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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한 방에 인생 역전

‘한 방에 인생 역전’을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로또 당첨자들이다. 지난 4월 말에도 암 투병 중인 라오스 출신 이민자가 13억 달러의 파워볼 복권 1등에 당첨됐다.     우리는 가끔 복권에 당첨되면 앞으로 인생이 어떨지 상상해 본다. 일찍 은퇴해서 꿈에 그리던 집과 최고급 자동차를 구입하고, 쇼핑을 다니고, 호화판 세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려보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복권을 사면 백만 아니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은 당첨 금액에만 신경을 쓰지 당첨 확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재미(?) 삼아 확률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자.   2016년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발행된 논문에 의하면 낯선 사람에게 아이가 유괴될 확률은 140만 명 중에 1명이라고 한다. 이것은 0.00007%의 확률로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그러나 부모의 28%는 자녀의 유괴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 31%는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이라고 답했다(2022년 퓨리서치 조사).     그럼 비행기 추락으로 숨질 확률은 어떠한가? 1100만 중 1명이다. 확률로 계산하면 0.000009%이다. 비행기 추락으로 숨질 확률은 거의 없지만 비행기 추락사고 소식은 생생히 기억한다. 이런 이유로 비행기 승객의 40% 이상은 비행기 추락을 염려한다. 그렇다면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은 어떤가. 5000분의 1이다. 즉, 확률로는 0.02%이다.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이 비행기 추락사고보다 훨씬 높지만, 대부분 자동차 사고는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 이처럼 많은 일들이 확률보다는 사람의 감정에 의해 판단되고 결정된다.   메가밀리언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3억 분의 1이다. 다시 말해서 0.00000033%의 확률이란 뜻이다. 이런 확률로 복권 당첨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당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권 대박을 기대하며 2023년에만 미국에서 복권 구입에 사용된 돈이 무려 170억 달러나 된다. 이중 캘리포니아가 20억 달러 가량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일주일에 20달러는 푼돈으로 생각하며 복권을 산다. 복권 구입 대신 일주일에 20달러, 즉 1년에 1040달러를 연 10%의 수익률로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30년 동안 약 17만1000달러로 불어난다. 이 모든 돈이 로스(Roth) IRA처럼 세금 혜택을 받는 퇴직금 계좌에 있으면 세금 역시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   어떤 분의 일 년 소득이 약 7만 5000달러라고 가정해 보자. 그중 10%를 저축한다면 연간 7500달러다. 그리고 이를  40년 계속 저축하면 원금만도 30만 달러가 된다. 그런데 저축 대신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생각해 보자.  S&P 500의 지난 100년 동안 평균 수익률은 10%이지만,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40년 동안 연 8%의 수익률 올린다고 가정하면 투자한 자금은 210만 달러로 불어난다. 저축 대신에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7배의 돈으로 불어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형성된 복권과는 달리, 주식 시장은 투자자에게 재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투자한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고 만족을 경험하기에 오락적인 가치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든 후에야 노후 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젊었을 때는 돈의 부족을 젊음으로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은퇴한 후 돈이 부족하면 그 어려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나이 들어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노후대책이 늦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그만큼 은퇴자금이 모일 것이다. 이명덕 / 박사재정칼럼 인생 역전 비행기 추락사고 당첨 확률 복권 당첨

2024-05-20

"1년만 버티자"…커피숍 알바의 인생 역전

“‘완벽함’을 잡으려 하지 않고 좇아가다 보니 이 자리에 왔습니다.”   ‘2024 US 커피 챔피언십 대회(US Coffee Championships)’ 한인 최초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획득한 프랭크 라(36)씨가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했다.     커피숍 ‘비 브라이트 커피(Be Bright Coffee)’를 운영한 지 이제 1년 반이 된 라씨는 전국에서 몰려온 실력 있는 바리스타들을 제치고 지난 17일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본지 3월 19일자 A-1면〉     이번 대회에서 라씨는 ‘코다와리’를 주제로 심사위원들에게 커피를 선보였다.     코다와리는 ‘집요함’, ‘집착’을 뜻하는 일본어로, 타협하지 않는 장인정신을 말할 때 주로 쓰인다.     라씨는 “커피를 만들다 보니 완벽한 커피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잡히지 않는 완벽함을 최선을 다해 좇아갈 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대회는 거물급 바리스타들과 함께 경쟁을 펼쳐야 했다.     6명의 최종 후보에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준우승자와 이전 대회의 우승자 및 결선 진출자 2명까지 포함됐다.       15분 안에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시그니처 음료를 제공해야 하는 대회에서 라씨는 ‘디테일’에 승부를 뒀다.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식히는 과정에서도 대부분의 경쟁자는 얼린 강철볼 위에 커피를 붓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라씨는 옛날 바리스타 대회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느낌으로 직접 에스프레소를 휘저어 식히고 크레마를 추가했다.     또한 시그니처 음료가 나가기 전에는 뜨거운 물수건을 제공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무엇보다도 정확한 ‘플레이버 노트(flavor note)’를 전달한 것이 핵심 포인트였다고 라씨는 전했다.     테이스팅 노트라고도 하는 플레이버 노트는 커피에 대한 정보와 마신 후 느껴지는 맛을 간단히 표기한 것으로 플로럴, 초콜릿, 카라멜 등 종류만 1000가지 이상이다.     그는 “재료의 비율이 조금만 달라도 플레이버 노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실전에 들어가기 전 당일 오전까지 계속 수정을 거듭하며 정확한 플레이버 노트를 제공하기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커피와의 인연은 20대 초반이었다.     지난 2010년 UC리버사이드 경영학과를 졸업한 라씨는 경제위기로 인해 일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그러다 ‘1년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동네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하게 된 것이 신호탄이 됐다.     라씨는 “중학교 시절 요리사를 꿈꾼 것이 생각났다. 그때도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좋았는데 커피도 그런 의미에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현재 남가주 유명 커피숍인 ‘코파 비다(COPA VIDA)’에서 일하며 패서디나 지점을 맡아 운영하기도 했었다.   현재는 아내와 함께 지난 2022년부터 ‘비 브라이트 커피’를 운영 중이다.     아내 미셸 라씨는 한인 배우 존 조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 ‘서칭’에서 사라진 딸 ‘마고 김’ 역할로 출연한 배우 출신이다.   라씨는 “지난 2013년쯤에 와이프가 가게에 손님으로 왔는데 내가 해준 마키아토를 먹고 당시 트위터에 맛이 없다는 글을 썼다. 나는 자존심이 상해 ‘다시 대접할 테니 방문해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다시 만난 게 인연이 됐다”며 “지금은 내가 만든 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웃음)”고 말했다.       라씨는 집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며 몇 가지 팁을 전했다.     그는 “그라운드 빈보다는 훌 빈을, 블레이드 그라인더보다는 분쇄도가 일정한 버 그라인더(Burr grinder)를 추천한다”며 “또한 너무 프레시하지도, 너무 오래되지도 않도록 로스팅 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원두를 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커피숍 역전 동네 커피숍 바리스타 챔피언십 플레이버 노트

