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삶의 향기] 일기를 적어보자

지난 일을 돌아보고 교훈을 얻는 일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기본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지기 때문에 '챙기는 마음(Mindfulness)' 없이는 마음을 닦을 수 없다고 하셨다. 일기는 챙기는 마음을 '챙기게' 해 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마음공부로서 일기 기재는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첫째, 일을 당해 심신을 처리한 바를 적는다. 직업과 배우자 선택에서부터 자장면과 짬뽕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일상은 판단과 결정의 연속이다. 판단과 결정의 질과 방향은 우리의 일생뿐만 아니라 영생을 좌우한다. 문제는 우리네 인간사가 '1+1=2'처럼 간단치 않다는 데 있다. 과거 본인의 판단과 결정이 진리에 부합했는가에 대한 분석은 앞으로 마주할 비슷한 상황들을 밝게 분석하고 빠르게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 일상에서의 깨침을 적는다. 매일 지고 뜨는 해를 보며 생사가 시작과 끝이 아닌 '변화'라 하신 부처님 말씀을 떠올릴 수도 있고, 내비게이션을 보고 인생의 길잡이인 경전을 떠올릴 수도 있다. 거창한 것도 좋고 일상의 소소한 깨침도 좋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들의 구체화 하는 일기를 통해 진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     셋째, 하기로 한 일과 하지 않기로 한 일을 대조한다. 일반적 의미의 일기라기보다는 '계획표 점검'에 가까운 일기이다. '하루에 만보 걷기' '좌선 30분 하기'처럼 하기로 한 일도 있을 수 있고, '밥 먹을 때 소리 내지 않기' '화날 때 일단 멈추기'처럼 하지 않기로 한 일도 있을 수 있다. 것이다. 본인의 수준과 상황에 따라 조목을 정하고, 조목의 내용에 따라 횟수나 점수 등으로 대조하면 된다.   간혹, 일상이 비슷비슷해서 일기 적을 내용이 별로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단순하기로 하면 기숙사 생활을 했던 필자의 예비 교무시절이 제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일기 거리는 차고 넘쳤다. 살피기로 하면 마음 같이 변화무쌍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진리에 대해 공부하는 수업시간의 다양한 감상부터 걸을 때, 밥 먹을 때 수시로 드는 생각들까지. 도반들과 일을 하며 드는 온갖 마음 작용들. 살피기로 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 일기거리이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일일이 마음 바라보면서 살면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누이가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처음에는 칼로리와 양을 계산하고 식사 시간 맞추는 일이 고역이었지만, 6개월 정도 지난 후부터는 먹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요리를 해도 건강식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마음공부도 누이의 식이요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고 싶은 대로 마음을 사용해도 진리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를 수만 있다면 그 정도의 불편과 번거로움이 대수일까.   부처님께서는 큰 자유를 원하는 사람은 챙기는 마음(Mindfulness)을 먼저 닦아야 한다고 하셨다. 일기는 마음을 구속하기 위한 것이 아닌, 마음의 자유를 얻게 하는 '공부'이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마음 작용들 일기 기재 일기 거리

2024-03-11

[이 아침에] 비 오는 날의 일기

겨울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산타아나 강둑을 걷는다. 빗방울 소리가 부드럽다. 비닐우산 위에 떨어지던 다급하고 신산한 소리가 아니다. 그새 꽤 멀리 오긴 온 모양이다.   빗줄기가 강해진다. 바람도 덩달아 날뛰기 시작한다. 오래전 산티아고 길을 걷던 날도 이렇게 비가 내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 진흙탕 길을 걷는데 한 발 옮겨놓기가 힘이 들었다. 비바람에 우장이 찢겨 나가고 신발은 물이 질컥거렸다. 춥고 배가 고팠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자전거를 메고 들고 흙탕길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길게 이어졌다. 쏟아지는 빗속을 한 발 한 발 말없이 걸어가는 인간의 행렬은 한 편의 장엄한 서사시였다.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저 고생을 하며 이 길을 걷고 있을까. 나는 또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가고 있는가.   살다 보면 비바람 치는 날을 만나기 마련이다. 어느 날 눈보라가 몰려오고 천둥 번개가 번쩍인다면 기회가 멀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날씨가 항상 좋으면 사막이 된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어느새 어둑어둑하다.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선다. 눈썹부터 꼼꼼히 늙어가는 거울 속 내가 나를 바라보며 가만히 웃는다. 책장으로 둘러싸인 내 방에 들어와 의자에 앉는다. 네 평 남짓 작은 방이다. 새 책의 첫 장을 넘긴다. 내 세상이 한 뼘씩이라도 넓어져 가면 좋겠다.     밤이 깊어간다. 어둠은 세상을 낳는다. 새를 낳고 꽃을 낳고 나무를 기른다. 사람도 기른다. 깜깜한 밤, 자리에 누워 바람 부는 소리를 듣는다. 전기선을 울리며 지나는 날카로운 소리가 무섭다. 살점이라도 떼어갈 것 같다. 투두두둑 지붕을 쓸어가는 빗방울 소리가 울린다. 홈통을 내려오는 물소리를 들어보니 적잖이 오는 모양이다. 높은 곳은 저 비가 눈이 되어 내리겠다. 이 춥고 으스스한 시간, 뒷마당을 드나들던 토끼들은 옹기종기 제집에 나처럼 옹송거리며 숨어있겠지. 다리 밑 홈리스들은 이 밤을 어떻게 지낼까. 저녁이나 제대로 먹었을까.     태풍이 불어오는 모양이다. 우리들의 가슴도 태풍이 휩쓸어 갈 때가 있다. 예고도 없이 벼락이 치고 자락비가 쏟아지듯, 견딜 수 없는 슬픔과 분노가 밤새도록 온몸을 흔들어 댈 때가 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두 번, 혹은 몇 번씩 겪어내야 하는 일이다.     슬픔에 섬처럼 잠겨버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더는 어쩔 수 없는 그때야 하느님을 찾는다. 인간이란 그런 존재다. 그 분을 생각하면 나에게 평온이 깃든다. 전지전능하신 당신이 잘잘못을 판단하여 다 해결해 주겠다는데 내가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오늘 어떤 이로부터 들었던 말들을 생각해본다. 스치듯 지나며 그가 던진 한마디가 고맙고 눈물겹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고 죽인다. 말의 한계는 생각의 한계라 했다. 말은 품격을 가늠하는 잣대다. 나는 오늘 허툰 말로 누구에게 상처를 주지나 않았는지 곰곰 되뇌어본다.    오늘 읽었던 성서의 욥기 구절. ‘인생은 베틀의 북처럼 빠르다’ 는 말이 떠오른다.  정찬열 / 시인이 아침에 일기 빗방울 소리 오래전 산티아고 산타아나 강둑

