴까요?)   *There's no rush: 급할 것 없어요.     "You don't have to drive so fast. There's no rush. The movie starts in forty-five minutes."     (그렇게 빨리 운전할 필요 없어요. 서두르지 않아요 돼요. 영화 시작하려면 45분이나 남았어요.)   *Take your time: 천천히 하세요.     "I don't need the computer until later tonight. You can take your time.     (오늘밤 늦게까지는 컴퓨터 안 써도 되니까 천천히 하세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프랭크 형제 california international dinner tonight

2023-04-10

[수필] 소나무

나는 지금 80가구가 한 마을을 이루고 있는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다. 펜스 안에 있는 손바닥만 한 땅에는 오렌지 나무가 있다.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키가 마냥 자라 내 키의 세배나 된다. 봄에는 조그맣고 하얀 꽃들에서 나오는 향기가 바람에 날려 온 동네에 퍼진다. 가을이면 열매가 다닥다닥, 한 가마니 넘게 열린다.  오렌지 나무 가까이에 감나무도 있어 거리 두기를 하려고 옮겨 심었더니 키는 큰데 주먹만 하게 탐스럽게 열리던 홍시는 도토리 크기만 한 고욤으로 변했다.  고욤나무에 감나무 가지를 접붙여야 하는데 몰랐다.  어차피 관상용으로 키우는 것이라 그래도 상관없다.       우리 집은 낮은 펜스 하나로 타운하우스의 공동 구역인 공터와 맞대어 있다. 그 펜스 바로 너머에는 내가 손대지도 않은 우람한 소나무 두 그루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는데 키가 족히  30~40미터는 되는 것 같다. 소나무들을 한눈에 담으려면 고개를 90도가량 하늘을 향해 젖히고 보아야 나무 끝을 볼 수 있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일이 제대로 안 풀릴 때는 창문을 열고 씩씩하게 치솟은 그 소나무 형제를 보며 기를 받는다.     소나무는 꺾이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애국가 가사 2절에 나오는 소나무는 바람과 서리를 이겨 낸 불굴의 기상을 상징한다.  또 ‘소나무여 소나무여 언제나 푸른 네 빛, 무더운 여름철이나 눈 오는 추운 겨울도 소나무여 소나무여 변하지 않는 네 빛’. 어려서 즐겨 부르던 이 노래는 원래 독일의 민요이다. 후에는 독일에서 널리 사랑받는 성탄절 노래가 됐다. 이 노래의 가사는 ‘탄넨바움 (Tannenbaum)’  즉 전나무인데 소나무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전나무와 같이 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미지 때문에 한국에서는 소나무로 번안했다고 한다. 소나무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한겨울 차가운 눈보라가 몰아친다고 하더라도 늘 푸른 빛을 발한다.     소나무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이다.  세한도가 제작된 배경은 19세기 전반 세도정치와 관련이 깊다. 똑똑하고 총명했던 명문가 자제 김정희는 반대 세력인 안동 김씨의 모함으로 55세 때 억울하게 제주도로 유배를 떠났다. 조선 시대에 유배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지만, 언제 유배가 풀릴지 기한이 없었다. 3년이 지나도 김정희에게는 아무런 소식이 오지 않았다. 오히려 김정희를 사형에 처하라는 상소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죄인 김정희를 변함없이 대하는 제자가 있었다. 바로 중국어 통역관 이상적이었다.    이상적은 정성을 다해 연경(베이징)에서 책을 구해 귀양살이하는 스승에게 보내 드렸다. 유배지 울타리 안에 갇혀 있던 김정희에게 서책은 유일한 탈출구였을 것이다. 김정희는 “세상은 흐르는 물살처럼 오로지 권세와 이익에만 수없이 찾아가서 부탁하는 것이 상례인데 그대는 많은 고생을 하여 겨우 손에 넣은 그 책들을 권세가에 주지 않고 바다 바깥에 있는 초췌하고 초라한 나에게 보내 주었구나” 라며 이상적에게 세한도를 그려주었다. ‘세한연후(歲寒然後) 송백지후조 (松柏知後凋)’,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공자 말씀이다. 이상적을 추운 겨울에도 잎이 조락하지 않는 송백에 비유한 것이다.     새해가 되니 또 다들 새해의 결심을 들먹인다. 난 그 결심을 포기한 지 오래다. 어디 나뿐이겠는 가. 작심삼일이라고 지키지도 못할 결심을 정해 놓고 지키지 못하니 부끄럽다. 그래도 코로나 전에는 커뮤니티 센터에 등록해 일주일에 세 번은 타이치와 에어로빅 운동을 했는데 코로나로 커뮤니티 센터가 문을 닫고, 나는 오랫동안 한국을 방문했었다.  또 지난해 LA로 돌아오자마자 여기저기 아프다 보니 몸이 더욱 쇠약해졌다.     새해의 결심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을 게 아니라 꼭 운동을 꼭 해야 한다. 그런데 계속 춥고 비가 오는 거였다. 캘리포니아의 오랜 가뭄으로 물 부족 상태가 심각한 터라 비가 오면 반가워야 할 터인데 새해를 산뜻하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비가 오는 날씨가 꿀꿀한 것도 사실이었다.         지난해 12월 6일, 12년 만에 월드컵 16강행을 이끌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중꺾마’를 언급했다.  손흥민은 이날 귀국 후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내내 회자한 ‘중꺾마’가 선수들의 투지를 살려주었는데 이 말은 비단 축구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밀이 아니다. 앞으로 모든 국민이 이 ‘중꺾마’ 정신으로 앞으로 전진하기 바란다” 라고 말했다. ‘중꺾마’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준말로 카타르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사회에서 화두가 됐다. 2022년 연말 대한민국에 가장 뜨거웠던 유행어로 리그 오브 레전드 2022 월드 챔피언십을 보도한 기사의 제목에서 유래된 말이다.     새해 들어 6일 만에 비가 그쳤다. 아침에 창문을 여니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함께 소나무 형제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 푸르름과 청정함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 소나무를 보며 ‘중꺾마’를 생각했다. 올 한 해 소나무의 기상과 불변함, ‘중꺾마’ 정신으로 살고 싶다. 배광자 / 수필가수필 소나무 소나무 형제 소나무 철갑을 추사 김정희

