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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성매매 일당 ‘스파이’ 가능성 제기

보스턴과 워싱턴DC 등에서 ‘의사, 기업체 대표, 군인, 변호사’ 등을 상대로 성매매 조직을 운영해 연방검찰에 기소된 한인 성매매 조직〈본지 2023년 11월 24일자 A-3면〉 배후에 해외 정보기관이 관여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LA매거진은 익명의 연방수사관을 인용해 지난해 기소된 한인 성매매 일당이 정·재계 유력인사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범죄행각이 해당 분야 거물을 노린 스파이(Korean spy) 활동 목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연방 국토안보부 수사자료를 토대로 LA와 동부에서 포주로 활동한 한인 3명이 한인 여성을 활용해 성매매를 벌였고, 범죄 수익금도 한국으로 보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연방정부 수사관은 이 매체 인터뷰에서 “수사기록에 발언할 권한은 없다”고 전제한 뒤 “이 사건은 외국의 적(foreign adversary)이 정치적으로 힘 있는 이들의 정보를 수집하려 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매체는 스파이 활동 가능성으로 한인 포주 3명이 보스턴과 워싱턴DC 고급아파트에서 정·재계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성매매를 제공한 점, 미국의 민감한 정보에 접근 가능한 이들을 성매수자로 노린 점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보스톤에서 연방 검찰 조슈아 레비 검사는 해당 성매매 포주 일당 기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성매수자에는 선출직 정치인, 의사, 군 간부, 정부 사업 계약자, 교수, 과학자, 변호사, 첨단 기술 및 제약 회사 임원 등이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초 영국 데일리메일도 중앙정보국(CIA)에서 일한 전직 요원을 인용해 해당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 이들은 러시아, 중국, 한국 정부 중 한 곳에서 후원받은 스파이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과 익명으로 인터뷰한 요원은 유력한 후보로 중국 정부를 꼽으며, 그 이유로 기밀유지를 위해 한국인을 앞세웠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방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불법 성매매 조직 운영 혐의로 기소된 한 이(41), 이준명(30), 제임스 이(68)씨는 2020년 7월부터 보스턴과 워싱턴DC에서 아파트 9채를 임대해 불법 성매매를 알선했다.   국토안보부 수사국 인신매매 수사관이 제출한 조사서에 따르면 이들은 한글 장부를 작성했다. 장부에는 성매매 여성의 이름, 요일, 시간대별 고객 접대 내용, 성매매 대금이 자세히 기록됐다. 현금이 담긴 봉투 겉면에도 성매매 여성의 이름, 날짜, 액수가 적혀있다.   한 이씨는 성매매 수익금 100만 달러 이상 현금을 챙긴 뒤, 이를 은닉하기 위해 머니오더, 와이어 바알리, 뱅크오브아메리카, 한국 국민은행 등 여러 곳으로 송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월요병 성매매 스파이 한인 성매매 성매매 조직 일당 기소

2024-02-04

핵 재앙 우려 스파이가 된 물리학자 다큐

미국은 전시에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다. 이 냉혹한 사실을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 ‘자비로운 스파이’는 더 큰 위험으로부터 인류를 구한 물리학자 테드 홀과 그의 아내 조앤에 관한 감동 스토리다.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도중 극비리에 핵무기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 세계 최초로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미국 과학자 아카데미’의 제안으로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대거 차출되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단순한 과학 실험이 아닌, 실전에 사용할 대량 살상무기를 제작하는 군사 작전이었다.   물리학자들 중에는 테드 홀이라는 18세의 하버드대 학부생도 있었다. 그는 세계 최초의 핵폭탄이 성공적으로 개발된 후, 동료들처럼 기뻐하지 않았다. 원자 폭탄이라는 강력한 살상 무기가 가져올 재앙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홀은 폭탄 제조에 대한 주요 정보를 소련에 전달하기 시작한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클래식 음악과 사회주의에 심취했고 동료 학생인 조앤 크라코버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가 조앤을 만나 청혼했을 때, 자신이 소련에 정보를 넘긴 사실을 고백했다. 부부는 주변의 의심과 FBI 감시 및 위협 속에서도 세 딸을 키우면서 자신들의 비밀을 숨기고 여생을 보냈다.     ‘자비로운 스파이’는 스파이 이야기인 동시에 5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한 홀 부부의 놀라운 사랑 이야기이다. 감독은 조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남편 테드와 보낸 인생을 되돌아보며 그들의 삶 속에 숨어 있던 비밀을 허심탄회 털어놓는다. 그리고 배우들로 하여금 젊은 시절 부부가 함께 겪었던 우여곡절을 그려낸다.     1999년 테드 홀은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김정 영화평론가스파이

