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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구순의 영원한 현역작가 김윤신

4월20일 개막하는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주제는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Foreigners Everywhere)’이다. 세계적으로 팽배한 외국인 혐오 현상과 개인이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어디엘 가든 외국인을 만날 것이라는 물리적인 뜻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방인’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담고 있다.   이 주제는 타향땅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인 우리에게 좋은 자극과 격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이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 재해석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의 예술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외국인, 이민자, 실향민, 망명자, 난민 예술가들의 작업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물리적 이방인의 의미를 확장해, 오늘날 성 정체성으로 인해 박해받고 소외되는 퀴어 예술가, 독학으로 작업 활동을 시작한 예술가와 민속 예술가 등 미술계의 변방에서 겉도는 인물들, 그리고 모국 땅에서 여전히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토착 예술가 등의 실천을 조명할 것이다.”   본전시에 초청된 작가는 모두 332명이다. 한국 작가로는 작고한 이쾌대(1913-1965), 장우성(1912-2005)과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퀴어 역사와 예술’을 다뤄온 작가 이강승과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는 원로 여성 조각가 김윤신 등 4명이 초청되었다.   단연 우리의 눈길을 끄는 작가는 김윤신이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구순을 앞둔 할머니 조각가, 영원한 현역작가, 동서남북의 작가, 오랜 세월 타국생활을 하며 올곧게 자기 예술세계를 지켜온 작가 등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 김윤신은 예술가로는 물론,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참 많은 작가다.   우선 이방인의 삶에 주목하게 된다. 김윤신은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파리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대학교수로 봉직하면서 왕성한 작가활동을 했다. 그러다 1984년 아르헨티나에 사는 조카에게 놀러 갔다가 그곳의 드넓은 대지와 굵고 단단한 나무에 매료되어 그냥 눌러앉아 버렸다. 매력적인 나무가 조각가의 영혼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후 40년 동안 그곳을 기반으로 활동했다. 조각에 좋은 돌을 찾아 멕시코에서 잠시 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한국에서는 ‘잊혀진 작가’가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지난해 구순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 것을 계기로 재조명되며, 유명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맺고 전시회를 가진데 이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작가로 초대되는 등 ‘뒤늦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자유로운 이방인의 삶은 예술가 김윤신을 떠받치는 저력 중의 하나라고 여겨진다. 변방의 삶은 힘들고 외롭지만, 엄청난 가능성과 자유를 내포하고 있다. 많은 디아스포라 예술가들의 빼어난 작품들이 이를 증명한다.   “조각은 내 마음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하는 작가 김윤신의 예술세계는 자연의 근원적 생명력과 하나되는(合一) 자세를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다. 나무와 돌 등 자연 재료가 지닌 본래의 속성을 강조하는 작업, 자연의 원시적 느낌과 강인한 에너지, 토템이즘의 힘으로 충만한 작품들을 통해 사랑을 강조한다.   “내 작품은 영원한 삶의 나눔이 주제다. 그 본질은 사랑이다. 내면에는 원초적 생명력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이와 같은 작가의 예술적 소신이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작업하는 원동력이다. 작가는 말한다. 정신이 번쩍 드는 자극과 격려가 되는 죽비의 말씀이다.   “나이가 들어서 못 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어떤 정신으로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현역작가 김윤신 퀴어 예술가 토착 예술가 민속 예술가

2024-04-18

[문화산책] 생명 사상과 여성시대

매해 3월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라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 지나쳐버렸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뜻깊은 기념일로, 세계적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일 년에 하루만이라도 부당한 차별에 시달리는 여성들에 대해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는 뜻을 담은 날인 모양이다.   왜 여성의 날만 있냐고 투덜대는 남성들을 위해 ‘세계 남성의 날’도 있다. 11월19일이란다. 1990년대에 시작된 이 날은 유엔이 지정한 공식 기념일은 아니지만, 영국을 포함해 약 80개국에서 기념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참 아찔하다. 우리 인류가 인류의 절반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무지막지한 짓을 그토록 오래도록 태연스럽게 저질러왔다니….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여성시대가 환하게 열리고 있다.   나는 그동안 “인류의 미래는 여성시대가 될 것이다. 특히 예술계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미 상당 부분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는 요지의 글을 여러 번 썼다. 주로 미술계를 중심으로 그런 생각을 밝혀왔다.   “여자들에게 잘 보여서 편하게 살자는 잔꾀 아니냐!”라고 비아냥거리는 분도 더러 있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럴만한 사상적 근거와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말이다. 당장 오늘의 현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예술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한국 여성 예술가들의 이름만 열거해보면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올해 가을에 열릴 제15회 광주 비엔날레 초대작가 선정에 대한 예술감독 니콜라 부리오의 말을 들어본다.   “비엔날레는 미술관 전시와 달리 지금의 현대미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생존 작가로만 구성했다. 내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가졌는지, 단순히 예쁜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요소를 가졌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여성 작가가 43명으로 절반 이상인데, 일부러 성비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현대미술에서 그만큼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의미다.”   많은 선각 지식인들이 여성시대를 예견하고 주장했는데, 김지하 시인도 대표적인 사람 중의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바람에 ‘배신자’로 낙인찍혀 큰 고통을 받으면서도 여성에 대한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김 시인은 현 시대정신이 “여성에 의한 여성적 세계”라며 “부드럽고 너그럽고 따뜻한 것 아니면 사람 살기 힘들다”고 설파하고 모성(母性), 살림, 모심, 섬김 등의 개념을 강조했다.   김지하의 이런 생각은 동학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학은 여성을 ‘개벽의 실천적 주체’로 존중하며,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최고의 ‘모심’을 강조한다.   “해월 선생은 미래의 주체로서 어린이를 한울님으로 존중하여 때리지 못하게, 억압하지 못하게 엄중히 말리고 배 속의 아이마저 한울님이라 했으며, 여성을 개벽의 실천적 주체로 보고 여성 주부들의 살림과 수련원칙인 내칙(內則), 내수도문(內修道文)을 동학 실천의 제1 원칙으로까지 들어 올리셨습니다.”-김지하 시인의 강연 중에서   여성 예술가의 힘을 믿고 기대를 거는 핵심적 근거는 생명 사상, 즉 어머니의 사랑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살림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예술의 본질과 바로 맞닿아 있다. 실제로 대가들의 많은 작품에는 이와 같은 생명 사랑이 바탕에 진하게 깔려 있다. 그래서 감동적인 것이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자연스럽고 훌륭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고흐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한 구절이다. 이런 근본적 깨달음이 우리를 감동으로 적시는 진솔한 그림을 탄생시킨 핵심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여성시대 생명 여성 예술가 생명 사상 여성적 세계

