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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철 '뱀 물림' 주의

물리면 가장 빨리 병원가는게 최선 독 없는 뱀 죽이면 징역 또는 벌금형   봄철 야외활동 중 독사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조지아주의 '뱀 시즌'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부터 시작한다. 변온성(냉혈) 동물인 뱀은 겨울철 굴에 머물다가 봄이 되면 햇빛을 받기 위해 기어나온다. 길게 자란 잔디 사이 등에서 쉽게 몸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물릴 수 있다.   그러나 조지아에서 맹독성 뱀은 몇 종류 안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천연자원부(DNR)가 파악하고 있는 조지아의 뱀 47종 중 독사는 7종 정도다. 이중 동부 다이아몬드 백, 플로리다 코퍼헤드, 산호뱀 등이 포함돼있다. 특히 코퍼헤드 종이 대도시 주변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된다.   게일로드 로페즈 조지아 독극물센터 박사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지난달에는 2세 아동이 마당에서 코퍼헤드에 물려 입원하기도 했다"며 "코퍼헤드에 물리는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주 전역에서 매년 450~500건, 매주 5건 안팎의 물림 사고가 센터에 보고된다.   일단 뱀에 물리면 병원에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신을 문 뱀이 어떤 종인지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뱀을 집어들거나 포획해서는 안 되며, 물린 부위에 지혈대를 사용해 혈류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린 부위에는 열, 냉기, 전기 등의 자극을 가하거나 독을 빨아내려고 해서도 안된다. 대신, 물린 부위를 비누와 물로 씻고 깨끗한 드레싱으로 덮어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로페즈 박사는 "독사에 물렸다 하더라도 무조건 해독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매년 보고되는 뱀 물림 사고 중 약 25%만이 해독제가 필요하고, 나머지는 독이 거의 방출되지 않은 경우다.   로페즈 박사는 이어 뱀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뱀이 생태계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뱀은 쥐와 해충 등을 잡아먹고 일부 종은 환경 오염 물질을 평가하는 생물지표로도 사용된다.   DNR에 따르면 조지아에서 뱀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스턴 인디고종과 서던 호그노스종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조지아에서 독이 없는 뱀을 죽이는 것은 불법이다. 최장 1년 징역, 또는 1000달러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뱀을 만났을 때 최선의 조치는 피하는 것이다. 윤지아 기자조지아 최근 조지아 코퍼헤드 종이 플로리다 코퍼헤드

2024-04-02

[이 아침에] ‘종이 쪼가리’의 한

엄마는 학교에 가고 싶었다. 엄마가 11살 무렵, 1943년의 이야기이다. 충청도 산골 지름재에 사는 또래 여자아이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마곡사 계곡에 운암 간이 학교가 있었다. 집안의 장손인 엄마 큰 사촌 오빠 혼자만 다녔던 학교.     엄마는 학교에 다니는 꿈을 자주 꿨다. 그러나 거기까지. 그 꿈을 같이 이야기할 사람조차 없었다. 지름재에서 마곡사까지 산길 20리. 길이 멀고 험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집안에 항상 할 일이 많았다. 어린애 손이라고 놀릴 틈이 없었다. 그리고 당시 동네 어른들은 여자 아이에게 글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학교는 못 가더라도 ‘은문(=언문)’은 깨치고 싶었다. 그마저 배울 길이 없었다. 장화홍련전, 숙영낭자전, 조웅전, 유충열전…. 이런 얘기책을 읽고 싶었다. 그 때 시골에서는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는 것을 ‘깨친다’고 했다. 스님들이 도를 깨우치는 것과 맞먹는 큰일로 생각했다.     엄마에게 선생님이 나타났다. 큰 사촌 오빠의 새 각시. 그러나 대놓고 가르칠 수는 없었다. 삼대가 한 집에 사는 새 신부는 눈치를 보아야 할 일이 많았다. 우선 종이 쪼가리 (=쪽지)에 ‘가갸 거겨…’ 한글 샘플을 써서 엄마에게 몰래 주었다. 제사 때 지방 쓰는 종이에 몽당연필로 쓴 한글 자습서.   엄마에게는 유일한 교과서였다. 어른들 몰래 틈틈이 그 종이 쪼가리를 꺼내 공부를 하셨다. 한글의 원리가 머릿속에 그려지려고 할 때 즈음 외할머니한테 들켰다. 하필 아궁이 앞에서 불을 때며 그 종이 쪼가리를 보고 있을 때였다. 외할머니는 그 종이를 낚아채서 엄마가 뭐라고 말도 하기 전에 불에 던져버렸다.     “지지배 (=계집애)가 글을 배워서 워따 (=어디에)  써먹을라고.”  외할머니의 무정한 말씀 한마디로 상황 끝.   외할머니 세대와는 달리 엄마 세대에게 글은 쓸데가 많았다. 살아오시면서 한글이 익숙치 않아서 불편을 겪을 때마다 엄마는 “그놈의 종이 쪼가리”사연을 되뇌셨다. 아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학교에서 오는 가정 통신문을 떠듬떠듬 읽어야 할  때, 보따리 장사를 하며 외상 장부 ‘치부책’ 정리가 너무 시간이 걸릴 때, 도매상에서 물건을 사 오고 그 목록을 점검할 때….   엄마가 한글을 겨우 읽게 된 것은 해방 이후 동네 야학 덕분이었다. 시집을 와서 지름재 보다는 덜 시골인 삼바실에 사실 때였다. 글을 읽을 줄 아는 동네 아저씨가 저녁에 동네 사람들을 사랑방에 모아놓고 글을 가르쳤다. “가자에 ㄱ 하면 각하고, 가자에 ㄴ 하면 간하고,….” 희미한 등잔불 아래서 이렇게 배우셨단다.     엄마는 그때 그 상황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래도 사흘 만에 은문을 다 깨쳤지.”  삼일 밤 다니고 아이가 아파서 더는 야학에 가지 못했다. 엄마의 ‘학교’ 꿈은 이렇게 끝났다.   엄마는 겨우 문맹을 면한 한글 실력으로 남의 도움 없이 장사도 하시고, 아파트 관리비도 내시고, 은행 거래도 하셨다. 엄마 말씀대로 “손톱으로 바위를 긁듯” 살아오신 일생에 한글을 깨우친 ‘득도’가 작은 지팡이 노릇을 했다.   이제 90이 넘은 엄마는 그리도 어렵게 배운 글자도 하나하나 버리고 계시다. 엄마의 기억 속에는 이제 ‘ㄱ’자 정도 남아있을까?  ‘종이 쪼가리’의 한도 다 잊으셨기를.   김지영 / 변호사이 아침에 쪼가리 종이 종이 쪼가리 엄마 말씀 장손인 엄마