2023-08-04

[글로벌 아이] 중앙사회공작부는 왜 부활했나

지난 16일 중국 SNS에 항일전쟁을 다룬 역사 드라마 한 장면이 올라왔다. 중국 당국이 ‘당과 국가 기구 개혁방안’을 발표한 뒤였다. “서창(西廠)” “커눙 동지” “민원 부처로 특공(特工) 신분을 숨기려는 건 아닌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번 당정 기구 개혁을 앞두고 홍콩 언론은 공안과 정보를 총괄하는 ‘중앙내무위원회’의 등장을 예고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민원[信訪]을 지도할 ‘중앙사회공작부’를 만드는 데 그쳤다. 그러자 외신은 금융위와 과학기술위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인들은 중앙사회공작부에서 리커눙(李克農·1899~1962)의 그림자를 봤다. 그는 70년 전 판문점 한국전쟁 휴전협상을 막후에서 지휘했다. 앞서 마오쩌둥(毛澤東)은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의 후계 교육을 그에게 맡겼다. 마오의 심복이자 ‘스파이의 왕’으로 불린 그가 1939년 옌안(延安)에서 중앙사회부 신설을 주도했다.   당시 중일전쟁이 한창이었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첩보전이 치열했다. 국민당이 먼저 반당(反黨) 활동 처벌법을 만들어 공산당의 스파이 방어에 나섰다. 옌안의 공산당은 중앙사회부를 만들어 대응했다. “최근 일본 침략자·매국노·완고분자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당 내부로 스파이를 침투시켜 파괴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과 지방 당 위원회는 정치 감각과 능력이 뛰어난 간부로 각각 사회부를 조직하라”는 문건을 하달했다.   84년이 흘렀다. 중일전쟁을 미·중 충돌과 신냉전이 대체했다. 안으로 사회 갈등과 충돌이 빈번해지고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백지시위와 백발시위가 벌어졌다. 당은 ‘색깔 혁명’ 방지를 강조한다.   중앙사회공작부의 실제 임무는 사회의 여론 변화를 민첩하게 파악하고, 잠재적인 위험이 정권의 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미연에 막는 데 있다.   중앙사회공작부는 중앙조직부·중앙선전부 등과 동급의 조직이다. 부국(副國), 즉 부총리급 권력기구란 의미다. 부장 인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적어도 중앙서기처 서기 이상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   덩위원(鄧聿文) 시사평론가는 이번 개편을 “시진핑 주석의 위기감을 반영한다”며 “스스로 초래한 정권 안보의 곤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 주석은 권좌에 머무르는 동안 끊임없이 기구개혁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진핑 3기는 “시진핑파(派) 일색의 상무위원회와 ‘베스트 앤 브라이티스트’ 정치국”이 이끈다. 정책 집행력에 있어 ‘글로벌 서구’와 비교 불가한 효율을 갖췄다. 내부 감시통제를 전담할 기구도 부활했다.     중국이 명실상부 ‘새로운 시대(新時代)’에 들어섰다. 신경진 / 베이징총국장글로벌 아이 중앙사회공작부 부활 중앙사회부 신설 스파이 방어 중앙서기처 서기