2024-04-11

[문장으로 읽는 책]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위장에 껍질째 들어가 있는 성게를 꺼낸다고 생각해 보자. 성게를 꺼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성게는 꺼내지면서 끝끝내 위장부터 입안까지를 모조리 훑고 헐어내면서 나올 것이다. 그래, 꺼냈으니 이제 성게가 없다, 라고 하기에는 이미 내 속은 성게의 흔적이 완연하다못해 피를 펄펄 흘릴 것이다. 그 피는 왠지 철철보다는 펄펄이다. 끓어나오는 피일 것이고, 또 그 피는 피대로 내부 장기를 덮어 계속해서 안쪽 면을 태울 것이다.     이반지하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어린 시절 작가가 겪은 트라우마에 대한 글이다. 잔혹한 기억이 남긴 생채기를 이토록 선명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본명 김소윤, 독보적인 퀴어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반지하의 에세이집이다. 인용문처럼 혈관을 팽팽하게 긴장시키는 글부터 머릿속에 ‘ㅋㅋㅋ’가 무한 재생되는 글까지, 에세이스트로서의 재능도 확인시킨다.   ‘퀴어’라는 정체성에 대해서는 이렇게 썼다. 그에게 이반지하는 “닉네임이나 부캐 같은 게 아니라, 한국에서 퀴어 예술가로 산다는 것 자체”다. “이반지하는 혼돈이다. 이반지하는 간단명료하게 정의되지 않는다. 이반지하는 정의할 수 없고 어떤 카테고리 하나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렇게나 이랬다저랬다 하는 그런 마음들이 만나는 곳이 이반지하인 것은 아닐까.” “이반지하는 되는 게 아닙니다. 태어나는 겁니다. 날 때부터 많은 갈등과 트러블을 안고 이 땅에 태어나는 겁니다. 폭탄처럼 탁 떨어지는 거예요.”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이반지하 이웃집 이웃집 퀴어 퀴어 퍼포먼스 퀴어 예술가

2024-02-07

2024 LA 아트쇼 돌아온다

LA 아트쇼(LA Art Show)가 다음 달 14~18일까지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며 LA의 2024년 아트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LA 아트쇼는 100개 이상의 글로벌 갤러리, 박물관 및 비영리 예술단체가 참여한다. 올해 LA 아트쇼는 여배우 루시 헤일 사회로 밸런타인데이 오프닝 나이트 프리미어 파티로 시작한다. 모든 티켓 수익금의 15%는 미국심장협회 ‘라이프 이즈 와이’ 캠페인에 기부된다.     올해도 카산드라 보이야기스 프듀서이자 감독의 지휘 아래 LA아트쇼는 한국을 포함, 필리핀, 이탈리아, 이스라엘, 페루 등 다양한 국가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가장 포괄적인 현대 미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LA 아트쇼의 비영리 프로그램 중 하나인 다이버스아트LA는 7개의 예술기관과 협력해 기억, 인류, AI의 교차점을 탐구한다. 네바다 미술관에서는 현대 예술가 기예르모 버트의 ‘더 저니’, 보고타 현대 미술관에서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카를로스 카스트로 아리아스의 ‘신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의 LP갤러리는 3D 음영으로 초현실적인 자화상을 만들기 위해 피부에 그림을 그리는 일루전 아티스트인 윤다인씨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에서 젊은 여성으로서 직면했던 문제 해결부터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까지 창의적인 진화를 보여준다.     흑인 역사의 달에 맞춰 태냐 웨드 마이어 갤러리는 4명의 흑인 예술가 작품을 통해 정체성, 회복력 등 다양한 주제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세계적인 사진대회인 ‘더 소울 오브 유어 시티’ 우승작 전시회도 주목할 만하다. LA의 패브릭 프로젝트 갤러리는 현지 사진작가들의 렌즈를 통해 도시의 숨겨진 모습을 공개한다.     비영리단체 애스리스 포 라이프 파운데이션(ALF·대표 그렉 벨)이 2024 LA 아트쇼와 협력해 개최한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아트앤더스쿨(Art “n” the School)’ 아트 컨테스트 수상 작품이 그렉벨 대표의 미술컬렉션 작품과 함께 전시된다.     ALF는 전직 풋볼 선수인 그렉 벨이 설립한 스포츠 지원 비영리단체로 중고등학생들이 예술을 경험하고 최고 예술가와 갤러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컨테스트를 마련했다.      전 세계 3대 아트쇼로 손꼽히는 LA 아트쇼는 20만 스퀘어피트 전시장에서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조각, 설치미술 등 현대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해마다 LA 아트 쇼에서 판매되는 작품은 2만개로 매출은 3000억 달러 규모다.     제29회 LA 아트쇼는 LA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서 열리며 입장료는 35달러다.   ▶주소: 1201 S Figueroa St. LA   ▶문의: laartshow.com   이은영 기자아트쇼 la컨벤션센터 la 아트쇼 현대 예술가 네바다 미술관