2023-01-19

[오늘의 생활영어] cost or pay pretty penny; 아주 비싸다

Brian is talking to his brother David. (브라이언과 데이비드 형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Brian: So you did it?   브라이언: 그래 샀어?   David: Yes I did.   데이비드 : 응 샀어.   Brian: You got the big screen TV.   브라이언: 대형 TV로.   David: Yes. And it cost a pretty penny too.   데이비드 : 응. 근데 가격도 대형이야.   Brian: How much did you pay for it?   브라이언: 얼마나 들었는데?   David: I'll keep that to myself.   데이비드 : 그건 비밀이야.   Brian: Come on you can tell me. How much did it run you?   브라이언: 왜 그래. 말 좀 해봐. 얼마나 줬는데?   David: Well over $1000.   데이비드 : 1000 달러 넘게.   Brian: Wow!   브라이언: 와!   David: But I did save for it.   데이비드 : 근데 돈을 모아놨다가 산거야.     ━   기억할만한 표현     *I'll keep it (or that) to myself: 나만 알고 있을게.   "You can trust me with your secret. I'll keep it to myself." (나 비밀 잘 지켜요. 아무에게도 얘기 안 할게요.)   *how much did it run you?: 얼마나 줬어.   "That's a beautiful sofa. How much did it run you?" (소파 예쁘네요. 얼마나 줬어요?)   *well over…: …보다 훨씬.   "It was very hot last week. It was well over 90 degrees." (지난주엔 아주 더웠어요. 90도는 족히 넘었어요.)오늘의 생활영어 pretty penny pretty penny 데이비드 형제 it cost