2024-04-01

[에듀 포스팅] 5월 6일부터 2주간 일제히 AP 시험…디지털로 보는 과목 알고 준비해야

2024년 5월 6일부터 5월 17일에 걸쳐서 2주 동안 그동안 수강했던 AP 과목들의 시험이 일제히 치러진다. 학교 선생님의 재량에 따라서는 수업은 거의 3월 말까지 진도가 끝나야 하고 4월 한 달 동안 총정리를 해 주는 선생님이 계시는가 하면 4월 말까지도 진도를 마치지 못한 학교 선생님이 있다. 학생이 상황에 맞추어 자신의 해당 과목 선생님의 평균 AP 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면 스스로 수업 진도를 잘 맞추어 5점을 맞을 수 있는 계획을 지금부터라도 세워 보면 좋겠다.     SAT와 마찬가지로 AP 시험들도 앞으로는 디지털 시험으로 바뀐다. 우선 2024년에는 각 해당 학교의 선택으로 디지털 시험과 기존의 종이 시험을 선택해서 시험을 치를 수 있으며 맨 위에 표는  선택하여 시험 칠 수 있는 과목들이다.       AP 과목들은 AP Computer Science Principles, AP English Language and Composition, AP English Literature and Composition, AP European History, AP Seminar, AP U.S. History, AP World History : Modern, AP African American Studies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 2025, 2026년에는 아래의 과목들은 선택사항이 아닌 디지털 시험으로 바뀌는 과목들이다.                                                                                                           디지털 시험으로 변경될 경우 학부모님들은 종이 시험과 달리 시험지에 메모, 또는 표를 해가면서 문제를 푸는 장점과 또 못 풀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가 다시 뒤돌아갈 수 있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과 우려가 있을 것이다.   ▶학부모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   “AP 시험도 디지털 SAT, PSAT 시험처럼 문제 유형들의 변경과 난이도 변경이 있는지.”   -아니다. 모든 AP과목이 기존의 종이 시험처럼 문제 수와 섹션 수 유형들이 변경되지 않고 같다.   “학생들이 시험을 다른 섹션으로 돌아가서 치를 수 있는지.”   -그렇다   학생들은 객관식 문제 섹션에서 free-response 섹션으로 돌아가면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단 종이 시험과 마찬가지로 답을 모두 완료한 섹션 내에서는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디지털 시험에는 카메라가 필요한가.”   - 아니다. 카메라는 필요하지 않고 Test Day Toolkit 웹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시험을 관리한다.   “디지털 시험 점수는 언제 나오나.”   - 종이 시험 점수가 나오는 날짜와 같이 7월 초에 발표된다.   “시험은 집에서 치르나.”   - 아니다. 해당 학교에서 치른다. 수 변 원장 / 보스턴 에듀케이션에듀 포스팅 디지털 시험 디지털 시험 종이 시험 시험 결과

2024-03-03

[열린광장] ‘그대’ 없이는 못 살아

나는 한글과 영자 종이 신문을 애독하고 있다. 그런데 영자 신문사에서 걸핏하면 전자 신문으로 바꾸라는 엽서가 날아온다. 그런데 전자 신문을 읽으면 짜증이 난다. 한 면을 다 읽어도 자동으로 다른 면이 나오지 않는다. 글씨도 작다 커지고, 커지다 작아지고, 스크린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정신이 없다.     평생 종이 신문을 읽으며 살았는데, 전자 신문으로 바꾸라니 당혹스럽다. 좋든 싫든 아날로그 세대는 디지털 세대에 밀려나고 있다. 모든 사무 업무는 온라인으로 처리되고 있고 비행기 탑승권을 받거나, 운전면허 갱신 신청도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인류 문명은 종이와 함께 발전했다. 우리는 태어나면 한장의 출생신고로 시작해 숨지면 한장의 사망 신고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매일 화장지, 종이 타월, 휴지, 신문, 포장지, 봉투 등 많은 양의 종이를 소비한다. 미국은 풍부한 생산량 덕이 종이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다.         요즘 종이 책이 잘 팔리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페이퍼리스(paperless)’ 트렌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서재에는 그동안 수집한 약 600 여권의 책이 있다. 아직 읽지 못한 책도 많다. 아이들은 그 책을 버리라고 하지만 나는 그들을 자식처럼 끼고 있다. 내가 떠나면 도서관에 기증하거나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면 된다.     책상 서랍에는 여러 가지 서류가 보관되어 있다. 의료 기록이 가장 많다. 아내와 나의 메디케어 서류는 받는 대로 쌓아두었다. 종일 앉아서 서류를 읽고, 분류하고, 중요한 기록만 남기고 모두 버렸다. 버릴 때는 분쇄하지 않고 물을 축여 버렸다.     내가 왜 종이 기록에 애착을 갖게 되었는가. 내 인생은 ‘페이퍼 워크(paper work)’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을 떠나면서 서류를 한 보따리 가져왔다. 그 가운데 아내의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도 있었다. 이 자격증을 번역하여 보험회사에 제출했더니, 전문인 자격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매년 15% 할인해 주었다. 2년 전에 보청기 환불을 신청했는데, 보험회사는 환불금 1000달러에 처리 기간이 1년이나 소요됐다며 이자 181달러를 더 줬다.     가장 효자 노릇을 한 종이 기록은 내가 주한 미군 부대에서 21년간 받은 봉급 명세서의 하단 절취 부분이다. 은퇴 당시 인사처(OPM)에서는 한국 근무 기간을 연방 공무원 연금에 합산하려면 한국에서 받았던 급여 총액을 미화로 환산해 제출하라고 했다. 다행히 봉급 명세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서류를 미국까지 가져오기 잘한 것이다. 반백 년 전, 연방 정부 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품고 한국을 떠났다.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도왔다고 생각한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종이 기록 영자 신문사 전자 신문