2024-02-19

일기 쓰기가 면역력 높여…바이러스 수준 개선 가능

일기 쓰기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의 건강매체 코미디닷컴(kormedi.com)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새해 다짐의 단골 아이템 중 하나인 일기쓰기가 자기 계발은 물론 시간 관리에도 도움이 되며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소개했다. 글 쓰기가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 정신 건강은 물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영국 심리학자 줄리아 사뮤엘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글로 쓰면 말할 때처럼 감정의 해방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일기 쓰기는 대화 치료만큼 효과적이며, 감정, 불안,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기분을 나아지게 만들어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사뮤엘은 "글로 감정을 누그려 뜨릴 수 있으며, 과정에서 감정이 더욱 명료하게 되면서 우리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 의대 연구팀은 천식이나 류머티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107명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흘 연속으로 각각 20분 동안 글을 쓰게 했는데 71명은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사건에 대해 쓰도록 했고, 나머지 36명은 그 날의 계획에 대해 쓰도록 했다. 이후 이들 환자 대부분은 증상이 객관적으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실제로 스트레스에 대해 쓴 환자들은 다른 참여자보다 더 증상이 나아졌다.   텍사스 대학교에서 37명의 HIV(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사한 연구도 있다. 부정적인 삶의 경험에 대해 글을 쓰도록 한 그룹과 매일 일정에 대해 글을 쓰도록 한 2개의 그룹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에서 자신의 삶의 경험에 대해 쓴 사람들은 바이러스 수준에서 큰 개선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텍사스대 심리학과의 제임스 페네베이커(James Pennebaker) 교수는 "글을 쓰면 그러한 불안한 감정에 구조와 의미를 정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불안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글 쓰기를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구체화하고 이를 파악하면서 오히려 불안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일기쓰기가 글쓰기의 일종으로 당일 감정과 정신적 묶은 때를 정리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코미디닷컴은 새해 다짐으로 읽기 쓰기가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면역력 바이러스 수준 일기 쓰기 면역력 강화

2024-01-14

[독자 마당] 엄마의 일기

막내가 6년째 투병 중이다. 외국 여행을 갔다 쓰러져 의사의 소생 불능 진단을 받았지만 형제들이 지극 정성으로 미국에 데려왔고 1년여의 재활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후유증은 심각하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호전될 기미는 없다. 더 큰 문제는 내가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이다 보니 그 아이를 보살피기가 점점 힘에 부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내의 투정은 여전하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먹지 않고 몸에 해로운 것만 찾는다. 약도 먹기 싫은 것은 골라내 놓는다. 야단도 쳐보고 달래도 보지만 효과가 없다. 당뇨가 심해 저혈당이 올까 봐 굶겨서는 안 되니 식사 때면 아기 다루듯 애가 탄다.   그러나 형제들은 입장이 다르다. 아이 비위만 맞추니 점점 더 버릇이 나빠져 엄마만 고생한다고 도리어 타박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능한 엄마의 행색이다.     며칠 전부터 어깻죽지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져 온 등으로 퍼지고, 이어 목과 머리까지 올라왔다. 서 있기도 힘들고 어지럽기도 하다. 혈압도 높아졌다.     결국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X레이부터 온갖 검사를 다 했다. 그런데 심장도 폐도 머리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결론은 스트레스성 신경 근육통이라고 했다.  주치의는 힘든 일 하지 말고, 좀 쉬면 회복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하는 일은 소소한 집안  일 정도다.  빨래는 세탁기가, 밥은 전기밥솥이 해 주고 집 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사람이 온다. 내 일은 막내 돌보고 화단에 물 주는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마음과 생각은 온통 막내 곁에 맴돌고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임을 깨달았다. 아무리 생활 환경이 편안하고 편리해도 마음에 짐이 있다면 어깨를 짓누르는 그 무게감이 스트레스라는 강적으로 다가온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엄마 일기 스트레스성 신경 심해 저혈당 병원 응급실

2024-01-09

[이 아침에] 가여운 영혼

주일 아침, 성당 미사에 참석하며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노인들뿐이다. 나만 해도 50대에 성당에 다니기 시작해 이제 60 중반을 넘었다. 인구의 고령화는 교회에서도 진행 중이다.     늘 보이던 노인이 안 보이면 혹시 아픈 것이 아닌가 싶어 주변에 물어보게 된다. 몸이 아파 못 나오던 교우는 몇 주 후면 다시 나타나지만, 다투고 삐져서 떠난 교우는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노인은 다들 고집을 가지고 산다. 자신의 기억과 생각만이 옳으며 남들이 틀렸다고 굳게 믿는다. 노인들이 대화하는 것을 들어보라. 대개는 일방통행이다. 서로 자기 이야기만 하다가 간혹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걸 트집 잡아 언쟁이 벌어진다.     나는 4년째 매일 5년 일기장에 일기를 쓴다. 4번째 칸에 오늘 일기를 쓰며 지난 3년 치 일기를 보게 된다. 그러면서 깜짝 놀라곤 한다. 까맣게 잊고 있던 일을 발견하기도 하고, 내가 기억하는 것과는 다른 내용을 발견하기도 한다. 물론 내 기억이 틀린 것이다. 4년의 기억이 그러할진대 50-60년 된 기억이야 어떻겠는가.     나이 먹은 사람은 살아온 날이 많으니 당연히 보고 듣고 경험한 것도 많다. 하지만 그 기억들이 모두 좋거나 옳은 것은 아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거나 바로 잡지 않고 지나친 것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이를 앞세워 나의 언행이 맞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문제다.     나 역시 이런 실수를 저지르며 산다. 올해 대학에 간 조카 녀석을 데리고 살며 늘 나이를 앞세워 내 주장을 펼쳤다. 서로 의견과 생각이 다르면 마치 내 방식만이 성공 방정식인 양 고집을 부렸다. 60년 살아 굳어진 나를 고치기보다는 이제 겨우 10여 년 산 네가 바뀌기가 쉽지 않겠느냐는 이상한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반대가 맞다. 60여 년 살아오며 보고 들은 것이 많은 나는 오늘 옳다고 믿었던 것이 훗날 틀린 것이 될 수도 있으며, 마치 세상이 무너질듯한 절망의 순간도 세월이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니더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나. 세상사라는 것이 누가 가르쳐 준다고 배워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이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는 것이다. 세상사 절대적인 것도 없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며 늘 변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내가 이해하고 양보하는 것이 맞다.     나는 요즘 학교에 가서 미술 클래스를 듣는다. 매주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과제를 받는다. 재미있는 것은 똑같은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사물의 크기도 다르고 색상도 다르며 붓질도 다르다.     세상사도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눈에 까맣게 보이는 것도 다른 이에게는 잿빛으로 비출 수 있고,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이는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가 속한 단체는 모두 작은 공동체다. 뜻을 같이하는 가족인 셈이다. 일가친척도 다투고 소원해지면 남이 된다. 짐 싸 들고 집을 나가면 다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부부는 다투고도 한방에서 자야 하며 가족은 머리가 깨지도록 싸워도 한 지붕 아래 살아야 한다.     나이 들어 몸에 힘 빠지고 마음도 흔들리는 우리는 모두 가여운 영혼들이다. 측은지심을 가지고 삽시다.  고동운 /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영혼 다들 고집 미술 클래스 오늘 일기

