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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2024년, 한인 세대간 소통 넓히는 한 해로

#.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서 모씨는 지난해 큰맘 먹고 대학동문모임을 찾았다가 실망만 안고 돌아왔다. 그는 “세대차는 큰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지만, 막상 가 보니 한국 특유의 선후배 문화가 있었고 후배를 일꾼으로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독서그룹에도 참여했는데, 후배들에게 영문 책을 안겨주며 ‘번역을 해 오면 그걸 토대로 토론하자’고 제안하셨다”며 황당해했다.   #. 한인단체에서 오래 일한 김 모씨는 젊은 층에 대한 이민 1세대의 마음이 짝사랑처럼 느껴져 안쓰럽다고 했다. 그는 “1세대들은 모이기만 하면 단체를 물려줘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시는데, 정작 함께 봉사할 차세대 한인은 없다”며 “한인이민 역사를 모르는 경우도 많고, 기본적으로 한국어를 못하는 경우도 많아 소통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의 오랜 숙제 ‘세대 간 화합’. 하지만 늘 말만 나올 뿐, 제대로 된 소통은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각종 한인 단체장의 신년 목표가 ‘차세대 영입과 육성’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왜 차세대 한인은 한인사회에서 점점 멀어질까. 어떻게 하면 올해엔 한인들 간 소통을 넓힐 수 있을까.   ◆젊은 한인들은 어디에= 뉴욕한인회·동문회·각종 경제단체협의회…. 주요 단체장들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말은 ‘차세대 영입’이다. 안타깝게도 20~30대 한인들은 단체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뉴욕한인회 존재조차 몰랐다는 컬럼비아대 한인 유학생은 “홍보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에서 일하는 조 모씨(38)는 젊은 한인들이 참여할 프로그램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사가 재미있든, 아니면 네트워킹 기회가 있든 해야 하는데 한인단체 행사는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 참여하려다 상처만 받은 경우도 있다. 뉴욕시 공립교 교사로 일하는 30대 한인 여성은 “모임에 나갔더니 어르신들께서 타민족 학생 비하 발언을 하셨는데, 다양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한인회 활동을 하고 있다는 한 한인은 “할아버지와도 소통이 안 되는데, 거길 들어가면 얼마나 답답할지 벌써 상상된다”고 밝혔다.   ◆1세대 “젊은층도 우리를 존중해줬으면”= 하지만 1세대 한인들도 할 말은 많다. 공들여 꾸려놓은 단체, 커뮤니티를 마치 ‘꼰대 집합소’로 여기는 분위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뉴욕에서 수십년째 아티스트 활동을 하고 있는 강 모씨는 “젊은 학생들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한국어로 말을 걸었고, 한인 아티스트 단체를 소개했지만, 확 경계하며 선을 긋는 느낌을 받았다”며 “나도 모르게 ‘요즘 젊은 아티스트는 절실하지 않구나’라는 옛날식 사고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뉴욕 한인 이민역사와 함께한 단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은 “여기서 나고자란 한인들의 언어적, 태도적 장점도 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1세대 한인들의 강한 면모도 분명한 장점”이라며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땐 커뮤니티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예 세대 차이를 인정해버린 안타까운 경우도 많아졌다. 문용철 롱아일랜드한인회장은 “저희 행사에선 우리 세대 유행가를 떼창하곤 하는데, 젊은층이 와도 섞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세대구분보단 시스템 만드는 게 우선= 세대교체를 화두로 삼다 한인사회가 양분된 사례도 있다. 바로 지난해 치러진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다. 1세대와 2세대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으면서 일각에선 ‘구세대가 모두 물러나야 한다’는 극단적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많은 한인은 극단적 세대교체나 구분은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은 “소모적 세대교체 언급은 그만하고, 다져놓은 기반을 정비해 젊은 층이 자연스럽게 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친목모임보다는, 커뮤니티에서 어젠다를 갖고 외부로 목소리를 내야 젊은 층도 유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퀸즈에 거주하는 이수진씨는 “공직 등 주류사회에 진출한 차세대도 그 다음세대를 끌어주는 리더 역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활동을 뒷받침할 개인·기업의 펀딩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김재연 이노비 사무총장은 다양한 행사를 조성해 여러 차례 섞이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김광희 뉴욕가정상담소 설립자는 “‘세대’라는 단어 자체가 세대간 벽을 더 만든다”며 “너무 의식하지 말되 내 자신이, 내 옆 사람이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편집국 취재팀신년기획 한인 소통 한인단체 행사 뉴욕한인회 존재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2023-12-31

