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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해전까지…거장 리들리 스콧이 돌아왔다

로마 제국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에서 코모두스 황제로 이어지는 시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검투사 막시무스의 영웅담 ‘글래디에이터’는 2000년 73회 아카데미상에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5개의 상을 받았다. 이후 속편이 제작되리라는 루머가 꾸준히 있었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속편을 제작하기로 확정, 발표된 것은 2018년의 일이다.     전편을 감상한 관객들은 막시무스와 루실라의 어린 아들 루시우스는 어떻게 됐을까, 라는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을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속편 ‘글래디에이터 2(Gladiator 2)’는 막시무스의 아들 루시우스의 이야기다.   전편에서의 영웅 막시무스(러셀 크로)가 콜로세움에서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 뒤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릴 적 어머니 루실라(코니 닐슨이 같은 역을 다시 연기한다)에 의해 누미디아(알제리)로 보내진 루시우스(폴 메스칼)는 강철 같은 몸을 지닌 건장한 젊은이로 성장해 있다. 아내 아리사트와 함께 살고 있는 그는 덥수룩한 수염에 말이 적고 침울하다. 그는 로마로부터 이 해안 도시를 방어해야 한다.     한편 로마는 쌍둥이 형제 게타와 카라칼라 황제가 다스리고 있다. 그들은 1편에서 보았던 최악의 폭군 코모두스(호아킨 피닉스)를 둘로 나누어 놓은 듯 사악하고 무자비하며 가학적이다. 코모두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원숭이를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정도. 너무 많은 권력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들은 정복과 향락에 만족하지 않고 철없는 어린 애들처럼 검투사 노예들의 목숨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     루시우스는 막시무스의 부하였던 마르쿠스 아카시우스 장군(페드로 파스칼)이 이끄는 로마군에 처참하게 패한다. 전쟁에 사랑하는 아내마저 잃은 루시우스는 노예상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의 눈에 띄어 노예로 팔린다. 루시우스가 다시 자유인이 되려면 검투사가 되어 끝까지 살아남는길밖에 없다. 루시우스는 마크리누스에 의해 운명적으로 검투사로 발탁되고 복수의 칼을 갈며 로마로 향한다. 그의 아버지 막시무스가 로마에 항거하다 붙잡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검투사가 되었던 것처럼.     로마 제국에 의해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황제로 책봉된 마크리누스는 권력욕이 강하고 교활한 정치인의 표본이다. 그 자신 노예 출신이었지만 노예와 무기 거래로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다.  로마 제국의 몰락이 임박해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그는 로마의 황제 자리를 노린다.       로마에 입성한 루시우스는 오로지 생존하기 위하여 사나운 개코원숭이와 코뿔소 그리고 콜로세움이 물에 차면 들어오는 식인 상어 등의 야수들과 싸움을 거듭하며 살아남는다. 루시우스의 점점 더 거세지는 분노는 상대방의 솟아오르는 피로 분출된다. 군중들은 루시우스의 용맹에 열광한다.     루시우스는 점차, 지금은 아카시우스 장군의 아내가 된 루실라가 자신의 어머니이고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충직한 신하, 전장의 뛰어난 전략가, 콜로세움의 전설적 검투사 막시무스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카시우스와의 피 말리는 격투 끝에 콜로세움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그의 아버지 막시무스가 그랬던 것처럼.   ‘글래디에이터 2’는 성공적인 속편이라 할 수 없다. 24년 전의 원작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적지 않다. 속편이라기보다는 전편의 리메이크인 듯한 느낌마저 든다. 너무 느린 진행에 대본도 전작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해 왔다. 특별히 전쟁 장면의 CGI(Computer Graphic Imagery)는 강렬한 이미지로 승부하는 비주얼리스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진수라 할 수 없다.     스콧은 실재했던 역사의 한 장에 상상력으로 접근한다. 역사 왜곡이라는 표현은 그의 영화를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다. 영화를 허구의 예술로 보는 스콧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건 역사의 재해석이 아니라 허구적 판타지다. 2000년작 ‘글래디에이터’ 는 코모두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실존하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는 데 반해 정작 주인공 막시무스는 허구적 캐릭터였다.     전편에 비해 영화가 지닌 결함에도 불구하고 ‘글래디에이터 2’는 2025년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부문에 노미니될 것이 확실하다. 최고의 SF 영화 ‘에이리언’(1979), SF 판타지 ‘블레이드 러너’(1993), 페미니즘 로드 무비 ‘델마와 루이스’(1993), 전쟁영화 ‘블랙 호크 다운’(2002) 등의 작품들에서 보았듯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온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인간 사회의 폭력적 본능이 유발하는 ‘충격’이다.   전편에서 우리는 충격적 ‘지옥’을 보았다.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공화주의자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아들 코모두스에게 살해당하면서 로마는 질투의 화신 코모두스가 지배하는 지옥으로 바뀌어 갔다. 영웅 막시무스도 코모두스가 다스리는 그 지옥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전편의 그 충격적 주인공은 코모두스였다.     속편에 실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충격의 부재다. 특히 코모두스의 ‘카피캣’인 쌍둥이 황제의 가벼움이 영화의 무게감을 떨어뜨린다. 그들의 비열함에는 내면 깊은 곳에 출렁이는 코모두스의 질투와 불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글래디에이터’는 호아퀸 피닉스라는 배우의 광기를 세상에 알린 영화였다. 그는 이 영화에서 코모두스 역으로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떼어 내고 주인공 막시무스 역의 러셀 크로에 견줄만한 존재감으로 대중들에게 그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러셀 크로의 카리스마와 호아퀸 피닉스의 광기는 가고 없지만, ‘글래디에이터 2’는 여전히 거장 리들리 스콧의 영화이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콜로세움 리들리 리들리 스콧 검투사 막시무스 아들 루시우스