2023-03-29

[기고] 중국발 스파이 풍선 목적은

어린 시절 고무풍선을 띄우며 즐겁게 놀던 일을 기억한다. 그런 풍선이 요즘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스파이 풍선 때문이다.     미군은 지난 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인근 바다에서 미국을 가로질러 날아온 중국 스파이 풍선을 격추한 데 이어 12일 또다시 미시간주 휴런호 상공에서 ‘중국 풍선’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물체를 미사일로 격추했다. 또 10일에는 알래스카주를 가로지른 뒤 북극점으로 향하던 비행물체를 격추했고, 11일에는 캐나다의 유콘 상공에서도 캐나다 공군과 함께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벌써 4번째다.     12일 격추에는 F-16 전투기가 동원됐고, 앞서 4일, 10일, 11일 격추에는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F-22 전투기가 동원됐다. 미 공군은 4건 모두 F-22와 F-16에 장착된 사이드와인더 미사일로 풍선을 격추했다. 중국의 친정부 네티즌들은 4일 미국의 최초 격추가 있은 뒤에, “싸구려 풍선을 떨어뜨리는데, 40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쐈다”며 조롱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이 기후관측 풍선 하나를 떨어뜨리려고 2억1600만 달러짜리 전투기(F-22)에서 40만 달러짜리 사이드와인더 A2A를 발사했다고 비아냥거렸다.     최신 전투기가 출격한 이유는 풍선의 고도 때문이란다. 4일 격추된 중국 스파이 풍선은 6만5000 피트, 10일 알래스카 상공에서 격추된 비행물체는 4만 피트, 캐나다 유콘주에서 격추된 것도 4만 피트 이상의 상공을 날고 있었다. 이로 인해 미군은 5만 피트까지 상승할 수 있는 F-16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     그럼 왜 미 전투기는 기관포를 쏠 수 있는 고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까. 이 풍선의 크기는 25층 규모였다고 한다. 땅에 펼쳐 놓으면, 풋볼 경기장 5개를 덮을 수 있는 크기다. 4일 격추된 중국 스파이 풍선도 엇비슷한 크기로, 길이가 200피트였다. BBC 방송은 “공군이 기관포로 격추하려고 했지만, 이 기구에서 가스를 빼내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풍선의 크기에 비해 기관 포탄의 작은 구멍들로는 풍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러시아 등이 미국 감시정찰, 즉 탐색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얼마나 빨리 영공 침입을 인지하고 대응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이들 물체를 보냈다는 말이 있다”고 전한다.     공포의 적 ASBM(대함탄도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미국의 가장 도발적인 방안은 바로 선제공격이라는 게 중론이다. 차세대 스텔스 DDG-1000 구축함이 이를 위해 투입된다는 얘기다. 만재배수량 1만4000t인 이 구축함은 스텔스 기술 덕분에 레이더에 나타나는 크기가 기존 구축함의 50분에 1에 지나지 않는다. 적국 해안까지 접근해 수백km 떨어진 내륙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DF-21D를 발사할 징후를 보이면 이 구축함이 중국 본토 해안까지 접근해 초음속 크루즈미사일로 선제공격하는 식의 작전이다.     이번 중국 정찰 풍선의 한반도 통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국군 당국은 9일 “우리 영공을 통과한 중국 정찰 풍선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군이 중국 정찰 풍선을 놓쳤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말이 나왔다. 어느 것이 진실일까?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중국 스파이 스파이 풍선 시절 고무풍선 기후관측 풍선

2023-02-15

'중국 스파이 혐의' IIT 유학생 징역 8년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기술대학(IIT)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미국 방위산업체에 근무하는 중국계 엔지니어, 과학자들의 신상 정보를 중국 정보 당국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유학생에게 연방 법원이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26일 법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로널드 구즈먼 판사는 전날 중국 국적의 시카고 유학생 지차오쿤(31)이 중국 정부를 대신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은 처벌을 내렸다.   구즈먼 판사는 지씨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항공기술 분야에 침투해 잠복 요원 활동을 하는 것이었다며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량 5년 보다 많은 8년형을 선고했다.   지씨의 변호인은 지씨를 '중국 정부의 첩보요원 모집기관에 의해 조정된 젊고 이상주의적인 학생'으로 묘사하면서 "그는 결코 미국 정부의 기밀을 훔치지 않았다. 누구나 인터넷에서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정도의 개인 신상정보를 수집했을 뿐"이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하지만 구즈먼 판사는 지씨가 단기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미군에 지원했을 뿐아니라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 정보기관 CIA, FBI, NASA 등에서 일할 기회를 모색했다며 중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구즈먼 판사는 "지씨에게는 현재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생각과 계획들이 있었다. 미국에 뿌리를 내린 중국의 잠복 요원이 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2013년 IIT 대학원에 유학한 지씨는 2015년 전기공학 석사학위 취득하고 2016년 미군의 외국인 특기자 모병 프로그램(MAVNI)을 통해 미 육군 예비역에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9월, 방위산업체 직원들의 신상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해 중국 정보당국에 제공한 혐의로 체포, 수감됐다. 이어 4년 만인 작년 9월 열린 재판에서 시카고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씨가 미국 법무부에 사전 등록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혐의, 중국의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 혐의, 미군에 허위 진술을 한 혐의 등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지씨는 형기를 모두 마친 후 중국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Kevin Rho 기자중국 스파이 시카고 유학생 스파이 활동 시카고 연방법원

