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끼리 부부끼리...“지역사회 우리가 지킨다”
사건 최전선의 한인들①
LV콘퍼런스 참석한 경찰가족
LAPD 소속 영 박·벤 박 형제
토론토 유일, 찰스·캐런 커플
▶ 우애 좋은 한인 경찰 형제
300여명의 한인 경관이 LA경찰국(LAPD)에서 근무 중이다. 그중에 형제가 있다. 바로 영 박 LAPD 형사와 벤 박 한인경찰공무원협회(KALEO) 회장 겸 LAPD 리저브 오피서다. 박 회장은 이번 콘퍼런스를 기획한 당사자다.
2살 많은 형인 박 형사가 먼저 경관이 됐다. 그는 “동생의 소개로 LAPD를 알게 돼 지난 1997년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형보다 먼저 경관이 되고 싶었는데 당시 하던 일을 쉽게 그만둘 수 없었다”며 “먼저 경관이 된 형이 부러웠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07년 LAPD 리저브 오피서가 됐다. 그는 “1992년 폭동을 겪고 경관이 되길 원했다”며 “LAPD 리저브 오피서 제도를 알고 나서 40세 이전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형제가 경관이라서 좋은 점이 있다. 박 회장은 “경찰 일이 쉽지 않은데 형제가 서로 업무적으로 힘든 점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형사는 “경관으로서 먼저 경험한 사건에 대해 벤에게 얘기해주고, 그가 유사한 사건을 맡았을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을 당부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점도 있다. 박 회장은 “먼저 경관이 된 형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간섭을 많이 했다”며 “형이 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 내가 출동하는 곳을 따라다니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박 형사는 진심으로 동생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록 벤이 풀타임 경관이 아닐지라도 위험한 일 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동생이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게 자랑스럽지만, 위험한 지역에서 일하는 것을 생각하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두 형제는 서로가 자랑스럽다. 박 회장은 “LAPD 내 한인 경찰 형제가 거의 없는데 형과 함께 LAPD 경관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 형사는 “벤이 한인 커뮤니티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뿐만 아니라 KALEO를 조직해 한인 경관 커뮤니티를 만들고 키워나가는 게 대견하다”고 전했다.
▶ 토론토경찰국 유일의 경찰 부부
“사진도 찍어야 하나요?” 캐나다 최초 한인 여성 경관인 캐런 이 토론토경찰국 형사가 던진 첫 마디다. 그는 현재 기밀 업무를 수행 중인 관계로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형사는 지난 1998년 남편인 찰스 이 토론토경찰국 형사를 처음 만났다. 찰스 이 형사는 “당시 토론토경찰국에 한인 경관이 많았다”며 “한인 경관들끼리 어울리며 아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내 커플에서 부부가 되기까지 이들 뒤에는 양가 부모의 지원이 있었다. 캐런 이 형사는 “경찰 업무가 어려운 일인데 이 업무를 이해해줄 수 있는 남편을 만났다는 사실에 부모님께서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찰스 이 형사도 “부모님이 아내가 경관이라는 사실을 반가워했다”며 “결혼을 적극 지지해주셨다”고 밝혔다.
경찰 부부의 장점은 바로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캐런 이 형사는 “가장 가까운 우리 두 사람이 서로를 지지해주고 있다”며 “서로가 겪는 업무적 고충을 알고 이해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단점도 있다. 찰스 이 형사는 “장시간 근무해야 하고, 또 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가족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육아 분담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위험이 뒤따르는 직업 특성상 두 사람은 서로가 걱정되지만, 동시에 서로를 믿고 있다. 캐런 이 형사는 “남편이 제시간에 집에 오지 않거나, 연락이 안 되면 걱정된다”며 “그래도 찰스가 실력 있는 경관임을 알고 또 그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찰스 이 형사도 “아내가 위험한 임무를 맡으면 당연히 걱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캐런은 캐나다 최초의 한인 여성 경관이고 베테랑”이라며 “나 역시 캐런을 믿고 그의 동료들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글·사진=김경준, 정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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