2024-11-24

LA·리들리 한인들, 독립문서 첫 3·1절 기념식

미주 지역 항일 운동의 근원지인 중가주 리들리 독립문에서 LA 한인들이 처음으로 삼일절(3.1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리들리 지역과 LA지역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원 생중계를 통해 동시에 진행됐다.   지난 1일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를 비롯한 7개 한인 단체들은 리들리 지역 독립문과 한인회관에서 동시에 삼일절 기념식을 진행했다.   먼저 리들리 지역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LA한인회, 흥사단, 광복회, 중가주한인역사연구회 관계자들을 비롯한 아니타 베탄코트 리들리 시장, 마리벨 레이노사 다뉴바 시장 등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리들리에서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안 회장은 “이번 기념식은 단순히 우리의 역사를 기리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는데 이 기회에 차세대에게 한국 독립의 역사와 정신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영완 LA 총영사는 리들리로 가지 않고 LA한인회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대독했다.   김 총영사는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공동의 이익과 세계 평화를 추구하며 협력의 관계를 이뤄나가고 있다”며 “내년이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인 만큼 신뢰와 협력으로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중가주한인역사연구회 차만재 박사는 리들리 지역 독립문과 기념비가 건립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이날 차 박사는 “리들리에서 시작된 미주 한인 사회의 역사가 LA 한인사회의 초석을 다진 것”이라며 “LA지역 한인들이 이곳을 기억하고 찾아와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축사 이후 레이노사 다뉴바 시장은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안 회장 역시 리들리시와 다뉴바시정부 관계자들에게 LA한인회 명의로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날 리들리 지역 기념식에는 독립운동가 후손 5명도 참석했다. 특히 독립운동가 김태연 선생의 증손녀 김용혜 씨를 비롯한 손병석 선생의 손자 손재호씨가 함께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또, 박관준 선생의 외손자 박영남씨와 조창용 선생의 외손자 신영구씨, 김순배 선생의 외손자 김홍빈씨가 함께 만세삼창을 하며 기념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LA지역 한인 단체들이 리들리 지역에서 최초로 개최하는 국경일 행사였다. 이 가운데 LA총영사관 측은 중가주리들리가 관할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행사 전 불참을 결정해 논란이 됐었다. 반면 관할 지역인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측은 “관할 지역은 사건, 사고나 민원 발생 시 어떤 공관이 선제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며 “관할 구역을 핑계 삼아 LA총영사관이 불참하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본지 2월13일자 A-1면〉   김경준 기자 [email protected]삼일절 기념식 la 한인회장 리들리 독립문 삼일절 기념사

