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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오피니언 얻기…필요하면 두번째, 세번째 진단도 받아야

나이가 들면서 많은 질환이 찾아온다. 특히 아주 악질적인 질환이 들어온다. 각종 암이 그런 경우다. 그래서 충격에 빠져 바로 다음날 죽을 것처럼 실망하기가 쉽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극적인 고난을 끌어내기 위해서 암을 사용해서 그런지 일설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암과 함께 살아가며 치료에 전념하는 외국인들과 달리 너무 실망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세컨드 오피니언이 중요하다. 다운타운에 있는 대형 종합병원 건물 입구에 '센컨드 오피니언 웰컴'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을 정도다.     70대 한인 윌리엄 백 씨는 수년 전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을 겪었다. 유명한 한국의 종합 검진 센터를 방문해 각종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큰 병에 걸려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백 씨는 이런 진단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와 인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그의 인생 정리 작업은 가족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손 쓸 것이 없다는 얘기에 백 씨는 70년 일생을 마무리 하며 매우 슬픈 나날을 보냈다. 이 소식을 들은 백 씨의 주치의가 연락을 해왔다. 수 십 년을 진료해왔는데 주치의의 판단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치의 설득에 못 이겨 백 씨는 몇 가지 검사를 더하고 한국의 유명한 대형병원에서 오진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세컨드 오피니언(second opinion)' 덕분에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검사도, 의사도 실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큰 병일 경우, 주치의를 신뢰하더라도 '세컨드 오피니언'을 구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가 있다. 현재 치료가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진단이 있을 수 있다. 수술이나 약물 치료와 같이 여러 가지 치료 옵션이 있을 수 있어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때때로 환자는 심각하거나 드문 질환을 앓고 있으며 자신의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의를 만나고 싶을  수 있다.  여러 질환이 동일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으므로 복잡한 질환을 진단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미로를 찾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세컨드 오피니언을 얻으려 할 때, 2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첫째, 세컨드 오피니언을 구한다고 해서 주치의와 등을 져서는 안된다. 환자는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 맞는 올바른 의료팀을 찾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것을 납득시켜야 한다.   둘째, 주치의와 좋은 관계라면 주치의를 통해서 전문 분야 의사를 계속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환자가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진단 받았다. 주치의는 종양 전문의를 소개했는데 환자가 막상 그를 만났지만 올바른 소통을 하지 못했다. 환자는 주치의에게 알렸고 주치의는 다른 종양 전문가를 추천할 수 있었다. 친구나 가족에게 추천을 요청해서 직접 찾을 수도 있다. 보험 회사의 의료 전문가 목록과 같은 검증된 온라인 정보를 사용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주치의는 장기적으로 1차 의료 지원을 계속 제공할 수 있었다.   언제든지 세컨드 오피니언을 받을 수 있지만, 일찍 받을수록 좋다. 필요한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세컨드 오피니언이 초기 진단을 확인, 수정 또는 변경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연구가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메이요 클리닉에서 세컨드 오피니언을 구한 환자의 21%가 새로운 진단을 받았고 66%가 수정된 진단을 받았다.   때로는 보험 회사에서 세컨드 오피니언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특히 암이나 수술과 관련된 경우였다. 먼저 보험 회사에 연락하여 보장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세컨드 오피니언은 대면이나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일단 진료가 결정되면 진료 기록과 검사 결과를 포함한 모든 적절한 기록을 보내서 준비하면 된다. 주치의와 연락을 유지했으므로 쉽게 요청할 수 있다. 환자 포털을 제공하는 의료 네트워크나 헬스 시스템에 속해 있으면 상당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전에 질문을 적어두는 것이 좋다. 진료를 친구나 가족을 데려가는 것이 좋다. 불안할 때는 모든 것을 기억하기 어렵다. 동반자가 환자 대신 메모를 하고 질문을 할 수 있다.     진단과 치료 계획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첫 진단과 세컨드 오피니언이 다를 경우 치료 방법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세 번째 의견이 필요한 경우,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환자는 언제나 자신에게 맞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장병희 기자오피니언 세컨드 세컨드 오피니언 오피니언 웰컴 초기 진단

2024-11-17

[독자 마당] 글은 쓸 수 있을 때까지

자연의 4계절은 질서 있게 오가고 하는데 인생의 계절은 가면 다시 올 줄을 모른다. 무심코 거울을 보니 어제의 젊음은 예고도 없이 어디론가 가 버렸다. 부지런히 소식을 주고받던 카톡 친구들도 하나 둘 소식이 끊어진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2년 어느 날 '아! 이 지독한 냄새'라는 제목의 글을 써 중앙일보 오피니언 담당자에게 보냈다. 당시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았기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내 글이 신문에 실려 너무나 놀랐다. 아니 온 가족이 다 놀랐다. 따져 보니 벌써 22년 전의 일이다.   그 일은 내가 부지런히 글을 쓰는 계기가 됐다. 용기를 얻어 그 후로 신문사에 계속 글을 보내고 한 월간지와 고등학교 동문회 회지 등에도 기고를 했다. 그리고 책도 두 권이나 출판했다.   땅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는 씨앗은 봄이 와도 싹을 기대할 수 없으니 그 씨앗은 쓸모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스스로 깊은 고독에 빠져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일은 많은 열정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나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글 쓰는 것도 그만둘까 생각하니 어쩐지 허전해진다. 아니 허전함을 넘어 슬픈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글쓰기를 중단하기보다는 새로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작은 씨앗 하나에 모든 것이 시작되니 그 씨앗이 땅속에서 움이 트고 싹이 나오니 하나님의 창조의 찬란한  결실을 기대해 본다. 씨앗 없는 땅에는 생명력이 있는 그 어떤 것도 창조되지 못한다. 그 씨앗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이제부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함께하는 글을 쓰자.  내가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이영순·산타클라리타독자 마당 씨앗 하나 중앙일보 오피니언 고등학교 동문회

2024-10-29

[오피니언] ‘기시다 봄바람’과 한국

“봄바람처럼 다가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외상으로 재임(2012~17년)할 당시 일본 외무성 직원에게 들은 ‘기시다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였다. 공직사회에서는 흔한 심기 경호로 애를 먹는 일도 별로 없다고 했다. 역사 도발을 일삼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로 인해 한·일 간 갈등이 심각했을 때라 부드럽고 정중한 스타일의 외상이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한국에 다행인 측면도 있었다.   지금의 양국 관계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지난달 17일 기시다 총리가 먼저 제안해 이뤄진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귀를 의심했다. 예전 같았으면 미국을 통해 사후 설명을 들으면 들었지, 일본 측으로부터, 그것도 최고위급에서 이런 설명이 이뤄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부족하다. 양 정상 간 ‘브로맨스’는 환영하지만, 일본 측이 응당해야 하는 실질적인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윤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제3자 변제 해법을 결단한 지 1년이 넘었지만, 필요 재원 마련에 일본 기업의 참여는 전무하다.   착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윤 정부가 ‘의지’만으로 여론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당장 악재가 층층이다.   일본이 해마다 교과서, 외교청서, 방위백서 등에 담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억지 주장은 ‘캘린더성 도발’로 부를 정도로 끊임이 없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지분율 조정을 통해 네이버의 힘을 빼 라인을 ‘강탈’하려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올 7월 결판이 날 일본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순식간에 한·일 관계의 기류를 바꿀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최소 1200여 명의 조선인이 동원돼 강제노역에 시달렸지만, 일본은 이를 누락한 채 에도 시대 때부터 금을 캐온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만 부각해 등재를 시도한다.   2015년에도 일본은 강제노동 사실은 쏙 뺀 채 나가사키(長崎)시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등을 등재 신청했다. 하지만 결국 강제노동 역사를 인정하고 기록하기로 약속하며 ‘조건부 등재’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약속을 아직 완전히 다 지키지도 않은 일본이 사도 광산에 대해 또 꼼수 등재를 고집하는 건 어떤 브로맨스로도 막을 수 없는 반일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기시다 총리의 봄바람은 한국민의 마음에 닿기 힘들다. 유지혜 / 한국 외교안보부장오피니언 봄바람 한국 조건부 등재 강제노동 역사 꼼수 등재