2024-01-28

한인 공연 예술가 강주은 뉴욕 무대서 맹활약

  문학·영화·연극·회화 등 다방면의 예술 장르에서 퍼포머와 창작가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뉴욕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인 공연 예술가 강주은(JueunKang)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을 배우 그리고 ‘부조리 공연을 만드는 사람(absurdist performance maker)’으로 소개하는 강주은은 중학생 때부터 꿈을 찾고자 서울에 있는 가족과 집을 떠나 밴쿠버, 보스턴, 미시간을 거쳐 시라큐스와 런던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2년 전 뉴욕에 도착했다.     그 동안 뉴욕에서 무려 16개의 독립영화를 쉬지 않고 꾸준히 찍어온 그의 활약들은 올해 결실을 맺으며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35회 뉴 페스트 영화제(35th New Fest Film Festival) ▶2023 뉴욕 단편 국제영화제(New York Short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3 스웨덴 보덴 국제영화제(Sweden Bode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3 런던 바운드리스 국제영화제(London Boundles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3 뉴욕 한인 영화제 KAFF (Korean American Film Festival) 등 유명 국제 독립영화제 수상·선정작인 ‘디어바네사(DEAR VANESSA)’, ‘콜라(COKE)’, ‘나에게서 멀리(FAR FROM ME)’ 등의 주연 배우로 연이어 출연, 뛰어난 연기력으로 세계 영화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주은이 카메라 앞에 있지 않을 때엔 주로 자신이 직접 극작 기획·연출 및 무대제작 그리고 퍼포머의 역할까지 맡으며 컨템포러리 광대극, 부조리극, 이머시브 전시 퍼포먼스 등 실험적인 융합예술 의식을 담아 경계를 초월하는 듯한 독특한 공연 형태로 관객과의 교감을 넓히고 있다.     특히 강주은의 대표적인 창작 부조리극 ‘조용한 섬들(ISLANDS NEVER SAY)’은 뉴욕의 ‘그래쓰루츠 극단’과 ‘더 쎌 극장’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매진과 함께 성공적인 초연을 치르며 뉴욕 첼시 관객들과 평단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또, 그의 오랜 친구이자 콜라보레이터인 채 리(Che‘Li)와 공동창작한 광대극 ‘두 여자(DOO INDAYZ)’는 지난 해 소호 ‘플레이하우스(Soho Playhouse)’에서 개최된 라이트하우스 창작연극제(Lighthouse New Play Festival) 경쟁부문에서 5월과 7월 두 차례 연이어 관객 투표를 휩쓸며 ‘우수연극’으로 선정되는 등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연극계에서 신예 연극인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두 여자’에서 컨템포러리 광대극의 선진적인 작품성과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를 인정받은 강주은과 채 리는 그들의 공동창작 광대극 시리즈를 잇는 신작, ‘아무도 아닌 자들(SOME NOBODIES)’을 내년 4월에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아무도 아닌 자들’ 공연 티켓 정보는 웹사이트(www.bricktheater.com) 참고. 박종원 기자강주은 공연 예술가 강주은 Jueun Kang 채 리 Che’Li absurdist performance maker 조용한 섬들 ISLANDS NEVER SAY 두 여자 DOO INDÁYZ 라이트하우스 창작연극제 우수연극 아무도 아닌 자들 SOME NOBODIES

2023-11-27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신비한 기운 넘치는 예술가 마을, 세도나(Sedona)

애리조나 주 수도 피닉스에서 북쪽으로 120마일의 거리에 예술가의 마을이라 불리는, 예쁜 도시 세도나가 위치해 있다. 애리조나주의 콜로라도 고원지대와 모하비 사막, 소노란 사막이 교차하는 곳에 붉은 사암들이 깎아지른 절벽처럼, 중세 시대의 성처럼, 혹은 수많은 생명체들이 엉켜있는 모습으로 첨탑같이 서있는 모습이 신비하다 못해 장엄하다.   이 도시 중앙에 오크크릭(Oak Creek)이라 부르는 개울을 따라 이어진 약 16마일 길이의 오크크릭 캐년 로드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한곳으로 뽑히고 있으며, 캠핑과 송어낚시, 그리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볼텍스 에너지(vortex energy)라는 거대하고 강력한 신비의 에너지가 도시 몇 곳에 회오리처럼 모여 있다고 해 많은 이들이 하이킹, 산악자전거 타기를 비롯해 다양한 기체험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몰려든다.   1902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2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 붉은 바위산과 폰데로사 소나무와 주니퍼라고 부르는 향나무, 오크트리 등이 신비로운 모습의 바위들과 함께 어울려 있어 할리우드의 영화 촬영 장소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관광객 들이 찾기 시작했다. 그 후 수많은 예술가들이 삶의 터전을 이곳으로 옮겨 그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세도나 중심가를 끼고 도로 양옆에 들어선 작고 큰 상점을 둘러보기만 해도 하루 해가 언제 떨어지는지 모를 정도로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이 관광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세도나에서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벨락(Bell Rock Trail): 세도나 지역에서 기가 많이 모여 있다는 종모양을 닮은 바위산의 1.1마일의 황톳길을 걸어가면  숲 향, 햇살, 바람, 새들의 지저귐 등으로 잊고 있던 감성의 문을 열게 한다.   ▶슬라이드락 주립공원 (Slide Rock State Park): 오크크릭 캐년의 개울이 있는 주립공원으로 물놀이와 산책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이다. 원래는 사과 과수원이었던 곳인데, 공원을 감싸고 있는 붉고 흰 사암 산들의 모습이 경이롭다.   ▶에어포트 메사 (Airport Mesa): 세도나 시를 안고 있는 붉은 산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곳은 세도나 시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해 뜨는 시간과 지는 시간에는 감동으로 다가오는 장소다. 근처 있는 세도나 시와 레드락 캐년 쪽을 바라볼 수 있는 에어포트 메사 볼텍스(Airport Mesa Vortex) 포인트를 적극 추천한다.   ▶가는 길: LA에서 애리조나주 피닉스까지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공항에서 자동차를 렌트해서 17번 프리웨이 북쪽으로 약 100마일 정도 달리다 179번 하이웨이로 갈아탄 뒤 15마일 정도 달리면 만나게 되는 89A 하이웨이부터가 세도나 시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예술가 마을 예술가 마을 지역 예술가들 애리조나주 피닉스