2024-03-03

[오늘 105주년 삼일절] 꽃길에서 만난 자유 뺏긴 두 민족

중가주 프레즈노에는 ‘블로솜 트레일(Blossom Trail)’로 불리는 유명한 꽃길이 있다. 매년 3월이면 이 길을 걷기 위해 많은 이들이 시모니안 농장(Simonian Farms)으로 몰려든다.   아름다운 꽃길 이면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미주 한인들의 나라 잃은 슬픔과 일본계 미국인들의 배척당한 이야기가 함께 배어있는 곳이 바로 프레즈노다.   꽃길 너머 시모니안 농장 귀퉁이에는 25피트 높이의 목조탑이 있다. 전면에는 한문으로 ‘위령탑(慰靈塔)’이라고 적혀있다.     탑은 1943년 3월 강제 이주조치로 애리조나 수용소로 보내진 이 지역 일본계 미국인 농부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5년 세웠다. 탑 안내문에는 시모니안 일가가 이들로부터 농업 기술은 물론이고 근면, 성실의 가치를 배웠다고 쓰여있다.   기록에 따르면 일본계 미국인들은 1900년대 초 가주 채소 생산량의 약 40%에  관여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인 농장의 가격은 일반 농장의 거의 7배에 달했을 정도로 그들의 능력과 노력은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진주만 공습(1941년 12월7일) 이후 일본에 대한 적대적 감정이 팽배해지자 당시 가주 채소 재배 협회 측은 곧바로 일본계를 서부 지역에서 추방하는 데 앞장선다. 가주의 농업 산업을 주도하고 있던 일본계 농장주들을 전쟁을 빌미로 배제 또는 도태시키려는 속셈이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수용소로 강제 이주된 일본인들은 전국에서 12만명에 달했다.   시모니안 농장의 위령탑에서 남동쪽으로 불과 20마일 떨어진 리들리 지역에는 미주 지역 한국 독립운동사의 상징이 세워져 있다. 14피트 높이의 독립문이다. 그 옆으로 안창호, 이승만 등 애국지사 10인의 기념비도 세워져 있다. 중가주한인역사연구회, 한국 국가보훈부 등이 리들리시와 함께 22만 달러를 들여 세웠다.   1905년부터 한인들이 모여든 리들리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계약 기간이 끝난 상당수의 한인이 본토로 와서 가장 먼저 정착했던 곳이다. 당시 약 500여 명의 한인이 이곳 농장 등에서 일하며 자연스레 한인 사회가 형성됐고, 이후 미주 지역 항일운동의 근원지가 됐다.   삼일 운동 전후 2년 간(1918-1919) 리들리 지역 한인들이 한국으로 보낸 독립운동 자금은 1만3835달러였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30만 달러(연방 노동부 자료 참고)가 넘는 돈이다. 농장 노동자 등으로 힘겹게 일하며 일당을 쪼개고 또 쪼개서 모은 돈임을 감안하면 독립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독립문 인근 다뉴바 한인교회당 터를 가면 당시 독립 자금 기부자 명단이 기념비에 새겨져 있다. 당시 다뉴바 한인교회 앞은 삼일운동 이듬해인 1920년 3월 1일, 미주 한인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시가행진을 펼쳤던 곳이다. 이후 이 교회 앞에서는 매해 삼일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1937년에는 리들리를 비롯한 중가주의 팔리어, 생거, 델라노, 다뉴바 등 5개 지역 한인들이 연합으로 삼일절을 기념하며 시가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리들리의 한인과 시모니안 농장 지역 일본인간의 마찰이나 갈등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두 민족 간의 어떠한 교류가 있었는지 역시 알 수 없다.   단, 공통점은 있다. 두 민족 모두 한 맺힌 시간을 보냈다는 점이다. 일본계 미국인은 전쟁을 일으킨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수용소에 갇혀 배척을 당해야 했다. 결은 다르지만 한인들은 조국을 빼앗겨 애통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LA한인회를 비롯한 한인 단체들은 오늘(1일) 이곳에서 삼일절 기념식을 연다.   매년 봄이면 꽃구경을 하려는 한인들이 프레즈노를 즐겨 찾는다. 요세미티나 세코이아 국립공원 가는 길에 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꽃길만 걷다오기에는 지난 역사가 아프다. 김인호 여행작가·장열 기자삼일절 105주년 삼일절 3.1절 리들리 한인 로스앤젤레스 LA 미주중앙일보 장열 일본계 시모니안 농장 프레즈노 일본인 수용소 독립운동 다뉴바 LA한인회 블로솜 트레일 김인호 여행작가