2024-05-08

[오피니언] 맞춤형 자녀교육 - 사색형

“내 배에서 나온 우리 아이들, 왜 이렇게 다른 거야” 하며 힘들어하는 부모들을 위해 계속해서 자녀들을 어떻게 각자의 기질에 맞추어 장점은 강화하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효과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은 세 번째 기질인 사색형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 아이는 창조적이고 사색을 좋아하며 많은 시간을 공상에 보내요.” 이런 말이 나온다면 이런 자녀는 사색형이다. 사색형은 우울질, 영어로는 Compliant 혹은 Melancholic이라고 한다. 이런 기질의 자녀들은 예술적이며 완전주의자이기 쉽다. 동식물이나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은, 많은 친구를 사귀지는 않지만 친구라고 여겨지면 아주 충실한 친구가 되며, 조용하다가도 다혈질처럼 개방적이어서 부모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이런 자녀들의 약점은 완전을 추구하다 보니 자신에게조차 비판적이 되어 열등감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자화상이 빈약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리기를 두려워하고 불평이 많으며 감정을 쉽게 상한다.     이런 사색형 자녀들을 가지신 부모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막중한 창조력과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연구나 창조하는 것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또한 부정적 사고를 하기 쉬운 이들이 긍정적인 사고와 대답을 하도록 대화를 이끌어 주는 것도 부모의 할 일이다. 우울질 사람들은 정원의 많은 꽃보다 꽃 가운데 있는 몇몇 잡초가 더 잘 보인다. 본인에게도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완전을 기대하며 실망을 잘하게 된다. 그러므로 실수를 할 때는 비난 대신 용납을 해주면서 자신이 용서받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모든 사람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색형 자녀들을 부모가 지나치게 통제하면, 이 아이들은 겉으로는 동의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적대감을 쌓게 되며, 하고 싶은 일을 숨어서 결국 하고 만다. 사색형 기질을 우울질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 기질의 자녀들이 다른 기질보다 불안하고 우울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가 곁에서 함께 한다는 확신을 주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면 좋다. 이 기질의 자녀들은 디테일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재정 분야, 학문, 연구, 기록하는 일, 음향이나 예술 등의 일에 적합하다.     부모가 사색형일 경우 어떨까? 사색형 부모가 사색형 자녀를 만나면, 이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고 자녀의 행동을 늘 분석한다. 그러다 보면 자녀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으며, 그럴 때 비판적이 되기 쉽다. 그래서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늘 자신들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부모님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식이었다는 생각은 성인이 되고 나이가 많이 들어도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그들이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을 본다. 그렇기 때문에 사색형 자녀들에게는 그들이 어떤 수준이든 무조건 사랑하고, 그들이 자랑스럽다는 것을 늘 인식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질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느 기질이든 장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장점을 항상 인정해주고, 단점을 너무 싫어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기질과 성격은 타고나지만, 부모나 주위 사람들과의 성품 대화나 사회화를 통해 더 좋은 성격으로 변할 수 있다. 다음 칼럼에는 마지막으로 점액질·안정형 기질에 대해 살펴본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오피니언 자녀교육 맞춤형 기질인 사색형 사색형 자녀들 사색형 부모

2023-12-06

[삶의 뜨락에서] 뭐든지 물어보세요 -베니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5·끝)

코로나바이러스 바로 직전 두바이-아부다비를 여행했다. 현지 가이드는 우리를 전통적인 두바이 가정으로 데리고 갔다. 고유 의상을 입은 젊은 여인은 미국인들에게 “뭐든지 물어보세요” 했다. 그녀는 많은 미국인이 아랍인들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이 기회에 조금이나마 해소했으면 하는 것 같았다. 뭐든지 질문하라고 해서 아무거나 물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왕족에 대한 비판은 허용되지 않고, 테러리즘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은 종교와 관련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지 않다. 고유 의상이다. 워낙 볕이 따가워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고 대답했다. “UAE는 현재도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느냐” “옛날이야기다. 당신은 과거를 말하고 있다. 요즘은 절대다수가 한 남편, 한 아내를 가지고 있다. 여기선 데이트하기가 어려워 일단 결혼부터 하는 경우가 많아 이혼율이 높다.”   이번 여행 중 두 번 현지 가정, 농장에 초대받았다. 크로아티아에서 400년 된 가족농장에서 재배한 채소, 직접 기른 돼지, 닭고기를 먹었고, 손수 빚은 와인을 마셨다. 주인은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아들, 딸이 춤을 추었다. 슬로베니아에서도 현지 유명 식당에 초대되었다. 그들은 전통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나이든 댄서가 관광객들과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추었다.     내가 이용하는 미국 여행사는 어느 나라를 가든지 현지인과의 문화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시절, 쿠바는 잠깐 미국 여행자를 받아들였다. 여행 목적은 교육 및 문화교류, 그렇지 않으면 입국비자를 받을 수 없다. 하바나에서 현지 아티스트를 만나고 커뮤니티 센터를 방문했다. 루마니아, 베트남에서는 잘 사는 가정을 방문했는데 그들은 아메리칸이 찾은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남미의 에콰도르, 페루에서는 현지 와이너리, 흙담집을 찾아 고유 음식을 같이 했다.     나는 에세이를 쓰기 때문에 여행을 ‘심각하게’ 하는 편이다. 출발 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질문을 준비한다. 여행 중 나처럼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미국인은 책을 읽고 오지 않고 묻지도 않는다. 그저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 즐기고 와인을 마신다. 젊은 배낭족들은 캐슬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험한 트레일을 완주하며 싼 호텔에 머무른다. 골목 뮤지엄을 찾고, 현지인과도 쉽게 어울린다. 발칸 반도에는 인구 수백만의 작은 나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수 세기 동안 종교분쟁을 겪었고 크고 작은 전쟁에 휩쓸렸다.     여행을 떠나가 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돌아왔다고 반가워할 이가 있을까’ 생각했다. 또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모르겠다. 내 이야기를 들어준 독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최복림 / 시인오피니언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베니스 크로아티아 고유 의상