2023-01-08

자폐 쌍둥이 형제 부모에 4500만불 보상 판결 나와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갖고 있는 쌍둥이 형제의 부모가 45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법원은 24일 자폐 쌍둥이 형제의 부모가 샌타모니카-말리부 통합교육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서 해당 교육구는 쌍둥이 형제와 그 부모에게 4500만 달러를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자폐 쌍둥이 형제 부모는 "이번 판결이 변화를 이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찰스 웡과 나딘 웡 부부는 쌍둥이 형제가 초등학교에서 육체적으로 학대를 받았고 이를 교직원이 교육구 측에 보고를 했음에도 교육구 측에서 관계당국에 아예 보고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7년, 자폐증을 앓는 쌍둥이 형제가 8세 때였다. 당시 다른 학생들이 이 형제를 육체적으로 때리고 괴롭히는 것을 목격한 스쿨버스 운전사가 수퍼바이저에게 보고했고 수퍼바이저는 학교 측에 이 사실을 전했다. 이를 전해들은 교사도 어린이 학대 보고서를 만들어 셰리프국에 보냈고 셰리프 요원들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웡 형제의 집을 방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웡의 부모는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형제는 말로 의사소통이 힘든 상태여서 학교에서 자신들이 당한 일을 부모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형제에게서 변화는 감지됐다. 예전과 달리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사건을 보고받은 교육구 측은 자폐 쌍둥이 형제 학대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12세가 된 두 형제는 공립학교를 떠나 자폐증을 앓고 있는 학생을 위한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부모는 전했다.  김병일 기자쌍둥이 형제 쌍둥이 형제 자폐 쌍둥이 보상 판결

2022-10-24

[워싱턴 읽기] 공화당, ‘트럼프 정치’ 탈출 가능할까

2009년 1월 20일, 워싱턴의 내셔널 몰 광장엔 수백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인파다. 이날 하루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축하객의 숫자는 워싱턴시 전체 인구의 두 배를 넘는 인파였다. 취임식장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저명인사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흑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상원 8석, 하원은 21석을 늘려서 워싱턴 권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이 정도면 민주당의 권력 독점이 수십 년은 갈 것 같이 보였다.     동부지역 워싱턴에서 연일 샴페인이 터지는 동안 대륙의 서쪽 끝인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외곽에 위치한 르네상스 에스멜리다 리조트엔 수 대의 헬리콥터가 내리고 검은 리무진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각계각층의 가장 열성적인 보수 우익인사들이 집결했다.  수십억 달러를 주무르는 세계적인 억만장자 사업가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의 상속자들, 극우 언론 인사들, 극보수 우익 선출직 공무원들,  기독교 우파 지도자들, 극우파 선거 전문가들, 필력 좋은 글쟁이들과 노련한 광고 전문가들이다.     선거에서 처절하게 완패한 우파들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를 의논하기 위해 소위 ‘검은돈(DarkMoney)’의 배후로 알려진 찰스 코크(Charles Koch)가 마련한 자리였다.      미국 내의 가장 열성적인 보수 우익 실력자들이 모인 리조트의 분위기는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오바마와 민주당이 장악한 워싱턴 권력으로 인해서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인지에 대한 브리핑이 이어졌다.      워싱턴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검은돈의 주인인 찰스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는 자신들의 막대한 재산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미국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의 영향력은 비단 정치권만이 아니고 자신들과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사람이나 집단을 오랫동안 모아 확대, 결집시켜왔다. 인종주의(백인우월주의)를 기반으로 한 거대 자본가들, 극단적인 우익 미디어, 바이블 벨트로 지칭되는 기독교 복음주의 지도자들, 그리고 극우 정치인들이 결집하였다.     코크 형제는 마치 사업을 할 때 투자하는 것처럼 인내심을 갖고 자금을 조성한 뒤 그 막대한 돈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극우 정치세력을 구축했다. 코크 형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사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서 결국 GOP라고 불리는 공화당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공화당은 더 이상 전통의 보수주의 정당이 아니고 자본권력을 기반으로 하는 우익정당이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자본가가 당권을 틀어쥘 수 있는 배경이다.       코크 형제가 운영하는 거대 화석에너지 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는 2022년 중간선거에 나선 우파 후보들에게 캠페인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 ‘코크 인더스트리수퍼팩(Koch Inderstries Super PAC)’을 가동하고 있다.  이 ‘코크 인더스트리수퍼 팩’은 차기 연방의회의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수천만 달러를 조성했다. 주로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 승리를 부정하는 트럼프 계열 후보들의 캠페인을 지원한다.  2024년 우파의 집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는 트럼프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봐야 할 것이다.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는 그의 주변에 집결한 극렬 인종주의 우파들로 하여금 쿠데타를 일으키도록 했다. 트럼프 이전의 미국 정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다.  트럼프 지지 열기의 핵심은 ‘인종주의’다. 인종주의에 기초한 갈라치기 전략이 트럼프 캠페인이다. 1960년대 이후 공화당이 취해온 ‘남부전략’의 발전이고 변형이다.  인종차별주의가 이번 중간선거전에서도 노골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과연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정치로부터의 탈출이 가능할지, 그래서 정상의 GOP로 복귀가 가능할지 실낱같은 기대를 해 본다.  김동석 /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워싱턴 읽기 공화당 트럼프 극우 정치세력 극우 정치인들 코크 형제

