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중의사 명칭변경 막은 '단합의 힘'
이재희/사회부 기자
중국계 릴랜드 이 주 상원의원은 지난 2월 가주 한의사 공식 면허 명칭을 현재 '침구사 면허(Licensed Acupuncturist)'에서 '중의사(Doctor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으로 변경하자는 개정안을 상정했다.
가주한의사협회는 곧바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법안 반대 서명지를 개인별로 관련 위원회 소속 의원 9명 사무실마다 보냈다. 또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 등과 연계해 이 지역을 관할하는 릴랜드 이 의원 사무실에 한인 커뮤니티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의사협 임원진은 새크라멘토로 올라가 릴랜드 이 의원을 직접 만나 재차 반대 의견을 전했고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한국어 시험이 중국어로 잘못 출제된 가주 한의사면허 시험 사태를 계기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사태 해결 촉구와 함께 중의사로의 명칭 변경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남가주에서 전개하며 측면 지원했다. 한의사협 임원진은 2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위원회 공청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부터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반대 증언을 했다.
주력진과 측면 지원팀의 지칠 줄 모르는 공격은 결국 빛을 발했다. 그날 공청회에서 릴랜드 이 의원으로부터 중의사로의 명칭 변경에 대한 내용을 삭제한다는 답을 얻어냈다.
한인 커뮤니티의 일사불란한 결속력도 크게 작용했다. 한의사협회 혼자만으로는 힘들었을 수도 있다. 한미연합회(KAC).유학생센터.한인타운노동연대.한인변호사협회.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한인타운청소년회관.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아태법률센터.아태여성보호센터 등 무려 9개 단체가 똘똘 뭉쳤다. 여기에 한인 대학생들도 나섰다. UCLA 한인 학생회(UKV)는 3일 캠퍼스 내에서 서명운동을 펼쳐 200여 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업계 관련 단체는 물론 한인 뿐만 아니라 아태계 비영리 단체 학생들까지 모든 커뮤니티 멤버가 함께 한 것이다. 또 한인 커뮤니티에서 나아가 아태계의 관심과 동참까지 얻어냈다.
그 점성(粘性)은 한인 커뮤니티가 중국계 커뮤니티에 밀릴 수 없다는 자존심이었다.
뭉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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