2023-04-12

[뉴스 포커스] 손편지에 담긴 사연

오피니언 면 제작 담당자로 자리를 옮긴 후 기다리는 것이 한 가지 생겼다. 매주 한두 번 ‘오피니언면 담당자 앞’으로 배달되는 손편지다. 처음에는 좀 놀라기도 했다. 지금 시대에 손편지라니.... 이메일이 일상화된 후 손편지는 기억 저편의 유물이 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손편지를 주고받았던 게 언제였던가 기억조차 까마득하다. 요즘 우편함은 각종 공과금 고지서와 광고 메일로 채워질 뿐 손편지는 보기 어렵다. 편리함에 밀려 아날로그 방식의 정겨운 소통 수단 한 가지가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손편지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발신자는 주로 오피니언 면에 게재되는 ‘독자마당’의 기고자들이다. 처음에는 타이핑을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넌지시 이메일을 권했다. 그랬더니 이메일 사용이 익숙지 않다며 양해를 구했다. 대부분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라 이해도 됐다. 분량 또한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어서 그 정도 수고는 감내키로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잘한 생각이었다. 손편지를 받았을 때의 느낌은 컴퓨터에서 이메일을 열어 볼 때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백지에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사연은 다양하다. 자녀와 배우자 등 가족에 관한 이야기, 한국 여행을 다녀온 소감, 인생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 때로는 잘못된 사회현상에 대한 지적, 정치인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있다. 한 번도 뵌 적이 없지만, 꾹꾹 눌러쓴 손글씨를 보면 어렴풋이 모습이 그려지는 분도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생각을 정리해야 하고,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을 다듬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정 과정도 있었을 법한데 필자가 받아보는 편지들은 깔끔하다. 이들의 수고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편지봉투에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어야 비로소 기고가 마무리된다. 여간 정성이 아닌 셈이다.     이런 수고를 마다치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본인의 생각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하고 싶은 얘기, 전하고 싶은 사연을 마음속에만 담아 둘 수 없어서다. 아마도 기고하는 분들에게는 ‘독자마당’이 또 하나의 소통 창구가 되어주고 있는 듯하다.     비록 군데군데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리고 표현이나 문장이 어색한 곳도 있지만 이들의 글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그리고 세상살이의 연륜과 진한 사람 냄새도 배어 있다. 서운함을 토로하면서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비판을 하다가도 “오죽하면 그랬겠어”하는 식으로 마무리가 되기도 한다. 이들이 보내주는 손편지는 잊고 있었던 추억 한 가지는 물론 사람의 따스함도 소환해 주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편지가 뜸해지면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건강은 괜찮은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타이핑 무료 봉사는 얼마든지 할 테니 앞으로도 왕성한 기고 활동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피니언 면은 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물론 검증 과정은 거치지만 각계의 다양한 주장과 의견이 제기되는 공론의 장 역할을 한다. 본지의 오피니언 지면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독자마당’의 기고자들뿐만 아니라 변호사,교수,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 수필가·시인 등 문인, 그리고 전직 공무원, 전직 교사, 사회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정기 기고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의 치열한 고민과 수고가 있었기에 지면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다. 다만 어렵게 보내준 내용 모두를 지면에 소개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 지나치게 개인적인 내용이라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 특정인이나 단체를 이유 없이 비방하는 글, 또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는 내용 등은 활자화되지 못했다.     올 한 해 오피니언 면을 빛내주신 기고자들의 수고에 감사를 드린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손편지 사연 오피니언면 담당자 오피니언 지면 이메일 사용

2022-12-22

[이 아침에] 골프장서 경험한 황당한 ‘차별’

몇 달 전 일이다. 모처럼 오렌지카운티 어느 골프장에 예약을 했다. 당일 예약시간 30분 전 클럽하우스에 들러 계산을 했다. 첫 홀 티그라운드에 네 명이 모두 모였다. 현장에 있던 직원이 우리 일행을 확인했다.     티샷을 위해 몸을 풀고 있을 때, 난데없이 백인 골퍼들이 나타나더니 티그라운드에 올라갔다. 특별한 설명도 없고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 어안이 벙벙했다.     직원에게 항의했지만 우리보다 먼저 그들을 내보냈다. 명백한 규칙 위반이자 차별이었다.     인종차별이니 텃세니 하는 말은 들어왔지만 처음 당하는 일이었다. 황당했다. 골프를 치면서도 종일토록 그 일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인들이 이 골프장을 많이 찾는데 노상 이런 식으로 대접을 받아왔는가 싶어 화가 치밀었다.     무언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다졌다. 저절로 좋아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싸우면서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야 한다. 나 자신은 물론 이 땅에 살아갈 후손을 위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누가 지켜주겠는가. 골프장으로부터 사과는 물론 재발 방지를 약속 받아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골프를 끝내고 클럽하우스로 가서 매니저를 찾았다. 외출 중이라 했다. 집에 돌아와 골프장 사장에게 편지를 썼다. 구글 번역을 참고하고 지인의 협조를 받아 편지를 완성하여 보냈다.     한 달이 넘도록 답이 없었다. 완전히 무시하기로 했나? 그렇다면… 일단 매스컴에 호소하자. OC레지스터와 한국 신문을 통해 여론을 일으켜보자고 작정했다. 그 와중에 답장이 왔다. 장기 출장 중이어서 답이 늦어 미안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중한 답신이었다. 몇 주 후, 골프장에 다시 가 보니 직원들이 바뀌고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속담이 있다. 미국 내 인종차별은 물론 모든 불합리한 차별에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지난 달 오피니언 지면을 통해 필자는 재외동포문학상에 수필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올해부터 수필을 넣기로 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울지 않으면 아픈 아이의 심정을 누구도 알 수가 없다.         ‘Stop Asian Hate.’ 최근 미국 도처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피부 색깔을 겨냥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단다. 걱정스럽다. 밖에 나다니기가 겁난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민자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차별을 받으며 살아간다. 차별을 느끼면서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항의하고 싸워야하는 줄 알지만 서툰 영어 때문에, 혹은 더 큰 화를 입을까 두려워 입술을 깨물고 참는다. 그런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래서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피켓을 흔들고 소리치는 뉴스를 보면 누군가 싸워준 덕택에 내가 편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하고 부끄럽다. 힘을 모아 대처하면서도 한편으론 각자가 현장에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지금부터, 내가 먼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차별을 근절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정찬열 / 시인이 아침에 골프 경험 오피니언 지면 한국 신문 피부 색깔