2024-02-29

타운 YMCA 개관, 박수만 치기 어렵다

  축하 이면엔 착잡함이 배어있었다.    27일 코리아타운 YMCA 센터(433 S. Vermont Ave) 개관식에 참석한 스티브 강 KYCC 디렉터는 진심 어리게 손뼉을 치면서도 연신 “아쉽다”고 했다.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다. 세련되고 깨끗한 외관이다. 강 디렉터가 씁쓸할 수밖에 없는 건 8년 전 일 때문이다. 이날 버몬트 길에 개관한 YMCA 센터 건물은 원래 ‘LA한인타운 커뮤니티 센터’가 될 뻔했다.   이면에는 그 당시 구심점 없고 동력이 부족한 한인 사회의 단면이 담겨있다.   지난 2016년 8월 9일이었다. LA 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는 해당 부지에 한인 사회가 주축이 된 커뮤니티 센터(1만2500스퀘어 피트) 건립안을 정식 채택했다.   당시 카운티 정부가 추진하던 버몬트 선상 4~6가 재개발 프로젝트(버몬트코리도)에 한인타운 커뮤니티센터 건립안이 정식으로 포함된 것이다. 〈본지 2016년 8월10일자 A-1면〉   역사적인 날이었다. 한인타운 한복판에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해달라는 한인사회의 끈질긴 요청이 결국 카운티 정부를 움직인 셈이다. 당시 LA한인타운을 관할했던 마크 리들리-토마스 수퍼바이저도 한인 사회를 위한 센터 건립을 지지했었다.   당시 한인타운 커뮤니티센터 건립 추진에는 ‘코리아타운아트&레크리에이션커뮤니티센터(이하 K-ARC)’라는 단체가 중심에 있었다. KYCC를 비롯한 한미연합회, 한인가정상담소, LA한인회, LA상공회의소, 재미한인자원봉사자회(PAVA), 페이스(FACE) 등 10개 한인 단체로 구성된 조직이었다.   다 갖추고 있었다. 부지도, 건립 비용도 정부가 지원키로 했다. 심지어 운영 자금도 있었다. 윌셔와 버몬트에 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짓던 개발사(JH스나이더)로부터 2011년에 기부받은 100만 달러였다. 힘을 모아 짓기만 하면 됐다.   한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가 사실상 무산된 건 ‘우리끼리’ 대표 단체를 정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단체 한 관계자는 “당시 정부 측에서 우리에게 조건을 하나 내걸었는데 K-ARC에서 커뮤니티센터를 운영할 ‘대표 단체’를 정해달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K-ARC 내부적으로 대표 단체 선정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국 흐지부지 됐다”고 말했다.   당시 LA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는 한인사회가 대표 단체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자 결국 YMCA를 커뮤니티센터 운영 및 서비스프로그램 제공 업체로 선정했다.   본래 한인 사회에서는 커뮤니티센터를 스포츠 등을 비롯한 예술, 문화 시설과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또, 한인타운 주민 누구나 언제든지 찾아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고자 했다.   반면, YMCA는 스포츠, 피트니스 등의 서비스 위주로 운영된다. 회원제여서 저렴하지만 회비를 내야한다.   버스는 이미 지나갔다. YMCA가 운영을 맡기로 하면서 한인 사회의 아이디어는 다시 숙원으로 남았다.    강 디렉터는 이날 “YMCA 건물이 들어서게 된 건 정말 축하할 일인데,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며 “당시 한인들이 풀뿌리운동 등을 통해 공청회까지 참여해가며 얻어낸 건데 센터가 무산된 건 한인 사회에 아쉽고 또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K-ARC의 한인 단체들은 지금도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 있다. 당시 쓰지 못한 100만 달러가 아직도 계좌에 그대로 있다.    8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없다. 변한 게 있다면 한인타운 커뮤니티 센터가 돼야 했을 건물에 지금 ‘YMCA’ 간판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건물 간판이 바뀐 사정도 잘 모른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한인타운 커뮤니티센터 LA 로스앤젤레스 LA한인타운 YMCA 스티브 강 장열 미주중앙일보 KYCC 마크 리들리 토마스 코리아타운 수퍼바이저위원회 풀뿌리 운동 한인사회 숙원 버몬트코리도