2023-01-26

[그 영화 이 장면] 유령

이해영 감독의 ‘유령’ 앞에 붙은 ‘스파이 액션’이라는 장르 카피는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비밀리에 활동하던 항일 조직의 이야기를 다룬 ‘유령’의 전반부는 첩보 장르의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스파이 색출을 위해 고립된 호텔에 다섯 인물이 갇히면서 장르의 톤은 서서히 액션으로 바뀌어가고, 급반전의 모멘트가 등장하면서 영화의 장르 강도는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그런 면에서 ‘유령’은 액션의 지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무라야마 쥰지(설경구)와 박차경(이하늬)의 격투 신이다.   총독부 통신과 감찰관인 쥰지와 암호 전문 기록 담당인 차경은 같은 부서에 근무하며 함께 스파이로 의심받고 있지만 입장은 크게 다르다.     조선은 독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 그들의 대결은 개인의 싸움이 아니라 가치관의 충돌인 셈인데, 말 그대로 ‘몸으로’ 부딪힌다. 흥미로운 건 여자와 남자의 싸움이지만 그 성차는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대등한 피지컬을 지닌 두 사람의 대결이며, 주고받는 파워는 상당하고, 한순간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처절한 승부이며, 한 사람이 죽어야 끝나는 상황이다. 이처럼 ‘유령’의 액션은 젠더의 전형성을 거부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기존의 장르 관습을 뒤엎고, 결국은 불꽃놀이 같은 액션 대폭발이 이어진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유령 스파이 액션 액션 대폭발 첩보 장르

2023-01-20

'스파이 혐의' 중국인 유학생 중형

시카고로 유학한 중국인이 중국 정부 당국자의 지령을 받고 미국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는 중국계 엔지니어, 과학자들을 포섭하려 한 혐의로 중형을 받게 됐다.   27일 미 법무부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시카고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중국 국적자 지차오쿤(31)이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미국 내에서 불법 행위를 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지난 2주간 열린 재판서 제시된 증거들을 토대로 지씨가 미 법무부에 사전 등록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혐의, 중국의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 혐의, 미군에 허위 진술을 한 혐의 등 3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2건의 전신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법무부는 지씨가 중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MSS)를 위해 일했으며 중국 정보당국을 대신해 항공우주, 인공위성 관련 첨단 기술 분야의 중국계 엔지니어 및 과학자들을 채용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지씨가 사전 등록 없이 중국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혐의에 대해 최대 징역 10년형, 음모 및 거짓 진술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복역을 모두 마친 후에는 중국으로 추방될 것이라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트리뷴은 지씨가 2013년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기술대학(IIT) 대학원에 유학을 오기 직전 MSS의 관심 대상이 됐으며 겨울방학을 이용해 중국에 갔을 때 MSS 산하 조직인 장쑤성 국가안전청(JSSD) 고위 간부와 만나 6천 달러를 지원금으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씨는 시카고로 돌아와 JSSD가 뽑을만한 8명에 대한 신상 정보를 수집해 제공했다. 정보 수집 대상자들은 중국 또는 대만 출신 엔지니어 및 과학자들로, 8명 가운데 7명이 미국의 방위산업체에 근무하고 있었다.   미국 법무부는 JSSD가 미국 기업들이 개발 중이던 최첨단 항공우주, 인공위성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얻기 위해 이 일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씨는 2015년 전기공학 석사학위 취득 후 2016년 미군의 외국인 특기자 모병 프로그램(MAVNI)을 통해 미 육군 예비역에 지원했다.   검찰은 지씨가 지원서에 '최근 7년간 외국 정부와 접촉한 일이 없다'고 허위 진술했으며 이어진 육군 장성과의 인터뷰에서도 외국 정보 당국과의 관계 및 접촉 사실 등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씨는 지난 2018년 9월, 방위산업체 직원들의 신상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해 중국 정보당국에 제공한 혐의로 체포, 수감됐으며 4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변호인은 "지씨는 결코 미국 정부의 기밀을 훔치지 않았다. 누구나 인터넷에서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정도의 개인 신상정보를 수집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가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함정"이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지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1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중국 스파이 혐의 미군 전신사기 혐의 엔지니어 과학자들