2023-10-18

[디지털 세상 일기] 중국 패션업체 ‘쉬인’…어설픈 마케팅 역풍

중국이 만든 소셜미디어 틱톡은 지난 몇 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하면서 음악과 패션 업계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음반회사들은 “틱톡에서 떠야 노래가 팔린다”며 틱톡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재구성했고, 패션 기업들 역시 틱톡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특히 중국의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쉬인(Shein)은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한 번 입고 마는 옷’이라는 새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브랜드의 성장은 전적으로 틱톡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옷이 아무리 저렴해도 한 번 입고 버리는 트렌드는 문제가 많기에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이 트렌드를 따르던 Z세대 사이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꾸준히 커졌다. 게다가 쉬인이 신상품을 빠르게 내놓기 위해 다른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표절하고, 공장 노동자들에게 일주일에 75시간 노동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요 고객층이 브랜드를 외면하기 시작했고, 현재 소셜미디어 내에서도 빠르게 인기를 잃고 있다.   위기를 느낀 쉬인은 자사 브랜드를 홍보해주던 인플루언서들을 중국 광저우에 있는 공장으로 초대해서 투어를 시켜주고 팔로워들에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공장 노동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전혀 힘들지 않게 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은 더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브랜드로부터 공짜 여행과 선물을 받은 후 상황을 호도하는 역겨운 프로파간다에 동원되었다는 비판이다. 진정으로 문제 의식을 느꼈다면 어떤 개선을 했는지 발표하고, 브랜드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독립 언론 기자들에게 취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모든 시도는 홍보에 불과하고, 그게 들통나면 브랜드의 위기는 더 커질 뿐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일기 중국 패션업체 마케팅 역풍 소셜미디어 틱톡 공장 노동자들

2023-07-11

[문장으로 읽는 책] 작가의 마감

*월*일 고뇌를 자랑거리로 삼지 마라, 라는 지인으로부터의 편지./ *월*일 173센티미터의 털복숭이. 부끄러움 때문에 죽다, 그런 문구를 떠올리며 혼자서 낄낄 웃었다./ *월*일 말하지 않으면 슬픔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라고 했던가. 꼭 들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아니, 이제 됐다. 그저…. 어젯밤 1엔50전 때문에 세 시간이나 그녀와 말다툼을 했다. 속상하기 그지없다.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안은미 엮고 옮김 『작가의 마감』   굳이 작가가 아니더라도 마감에 시달려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글들이 많다. 일본의 유명 작가들이 마감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작가라는 업에 대해 쓴 에세이들을 모았다. 받아들인 원고청탁을 후회하고 글이 잘 안 나가서 전전긍긍해하는 ‘평범한’ 모습들이다. 인용문은 다자이 오사무의 ‘번민 일기’의 일부다. 짧은 일기 글 안에 창작의 고통, 삶의 불안이 읽힌다. “*월*일 부끄럽고 부끄러워 견딜 수 없는 곳의 한가운데를,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로 찔렀다. 날아올랐다. 게다 신고 기찻길로! 한순간 장승처럼 우뚝 섰다. 풍로를 찼다. 양동이를 걷어찼다. 작은 방으로 가서 주전자를 장지문에! 장지문 유리가 소리를 냈다. 밥상을 찼다. 벽에 간장. 밥공기와 접시. 내 대신이다. 이 정도로 때려 부수지 않으면 나는 살아갈 수 없다. 후회 없음.”   결국 자살로 삶을 마감한 그는 또다른 글에서 “왜 사는가. 어째서 글을 쓰는가. 그것은 의무를 수행하기 위함”이라며 “사랑이란 결국 의무를 수행하는 일”이라고 썼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마감 장지문 유리 번민 일기 다자이 오사무