2022-10-19

한인 집 불 끄고 온몸에 화상…공사하던 히스패닉 형제

세리토스 지역 한 한인 가족이 화상을 입은 공사 업자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사건은 지난 16일 세리토스의 루카스 레인 인근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온라인 기금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 Fund Me)’에 따르면 히스패닉 아벨 헤레라(55)는 제니퍼 강 씨 집에서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때 다락방에서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감지한 헤레라는 강 씨의 아들부터 대피시켰다.   제니퍼 강 씨는 “그때 우리 아들(14세) 윌리엄이 방 안에 있었는데 헤레라가 곧바로 와서 밖으로 나가라고 알려줬다"며 “이후 불길이 번졌고 헤레라와 그의 동생 사울은 위층으로 가서 불을 끄려다가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헤레라는 온몸의 60%에 화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상태다.   강 씨는 “당시 아들을 제외한 우리 가족은 외출 중이었는데 헤레라는 아들의 생명과 우리 집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 가족은 헤레라와 오랜 시간 일해왔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지 잘 안다"고 말했다.   강 씨 가족은 헤레라를 돕기 위해 고펀드미에 ‘아벨 헤레라(Abel Herrera)’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연을 공개했다. 이들은 최소 20만 달러를 모금하는 게 목표다. 22일 현재 6만3000달러가 모금됐다.   강 씨는 "헤레라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가 이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놀라지 않는다"며 "그만큼 헤레라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자기 일을 감당해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니퍼 강 씨의 시아버지는 전 ABC 통합교육구 교육위원이자 서부부동산 대표였던 강중한 씨다. 장열 기자히스패닉 한인 히스패닉 형제 한인 가족 히스패닉 아벨

