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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릿서 활동한 미녀 스파이…첩보명 ‘N’ 신디아 머피

컬럼비아대 ‘최고경영자’ 졸업 후 금융사 취업해 공작

최근 연방 수사기관에 체포된 10명의 러시아 스파이들 가운데 일부가 컬럼비아대 교수와 학생들을 포섭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수사국(FBI)과 검찰은 지난 28일 뉴욕시, 보스턴, 워싱턴DC 근처에 살면서 미국의 각계 주요 정보들을 수집하던 스파이 10명을 스파이들을 일제히 체포했다.

이 중에 ‘본드걸 풍의 스파이’ 안나 채프먼이 미모·재력을 과시하며 맨해튼 사교계 명사로 행세하면서 스파이 활동을 한데 이어 또 다른 여스파이 신디아 머피(35)가 컬럼비아대와 월스트릿을 대상으로 공작을 펼쳐 충격을 주고 있다.

머피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러시아를 위해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물 ▶중앙정보국(CIA)에 지원했거나 또는 앞으로 지원할 예정인 인물을 집중적으로 포섭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머피는 특히 이 같은 공작을 위해 수년 전 자신이 직접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에 개설된 ‘최고경영자 과정(Executive MBA)’에 진학해 지난 5월 졸업했다. 머피는 졸업한 뒤 월스트릿 금융회사인 모리아 파이낸셜 서비스 회사에 입사해 한해 15만달러 가까운 고액의 연봉을 받고 근무하면서도 동창회와 학교 다닐 때 구축한 인맥 등을 중심으로 공작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연방검찰이 머피를 기소하면서 제출한 소장에 자세히 나와 있다. 소장에 따르면 머피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대외첩보부(SVR)로부터 첩보명 ‘엔(N)’이라는 이름으로 지령을 받고 활동했는데 SVR은 스파이들 사이에서는 ‘모스크바 센터’로 불렸다.

SVR은 머피에게 그림 속에 암호를 숨겨 지시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전자 메시지 등을 통해 ^미국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교수와 학생 ^CIA에 경제분석 요원 등으로 들어간 학생이나 앞으로 들어갈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포섭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특히 SVR은 머피에게 이러한 컬럼비아대 교수와 학생 포섭 지령 외에도 ▶미국 정부의 대 러시아 군축협상 관련 정보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관련 정보 ▶이란의 핵개발 관련 정보 등 러시아 정부가 대외정책을 펼 때 필요한 기밀을 수집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방검찰은 머피를 포함해 10명의 러시아 스파이들을 기소하면서 소장에는 이들이 모스크바로부터 어떻게 지령을 받았는지 등의 구체적인 정보전달 방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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