[신년기획-한인업계 진단] <10·끝> 요식…'한식 세계화' 너만 믿는다

경기침체의 파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요식업계지만 ‘한식세계화’라는 대의가 있어 올 한해는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 덕분에 한국 요식업계 경기 활성화가 가능하지 않을지 조심스런 전망도 하고 있다. ◆한식세계화가 ‘효자’= 한국정부가 2008년 10월 시작한 한식세계화 사업이 4년째 접어들고 있다. 뉴욕에서도 2010년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며 뉴욕 일원 한식당들이 세계화 사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타민족 대상 주요 행사에 한식을 지원하고 자체적으로도 한식세계화에 발맞춘 홍보를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류 식문화에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면서 올해 요식업계 경기 회복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맨해튼의 한 식당 업주는 “백인 고객끼리 와서 아무런 설명 없이도 소주를 스스럼없이 시키고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할 때가 많다”며 “한식세계화 홍보와 함께 한식당들이 나름대로 이에 발맞춘 노력의 결과로 올해는 이 덕분에 경기 활성화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특히 타민족 고객이 많은 한식당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인 상대만으로 해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며 “새로운 시장인 타민족 고객을 늘려야 비즈니스가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테이크아웃점 봇물= 지난해 미국인들이 즐겨찾는 타코·부리토 등 패스트푸드로 한식세계화 선봉에 섰던 푸드트럭에 이어 올해는 한식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코릴라 BBQ·김치타코 등 푸드트럭들이 맨해튼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타민족의 한식 저변을 확대한 데 이어 이제는 한 곳에서 더 많은 타민족들을 상대로 꾸준히 한식을 소개하는 한식 패스트푸드 전문점이 차례로 문을 연다. 지난해 말 로어 맨해튼에 ‘코타코(Kortako)’가 문을 연 데 이어 오는 2월에는 푸드트럭 김치타코가 1000스퀘어피트 규모로 브루클린 프로스펙트하이츠에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오픈한다. 4월에는 뉴욕 일원에서 가장 먼저 푸드트럭을 시작한 코릴라 BBQ가 미드타운에 직장인들을 겨냥한 테이크아웃 전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한식 홍보가 활발해지면서 한국 요식업소 운영에 관심을 보이는 타민족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젠 한식당 운영이 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것이다. 한국 치킨전문점 본촌 매장 두 곳은 이미 중국계가 운영하고 있다. 코타코도 중국계가 공동대표다. 한 식품 도매업계 관계자는 “한식당은 한인만이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는 옛말로 식당들이 꾸준한 자기개발과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고객 친화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타민족에게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2-01-12

[신년기획-한인업계 진단] <9> 뷰티서플라이…정보 교류·공동구매가 돌파구

뷰티서플라이업계는 올해 불황 극복을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힘찬 노력을 펼친다. 경기침체로 수년 간 업계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인건비 등 비용 상승은 계속되면서 “암담하고 돌파구가 없다”는 한숨들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빠른 제품·업계 정보 습득과 새로운 제품 확보, 공동구매 노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비용·저수익 이중고= 업계에 따르면 뷰티서플라이업소 취급 상품 가운데 35~50%를 차지하는 헤어제품 가격은 올들어 벌써 일년 전에 비해 50%까지 상승했다. 머리를 이어 붙이는 ‘익스텐션’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원인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인모 수급 사정이 악화되면서 중국 공장들이 제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 익스텐션 제품의 도매 가격은 18달러, 소매가격도 18달러다. 공장가격·도매가격은 다 올랐지만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매 가격만은 차마 올릴 엄두를 못 내면서 마진폭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소별 ‘빈부 격차’도 확대될 전망이다. 대규모 업소들은 규모 있는 구매력을 과시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대량 구입해 판매가 가능하지만 거기에 맞설만한 구매력이 없는 소규모 업소들은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 업주는 “소매업소들도 적정 마진을 찾아 과감히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처럼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현실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공조만이 살길= 업계 정보 교류와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가려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대뉴욕뷰티서플라이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회원사 공문 발송을 강화했다. 기존 회보 발간에 의존하던 업계 정보 소식지를 이슈가 있을 때마다 e-메일과 편지로 발송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크레딧카드 사기, 타주에서의 가발 도난 사건 등 굵직한 이슈들이 있을 때마다 바로 공문을 발송하는 등 신속한 정보 제공이 목표”라고 말했다. 협회의 공동구매도 강화된다. 취급 제품 확대와 빈도수를 늘려 회원들의 비용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협회 측은 “조금이라도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어 회원 업소들의 호응이 좋다”며 “1년에 2~3번 정도였던 공동구매 횟수를 더 늘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2-01-11

[신년기획-한인업계 진단] <8> 보험·회계…FTA·대선이 업계 긍정적 변수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지난해 한인 보험·회계 업계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주요 고객인 스몰비즈니스가 매출 감소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보험·회계업체들에게도 그 여파가 미쳤다. 하지만 매년 보험 가입의 의무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다가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로 정부가 세무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 보험·회계 업계는 지난해보다는 바쁜 한 해가 예상된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올해 열리는 대선도 업계 경기회복에 플러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닫는 스몰비즈니스= 스몰비즈니스에 의존도가 높았던 한인 보험·회계업계는 지난해 최악의 해를 지났다. 보험의 경우 고객이었던 식당, 세탁소 등 소규모 업소들이 줄줄이 폐업하면서 고객의 20% 가량이 빠져나갔다. 대뉴욕지구한인보험재정협회의 김인학 회장은 “요즘은 의무적으로 보험을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일반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라면서도 “고객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스몰비즈니스가 큰 타격을 입어 보험업계 역시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장사가 안되면 업종을 변경하거나 사업체가 문을 닫아도 새로운 업주가 나타났던 예년과 달리 새로운 비즈니스 업주가 나타나지 않아 빠져나간 고객수 가 상쇄되지 않고 있다. 한인 회계 업계 역시 폐업한 스몰비즈니스 고객들의 이탈 현상이 일어나기는 마찬가지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공인회계사는 “경기침체로 인한 한인들의 비즈니스 폐업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FTA 훈풍 불까= 올해도 한인 커뮤니티 경기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발효되는 한·미 FTA가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회계법인의 이경림 대표는 “한국과 미국간 관세철폐와 인적자원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한인 회계법인의 시장 확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세금 규정과 감사를 더욱 강화하면서 회계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딘 회복을 보이고 있는 경기가 짧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김인학 회장은 “올 상반기 보험 에이전트의 생존 경쟁은 계속되겠지만 하반기 대선으로 위축됐던 경기가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그라미 기자 dgkim@koreadaily.com