2024-02-27

올해 삼일절 행사 독립문<중가주 리들리>서 열린다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를 비롯한 한인 단체들이 미주 지역 독립운동의 근원지인 중가주 리들리 지역에서 삼일절(3.1절) 기념식을 개최한다.   한인회 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버스 두 대를 대절, 참석을 원하는 한인 100명(선착순)과 함께 기념식을 진행하게 된다.   8일 LA한인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안 LA한인회 회장은 “오는 1일 오후 1시 중가주리들리 지역 독립문에서 3.1절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복회 미서남부지회, 미주3.1여성동지회,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흥사단,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등 6개 단체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클라라 원 이사장은 “리들리 지역은 삼일절 만세 운동이 일어난 곳인 데다 하와이 초기 이민자가 본토로 이주했을 때 첫 정착지였다”며 “한인 역사에서 의미가 깊은 지역으로 차세대에게도 애국정신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LA한인회가 설립 이후 타지역에서 공식적으로 주최하는 첫 국경일 행사다. 그만큼 리들리 지역이 한인 이민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임스 안 회장은 “사전 답사를 했는데 직접 가보니 독립유공자의 묘소와 그곳에 세워진 독립문 등을 보면서 올해 행사를 꼭 개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번 기회에 LA한인들도 함께 가서 역사의 흔적을 함께 돌아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LA한인회는 참석자를 모집한다.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LA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등록비는 20달러이며 1일 오전 8시에 출발해서 오후 5시 정도까지 돌아오는 일정”이라며 “기념식이 끝나면 참석자들과 함께 리들리 지역 독립유공자 묘지 헌화, 박물관 방문 등의 일정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LA한인회는 중가주 지역임을 감안, 한인회관에서도 기념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이원 생중계도 진행한다. 대형 TV를 설치해 리들리 지역 기념식 현장을 LA에서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한편, LA에서 북쪽으로 약 200마일 떨어진 리들리시는 미주 지역 초기 항일운동의 중심 지역이었다. 1920년 해외 최초로 3.1 운동  가두 행진이 진행된 곳이다. ‘찰스 H 김’ 초등학교의 이름이기도 한 독립운동가 김호 선생을 비롯한 김형순, 김용중 선생 등이 리들리 지역에서 활동했다. 반면, 이번 기념식에서 LA총영사관 관계자들의 참석은 불투명하다. 중가주 리들리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관할 지역이기 때문이다.       ▶참석 예약:(323) 732-0700, (213) 999-4932   ☞리들리 지역 독립문과 기념판은   지난 2010년 리들리시가 163평 부지를 제공했고 한국국가보훈부, 한인역사연구회가 13만 달러 등의 기금을 마련해 세워졌다. 실제 독립문 원형의 25%로 축소된 크기다. 14피트 높이로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기념판이 설치된 버지스 호텔과 독립문이 있는 뉴바장로교회 건물 앞 거리는 한국서 3.1 운동이 일어난 후 가두 행진이 펼쳐졌던 거리다. 김경준 기자 [email protected]리들리 독립문 중가주리들리 지역 la한인회 회장 la한인회 제프

2024-02-08

마크 리들리-토마스 MRT 보석허가…내년 초로 수감 연기

연방법원 배심원 재판을 통해 유죄 평결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은 마크 리들리-토마스(이하 MRT)에게 보석 허가가 내려졌다.     MRT의 재판을 주관한 LA 연방지법 데일 피셔 판사는 변호인 측이 제시한 보석 요청서를 승인했다고 5일 밝혔다.   MRT 측은 요청서에서 제9 순회항소법원에 항소 신청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받기 위해 수감을 내년 1월 25일까지 늦춰달라고 요청해 이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셔 판사는 지난달 재판에서 그에게 3년 6개월 형을 선고하며 11월 13일 연방교도소에 수감을 명령한 바 있다.     법원에 따르면 연방법원 항소 요청에 대한 심리는 통상 신청 후 3개월이 지나야 열리기 때문에 내년 1~2월까지 MRT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한다.   변호인 측은 지난 재판의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흑인 여성 두 명이 부당하게 배제되는 등 재판 과정이 편파적으로 운영됐으며 일부 증거가 불충분한 혐의에 대해 부당하게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MRT는 매릴린 플린 전 USC 사회사업대학 학장과 공모해 자신의 아들에게 금전적 혜택(10만 달러)을 주기 위해 LA 카운티 정부 사업을 학교가 수주하도록 권력을 남용한 혐의 등 7개 혐의에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징역형과 3만700달러의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보석허가 리들리 마크 리들리 수감 연기 연방법원 배심원

2023-10-06

리들리-토머스 전 시의원 항소

USC에 LA카운티 정부의 사업을 몰아주는 조건으로 자기 아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하도록 유도한 혐의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은 마크 리들리-토머스(MRT) 전 LA 시의원이 항소했다.   11일 연방 법원 기록에 따르면 MRT 변호팀은 이날 제9 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변호팀은 항소 이유로 검찰의 불충분한 증거 제출, 검사의 부적절한 행동, 법률에 대한 오해,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다른 문제들로 인한 권리 침해 등을 내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팀은 항소심 진행을 이유로 보석허가도 신청할 것으로 보여 MRT가 연방 교도소에 수감되는 상황은 한동안 미뤄질 전망이다. MRT는 오는 11월 13일 연방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변호팀의 알리사 벨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배심원단의 판정과 지난 8월 28일 형량 선고 이후 우리는 리들리-토머스 박사의 유죄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여러 가지 근거를 조사하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MRT 변호팀은 1심 재판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배심원 앞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으며, USC 사회복지학과 전임학장 매릴린 플린을 협박했다는 혐의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플린은 해당 사건에서 뇌물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을 진행한 데일 피셔 LA연방지법 판사는 이러한 변호사들의 주장을 기각하고 지난달 MRT에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리들리 토머스 토머스 항소 마크 리들리 토머스 변호팀