2023-06-28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초짜 농부의 일기

인터넷 검색 엔진이 엄마다. 엄마보다 낫다. 모르는 게 없다. 예전엔 모든 걸 엄마에게 물었다. 애들이 아프면 의사에게 데려가기 전에 엄마한테 전화해 비상조치를 취한다. 김치 담는 법, 밑반찬, 생일이나 잔치 음식, 손님 초대할 때면 전화통이 불 나게 도움 받는다. 그 시절은 흘러간 옛추억. 이젠 컴퓨터만 켜면 뚝딱 세상만사 해결책과 해답이 나온다. 척척박사로 존재감을 자랑하던 어머니의 지위가 뒷켠으로 밀려나고 대신 구글과 네이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초짜 농부 변신의 위대한(?) 스승은 인터넷 검색창이다. 만사는 마음 붙이기에 달렸다. 일은 할수록 재미있고 게으름은 부릴수록 늘어난다.     지난 해 새 집으로 이사 와 작은 텃밭 일궈 상추 호박 들깨 씨 뿌리고 토마토와 고추, 부추 모종을 얻어 심었는데 이게 왠 일! 여름 내 싱싱한 푸성귀 솎아먹고 깻잎 장아찌 담궈 나눠먹었다. 몇 포기 심은 토마토는 주렁주렁 달려있어 보기만 해도 침이 돌고 풍년 농사 자랑하느라 입에 침이 마를 정도였다.     오래 살면 판이 뒤집힐 때도 생긴다. 올해는 마음 단단히 먹고 본격적으로 ‘농사짓기’로 엄숙하게 다짐한다. 그동안 애 키우랴 살림하랴 사업하랴 사시장철 허덕이며 살았는데 드디어 숨 돌리고 사는 날이 온 거다.     애 둘은 제 짝 만나 결혼, 각기 손주 둘씩 낳아 자기 새끼 건사하느라 정신 없어 나 홀로 해방의 기쁨을 누린다. 화랑도 소매업 접고 도매 및 인터넷 판매로 전환하자 드디어 내 인생에 쨍 하고 해뜰 날이 도래했다.     소매 화랑은 주인이 작품 구입 및 판매까지 직접 관여해야 하기 때문에 중노동에 가까운 시간에 매달린다. 고객들이 직원보다는 주인과 흥정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점심식사는 건너 뛰거나 흡입식으로 삼키는 날이 허다하다.     도매업과 인터넷 판매는 얼굴 없는 장사라서 주인이 나서지 않고 회사 경영에만 관여해 시간은 내 편이다. 적게 일하고 적게 벌면 적게 쓰고 편하게 살면 된다.     해동 하자마자 검색창 지시대로 파워 경작기로 땅 파고 말똥과 좋은 흙을 섞어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각종 씨앗을 구해 뿌리고 모종을 심었더니 깨알처럼 옹기종기 손톱 크기만큼 싹이 돋아난다. 눈 뜨면 텃밭으로 나가 오늘은 얼마나 자랐나 애들 키울 때처럼 키를 재 본다.     청상에 홀로 되신 어머니는 땅의 소출로 자식을 교육시키기 위해 손마디가 휘어지게 호미질을 하셨다. ‘땅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심은 데로 거둔다’는 어머니 말씀대로 땅은 나를 키웠다.     내친 김에 꽃단장한다고 과일나무도 종류별로 심었다. “과수원 할거냐? 어느 세월에 키워 따먹느냐?”고 놀리지만 누군가가 땅의 풍요로운 수혜자가 될 것이다.     ‘”마타리 꽃”/ 소녀는 마타리 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문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그러나 소녀는/ “하나도 버리지 마라.” 황순원의 ‘소나기’ 중 나는 이 대목을 제일 좋아한다.     먼 동이 트는 창가에서 제일 먼저 머리 들고 자란 부추를 다듬는다.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 세상에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작고 여리고 순하고 부족한 것들도 살아있는 한 하늘 향해 키가 자란다.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텃밭에서 더 이상 아등바등 살지 않기로 한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농부 일기 인터넷 판매 농부 변신 인터넷 검색

2023-05-02

인추협, 사랑의 일기 가족 작품 전시회 및 국회 토론회 개최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사장 고진광, 이하 인추협)는 4월 7일 오후 1시부터 4월 8일 오후 5시까지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국회의원회관 3층 전시실에서 사랑의 일기 가족 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시행한 이 행사는 인추협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이 공동 개최했는데, 지난해 11월 12일에 개최됐던 2022 사랑의 일기 큰잔치 세계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의 가족 작품 292개 작품 중에서 전시 승인된 132개 작품을 선정, 정리하고 이젤을 전시대로 활용하여 전시했다.     7일 오후 1시 30분에 국회의원회관 3층 전시실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랑의 일기를 쓰며 성장한 정유현 아나운서의 사회로 개최된 사랑의 일기 가족 작품 전시회 개장식 행사에는 작품 출품 학생 41명, 학생 가족 76명, 국회의원 이명수(충남 아산시갑), 국회의원 이용선(서울 양천구을), 국회의원 최기상(서울 금천구), 국회의원 박영순(대전 대덕구), 권성 전 헌법재판소재판관, 김대남 대통령실 행정관, 이원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교육장 및 교육지원청 관계자, 오장섭 전 교통부장관, 전 국회의원 류근찬 사랑의 일기 재단 이사장, 인추협 정세용 세종지부장, 최상기 부산지부장, 윤석희 대전지부장, 배금란 경기지부장, 양정덕 충남지부장, 인추협 회원, 후원기업 대표인 대한항공 이기광 전무, 태광실업 김여일 전무, 6.25전쟁참전유공자 등 170여 분의 많은 인사가 직접 참석하여 축하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고진광 인추협 이사장의 환영사, 이용선 국회의원의 환영사, 김진표 국회의장 축사 대독, 이원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축사,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축사가 이어지고 오장섭 전 건설교통부장관은 “어린이 여러분 축하합니다.”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하였고, 양형자 국회의원은 축기를 보내주며 축하해주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직접 참여한 전시장 개관 테이프 커팅이었다. 전시장 개관 테이프 커팅은 작품이 전시된 출품자와 가족이 모두 전시장을 에워싸고 함께 테이프 커팅에 참가하여 퇴직 교장선생님이 직접 바느질하여 제작했다는 50m의 오색테이프를 내빈과 함께 어린 학생들이 흰 장갑을 끼고 가위로 자르는 이색적인 이벤트로 진행됐다. 이어서 축하 케익 20개 주위로 이날의 주인공인 어린 학생들이 모여 촛불을 켜고 케익을 자르면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는 어린 학생들이 미래 세대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눈에 띤 참여 학생 가족은 멀리 통영의 죽림초 학생 가족과 제주 인화초 학생 가족들이었는데, 먼 거리를 서슴지 않고 달려와 참여했으며 이외에도 전국에서 많은 학생과 가족이 함께 참석하여 사랑의 일기 가족 작품 전시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대독한 축사에서 “〈사랑의 일기 쓰기 운동〉이 앞으로도 지속되어 인성중심의 교육, 소통하는 가족, 화합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 외에도 이번 행사에 상병헌 세종시의회의장, 배한철 경북도의회의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신경호 강원도교육감도 축사를 보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지난해에 개최됐던 사랑의 일기 큰잔치 세계 대회 1차 심사에서 성적이 우수한 응모자를 대상으로 가족 간의 소통과 화합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가족 작품을 가족이 모두 함께 협동하여 제작하여 출품토록 해 132개 작품을 선정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인추협 고진광 이사장는 “인추협이 지향하는 사회 공동선 추구의 일환으로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위해 우선 가족의 몸과 마음의 건강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족 작품을 제작하게 하였으며 가족 작품의 주제는 우리 가족, 안전, 환경, 통일, 자유 주제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전시회 개장식 행사에 이어 오후 1시 50분에 인추협의 인간성회복운동의 일환으로 사랑의 일기장 300만부 보내기 실천 운동을 선포했다. 대전신흥초등학교 장시우 학생의 일기 쓰기의 다짐과 학부모의 가족 작품 제작 소감 발표 후, 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은 대독한 축사를 통해 일기쓰기를 통한 인성 교육을 강조하고 사랑의 일기장 보내기 운동을 적극 후원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오후 2시 20분에는 전시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함께 모여 국회의원회관 2층 제2간담회실에서 ‘인간성회복을 위한 범국민운동 토론회’도 개최했으며 전시회 행사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별도로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 모여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국회의사당과 국회박물관을 견학했다.     ‘사랑의 일기 운동은 인간성 회복운동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김숙희 용인동백중학교 교사가 ‘일기 쓰기 교육의 현황과 가정, 교사의 역할’을 발제하였고 윤석희 전 글꽃초등학교장과 양천강서교육지원청학교통합지원센터장 정민규 장학관이 토론했으며, 주훈지 경기물류고등학교 교장이 ‘인성과 실력을 갖춘 글로벌 물류 인재 양성’을 발제하였고 정대용 인생기록연구소장이 토론했다.   이어 박성태 시사뉴스 대표가 ‘국민통합과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한 You Best 문화를 형성하자‘를 발제하였고 윤형돈 기부링크 대표와 이성철 남서울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요즈음 이슈화 되고 있는 학교폭력예방을 위해서는 사랑의 일기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해 준 서울특별시강서양천교육지원청 이원실 교육장, 박현주교육지원국장, 정민규 학교통합지원센터장, 김정미 학교통합지원센터 수석장학사가 참석하여 학교 현장에서의 일기 쓰기 교육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한편, 인추협은 지난 1990년부터 우리 사회의 인간성회복 방안으로 사랑의 일기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랑의 일기 운동은 부모의 아동학대 살인사건, 학교폭력사건 등을 예방하고 우리 사회의 황폐한 인간성을 바로 세우는 공동선 추구를 목적으로 시작한 시민운동이다. 인추협은 일기 쓰기가 바른 인성 교육의 좋은 방안임을 확신하고 학생들의 일기쓰기 확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사랑의 일기 가족 작품 전시회와 인간성회복을 위한 범국민운동 토론회 등의 모든 행사는 대한항공과 흥국화재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박원중 기자 ([email protected])인추협 전시회 가족 작품 일기 가족 학생 가족