2024-01-29

[발언대] 부모님께 신문 구독 선물을

저는 45년 전 가주로 이사 와 유대인이 운영하던 병원을 인수해 운영했습니다. 그 후 혼자 살던 그 의사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지 1주일이 지난 후에야 발견됐습니다. 그 일을 겪은 후 홀로 사는 분들 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10년 전 은퇴마을로 이사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보니 고령에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로 혼자 생활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며 그때 일이 떠올라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홀로 사는 분들에게는 외로움도 문제지만 급작스럽게 문제가 생길 경우 옆에 도움을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시니어가 심장병·당뇨병 등 기저질환들을 갖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 등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혼자 생활하는 분들은 기억력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그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마을에서는 서로의 안전을 수시로 점검할 수 있도록 모든 주민을 교회나 동창회, 향우회 등의 조직을 통해 연락망을 만들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안녕 팀’ 망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 아무리 가까운 이웃집이라고 해도 각자의 사생활이 있기에 불쑥 찾아가 확인한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떠오른 방법의 하나가 신문 구독하기 캠페인입니다. 신문 구독은 고독한 노인들에게는 외부세계와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 고리 역할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안전 문제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여러 날치 신문이 문 앞에 있는 집을 보게 되면 무슨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신문 구독은 꼭 사고 대비용이 아니더라도 평소 대화 상대조차 없는 외로운 분들에게 좋은 친구가 됩니다. 매일 전해지는 외부 소식은 이들에게 활력과 생동감을 줄 것입니다.  요즘 인터넷 등에 밀려 종이 신문의 역할이 점점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시니어들에는 종이신문이 더 편하고 향수를 느끼게 하는 존재입니다. 성경도 책을 펴 놓고 읽는 것이 기계 화면을 통해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에 다들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은퇴마을 주민들이 신문 구독을 많이 하지 않는 데는 경제적 이유보다 구독신청의 번거로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또는 이웃들끼리도 신문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자는 것입니다. 신문 구독권은 명절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내가 사는 은퇴마을부터 ‘신문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곳 한인회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을 도서관에 한국 신문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 지역 한인회 같은 단체가 앞장서 그 지역 도서관이나 양로시설 등에 한국 신문 보내기 캠페인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홍식 / 은퇴의사발언대 부모 신문 신문 구독권 한국 신문 종이 신문

2024-01-17

쿡카운티 교도소 내 마약 문제 심각

쿡 카운티 교도소 내의 마약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 FOX 뉴스는 최근 “교정 당국이 교도소 내 심각한 마약 문제를 확인하고 조사에 들어갔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부 수감자들은 종이와 책 등을 이용해 교도소 내에 마약을 들여야 직접 이용하거나 심지어 판매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에 마약 추출 액체를 적시거나 가루형 마약을 묻혀 외부에서 수감자에게 편지나 책을 이용해 전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마약 탐지견이 마약이 묻어 있는 종이를 적발할 것에 대비해 살충제나 쥐약과 같은 독성물질도 함께 묻혀 보냄으로써 당국의 마약 탐지견 투입을 봉쇄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반입한 마약 종이를 태워 흡입하기 위해 교도소 내 전구를 깨고 전자레인지를 고의로 고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감자 두 명이 종이에 묻힌 K2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하는 등 마약 관련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시카고 교정국은 “수감을 원하는 이가 있다면 언제든지 수감시키겠다”며 마약 운반책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밝혔다.     J 취재팀교도소 마약 마약 문제 마약 탐지견 마약 종이

2023-12-26

내년부터 세금서류 온라인으로 접수

국세청(IRS)의 종이 없는 세금보고 시대가 수개월 앞당겨질 전망이다.   지난 7일 A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재닛 옐런(사진) 연방 재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IRS의 헤드쿼터에서 한 연설을 통해 새로운 IRS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없애기)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납세자들이 당장 내년부터 세금 관련 서류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디지털 서류 제출 가능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예정보다 수개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세금과 관련한 전반적인 처리 시간도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IRS는 세금 보고 시즌마다 접수되는 종이 서류 및 보고서가 너무 많아서 세금보고 처리가 적체되고 감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연간 최소 2000만 건의 세금신고, 세금보고와 무관한 서류를 우편으로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옐런 장관이 발표한 새로운 계획안에 따르면 대부분의 납세자는 2024년부터 종이 세금보고서를 제외한 모든 종이 서류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다. 완전 디지털화는 2025년이다. 특히 당국은 2025년부터 IRS가 보관 중인 10억 건 이상의 세금 서류도 디지털화해서 서류 관리 비용인 4000만 달러를 매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IRS의 무료 온라인 세금보고 프로그램인 ‘프리파일’ 파일럿 프로그램도 일부 주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IRS의 디지털화는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일환으로 정부로부터 받게 된 8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이후 공화당 측에서는 배정된 예산안이 과다하다며 계속해서 예산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주 연방 하원을 통과한 삭감안도 IRS의 예산을 줄이기 위한 법안이다. IRS에 배정된 지원금 중 140억 달러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돕는 데 쓰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연방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최종 승인은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옐런 장관도 이에 대해 "IRS 예산을 정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해당 법안에 대해 강력한 부정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예산 삭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양당이 합의한 지난 부채한도 조정안에는 IRS에 책정된 예산 중 일부를 환수하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세금서류 온라인 종이 세금보고서 무료 온라인 세금신고 세금보고

2023-11-08

[기고] 바이킹족의 북극 활동

최근 바이킹의 교역로가 북극까지 수백 마일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이킹은 악명 높은 약탈자였지만 상인이기도 했고,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광대한 무역로를 건설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바이킹의 북극 활동범위는 놀라울 정도로 먼 거리까지 있었고, 도시와 많은 천연자원이 생산되는 외곽 지역을 연결했다.   영국과 유럽의 연구원들은 현재 독일의 과거 바이킹 무역 중심지에서 발견된 머릿빗 분석을 통해 바이킹의 무역 규모를 설명했다. 머릿빗은 순록 뿔로 만들어졌으며 순록은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종이었다.   바이킹 시대 가장 중요한 무역 도시 중 하나는 당시 덴마크였던 유틀란트 반도의 남쪽 끝 근처에 위치한 헤데비(Hedeby)였다. 이 지역은 현재 북부 독일의 일부이지만 도시 자체는 거의 1000년 전에 사라졌다. 헤데비는 바이킹 시대 유럽에서 가장 큰 정착지 중 하나였으며 북해와 발트해, 스칸디나비아와 북유럽 사이의 문화 교류와 무역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발견된 약 28만8000개의 순록 뿔을 근거로 이 마을이 순록 뿔 무역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발견된 뿔은 대부분 머릿빗을 만든 후 남은 부산물이었다. 이 순록 뿔 빗속의 콜라겐을 분석함으로써 연구팀은 뿔이 어느 순록 종에서 왔는지 확인하여 그들의 지리적 기원을 밝혀내려고 했다.   연구진은 질량 분석법에 의한 동물고고학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최대 빗의 90%가 순록이라고도 알려진 북극 순록(Rangifer tarandus) 종의 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순록은 북극지방에서 서식하는 순록으로 현재에도 같은 종이 북극지방에 존재하고 있다. 노르웨이 사미(Sami)부족과 시베리아의 네네츠(Nenets)부족은 이 순록을 교통수단과 식용으로 현재도 이용하고 있다.     북쪽 알래스카 툰드라지역에도 많은 순록이 서식하고 있다. 순록의 이동은 여름철에 모기와 같은 해충을 피해서 북극해까지 북상하며, 혹독한 겨울철을 피해 부룩스산맥 남쪽으로 이주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순록 무리는 스칸디나비아 북부에만 살았기 때문에 이는 뿔이나 빗 자체가 헤데비로 수입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헤데비의 녹용 폐기물 중 순록에서 나온 것은 0.5%에 불과했다. 그리고 마을에서 순록 뿔 작업에 대한 충분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헤데비의 전성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초기에는 빗 생산의 흔적은 없었다.   그래서 연구원들은 이 모든 것이 수입된 머릿빗임을 주장하지만, 일부는 이주민이 갖고 온 물품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머릿빗은 아마도 수백 마일 떨어진 노르웨이 고지대나 스웨덴의 다른 곳에서 생산된 후 헤데비로 옮겨졌다는 가설이 지배적이다. 즉, 머릿빗이 수입된 것이라면 이는 헤데비와 북쪽 지역 사이에 대규모 장거리 무역 관계가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는 일반적으로 바이킹 시대의 여명기로 언급되는 영국 린디스판(Lindisfarne;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 접경지대에 위치한 섬) 습격 사건 7년 후인 서기 800년부터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영국 요크 대학의 고고학자는 바이킹 시대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의 여행 및 무역 시기에 관한 다양한 의문이 머릿 빗을 통해 풀리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했는지, 그리고 바이킹 세계의 여러 부분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이킹 시대의 삶에 대해 아직도 의문점이 많다고 한다.   새로운 연구는 헤데비가 북극 스칸디나비아와 유럽 대륙의 관문을 연결했던 요충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9세기에 이러한 북부 연결이 특히 강했다는 것은 창이라는 무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바이킹이 중세 온난기에 이웃 나라를 침략하고 무역을 시작하게 된 것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들의 활동 영역 확장은 위에서 언급한 순록 뿔 빗의 거래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순록의 서식지가 북유럽에서 지금은 거의 북극으로 확대된 이유도 기후 온난화 때문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바이킹족 북극 북극 순록 북극 활동범위 종이 북극지방