2012-01-10

[신년기획-한인업계 진단] <7> 세탁, 렌트인상·환경규제…올해가 고비

지난해 불경기에다 무차별 단속으로 이중고를 겪은 세탁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올해가 제일 고비’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매출은 줄고 렌트와 원자재 값과 인건비는 오르는 악순환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올해를 무사히 넘기기 힘든 업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비가 낡아 교체를 해야 하지만 비용 마련이 힘들어 드롭스토어로 전환했다가 결국 문을 닫는 업소들이 많다”며 “올해는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서플라이 가격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경영난·환경규제= 뉴욕·뉴저지 지역 한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탁소 운영을 포기하는 한인들이 늘면서 전체 사업체 매매 리스팅 중 세탁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정도로 경기침체 이전의 10%에 비해 크게 늘었다. 2021년부터는 주상복합 건물 내 퍼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연방환경보호국의 계획도 세탁소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사용 가능한 퍼크 대체 용매제는 물, 하이드로카본, K4 등이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 관계자는 “하이드로카본 기계는 3만~6만 달러의 비용의 비용 부담이 드는 데다 사고 우려가 큰 반면 웻크리닝은 비용은 적게 들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보완해야 될 부분들이 많아 다들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는 업소 나름대로 대체 장비 탐색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타이드 드라이 클리너스’ 같은 기업형 저가 세탁소 확산도 위협이 될 전망이다. ◆서플라이 가격 안정 기대= 한미 FTA가 발효되면 철제옷걸이·폴리백 등 서플라이 가격은 다소 안정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2008년 중국산 철제 옷걸이에 50% 이상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서 한 때 철체 옷걸이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반덤핑 관세가 1%대로 하락하면서 가격은 내려간 상태. 무관세의 한국산 철제 옷걸이가 들어오게 되면 서플라이 가격은 그만큼 안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한국에 3개의 옷걸이 제조회사가 있는데 이미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현재의 3.9% 관세가 철폐되면 1~2%라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2-01-09

[신년기획-한인업계 진단 <5> 의류] 다양한 정책에 성장세 점친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경기침체 타격을 크게 본 의류업계지만 올해는 다양한 긍정적인 변수들이 많아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의류업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되면 경비 절감과 품질 확보 등으로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업계 자체적으로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에 올인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적어도 L자형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 FTA 효과 기대= 의류·섬유업계는 FTA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업계 중 하나다. 품목별 관세 철폐 기간을 살펴보면 스웨터와 양말류는 대부분 즉시 시행된다. 남성 셔츠도 관세가 13.6~32%까지 부과됐으나 즉시 또는 5년 내 모두 철폐된다. 결국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한국 원단 사용이 늘게 될 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 의류의 한국 수출도 활성화돼 지금 같은 불경기에 모두가 윈윈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국 원단으로 만든 모자를 수입, 판매하는 한 사업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원가의 10%가 감소하게 된다”며 “그만큼 한국 수출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뉴욕지구한인의류산업협회 곽우천 회장은 “올초 FTA가 발효되면 하반기부터는 업계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사업 기대감 키워= 의류산업협회는 오는 3월 처음으로 한국의 섬유·패션업계가 참가하는 ‘뉴욕 코리안 패션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기존의 패션 장학생 선발대회와 함께 한국의 디자이너를 초청해 한국 천연염색천을 소재로 한 의류 패션쇼가 함께 진행된다. 또한 예상대로 올초 뉴욕시의 가먼트 패션 디스트릭트 개발 프로젝트가 완료된다면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또는 섬유·의류업계와 연계한 패션센터 건립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협회에 따르면 뉴욕시 패션업계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가먼트 패션 디스트릭트는 현재 맨해튼 미드타운(9애브뉴~브로드웨이와 35~40스트릿)에 400만 스퀘어피트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논의한 내용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된다”며 “업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장학생들과 연계한 주류 패션 트레이드쇼 참가와 한국 관련 업계와의 공조 강화를 통한 틈새시장 확보 노력도 더욱 가시화할 전망이다. 협회는 지난해 한국폴리텍 섬유산업패션대학과 정보교류·전문인력 양성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곽 회장은 “대구·경기도 등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뉴욕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과의 사업 연계를 통한 투자 유치도 업계 활성화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2-01-05