2022-09-28

트럼프 '셀프 사면권' 논란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4일 "수많은 법률학자가 말한 것처럼 나는 나를 스스로 사면할 절대적 권리가 있지만, 내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그런 일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3명의 매우 성나고 (나와) 대립하는 민주당원들이 주도하는, 절대 끝나지 않는 '마녀 사냥'은 중간 선거까지 계속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고 했지만, 스스로 '자기 사면권'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최근 촉발한 '셀프 사면' 논란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 일부 변호인단은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사면'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공화당 내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사면할 경우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사면할 '절대적 권리'가 있다고 한 트윗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논란이 됐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이 쏟아지자 "분명히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답하면서 "고맙게도 대통령은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고 사면의 필요성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버트 뮬러 특검의 임명 자체를 '위헌'으로 규정하며 더욱 공세를 강화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특검의 임명은 완전히 헌법위반!"이라며 "그런데도 우리는 잘못한 게 전혀 없으므로 민주당원들과 달리 관습과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2018-06-04

"러시아 스파이 잠재적 위협" 홀더 법무장관 강조

에릭 홀더(사진) 법무장관은 "맞교환 형식으로 본국에 송환된 러시아 스파이들이 비록 중요한 기밀을 유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 잠재적 위협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홀더 장관은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첩보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 이들에게 수십만달러를 제공하기도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홀더 장관은 또 10명의 러시아 스파이를 서방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한 혐의로 수감돼 있던 러시아인 4명과 교환한데 대해 "우리가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었던 4명을 데려올 수 있는 기회였다"고 옹호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도 NBC 시사 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에서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10년 이상 미국에서 활동했지만 기밀 정보를 빼내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오랫동안 감시했다"며 스파이들이 기밀 유출을 시도했지만 실제로 빼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ABC 방송은 "러시아로 추방된 미녀 스파이 안나 채프먼(28)이 2003~07년 영국에 거주했다"며 "런던이 러시아 스파이의 주요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왕립 군사문제 연구소(RUSI)의 조나산 에얄은 "미국의 러시아 스파이 네트워크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또 러시아 스파이들이 옛 소련 시절과 마찬가지로 런던에서 활개치고 있다며 런던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연방 보안국(FSB)에 반발하는 러시아 신흥재벌의 주요 활동무대라는 점을 그 원인으로 설명했다. 봉화식 기자

2010-07-12

양국 '스파이 교환' 배경…명분보다 '실리 우선'

미국과 러시아가 미국내 러시아 스파이 사건을 '스파이 맞교환' 방식으로 매듭지었다. 이는 양국간 협력이라는 '대의'를 내세웠지만 결국 두 나라의 실리가 우선이라는 정치적 거래로 마무리 짓게 됐다. 양국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햄버거 오찬'을 통해 전례없는 협력을 다짐한 지 사흘만인 6월27일 터진 이번 사건은 '마타 하리 같은 미녀 스파이' '냉전시대의 재림'으로 불리며 모처럼 밀월기를 보내던 미.러 관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결국 스파이 10명을 대량으로 체포 '칼자루'를 쥐던 미국이 엄격한 법집행 대신 타협을 선택함으로써 이번 사건은 '찻잔 위의 태풍'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1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호전되고 있는 미.러 관계에 이번 사건이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양측의 계산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는 오바마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굵직한 대외 이슈 중 러시아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오바마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긴 '핵무기 없는 세계' 공약과 관련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협조가 불가피하다. 3개월전 2200기에 달하는 장거리 핵탄두를 1500기로 지상 및 해상배치 미사일은 1600기에서 800기로 각각 감축하기로 러시아와 새로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을 체결했다. 또 내년 7월로 예고한 철군 개시를 앞두고 막판 고삐를 조이고 있는 아프간 전쟁의 보급로를 유지하는데도 러시아의 도움이 필수불가결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으로선 스파이 사건을 장기적 법정 공방으로 끌고 갈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설정'(리셋)하겠다는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된다. 반면 러시아 입장에서도 17년 숙제인 세계무역기구(WTO) 조기가입을 마무리짓는데 미국의 지지가 절실하다. 러시아 역시 오바마가 지난달 24일 미.러 정상회담 후 러시아의 신속한 WTO 가입을 공개 지지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이유로 미국과 각을 세우는 것이 국익에 이로울 것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연방 수사국(FBI)은 "몇년동안의 추적끝에 애써 체포한 러시아 스파이들을 며칠만에 석방한다면 앞으로 도대체 어떻게 일하란 말이냐"라며 반발 후유증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 황주영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2010-07-09