2024-03-28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선호 역전(Preference Reversal)

선호 역전(Preference Reversal)    A, B 두 개의 복권이 있다.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 A는 52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61%다. 반면에 B는 50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63%다. 둘 중에 하나를 골라보자. 이번에는 또 다른 두 개의 복권이 있다. C와 D라는 복권이다. C는 52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98%다. 반면에 D는 50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100%다. C는 98%라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당첨될 가능성이 있고 상금도 D보다 조금 높지만, 한 푼도 못 받을 확률이 있다.   AI라면 기대값을 가지고 선택할 것이다. 확률 곱하기 금액을 계산해서 기대값을 구한다. A와 C의 기대값이 각각 B와 D보다 조금씩 더 높다. 하지만, 세상에는 분명히 B와 D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 인간이 모두 기계처럼 합리적이지만은 않은 것이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A를 고른 사람은 C를 골라야 일관적이다. A를 고른 사람은 확률보다는 금액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A를 고른 사람 중에 많은 사람이 D를 골랐다. 사람들은 기계처럼 합리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일관적이지도 않은 것이다.   나도 A와 D를 골랐다. 일관적이지 않은 것이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61%나 63%나 비슷한 확률로 보였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큰 금액을 골랐다. 하지만 C와 D중에서는, 2%의 꽝이 될 확률을 피하기 위해 기꺼이 2만불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D를 택했다. 정답은 없다. 우리는 그때 그때 다른 선택을 한다.   A를 고른 사람이 D를 고른 것처럼, 일관적이지 않은 선택을 두고, 1950년대 프랑스의 학자 알레(Allais)의 이름을 따서 ‘알레의 역설’이라고 한다. 어떤 시각으로 보면 최선으로 보이는 행동이나 선택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최선이 아닌 현상을 행동 경제학에서는 '선호 역전(Preference Reversals)'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은퇴연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Traditional IRA에 가입해야 하는지, Roth IRA에 가입해야 하는 지를 묻는 것이다. Traditional IRA는 지금 내야 할 세금을 낮춰준다. 예를 들어 연봉이 56,000불인 사람이 6,000불만큼 Traditional IRA에 가입했다면, 6천불만큼 면세가 된다. 5만불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Traditional IRA에 가입한 6천불이 훗날 만불로 불어났다면, 나중에 만불을 찾을 때, 만불 전액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Roth IRA는 그 반대다. 56,000불 연봉 중에 6천불을 Roth IRA에 가입했다고 해도, 여전히 56,000불에 대해서 지금 세금을 내야만 한다. 하지만, Roth IRA에 가입한 6천불이 나중에 만불로 불어났다면, 은퇴 후 만불을 찾을 때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은퇴연금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래를 대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Traditional IRA 보다는 Roth IRA를 선호하는 것 같다. 지금 세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미래의 세금까지 미리 앞당겨서 절약하고 싶어하는 심정인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나는 선호를 역전하라고 이야기 한다. Traditional IRA를 추천하는 것이다. IRA에 가입하여 미래를 대비하려는 성향은 바람직하지만, 거기까지다. 세금은 무조건 지금 당장 아끼는 것이 최선이다. 당장 세금을 아낀 돈으로 투자를 하든지 소비를 하시라. 미래에 세금은 그때 가서 줄이면 되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preference reversal preference reversals 선호 역전 roth ira

2023-02-09

[이 아침에] 염색 역전(逆轉)