2022-07-22

[독자 마당] 회자정리

‘회자정리(會者定離)’는 불가에서 나온 말이다. 사람은 만나면 헤어진다는 뜻이다. 만남은 헤어짐의 시작이요 이별은 조우의 시작인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사랑하는 가족들과도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 된다. 부모, 형제, 자식들과도 생사의 갈림길에 선다. 평생을 같이 한 배우자와도 떨어져 홀로 떠나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이다.   살면서 용기와 가르침을 주었던 은사와 다정한 벗들, 그리고 따뜻한 이웃들과도 이별하는 슬픔도 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철학이란 죽음의 예행연습 같은 것이라고 말했나 보다. 사람들은 그래서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고 말했는지 모른다.     이 세상에 와서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아름답게 70~80년을 함께 살다가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홀연히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혼자 떠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닥쳐올 죽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누구나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 홀로 떠나야 하는 두려움은 종교를 가짐으로써 편안한 임종을 맞을 수 있다. 불가에서는 회자정리의 천리를 깨달으면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인생의 마무리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을 수 있다.     ‘생자필멸(生者必滅)’, 살아있는 모든 것은 반드시 한 번은 죽는다. 이것이 숙명이요 신의 섭리인 것이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니까 살아 있을 때 선행을 많이 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집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     ‘공수래 공수거’라고 했다. 저승길엔 마신 공기 한 모금도 못 가지고 간다. 자기가 움켜쥔 것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어, 그들의 마음밭에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면 그곳이 천당이요, 그곳이 바로 극락이다. 회자정리,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인생 행로이다.  이산하·노워크독자 마당 회자정리 회자정리 이것 아집과 욕심 부모 형제

2022-05-27

[삶의 뜨락에서] 부엉이와 나!

저는 옛날얘기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를 먹고 보니 앞을 내다보며 살 날들이 별로 남지 않았음을 체감합니다. 앞으로 더 무엇을 꿈꾸며 어떤 기대를 해 볼 수 있을까요? 우선, 이 철창 없는 감옥 비스름 살이가 길어지다 보니 어떤 계획이나 기대도 걸어 볼 수 없는 무의미한 그날그날을 너나 나나 건강만을 외치며 오늘 하루를 즐겁게 지내라 하네요. 젊은이들까지도 집콕 하면서 컴퓨터와 씨름하는 듯 보이는 것이 천만다행이다가 아니고 싶은, 그런 쓸데없는 걱정도 해 봅니다.     이렇게 우울증에 빠지다 보니 돌연, 옛날, 그때, 그날, 어디에서 누구와 이렇게 저렇게 지냈던 추억거리가 마음 어디에선가 스멀스멀 솟아오르며 기억력 게임을 하자고 합니다. 그래서 방향을 좀 돌려 오늘은 아주 비밀스러운 저의 ‘스멀스멀 스멀이’를 공개해 볼까 합니다.     기억을 하자면 6·25전쟁 바로 전, 제 나이 7, 8살이었겠지요? 놀기를 좋아하던 제가 다 늦은 저녁에 동네 친구 집으로 나섰습니다. 앗! 저의 대문 넘어 소나무에 엄청나게 큰 부엉새와 눈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는 놀란 토끼가 되어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 저기! 저기! 부엉새가 있다고 말을 더듬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흥분에 아무도 반응이 없고, 믿지도 않았고, 시큰둥한 식구들의 표정이 나를 엄청 무안케 했습니다. 다시 뛰쳐나갔을 때는 올빼미마저 어두워 가는 밤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허망했던 제 작은 가슴이었습니다. 왠지 그 기억이 6·25 전쟁보다도 더 생생히 한 편의 영상으로 제 가슴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영상이 세월 따라 길게 시나리오로 쓰이며 가슴에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왠지 그 부엉새가 언제건 나를 다시 찾아와 주리라고 기다렸던 세월이었습니다. 살면서 그때 그 부엉이가 아니라도 진짜 부엉새를 만나봤으면 하는 기대로 살았습니다. 이는 어느덧 내 어린 시절에 신기했던 그 순간이 내 생에 행복과 행운을 가져다줄 수호 천사의 부적으로 가슴에 물들인 듯했습니다. 어렸던 제가 부엉새를 만났다는데 시큰둥했던 가족들에게 그 날이 얼마나 놀랍고 귀한 날이었나를 나 자신과 가족에게 증명하고 싶었던 자존감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 엄마가 부엉새를 얼마나 만나고 싶어 하는 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밤에만 나타나는 부엉새를 만나기란 그리 쉽지는 않지요. 밤이면 부엉새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들이 달려와 “엄마, 부엉새 소리 들려요?” 알려줍니다. 급히 나가도 절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도 애타게 기다려지는 그 부엉이가 언제고는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Guardian Angel로 그 기다림이 안타까웠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믿을 수 없는 그 날이 왔습니다. 환한 대낮 저희 현관 화분 걸이에 두 마리의 어린 부엉새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너무도 놀라워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금방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에 조심조심 숨어서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기 형제 중 한 놈은 옆 나무로 왔다 갔다 노닐고, 점잖아 보이는 형님(?)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 두리번거림이 혹 나를 찾고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너무도 신기하고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아까워 재빨리 나만의 독백을 했습니다. “애들아, 혹 너희들 나하고 같이 우리 집에서 살려고 왔니? 그러면 얼마나 좋겠니?” 너희 어머니가 너희들을 나에게 보내 주셨구나? 아! 너희 엄마는 돌아가셨겠지? 그래, 내 엄마도 가셨단다. “얘들아! 참  반갑고, 기쁘고! 고맙다! 그래, 우리 같이 살자?” Okay! 이렇게  제마음을 전했습니다.     잠시 후 부엉이 형제는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마음이 허하고 눈시울이 뜨거워 왔습니다. 꼭 또 와 달라고 중얼거렸습니다. 너무도 생생한 실화입니다. 이제 누가 나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 옛날 어린 나에게 와 주었던 늠름한 그 부엉새는 그간 나의 삶을 곁에서 힘차게 밀어주었습니다. 어린 수호 천사를 대신 보내 주면서 나, 이 노인의 소원도 풀어주었습니다. 저의 진정한 실화입니다. 오늘 나는 그 깊은 굴속에서 나의 비밀을 조심스레 꺼내어 따스한 햇볕을 꽤 훨훨 날려 보낼 수 있었던 기쁨의 날이었습니다. 남순자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부엉이 부엉이 형제 기억력 게임 수호 천사