[신년기획-한인업계 진단 <4> 건축·부동산] 지표 좋아졌어도 체감경기는 '글쎄'

지난해 건설·부동산 업계는 경기침체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한인 업계 관계자들은 “각종 부동산 경제 지표들이 조금씩 회복세를 띄고 있는데다 올해 대선 영향으로 훈풍을 기대한다”면서도 “발표되는 지표들처럼 한인 건축·부동산업계에 경기 체감온도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올라갈 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불경기에 지쳤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상대적으로 뉴욕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여파가 크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각종 건설 프로젝트 규모는 크게 줄었다. 실제로 뉴욕 빌딩의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시작된 부동산 건설 프로젝트 규모는 64억 달러로 전년대비 40% 감소했다. 또 2009년 상반기인 70억 달러보다도 줄어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한인건설협회의 김영진 회장은 “신규 건설 프로젝트의 ‘반토막’ 현상은 한인 커뮤니티 역시 예외가 아니다”며 “대부분 한인 건설업체들이 규모가 작고 영세해 그 여파는 더욱 컸다”고 말했다. 또 이들 업체의 주요 고객인 스몰비즈니스들 역시 매출감소로 상당수 문을 닫았고, 경기침체 여파로 신규 비즈니스 오픈도 예년 같지 않아 올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인 부동산 업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해 퀸즈 지역만 보합세를 유지했을 뿐 전체적으로 거래가 급감했다는 것이 존 김 재미부동산협회 이사장의 설명이다. 최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는 부동산 경기가 올해 상반기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 역시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새해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상당수 한인들이 까다로워진 융자조건에 발목을 잡혀 부동산 구입을 포기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나 금리가 당장 한인 커뮤니티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돌파구는 있다= 한인 업계는 경기침체 돌파구로 새로운 시장 개척을 꼽았다. 한인 커뮤니티 시장을 과감하게 벗어나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면 불경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진 회장은 “뉴욕에 건설 프로젝트가 크게 줄었다지만 주류 시장은 한인 커뮤니티 건설 경기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라며 “회원들이 주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협회차원에서 돕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 역시 타인종 에이전트와 협업해 한인 커뮤니티보다 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중국이나 인도 커뮤니티를 공략하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스트코스트 부동산의 네오나 이 에이전트는 “지역에 따라 타인종 에이전트와 파트너로 일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동그라미 기자 dgkim@koreadaily.com

2012-01-04

[신년기획-한인업계 진단 <3>식품] 불황 지속…허리띠 더 조른다

올 한해도 식품업계에는 버거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청과·델리·수산업계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가 크게 줄은 데다 각종 단속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소들의 마진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가 3년 이상 지속되면서 업계의 지난해 매출은 일년 전에 비해 10~30% 감소했다. 반면 렌트와 인건비는 매년 올라 업소 매출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청과업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매년 소규모 업소가 10~20개씩 사라지고 있다. ◆공동구매 활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식품업계의 공동구매가 활성화할 전망이다. 경비절감 극대화로 매년 줄고 있는 매출을 보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한인식품협회는 공동구매 대상 아이템을 늘리기 위해 2~3곳의 미국 도매업체들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준비 중이다. 협회는 우유·음료수 등 5개 정도의 품목은 이미 공동구매를 해오고 있다. 이종식 회장은 “공동구매로 회원 업소들이 5%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며 “새해에도 회원들의 비용절감과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동구매 품목 다양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한인청과협회도 지난해 12월 필라한인청과협회와 공동구매를 비롯한 상호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경쟁 심화= 한인 1세대들의 고령화·대형 유통업체와 경쟁도 이들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2세들이 가업을 이어받는 경우가 많지 않은 데다 월마트·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취급 식품 아이템을 확대하며 인근 소규모 업소들은 그만큼 경쟁력을 잃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소규모 업소들도 원스톱 쇼핑장소로 대형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청과업계에는 그린카트와 경쟁이 올해도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저소득층 지역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취지로 뉴욕시가 2008년 도입한 그린카트는 기존 업소와의 최소 거리 규정이 없는데다 단속도 거의 전무해 한인 청과업소 매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뉴욕한인청과협회 김영윤 회장은 “취지는 좋지만 불법 영업이 난무해 한인 업소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올해는 그린카트 전담자를 고용해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2-01-03

1만5000피트 창공 '희망' 을 보다…"2012년엔 비상하자"