2023-10-27

2025년까지 세금보고 전면 전산화…국세청 종이 퇴출 계획안 발표

국세청(IRS)이 2025년까지 세금보고 과정에서 종이를 퇴출하는 전면 온라인 전산화를 추진한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재닛 옐런 연방 재무장관과 대니 워펄 IRS 커미셔너는 지난 3일 IRS 업무 부담을 가중시켜 온 과도한 서류 작업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종이 없는 처리 계획(PPI · paperless processing initiative)’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10년간 IRS에 투입되는 800억 달러의 기금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납세자는 내년에 세금환급을 제외한 모든 서류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이어 IRS가 내년에 새로운 무료 세금환급 전자 시스템을 시범 시행함에 따라 2025년까지는 세금환급을 포함한 모든 서류를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PPI가 시행되면 IRS가 10억장 이상의 서류를 저장, 보관하는 데 소비하는 연간 40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RS에 따르면 연간 2억 건 이상의 종이 세금보고 신고서, 우편물 및 비과세 양식 등을 받고 있다.   2022 회계연도에는 전체 접수건의 81.2%에 해당하는 2억1340만 건의 세금환급 및 기타 양식이 디지털 방식으로 제출됐다.   IRS 고위관계자들이 자금 부족과 종이 문서 과부하로 인해 최근 수년간 서류 처리를 신속하게 하지 못했다고 밝힌 가운데 IRS는 PPI로 인해 세금환급이 수주까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옐런 재무장관은 “IRA 덕분에 IRS를 디지털화 우선 기관으로 전환하고 있다. 다음 세금보고 시즌까지 납세자들은 모든 서신, 비과세 양식 및 통지 응답 등을 디지털로 제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납세자들은 언제든 종이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낙희 기자세금보고 전산화 세금보고 전면 국세청 종이 계획안 발표

2023-08-03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우아와 방정 사이

아우라는 향기다. ‘아우라’는 ‘고유한 분위기’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람에게서 풍겨나오는 아지 못할 기운이다. 원래는 사람이나 물체에서 발산하는 기력이나 영기(靈氣)를 뜻한다. 아우라가 좋은 사람에게는 나도 모르게 끌린다. 아우라는 사람을 끌어 당기는 자석이다. 청명하고 깨끗한 기운은 가슴으로 스며든다.     아우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산들바람의 여신이다. 여신의 이름은 미풍, 산들바람, 아침공기를 뜻하는 그리스어와 라틴어 아우라(Aura)에서 붙여졌다.     어느날 우연히 바람처럼 발이 빠르고 몸이 가벼운 아우라와 마주친 디오니소스 신은 한 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바람같이 달아나는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아프로디테 신에게 도움을 요청, 그녀가 이성을 잃게 해 아우라는 두 쌍둥이를 출산하지만 광기로 한 아이의 몸을 찢고 자신은 바다에 몸을 던진다.   예술작품에서 ‘아우라’는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뜻한다. 20세기 초 독일 사상가 벤야민(Walter Benjamin)이 예술 이론으로 도입했다. 예술 작품이 풍기는 고고한 분위기는 아우라를 통해 이루어지며 개성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서 신비스럽게 다가와 친숙한 힘으로 우리를 끌고 간다고 설명한다.   나는 매일 ‘우아와 방정’ 사이를 오락가락 한다. 부드럽고 향기롭게, 중년(?) 여인의 우아함으로, 새벽 별처럼 청아한 모습으로, 온 몸에 향기로운 ‘아우라’를 걸치고 하루를 맞이한다. 성질 안 내고, 남의 일에 휘둘리지 않고, 유난 떨지 않고, 자애롭고 인자하게 늙는 연습을 한다,     아우라는 낮은 언덕에서 번지는 새벽 안개다. 청아하고 맑은 기운이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나만이 가진 고유한 향기다. 제압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 않고, 허리 굽혀 귀 기울이며, 물망초 한 송이 꺾어 그대 창가에 바치는 사랑이다.     우아와 방정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아침 잘 차려먹고 우아하게 하루를 시작했는데 후배 전화 받고 반나절도 못돼 파토가 난다. 또 한인 교회가 둘로 쪼개졌다는 소식이다. 성토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입을 맞추면 열불 나서 지껄이다가 문제에 문제가 발생한다. 교회 분규는 자주 듣는 일이라 면역이 생겼는데 예전에 다니던 교회 일이라서 흥분을 참지 못하고 오두방정을 떨었다.     성격은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다. 조금 누그러지거나 속도가 줄 뿐이다.   방정은 가볍고 점잖지 못한 말이나 행동이다. 남의 집 불구경 하듯 우아(?)하게 멘트를 날릴 수도 있었는데, 촐삭거리며 서론만 듣고 결론까지 읊어댔다.     진주는 조개의 눈물이다. 진주는 조개 속으로 이 물질이 침입했을 대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하게 위해 탄산칼슘과 단백질을 분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나이 들면서 외모는 치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부드럽고 교양 있는 자태로 진주처럼 우아하게 살려고 고심한다. 벤야민은 아우라는 유일한 원본에서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복제되는 작품에는 아우라가 생겨나지 않는다. 가장 나답게 진솔하고 정직하게 내 모습 그대로 사는 것이 내가 지닌 아우라의 참모습이다.     평상심에 금이 가고, 사는 것이 곤혹해지고, 믿었던 방어벽이 무너지고, 하릴없이 정쟁에 휘말려도, 낮아지고 넓어져서 마음 밭에 향기로운 꽃 한 송이 가꿀 수 있기를. 이름 부르지 않아도 해마다 돋아나는 들꽃으로 남아, 낮에 나온 하얀 반달에게 밤하늘 가득 채운 코발트빛 물감을 뿌려 줄거나.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방정 방정은 종이 방정 사이 미풍 산들바람

