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졌다 … 하지만 정말 잘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종료 휘슬이 길게 울렸지만 북가주 곳곳의 단체 응원장에 모인 한인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가슴 한구석을 쓰라리게 파고드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대부분 한인 응원객들은 잠시나마 말문을 잃었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졌다. 하지만 그 누구의 입에서도 “… 때문에”라는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잘했다”“장하다”“자랑스럽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뛴 태극전사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봤기 때문이었다. 산타클라라 로렌스 플라자에서 500여명의 한인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던 이재학(프리몬트)씨는 “마지막 1초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태극전사들을 보며 뭉클한 감동을 느겼다”며 “점수는 2대1로 졌지만 운이 안 따라서 졌을 뿐, 우루과이를 압도한 한국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팔로알토 거주 앤디 백씨는 “아쉬움이 많지만 한국 축구 실력을 전 세계에 알린 경기”라고 평하며 “지금의 여세를 몰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반드시 4강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 단체 응원장의 2/3을 차지했던 2세 중고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쿠퍼티노에서 왔다는 페트릭 박(15)군은 “월드컵을 통해 내가 한인임을 알았고, 한국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며 “한국학교를 가기 싫어했는데 이제부터는 열심히 한글을 배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