두근두근.   2012년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30분. 12월 치고는 따사로운 햇살속에 DC에서 남서쪽으로 한시간 반 가량 떨어진 버지니아 오렌지 카운티를 찾았다. 힘찬 새해를 다짐하며 중앙일보 편집국 기자들이 난생 처음 스카이 다이빙에 도전하기로 한 날이다. 새해를 맞는 설레임인지, 스카이 다이빙에 대한 두려움인지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발걸음을 들뜨게 했다.   이날 간 곳은 ‘스카이 다이브 오렌지'. 등록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교육용 동영상 시청과 동의서 작성이다. 앞뒤로 글이 빽빽한 동의서는 한마디로 ‘스카이 다이빙은 위험할 수 있는데 그래도 하겠느냐’였다. 마지막장에는 큰 글씨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문까지 적혀 있었다. 모두들 이미 마음의 준비는 끝났기에 새삼스레 고민할 겨를도 없이 사전 준비를 마쳤다.   사무실은 커다란 비행기 격납고를 개조한 듯 했다. 바닥에는 푹신한 고무가 깔려있고, 천장에는 낙하 훈련을 위한 줄들이 여기저기 늘어져 있었다. 일체형 점프 수트를 입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 낙하에 앞서 기초 훈련을 받는 사람들을 보니 ‘드디어 뛰는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앞서 참가한 스카이 다이버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며 두근거림은 점점 커졌다.   오전 11시30분쯤. 갑작스런 기상상태 악화로 스카이 다이빙을 일단 중지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밖에 나가보니 정말 맑던 하늘에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겨울철에는 기상탓에 스카이 다이빙이 취소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들었지만 막상 못할 수도 있다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사전 교육을 맡은 강사 케빈은 “바람이 시속 23마일 이상으로 불면 낙하시 위험이 있어 스카이 다이빙을 할 수 없다. 10여분마다 한번씩 풍속을 점검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낮 12시를 전후로 바람은 줄곧 시속 20마일을 초과했다. 돌풍까지 가세하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새해 각오를 다지기 위한 특별한 도전이었기에 기다리는 동안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못 뛰는게 아닌가’ 싶어 멍하니 하늘을 보기도 하고, 잡담을 하기도 하며 기다리기를 세시간 여. 오후 3시가 다됐을 무렵 드디어 ‘OK’ 사인이 떨어졌다. 순간 환호와 함께 다이빙장에는 다시 활기가 넘쳤다. 지칠듯한 기다림속에 결국 할 수 있게 됐다는 기쁨과 안도가 섞여 있었다.   오후 4시 18분. 마지막 차례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손목에 찬 고도계가 1만5000피트에 가까워질 무렵 비행기 뒷문이 활짝 열렸다. 그곳으로 뛰어내리는 것이다. 눈앞엔 하얀 구름 바다 뿐 땅은 보이지도 않았다. ‘하나, 둘, 셋!’ 강사의 외침과 함께 온 몸이 허공속에 던져졌다. 아무 것도 없었다. 강렬한 햇살에 눈이 부셨고 강한 바람만이 귀를 멍멍하게 했다. 발밑에, 눈앞에, 몸을 의지할 것이라곤 없는 그 순간, 워싱턴의 하늘을 품에 안았다. 하늘이 포근하게 몸을 감쌌다.   땅에 무사히 내려온 후 마주한 서로의 눈빛에서 희망이 보였다. ‘2012년,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유승림 기자 ysl1120@koreadaily.com

2012-01-03

"2세 회원 영입 확대하겠다"

“1세들이 만든 기반에다 2세들의 비즈니스 감각을 접목시키는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대뉴욕지구한인상공회의소 진신범(사진) 회장은 올해 사업계획을 2세들에게 집중시켰다. 한인들이 수십 년간 쌓아 온 비즈니스 노하우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다양한 문화와 지식으로 무장한 2세들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진 회장은 우선 오는 3월 열리는 ‘상공인의 밤’ 행사를 차세대 기금모금 파티로 꾸밀 예정이다. 또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골프대회를 차세대 발전기금 모금행사로 치를 계획이다. 2세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자연스런 만남의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진 회장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인으로 구성된 2세 회원이 1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을 중심으로 분야별 젊은층 모임을 확대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1세와 2세로 나뉘어진 역량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며 “올해는 2세들이 협회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아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상공회의소는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 뉴욕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 뉴욕에서 전 세계 한인 경제인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실질적인 협력의 길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상공회의소는 내년 5월께 뉴욕대회를 열기 위해 한국의 실무진과 접촉을 시작했다. 진 회장은 “한국에서는 내국인 위주로 행사가 진행돼 아쉬움이 있다”며 뉴욕 개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중구 기자 jaylee2@koreadaily.com

2011-01-11

"2014년부터 3세대 퍼크기계 금지 회원들 피해 없도록 적극 알릴 것"

뉴저지한인세탁협회의 올해 모토는 '회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협회'다. 협회는 이를 위해 2월부터 5월까지 매달 회원들을 위한 환경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회원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각 카운티별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환경 전문가를 초빙하고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해당 카운티를 찾아가 현장에서 회원들로부터 직접 고충을 들을 예정이다. 장성복(사진) 회장은 “오는 2014년부터는 뉴저지주에서 3세대 퍼크기계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그러나 아직도 이를 모르는 회원들이 많다. 회원들에게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이 관련법 개정에 대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 협회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뉴저지주 환경청이 추진하고 있는 환경법 개정에도 협회의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밀실 제거와 검사 완화 조치 등 협회의 의견을 일부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추가적인 입장 관철을 위해 회의를 자주 열 방침이다. 또 협회 자문변호사를 최대한 활용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환경법 등에 관한 상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8월에는 회원과 가족들을 위한 대규모 야유회도 개최한다. 권택준 기자 tckwon@koreadaily.com