2023-07-25

[수필] 베풀며 사는 삶

거의 5년 전 일이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려고 주차장에 갔더니 자동차 조수석 앞 타이어가 바람이 빠져 납작하게 주저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십중팔구 못이 박힌 것이 분명하였다. 덜컥 겁이 났다. 참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것이다. 나는 망치로 못 하나 제대로 박지 못할 정도로 손재주가 없기 때문이었다.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도 없고 AAA회원도 아니어서 비상 타이어로 직접 교체해 보리라 마음먹고 잭(Jack)을 꺼내서 차체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이때 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40대 중반 미국인이 내게 다가왔다.   10년 이상 헬스장에서 운동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잭으로 들어 올리는 부분이 한심해 보였는지 그곳은 정위치가 아니라며 자신이 도와주겠단다. 그는 능숙한 몸놀림으로 땀을 뻘뻘 흘려가며 타이어를 교체해 주었다. 나는 구경꾼이 되어 땀을 닦으라고 종이 냅킨을 건네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가 일을 끝마쳤을 때 나는 정중히 허리를 굽혀 고맙다고 인사하며 이름을 물었다. 토니 란다.     나는 그의 친절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그는 자기가 나를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다른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을 때 도와 주면 된다”고 하였다.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니 그가 참으로 멋져 보였다. 마음이 넉넉한 사나이가 바로 저 친구가 아닌가?   몰 입구를 빠져나오려는데 히스패닉 계통으로 보이는 한 가족이 ‘배가 고프다(We’re hungry)' 라고 쓴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부부가 대 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그들이 측은해 보였다. 선해 보이는 가족이었다. 나는 오늘 타인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선을 베풀어야 되겠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운동하러 갈 때는 지갑을 소지하지 않기 때문에 급히 집에 가서 지갑을 갖고 나오며 20달러짜리 지폐 한장을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5마일쯤 되는 거리를 서둘러 달려왔다. 하지만 그 가족은 이미 어디론가 가 버리고 없었다. 서운한 마음 그지없었다.     그 날 있었던 일로 토니는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베풀며 사는 삶'이란 누군가를 위해 나의 것을 나누는 것인데 그게 꼭 물질이나 돈뿐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그저 베풀 수 있는 아량을 갖고 사는 것이 참 행복한 삶이란 것을 일깨워 준 것이다.   최근 미시간 대학의 브라운 박사라는 분이 눈길을 끄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인 부부를 5년간 조사한 결과 자기만 아끼고 남은 돕지 않는 사람이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보다 일찍 죽을 가능성이 2배나 높다는 것이었다. 그는 장수 비결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부처는 아무리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라도 7가지는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것은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 말은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칭찬의 말.위로의 말을 많이 하는 것,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것 (눈으로 베푼다), 몸으로 때우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준다 든가 일을 돕는 것, 때와 장소에 맞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 등이다.   베풀면 베풀수록 더 좋은 기운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줄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버리고 그냥 주기 시작해 보란다.   '베풀며 사는 삶' 이야말로 나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마음의 평정을 얻는 길이라 여기고 나도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선을 베풀며 살아가겠노라 다짐해 본다. 이진용 / 수필가수필 비상 타이어 이때 운동 종이 냅킨

2023-07-13

[이 아침에] 그 날을 위한 선택

병원에 갔다. 닥터가 혈액검사 결과를 조목조목 알려주고는 이어서 말했다. 물건 이름을 말할 테니 잘 기억했다가 나중에 답 하세요. 책상, 창문, 마차, 안경. 몇 개의 단어를 들먹이고는 다른 이슈로 말머리를 돌려버린다. 어떤 운동을 하느냐, 잠은 몇 시간 자느냐? 등, 뜬금없는 질문이다.     5분 정도 어지럽게 내 일상을 들먹이며 현혹(?)하더니 아까 들은 물건을 기억해보란다. 잊어버릴까 봐 머릿속에 빳빳이 세워두었던 물건 이름을 똑똑하게 말했다. 책상, 창문, 마차, 안경. 닥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치매는 아닌가 보다. 속으로 생각했다.     검사를 통과한 것 같아 기분이 살짝 좋아지려는데 그는 컴퓨터에서 몸을 돌리더니 책상 서랍에서 서류를 하나 꺼낸다. 분홍색 마분지다.     “만약에 의식이 없어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 순간이 되면 어떻게 할까요?” 갑자기 머리가 띵해진다. TV에서 보던 장면이 떠오른다. 환자의 가슴을 급박하게 누르는 닥터 모습과 둘러선 간호사의 당황하는 얼굴이. “상태를 보고 인공호흡 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정도가 되면 살리고, 그렇지 않으면 살리지 마세요.”     닥터가 분홍색 종이에 내 말을 받아 적더니 또 묻는다. 만약에 인공호흡기를 꽂고 연명 치료를 해야 할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머리가 또 멍해진다. 내가 이제 그런 경우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나이인가? 양로병원 병상에 누워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난다.     대답도 못 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는 나를 본 닥터 눈이 갑자기 커진다. “이 질문을 하면 뭘 이런 걸 묻느냐고 화를 내는 사람은 봤어도 우는 사람은 처음 봅니다. 허허허.” 닥터가 어린아이를 놀리듯 앉은 의자를 빙글빙글 돌리며 크리넥스를 한장 쑥 뽑아준다. “연명 치료는 하지 마세요. 그냥 보내주세요.” 닥터가 분홍색 종이에 내 말을 슥슥 적는 모습을 보며 남편을, 딸을, 아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눈물은 닦아도 닦아도 계속 흐른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폴란드 시인 쉼보르스카의 시가 생각난다. 연습 없이 살다가 훈련 없이 죽는다? 태어나는 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듯이 죽는 것 또한 내 뜻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어느 날 느닷없이 인생 무대에 올려졌고 뭐가 뭔지 더듬거리며 걸어왔더니 어느새 다 왔다며 무대에서 내리라고 한다. 분명 내 생명이고 내 삶인데. 생사(生死)의 중요한 두 결정에는 나라는 존재가 관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내 능력과 사고(思考)도 아무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     그런데 오늘. 정신과 육체가 ‘나’라는 존재와의 연결 지점에서 달랑달랑 위태로울 때. 그때를 위해 이쪽인가 저쪽인가를 미리 선택해두라고 한다. 이것이라도 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자식들을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이랍니다. 남은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닥터가 목소리의 톤을 낮춰서 심각하게 나를 달랜다. “그래도. 슬퍼요.” 나는 크리넥스 한장을 더 받아들고 오피스를 나온다.   성민희 / 수필가이 아침에 선택 분홍색 종이 닥터 모습 책상 창문