2022-03-29

[오피니언] 삶의 뜨락에서 양주희

사람의 레이블       삶의 뜨락에서       양주희 수필가       지난해 추수감사절을 보낸 직후 주문 판매를 하시는 분이 스카프 500장이 약간 넘는 박스를 들고 오셨다. 스카프 하나하나에 레이블을 붙여 달라는 주문이었다. 앞이 캄캄했다. 그 많은 일을 가게도 바쁜 시기에 가져오시다니. 그분은 내가 2~3일 사이에 일을 마쳐 주어야 자기가 주문받은 손님에게 팔수 있는 여건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일할 사람을 찾았으나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가게 옷을 다른 곳에 내보내고 그 스카프를 내가 하기로 했다. 그분도 이때 팔지 않으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되니 나보다 그분의 사업이 걱정되었다. 코로나19로 모든 비즈니스가 땅바닥을 내려친 마당에 조금이라도 내 도움이 필요한 분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      원단이 실크라서 촉감이 부드럽고 반질반질하며 색깔 또한 아름다웠다. 질감을 만지면서 보드라움이 내 손가락을 간지럽혔다. 조그마한 검은색 레이블을 스카프 한쪽 모서리에 부치는 작업이다. 완전히 공장에서 한 가지 작업에 몰두하는 사람 같이 손을 놀려야 했다. 눈이 침침해서 보이지 않아 손가락을 바늘이 찌르기도 했다. 이런 단순한 일이지만 스카프는 이 레이블이 없으면 상품으로 가치가 없었다. 100% pure silk, dry clean only, made in usa. 우리가 많이 보는 옷마다 부쳐져 있는 레이블. 이 조그마한 딱지도 상품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가게에서 옷을 세탁하기 전 드라이 크리링을 해야 할지 물세탁을 해야 할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꼭 옷에 부착된 레이블을 확인한다. 그 레이블에는 섬유 종류와 세탁방법 손질하는 법까지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면 종류는 물세탁이 깨끗하게 빨아진다. 어쩌다 레이블을 잘못 읽거나 옷에 감촉을 감지하여 드라이 크리링해야 하는 옷을 물세탁 하여 망치는 일이 있다. 폴리에스터가 요즈음 가죽같이부드럽고 보기에도 가죽으로 보인다. 가죽 코트를 폴리에스터로 착각하여 물빨래했다. 세탁기에서 꺼내는 순간 확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행거에 걸어 말렸는데 딱딱하고 도저히 입을 수가 없는 옷이 되어버렸다.    손님이 코트를 찾으러 올 날짜가 되었다. 어떻게 손님을 대할까 옷 가격은 얼마나 비쌀까 손님이 화를 내고 소리치면 난 무어라 대답할까 그리고 협상은 이루어질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온종일 내 머리를 맴돈다. 아니야, 이것은 완전 내 실수니까 손님이 원하는 대로 들어주어야 돼. 이렇게 결정을 하고 나니 두렵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냥 솔직하게 손님에게 설명했다. 가죽 세탁 공장에 보내면 세탁비도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번거로워 여기서 세탁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내가 배상을 하겠다고 했다. 뜻밖에 손님은 코트를 오래 입었는데 세탁해서 누구를 주려고 했다고 한다. 그 누구는 생활이 어려워서 코트를 사 입을 수 없었는데 이 코트를 보면 입고 싶어 했다고 한다. 손님이 코트를 살 수 있는 값을 요구했는데 아마도 그 돈으로는 사기 어려울 것 같았다. 냉큼 나도 네가 요구한 돈만큼 보태겠다고 했더니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사람도 각자 가지고 있는 인성과 품성에 맞는 레이블이 있다. 누구나 보면 알아차리는 그것 말이다. 이 손님처럼 내뿜는 따스하고 인자하고 없는 사람과 나누며 함께하는 레이블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오피니언 양주희 뜨락 검은색 레이블 양주희 수필가 가죽 코트

2022-02-02

[독자 마당] 역사에서 교훈 찾기

얼마 전 뉴욕타임스에서 조선 500년 역사를 다룬 특집 기사를 보았다. 이를 보면서 태조 이성계부터 마지막 순종까지 519년 27명의 왕의 업적과 허물을 생각해보았다.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여 조선 최고의 명군이 된 세종대왕 같은 훌륭한 임금이 있었는가 하면 방탕과 실정으로 나라를 어지럽힌 연산군같은 희대의 폭군도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선비와 백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500년 사직을 지키지 못하고 일제의 식민지로 비참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이후 일제 36년간의 후유증은 일일이 지적하지 않아도 될 만큼 크고, 친일이냐 반일이냐, 극일이냐의 문제는 지금도 나라의 화두가 될 정도가 되었다. 유대인의 역사도 수많은 박해와 고난의 역사였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그들은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서도 철저히 교훈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부터 4000년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수억의 세계 사람들이 읽고 있는 모세 오경을 비롯한 구약성경은 사실상 유대인의 역사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로마 제국 이후 2000년 동안 흩어져 살았지만 자신의 역사를 잊지 않고 보전하며 살았고 지금도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는 쉬지 않고 기도하며 하나님을 찾는다. 유대인은 지금도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인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콜럼버스, 스피노자,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키신저, 머독 등이 모두 유대인이며 미국 기업 중에도 록펠러, 듀퐁, GE, IBM, 보잉, 제록스,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모두 유대인들이 일군 기업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지나간 역사를 얼마나 잘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우리 한민족도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고 희망과 평화통일의 빛나는 미래를 열어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조셉 리·스넬빌 거주 독자

2021-10-12

[살며 배우며] 내게 맞는 다이어트

“나 프로틴 다이어트 하고 있어요!” 예쁘고 날씬한 젊은 가수 아이유씨가 무대에서 예쁜 몸매를 보인다. 내 주위에도 다이어트 하는 분들이 많다: 단백질 많이 먹어 건강엔 문제 없다는 분, 프로틴 가루를 아침으로 먹으니 하루 종일 배고픈 줄 모르겠다는 분, 아침 안 먹고 브런치와 저녁식사 하루 두 번만 식사하는 분, 금요일은 금식 하는 분, 나처럼 삼시세끼 먹되 음식 양을 줄여 소식하려는 사람들, 늙어 가면서 건강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기에게 맞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배고픈 시절을 겪으며 영양결핍으로 병을 앓으며 살아온 우리세대는, 세상이 바뀌어 먹거리가 풍부한 지금은 많이 먹고 편식해서 병든 사람이 많다. 배고픈 시절 폭식하던 버릇, 간식의 특권, 행사와 친목을 위한 음식문화, 일 끝나고 한잔 하는 피로회복과 친목의 습관이 우리의 비만에 영향을 끼친다. 단백질 다이어트가 뭔가 인터넷에 찾아보았다. 당뇨병환자들에게 단백질 많은 아침식사를 시켰더니 혈당과 혈압을 떨어트렸고 배고픔을 느끼지 않았다는 임상 실험 보고가 있다. 단백질 다이어트를 하니, 탄수화물에서 얻던 에너지를 단백질과 체지방에서 얻게 되어 비만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닭 가슴살이 단백질 다이어트에서 인기 있다. 닭 가슴살 샐러드는 단백질도 충분하고 야채샐러드에서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 보충된다. 고구마도 단백질 다이어트에서 인기 있다. 칼로리가 낮고 식이 섬유가 많기 때문이다. 바나나도 근력운동에 에너지를 주고 면역력을 높여 주기 때문에 인기 있다. 단백질 음식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 분리시간이 걸리지만, 아미노산 제품은 흡수시간이 빨라 아미노산 제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간헐적 다이어트가 뭔가 살펴보니, 1주일에 2일 24시간 단식을 하거나, 음식 먹는 시간 사이를 8시간 사이로 좁혀서 하루 24시간 중에 공복의 시간을 16시간으로 늘리는 방법도 있다. 간헐적 다이어트는 금식하는 시간이 길어서 금식하는 동안의 에너지원이 먹은 음식에서가 아니라, 쌓였던 체지방이 되도록 하여 비만을 줄이는 방법이다. . 인슐린이 분비되면 체지방 연소가 안 되는데, 공복 시간을 늘려 인슐린 분비를 막음으로 해서, 체지방을 에너지 자원으로 쓴다고 한다. 무슨 다이어트를 하든지 단 것을 먹거나, 간식, 야식을 하면 효과가 없는데, 실험 중에 자신도 모르게 간식들을 먹는 버릇이 다이어트 시도를 실패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적게 먹는 연습” 이라는 글에서 발표했듯이, 나는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간식도 먹는다. 매 끼니마다 음식 량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어떤 방식의 다이어트를 하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분이 빠지면 안 된다. 미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배우는 중학교 생물 교과서(Life Science, Scott, Foresman)에 있는 '필수 영양분의 종류'를 다음 같이 요약한다. 1. 단백질은 몸의 성장과 상처 치유에 필요하고 탄수화물이 부족 할 때 에너지 자원으로 쓰인다. 먹은 단백질이 분해되어 기초 아미노산이 되고 그들이 다르게 조합되어 우리 몸의 단백질이 된다. 아미노산 20가지 중에 몸에서 구성하는 것은 12이고, 8가지는 음식을 통해서 얻기에 단백질 음식을 먹어야 한다. 2. 탄수화물은 몸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음식의 반 이상이 탄수화물이고, 단순 설탕이 모여 녹말을 만든다. 설탕에서 얻는 에너지로 몸의 열을 유지하고, 몸의 기능과 신체적인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3. 지방질은 에너지를 주고 세포막의 원료가 된다. 지방질음식을 먹어서 지방이 몸에 저장도 되지만, 음식을 필요이상 많이 먹으면 체지방으로 변해 피부 밑에 저장되어 비만이 된다. 4. 비타민은 종류도 많아 제각기 우리 몸 구석구석의 화학적인 활동을 돕는다. 몸의 성장,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바꿀 때, 혈액 응고에, 그리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 때 화학적인 활동에 비타민이 필요하다. 5. 미네랄은, 우리 뼈와 치아를 만드는 칼슘과 인, 붉은 피 톨 속의 철, 효소들을 활성화하는 망가네스, 음식이 열로 변하는 속도 조절하는 아이다인, 우리 입맛과 냄새를 돕는 징크, 혈압을 조정하고 신경 신호전달을 하는 소금 등이다. 6. 물은 우리 몸의 50-70 퍼센트를 차지하는 중요 영양분이다. 더울 때 땀이 되어 몸의 열을 조정하고, 피가 되어 영양분과 산소를 몸의 각 부분에 공급하고 쓰레기를 몸 밖으로 운반한다. 음식물을 잘게 분해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음식을 먹지 않고는 몇 주 살아도 물 없이는 며칠밖에 못산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2021-10-07

