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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YMCA 개관, 박수만 치기 어렵다

27일 버몬트길 YMCA 개관
8년전 한인들이 추진한 센터
땅·건립비·운영비 받고도
대표 단체 못 정해 흐지부지
구심점 없는 한인사회 단면

27일 새로 문을 연 코리아타운 YMCA 센터 개소식에서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27일 새로 문을 연 코리아타운 YMCA 센터 개소식에서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축하 이면엔 착잡함이 배어있었다. 
 
27일 코리아타운 YMCA 센터(433 S. Vermont Ave) 개관식에 참석한 스티브 강 KYCC 디렉터는 진심 어리게 손뼉을 치면서도 연신 “아쉽다”고 했다.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다. 세련되고 깨끗한 외관이다. 강 디렉터가 씁쓸할 수밖에 없는 건 8년 전 일 때문이다. 이날 버몬트 길에 개관한 YMCA 센터 건물은 원래 ‘LA한인타운 커뮤니티 센터’가 될 뻔했다.
 
이면에는 그 당시 구심점 없고 동력이 부족한 한인 사회의 단면이 담겨있다.


 
지난 2016년 8월 9일이었다. LA 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는 해당 부지에 한인 사회가 주축이 된 커뮤니티 센터(1만2500스퀘어 피트) 건립안을 정식 채택했다.
 
당시 카운티 정부가 추진하던 버몬트 선상 4~6가 재개발 프로젝트(버몬트코리도)에 한인타운 커뮤니티센터 건립안이 정식으로 포함된 것이다. 〈본지 2016년 8월10일자 A-1면〉
 
역사적인 날이었다. 한인타운 한복판에 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해달라는 한인사회의 끈질긴 요청이 결국 카운티 정부를 움직인 셈이다. 당시 LA한인타운을 관할했던 마크 리들리-토마스 수퍼바이저도 한인 사회를 위한 센터 건립을 지지했었다.
 
당시 한인타운 커뮤니티센터 건립 추진에는 ‘코리아타운아트&레크리에이션커뮤니티센터(이하 K-ARC)’라는 단체가 중심에 있었다. KYCC를 비롯한 한미연합회, 한인가정상담소, LA한인회, LA상공회의소, 재미한인자원봉사자회(PAVA), 페이스(FACE) 등 10개 한인 단체로 구성된 조직이었다.
 
다 갖추고 있었다. 부지도, 건립 비용도 정부가 지원키로 했다. 심지어 운영 자금도 있었다. 윌셔와 버몬트에 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짓던 개발사(JH스나이더)로부터 2011년에 기부받은 100만 달러였다. 힘을 모아 짓기만 하면 됐다.
 
한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가 사실상 무산된 건 ‘우리끼리’ 대표 단체를 정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단체 한 관계자는 “당시 정부 측에서 우리에게 조건을 하나 내걸었는데 K-ARC에서 커뮤니티센터를 운영할 ‘대표 단체’를 정해달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K-ARC 내부적으로 대표 단체 선정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국 흐지부지 됐다”고 말했다.
 
당시 LA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는 한인사회가 대표 단체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자 결국 YMCA를 커뮤니티센터 운영 및 서비스프로그램 제공 업체로 선정했다.
 
본래 한인 사회에서는 커뮤니티센터를 스포츠 등을 비롯한 예술, 문화 시설과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또, 한인타운 주민 누구나 언제든지 찾아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고자 했다.
 
반면, YMCA는 스포츠, 피트니스 등의 서비스 위주로 운영된다. 회원제여서 저렴하지만 회비를 내야한다.
 
버스는 이미 지나갔다. YMCA가 운영을 맡기로 하면서 한인 사회의 아이디어는 다시 숙원으로 남았다. 
 
강 디렉터는 이날 “YMCA 건물이 들어서게 된 건 정말 축하할 일인데,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며 “당시 한인들이 풀뿌리운동 등을 통해 공청회까지 참여해가며 얻어낸 건데 센터가 무산된 건 한인 사회에 아쉽고 또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K-ARC의 한인 단체들은 지금도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 있다. 당시 쓰지 못한 100만 달러가 아직도 계좌에 그대로 있다. 
 
8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없다. 변한 게 있다면 한인타운 커뮤니티 센터가 돼야 했을 건물에 지금 ‘YMCA’ 간판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건물 간판이 바뀐 사정도 잘 모른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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