2023-07-10

[아트 앤 테크놀로지] 종이로 만든 옷: 60년대 하이테크 패션

뮤지엄 오브 아트 앤 디자인의 특별전시장에 기획전으로 마련된 것은 ‘종이 세대: 60년대 패션 현상(Generation Paper: A Fashion Phenom of the 1960s)’이라는 신기한 패션 전시이다. 2023년 상반기에 아트와 테크놀로지를 다루는 전시가 많이 선보였지만 이처럼 특이한 기획은 없었다. 원래 애리조나의 피닉스 미술관에서 기획한 종이로 만든 드레스 전시는 1960년대 제지산업의 새로운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지금도 화장지 만드는 제조업체로 유명한 스콧 제지회사는 1966년 직조방식이 아닌 방수가 되는 페이퍼 소재의 섬유를 선보였다. 우주시대를 맞이한 신소재 개발을 홍보하기 위해 대중들을 위해서 에이 라인 스타일의 반소매 드레스, 비키니 수영복, 앞치마, 모자 등 홍보제품을 만들어서 배포하였다.     이들 소재는 지금 페덱스(Fedex) 등의 우편물 봉투 혹은 병원의 일회용 가운 등에서 보는 섬유와 비슷하다. 생분해성 의료용 가운(biodegradable medical gown)은 대부분 직조되지 않은 나무 펄프로 만들어진 옷이다. 한편 듀폰 화학회사의 터벡(Tyvek)이라고 불리는 펄프형 파이버는 사실상 플라스틱형 섬유로서 방수, 방염 등이 가능하여 봉투 등 수송 재료로 많이 활용된다.     이번 전시에 드레스들은 화려한 꽃무늬 혹은 기하학적 패턴이 강하게 들어간다. 이것은 1960년대 유행한 팝아트와 시각적 착시 효과에 주목한 옵아트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반전 운동의 시민적 저항 운동에서는 무기 대신에 꽃을 상징으로 도입하였다.     스콧 제지회사 및 여성 및 아동 생활 잡지는 이러한 홍보 물품의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 쿠폰을 모아서 보내면 ‘종이’ 드레스를 사은품으로 선보이는 등 신소재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 이미지를 연속으로 인쇄한 드레스도 있다. 듀라 위브(DuraWeve)라는 상표명으로 출시된 스콧 제지회사의 신소재는 1958년 특허를 취득하고 1960년대 드레스로 만들어서 홍보하였는데 세븐틴매거진에 나온 스콧 회사 쿠폰 두 장과 1달러 25센트를 보내면 화려한 종이 드레스를 보내주었다.     청소년, 젊은 여성 등은 이러한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8개월 동안 50만개의 드레스가 배송되었다. 스콧 제지회사가 홍보하는 일회용 냅킨처럼 입다가 버리는 패션은 간편해 보였지만 이것도 ‘종이’였기에 찢어지는 경우도 많았고 세탁은 불가능하였고 담뱃재라도 떨어지면 불붙기 쉬웠다. 노스캐롤라이나 애쉬빌에 위치한 마스 회사(Mars Manufacturing of Asheville)는 스콧 제지회사의 마케팅 캠페인에 힘입어 케이셀(Kaycel)이라고 하는 93% 셀룰로스와 7% 나일론으로 구성된 섬유로 만든 종이 드레스를 팔았다. 1969년 환경보호단체의 반대 등으로 종이 드레스는 유행에서 멀어지게 된다.     8월 27일까지 전시 중이라고 하니 시원한 여름 패션을 경험하는 기분으로 콜럼버스 서클에 있는 뮤지엄 오브 아트 앤 디자인을 방문해 보기 바란다. 전시에 합당한 교육적 설명문이 더 많았으면 아트와 테크놀로지의 접목을 이해하기가 더 쉬웠을 거라는 아쉬움이 든다. 변경희 / 뉴욕주립대 교수·미술사 전공아트 앤 테크놀로지 하이테크 종이 스콧 제지회사 드레스 전시 패션 현상

2023-06-02

사막에 디아스포라 삶을 담다…한지 캔버스 작가 김경애 작가 초대전

‘한지 캔버스’ 작품으로 유명한 김경애 작가의 ‘사막 물고기’ 초대전이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다운타운 페이스 A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한국을 떠나 이방인이 되어 건조하고 적막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나날들을 묵상하다 디아스포라의 삶과 연결해 사막을 그림의 소재로 선택했다”며 “디아스포라의 삶은 사막을 지혜롭게 살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서양화의 재료와 화법을 접목해 새로운 작품을 추구한 김 작가는 지난 20년 동안 한지 캔버스로 작업을 해왔다.   김 작가는 2004년과 2011년 열린 개인전을 통해 한지 캔버스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신만의 이 독창적 작업을 보호하기 위해 2011년 특허권 신청도 했다.   김 작가는 “고해 작업 후 정제된 한지 원료를 캔버스에 올려 말린 질감이 있는 독특한 캔버스를 2004년부터 한지 캔버스라 부르게 됐다”며 “만드는 과정은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지만, 완성한 후에는 종이 표면의 질감이나 색상이 너무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먹물이나 목탄, 펜 등과 함께 아크릴 물감, 동양화 물감, 오일 물감 등 동서양의 재료를 표현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한다. 이번 초대전에서 기존의 한지 캔버스에 그린 그림과 함께 작은 한지 종이를 직접 떠서 건조 후 먹과 함께 그린 수묵 채색 그림 등 5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전통 사군자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도 선보인다.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작가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LA 아트쇼에도 2회 참여했으며 현재 남가주 한인 미술가 협회와 남가주 서울대 동문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오프닝 리셉션은 15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주소:1458 S.San Pedro St, #320 LA   ▶문의:(213)700-9203 이은영 기자캔버스 김경애 한지 캔버스 한지 종이 한지 원료