2011-01-10

"디지털시스템·화재경보 등 회원들 새 분야 진출 지원"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협회부터 튼튼하게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올해부터 뉴욕한인기술인협회를 맡은 박원용(사진) 회장은 조직을 재편성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나온 20여 년을 기반으로 유명무실한 협회가 되지 않도록 새로운 20년을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다. 협회는 벌써부터 운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경험이 많은 회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되며,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자문 역할 뿐 아니라 현 임원진과 조율해 나가는 일을 맡게 된다.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냉동·간판·전기·플러밍 등 분야별 조직도 세분화했다. 회원 간 친목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골프 외에 낚시동호회도 신설했다. 2세 회원들 간 협력도 확대한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만남의 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박 회장은 “경기침체로 인해 회원 업소들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일수록 협회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호 도움이 되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존재 가치가 없다”며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일부 회원들은 극심한 침체에 견디지 못하고 수십 년간 운영했던 업소 간판을 내리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더욱이 저가 공세로 밀고 들어오는 타민족 업소와의 경쟁도 심해지면서 한인업체들 간 긴밀한 협력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업종 다변화가 필수라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한인들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으면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 한정된 분야에 치우쳐 있어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시스템이나 화재경보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는 것이 협회의 장기적인 계획이다. 이중구 기자 jaylee2@koreadaily.com

2011-01-07

[신년기획 불황 극복 원년…다시뛰는 한인들-5] "희망을 잃지 않으면 뭐든 할 수 있지요"

이상철(49·가명)씨에게 2011년은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업실패에다 교통사고까지 당하는 암울한 시기를 거쳐 이제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도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이씨는 “어려운 시기를 겪다 보니 나에게 기회는 다시 올 것 같지 않았는데,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 너무 행복하다. 이제는 앞만 보고 달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뉴욕과 뉴저지에서 7개의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가게를 운영했던 이씨는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한때 연 매출 500만 달러까지도 올렸던 사업이 금융위기가 닥치자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4년 만인 2008년 10월에 문을 닫아야 했다. 은행 대출과 자기 자본을 합쳐 200만 달러를 투자했으나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이씨는 “가게마다 렌트가 2~3개월씩 밀렸고, 그때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사업체를 처분하고 나니 알거지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살고 있던 집도 압류위기에 처해 헐값에 넘기고 식구들 모두 렌트로 옮겼다. 그래도 여전히 20만 달러의 빚은 고스란히 남았다. 이후 절치부심해 2009년 8월부터 네일서플라이 회사에 영업사원으로 들어갔다. 순전히 커미션제로 근무했고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주 6일을 열심히 일한 덕분에 월 5000~600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지난해 4월 어느 날 거래처로 가기 위해 운전 중 너무 피곤한 나머지 깜빡 졸았고,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졌다. 상대방 차에 탔던 3명은 한 달 이상 병원 신세를 졌을 정도였다. 불행 중 다행인지 이씨는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결국 이 일로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고, 다시 실직자가 됐다. 이씨는 보험분야의 최고 전문자격증인 공인생명보험사(CLU)에 도전했고 지난해 11월에 합격했다. 자신을 얻은 그는 미국 굴지의 보험회사 영업직에 지원했고, 10번의 인터뷰를 거쳐 12월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마지막 인터뷰 때 미국인 면접관의 “나이도 많고 영어도 그저 그렇고, 크레딧도 안 좋은데 잘 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 “희망이 있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씨는 “한때는 전화와 전기도 끊기고 주머니에 1달러가 없어 점심을 굶은 적도 많았지만 언제나 희망을 잃지는 않았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빚이 7~8만 달러나 남아 있지만 이제는 조금씩 갚을 수 있게 됐다는 이씨. 그의 목표는 회사내 5000명 영업사원 중 ‘톱 100’에 들어가는 것이다. 권택준 기자 tckwon@koreadaily.com

2011-01-06

"한인업주 뭉쳐야 권익 신장"

"회원 수를 늘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 강성규(사진) 회장에 따르면 뉴욕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세탁소 보일러 검사를 강화했다. 보험회사 직원이 1년에 두 번씩 나와 보일러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철저히 검사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과거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뉴욕시 빌딩국 검사관이 외관을 둘러보는 정도였다. 협회는 불경기 속에서 검사 강화로 난감해 할 업주들을 위해 시행 전 충분한 홍보 기간을 요청했으나 회원 수가 적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협회는 뉴욕시와 롱아일랜드·라클랜드카운티에 2100여 개 세탁소가 영업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한인 소유는 1700~1800개로 보고 있지만 협회에 정식 등록된 회원은 100명을 밑돈다. 강 회장은 "회원이 300명만 됐어도 빌딩국이 우리 요청을 그렇게 거절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같이 뭉쳐야 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한인업주들이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새로운 보일러 검사 제도 홍보를 위해 오는 3월 세미나를 계획 중이다. 불경기 타개와 비용 절감 방안 등도 논의된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탁업계 평균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0~15% 감소했다. 4년 전부터 업계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일부 업소는 최고 40% 이상 매출 감소를 경험하는 등 유례없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강 회장은 "많은 업소들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1-01-06