[시론] 다람쥐 쳇바퀴 같은 예산 전쟁

미국 정부 재정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shutdown)와 국가 채무불이행(부도) 때문이다. 셧다운이란 말그대로 연방정부의 업무가 중단됨을 의미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관련된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셧다운 진행일부터 모두 중단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멕시코 장벽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무려 35일 간 연방 정부 업무가 정지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도 오바마 케어 예산안 처리 실패로 인해 셧다운(2013년 10월 1일 ~ 16일)된 바 있다. 수십만 공무원들이 무급 휴가에 들어갈 뻔한, 지난 1976년 이후 21번째 셧다운은 가까스로 면했다. 연방의회는 지난달 30일 정부 폐쇄 시한을 눈앞에 두고 2개월짜리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12월3일까지 ‘예산전쟁’은 계속되겠지만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 이번엔 부채한도(debt ceiling)가 발등에 불이다. 여전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연방의회가 정한 채무 한도는 28조4000억 달러. 한도는 이미 찼다. 따라서 오는 18일부터는 더 이상 채권을 발행할 수도 없다. 기존 채권에 대한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미국 초유의 ‘국가 부도(default)’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둘러싼 연방의회 내 갈등은 아직까지 해결될 기미가 없다. 부채한도 상향 법안과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아젠다인 인프라 및 사회복지 예산안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3조5,000억달러 예산의 규모가 너무 크다며 반대하고 있는데다 민주당내 진보성향 의원들조차 사회복지 예산안과 분리해 처리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래저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올해 7월 말까지 연방정부의 부채 상한선 설정을 유보하기로 지난해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후속 입법에 실패, 지난 8월부터 비상수단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그 마저도 이달 18일이면 고갈된다. 이에 하원은 지난달 말 부채 한도 설정을 내년 12월 16일까지 유보하는 법안을 처리했지만, 공화당의 저지로 상원에서 두 차례 부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상향은 오래된 빚을 갚기 위한 것"이라며 공화당의 동참을 촉구하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부채 한도 상한법을 처리하려면 예산조정 절차를 쓰면 된다고 반박했다. 예산조정 절차는 상원의원 51명만 찬성하면 가능하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씩 반분한 상황이다. 찬반 동률시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 일은 간단하다. 민주당은 그러나 인프라 및 사회복지 법안에 이 절차를 쓰고 싶어 한다. 따라서 부채 법안 통과에 공화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바이든이 공화당을 향해 러시안룰렛을 중단하고 "투표해서 이 혼란을 끝내자"고 거듭 강조하는 속내다. 만에 하나 채무불이행 사태가 닥치면 미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경제 활동이 약 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6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실업률이 9%에 육박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부도를 막기 위해 부채 한도를 여러 차례 올린 적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엔 공화당이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 부채 한도를 올렸다. 민주당은 이번에는 공화당이 부채 한도의 상향 조정에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백악관과 민주당은 국가부채 한도 올리기는 초당적인 이슈이므로 다른 사안과 연계해 가로 막아 불필요한 경제불안을 부채질하지 말라며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국가부채 한도를 올리려면 그만큼 적자를 감축하기위해 정부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로를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며, 상대방이 마지막 순간 물러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치킨 게임’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분명한 것은 미국 경제에 유성이 충돌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여야는 지금까지 국가부채한도 상향을 놓고 격한 대립을 벌이다가 충돌직전 전격 합의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지켜보는 관중들의 마음은 찹찹하다. 오징어 게임을 지켜보는 VIP들과 같은 여유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으로 경제는 계속 흔들리고 있다. 권영일 객원논설위원