2023-11-02

[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연주장에서 마음의 기억

5년 전 뱅크시의 ‘풍선을 든 소녀’라는 작품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약 2200만 달러에 낙찰된 직후 파쇄된 일이 있다. 당황한 관계자들이 급히 멈췄지만 이미 반은 잘려나갔다. 그러나 낙찰자는 그대로 소장하기로 했고 3년 후 이 작품은 ‘사랑은 휴지통에’라는 제목으로 둔갑해서 20배가 넘는 가치로 같은 곳에서 경매되었다. 신비주의 벽화 행위 예술가로 인해 벌어진 기가 막힌 이벤트였다.   신비주의 예술가 뱅크시는 거리의 벽화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전쟁과 아동, 빈곤, 그리고 정치의 모순 등을 풍자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고 화제가 됐다. 그런 면에서 그림은 화재로 소실되지만 않는다면 두고두고 감상이 가능하고 세대를 거쳐 공감할 수 있다. 작품이 있을 공간만 있다면.   반면 음악은 어떨까. 물론 악보나 음반은 남는다. 하지만 연주회장에서 받는 감동은 어떻게 남을 수 있을까.     ‘춤과 농담의 시간 여행, 쇼팽의 4막 12장 1인 음악극’. 연극 제목이 아니다.     지난달 패서디나 시티 컬리지에서 열렸던 피아니스트 장성의 특별한 리사이틀 제목이다. 예술가이자 예술 기획가로서도 이미 경지에 오른 피아니스트 장성이 세계 최초로 만든 구성이었다. 8곡의 왈츠와 4개의 스케르초가 이렇게 하나의 곡으로 연주될 거라고 쇼팽은 상상이나 했을까.   먼저 약 25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장성은 이날의 연주가 왜 ‘춤(왈츠)과 농담(스케르초)의 시간 여행’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이어진 연주에서 총 12곡의 3박자 곡들은 단조와 장조를 넘나들고 절제 혹은 절망,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역동적 진행을 오갔다. 말 그대로 신들린 연주였다.   그는 4막 12장으로 구성된 하나의 긴 여정에 청중을 초대했고 청중은 점점 그에게 몰입되어 어느새 그 여행의 끝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었다. 하나의 곡에서 다음 곡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아직 가시지 않는 여운에 또 다른 벅찬 감동마저 더해져서 마치 역경을 딛고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의 땀처럼 눈물로 승화되어 흘러내리게 했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스케르초 2번은 시작부터 그동안 쌓인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게 했다. 앞에서 연주되었던 8곡의 왈츠와 3곡의 스케르초는 이 곡을 위해 지나와야만 했던 여정이었다.   장성이 준비한 악극의 마침표로 연주되는 내내 마치 100여 명의 연주자가 만들어내는 교향곡처럼 무대를, 청중의 가슴을 가득 채우며 울렸다.     이런 무대는 음반으로 전해 들을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녹음 기술이 있다고 해도 연주자와 공감하는 그 순간은 이미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연주회장을 찾는 이유가 된다.   뱅크시의 ‘풍선을 든 소녀’가 휴지통 속에 가고 있어도 사랑이 남듯이 무대 앞에서 느끼는 감동은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수 있다. 마음의 기억은 누구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연기획사 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연주장 마음 신비주의 예술가 피아니스트 장성 신비주의 벽화

2023-10-08

[마음 읽기]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

뉴욕은 어디에나 있다. 크라카우어의 『역사』를 펴니 서문을 뉴욕 컬럼비아대학의 폴 크리스텔러 교수가 썼고, 한밤중 침대에서 하드윅의 『잠 못 드는 밤』을 펼치니 이 책은 뉴욕의 뒤틀린 기억과  초상화 그 자체였다. 편집하며 읽은 원고의 저자인 비비언 고닉·그레이스 조·윌리엄 헬름라이히는 모두 뉴욕의 아들딸이다. 스타일과 문화, 정신의 푯대가 되곤 하는 이 도시에 나는 올 9월 처음 가볼 계획이다. 하지만 여행은 두어 달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1년 전 갔던 에든버러는 견학을 목적으로 했고 일행과 함께 움직였기에 나는 도시의 바글바글한 풍경만 보고 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여행에서 나는 한순간도 은둔자인 적이 없었다. 들뜸과 피상성이 지배한 시간이었다. 그 기억을 덧씌우려고 오랜만에 혼자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세웠고, 올여름의 읽기·말하기·상상은 모두 뉴욕에 관한 것으로 채워졌다.   여행의 큰 재미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기초체력 다지기인 셈인데 이번엔 『사람들의 고향으로 가는 짧은 여행』『전사자 숭배』『잠 못 드는 밤』『역사』 『저스트 키즈』가 근력을 만들어줬다. 가장 관심 가는 것은 뉴욕의 사회 풍경이다. 최근 몇 달 새 가장 많이 들은 뉴스 중 하나는 바다 건너 탈출하다가 익사한 이민자들 소식이었는데, ‘다름’을 겁내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맨 처음 걸으려는 곳도 20세기 초 동유럽·아일랜드· 이탈리아 출신의 저소득 이민자들이 살았던 동네다.   “이미 말하고, 읽고, 듣고, 꿈꿨던 것과 유사하게” 혹은 “책에서 표현하는 글과 정반대거나 아주 유사한 빛나는 삶을 발견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라고 랑시에르는 말한다. 나는 그 도시에서 이웃집에 초대받을 만하지 않거나 진지한 사귐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무리에서 겉도는 이들도 만나게 될까. 그 어떤 사회적 풍경이 펼쳐지든 그건 지금 나무나 풀보다 더 내 관심을 끌어당긴다.   그다음에 갈 국립 9·11 추모관은 어떤 기분을 불러일으킬까. 몇 년 전 제주 4·3평화기념관에 갔을 때 비통한 심정이 흘러 그곳에 계속 머무르고 싶었지만 여행자로서 곧 그런 기분을 툭툭 털고 일어섰다. 어느 도시에나 떠도는 혼백과 출렁이는 만가가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필연적으로 마주칠 텐데, 이때 조지 모스의 『전사자 숭배』는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의 귀한 가이드라인이 돼줄 것이다. 이 책은 1차 세계대전의 전사자 묘지 참배인들을 ‘전장 순례’하는 이와 ‘전장 관광’하는 이로 대조시키며, 후자가 비판의 대상이 됐던 역사를 짚는다.   영국에서는 전사자 기리는 방법을 두고 폭넓은 논쟁이 있었는데, 핵심 사안은 비탄에 잠겨 추모만 해야 하는가, 아니면 도서관과 정원을 함께 조성해 산책하듯 묘지를 돌아볼 수 있는가였다. 실상을 파악해보니 사람들은 묘지에서조차 즐거움을 누리길 원했다. 그렇다면 뉴욕의 9·11 추모관에서 희생자들을 추념하는 것과 그곳의 공원을 거니는 여유 사이에서 내 감정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수년 전 도쿄를 여행할 때 신주쿠역 길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노숙인을 봤고 그 이미지는 여태 선명하다. 윌리엄 트레버의 소설 속 아일랜드인 처녀 펠리시아는 미래(남자)를 찾아 런던으로 가지만 긴 여정 끝에 종이가방 하나에 살림을 챙겨 다니는 노숙인이 된다. 나의 아일랜드인 친구 루크는 서울의 길거리를 보며 “노숙인은 다 어디 갔어? 동냥하는 사람들은?” 하고 묻는다.   작가 하드윅은 미국 남부 켄터키 태생이지만 뉴욕을 흠모해 평생 그곳에서 살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소설 속 뉴욕은 빛의 도시여야 할 텐데, 정반대로 녹슬고 사방에 덫이 놓인 데다, 정상성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호텔에 득시글대는 등 불운이 덧칠된 도시다. 냄새나고 소란스럽고 마약에 찌든 이 장소는 저자의 시적 문체에 힘입어 더 선명하게 잔인해지고, 공기는 더 역해진다.   하지만 그런 작가 수천수만 명이 사는 곳이 바로 뉴욕이다. 펑크의 대모 패티 스미스와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이 도시에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굶기를 밥 먹듯 하고 이가 들끓는 침대에서 잤지만 그곳을 사랑해 절대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뉴욕은 예술로 뒤덮인 도시가 됐고, 나 역시 많은 시간을 미술관에서 보낼 것 같다.   끝으로 여행에서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후기다. 지금 나는 전기(前記)를 쓰고 있지만, 여행 후 다시 내 언어와 이미지로 가다듬어 단단한 글로 구축하고 싶다. 여행을 기억에 새기는 방식 중 하나는 글쓰기의 우회로를 통해서다. 그것은 사후적으로 여행자의 목소리에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이따금 그것들은 권위를 갖고 오랜 세월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고착화된 이미지는 다음번 여행자가 균열을 내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마음 읽기 여행 예술가 여행 계획 도시 뉴욕 이번 여행