2023-04-09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펜데믹이 끝났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랬다.     찰리 채플린이 남긴 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진 일이 그랬다.     죽음의 공포가 드리우자 코로나 테스트를 위해 수시간씩 긴 줄을 서야 했다. 생존 본능에 휴지와 페이퍼 타월을 사재기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불신이 생겼다. 백신 카드가 없으면 식당 출입이 금지됐다. 매일 발표되는 확진자, 사망자 수에 일희일비했다. 감염자의 동선을 추적하느라 혈안이 됐고, 비접종자들은 직장에서 해고됐다.   학생들은 1년 넘게 추억을 소유하지 못했다. 학교에 가지 못한 채 집에서 홀로 화상으로 수업을 받았다. 심지어 관중 열기로 가득해야 할 스포츠 경기장에는 사람이 아닌 종이 인형이 채워졌다. 사진은 다저스타디움 관중석이 관중 대역인 종이 인형들을 가득 앉혔지만 왠지 냉랭한 모습이다.   소셜 미디어에는 백신 하나를 두고 진짜 같은 가짜뉴스, 가짜 같은 진짜 뉴스가 넘쳐났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지난 2011년 개봉했던 영화 ‘컨테이전(Contagion)’의 내용과 팬데믹의 현실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     영화에선 한 여성 사업가(귀네스 팰트로)가 중국 여행 중에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돼 목숨을 잃는다. 그의 감염은 전 세계에 보건 비상사태를 촉발한다.     이 영화가 개봉한 지 9년 후인 2020년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세상은 공포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그야말로 영화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LA카운티에 내려졌던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어제 (31일) 종료됐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 2020년 3월 13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정확히 1114일 만이다.   지난 3년 여의 시간은 무엇을 남겼나. 비극과 희극, 어쨌든 주인공은 ‘우리’였다. 김상진 사진부장 kim.sangjin@koreadaily.com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코로나 바이러스 종이 인형들 코로나 공중보건

2023-03-31

서정민 ‘BEYOND THE LINE’ 개인전

서정민 작가의 ‘BEYOND THE LINE’ 개인전이 지난 8일 시작해 오는 5월 27일까지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실비아월드 앤 포김 갤러리(Sylvia Wald and Po Kim Art Gallery)에서 열린다.   서정민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유화 작업의 과정을 거친후 그 작업의 한계와 한국인으로서, 또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살리는 작업세계를 추구해 지금의 한지작업에 주목해서 하게됐다.     그는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재료로 한지를 주목했으며, 회화와 조각 사이의 범주를 넘나드는 정교한 종이 작업으로, 폐기된 한지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뛰어난 작업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시회 측은 “수 천개가 넘는 작은 한지 말이로 만든 대형 작품들은 그의 작가 노트에서 언급했듯이 선긋기로 시작한 그의 작업은 한지 회화의 시작을 알리는 단초가 됐고, 작가가 평생의 에너지를 쏟아부어 노동으로 빚어낸 땀의 결과물로, 생존의 경계를 의미하는 ‘무심’, ‘순환’, ‘함성’, ‘선들의 여행’으로 집적됐다”고 설명했다.   서정민 작가는 2013 년 베니스 비엔날레 팔라조 뱀부(PALAZZO BEMBO)에 초대됐고, 프랑스·미국·독일·대만·스위스 등 국제무대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22년에는 금호미술관.광주시립 미술관·콩세유 미술관에서 전시전이 가졌고, 구찌와 협업해 이음 더 스페이스에서 전시를 했다   한편 실비아월드 앤 포김 갤러리 전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심종민 기자 shim.jongmin@koreadailyny.com서정민 개인전 서정민 작가 한지 회화 종이 작업

2023-03-12

[우리말 바루기] ‘헬스장을 끊다’

친구가 “헬스장을 끊었다”고 했다. 헬스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만뒀다는 것일까, 아니면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일까.   같은 말이 이렇게 정반대로 해석될 수 있다니 재미있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아마도 ‘끊다’를 ‘등록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이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끊다’의 뜻풀이 중 정확하게 이런 의미로 올라 있는 것은 없다.   사전을 보면 ‘끊다’는 “고무줄을 끊다”에서처럼 실·줄·끈 등의 이어진 것을 잘라 따로 떨어지게 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또한 “소식을 끊다” “교제를 끊다”에서처럼 관계를 이어지지 않게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밥줄을 끊다” “담배를 끊다” 등에서와 같이 어떤 것을 중단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일에도 ‘끊다’를 쓴다.    그렇다면 왜 ‘등록한다’는 뜻으로 ‘끊다’가 쓰이게 됐을까.    ‘끊다’의 여러 가지 의미 중에는 “한복감을 끊다” “기차표를 끊다”에서와 같이 옷감이나 표 따위를 사다는 의미도 있다. 옷감을 잘라서 사는 것을 ‘끊다’고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차표 또한 종이 승차권을 쓰던 시절엔 ‘끊다’를 ‘구매한다’는 의미로 사용했던 것이다.   표를 구매하는 행위를 ‘끊다’고 표현하던 것이 굳어져 헬스장이나 수영장 등에 등록하는 일도 ‘끊다’고 표현하게 된 것이다.  우리말 바루기 헬스장 가지 의미 종이 승차권

2023-03-07

"종이 영수증 없애자" 법안 재발의…전자 영수증 의무화 추진

캘리포니아가 종이 영수증 발급 제한을 다시 추진한다.   가주 하원의 필 팅 의원(민주·샌프란시스코)은 2일 환경 보호와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한 전자 영수증 의무화 법안(AB1347)을 재발의했다. 팅 의원은 “많은 소비자가 종이 영수증을 원하지 않는다”며 “소비자 건강을 악화하고 지구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팅 의원은 현재 발급되는 93%의 종이 영수증에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합성수지 화학물질인 BPA와 BPS가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AB1347 법안을 지지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 그린 아메리카 조사결과 매년 영수증 제작을 위해 368만 그루의 나무와 100억 갤런 이상의 물이 사용되고, 86%의 소비자는 전자 영수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전자 영수증 발급 의무화를 지키지 않은 사업체는 연간 최대 3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또 종이 영수증은 고객의 요청 시에만 발급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가주레스토랑협회 측은 “전자 영수증 처리 시스템이 없는 음식점은 약 3만5000달러의 비용 부담이 생긴다”고 난색을 보였다.   한편 2019년에도 팅 의원은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부결됐고 대신 CVS, 홀푸드, 타코 벨 등 일부 대기업은 종이 영수증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영수증 의무화 종이 영수증 전자 영수증 영수증 제작