이곳에서는 진작부터 만 나이를 썼기에, 12월의 내 생일이 지나자 한 살을 먹고 내년 5월 남편의 생일까지는 연상녀로 살게 된다. 같은 학번이나 남편이 5개월 늦다. 그때까지 누님답게 가르치며 너그러이 봐주면서 살아보겠다.   젊어 보이는 어떠한 인위적인 방법도 거부하는 나는( 실은 무섭다. 주사도 성형도 ), ‘생긴 대로 살자’ 주의다. 나이 들면 주름은 당연하며, 나이만큼 늙어 보여야 인간적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큰 병으로 병원 신세를 오래 지고 나서는 모두 내 나이보다 더 보는 경향이 있다. 미간에 병고의 흔적인 세로 두 줄의 주름이 결정적으로 늙어 보이게 한다.   퇴원 당시엔 항암 치료에 이식 수술을 마친 후여서 머리가 거의 백발이었다. 초췌한 노파가 되어 휠체어에 앉아있고 남편이 뒤에서 미는 중이었다. 대기실의 어떤 분이 우리 내외를 유심히 보다가, 내게 “착한 아드님을 두셨네요” 이러는 게 아닌가? 옆에 앉아 도와주던 올케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고 남편은 “안 사람입니다” 했다. 그분이 민망할까 봐 괜찮다며 나는 웃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집에 온 그 길로 미용실에 들러 흑발로 염색했다. 염색약이 독성이 있다며 주치의는 하지 말라 했어도 안 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남편에겐 앞으로 염색하지 말고 흰머리로 살 것을 명령했다.   작년 한국 방문시 기도회 참석차 최 목사님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다. 택시기사분이 갈림길에서 남편에게 “할아버지, 터널 위로 가요? 아래로 가요?” 묻는다.   내 눈엔 남편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기사가 남편을 “할아버지”하고 부르니 언짢았다. 송도에서도 택시기사분이 “할아버지가 카카오 택시 부르셨어요?” 해서 당황한 기억도 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흔히 쓰는 호칭 ‘손님, 어르신, 선생님’을 다 놔두고 할아버지라니. 욕도 아니고 비하의 단어도 아니건만 기분이 별로였다. 남편은 “아들에게 아이 생기면 할아버지인데 뭘” 하며 호칭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염색을 다시 시작했다.     나는 이제 백발인 채로 산다. 백두혈통이라고 농담하며. 누군가로부터 그레이 색 머리칼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은 이후 그걸 믿고 그냥 두고 있었다. 며칠 전 클래식 음악 동아리의 송년회가 있었다. 내게 “아직 80은 안되셨죠?” 묻는 회원이 있었다. 자리를 박차고 집에 오고 싶었다.   곧 2023 새해가 되면 먹고 싶지 않은 한 살을 또 먹게 된다. 연초 한동안은 나이가 화제에 오를 것이다. 세월을 어디에라도 붙들어 매고 싶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이정아 / 수필가이 아침에 역전 염색 염색 역전 할아버지 터널 주사도 성형도

2022-12-28

[이 아침에] 염색 역전(逆轉)

이곳에서는 진작부터 만 나이를 썼기에, 12월의 내 생일이 지나자 한 살을 먹고 내년 5월 남편의 생일까지는 연상녀로 살게 된다. 같은 학번이나 남편이 5개월 늦다. 그때까지 누님답게 가르치며 너그러이 봐주면서 살아보겠다.   젊어 보이는 어떠한 인위적인 방법도 거부하는 나는( 실은 무섭다. 주사도 성형도 ), ‘생긴 대로 살자’ 주의다. 나이 들면 주름은 당연하며, 나이만큼 늙어 보여야 인간적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큰 병으로 병원 신세를 오래 지고 나서는 모두 내 나이보다 더 보는 경향이 있다. 미간에 병고의 흔적인 세로 두 줄의 주름이 결정적으로 늙어 보이게 한다.   퇴원 당시엔 항암 치료에 이식 수술을 마친 후여서 머리가 거의 백발이었다. 초췌한 노파가 되어 휠체어에 앉아있고 남편이 뒤에서 미는 중이었다. 대기실의 어떤 분이 우리 내외를 유심히 보다가, 내게 “착한 아드님을 두셨네요” 이러는 게 아닌가? 옆에 앉아 도와주던 올케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고 남편은 “안 사람입니다” 했다. 그분이 민망할까 봐 괜찮다며 나는 웃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집에 온 그 길로 미용실에 들러 흑발로 염색했다. 염색약이 독성이 있다며 주치의는 하지 말라 했어도 안 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남편에겐 앞으로 염색하지 말고 흰머리로 살 것을 명령했다.   작년 한국 방문시 기도회 참석차 최 목사님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다. 택시기사분이 갈림길에서 남편에게 “할아버지, 터널 위로 가요? 아래로 가요?” 묻는다.   내 눈엔 남편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기사가 남편을 “할아버지”하고 부르니 언짢았다. 송도에서도 택시기사분이 “할아버지가 카카오 택시 부르셨어요?” 해서 당황한 기억도 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흔히 쓰는 호칭 ‘손님, 어르신, 선생님’을 다 놔두고 할아버지라니. 욕도 아니고 비하의 단어도 아니건만 기분이 별로였다. 남편은 “아들에게 아이 생기면 할아버지인데 뭘” 하며 호칭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염색을 다시 시작했다.     나는 이제 백발인 채로 산다. 백두혈통이라고 농담하며. 누군가로부터 그레이 색 머리칼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은 이후 그걸 믿고 그냥 두고 있었다. 며칠 전 클래식 음악 동아리의 송년회가 있었다. 내게 “아직 80은 안되셨죠?” 묻는 회원이 있었다. 자리를 박차고 집에 오고 싶었다.   곧 2023 새해가 되면 먹고 싶지 않은 한 살을 또 먹게 된다. 연초 한동안은 나이가 화제에 오를 것이다. 세월을 어디에라도 붙들어 매고 싶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이정아 / 수필가이 아침에 역전 염색 염색 역전 할아버지 터널 주사도 성형도

2022-12-22

"장단기 금리 역전, 인플레 완화 기대 때문"