2023-09-04

“주류 예술 한인사회에 소개할 터”

“주류 예술을 한인사회에 소개하는 공간으로 가꿔나갈 것이다.”   지난달 부에나파크 플라자에 JJ글로벌아츠갤러리를 설립한 줄리엣 이 대표가 밝힌 갤러리 운영 방향이다. 이 대표는 오렌지카운티의 지리적 장점을 강조했다. “매년 예술제가 열리는 라구나비치를 보라. 저명한 예술가들이 사는 도시고, 아트 페스티벌이 열리면 가주 전역 예술가가 몰려든다. 그런데 정작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한인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기회가 닿는 대로 주류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인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이 대표를 갤러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대표는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이다. 1976년 사업가 대니얼 이씨와 결혼 후 하와이로 이민 왔다. 선물 판매점과 전자제품 판매점을 운영했고, 남편과 함께 부동산 개발 사업도 했다. OC엔 지난 2014년 정착했다.   이 대표는 2008년 매입한 부에나파크 플라자 내 건물 2동 중 한 건물에 갤러리를 만들었다. 규모는 전시관과 사무실을 합쳐 약 2800스퀘어피트다.   지난해 12월 갤러리 오픈을 결심했다는 이 대표는 “미술을 해 본 적은 없는데 그림 감상은 좋아했다. LA에서 전시회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갤러리를 열어보기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중이던 사무실을 갤러리로 전환하며 시행착오도 겪었다. 이 대표는 “조명을 포함해 신경 쓸 일이 많았지만 하나하나 부딪쳐 가며 해결했다. 보람도 많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갤러리 운영과 전시회 준비를 도울 켈리 이 코디네이터도 영입했다.   OC엔 한인 운영 갤러리가 거의 없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탓에 어쩌다 갤러리가 생겨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이 대표는 “건물이 내 것이니 임대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여러 한인 예술가가 OC에 한인 갤러리가 생겨 반갑다고 하더라.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갤러리가 아트의 산실 역할을 하게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전시 장소 대여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실력 있는 작가가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 전시회 개최도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라구나비치의 유명 작가 초대전,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전시회를 구상 중이다.”   이 대표는 한인단체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남가주대한항공여승무원동우회(KASA) 회장을 맡고 있고, 글로벌어린이재단 OC지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10일 갤러리 오픈 기념 첫 전시회에서 OC와 인근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강현애, 에릭 거다우, 프레드 스토더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달 초 막을 내린 이 전시회 수익 중 갤러리 몫은 글로벌어린이재단 OC지부에 전달됐다.   갤러리(8600 Beach Blvd)는 매주 수~토요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예약(714-269-5966)한 이만 입장할 수 있다. 임상환 기자한인사회 소개 주류 예술가들 한인 예술가 한인 갤러리

2023-07-24

“LA강 살리자” 동서양 작가 특별전

LA강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동서양 작가들이 함께 전시회를 개최한다.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는 8월 12일부터 9월 16일까지 11명의 동서양 작가들이 참여하는 ‘우리들의 강(LA River)’ 전시회를 개최한다.     샤토갤러리는 “LA시에서 진행하는 LA강의 한 부분을 콘크리트로 매몰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려는 의도로 작가들이 한마음으로 모였다”며 “아름다운 LA강으로 되살리려는 전시”라고 밝혔다.     시미 밸리와 샌타 수자나산에서 시작해 LA시를 관통해 롱비치까지 흐르는 LA강은 51마일에 이른다. 천사의 도시를 상징하는 강이지만 정부의 방치와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강을 덮어버리자는 계획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가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우리의 강’을 살리자는 운동이 시작됐고 뉴욕 등 타주 예술가도 참여하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는 세계적인 미술가인 데릭 보시어를 비롯해 파블로 캄포스 알레그로, 데이비드 에딩턴, 박다애, 수 박, 호세 프라임 레자, 콜린 플레이저 그레이, 데이비드 린드버그, 미셀 로빈슨, 릴리 제인 정, 김원실 등이다. 회화, 사진, 조각, 설치미술 등 다방면의 예술가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매체로 LA강을 되살리자고 호소한다.     미셀 로빈슨 작가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의 감정과 슬픔을 함께 느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샤토갤러리 수 박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LA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LA강 보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대화와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예술가, 환경운동가, 지역사회 봉사자, LA시를 사랑하는 주민 모두를 초대한다”고 밝혔다     오프닝 리셉션은 8월 12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주소:3130 Wilshire Blvd, #104, LA   ▶문의:(213)277-1960 이은영 기자동서양 특별전 la강 보존 동서양 작가들 예술가 환경운동가