2023-09-11

한인타운 관할 전 시의원 부패 혐의 3년6개월 실형

부패 비리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마크 리들리-토머스(68·이하 MRT.사진) 전 LA시의원에게 3년 6개월 형이 선고됐다.   연방법원은 28일 오전 USC 대학에 10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해 학교 측이 자신의 아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토록 한 것 등 총 7개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진 MRT에게 “커뮤니티 전체가 피해자가 됐다”며 장기간의 연방교도소 구금형을 선고했다.   데일 피셔 판사는 이날 선고 재판에서 “MRT는 매우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으며 책임을 지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중형 사유를 밝혔다. MRT에게는 구금형 복역 이후에도 3년 동안의 보호관찰, 3만 달러의 벌금형이 함께 내려졌다.   형사 재판 내내 증언대에 서지 않았던 MRT는 선고 직후 자신의 아들을 통해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가족과 지지자들에게 내가 뭔가 비행을 저질렀다는 것으로 비춰져 죄송하다”며 “내가 한 행동과 조치들은 잘못된 조언에 근거한 것이지만 불법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애초 유죄 평결이후 검찰 측은 법정에 6년 형을 요구했으며, 변호인 측은 2~3년의 가택 연금형을 요청한 바 있다. MRT는 11월 13일까지 교도소에 입소해야 한다.   한편 주의회와 LA카운티 수퍼바이저, LA 시의원을 지낸 MRT는 남가주의 오랜 흑인 정객으로 사우스 LA에 지지기반을 두고 32년 동안 승승장구했다. 그가 시의원직을 사퇴하면서 후임으로 흑인 여성인 헤더 허트가 10지구 의원직에 임명되면서 한인사회에서는 시의회가 선거없이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리들리 토마스 리들리 토마스 마크 리들리 연방교도소 구금형

2023-08-28

리들리-토머스에 6년 구형…검찰 "혜택 유도한 지능 범죄"

뇌물 및 돈세탁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마크 리들리-토머스(MRT) 전 LA 시의원의 선고 재판이 2주 후인 21일(월)로 다가오면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최종 선고량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연방검찰은 “원로 정치인이 카운티 정부의 사업 수주를 조건으로 USC 측에 자기 아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하도록 유도한 지능적인 범죄”라며 “6년의 징역형과 3년의 보호관찰, 3만 달러의 벌금형을 재판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범인 매릴린 플린 USC 전 보건대학원 학장은 뇌물혐의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유죄를 인정하고 총 18개월의 가택연금과 15만 달러의 벌금형을 받아들인 바 있다.       MRT의 변호인 측은 법원에 플린 전 학장과 유사하게 징역형 없이 가택 연금과 형집행 유예를 요청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한 번도 유죄를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았으며, 무죄 주장과 더불어 자신 스스로 증언대에 서지도 않았다.     한편 올해 68세인 MRT는 LA시의원 당선 이전인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시절 10여 개의 비위 혐의를 받고 지난해부터 배심원 재판을 받았으며 올해 3월 30일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이후 변호인 측은 재판이 잘못된 증거와 선입견 속에 진행됐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재심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MRT는 자신이 시의원 정직 기간에도 보수를 받아야 한다며 지난해 12월 변호사를 고용해 시의회를 압박했으며 결국 연봉 26만여 달러와 변호사 비용 9만9500달러를 받아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최인성 기자연금 리들리 마크 리들리 각종 혜택 뇌물혐의 재판

2023-08-08

리들리-토머스 유죄 평결…19개 혐의 중 7개 해당

2017년 LA카운티 수퍼바이저로 근무하며 뇌물과 범죄 공모, 불법 자금 전송 등 19개 혐의로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온 10지구 시의원 마크 리들리-토머스(이하 MRT)에게 30일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지난주 24일부터 배심원단이 5일 동안 평결 작업을 진행해온 결과다.   배심원단은 부과된 혐의 19개 중 음모, 뇌물수수, 배임수재 등 7개를 유죄로 판단했으며 나머지 12개는 배심원들 사이에 이견이 있어 끝내 유죄평결로 이어지지 않았다.   배심원단은 MRT의 아들 세바스천이 USC 대학원에 입학 허가를 받은 사실과 장학금 및 교수직을 제안받은 것이 전체적으로 MRT가 계획한 것인지, 대가성 여부가 있는지에는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바스천이 이끄는 비영리 단체에 USC를 통해 기금 10만 달러가 전달되도록 한 것에 대한 것은 확실한 증거(MRT 이메일 등 자료)가 있어 유죄로 확정됐다.   이미 이 과정에서 중개자 역할을 한 매릴린 플린 전 USC 사회복지대 학장은 지난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배심원 대표 키르시 킬퍼레이넨(36)은 “많은 배심원이 MRT와 USC의 카운티 용역 수주는 직접적인 뇌물 관계로 보지 않았지만 아들 세바스천에게 보낸 10만 달러는 확연한 연결고리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번 평결로 재판부 내 이변이 없는 한 MRT는 오는 8월 14일 선고를 통해 장기 구금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형 확정과 함께 그는 LA 시의원 자격을 완전히 잃게 된다.     하이디 펠드스타인 소토 LA시 검사장은 “평결로 인해 MRT가 대표해온 10지구는 공석이 됐으며 관리자 또는 임시직을 임명하거나 보궐선거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시의회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평결을 지켜본 MRT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그는 재판이 임박해 자신의 공개적인 구명운동을 사우스 LA에서 추진해왔다.            최인성 기자사설 마크리들리토마스 마크리들리토마스 평결 마크 리들리 관계기사 3면