경기침체의 전조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미국 국채금리의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정반대의 해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최근 국채금리 역전 현상을 경기침체의 예고가 아닌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은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는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보다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돈을 더 오래 빌려줄수록 만기 때까지 발생 가능한 리스크는 늘어나므로 더 높은 금리를 보상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금리로 단기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다면 장기채권은 늘어난 수요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져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 기존의 해석이었다.   지난 23일 미국 채권시장에선 4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경기 둔화 우려에 장기물 국채 수요가 몰리면서 3.8% 아래에서 마감했고, 2년물 국채금리는 4.52% 근방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 폭은 76bp(1bp=0.01%포인트)로 1981년 10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981년 10월 당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섰던 연준의 기준금리는 19%였고, 결국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다만 최근에 발생한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은 오히려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책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 때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일부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연방 정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내후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2년물 국채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지만, 이후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10년물 국채금리를 낮췄다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체인 컬럼비아 트레드니들의 진 태누조 대표는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연준은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연준이 결국 승리하겠지만, 그때까지 단기적으로는 고금리를 견뎌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장단기 인플레 최근 국채금리 금리 역전 인플레이션 완화

2022-11-29

'1분 29초 남기고 역전 터치다운' 램스, 22년만의 슈퍼볼 우승(종합)

고침내용 : [경기 상보를 보완했습니다.]'1분 29초 남기고 역전 터치다운' 램스, 22년만의 슈퍼볼 우승(종합) 신시내티에 23-20 역전승…2년 연속 안방팀이 슈퍼볼 축배 진기록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로스앤젤레스 램스가 신시내티 벵골스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22년 만에 슈퍼볼 정상에 올랐다. 램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6회 슈퍼볼에서 신시내티를 23-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램스는 세인트루이스 시절인 2000년 1월 테네시 타이탄스를 23-19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이래 22년 만에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램스는 안방에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 올려 기쁨을 더했다. 지금까지 홈 경기장에서 개최된 슈퍼볼에 진출한 팀은 지난해의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 올해의 램스 딱 두 팀뿐이다. 54회까지 홈구장에서 슈퍼볼 경기를 치른 팀이 없었는데, 2년 연속으로 이런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슈퍼볼에선 탬파베이가 안방에서 축배를 들었다. 램스 역시 안방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램스는 4쿼터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종료 1분 29초를 남기고 터치다운을 작성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램스의 쿼터백 매슈 스태포드는 인터셉션 2개를 기록했지만, 터치다운 패스 3개를 곁들여 283야드를 던져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와이드리시버 쿠퍼 컵과의 호흡이 절묘했다. 컵은 경기 종료 1분 29초를 남기고 역전 터치다운을 찍는 등 터치다운 2개를 챙기고 스태포드와 함께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램스의 디펜시브 태클 에런 도널드도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도널드는 경기 종료 직전 상대 쿼터백 조 버로우를 상대로 색(쿼터백이 볼을 소유한 상황에서 태클을 당하는 것)을 책임지며 승리의 숨은 주역이 됐다.   전반까진 램스가 경기를 주도했다. 러싱 플레이가 대부분 막혔지만 쿼터백 스태포드의 패싱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스태포드는 1쿼터(오델 베컴 주니어)와 2쿼터(쿠퍼 컵) 1개씩 터치다운 패스를 뿌렸다. 하지만 베컴 주니어가 부상으로 빠지며 램스의 공격 루트가 줄어든 상황에서 신시내티 수비진이 램스의 공세를 잘 버텨냈다. 점차 경기 흐름은 신시내티 쪽으로 넘어왔다. 1쿼터 막판 29야드 필드골로 3점을 만회한 신시내티는 2쿼터 종료 5분 52초를 남기고 터치다운에 성공해 10-13, 3점 차로 추격했다. 쿼터백 버로우에게 공을 건네받은 러닝백 조 믹슨이 마치 쿼터백으로 변신해 엔드존으로 파고든 와이드리시버 티 히긴스에게 6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뿌렸다. 결국 신시내티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역전에 성공했다. 히긴스가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버로우의 패스를 받은 뒤 그대로 엔드존으로 달려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히긴스가 상대 수비수의 헬멧을 손으로 잡아당기는 장면이 나왔지만, 심판은 그대로 터치다운을 인정했다. 신시내티가 17-13으로 역전한 상황에서 두 팀은 필드골 1개씩을 주고받아 신시내티의 4점 차 리드는 계속됐다.   램스가 자랑하는 막강 수비진은 후반에 힘을 냈다. 3쿼터 막판 버로우에게 2연속 색을 가했다. 4쿼터 초반에는 버로우가 또 한 차례 색을 당했지만 램스는 그렇게 찾아온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끌려갔다. 하지만 사실상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스태포드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스태포드와 컵의 호흡이 살아나면서 램스는 상대 진영을 향해 성큼성큼 진격했다. 경기 종료 1분 55초를 남기고는 러닝백 캠 에이커스가 사력을 다해 엔드존까지 8야드 남긴 지점에 공을 내려놨다. 스태포드의 세 차례 패스는 빗나가거나 상대 수비수의 손에 걸렸다. 하지만 신시내티의 홀딩 반칙으로 램스는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램스는 4야드를 남기고 퍼스트 다운에 나섰고, 신시내티의 패스 방해 반칙으로 1야드 지점에서 다시 공격권을 잡았다. 불과 1야드 지점에서 램스는 러싱 대신 스태포드의 패스를 선택했다. 스태포드가 옆으로 돌아나가는 컵에게 정확한 패스를 던져 램스는 1분 29초를 남기고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신시내티에도 기회는 남아 있었다. 하지만 포스다운 공격에서 버로우가 램스의 도널드에게 색을 당해 넘어지면서 승부는 그것으로 마무리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슈퍼볼 역전 역전 터치다운 슈퍼볼 우승 쿼터백 스태포드

