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 심판, 지난해 점수 깎은 스위스 기술심판 이번에도 …
묘한 악연이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기술을 판정했던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기술심)는 스위스의 마리암 로리올-오버윌러. 지난해 11월 2008~2009 그랑프리 3차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김연아에게 석연치 않은 '롱에지' 판정을 내린 심판이다.당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깨끗하게 처리했지만 플립 점프에서 잘못된 에지를 사용했다는 판정에 따라 0.8점 감점을 당했다. 그 전까지 김연아는 이 점프에서 가산점을 최대 2점까지 챙겼다.
그간 '점프의 교과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에지가 정확했던 김연아는 이 판정으로 인해 명성에 작은 흠집이 났다.
마리암 기술심은 다음 날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같은 점프에 '주의'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판정은 당시 논란이 됐다. 당시엔 심판들이 테크니컬 패널의 판정을 미리 볼 수 있었고 ISU는 심판들이 잘못된 에지 판정에 감점을 주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몇몇 심판은 오히려 가산점을 주면서 그의 판정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김연아는 쓸데 없는 롱에지 논란을 피하기 위해 프로그램 첫 점프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연결점프로 바꿨다. 김연아의 러츠 점프는 에지가 워낙 깊어 '롱에지' 판정이 어렵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회전수 논란'으로 발목을 잡았다.
김연아를 가르치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경기 직후 "점프가 다운그레이드 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흥분했지만 항의해 봤자 이로울 게 없다는 생각에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여러 각도에서 카메라를 더 돌려봤지만 연아의 점프는 완벽했다"며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김연아 역시 "회전수에 문제가 없었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심쩍은 몇 개의 판정=김연아 첫 점프 vs. 안도 미키의 첫 점프. 안도 미키는 4일 쇼트프로그램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연결 점프의 두 번째 점프를 더블 처리했다.
경기 전 심판들에게 제출한 계획서에는 '세 바퀴를 돌겠다'고 했지만 두 바퀴만 돌고 착지한 것이다. 한마디로 주어진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 경우 심판들은 가산점을 주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안도는 이 점프로 0.6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김연아도 5일 열린 프리스케이팅 첫 점프에서 비슷한 실수를 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 루프의 두 번째 점프를 더블 처리한 것.
김연아는 "첫 점프 시 축이 앞으로 쏠렸기 때문에 다음 점프를 안전하게 더블 처리했다. 세 바퀴를 다 돌기 위해 무리하다가 넘어지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데 심판들은 김연아에게는 가산점을 안 줬다. 9명 중 1명은 1점을 감점하기도 했다.
안도의 쇼트프로그램 레이백 스핀 점수에도 문제가 있다. 안도는 이날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1을 받았다. 총 4레벨 중 최저점이다. 여기에 붙은 가산점은 0.2점. 똑같은 스핀에서 김연아는 최고 레벨을 받았지만 가산점은 0.6점에 불과했다.
현장의 외신 기자들은 "안도의 점수는 예상보다 더 높은데 김연아의 점수는 너무 낮다"며 "안도가 다른 때보다 나을 것 없는 연기를 펼쳤는데 시즌 최고 점수를 10점이나 경신한 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도 잔뜩 화가 났다. "안도의 홈 어드밴티지가 너무 컸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도 다카하시 다이스케(일본)가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에반 라이사첵(미국)보다 나을 것 없는 경기를 펼쳤지만 우승했다"며 성토의 글을 앞다퉈 올렸다.
도쿄=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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