2023-07-23

한 장 그림으로 세상 엿본다…어반스케처스 대규모 전시회

삶과 여행 현장에서 드로잉을 하는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는 국제비영리단체인 '어반스케처스(Urban Sketchers)'가 한인 커뮤니티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개최한다.     리앤리갤러리(관장 아녜스 이) 개관 20주년 기념 5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13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여행하는 예술가 전시회(Traveling Artist Exhibition)’는 접하기 힘들었던 생생한 도시의 풍경을 수채화로 표현한 어반스케처들의 여행 그림 전시다.     리앤리갤러리 아녜스 이 관장은 “어반스케처스 그림은 시간과 장소의 기록이면서 한 장의 그림으로 세상을 보여준다”며 “2016년부터 LA어반스케처(USKLA)로 활동해온 1.5세 일러스트레이터인 문미란 작가 주선으로 한국을 비롯한 홍콩, 싱가폴 등 세계 각국 작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반스케처스는 전세계 60개국, 394개 도시에서 12만 명이상이 활동하고 있다.     수채화, 과슈, 펜과 잉크, 디지털 아트 등 간단한 휴대용 화구를 가지고 다니며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거리 표정, 자연 풍경, 시장 풍경, 소소한 일상부터 전쟁, 데모, 역사적인 건물 등 사회적 이슈를 표현해 현지의 생생함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 어반스케처스의 유명한 강사들, 오티스 미대교수, 건축가, 일러스트레이터, 넷플릭스 아트 디렉터, 미술강사,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 전문가들 33명이 참여한다.     이 관장은 “어반스케처들은 간단한 휴대용 화구를 가지고 주로 자신의 주변과 일상을 그림으로 담아내 여행과 그림 작업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며 “이번 전시회에 작가들의 개인 스케치북과 특별한 휴대용 화구 진열 및 워크숍도 진행된다”고 밝혔다.     오프닝 리셉션은 15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주소: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213)365-8285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대규모 전시회 대규모 전시회 이번 전시회 예술가 전시회

2023-07-09

정은혜 작가, 김우빈 캐리커처 작품 엔버갤러리 '2023 聯:연을 잇-다'展에서 재공개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엔버갤러리(NVIRGALLERY)에서 '2023 聯:연을 잇-다'라는 주제로 한 전시회 오픈식이 8일 개최됐다. 본 전시는 장애를 이겨내고 캐리커처 작가 겸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은혜 작가의 캐리커처 작품은 물론 발달장애 작가들 일명 '예술노동자' 22인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펼쳐진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해당 전시회는 2018년부터 중증의 발달장애 청년들을 모아 그림을 그리며 지속적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지역 사회에서 발달장애 예술 활동을 확장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사)경기장애인부모연대 양평지부가 함께 주관하여 진행된다.   오픈식에서 만난 경기장애인부모연대 양평지부 장차현실 대표는 "예술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작가들이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 그들의 존재와 일상생활, 창작 과정과 예술작품을 적극적으로 세상에 드러내고 알리는 작업에 앞서 주신 엔버갤러리 모든 분들 감사하다"고 말하며, “예술을 하고 있는 많은 발달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지지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엔버갤러리가 주관하는 세번째 «2023 聯:연을 잇-다»展은 전시명에서 드러나듯 발달장애인, 온전한 존재로서 인정받지 못해 무용한 존재가 된 그들이 예술 작품이라는 연결고리로 세상과 연을 잇는다는 의미로 접근한다. '장애인'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사회적 욕구를 가진 그들이 예술 창작 활동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과정과 그들만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펼쳐진 새로운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이날 열린 전시회 오픈식은 발달장애 작가 겸 예술노동자들인 23인이 사회에 다시 한번 그들의 존재를 알리는 뜻깊은 행사로 전시 참여 작가들과 가족들, 양평부모연대 관계자 총 40여명을 초대하여 진행되었으며 이범회 예총회장이 축사를 했다. 특히 정은혜 작가가 배우로써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인 tvN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인연을 맺은 김우빈 배우가 정은혜 작가의 전시를 응원하는 화환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엔버갤러리 이진숙 대표는 “이번 «2023 聯:연을 잇-다»展을 통해 발달장애 예술노동자의 뜻 깊은 의미를 23인 작가들의 존재와 예술의 창작 과정부터 그들을 통해 탄생한 독특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통해 경험하고 그로 인해 사회가 발달장애인들에 대하여 다시 한번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발달장애인 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회 소외계층의 인식 개선과 인권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엔버갤러리(NVIRGALLER)는 지난 4월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학생들과 장애인 예술단 소속 작가인 정은혜 작가와 함께 'BLUE ROSE'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여, 캠페인을 통해 나온 작품 판매 수익금 총 6.48ETH, 한화로 17,882,786원을 발달장애 환우들을 위해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에 기부한 바 있다.    박원중 기자 (park.wonjun.ja@gmail.com)캐리커처 정은혜 발달장애 예술노동자 발달장애인 예술가 캐리커처 작품

2023-06-07

한국 축구선수, 타투이스트 변신…김동호씨 웨스트할리우드서

한국에서 유망했던 축구선수가 문신 예술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KTLA 등은 김동호씨가 부상의 좌절을 딛고 LA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에 뽑힐 정도로 전도유망한 축구선수였으나 발목 뼈가 골절되는큰 부상을 입고 축구 인생을 접어야만 했다.   하지만 한쪽 문이 닫히자 다른 문이 열렸다. 좌절해 있을 때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 속에서 새로운 열정을 쏟아부을 대상을 찾은 것이다.   바로 문신 예술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의료 자격증 없이 시술하면 불법이었다.   김씨는 주변에 자신의 새로운 꿈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반응은 모두 냉담했다.   2021년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 LA로 날아왔다. 그리고 어둠 속에 있던 그의 인생은 밝고 따뜻한 양지로 바뀌기 시작했다.   용과 뱀, 꽃을 잘 묘사하는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대담한 색상, 그중에서도 특히 붉은색과검은색을 이용하는 동양적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김씨는 현재 LA 웨스트할리우드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웨스트할리우드 타투이스트 한국 축구선수 문신 예술가 올림픽 대표팀

2023-05-11

한국 축구 유망주, 할리우드서 유명 문신 작가로 변신

    한국에서 유망한 축구선수였던 한인이 문신 예술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KTLA 등 주류 언론들은 김동호 씨가 좌절을 딛고 이곳 LA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동호 씨는 한국에서 축구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에 뽑힐 정도로 전도유망한 축구선수였으나 발목 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고 축구 인생을 접어야만 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한쪽 문이 닫히자 다른 문이 열렸다. 좌절해 있을 때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 속에서 새로운 열정을 쏟아부을 대상을 찾은 것이다.    바로 문신 예술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의료 자격증 없이 시술하면 불법이었다.    김씨는 주변에 자신의 새로운 꿈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반응은 모두 냉담했다.    2021년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 LA로 날아왔다. 그리고 어둠 속에 있던 그의 인생은 밝고 따뜻한 양지로 바뀌기 시작했다.    용과 뱀, 꽃을 잘 묘사하는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대담한 색상, 그 중에서도 특히 붉은 색과 검은 색을 이용하는 동양적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김동호 씨는 현재 LA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할리우드 유망주 한국 축구 문신 예술가 축구 올림픽