2022-02-13

또 그 심판, 지난해 점수 깎은 스위스 기술심판 이번에도 …

묘한 악연이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기술을 판정했던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기술심)는 스위스의 마리암 로리올-오버윌러. 지난해 11월 2008~2009 그랑프리 3차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김연아에게 석연치 않은 '롱에지' 판정을 내린 심판이다. 당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깨끗하게 처리했지만 플립 점프에서 잘못된 에지를 사용했다는 판정에 따라 0.8점 감점을 당했다. 그 전까지 김연아는 이 점프에서 가산점을 최대 2점까지 챙겼다. 그간 '점프의 교과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에지가 정확했던 김연아는 이 판정으로 인해 명성에 작은 흠집이 났다. 마리암 기술심은 다음 날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같은 점프에 '주의'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판정은 당시 논란이 됐다. 당시엔 심판들이 테크니컬 패널의 판정을 미리 볼 수 있었고 ISU는 심판들이 잘못된 에지 판정에 감점을 주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몇몇 심판은 오히려 가산점을 주면서 그의 판정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김연아는 쓸데 없는 롱에지 논란을 피하기 위해 프로그램 첫 점프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연결점프로 바꿨다. 김연아의 러츠 점프는 에지가 워낙 깊어 '롱에지' 판정이 어렵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회전수 논란'으로 발목을 잡았다. 김연아를 가르치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경기 직후 "점프가 다운그레이드 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흥분했지만 항의해 봤자 이로울 게 없다는 생각에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여러 각도에서 카메라를 더 돌려봤지만 연아의 점프는 완벽했다"며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김연아 역시 "회전수에 문제가 없었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심쩍은 몇 개의 판정=김연아 첫 점프 vs. 안도 미키의 첫 점프. 안도 미키는 4일 쇼트프로그램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연결 점프의 두 번째 점프를 더블 처리했다. 경기 전 심판들에게 제출한 계획서에는 '세 바퀴를 돌겠다'고 했지만 두 바퀴만 돌고 착지한 것이다. 한마디로 주어진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 경우 심판들은 가산점을 주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안도는 이 점프로 0.6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김연아도 5일 열린 프리스케이팅 첫 점프에서 비슷한 실수를 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의 두 번째 점프를 더블 처리한 것. 김연아는 "첫 점프 시 축이 앞으로 쏠렸기 때문에 다음 점프를 안전하게 더블 처리했다. 세 바퀴를 다 돌기 위해 무리하다가 넘어지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데 심판들은 김연아에게는 가산점을 안 줬다. 9명 중 1명은 1점을 감점하기도 했다. 안도의 쇼트프로그램 레이백 스핀 점수에도 문제가 있다. 안도는 이날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1을 받았다. 총 4레벨 중 최저점이다. 여기에 붙은 가산점은 0.2점. 똑같은 스핀에서 김연아는 최고 레벨을 받았지만 가산점은 0.6점에 불과했다. 현장의 외신 기자들은 "안도의 점수는 예상보다 더 높은데 김연아의 점수는 너무 낮다"며 "안도가 다른 때보다 나을 것 없는 연기를 펼쳤는데 시즌 최고 점수를 10점이나 경신한 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도 잔뜩 화가 났다. "안도의 홈 어드밴티지가 너무 컸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도 다카하시 다이스케(일본)가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에반 라이사첵(미국)보다 나을 것 없는 경기를 펼쳤지만 우승했다"며 성토의 글을 앞다퉈 올렸다. 도쿄=온누리 기자

2009-12-07

연아 " 내 점프 문제 없었다"

"혹시나 해서 랜딩(착지 장면)만 보고 있었는데도 괜찮던데요." 경기 직전에는 크게 넘어졌다. 경기 후에는 편파 판정에 가슴을 쳤다. 하지만 끝내 김연아는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짧은 나흘간의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김연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홀가분한 심정으로 대회 결산 인터뷰에 응한 김연아는 "끝나고 키스앤드크라이존에 나와서 슬로비디오를 유심히 봤다. 혹시나 싶어 랜딩하는 장면만 지켜보고 있었는데 문제가 전혀 없었다. 두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말도 없다"면서 "짜증이 날 뿐 화가 치밀어 오르는 정도는 아니다. 그냥 이번에도 또 시작이구나 하는 심정이 든다"고 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렸던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때도 혹독한 경험을 치렀다.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치른 경기였다. 그는 "시니어 무대 이후 최악의 경기였다. 대회 전 6분간 빙판에서 웜업을 하는데 엄청난 함성에 '기권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지난달 고양시에서 세계 역도선수권대회를 치른 장미란이 "한국에서 다시는 경기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하자 "정말 공감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어 "피겨는 관람 문화가 약간 다르다. 응원하시는 분들이 조직적인 응원보다는 내 연기에 더 집중해 주셨으면 하는 심정이 든다"고 당부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1면에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제목이 쓰인 신문을 받아보고 싶다는 김연아는 "컨디션 조절과 부상 관리에 신경 쓰겠다. 또 심리적 부담을 빨리 떨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온누리 기자