[신년기획 불황 극복 원년…다시뛰는 한인들-4] "부엌전문업체로 미국 시장 개척할 터"

한국과 미국에서 20여 년 간 건축업자로 잔뼈가 굵은 제임스 장(54·사진)씨는 새해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있다. 불경기 직격탄을 맞고 지난해 13년간 뉴욕에서 운영했던 건축업체 간판을 내렸던 장씨는 미 전역을 돌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LA를 비롯해 텍사스·샌디에이고·버지니아 등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다녔습니다. 이제 뉴욕에서 부엌이나 화장실용 캐비넷과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전문점을 열기 위해 마무리 준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건축·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했던 장씨는 1991년 텍사스주로 이민와 95년 뉴욕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듬해부터 ‘월드건축’ 회사를 차리고 100만 달러가 넘는 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일감이 늘어나고 공사 규모도 커지면서 직원이 10명이 넘을 정도로 중견업체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까지 1년 365일 공사가 끊이지 않았던 이 회사는 2008년부터 시작된 부동산경기침체와 맞물려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일감이 줄어들면서 직원 수도 하나 둘씩 줄이기 시작했죠. 줄일 만큼 줄였는데도 사무실 임대료와 보험료 등을 포함해 한 달에 1만 달러가 넘는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었죠. 당시 생활비는 아예 꿈도 꾸지 못했어요. 나중에는 가격경쟁이 심해지면서 어렵게 공사를 따내도 자재비를 제하면 인건비도 안 나오는 지경에 이르게 됐죠.” 이렇게 심한 혹한기를 보낸 장씨는 2009년 피땀으로 일궈온 회사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다른 건축업체의 하청을 받아 힘겹게 생계를 유지해온 장씨는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한인을 벗어나 미국인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부엌자재 전문업소를 준비하게 됐다. 언젠가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앞세워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온 결과다. 장씨는 “한국에서도 부도가 나는 바람에 미국까지 오게 됐는데 결국 또 한 번의 시련을 겪게 됐다”며 “하지만 누구에게도 거리낄 것 없는 소비자와의 신뢰감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중구 기자 jaylee2@koreadaily.com

2011-01-05

"서비스·마케팅 교육 실시할 것"

"서비스·마케팅 교육으로 불황을 함께 이겨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뉴욕한인네일협회 이은혜(사진) 회장의 새해 포부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인업소들의 평균 매출은 2009년에 비해 10%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해 롱아일랜드 등 일부 교외 지역은 성수기에도 비수기보다 못한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맨해튼은 성수기를 기준으로 매출이 작년에 비해 10~30% 증가했다. 이 회장은 또 "회원 수를 늘리면 그만큼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고 지금 같은 침체기에 해결 방안을 찾는 데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시작한 회원 업소 방문을 새해 들어서도 계속하고 있다. 방문을 통해 협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불경기 속 어려움과 극복 노하우, 경험담을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업소 방문은 '회원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스태튼아일랜드와 롱아일랜드 지역에서 시작했고, 올해는 맨해튼 지역을 중심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협회 사상 첫 여성 회장인 이 회장은 불경기 속에서 여성의 섬세함과 치밀함으로 회원 간 교류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아이디어 발굴은 물론 신제품·신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업소들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1-01-05