2023-04-10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2022 사랑의 일기 큰잔치 세계 대회‘ 개최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사장 고진광, 인추협)은 지난 12일 비대면으로 개최한 31회 ‘2022 사랑의 일기 큰잔치 세계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10월 17일까지 전국 187개 초, 중, 고, 대학교와 미국, 필리핀 등의 해외에서 응모한 5000여 명의 학생들의 작품 중에서 1차 일기장 사본 심사, 2차 가족 신문 형태의 과제물 심사, 자신의 소개 포트폴리오의 내용에 따라 선정된 수상자 1916명에 대한 상장 수여가 진행됐다. 수상자의 상장은 우편 발송할 계획이다.   이번 ‘2022 사랑의 일기 큰잔치 세계 대회’에는 교육부장관, 통일부장관, 환경부장관, 각 시도시장, 도지사, 각 시도의회의장, 각 시도교육감, 기타 언론기관장, 대한항공 등 43개 기관장이 상장을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2022 사랑의 일기 큰잔치 세계 대회 권성 대회장의 대회사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축전이 낭독됐다.   이어 김진부 경상남도의회의장,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감, 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 류근찬 사랑의 일기 재단 이사장의 축사와 고진광 인추협 이사장의 인사말이 있었으며 수상사 상장 수여가 있었다.   수상자를 발표하는 중간 중간에 수상자들이 수상 소감을 발표했고 멀리 시카고와 필리핀에서 보내온 수상 소감 동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날 부총리겸교육부장관상은 김숙희(동백중 교사), ㈜MBC문화방송 대표이사상은 Isabella Kim(The Frances Xavier Warde School 6), GERALDO CABANAWAN(MRTMHS HIGH SCHOOL 9) 등이 받았다.   사랑의 일기 큰잔치는 1992년부터 개최됐으며 정부 각 부처, 시도청, 시도의회, 시도교육청, 언론기관 등에서 상장을 후원했다. 올해 대회에는 43개 기관장이 후원 기관으로 참여했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이사장은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해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이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현 기자 [email protected]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큰잔치 일기 큰잔치 일기장 사본 류근찬 사랑

2022-11-14

미 FBI, '바이든 딸 일기 도난사건' 수사…보수단체 압수수색

미 FBI, '바이든 딸 일기 도난사건' 수사…보수단체 압수수색 '프로젝트 베리타스' 창립자 "우리는 공개 안했다" 주장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미 대선 직전 불거진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막내딸 일기 도난 사건과 관련해 한 보수단체 관계자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는 이날 오전 6시께 보수단체 '프로젝트 베리타스'의 창립자 제임스 오키프의 뉴욕주 마마로넥 아파트에 들이닥쳐 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이 사안에 관해 보고받은 소식통과 이웃 목격자들이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도 FBI는 오키프의 측근 2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NYT가 전했다. 일련의 압수수색은 바이든 대통령의 막내딸 애슐리 바이든(40)의 일기가 도난당한 사건에 관한 수사 절차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10월 미 연방 법무부는 개인 물품을 여러 개 도난당했다는 애슐리의 신고에 곧바로 수사를 시작했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애슐리의 일기 사본 수십장이 한 극우단체 홈페이지에 공개됐으나,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미국의 유력 매체들은 아무도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프로젝트 베리타스'도 일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으나, 진본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윤리적 결정"을 했다고 오키프는 주장했다. 오키프는 전날 '프로젝트 베리타스'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작년 하반기 우리는 애슐리 바이든의 일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정보원들의 연락을 받았다"며 문제의 일기를 수사당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합법적이고 정직하게 행동한 언론인들을 겨냥하고 있다"며 '정치적 수사'로 규정한 뒤 "우리는 책임 있고 윤리적인 저널리즘답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몰래카메라를 동원하는 '함정 취재'로 민주당 정치인과 노동단체, 언론매체 등을 공격해온 보수 성향 단체다. 이들은 전직 영국 스파이 리처드 세든으로부터 스파이 기술을 교육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애슐리 바이든의 일기를 공개한 단체와 오키프, 세든 사이의 연관성도 제기된다. 일기가 공개된 극우 홈페이지를 소유한 '플라이오버 미디어'라는 회사 주소가 세든의 컨설팅회사 주소와 같고, 오키프도 한때 같은 주소를 사용하는 회사의 사장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도난사건 보수단체 보수단체 압수수색프로젝트 일기 도난사건 보수단체 프로젝트