2023-05-11

발달장애 예술가 정은혜 작가의 '파란 장미를 든 제니' 작품 경매 오는 15일 진행

 ‘블랙핑크’(BLACKPINK)의 제니를 모티브로 한 발달장애 예술가 정은혜 작가의 '파란 장미를 든 제니' NFT 작품의 경매가 오는 15일에 엔버월드에서 운영하는 NFT 마켓플레이스 '엔버마켓'(NvirMarket)에서 경매된다.   15일 GMT 10시(한국 기준 15일 오후 7시)에서 시작되는 해당 경매는 다음 날 16일 GMT 15시(한국 기준 17일 00시)에 종료되며, 경매 수익금은 발달장애 환우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써 자립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에 전액 기부된다.   정은혜 작가의 '파란 장미를 든 제니' 작품은 ‘블랙핑크’(BLACKPINK)의 제니가 매년 어머니로부터 ‘포기하지 않는 기적’이라는 꽃말을 가진 파란 장미를 선물 받는다는 것을 듣고 아이디어를 얻어 그린 작품으로 발달장애 환우들을 위한 'BLUE ROSE' NFT 기부 캠페인에 기부된 작품이다.   'BLUE ROSE(블루로즈)' 캠페인은 발달장애 환우들의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된 국민 참여형 NFT 기부 캠페인이다.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파란 장미 작품들과 캠페인 참여자들이 남긴 발달장애 환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캘리그라피 NFT 작품으로 제작 및 판매하여 판매 수익금을 발달장애 환우들을 위해 기부하는 CSR 캠페인이다.   NFT 작품과 실물 작품이 함께 판매된 금번 NFT 기부 캠페인은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학생들의 작품들과 캠페인 참여자들이 남긴 희망의 메시지로 제작된 이상현 작가의 캘리그라피 작품들로 구성되어 실물 전시(▲엔버갤러리)와 온라인 가상 갤러리(▲엔그라운드) 전시가 동시에 이뤄졌다.   'BLUE ROSE(블루로즈)' 캠페인 및 경매를 주관주최하는 엔버월드는 블록체인 전문기업으로 얼마전 튀르키예와 시리아 대지진 긴급구호를 위한 기부를 진행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의 인지 개선과 대중화를 위해 매년 NFT 기부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파란 장미를 든 제니' 작품이 공개된 이후, 세계각국의 블랙핑크 팬들이 페이스북 및 트위터 채널에 캠페인을 응원하는 게시물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는 'BLUE ROSE(블루로즈)' NFT 기부 캠페인은 지난달 25일 채널A 다큐 특별기획 방송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부 캠페인으로도 소개된 바 있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발달장애 예술가 발달장애대안학교 산돌학교 발달장애 예술가 장미 작품들

2023-04-14

현대미술가 지비지 등 참여 특별전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LA에서 열린다. LA한국문화원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오는 4월 6일부터 28일까지 LA한국문화원 2층 아트갤러리에서 특별전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서부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박람회인 'LA아트쇼'와 공동 기획한 행사로, LA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젊은 예술가 지비지(ZiBEZI)와 BDB(The Producer BDB)의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 작가인 지비지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속 부잣집 아들의 자화상을 그린 작가로 유명하다. 마커와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초상, 집, 사랑, 패턴 등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프로듀서 BDB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현대 예술가로, 길거리 예술을 통해 대중문화 아이콘을 묘사한 작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4월 22일 오후 1시에는 이 작가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 행사도 마련된다.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LA아트쇼와 협력해 한미 간 작가 교류를 넓히고 미술 한류(K아트)를 확산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현대미술가 게시판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 현대 예술가 특별전 셀러브레이션

2023-03-30

[문화산책] 행동하는 예술가 뱅크시의 외침

미술계의 악동(?) 뱅크시가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에 잠입해 몇 점의 벽화를 남겨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 그린 벽화를 통해 전쟁반대의 강한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되는 지난 2월24일 뱅크시의 작품으로 기념우표를 발행하여 다시 화제가 됐다.   우표에 사용된 벽화는 작은 체구의 어린 소년이 커다란 덩치의 남자를 유도에서 업어치기를 하듯이 바닥에 패대기치는 장면을 그린 통쾌한 작품이다. 덩치 큰 남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누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유도 사랑은 유명하다. 유도 유단자이며, 유도 관련 책을 펴낼 정도로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벽화 우표는 ‘푸틴 업어치기’ 우표로 불린다. 아예 우표 왼쪽 하단에는 우크라이나어 약자로 ‘푸틴 꺼져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렇다면 어린 소년은 우크라이나 국민이다. 어쩌면 젤렌스키 대통령일 수도 있겠다. 다윗과 골리앗 대결의 현대판으로 읽히기도 한다. 아무튼 이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전쟁을 멈추라는 것이다.   이 벽화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북서쪽에 있는 보로디안카라는 도시에 그려져 있는데, 이 도시는 지난해 러시아 침공 직후 폭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러시아군은 이곳을 몇 주간 점령했다가 퇴각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이곳에서 민간인을 살해하는 등의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런 배경으로 뱅크시의 메시지는 한층 선명하고 강렬해진다.   위험을 무릅쓰고 벽화를 그린 뱅크시도 대단하고, 그걸 우표로 만들어 메시지를 막강하게 키운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도 만만치 않다. 참고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TV 프로듀서와 코미디언 출신이다. 대중의 마음을 잘 읽는 능력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영국 출신의 뱅크시는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의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행위는 위법이기 때문에 신분을 감추고 활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74년생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도가 알려진 전부다.   하지만, 뱅크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행동하는 예술가’다. 뱅크시가 유명해진 것은 기발하고 다양한 활동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이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뱅크시의 작품은 우리 사회 속에 우리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고 분노한다.   우선, 작품이 있는 곳이 길거리라서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 내용을 풍자와 해학, 유머로 이야기한다. 누구나 보면 금방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기발하지만 친숙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런 점에서, 근엄한 목소리로 어렵게 이야기하는 현대미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뱅크시의 작품은 마치 시사만화처럼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메시지는 강렬하고, 분명하다. 전쟁을 멈추고,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정치적 억압과 폭력이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 메시지를 아주 쉬운 말로 충격적으로 전한다. 예술과 사회, 우리의 삶은 별개가 아니고, 미술이 삶의 한 부분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물론, 뱅크시에 대한 비판도 있다. 지나치게 쇼맨십이 강하다, 진지한 주제를 너무 유머러스하게 다룬다는 등의 비판이다. 하지만 뱅크시는 자신만의 표현방법으로 사회적 이슈와 작품을 단단하게 연결시킨다. 거기에 선한 행동이 더해지면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뱅크시의 힘이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란 과연 무엇일까?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예술가 행동 예술가 뱅크시 우크라이나어 약자 우크라이나 정부