2023-03-30

"리들리-토머스 선거법 위반 안 했다"

리 혐의로 기소된 마크 리들리-토머스(이하 MRT) LA 시의원의 변호인 측이 ‘불법은 없었다’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가주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온 MRT 측은 22일 배심원들에게 전한 최후 변론을 통해 “USC 용역 계약과 관련해 동료 수퍼바이저들을 회유한 적이 없으며, 아들의 단체에 돈을 지원한 것은 선거법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정작 당사자인 MRT는 증인석에 서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이날 재판에서 재니스 한 현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장과 실라 쿠엘 전 수퍼바이저의 증인신문을 진행하며  2017년 당시 USC에 정신 건강 관련 카운티 용역을 맡기는 과정에 다른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MRT가 아들 세바스천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카운티 정부의 일을 USC에 주려고 동료 위원들에게 압력이나 회유를 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변호인 측은 앤 레이블 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커미셔너를 전문가 증인으로 불러 MRT가 USC를 통해 10만 달러를 아들 세바스천이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로 우회 지원한 것을 두고 “투명하지 않은 것일 수는 있지만,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세바스천의 수중에 직접 들어간 돈도 아니어서 불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증언했다.     변호인 측은 “불법처럼 ‘보이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속개된 검찰 측 최종 심문에서 린제이 닷슨 연방 검사는 “MRT는 자기 아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표결권을 팔아치운 권력형 범죄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최종 심문은 오늘(24일)까지 이어지며 이후 배심원의 평결 작업이 시작된다.   최인성 기자리들리 토머스 토머스 선거법 선거법상 하자 마크 리들리

2023-03-23

[취재 수첩] 리들리-토머스의 '꼼수'

가톨릭 학교 ‘이마큘릿 하트 칼리지’는 설립 이념이 ‘믿음, 희망, 행동’이었다. 1970~80년대 학교를 이끈 수녀들은 사회 이슈에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설 정도로 ‘행동하는 양심’이었다.  마크 리들리-토머스(이하 MRT) 시의원이 사회학과 종교학을 공부하며 ‘사회 변화’를 꿈꾸던 곳이다.     2002년 가주 하원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사우스LA의 주요 선출직을 거친 MRT가 정치역정 최대의 기로에 섰다. 바로 ‘사심’ 때문이다.     그것도 카운티 주민들이 낸 세금을 거래했고, 아들이 USC 교수가 되도록 작업했고, 아들이 운영하는 단체에 보내는 기부금을 대학을 통해 세탁하려 했다.     이 정도 되면 정객들은 자숙하며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해야 맞다.     하지만 MRT는 ‘역습’을 택했다. 친구들을 동원해 변호비용 150만 달러를 모았다. 선출직 공무원인 자신의 사적인 욕심이 연루된 재판의 변호 비용을 공개적으로 정치인과 기업에서 거두는 것도 놀랍다. 더 나아가 사우스LA의 대표적인 교회에서 집회를 통해 사실상 무죄 투쟁을 시작했다. 친한 목사는 ‘이 정도는 봐줘야 한다’는 뉘앙스로 기도를 올린다.     미국의 형법재판은 검찰이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해 용의자의 죄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것이 안 되면 판사나 배심원들은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남가주 주민들은 OJ 심슨의 ‘맞지 않던’ 장갑을 기억한다. 무리한 수사와 부실한 증거는 무죄 방면을 뜻할 수도 있다. MRT가 노리는 수는 바로 이것이다. 유죄 인정을 통해 의원직, 명예, 인맥을 모두 잃기보다는 배심원의 의견 불일치를 통해 검찰의 증거 입증을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흑인 커뮤니티의 민권 운동은 모든 소수계가 기억하고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MRT가 남긴 여러 업적에도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그의 이번 법정 전략이 후세들에게 부끄러운 ‘꼼수’ 전략으로 기억되지 않길 바란다. 그 옛날 그를 가르친 수녀 선생님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될 터이니 말이다. 최인성 사회부 기자취재 수첩 리들리 토머스 마크 리들리 사회학과 종교학 증거 입증

