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실제 주행거리 12.5% 짧다
전기차의 실제 주행거리가 연방환경보호청(EPA) 인증 수치에 못미친다는 조사 보고서가 공개돼 이슈가 되고 있다. 자동차공학회(SAE International)가 자동차전문매체 카&드라이버와 공동 조사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PA 인증치와 실제 도로 주행 연비간 비교에서 전기차가 개솔린(내연기관)차보다 더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보고서의 실제 주행 연비는 75마일 정속으로 200마일을 주행했을 때 산출된 것으로 개솔린차는 EPA 인증 연비보다 평균 4%가 더 높았으나 전기차는 평균 12.5%가 낮았다. 보고서는 전기차의 실제 주행거리가 인증치보다 낮은 것에 대해 EPA의 주행 테스트 및 산출 방식을 지적하며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신차의 윈도 스티커(Monroney)에 표기되는 EPA 인증 연비는 개솔린차는 풀탱크, 전기차는 완전 충전 상태를 기준으로 전체 주행의 55%가 도시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가정해 산출된다. 그런데 EPA 주행 테스트는 일정 속도가 아닌 정지, 출발 등 가변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RPM(분당 회전수)이 일정할 때 좋은 연비를 내는 개솔린차에게는 불리하지만 제동시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이 있는 전기차는 유리하다는 것이다. 즉, EPA 수치가 전기차는 여유 있게 나오는 반면 개솔린차는 빠듯하게 산출되는 셈이다. 또한 개솔린차의 경우 도시, 고속도로, 혼합 등 3개 연비로 표시하나 전기차는 혼합 전비만을 표시한다. 문제는 혼합 연비가 도시 연비에 55%의 가중치가 부여된 수치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도심 주행에 유리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부풀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라이버 테스팅 디렉터 데이브 밴더워프는 “전기차업체는 더 높은 주행거리 수치로 홍보하고 싶겠지만, 고객들에게는 보수적인 정확한 수치가 제공돼야 한다. 도시, 고속도로, 혼합 연비를 모두 표시하는 등 지금보다 더 실제 상황에 가까운 표준화된 테스트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PA 산출 방식 이외에도 구조적으로 연비에 미치는 영향이 전기차가 개솔린차보다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의 모터는 고속회전 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하기 때문에 주행 속도가 높아질수록 전비가 낮아지게 되며 배터리 역시 온도에 따라 효율 차이가 발생해 추운 날씨에 주행거리가 짧아진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s가 조사한 복스왜건 ID버즈의 기온, 속도에 따른 주행거리 조사에 의하면 화씨 50도에서 시속 56마일 주행시 225마일을 갈 수 있었으나 화씨 44.6도에서 시속 75마일로 달릴 경우 32%가 줄어든 154마일 주행에 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비자 권익 옹호 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지난 4월 조사한 저온 주행거리 감소율 조사 결과에서도 화씨 19도일 경우 주행거리가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는 39.5%, BMW i3는 35.5%, 셰볼레 볼트 34.1%가 줄어들었다. 이 밖에도 일부 전기차의 경우 에어컨, 히터 등을 사용하게 되면 배터리 소모가 늘면서 주행거리가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주행거리 전기차 주행 연비 연비 EPA EV Au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