2021-10-07

[열린 광장] 캘리포니아주의 비싼 집값, 그리고 조지아

최근 LA등에서 애틀랜타로 이주해오는 한인들이 많다. 애틀랜타 이주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한인들이 캘리포니아주의 비싼 집값을 이유로 들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집을 팔아 애틀랜타에 오면 집을 사고도 돈이 남아 비즈니스 하나를 열 수 있다는 소리가 20여년전부터 들려왔다. 그렇다면 땅도 넓은 캘리포니아주의 집값은 왜 이렇게 비쌀까. 재미있게도 이 문제는 몇십년전 인종차별 문제에서 유래한다. UCSF 베니오프 노숙자 및 주택 연구소(Benioff Homelessness and Housing Initiative)의 네드 레스니코프(Ned Resnikoff) 연구원은 캘리포니아주 주택부족 현상의 원인이 인종차별적 조닝법(zoning laws)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캘리포니아주 주택 가격이 올라가고 거주비가 상승하는 이유는 몇십년 전부터 백인들이 자신들의 거주지에 다른 인종을 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조닝 제한규정, 특별구역 지정, 그리고 1950년대 제정된 캘리포니아 주헌법은 주내 저소득층 주택 건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버클리의 비영리단체 임비(Yimby, Yes in my backyard)의 매튜 루이스(Matthew Lewis)는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LA시는1972부터 ‘도심 내의 교외’ (suburbia within the city atmosphere) 정책을 시행하면서, 다세대 주택을 건축을 제한하는 ‘거주구역 줄이기’ (downzoning) 방침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한때 1000만명 거주구역이었던 LA 인구는 41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루리스는 “LA시가 합법적으로 시내 주택 숫자를 반토막냈다”고 지적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도 마찬가지다. 루이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1970년 발행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Environmental Impact Report)에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거주비 및 주택 수급상황을 고려해 특정 유형의 가구를 몰아내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다세대, 집단 거주지를 줄이고 단독주택만 혜택을 주는 정책의 결과는 실질적인 인종 분리 현상이다. UC버클리의Othering and Belonging Institute의 사미르 갬비(Samir Gambhir) 연구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거주지역 82%는 단독 가구 주택 지역으로 제한돼 있다고 이 연구소는 밝혔다. 이 지역 거주자의 55%는 백인이다. 이는 저소득층 지역 백인 거주민 36%에 비해 비교되는 수치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주는 1978년 13번 제안 (Prop 13)을 통해 기존 건물에 대한 재산세를 동결해버렸다. 그러나 신규 주택은 시장에 나올 때마다 현행 세율이 적용된 세금이 부과된다. 따라서 과거부터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낮은 재산세로 이득을 보지만, 신규 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을 신축하는 사람은 비싼 재산세를 내게 되고 집값도 오르는 것이다. 그 결과는 도심과 그 인근 저소득층 주거단지나 노인아파트 건축이 줄어들고,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는 것이다. LA지역 한인 노인들이 노인아파트 입주를 위해 몇 년씩 대기해야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캘리포니아주 정치권도 주택난 해소를 위해 손을 걷어붙였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지난 8월 26일 새로운 건축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기존 단독주택만 허가된 구역에 다세대 주택 건축을 허가했으며, 토지 주인이 토지를 두개로 분할해 새로운 주택을 건축할수 있는 길을 열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9월 16일 이 법에 서명했다. 한인들은 인종평등 문제가 흑인과 백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 문제는 사실 우리의 생활 및 집값과도 연관이 있다. 애틀랜타 한인들도 이제 정치권의 인종차별 및 사법정의 문제에 대해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이종원 / 변호사

2021-10-05

[열린 광장] 총기소지와 가정폭력의 상관관계

총기소지가 자유로운 조지아주에서는 총기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이중에는 가정폭력 사건도 많다.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가정폭력 총기사건에는 예외가 아니다. 2019년에는 둘루스에서 이혼 소송중인 한인 남성이 아내를 총으로 쏜 후 극단적 선택을 했고, 2012년에는 로렌스빌에서 한인 아내가 남편을 총격살해한 후 체포됐다. 이 여성의 재판은 9년이 지난 지금 계속되고 있다. 기퍼즈 법률센터(Giffords Law Center)에 따르면 미국내 450만명의 여성이 남편에게 총기로 협박을 당하고 있다. 또 여성 100만명이 가정폭력 과정에서 총에 맞고 있으며, 최소 600여명은 이 같은 상황에서 총상으로 인해 사망한다. 총기폭력 기록보관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총기 판매와 가정폭력은 20% 증가했다. 또 2020년 한해동안 가정폭력으로 인한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2000여명 이상이다. 이는 2019년에 비해 4%가 증가한 숫자다. 기퍼즈 법률센터의 커뮤니티 폭력 연구부 매니저인 티파니 가너(Tiffany Garner)는 “가정폭력은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가깝게 지내는 파트너 사이에서 발생한다”며 “가정폭력 피해자는 모든 인종, 출신국가, 교육수준, 경제적 수준에 상관없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깝게 지내는 파트너가 손쉽게 총기까지 소지하게 되면 대단히 위험하다”며 “두가지 문제는 공공보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법정에 가져가더라도, 가정폭력범이 기소를 피할 수 있는 헛점과 구멍은 여전히 많다. 대다수의 가정폭력은 민사소송으로 처리되지만 법정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하지 않거나, 가정폭력범이 경찰 신고와 법적 조치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쓰기 때문이다. 그는 “피해자는 법정에 가서 가정폭력범에게 즉각적 상해를 입을 수 있음을 최소한 증명해야 한다”며 “사진이나 비디오가 있으면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정신적 충격이나 학대는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정폭력범은 조지아주 법에 따라 폭력에서 가중폭력까지 다양한 범위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그러나 법률지원부(Bureau of Justice Assistance)에 따르면 가정폭력 사건의 90-95%는 형량협상으로 끝난다. 연방법 차원에서는 경범죄 또는 가정폭력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총기구입 및 소지에 제약을 받는다. 전국 범죄경력조회 시스템(National Instant Criminal Background Check System)은 지금까지 총기구입이 금지된 사람이 신청한 신원조회 200만건을 적발했다. 기퍼즈 법률센터의 사무총장인 로레 커틸레타(Laura Cutilletta)는 “안타깝게도 범죄경력 조회는 허가받은 총기상에서 총기를 구입할 때만 실시된다”며 “총기 전시장이나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개인간 총기거래는 범죄경력 조회가 필요없다”고 말했다. 현재 연방의회에 전국 범죄경력조회법안(Universal Background Check bill, HR8)이 제출됐으나 연방상원에서 여전히 계류중이다. 전국총기연합(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과 총기 애호가들이 이 법안 저지를 위해 강력하게 로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지아주는 미국내에서도 가장 총기소지가 자유로운 곳이다. 이제 한인들도 정치권의 총기 정책에 관심을 갖고, 총기소지 제한, 아니면 최소한 가정폭력범에 대한 총기소지 금지를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

