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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이킹족의 북극 활동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최근 바이킹의 교역로가 북극까지 수백 마일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이킹은 악명 높은 약탈자였지만 상인이기도 했고,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광대한 무역로를 건설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바이킹의 북극 활동범위는 놀라울 정도로 먼 거리까지 있었고, 도시와 많은 천연자원이 생산되는 외곽 지역을 연결했다.
 
영국과 유럽의 연구원들은 현재 독일의 과거 바이킹 무역 중심지에서 발견된 머릿빗 분석을 통해 바이킹의 무역 규모를 설명했다. 머릿빗은 순록 뿔로 만들어졌으며 순록은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종이었다.
 
바이킹 시대 가장 중요한 무역 도시 중 하나는 당시 덴마크였던 유틀란트 반도의 남쪽 끝 근처에 위치한 헤데비(Hedeby)였다. 이 지역은 현재 북부 독일의 일부이지만 도시 자체는 거의 1000년 전에 사라졌다. 헤데비는 바이킹 시대 유럽에서 가장 큰 정착지 중 하나였으며 북해와 발트해, 스칸디나비아와 북유럽 사이의 문화 교류와 무역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발견된 약 28만8000개의 순록 뿔을 근거로 이 마을이 순록 뿔 무역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발견된 뿔은 대부분 머릿빗을 만든 후 남은 부산물이었다. 이 순록 뿔 빗속의 콜라겐을 분석함으로써 연구팀은 뿔이 어느 순록 종에서 왔는지 확인하여 그들의 지리적 기원을 밝혀내려고 했다.
 
연구진은 질량 분석법에 의한 동물고고학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최대 빗의 90%가 순록이라고도 알려진 북극 순록(Rangifer tarandus) 종의 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순록은 북극지방에서 서식하는 순록으로 현재에도 같은 종이 북극지방에 존재하고 있다. 노르웨이 사미(Sami)부족과 시베리아의 네네츠(Nenets)부족은 이 순록을 교통수단과 식용으로 현재도 이용하고 있다.  
 
북쪽 알래스카 툰드라지역에도 많은 순록이 서식하고 있다. 순록의 이동은 여름철에 모기와 같은 해충을 피해서 북극해까지 북상하며, 혹독한 겨울철을 피해 부룩스산맥 남쪽으로 이주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순록 무리는 스칸디나비아 북부에만 살았기 때문에 이는 뿔이나 빗 자체가 헤데비로 수입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헤데비의 녹용 폐기물 중 순록에서 나온 것은 0.5%에 불과했다. 그리고 마을에서 순록 뿔 작업에 대한 충분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헤데비의 전성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초기에는 빗 생산의 흔적은 없었다.
 
그래서 연구원들은 이 모든 것이 수입된 머릿빗임을 주장하지만, 일부는 이주민이 갖고 온 물품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머릿빗은 아마도 수백 마일 떨어진 노르웨이 고지대나 스웨덴의 다른 곳에서 생산된 후 헤데비로 옮겨졌다는 가설이 지배적이다. 즉, 머릿빗이 수입된 것이라면 이는 헤데비와 북쪽 지역 사이에 대규모 장거리 무역 관계가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는 일반적으로 바이킹 시대의 여명기로 언급되는 영국 린디스판(Lindisfarne;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 접경지대에 위치한 섬) 습격 사건 7년 후인 서기 800년부터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영국 요크 대학의 고고학자는 바이킹 시대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의 여행 및 무역 시기에 관한 다양한 의문이 머릿 빗을 통해 풀리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했는지, 그리고 바이킹 세계의 여러 부분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이킹 시대의 삶에 대해 아직도 의문점이 많다고 한다.
 
새로운 연구는 헤데비가 북극 스칸디나비아와 유럽 대륙의 관문을 연결했던 요충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9세기에 이러한 북부 연결이 특히 강했다는 것은 창이라는 무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바이킹이 중세 온난기에 이웃 나라를 침략하고 무역을 시작하게 된 것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들의 활동 영역 확장은 위에서 언급한 순록 뿔 빗의 거래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순록의 서식지가 북유럽에서 지금은 거의 북극으로 확대된 이유도 기후 온난화 때문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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