2022-02-25

고홍주 지명놓고 공화 분열···칼 로브·존 볼턴 등 지명반대 의견

<속보>한국계인 고홍주(헤럴드 고·사진) 예일대 법대 학장이 미국 국무부 법률고문에 내정된 것을 두고 공화당 내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의 진행자 글렌 벡은 최근 “고 학장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지지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고 내정자가 2007년 예일대 동문 행사에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옹호하는 언급을 했다고 이 행사에 참석했던 한 사람이 보수성향의 웹사이트에 글을 올린 것이 논쟁의 발단이 됐다. 당시 예일대 행사를 주관했던 인사는 이런 주장이 고 내정자의 발언을 완전히 오도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글렌 벡은 이런 해명에는 상관없이 ‘샤리아 발언’을 물고 늘어진 것. 그는 고 학장이 미국 헌법을 외국 법률에 종속시키려 한다고 비난했고,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고문을 지낸 전략가 칼 로브와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도 벡을 편들고 나서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미국의 법률에 국제적 인권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고 학장의 지론은 타국의 법률에 미국의 사법시스템을 종속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반면, 고 학장 편에 선 시어도어 올슨 전 법무차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수사를 지휘했던 켄 스타 전 특별검사 등 공화당 인사들은 이런 주장을 반박한다. 올슨 차관은 “고 학장은 미국 사법의 주류 흐름에 자리한 법률 사상가”라고 두둔했고 스타 전 특별검사는 “미국의 선의 비전을 깊게 품은 인물”이라며 고 학장을 치켜세웠다. 공화당 내 양측은 당내 상대편에 대해 거친 언사까지 동원하며 비난하고 있는데, 놈 온스타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이를 두고 “고 학장은 (공화당 내 갈등의) 대리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 학장을 두고 공화당 내 세력이 각자 입지를 다지기 위해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 학장이 오바마 임기 내에 대법관에 지명될 수도 있어 추후 대법관 지명을 둘러싸고 당내 싸움이 본격화되기 전 고 학장에게 오명을 뒤집어씌우려는 세력이 공화당 내에 존재한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고 학장은 오는 28일 상원 인준을 앞두고 있다.

200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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