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재앙 우려 스파이가 된 물리학자 다큐
자비로운 스파이
(A Compassionate Spy)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도중 극비리에 핵무기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 세계 최초로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미국 과학자 아카데미’의 제안으로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대거 차출되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단순한 과학 실험이 아닌, 실전에 사용할 대량 살상무기를 제작하는 군사 작전이었다.
물리학자들 중에는 테드 홀이라는 18세의 하버드대 학부생도 있었다. 그는 세계 최초의 핵폭탄이 성공적으로 개발된 후, 동료들처럼 기뻐하지 않았다. 원자 폭탄이라는 강력한 살상 무기가 가져올 재앙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홀은 폭탄 제조에 대한 주요 정보를 소련에 전달하기 시작한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클래식 음악과 사회주의에 심취했고 동료 학생인 조앤 크라코버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가 조앤을 만나 청혼했을 때, 자신이 소련에 정보를 넘긴 사실을 고백했다. 부부는 주변의 의심과 FBI 감시 및 위협 속에서도 세 딸을 키우면서 자신들의 비밀을 숨기고 여생을 보냈다.
‘자비로운 스파이’는 스파이 이야기인 동시에 5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한 홀 부부의 놀라운 사랑 이야기이다. 감독은 조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남편 테드와 보낸 인생을 되돌아보며 그들의 삶 속에 숨어 있던 비밀을 허심탄회 털어놓는다. 그리고 배우들로 하여금 젊은 시절 부부가 함께 겪었던 우여곡절을 그려낸다.
1999년 테드 홀은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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