2021-10-05

[살며 생각하며] 걷기예찬

“현대인은 자동차를 보자 첫눈에 반해 그것과 결혼을 했다. 그래서 전원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됐다.” 키이츠의 말이다. 미국에서 살려면 자동차는 필수품이다. 그런데 나는 차가 없다. 차가 없다는 것은 현대생활에서 치명적인 한계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차가 없으니 두 발로 걸을 수밖에. 다행히 나에게는 아직 건강한 두 다리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량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웬만한 거리는 걷는다. 걷기는 좀 불편하지만, 나에게 삶의 활력과 사색의 조건이 되었다. 그렇게 걸으면서 사유하게 되자 삶의 의미가 더 풍성해지기 시작했다. 길 위에 서서 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다비드 르 브르통의 산문집에서 나의 그런 작은 깨달음의 단편들을 포함해 걷기에 대한 예찬을 펼칠 수 있는 많은 사상적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라는 말을 통해서 브르통은 걸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의 걷기 예찬에 따르면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도보 여행은 인생의 맛을 충만하게 느끼는 경험이 된다. 걷기에 있어서는 오직 시간만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것은 시간의 고고학이며, 따라서 이 시간 속에 녹아 있는 모든 인생의 참 맛을 느끼고 음미할 수 있는 절대적인 경험이 된다고 브르통은 말한다. 정말 그렇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인생이 주는 맛을 모두 비껴간 채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어떤 욕망이 담긴 목적을 따라서 시간의 암흑 속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인생이라고 느끼고 있는 모든 일상의 분주함은 우리의 본질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허구인지도 모른다. 일상을 떠나서 걷게 될 때, 그래서 시간의 고고학 속으로 빠져들 때 우리는 비로소 고대로부터 늘 거기에 그렇게 있었던 인생의 참된 의미와 맛들을 체험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브르통은 그렇다고 말한다. 그는 “도보여행자는 이름을 찾아 떠나는 사람”이며 “만인에게 주어진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걷기는 그 어떤 감각도 소홀히 하지 않는 모든 감각의 경험이다. 심지어 계절에 따라 열리는 산딸기 머루 오디 개암 열매 호두 밤의 맛을 아는 사람에게는 미각 까지도 소홀히 하지 않는 전신 감각의 경험이다. 인간의 걷기는 매우 역동적이다. 역학적이다. 습관적으로 걷다보니 의식을 못할 뿐이다. 전신운동이기도 하다. 걷고 있는 동안에 발에 있는 뼈와 근육, 인대, 힘줄 등의 움직임부터 목 주위의 근육과 조직까지 같이 움직인다. 우리 몸 구석구석 서로 긴밀한 협동작용을 통해 우리 몸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걷기는 인간에게 주어진 참으로 귀한 선물이다. 사실 몸을 이용한 운동 중에서 가징 기본이 되는 것이 걷기다. 보행이란 얼마나 자유스럽고 주체적인 동작인가. 보행은 어디에도 의존함이 없이 오직 내 힘으로만 가는 길이다. 흥이 나면 휘파람도 불 수 있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잠시 멈추어 설 수도 있다. 걸어온 길, 그리고 강을 돌아볼 수도 있고, 또 내가 넘어야 할 산을 헤아려 볼 수 있어 좋다. 차가 없으니 불편한 점도 많지만, 또한 놓치기 쉬운 삶의 또 다른 면도 볼 수 있어 좋다. 길 위에 서서 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시골길을 한나절 걸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걷기는 고독한 행위다. 그 고독은 아무 쓸모없고 보상도 없다. 걷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발바닥은 열기로 화끈거리고 종아리의 근육은 뭉치고 관절은 쉽게 피로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걷고 난 뒤 피로 속에서도 알 수 없는 몸의 아늑한 느낌과 충만감, 관능적인 기쁨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걷는 자는 세계를 제 관능 속에서 향유하는 자다. 걷기의 진정한 기쁨을 느끼려면 혼자 걸어야 한다. 혼자 걸으며 세계의 침묵을 음미해보아야 한다. 대기의 가야금을 울리는 바람과 그 소리에 화답하는 풀과 나뭇잎들의 서걱거리는 소리. 혼자 걸을 때 자연은 우리에게 말하기보다 듣기의 자질을 더 키우게 한다. 뿌리가 없는 두 발은 걸으라고 있는 것이리라.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걷을 수 있는 타고난 능력 대신 자동차를 소비할 능력을 키우라고 강요받는다. 운송수단의 발전으로 인간이 걷던 길은 도로로, 걸음걸음이 만들어내던 자기 속도는 바퀴의 비인간적인 속도로 대체되었다. 이동하는 데 시간이 단축된 것만큼 빠른 속도에 생활리듬이 강제적으로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걷기는 그런 식의 삶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청량한 가을이다. 대기를 호흡하며 걷자. 숨을 가다듬으며 오직 걸음걸이에만 집중해보자. 마음 내키는 대로 멈추고, 생각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가보자. 낯선 사람, 집들, 골목길을 발견하고 불어오는 바람, 들려오는 소리들을 감각하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경험해보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나는 오늘도 걸어가고 있다. 곧 끝이 보이리라. 나는 어디가 끝이든 상관하지 않고 걷고 있다. 걷는 속도는 같다. 빠르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쉬는 법은 없다. 곧 끝이 보일 때가 됐지만, 나는 그 끝을 모른다. 걸음이 멈추고 더 갈 데가 없으면 끝일 것이다. 나는 끝 모르는 길을 걸어가면서 주위에 펼쳐진 색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며 갈 것이다. 나는 오늘도 걷고 또 내일도 걸어갈 것이다. 김건흡 / MDC시니어센터 회원

2021-10-04

[열린 광장] 한강 고수부지와 차타후치 강

애틀랜타 한인타운에 가까운 로즈웰 시에는 차타후치 강 고수부지가 있다. 강을 따라 조성된 공원에는 산책로, 놀이터와 모임장소, 그리고 카누, 카약 등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설치돼 있다. 애틀랜타의 명물이 된 이곳에는 주말이 되면 피크닉과 카누, 카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마치 한국의 한강 고수부지를 축소해서 애틀랜타에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 둘루스와 존스크릭, 노크로스에도 차타후치강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로즈웰과는 달리 차타후치 강변은 개인 소유 서브디비전이 차지하거나, 연방정부 소속 땅으로 남아있다. 라즈웰 같은 강변 주민 위락시설은 없다. 노크로스 존스브리지 공원에 작은 공원이 조성되거나, 둘루스에 사설 튜빙 시설이 있는 것이 전부다. 울창한 숲과 잘 꾸며진 산책로, 공원을 자랑하는 메트로 애틀랜타지만, 유독 차타후치강 주변만큼은 개발되지 않은 채 흙투성이 맨땅으로 남아있다. 한강 고수부지에 익숙한 한인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한인들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모르겠지만, 서울의 한강 고수부지는 강 주변 조경사업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board of supervisor)의 로스엔젤레스 강 재개발 계획(Los Angeles River Master Plan)이 그 좋은 예이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 보드가 펴낸 480페이지의 재개발 마스터플랜은 LA강 51마일 구간중, 콘크리트 산책로 32마일을 녹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LA강을 포함한 하천 복구 계획에 5400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Loyola Marymount University) LA연구센터(Center for the Study of Los Angeles), UCLA 환경서사전략연구소, 에스닉미디어서비스(Ethnic Media Services)가 한인 등 LA주민 6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민 64%는 “LA강 주변이 서울, 마드리드, 샌안토니오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시설이 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누리 마르티네즈(Nury Martinez) LA시의원실 계획국장인 맥스 포뎀스키(Max Podemski)는 “이번 마스터플랜은 LA강을 통해 다양한 지역이 하나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 고수부지의 자연보호구역이 저소득층 및 유색인종 거주구역에만 집중됐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비영리단체 어번 세밀라스(Urban Semillas)의 미구엘 루나(Miguel Luna) 회장은 “강 주변에서 자란 우리 가족에게 있어 LA강은 주일 교회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강 주변에서 자라면서 강과 많은 것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맺었다”면서 “이번 마스터플랜은 주민들과 중요한 인연을 만들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UCLA 발전연구, 환경향상 러스킨 센터(UCLA Luskin Center, Innovation & Institute, Environment & Sustainability)의 존 크리스텐슨(Jon Christensen)이 사회를 맡았다. 또한 게리 파트너스(Ghery Partners)의 건축가 텐쇼 타케모리 (Tensho Takemori), 자연자원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의 선임 변호사 다몬 나가미(Damon Nagami) 등이 참가했다. 페르난데노 타바비암 밴드 오브 미션 인디안(Fernandeno Tataviam Band of Mission Indians)의 부족 대표 루티 오르테가 주니어(Rudy Ortega, Jr)는 강에 헌정하는 노래를 불렀다. 이종원 / 변호사