2021-11-07

[취재일기] 미국 오는 의원들 짜놓은 공식?…우편투표 요구에 뻔한 핑계만

화중지병 견이불식 빛 좋은 개살구. 내년 총선과 대선부터 실시되는 재외국민 선거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재외국민에 대한 참정권 제한은 대한민국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부분적이나마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권이 회복됐지만 재외국민의 실질적인 투표권 행사는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법 아래에서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자는 한국의 98배에 해당하는 면적에 설치된 10개 공관에서만 유권자 등록과 투표를 할 수 있다. 공관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사실상 투표권 행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회의원들의 미국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소속 정당이나 개인 후원 모임을 결성하거나 동포간담회를 통해 한인들의 표심을 읽기 위해서다. 지난 23일 LA 한인타운에서 열렸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동포간담회도 그중 하나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인들은 우편등록과 우편투표 순회투표소 설치 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자신들의 경험과 상황을 설명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경재 정개특위 위원장이나 김정훈 정개특위 공직선거관계법심사 소위원장 김혜성 정당.정치자금법심사 소위 위원이 내뱉은 말들은 원론적인 수준을 넘지 않아 참석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너무나 뻔한 이야기에 전개방식도 천편일률적이어서 재외국민 참정권과 관련해 이미 짜인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였다. "소속 정당과 내가 참정권 통과를 위해 애썼고 재외동포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등등. 우편투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선거의 '공정성'과 '편의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국내(한국)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부정투표의 여지가 많다 선거결과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납세 및 병역의무에서 벗어난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준 것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한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선관위가 보여주는 모습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헌법이 규정한 독립기관으로서의 활동을 다하기보다는 정치권의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우편투표 등과 관련 국회의원들은 시행기관인 선관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고 선관위는 자신들은 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결단을 내려 법을 개정하면 되는 문제라고 발을 뺀다. 재외선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정치권과 선관위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불안 때문에 재외국민 선거의 편의성을 제한하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를 바 없다.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편의성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서둘러 재외국민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립서비스를 위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지 말고 진정한 공복의 자세로 재외국민선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한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2011-05-24

[취재일기] 체질개선 필요한 한인상의

지난 17일 열린 LA한인상공회의소(이하 상의) 정기 이사회에서는 에드워드 구 차기회장의 회장 당선이 공식 확정되고 이사들이 이를 박수로 반기면서 표면적으로 순조롭게 시작됐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잠시. 곧 이어 구 차기회장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이날 회의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구 차기회장은 '업무 인수인계에 현 회장단이 딴지를 걸고 있다'며 몇가지 사항을 요구했고 김춘식 회장은 '원칙을 지키자는 의미'라고 맞섰다. 이날 모습은 상의가 안고 있는 원론적인 문제를 그대로 표출했다. LA 한인상의의 정체성은 애매하다. 상공인들의 권익을 대표하는 단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봉사단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그렇다고 상공인들의 연합체도 아니다. 상의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어정쩡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잉태된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역시 '돈'이다. 상의 재정은 크게 두 가지로 충당이 된다. 첫번째는 회장단 및 이사장단이 내는 공탁금과 이사들의 이사회비다. 두번째는 각종 행사를 통한 수익금인데 상의 행사는 신.구회장 이.취임식과 매년 봄에 열리는 '상공인의 밤' 행사가 대표적이다. 이런 사정이기에 상의 재정은 뻔하다. 지금까지는 회장이 모자라는 자금을 보충하는 식이었지만 이런 식으로는 조직이 운영될 수 없다. 이쯤에서 상의는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우선 단체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주류사회의 상공회의소는 일종의 로비 단체의 성격을 띤다. 상공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한다. 그러기에 회원들도 기꺼이 회비를 내고 가입한다. 회장도 CEO 개념이다. CEO다 보니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뛴다. 상의가 꼭 이런 모습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우선 재정 확립부터 이뤄져야 한다. 그러자면 조직 자체도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또한 이사들만의 단체가 아닌 실질적인 회원을 가진 조직이 돼야 한다. 회원이 없는 단체가 과연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상의는 이제 새로운 회장단을 맞는다. 체질 개선을 통해 명실상부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경제 단체로 거듭날 상의를 기대해본다.

2011-05-19

[취재일기] 늦어진 주총…한인은행의 현주소

보통 5월이 되면 한인은행가는 연례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5월 하순 경이다. 2007년만 봐도 남가주 일대에 본점을 둔 12개 은행 가운데 8개 은행이 이 기간에 주총을 치뤘다. 그래서 보통 5월 하순을 은행가에서는 '주총 시즌'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2007년 미래은행은 가장 늦은 9월17일에 주총을 열었다. 미래 주총은 일부 주주들이 1년새 부실대출이 250% 늘었다며 경영진과 이사진의 책임론을 거론했고 한 주주는 자신이 이사가 되겠다며 표대결까지 벌이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로부터 1년 반 정도가 지난 뒤 이 은행은 폐쇄됐다. 결과론적일지 몰라도 주총을 늦게 열 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5월 하순을 '주총 시즌'이라 부르기는 어려울 듯 하다. 10개 은행 가운데 윌셔 새한 US메트로 등 3곳만이 '시즌' 중에 주총을 열 뿐이다.〈표 참조> 나라와 중앙은 합병 문제가 있고 한미는 우리금융과의 관계를 이어갈 지 증자는 할 것인지 등의 이슈가 있다. 태평양은 지난 해 가을과 올 4월의 증자 등으로 주주 구성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변화가 많았고 커먼웰스는 불과 한달여 전에 행장 교체가 있었다. 윌셔도 지난 11일 증자를 마무리짓지 못했다면 주총 일정을 뒤로 미뤄야 했을테다. 한미를 보면 2007년 5월23일 2009년 5월27일이었다가 작년은 7월28일이었는데 5월 말에 우리금융과 계약을 맺고 7월 초에 1억2000만달러 증자를 끝낸 뒤에야 주주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한도 마찬가지다. 작년 3월 극적으로 6060만달러 증자에 성공하고 이사진 구성에 진통을 겪다가 10월28일에야 주총을 열었다. 올해는 5월25일이다. 주총은 이전 1년간의 경영 실적을 주주들에 알리고 이사진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중요한 이슈에 대한 허락을 받는 자리이다. 사전적 의미로 '주주에 의해 구성되는 주식회사 내부의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이다. 그렇다면 주총이 너무 늦게 열리면 이날 주주들에 제공되는 2010년도 연례보고서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꼭 언제 주총을 열라는 법은 없다. 늦춰지는 이유도 있고 그럴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는 법이니까. 다만 늦어진 주총 일정이 한인은행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2011-05-17