2009-12-07

김연아 '밴쿠버 마지막 리허설'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애매한 판정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우고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역전 우승했다. 김연아는 5일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123.22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65.64점) 점수를 합쳐 총점 188.86점으로 안도 미키(일본.185.94점)를 2.92점 차로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 2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이로써 김연아는 올해 출전한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동메달은 일본의 스즈키 아키코(174.00점)가 차지했다. 아울러 2006 2007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달성했다. 고양시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선 아사다 마오(일본)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일본에서 열린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었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의 부진을 딛고 역전 우승한 점이 돋보였다. 6명의 선수 중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에 이어 5번째로 나선 김연아는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에 맞춰 연기를 선보였다. 이날 김연아가 기록한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지난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기록한 세계최고점수 133.95점에 미치지 못했다. 첫 번째 트리플 토루프가 더블로 처리되면서 점수가 크게 깎였다. 총점 역시 김연아가 보유한 세계최고점수(210.03점)에는 많이 모자랐다. 그러나 내년 2월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리허설로는 충분했다. 안도도 프리스케이팅에서 올 시즌 자신의 최고점수인 119.74점을 기록했지만 김연아를 넘을 만한 연기는 아니었다. 빠르고 힘있는 연기로 승부를 걸었지만 점프 착지에서 한 차례 손을 짚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는 7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로 돌아가 내년 2월 열리는 밴쿠버 겨울올림픽 준비를 한다. 김연아의 코치 브라이언 오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4대륙 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드러내며 "오래 전부터 올림픽을 향해 상세한 매스터플랜을 마련해 놓고 있다.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시간 분 단위로 쪼개 치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09-12-07

김연아 역전 우승…도쿄 그랑프리 파이널

역시 '피겨퀸'이다. 김연아(19)가 애매한 판정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우고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역전 우승했다. 김연아는 5일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123.22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65.64점) 점수를 합쳐 총점 188.86점으로 안도 미키(일본.185.94점)를 2.92점 차로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 2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이로써 김연아는 올해 출전한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동메달은 일본의 스즈키 아키코(174.00점)가 차지했다. 아울러 2006 2007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 고양시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선 아사다 마오(일본)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일본에서 열린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었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의 부진을 딛고 역전 우승한 점이 돋보였다. 김연아는 "올 시즌 세계 신기록도 세워 보고 최악의 프로그램도 해봤다. 판정 문제 등 많은 일을 겪었던 것 같다"고 한 해를 돌아보며 "올림픽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일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배운 것이 많았던 시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7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로 돌아가 내년 2월 열리는 밴쿠버 겨울올림픽 준비를 한다. 한편 우승 기대를 모았던 PGA투어의 양용은(37)은 올해 마지막 대회인 셰브론월드챌린지(총상금 575만 달러)에서 9위에 그쳤다. 3라운드까지 공동 1위에 올랐던 양용은은 6일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옥스의 셔우드골프장(파72.7027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에 머물러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짐 퓨릭(미국)이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해 상금 135만 달러를 받았다. 원용석 기자

2009-12-06

'양용은 선수 의지력 대단'…'역전우승 신화' 뒤에 숨은 조력자, 삼라 디스크전문 한방병원

지난 주말 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대기선수로 대회에 참가했다가 우승해 화제가 되고 있는 'PGA투어 퀄러파잉 스쿨 2전3기'의 주인공 프로골퍼 양용은 선수를 꾸준히 뒤에서 도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삼라 디스크전문 한방병원의 김재홍 대표와 곽계승 원장이다. 양용은 선수는 김재홍 대표가 한국 자생한방병원 사장으로 있을 당시부터 목디스크 치료로 인연을 맺고 그후 미국에 설립된 삼라 디스크전문 한방병원에서 지속적으로 목 어깨 통증에 대한 치료와 관리를 받아왔다. 양 선수의 주치의이기도 한 곽원장은 "양 선수가 많은 골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목.어깨 통증및 턱관절 이상이 있었다"면서 "특히 골프는 편측운동이기에 한쪽 방향으로 몸을 계속 비틀게 돼 척추부담을 지속적으로 받아 퇴행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양선수의 경우 골프로 인한 문제가 많았던 경우였고 허리보다는 목이 퇴행됐고 근육이 경직돼 실전에서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에 대한 집중과 연습이 남달라서 스스로 통증을 못느꼈다고 합니다. 주치의로서 이런 양선수의 모습이 무척 대단하다고 느꼈지요." 곽 원장은 "그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 치료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곽 원장은 평소 골프를 즐기는 매니아들에게는 목 어깨 등에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면서 운동전후의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에 의하면 골프를 시작하기전 목스트레칭 허리를 돌리는 운동 등을 해줘야 하며 가벼운 기지개 어깨 펴주는 동작들을 약 10~15분씩 해주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골프가 끝난후에는 양팔을 허리에 짚고 좌우로 흔들어 주는 동작 등을 취하는 정리 운동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2009-03-10