2021-10-01

[살며 배우며]저승 사자와 전능 자

1954년 린덴 파리 약을 실수로 삼키고 죽음의 문턱에서 오락 가락 할 때 저승사자를 보았다. 갓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저승사자, 등에 진 괴나리봇짐에는 여분의 미투리가 한 켜래 보였다. 나를 데리고 멀고 먼 저승길을 갈 준비였다. 저승 사자는 갓 그늘 밑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저승 사자는 그렇게 좀 멀리 보이다 좀 가까이 보였다. 나는 느꼈다. 저승 사자가 나를 저승으로 데려 갈까 말까 하고 망설이고 있다고. 난리 후 산골에서 서울 와서 낮에는 시청의 소독수로 일 할 때, 트럭 위의 드럼통에서 린덴 파리 약을 땅 바닥에 있는 분무기에 넣으려고 드럼 통속과 연결된 땅에 있는 호스 끝자락에 입을 대고 빨았다. 호스를 타고 내려온 파리 약이 실수로 울컥 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세상이 빙빙 돌고, 정신 차릴 수가 없었다. 비틀거리며 집에 갔다. 먹은 음식을 토했다. 누워있는 나의 의식이 깜빡일 때 저승 사자가 보였다. 나의 저승사자의 이미지는 충청도 산골에서 보낸 유년기의 경험에서 생겼다. 귀신 우는 소리를 들으려 상여 초막에 간 적도 있다. 밭두렁에 가마니 위의 행려병자 송장의 원귀가 비 오는 밤이면 통곡한다는 소리. 비 오는 밤에 초등학교 변소를 지나올 때 똥통에 빠져 죽은 여자애의 우는 소리에, 찬송가를 불렀더니 우는 소리가 사라졌다는 소문, 귀신이 덤빌 때 십자가를 내밀면 귀신은 도망 간다고 했다. 선생님의 귀신 이야기에 괴성을 지르던 여자애들, 묏자리를 잘 써 죽어서 명계의 왕이 된 이야기, 제삿밥을 못 얻어 먹어 허기진 원귀의 이야기, 삼대 독자가 죽을병에 걸렸는데, 지관이 조상의 묏자리가 잘못되었다고 무덤을 파보니 뱀이 해골을 감고 있더라는 이야기, 옆집 처녀를 연모하다 죽은 총각의 상여가 땅에서 떨어지지 않아 그 처녀의 옷을 상여 위에 걸었더니 상여가 땅에서 떨어져 갔다는 이야기, 누구나 죽을 때는 저승 사자가 데리러 온다는 이야기. 송장 떠내려간다고 소리치는 애들 따라 홍수로 물이 불은 강둑에서 본 여자 시체, 풀어 헤쳐진 검은 머리가 얼굴을 덮은 걸 보고 처녀라고 했다. 남자를 못 안아본 원한이 죽어서도 남자 안을 때의 자세로 하늘을 향해서 가슴을 열고 팔을 벌렸다고, 쯧쯧 남자를 못 안아 보고 가는 처녀원한이 얼마나 크길래! 그렇게 한숨짓는 여인네도 있었다. 혼자 집을 지키는 밤, 문고리가 딸그락거리는 소리, 천장에 빠스락 거리는 소리, 아무도 없는데 마루가 삐거덕거리는 소리, 바람도 없는데 호롱불꽃이 흔들릴 때, 귀신이 지나가고 오는 흔적이 아닐까 오싹할 때가 있었다. 가을비 추적한 으스름에 멀리서 들리는 징 징 울리는 징 소리 속에 아기를 두고 떠난 애기엄마 원귀의 신음소리가 섞여 화음이 되었다. 마당 저쪽 떨어진 뒷간엔 똥간 귀신, 밤중에 가기가 무서워 누군가 문을 열고 지켜 주어야 했다. 미국에 와서 50년 넘게 살며 장례식에서 죽은 사람 얼굴도 보고, 죽어 영혼이 어두운 굴을 지나 밝은 세상에 도착했다 돌아온 임사체험 수기도 읽고, 죽음 후에 가는 하늘나라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 죽음의 문턱에서 본 저승사자는 내가 어려서 경험한 한국 산골의 귀신문화의 경험이 만든 지나간 것이고, 지금은 새 경험들이 새 이미지를 만들 것이다. “사람 속에 만들어진 이미지는 그것이 초인이든 신이든 현실과 사실 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 인민 사원의 짐 존스 목사가 한 말이다. 캘리포니아에서 1960 년데 짐 존스 목사는 전능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기적들을 연출했다. 그 중에 하나, 군중 속에서 들린 탕 총소리, 가슴에 흐르는 피를 안고 쓰러진 그는 범인을 잡으려는 술렁이는 주위 사람들을 조용하게 하고, 가슴에서 뺀 총알을 보여주고, 총알 박혔던 가슴 상처가 멀쩡하게 치유되었다고 보여주었다. 수많은 군중들은 총에 맞아도 죽지 않은 그의 초능력을 직접 본 경험을 증언했다. 그의 이미지는 하나님 가까이 높아지면서, 진실과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그들은 타락된 미국을 떠나 가이아나 밀림 속에 저들만의 지상천국 존스타운을 만들어 이주했다. 그를 따라갔던 추종자 900명은 1978년 집단 자살로 끝을 맺었다. 그 사건은 미국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집단 자살한 사건이라고 한다. 진실의 외면이 정신병의 근원이라고 ‘좁은 길’의 저자 스캍-팩은 말한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2021-10-01

[열린 광장]주정부, 스몰비즈니스·비영리단체 지원해야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많은 애틀랜타 한인 업체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연방의회의 케어법(Care) 법 통과로 연방정부에서 피해 업소에 PPP와 레스토랑 지원자금과 그랜트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복잡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고, 자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액수가 일정액을 넘어서는 경우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절차가 복잡한 연방정부 지원자금 이외에, 각 주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저마다의 지원자금과 그랜트를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스몰비즈니스 구제 그랜트(California Small Business COVID-19 Relief Grant Program)가 그 좋은 예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몰비즈니스와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15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구제 그랜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 그랜트는 2020년 12월 주의회를 통과한 SB 151법에 따라 책정됐다. 캘리포니아주는 9월 3일 현재 40억달러의 그랜트 예산을 책정했으며, 이중 20만개의 업체가 25억달라의 그랜트를 받았다. 그랜트 액수는 최소 5000달러, 최대 2만5000달러였다. 신청 자격은 개인소유 비즈니스, 예술단체, 비영리단체, 또는 연매출 1000달러 이상 250만달러 이하 스몰비즈니스이며, 캘리포니아주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2019년도 중반에 운영하고 있었어야 한다. 사업주가 미국시민권자일 필요는 없다. 이 자금은 대출이 아니며, 갚을 필요가 없는 그랜트다. 한인 등 이민자 비즈니스를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코로나 19 관련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주정부는 민간업체 렌디스트리(Lendistry)에 접수 및 신청 업무를 일임했으며, 한국어 등 외국어 번역 및 통역 문의는 비영리단체 캘 논프로핏(Cal NonProfits)에 외주를 줬다. 뿐만 아니라 LA와 샌프란시스코 한인언론을 대상으로 온라인기자회견 및 웨비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반면 조지아와 애틀랜타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스몰비즈니스 그랜트 같은 지자체 중심의 지원 프로그램이 드물다. 귀넷 카운티 정부와 존스크릭 시정부에서 자체적으로 그랜트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나, 캘리포니아처럼 주정부 차원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그랜트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귀넷 및 존스크릭의 코로나19그랜트 정보는 영어로만 제공되고 있어 한인들이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조지아 주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세금 수입이 전년도 대비 12.7%가 늘어났다는 AJC보도가 있었다. 켐프 주지사가 이렇게 거둬들인 수입을 2022년에 어떻게 배분할 지 계획을 짜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제 조지아 주정부도 연방정부 예산 분배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는 타주처럼 한인 등 이민자 스몰 비즈니스를 위한 자체 그랜트 프로그램을 확대할 때다. 이종원 / 변호사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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