[취재일기] 자바시장 줄잇는 강·절도 사건, "피해 한인들 제발 신고하세요"

지난 4월 중순 한인의류협회는 LA다운타운에 있는 관할 경찰서 두 곳을 방문했다. 강도 및 절도 사건 피해가 끊이질 않으니 방범 활동을 강화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3 4월 두 달 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자바시장의 강.절도 사건만 해도 4번에 걸쳐 피해액이 약 8만 달러나 됐다. 크리스토퍼 김 회장과 이윤세 이사장 등 협회 임원 5~6명은 점심 시간에 맞춰 뉴튼과 센트럴 경찰서를 찾아 식사대접도 하고 관내 불우 학생을 돕기 위한 장학금도 1000달러씩 전달했다. 뉴튼과 센트럴 경찰서 측에서는 전에 없던 일이라며 고마워 했다. 뉴튼 경찰서의 로버트 로페스 서장은 "우리 경찰서와 이런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만든 건 한인이 처음"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런데 정작 협회 임원들은 최근의 강.절도 사건을 언급하며 방범 활동 강화를 요청하면서 당혹감을 느꼈다고 한다. 경찰서에 한인 의류상과 관련해 접수된 사고 리포트가 전혀 없다는 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협회 임원들은 부랴부랴 최근 신문들을 조회해 사고 내용을 알려 주고 순찰 강화를 요청했다지만 황당한 일이었다. 물론 사고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고를 당한 한인 상인들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LAPD의 그레고릭 백 공보관은 "한인들은 피해가 작으면 그냥 덮으려고 하는 데 사실 경찰에 알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 공보관은 "혹시 신고를 했다가 법원 출두 등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런 신고가 쌓이면 경찰에서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경찰서를 방문해 식사 대접을 하는 것보다 신고를 철저히 하는 게 방범 강화를 위해서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방범 강화 요청을 위해 두 번이나 경찰서를 방문을 했던 협회 임원들은 요즘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제발 좀 경찰에 신고 좀 해 주세요."

2011-05-10

[취재일기] 중의사 명칭변경 막은 '단합의 힘'

상대는 캘리포니아 주 의회. 목표는 한의학이라 불리는 동양의학(Asian Medicine)을 중국의학(Chinese Medicine)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막는 것. '저지 작전'은 2개월 정도가 소요됐고 통쾌하게 성공했다. 임무를 수행한 가주한의사협회 등 한인 커뮤니티는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조직력과 결속력 악착같은 대응이 '무기'였다. 중국계 릴랜드 이 주 상원의원은 지난 2월 가주 한의사 공식 면허 명칭을 현재 '침구사 면허(Licensed Acupuncturist)'에서 '중의사(Doctor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으로 변경하자는 개정안을 상정했다. 가주한의사협회는 곧바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법안 반대 서명지를 개인별로 관련 위원회 소속 의원 9명 사무실마다 보냈다. 또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 등과 연계해 이 지역을 관할하는 릴랜드 이 의원 사무실에 한인 커뮤니티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의사협 임원진은 새크라멘토로 올라가 릴랜드 이 의원을 직접 만나 재차 반대 의견을 전했고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한국어 시험이 중국어로 잘못 출제된 가주 한의사면허 시험 사태를 계기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사태 해결 촉구와 함께 중의사로의 명칭 변경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남가주에서 전개하며 측면 지원했다. 한의사협 임원진은 2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위원회 공청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부터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반대 증언을 했다. 주력진과 측면 지원팀의 지칠 줄 모르는 공격은 결국 빛을 발했다. 그날 공청회에서 릴랜드 이 의원으로부터 중의사로의 명칭 변경에 대한 내용을 삭제한다는 답을 얻어냈다. 한인 커뮤니티의 일사불란한 결속력도 크게 작용했다. 한의사협회 혼자만으로는 힘들었을 수도 있다. 한미연합회(KAC).유학생센터.한인타운노동연대.한인변호사협회.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한인타운청소년회관.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아태법률센터.아태여성보호센터 등 무려 9개 단체가 똘똘 뭉쳤다. 여기에 한인 대학생들도 나섰다. UCLA 한인 학생회(UKV)는 3일 캠퍼스 내에서 서명운동을 펼쳐 200여 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업계 관련 단체는 물론 한인 뿐만 아니라 아태계 비영리 단체 학생들까지 모든 커뮤니티 멤버가 함께 한 것이다. 또 한인 커뮤니티에서 나아가 아태계의 관심과 동참까지 얻어냈다. 그 점성(粘性)은 한인 커뮤니티가 중국계 커뮤니티에 밀릴 수 없다는 자존심이었다. 뭉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2011-05-03

[취재일기] 뿌리는 같은데…요식업 단체는 3개

'식도락(食道樂)'이라는 말처럼 음식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삶의 요소다. 물론 먹어야 살 수 있다는 본능은 두말 할 여지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음식 문화를 이끌어가는 음식점 대표들이 모인 단체들의 행보가 결코 즐거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음식업'이라는 동일한 기반을 두고 3개의 단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요식업협회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그리고 새롭게 탄생한 남가주 한인음식업 연합회(KAFRA)다. KAFRA는 26일 20여 한인 음식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했다. KAFRA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일하는 단체가 되겠다"며 한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 나가겠다고 했다. 또 고객들이 믿고 올 수 있는 음식점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도 했다. 취지도 좋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대가 된다. 하지만 그 시작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성격이 비슷한 기존의 단체(요식업협회)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식업협회가 지금까지 활동도 미미했고 제 역할을 못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새 단체의 출범에 앞서 한 단체로의 업그레이드를 추구했던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3개 단체가 경쟁하는 모양새가 됐다. 음식업 단체가 3개나 생긴 것은 한식에 대한 위상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 것이다. 또 한인들이 경영하는 음식 비즈니스들의 발전에 따른 성장통일 수도 있다. 남가주에만 1000여개가 넘는 음식관련 업체들이 있다고 한다. 요즘 이들 업소는 패티오 금연법이나 푸드 핸들러 등 달라진 규정에 대처하기에도 분주하다. 그렇다면 이들 단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진다. 같은 뿌리라고 했다. 뿌리가 갈라지고도 잘 자랄 수 있을지에 대한 답도 명확해 보인다.