미·러 '스파이 맞교환' 움직임 빨라져…"CIA-주미 러 대사 비밀회동·채프먼 등 양국 10명씩 최종 조율"

'본드걸' 뺨치는 미모의 러시아 미녀 스파이 체포. 뒤이은 러시아의 서방 스파이 모스크바 이송.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맞교환.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007 영화를 방불케 하는 첩보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AP통신을 비롯한 현지 언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주미 러시아대사는 이날 비밀 회동을 통해 맞교환 대상을 각각 10명씩으로 최종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요구한 인물에는 지난달 검거된 여자 스파이 안나 채프먼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를 포함한 10명의 러시아 스파이 용의자는 지난달 미국 정보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미국이 구금하고 있는 10명의 러시아 스파이는 8일 뉴욕 맨해튼의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긴급 이감됐다. 이들은 유죄를 시인하는 대신 형량을 감형 받는 형식으로 풀려나 제3국행 비행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교환을 원하는 인물로는 러시아 내 대표적 군축 및 핵 전문가인 이고르 수티아긴 박사가 포함됐다. 그는 러시아의 핵잠수함 보유 현황과 같은 군사기밀을 영국 기업에 건넸다가 체포돼 2004년 1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러시아 당국은 그가 거래한 영국 기업이 미 CIA의 전위조직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영국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체포된 세르게이 스크리팔도 교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스파이 맞교환설은 시베리아 감옥에 수감 중이던 수티아긴 박사가 갑작스럽게 모스크바로 이송되면서 불거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례적으로 수티아긴 박사에게 변호사 및 가족 접견을 허용했다. 수티아긴을 만난 러시아 변호사는 미.러의 스파이 맞교환 가능성을 언론에 흘렸고 러시아 당국은 이를 묵인했다. 그를 포함한 10명의 서방 스파이 혐의자도 금명간 석방돼 제3국으로 추방될 전망이다. 미.러의 이번 스파이 맞교환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계획돼 온 것으로 보인다. 미 정보 당국은 안나 채프먼을 포함한 러시아 스파이 일당을 10년 가까이 추적해 왔다. 최근 이를 눈치챈 스파이 일당이 미국을 탈출하려 해 급하게 체포했다는 게 미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곧바로 수티아긴 박사를 모스크바로 이감하며 맞교환 준비에 나서 사전에 미.러 당국의 물밑 접촉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러 당국자도 맞교환설에 대해선 함구하면서도 "최근 불거진 스파이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소원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스파이를 처음 맞교환한 것은 1962년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U-2 고공정찰기가 소련 영공에서 추락해 조종사 프랜시스 게리 파워스가 간첩 혐의로 체포되자 미국 측은 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인 루돌프 아벨 대령과 맞교환을 제의해 성사됐다. 85년에도 폴란드와 동독에 수용돼 있던 서방 측 스파이 25명이 미국에서 체포된 소련 간첩 4명과 맞교환으로 풀려난 바 있다.

2010-07-08

미-러 '스파이 맞교환' 추진…사태 확산 막기로 약속

〈속보〉 미국내 러시아 스파이 사건이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번에 검거된 스파이 한명과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미국 첩자끼리의 맞교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7일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2004년 미 첩보기관에 핵 잠수함 등 각종 러시아 군사 기밀을 넘긴 혐의로 기소돼 15년형을 선고받고 아르한겔스크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고르 수티아긴 박사를 넘기는 조건으로 이번에 검거된 10명의 스파이중 한명을 러시아로 데려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또 이번 스파이 사건의 확산을 원하지 않으며 추가적인 적대행위를 자제한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대표적 군축 전문가 수티아긴 박사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미국.캐나다 분과장을 지냈다. 그의 변호사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티아긴이 최근 모스크바 인근 교도소로 이감됐으며 그 자신도 미국서 체포된 러시아 스파이 한명과 교환 조건으로 영국으로 추방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또 "자신의 인생이 끝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영국행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수티아긴은 미국과의 스파이 교환 조건으로 자신이 곧 석방될 것이며 영국으로 보내질 것이라는 것을 가족에게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법무부는 최근 미국서 러시아를 위해 불법 정보활동을 한 혐의로 페루 국적의 칼럼니스트 비키 펠리스와 미녀 사교가 등 10명을 체포한바 있다. 이들에게 공작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은 또다른 한명은 키프로스에서 체포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뒤 종적을 감췄다.