2023-03-09

[이 아침에] 팬데믹과 예술가의 삶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외가 한 젊은 커플과 어느 식당 앞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2019년 8월 20일, 3년 전이다. 사라토가 예술 공연 센터에서 연주했던 캄사어린이오케스트라 지휘자로 2년째 한국에서 초청됐던 윤현진 지휘자와 그의 아내 정미선 작곡가와의 만남이었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몇 달 전이다.     그 후 전 세계가 꿈에도 예상치 못했던 폐쇄된 삶을 3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직장들이 오피스를 닫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학교도 물론 다 닫혀서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제 3년이 지나 대면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으로 기초학력 내지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 문제까지 제기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률까지 저조해졌다는 뉴스다.     장 보러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학 등록금, 그 비싼 등록금에 준한 대학교육의 가치와 질에 대한 의문까지 한몫한다. 이에 반해 IT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4일 근무와 재택근무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잘 나간다. 빈부의 차가 더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우리가 만났던 윤 지휘자와 같은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팬데믹 속의 삶이다. 지난 3년여 사회 전반에 걸친 폐쇄된 삶으로 누구보다도 힘들게 된 분야는 예술계로 특히 무대에 서야 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밀집된 실내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처럼 잡혔던 연주회나 콘서트가 취소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곤 했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로스터에 소속된 바리톤 강 선생을 비롯한 음악인들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다진 윤 지휘자 같은 예술인들의 무대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최근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우뚝 선 임윤찬 피아니스트 같은 자랑스러운 예술가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의 일인자 외에도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젊은 연주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위드 코로나’처럼 색다른 바이러스와의 삶이 뉴노멀이 되는 세상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관람객의 숫자를 줄이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역량을 한껏 나타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는 어떤 새로운 길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일반인들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반가운 연주회 소식이 곳곳에서 자주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예술가 지휘과 최고연주자 윤현진 지휘자 협연 지휘자

2022-09-12

[이 아침에] 팬데믹과 예술가의 삶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외가 한 젊은 커플과 어느 식당 앞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2019년 8월 20일, 3년 전이다. 사라토가 예술 공연 센터에서 연주했던 캄사어린이오케스트라 지휘자로 2년째 한국에서 초청됐던 윤현진 지휘자와 그의 아내 정미선 작곡가와의 만남이었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몇 달 전이다.     그 후 전 세계가 꿈에도 예상치 못했던 폐쇄된 삶을 3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직장들이 오피스를 닫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학교도 물론 다 닫혀서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제 3년이 지나 대면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으로 기초학력 내지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 문제까지 제기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률까지 저조해졌다는 뉴스다.     장 보러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학 등록금, 그 비싼 등록금에 준한 대학교육의 가치와 질에 대한 의문까지 한몫한다. 이에 반해 IT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4일 근무와 재택근무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잘 나간다. 빈부의 차가 더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우리가 만났던 윤 지휘자와 같은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팬데믹 속의 삶이다. 지난 3년여 사회 전반에 걸친 폐쇄된 삶으로 누구보다도 힘들게 된 분야는 예술계로 특히 무대에 서야 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밀집된 실내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처럼 잡혔던 연주회나 콘서트가 취소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곤 했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로스터에 소속된 바리톤 강 선생을 비롯한 음악인들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다진 윤 지휘자 같은 예술인들의 무대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최근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우뚝 선 임윤찬 피아니스트 같은 자랑스러운 예술가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의 일인자 외에도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젊은 연주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위드 코로나’처럼 색다른 바이러스와의 삶이 뉴노멀이 되는 세상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관람객의 숫자를 줄이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역량을 한껏 나타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는 어떤 새로운 길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일반인들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반가운 연주회 소식이 곳곳에서 자주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예술가 지휘과 최고연주자 윤현진 지휘자 협연 지휘자

2022-09-08

[이 아침에] 팬데믹과 예술가의 삶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외가 한 젊은 커플과 어느 식당 앞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내용을 보니 2019년 8월 20일, 3년 전이다. 사라토가 예술 공연 센터에서 연주했던 캄사어린이오케스트라 지휘자로 2년째 한국에서 초청됐던 윤현진 지휘자와 그의 아내 정미선 작곡가와의 만남이었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몇 달 전이다.     그 후 전 세계가 꿈에도 예상치 못했던 폐쇄된 삶을 3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직장들이 오피스를 닫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교회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학교도 물론 다 닫혀서 손녀가 중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이제 3년이 지나 대면 수업이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으로 기초학력 내지는 아이들의 사회성 결핍 문제까지 제기되고 심지어 대학 진학률까지 저조해졌다는 뉴스다.     장 보러 갈 때마다 느끼게 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며 중산층 이하 가정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학 등록금, 그 비싼 등록금에 준한 대학교육의 가치와 질에 대한 의문까지 한몫한다. 이에 반해 IT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4일 근무와 재택근무로도 좋은 성과를 내며 잘 나간다. 빈부의 차가 더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우리가 만났던 윤 지휘자와 같은 예술 분야 종사자들이 감당해야 할 팬데믹 속의 삶이다. 지난 3년여 사회 전반에 걸친 폐쇄된 삶으로 누구보다도 힘들게 된 분야는 예술계로 특히 무대에 서야 하는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밀집된 실내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모처럼 잡혔던 연주회나 콘서트가 취소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곤 했다. 같은 교회에 다녔던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로스터에 소속된 바리톤 강 선생을 비롯한 음악인들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지휘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유럽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다진 윤 지휘자 같은 예술인들의 무대가 흔들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최근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으로 우뚝 선 임윤찬 피아니스트 같은 자랑스러운 예술가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의 일인자 외에도 재능과 실력을 갖추고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젊은 연주자들이 한둘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위드 코로나’처럼 색다른 바이러스와의 삶이 뉴노멀이 되는 세상이 도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관람객의 숫자를 줄이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라도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역량을 한껏 나타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는 어떤 새로운 길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의 오랜 노력의 결과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일반인들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반가운 연주회 소식이 곳곳에서 자주 들려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예술가 지휘과 최고연주자 윤현진 지휘자 협연 지휘자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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