[김문호의 스포츠카페] 양용은이 밝힌 첫 승의 비결

지난 8일은 한인 스포츠 승리의 날이었다. 일본에서 한국 야구팀이 중국을 대파한데 이어 싱가포르에서는 LPGA 신지애가 또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PGA의 양용은이 우승 소식을 잇달아 전해줬다. 중국을 14-0으로 꺾은 한국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행을 확정했다. 신지애는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6타나 뒤지고도 역전승을 일궈냈다. 양용은의 혼다클래식 우승은 PGA투어 데뷔 첫 승이라 감격도 컸다. 재미난 것은 양용은의 기자회견이었다. 존 롤린스의 막판 맹추격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양용은은 대회 공식 인터뷰에서 승리 원동력을 신지애와 WBC 한국 야구 대표팀의 승리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용은은 "4라운드 경기에 앞서 인터넷을 통해 신지애의 우승 소식과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의 중국전 승리 소식을 봤다. 그들이 했다면 나도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했다. 신지애가 6언더파를 치며 역전 우승했는데 나는 3타 앞서고 있는 만큼 반드시 우승을 하자고 다짐했다"고 털어 놓았다. 양용은의 말을 듣고 보니 신지애와 한국 야구의 불굴의 정신력이 우승에 큰 힘이 됐겠구나 싶었다. 3라운드까지 1위인 호주의 캐서린 헐에 6타 뒤지고도 역전승한 신지애나 하루전 일본에 2-14 7회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딛고 곧바로 중국전에서 명예를 회복한 한국 야구팀의 정신력은 분명 양용은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줬을 것이다. 한국 야구팀의 결과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격이긴 했지만 어쨌든 중국전은 WBC 8강 진출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전이었다. 지금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 막 '코리안 특급' 바람을 일으킬 때다. 당시만 해도 미국 무대에서 한인 선수들의 활약은 미미했다. 박찬호에 앞서서도 분명 개척자는 있었지만 그 만큼 분명하게 이름을 알린 존재는 없었다. 이젠 필리스에서도 간신히 5선발 경쟁을 해야할 정도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이 팬들이 박찬호를 잊지 못하고 있다. 홀로 대한민국을 알리는 '스포츠 외교관'의 역할을 해낸 이미지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박찬호의 그런 외로운 싸움에 힘이 된 선수가 박세리였다. 1998년 LPGA US오픈에서 박세리가 우승한 후로 박찬호는 대회 때마다 박세리를 응원했다. 박세리 역시 박찬호의 호투에 힘을 실어줬다. 성도 같은 터라 '남매지간 아니냐'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요즘으로 치면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와 수영의 박태환이 '국민 남매'로까지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계를 무대로 싸우는 선수들이라 그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단순히 기술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모두가 경쟁상대라 함부로 자신을 드러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같은 한인 선수들의 응원 한마디 성공 소식은 훌륭한 자극제가 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양용은의 우승도 그런 긍정의 힘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LPGA에 유달리 한인 선수들이 많고 그 좁은 바닥에서도 한인 선수간 벽이 높다는 소식이 들려 오기에 양용은의 우승소감을 새삼 곱씹어 봤다.

2009-03-09

양용은-신지애 동반 우승

한인 골퍼들이 지난 주말 미국프로골프(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동반 우승하는 쾌거를 올렸다. 양용은(37ㆍ)은 8일 플로리다 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코스(파70, 7천158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클래식을 제패했다. 이에 앞서 한국 여자 골프의 새 지존 신지애(21ㆍ사진)는 8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파72, 6천547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위민스 챔피언스에서 6타차 열세를 뒤집는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단독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양용은은 이날 버디 5개에 보기 3개를 곁들이며 2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71타로 존 롤린스(미국ㆍ9언더파 272타)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렸다. 2006년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 제패 이후 28개월만에 맛본 우승. 지난 해 부진으로 퀄리파잉스쿨 시험을 다시 봐야 했던 양용은은 이로써 PGA 투어 첫 우승과 함께 최경주(39)에 이어 두번째 한국인 PGA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99만달러를 받은 양용은은 앞으로 2년 동안 투어카드를 확보했고 대기자 신분에서 벗어나 대회를 골라 출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양용은은 또 매스터스 등 메이저대회 출전 기회도 잡을 수 있게 됐고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보태며 9위로 뛰어 올라 가을에 열리는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3, 4, 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양용은은 6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8번 홀(파4)에서 6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승기를 잡았다. 최종 라운드를 공동 4위로 출발한 위창수(37)는 2타를 잃고 공동 9위(합계 3언더파 277타)로 밀렸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편 시즌 초반 부진으로 다소 실망을 안겨줬던 신지애는 8일 4라운드 경기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 역전승을 일궈냈다. 선두에 6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맞은 신지애는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2타를 잃어버린 캐서린 헐(호주ㆍ9언더파 279타)을 2타차로 따돌렸다. LPGA 투어 정식 멤버로 첫 시즌 보내고 있는 신지애는 신인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간 것은 물론 우승 상금 30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32만4천달러를 기록하며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제치고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안젤라 박(21)은 8언더파 280타로 폴라 크리머, 안젤라 스탠퍼드(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으며 유선영(23)과 제인 박(22)이 오초아와 함께 공동 6위(7언더파 281타), 김미현(32)이 공동 9위(6언더파 282타)에 올랐다. 문진호 기자

2009-03-09

양용은·신지애 동반 우승···'한인 골퍼의 날'

PGA와 LPGA 모두 '코리안 데이'였다. 양용은(36)과 신지애(20)가 8일 PGA와 LPGA를 동시에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인 골프남매가 PGA와 LPGA투어를 한날 동시에 정복한 것은 지난해 7월 앤서니 김(AT&T내셔널)과 이선화(P&G 뷰티 NW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우승 상금 100만8000 달러를 받아든 양용은은 시즌 상금 랭킹 9위(110만5771달러)로 뛰어 오른 것은 물론 앞으로 2년 동안 투어카드와 대기자 신분에서 벗어나 대회를 골라 출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양용은은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코스(파70.7158야드)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존 롤린스를 1타차로 제치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주에 이어 PGA 사상 두 번째로 나온 한국인 우승이다. 아울러 지난 2006년 유럽투어 HSBC 챔피언스 우승 이후 28개월만에 맛본 우승이었다. 양용은의 우승은 그 누구도 예상못한 일이었다. 이번 대회도 대기자 명단에 있다가 출전했지만 양용은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 4 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기선을 제압한 양용은은 마지막 추격자였던 롤린스가 18번홀에서 버디로 홀아웃한 뒤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 18번홀을 남기고 1타차로 쫓기는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양용은은 18번홀(파5)에서 스리온을 한 뒤 두 번의 퍼트로 침착하게 파를 치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신지애의 우승은 더욱 극적이었다. LPGA 데뷔 이후 줄곧 부진에 시달렸던 신지애는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파72.6547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무서운 추격전을 펼친 끝에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선두에 6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맞은 신지애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2타를 잃은 호주의 캐서린 헐을 2타차로 따돌렸다. LPGA 정식 멤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신지애는 신인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간 것은 물론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32만4000 달러를 기록하며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제치고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원용석 기자