2010-07-07

러시아 스파이 안나 챕먼 "미국서 추방될까 두려워"

미국에서 체포된 미모의 러시아 스파이 안나 챕먼(28.사진)은 "미국에서 살기 원하며 추방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가 주장했다. 챕먼의 변호를 맡고 있는 로버트 바움은 2일 "그는 보석이 허용되더라도 도망갈 곳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챕먼은 보석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28일 기각당했다. 바움은 챕먼이 자신을 '팜므 파탈(남성을 파멸로 이끄는 치명적인 매력의 요부)'로 묘사한 언론 보도에 "당혹스러워했다"며 "그는 뉴욕에 사는 전형적인 28세 싱글 여성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챕먼의 아버지 바실리 쿠스첸코가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고위 관리 출신이라는 보도도 부인했다. 바움은 "쿠스첸코는 러시아 대사관의 하급 관리"라며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챕먼에게 접근해 가짜 여권을 전달해달라고 했을 때 그는 경찰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챕먼의 영국인 전 남편 앨릭스 챕먼(30)은 이날 두 사람이 주고받은 e-메일을 공개하며 "챕먼이 가족 대신 일을 선택한 것을 괴로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람이 이혼 전 아이 갖는 문제를 의논했다며 "그녀가 러시아 요원들에게 포섭되지 않았더라면 함께 가족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케빈 챕먼(56)도 "그녀는 마타 하리(제1차 세계대전 때 활동한 유명 여성 스파이)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김한별 기자

2010-07-04

미-러 "추문 확대 서로 이로울 것 없다"…'미녀 스파이 스캔들' 확대 자제 움직임

최근 불거진 러시아 간첩 사건이 냉전시대 잔재를 보여 줬지만 변화가 모색되고 있는 양국 관계를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일 전망했다. IHT는 "스파이 사건이 양국관계를 전환시키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에 그림자를 드리웠다"며 스캔들이 터진 시점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72시간후라는 점이 오바마 팀을 크게 좌절시켰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번 사건이 미.러 관계를 '재설정(리셋)'하려는 오바마의 노력을 '과도한 낙관론'으로 폄하하는 이들에게 힘을 싣고 러시아와 새로 체결한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의 상원 비준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IHT는 "오바마는 20세기의 귀신이 21세기의 목표를 방해하는 상황은 용납하지 않기로 했다"며 행정부가 러시아와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을 감안 이번 사태의 '확전'을 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그 근거로 미국이 러시아 외교관 추방과 같은 응징 조치를 취하지 않고 남달리 크게 분노를 표하지도 않은 점을 들었다. 또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이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 암약한 러시아 스파이 로버트 한센을 체포한 일을 계기로 외교관 50명을 상호 추방하는 등 심각한 갈등을 겪은지 불과 2개월만에 양국 지도자끼리 만나 악수한 사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균열을 야기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맞대응 공방전을 치르지 않고 극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0-07-02

월스트릿서 활동한 미녀 스파이…첩보명 ‘N’ 신디아 머피

최근 연방 수사기관에 체포된 10명의 러시아 스파이들 가운데 일부가 컬럼비아대 교수와 학생들을 포섭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수사국(FBI)과 검찰은 지난 28일 뉴욕시, 보스턴, 워싱턴DC 근처에 살면서 미국의 각계 주요 정보들을 수집하던 스파이 10명을 스파이들을 일제히 체포했다. 이 중에 ‘본드걸 풍의 스파이’ 안나 채프먼이 미모·재력을 과시하며 맨해튼 사교계 명사로 행세하면서 스파이 활동을 한데 이어 또 다른 여스파이 신디아 머피(35)가 컬럼비아대와 월스트릿을 대상으로 공작을 펼쳐 충격을 주고 있다. 머피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러시아를 위해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물 ▶중앙정보국(CIA)에 지원했거나 또는 앞으로 지원할 예정인 인물을 집중적으로 포섭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머피는 특히 이 같은 공작을 위해 수년 전 자신이 직접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에 개설된 ‘최고경영자 과정(Executive MBA)’에 진학해 지난 5월 졸업했다. 머피는 졸업한 뒤 월스트릿 금융회사인 모리아 파이낸셜 서비스 회사에 입사해 한해 15만달러 가까운 고액의 연봉을 받고 근무하면서도 동창회와 학교 다닐 때 구축한 인맥 등을 중심으로 공작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연방검찰이 머피를 기소하면서 제출한 소장에 자세히 나와 있다. 소장에 따르면 머피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대외첩보부(SVR)로부터 첩보명 ‘엔(N)’이라는 이름으로 지령을 받고 활동했는데 SVR은 스파이들 사이에서는 ‘모스크바 센터’로 불렸다. SVR은 머피에게 그림 속에 암호를 숨겨 지시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전자 메시지 등을 통해 ^미국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교수와 학생 ^CIA에 경제분석 요원 등으로 들어간 학생이나 앞으로 들어갈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포섭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특히 SVR은 머피에게 이러한 컬럼비아대 교수와 학생 포섭 지령 외에도 ▶미국 정부의 대 러시아 군축협상 관련 정보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관련 정보 ▶이란의 핵개발 관련 정보 등 러시아 정부가 대외정책을 펼 때 필요한 기밀을 수집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방검찰은 머피를 포함해 10명의 러시아 스파이들을 기소하면서 소장에는 이들이 모스크바로부터 어떻게 지령을 받았는지 등의 구체적인 정보전달 방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2010-07-01