2011-04-27

[취재일기] '봉제공 출신' 김문수 지사의 '꼼꼼한' 훈수

"봉제는 절대적으로 노동력이 중요합니다. 그냥 막 추진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한인 의류협회와 경기도 북미사무소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동두천 봉제단지 조성이 '봉제공' 출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깐깐한 한 마디에 살짝 제동이 걸렸다. 지난 22일 LA페이스에서 열린 경기섬유마케팅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김 지사는 행사를 마친 뒤 의류협회 사무실에 들러 커피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기 북미사무소의 이태목 소장은 김 지사에게 봉제단지 조성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경기도로선 미주한인 투자를 유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자바 의류상은 중국보다 기술력이 뛰어나고 수입 절차도 간편한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게 게 득이 되는 사업이다. 당연히 '좋은 아이디어'라는 격려성 말이 나올 법 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금 한국도 봉제할 만한 인력은 다 외국으로 나가서 구하기 어렵습니다. 봉제단지 조성은 좋은 데 그에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조달할 지 등의 꼼꼼한 검토가 우선돼야 합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제 한국은 봉제를 해도 고급화 쪽으로 가야 합니다"라고 말한 김 지사는 "제가 봉제 쪽은 경험이 좀 있지 않습니까. 미싱부터 시아게(마무리)까지"라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지사는 1974년 서울대 재학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제적된 후 청계천 피복공장에 취업해 노동운동을 한 경험이 있다. '봉제공 출신' 지사의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김 지사가 지적한 봉제인력 수급 방안을 놓고 동두천 일대에 거주하는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나 일거리를 찾는 가정주부 혹은 교도소 재소자 심지어 중국의 조선족이나 북한 개성공단 주민들을 활용하자는 의견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김 지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봉제 물량을 해낼 만큼 그렇게 많지도 않고 재소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국가에서 밥 먹여 주는 데 봉제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선족들도 3D 업종인 봉제 노동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며 개성공단 인력은 남북통일이나 된 다음 일이니 말을 꺼낼 이유도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지사는 봉제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했지만 실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실무자들의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실제로 김 지사는 단지조성 추진에 공무원들이 앞장서지 말고 봉제공장 운영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댈 것을 주문했다. 김 지사는 "공무원들은 법조문은 잘 파악하겠지만 다른 일은 잘 모릅니다. 실무자가 주도하는 TF팀을 꾸려 추진하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011-04-25

[취재일기] 한인사회 "We can do it"…다음은 타운 선거구 단일화다

지난달 24일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의 커뮤니티자문위원회(CAC) 회의에 LA한인타운 윌셔와 버몬트 주상복합 건물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위해 참석한 JH스나이더 그룹의 제리 스나이더 회장은 강경했다. 주민들은 저소득층 주거공간과 커뮤니티센터 등 기업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요구했지만 그는 윌셔와 버몬트 프로젝트의 일자리 창출 및 타운 경제 개발 효과 외에 다른 커뮤니티 혜택을 제공할 의사가 없어보였다. JH스나이더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CRA/LA에 공공기금 지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한인 커뮤니티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와 코리아타운 아트&레크리에이션 센터(K-ARC) 관계자들은 꾸준히 CRA/LA와 허브 웨슨 시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을 만나 커뮤니티의 요구를 전달했다. 그리고 강경했던 스나이더 회장은 CRA/LA 위원회 공청회 전날인 20일 밤 한인 커뮤니티 관계자들과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저소득층 96 유닛 건립과 커뮤니티센터 100만 달러 기부는 물론 커뮤니티센터의 기금모금과 설계.건축까지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JH스나이더 그룹 입장에서는 쉽게 얻을 수도 있었던 공공기금 지원이 한인 커뮤니티의 반대로 계획을 수정하면서까지 진행해야 하는 어려운 프로젝트가 된 셈이다. 크리스틴 에셀 CRA/LA 최고경영자(CEO)는 "20년 동안 CRA에서 일했지만 이같은 커뮤니티 지지는 본 적이 없다"며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이슈다. 4.29 폭동에서 피해를 입고도 어디 찾아가서 하소연하고 보상을 요구할 수도 없었던 1992년 이후 20년이 지났다.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는 이제 타운이 포함된 윌셔센터/코리아타운과 미드윌셔 재개발 프로젝트의 통합을 막아냈고 타운홀 미팅에는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주 정부 적자로 인한 CRA 폐지가 불거지자 이를 반대하는 4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윌셔와 호바트에 공원 조성과 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윌셔와 호바트 부지를 CRA/LA가 매입하는 안건은 5월 19일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공원과 커뮤니티센터를 바라는 한인 커뮤니티의 바람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다. 다음 단계는 선거구 재조정 참여다. 이렇게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이렇게 한 단계씩 밟는 것이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이 될 것이다.

2011-04-22

[취재일기] 왔다가 간 돈…이보다 창피할 순 없다

올해 초 노인 및 커뮤니티 센터 관련 기사를 쓸 때다. 한 교회가 기자에게 문의를 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 점심을 대접하고 싶은데 노인센터가 적합할 것 같다며 언제쯤 문을 여는 지 알려 달라고 했다. 또 다른 한인 단체장은 외로운 남녀 노인들의 만남자리로 노인센터가 좋을 것 같은데 개관 날짜가 언제냐고 물었다. 하지만 노인센터는 한인들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개관식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2일 노인센터측과 한인회측이 극적으로 합의해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으로부터 190만 달러 자금 확보를 이끌어 낼 때까지만 해도 느낌은 좋았다. 그러나 한달하고도 12일이 지났는데 여전히 시로부터 돈도 받질 못하고 개관 소식도 없다. CRA의 자금을 집행하는 에스크로 회사가 보낸 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아 돈이 지급되질 않고 있는 것이다. 돈 받을 사람들이 서명을 안 하니까 1차 지급분 90만 달러는 이번 주 다시 CRA로 돌아갔다. 기가 막히고 창피하고 분통이 터진다. 한인회나 노인센터 이사회 양측 주장도 좋지만 한인사회의 대표라면 실익도 챙겨야 한다. 한인회는 한인이 있어서 존재하고 한인을 위해 존립한다. 노인센터는 노인이 있어서 존재하고 노인을 위해 존립한다. 공통점은 한인노인의 복지 향상이 그들의 주된 업무다. 우리 어르신들의 사랑방 하나 열어주자는데 그 것도 시가 돈을 제공한다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가. 이런 한심한 상황까지 몰릴 정도로 우리 사회의 리더십은 없단 말인가. 이제라도 양측이 조금씩 양보했으면.

2011-04-1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