2009-03-08

'내 골프인생 최고의 순간' 양용은 인터뷰

-우승한 소감은. “오늘 아침에 내 자신에게 한 말이 있다. 이기기 위해선 침착해야 되고, 인내를 가져야된다고. 오늘 우승은 내 골프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다. 2006년 HSBC 챔피언스 우승 때보다 값지다.” -18번홀에서의 기분을 설명해달라. “내가 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주위에서 내게 거는 기대가 컸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지난 2년은 괴로웠다. 2년간 우승이 없었다. 성적이 좋지 않았고, 랭킹도 뚝 떨어졌다. 테일러메이드 등 스폰서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우승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HSBC 대회 때 타이거를 꺾으며 알려지기 시작했는 데. “타이거가 뛴 토너먼트에 나도 함께 뛸 수 있어서 기쁠 뿐이다. 타이거와 경기할 때마다 항상 영광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PGA투어에는 타이거외에도 좋은 선수들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한다.” -언제 골프를 시작했나. “19살 때다. 당시 1991년이었다. 이후 뉴질랜드에서 골프를 치면서 내게 재능이 있다는 걸 느꼈다.” -HSBC 대회 이후 성적이 추락했는 데. 왜 그렀나. “골퍼로서 나의 꿈은 매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했을 때, 난 매스터스 초청을 받았다. 사실 꿈을 이룬거나 마찬가지였다. 이후 목표의식이 상실됐던 것 같다. 열정도 식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이기면서 더 큰 목표가 있다는 것을 꺠달았다. 이제는 더 큰 일들을 이루고 싶다.” -여자골프에서는 신지애가 이기면서 남녀골프가 모두 한인 우승으로 끝났고, WBC 대회서는 한국이 중국에 콜드승을 거뒀다. 어떤 뉴스가 가장 크게 다뤄졌을 것 같나. 오늘 라운딩에 앞서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신지애가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한국야구팀이 승리했다는 것도 알게됐다. 보면서 나라고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난 3타차로 앞서있어 반드시 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원용석 기자

2009-03-08

양용은은 누구인가

‘야생마’ 양용은(34). ‘제주도 토박이’인 그의 골프 인생은 험난했다. 골프 코스만큼이나 수많은 ‘해저드’가 있었다. 워터 해저드를 어렵게 넘기면 모래 벙커가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또 우여곡절 끝에 겨우 그린에 올라서면 깊은 러프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그는 ‘7전8기’의 자세로 끝까지 물고늘어지며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얼마 전 기자와 인터뷰 때 그는 “솔직히 올해 목표도 시드 유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즌 중반에 7개 대회 연속 컷 탈락 수모를 당하며 결국 ‘지옥의 관문’ 퀄리파잉 스쿨도 다시 치러야 했는 데, “두 번 다시 퀄리파잉에는 가고 싶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마음을 비우면서 그의 샷은 점점 안정을 찾았고,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결국 이번 대회 내내 폭풍타를 휘두르며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게 입문한 프로골프 양용은은 “친구가 골프 연습장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다고 해서 체육관 비용도 마련하고 용돈도 벌 생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본격적으로 하려니 레슨도 받고, 필드에도 나가야 하는데 연습장 월급으로는 턱없이 모자랐다. 이동안 나이트클럽 웨이터 생활도 하면서 돈을 충당했다고 한다. 1년 6개월 뒤 영장이 나왔다. 방위로 근무한 그는 시간을 쪼개 저녁 시간에 골프 연습에 몰두했다. “제대 후에는 제주도 오라골프장에 취직해 일과 연습을 병행하다가 약 5년 뒤인 1996년 프로 테스트에 합격했다.” 당시 1~2차 테스트를 통해 각각 20명씩 새 프로 골퍼들을 선발했는데, 양용은은 두 번 모두 떨어졌다. 그런데 5명 추가 선발 얘기가 들려왔다. 1차 테스트에서 기준 타수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이 많아 15명만 뽑았기 때문이었다. 양용은은 다른 선수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둘 중 1명을 가리기 위해 연장전이 벌어졌고, 양용은이 2번째 홀에서 버디에 성공, 가까스로 프로에 입문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4세. 하지만 1997년 투어에서 그는 꼴찌인 60등을 기록했다. 당시 프로골퍼 커트라인이 60등이었으니 자칫 출전권을 잃을 뻔했다. 양용은은 이후 2002년부터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뛰었다. 1999년 상금랭킹 9위에 신인왕까지 차지했는데 총 상금이 1800만원 남짓이었다. 경비와 세금을 빼고 나니 남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는 유럽투어와 PGA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최경주 조언으로 PGA 입문 양용은은 “한 번은 한국에서 최선배와 라운딩을 했는 데, 선배님이 내게 ‘너 정도면 PGA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며 최경주의 조언이 PGA 입문 도전에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혼다 클래식(최종순위) 1. 양용은 -9 2. 존 롤린스 -8 3. 벤 크레인 -6 4. 제프 클락 -5 9. 찰리 위 -3 원용석 기자

200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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