[뉴스 라운지] 미녀 스파이

“러시아에서 온 미녀 스파이 한 명이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안나 채프먼(28). 그는 동료 10명과 함께 붙잡혔지만 뉴욕 포스트 등 언론의 관심은 채프먼에게 집중되고 있다. 미모와 재력을 겸비하고 뉴욕의 사교계 명사로 행세한 이력 때문이다.” 연방법무부는 미국에서 장기간 불법적으로 정보활동을 해온 혐의로 러시아 정보요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10명이 체포됐지만 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안나 채프먼이다. 언론들은 사건을 보도하면서 '채프먼' 이름 앞에 '미모'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또한 신문과 인터넷 매체들은 연예 화보처럼 채프먼 사진들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 붕괴로 냉전시대는 종말을 고했지만 아직도 미국과 러시아의 스파이전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역사를 전공한 가우처 칼리지의 에리카 프레이저 교수는 냉전 이전의 스파이전을 미국과 소련의 체스 게임에 비유한다. 미국과 소련은 각각을 서로의 '주적'으로 삼고 상대방 체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면밀히 감시.조정해 왔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면서 스파이전의 목적도 안보관련 정보수집에서 산업정보 국제 테러리스트 동향 파악 등으로 바뀌고 있다. 주적 개념이 희미해지면서 스파이전이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된 것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지만 미국내 러시아 스파이의 활동은 계속돼 왔다. 1994년에는 최악의 스파이로 알려진 앨드리치 아메스가 기밀문서를 러시아에 제공했고 로버트 필립 한센은 2001년 체포될 때까지 16년간 간첩활동을 해왔다. 이들에 비하면 채프먼의 간첩활동은 아직까지 미국에 치명적인 내용은 없다. 그런데도 채프먼은 할리우드 유명인사에 못지 않는 주목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채프먼의 스토리가 책이나 영화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냉전시대 이후 홀연히 나타난 미모의 여성 스파이. 치열한 첩보전이라기 보다는 한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하다. 〈논설위원실〉

2010-07-01

러 스파이, 하버드도 장악…왕성한 사교로 '마당발' 통해

최근 미국서 체포된 러시아 스파이 용의자중 한명이 세계 각국 지도자를 배출하는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왕성한 사교 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NYT)는 1일 "간첩 용의자 도널드 히스필드(48)가 2000년 케네디 스쿨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재학 시절과 졸업 후에도 동문 사이에서 '마당발 활동'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밴쿠버 출신인 그는 "외교관 아들로 체코에서 국제학교를 다녔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히스필드는 동문들의 졸업후 진로를 면밀히 추적하고 모든 동문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 NYT는 "히스필드와 같은 아웃사이더가 국제적 정치.경제 지도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케네디스쿨을 다니는 것이 유용한 수단이 됐을 것"이라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 정부가 자국 스파이 10명이 체포된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 외교관.정보요원을 붙잡아 맞교환을 요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는 1일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체포된 스파이들을 석방하고 이들을 러시아로 송환할 것이라는 설이 정보기관 주변에서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폴란드 등 러시아 주변 5개국 순방에 나섰다. 클린턴 장관은 2일 우크라이나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를 만날 계획이다.

20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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