2023-03-09

리들리-토머스 재판일 11월 15일 확정…뇌물·부패 등 20건 위반

뇌물과 부패 등 20건의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마크 리들리-토머스(이하 MRT·67) LA 10지구 시의원의 재판 날짜가 오는 11월 15일로 확정됐다.   당초 재판은 지난달 9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재판부가 11월로 연기한 뒤 최종 날짜를 15일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MRT에게 뇌물 10만 달러를 건넸다고 19일 법정에서 인정한 매릴린 플린(83) 전 USC 학장의 형량은 내년 3월 선고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플린은 최고 15만 달러 미만의 벌금도 부과받을 수 있다.   플린이 검찰 측에 USC가 정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뇌물을 건넸다고 인정하면서 MRT도 11월 법정에서 상당히 불리해졌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플린은 MRT에 돈을 건넨 이유가 USC 소셜워크 스쿨의 온라인 정신건강 서비스 정부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였음을 검찰에 시인했다.     한편, 플린의 유죄 인정으로 현재 헤더 허트 대행 체제인 LA 10지구의 보궐선거 가능성도 커졌다.   연방 검찰에 기소되며 시의회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은 MRT가 무죄 평결을 받으면 시의회로 복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유죄 평결을 받을 경우 시의회는 10지구 보궐선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0지구 시의원 대행인 헤더 허트도 지난 7일 한인타운 시니어 커뮤니티센터가 개최한 ‘추석 큰 잔치 행사’에 참석해 10지구 보궐선거에 대해서는 “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허트 대행은 MRT가 재판에서 조기에 유죄 평결을  받을 경우 대행직에서 사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 헌장에 따라 내가 대행직에서 내려앉거나 사임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보궐선거에 반대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원용석 기자리들리 토머스 마크 리들리 10지구 보궐선거 연방법 위반

2022-09-20

USC 전 학장, 마크 리들리-토머스 시의원에 뇌물줬다 인정

급반전이다.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LA 10지구 보궐선거 가능성이 커졌다.     USC 전 학장 매릴린 플린(83)이 마크 리들리-토머스(현 LA 10지구 시의원·이하 MRT)가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시절 그에게 10만 달러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플린은 뇌물 대가로 USC의 정부 계약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플린의 유죄 인정은 함께 연방대배심에 기소된 MRT의 법정 싸움에 직격탄이 됐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뇌물과 부패 등 총 20개 혐의로 기소된 MRT가 끝까지 법정 싸움을 고집할 경우 유죄 평결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RT는 시의회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은 상태이며 오는 11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1997~2018년 USC 소셜워크 스쿨 학장으로 활동했던 플린은 지난 15일 연방검찰과 양형협상서에 서명해 법원에 발송했다.  플린이 MRT를 상대로 배심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리한 진술을 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양형협상서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플린은 연방교도소 최장 10년형에 처할 위기였지만 검찰이 협상을 통해 법원에 가택연금과 15만 달러 미만 벌금을 권고했다.     플린은 애초 돈을 건넨 이유가 USC 소셜워크 스쿨의 온라인 정신건강 서비스 정부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였음을 검찰에 시인했다. 협상서에 따르면 MRT는 10만 달러를 받은 뒤 플린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그 중요한 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 어제 우리가 얘기한 덕분에 일이 진전될 것 같다”며 윙크 얼굴의 이모지를 넣었다.   플린의 유죄 인정으로 보궐선거 가능성도 커졌다고 분석한다.     익명을 원한 LA시 법조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보궐선거 요구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며 “플린이 10만 달러 뇌물을 줬다고 인정한 것은 사실상 법정 싸움이 끝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인사회도 지금 당장 보궐선거를 요구할 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MRT 범죄가 낱낱이 드러났다. 플린의 증언은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면서 “모든 상황이 불리해졌는데 MRT가 끝까지 소송전을 고집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플린은 MRT 캠페인 위원회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은 뒤 MRT의 아들 세바스찬 리들리-토머스가 깊이 연루된 비영리단체 ‘캘리포니아 유나이티드 웨이스’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돈세탁했다. 당시 세바스찬 가주 하원의원은 성희롱 혐의로 조사받던 중 의원직에서 사퇴하고 얼마 뒤 USC 교수로 취직했다. 세바스찬은 석사 학위가 없음에도 교수로 채용돼 커다란 논란이 됐다.   원용석 기자리들리 토머스 마크 리들리 유죄 인정 보궐선거 가능성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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