2023-03-03

[삶의 향기] 종이 경전과 산 경전

다른 종교들과 마찬가지로 원불교에도 생사에 관한 많은 가르침이 있다.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하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그것보다는 올바른 삶의 태도와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생사 대사(生死大事, 나고 죽는 큰일)'를 해결해야 한다.   예비 교무시절부터 생사에 관해 무수히 많은 법문을 듣고, 때로는 단상에서 대중을 상대로 '생사의 이치'에 관한 설교를 해 왔지만, 막상 몇 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이러한 법문들이 완전한 내 것이 되지 않았음을 실감했다. 생사에 관한 성현들의 가르침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실제 생사 문제에 직면하면서 비로소 머릿속에 머물고 있던 많은 가르침이 가슴으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경전이라 하는 것은 일과 이치의 근본 원리를 밝혀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정당한 도리를 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세상 사람들은 성경이나 사서삼경(四書三經), 팔만장경 같은 서적들만을 경전인 줄 알지만, 세상만사 어느 것 하나 경전 아닌 것이 없다. 우리네 인생사라는 것이 결국은 일과 이치를 현실에 그대로 펼쳐 놓은 것이라고 본다면 인생 자체가 바로 경전이고 진리이기 때문에, 많은 성현들이 일상의 '산 경전'을 통해 진리를 깨우쳐 갈 것을 당부한다.     세상의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지만, 실제 경험은 성현의 가르침을 보다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 준다. 경험만한 스승이 없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이며, 필자가 한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데 나이를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 경전은 세상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지만, 이는 아무나 볼 수 있는 경전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글이 있다 하더라도 영어로 쓰여 있다면 영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휴지조각과 같은 것처럼, 산 경전을 보고자 하는 의지와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훌륭한 산 경전들도 그저 그런 일상일 뿐이다. 필자와 같이 자연과학에 관심이 없고 문외한인 사람은 떨어지는 사과를 수백 번 본다 한들 '중력'을 떠올릴 리가 만무하고, 인과와 은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본인에게 닥친 행불행에서 진리적 의미를 찾는 일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평소 수양을 통해 마음을 맑히고, 종이로 만들어진 경전을 통해 진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어 가지 않는다면, 일상에서 인간과 우주에 대한 바르고 깊은 이해를 발견할 수 없다. 아무리 생사문제를 가까이서 경험했다 하더라도, 평소 수양과 생사 법문에 대한 이해 정도에 따라 깨달음의 깊이는 달라질 것이다. 불립문자(不立文字 진리는 말과 글에 있지 않다)가 지적하는 문자의 한계와 폐해에도 불가에서 여전히 종이로 된 경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부하는 이유이다.   실지 경계를 통한 단련이 아니면 참다운 실력을 기를 수 없듯이, 산 경전이 아닌 종이로 된 경전만으로는 진리의 궁극에 도달할 수 없다. 평소 꾸준한 신앙과 수행을 통해 산 경전을 볼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갖추어서 일상에 무궁하게 널려있는 진리의 소식을 내 것으로 만들어 가자.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경전 종이 종이 경전 하나 경전 생사 문제

2023-02-20

1부는 아쉬웠다, 스페인 원작의 한국화 가능할까

지난 6월 넷플릭스가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의 한국판 리메이크 1부 6편을 공개했을 때, 원작을 본 사람들과 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애초에 넷플릭스가 리메이크를 통해 기대했던 ‘종이의 집’ 대확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판이 특별히 실망스러웠던 건, 원작에 충만했던 섹시함의 부재였다.     스페인과 한국은 열정이라는 면에서 정서가 비슷하지만, 그 열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완연히 다르다. ‘종이의 집’은 스릴러이지만 로맨스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드라마다. 원작의 캐릭터들은 한명 한명이 애정 관계에 개입되고 로맨스가 전체 극 흐름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들은 모두 우정과 열정, 충동의 정서 안에서 결국 사랑에 굴복하는 자들이다. 반면, 한국판에서의 로맨스는 작은 한 부분에 불과했고 자연 성적 표현의 수위도 낮아 전혀 섹시한 드라마로 인식되지 못했다.     ‘종이의 집’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 중, 교수(Professor), 베를린, 도쿄가 특별히 극의 중심을 이루는 인물들이다. 유지태가 연기하는 교수는 범죄 기획자이며 그룹의 정신적 리더이다. 그 자신 지성을 겸비한 섹시남이다. 그의 사랑과 휴머니즘 기조는 갈등의 주된 모티브이다. 교수라는 캐릭터에게 카리스마는 필수 요건이다. 리메이크의 교수 유지태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었다.     가장 다차원적이고 스스로 이율배반적이며 모순된 캐릭터는 베를린(박해수, 페드로 알론소)이다. 그는 이변과 비밀스러운 과거의 주인공이다. 전반부 극의 흐름의 반전은 그로부터 시작된다. 원작은 베를린을 반영웅적 인물로 묘사했다. 그는 분명 비호감을 동반하는 악인의 외형을 지니고 있지만, 그의 이중성에는 따듯한 인간미가 배어 있다. 알론소는 감동과 유머로 베를린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리메이크 1부에서 박해수는 일단 악역에만 충실했다.     원작은 많은 부분 교수와 베를린의 과거에 얽힌 이야기들을 피드백으로 그린다. 베를린은 시즌 1의 말미에서 의외의 죽음을 맞이하지만 시리즈 전체의 피드백에 지속적으로 등장해 스페인의 전형적인 낭만을 즐기는 매력남으로 묘사된다. 원작에서의 그의 죽음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는 교수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여전사 도쿄(전종서)는 원작에 비해 가장 많이 변경된 캐릭터이다. 우르술라 코르베로가 창조한 오리지널 도쿄는 사실 재생 불가능한 캐릭터였다. 극의 내레이터기도 한 도쿄는 세상에 반항하는 영혼의 소유자이다. 단순히 부를 추구하기보다 한 곳에 머무르고 한 남자에게 얽매이기를 거부하는 그녀의 자유분방함이 사고의 발단이 되어 또 하나의 시즌이 탄생한다. 원작의 도쿄는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주인공이다. 전종서가 연기한 북한 태생의 도쿄는 코르베로의 치명적인 섹시함 대신 반항적 이미지만 부각된 느낌이다.   은행강도를 소재로 한 범죄물이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시각에서 다루어지는 반면 ‘종이의 집’은 도쿄를 비롯한 여성들의 관점에서 전개된다. 그리고 스페인의 문화적 정체성이 강조되면서 스페인 감성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높였다. 원작은 강도 행위를 악으로 간주하면서 시작, 점차 악의 대상을 은행과 자본주의로 옮겨가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로빈 후드식의 반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풍의 정서와 낭만을 어떻게 한국화하느냐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김정 영화평론가공동경제구역 온라인 영화 종이

202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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