[OC] [신년기획 불황 극복 원년…다시뛰는 한인들-1] 우리는 파트너…상호 존중·무한 신뢰 바탕으로 '동고동락' 스물한 해

말다툼 한번 안해 본 '찰떡 인연' 주종관계보단 함께 일하는 동료 직원도 섬기고 후하게 대접해야 가든그로브의 설렁탕 전문점 '장모집' 전영자 사장과 임윤자 매니저는 올해에도 새해를 함께 맞이했다. 벌써 스무 번째다. 임 매니저가 장모집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의 일이다. 한 식당, 한 주인과 21년째 함께 하는 종업원은 여간해선 보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이민역사가 짧은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서 한 식당이 20년 넘게 상호나 주인이 바뀌지 않고 유지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게다가 서 있는 시간이 길고 무거운 음식 쟁반을 날라야 하는 식당 웨이트리스는 이직률이 높기로 유명한 직업이다. 전 사장과 임 매니저가 오랜 세월을 함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주인과 종업원의 관계를 넘어선 '파트너십'에 있었다. 오랜 세월 상호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쌓아 올린 전 사장과 임 매니저의 파트너십은 경기침체 속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는 한인 비즈니스 업주,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임윤자(55)씨는 34세이던 1990년 가족이민으로 미국에 왔다. 먼저 미국에 와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시어머니는 "미국에선 여자도 일을 해야 하고 이민 온 여자가 취직하기엔 식당이 최고"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었고 임씨는 그 말에 세뇌(?)된 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가든그로브에 짐을 푼 지 불과 닷새만에 신문 구인광고를 보고 장모집을 찾은 임씨는 그 자리에서 취직이 됐다. 그리고 강산이 두 번 변했다. "주인 아줌마가 워낙 사람이 좋아요. 섭섭한 적도 없었고요. 워낙 마음이 편해 옮길 생각을 해본 적도 없어요." 임씨와 전 사장의 예사롭지 않은 관계는 서로에 대한 호칭에서도 드러난다. 임씨는 사장을 "주인 아줌마"라고 부르는 유일한 직원이다. "이상하게 사장님 소리가 안 나오더라고요. 주인 아줌마도 싫어하지 않는 눈치기에 계속 부르다 버릇이 됐지요." 임씨보다 14살이 많은 전 사장은 그를 "혜경"이라고 부른다. 혜경은 임씨의 딸이다. 처음엔 "혜경이 엄마"라고 부르다 시간이 흐르면서 "혜경"으로 짧아졌다. 경력이 짧은 직원이나 오래 전부터의 단골이 아닌 고객이 임씨의 이름을 혜경으로 알고 있는 이유다. 전 사장은 임씨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나 대신 모든 것을 알아서 합니다. 단골들 입맛도 다 외우지요. 주문하기 전에 알아서 '살코기 국수로 드릴까요'라고 묻는다니까요. 장모집은 저 사람 가게나 다름 없어요." 어느 식당 사장이라도 탐낼 만한 임씨에겐 스카웃 제의도 심심찮게 있었다. 하지만 임씨는 모두 거절했다. 옮겨봐야 더 나은 곳은 없을 거란 믿음 때문이었다. "다른 사장 밑에서 일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말다툼을 안해봤다면 믿겠어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여기서 은퇴해야죠." 전 사장과 임씨의 관계를 웅변해주는 에피소드 한 토막. 장모집은 최근 가든그로브내에서 이전했다. 임씨는 이 과정에서 한 투자자에게 옛 장모집 자리에 설렁탕집을 차려 줄테니 운영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독립해 내 가게를 갖는다'는 생각에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마음을 정리한 임씨는 전 사장에게 "이런 제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장모집 손님은 다 네 손님이다. 네가 문을 열면 내가 문을 닫겠다"고 답했고 임씨는 그 말에 한 자락 미련도 던져버렸다. 전 사장은 임씨 뿐 아니라 다른 직원에게도 군림하기 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처럼 대한다. 다른 사장처럼 테이블에 버티고 앉아 밥 차려달라고 하지 않고 배고프면 스스로 주방에서 꺼내 먹는다. 자연히 직원들간의 팀워크도 다져진다. 장모집엔 오랜 기간 근속하는 직원이 많다. 주방을 담당하는 직원 2명은 각각 18년 16년째 장모집을 지키고 있다. 심지어 궂은 일을 하는 타인종 직원 중에도 16년 근속자가 있다. 멕시코에서 온 '지미'다. 스무 살에 직원이 된 그는 어느덧 36세가 됐다. 장기 근속 직원이 많은 데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터. "사장이 사람이 좋다"는 직원들의 칭찬만으로는 어딘 지 미진했다. 전 사장의 말에서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찾을 수 있었다. "식당 주인에게 고객은 왕이고 섬겨야 할 대상입니다. 하지만 직원도 섬기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섬기지는 못해도 후하게 대하려 하죠. 장모집이 20년 넘게 유지되는 건 다 직원들 덕이니까요."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2011-01-04

[신년기획 불황 극복 원년…다시뛰는 한인들-3] "이제 주급으로 빚 갚기 시작했어요"

“여전히 답답하고 의욕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것 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소문난 집’ 식당 주방장 민경수(53)씨.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식당을 운영하던 그였기에 다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고객들의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민씨가 미국에 이민 온 건 1994년. 이후 팰팍을 중심으로 한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근무했다. 특히 소문난 집에서 10여년 가까이 일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09년 4월 포트리의 한 식당을 파트너와 함께 인수, 운영을 시작했다. “사실 월 2만~3만달러 가량 적자를 내던 곳이었어요. 그래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손맛과 성실함이면 업소를 정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했었죠.” 민씨는 인수 뒤 출퇴근할 시간이 아까워 식당에서 잠까지 잤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다. 특히 갈치조림이나 간장게장 등 그만의 손맛이 들어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고객을 맞았다. 그런 노력 덕분에 그 해 여름에는 매출이 상당히 올라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해 겨울 원재료값이 인수할 때 당시에 비해 30% 이상 올랐고 근처에 새로운 경쟁 업체가 문을 열면서 단체고객이 줄기 시작했다. 그는 “2009년 겨울은 그야말로 암흑이었다. 단 하루도 못 쉬고 일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종업원 주급이 1~2주씩 밀리기도 했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어서 메우는 상황이 됐다”고 한숨 쉬었다. 민씨는 결국 지난해 5월 운영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파산을 하고 싶어도 변호사 비용이 없어 못할 지경이었죠. 내겐 빚 말고는 남은 게 없었습니다. 도와준 사람들에게 너무나 미안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이후 몇 개월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그에게 다시 손길을 뻗은 건 자신이 근무했던 소문난 집이었다. 지난해 9월 그는 친정이나 다름없는 이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민 씨는 “주급으로 조금씩 빚을 갚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강이종행 기자kyjh69@koreadaily.com

20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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