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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선호 역전(Preference Reversal)

선호 역전(Preference Reversal) 
 
손헌수

손헌수

A, B 두 개의 복권이 있다.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 A는 52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61%다. 반면에 B는 50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63%다. 둘 중에 하나를 골라보자. 이번에는 또 다른 두 개의 복권이 있다. C와 D라는 복권이다. C는 52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98%다. 반면에 D는 50만불에 당첨될 확률이 100%다. C는 98%라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당첨될 가능성이 있고 상금도 D보다 조금 높지만, 한 푼도 못 받을 확률이 있다.
 
AI라면 기대값을 가지고 선택할 것이다. 확률 곱하기 금액을 계산해서 기대값을 구한다. A와 C의 기대값이 각각 B와 D보다 조금씩 더 높다. 하지만, 세상에는 분명히 B와 D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 인간이 모두 기계처럼 합리적이지만은 않은 것이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A를 고른 사람은 C를 골라야 일관적이다. A를 고른 사람은 확률보다는 금액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A를 고른 사람 중에 많은 사람이 D를 골랐다. 사람들은 기계처럼 합리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일관적이지도 않은 것이다.
 
나도 A와 D를 골랐다. 일관적이지 않은 것이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61%나 63%나 비슷한 확률로 보였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큰 금액을 골랐다. 하지만 C와 D중에서는, 2%의 꽝이 될 확률을 피하기 위해 기꺼이 2만불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D를 택했다. 정답은 없다. 우리는 그때 그때 다른 선택을 한다.
 


A를 고른 사람이 D를 고른 것처럼, 일관적이지 않은 선택을 두고, 1950년대 프랑스의 학자 알레(Allais)의 이름을 따서 ‘알레의 역설’이라고 한다. 어떤 시각으로 보면 최선으로 보이는 행동이나 선택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최선이 아닌 현상을 행동 경제학에서는 '선호 역전(Preference Reversals)'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은퇴연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Traditional IRA에 가입해야 하는지, Roth IRA에 가입해야 하는 지를 묻는 것이다. Traditional IRA는 지금 내야 할 세금을 낮춰준다. 예를 들어 연봉이 56,000불인 사람이 6,000불만큼 Traditional IRA에 가입했다면, 6천불만큼 면세가 된다. 5만불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Traditional IRA에 가입한 6천불이 훗날 만불로 불어났다면, 나중에 만불을 찾을 때, 만불 전액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Roth IRA는 그 반대다. 56,000불 연봉 중에 6천불을 Roth IRA에 가입했다고 해도, 여전히 56,000불에 대해서 지금 세금을 내야만 한다. 하지만, Roth IRA에 가입한 6천불이 나중에 만불로 불어났다면, 은퇴 후 만불을 찾을 때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은퇴연금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래를 대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Traditional IRA 보다는 Roth IRA를 선호하는 것 같다. 지금 세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미래의 세금까지 미리 앞당겨서 절약하고 싶어하는 심정인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나는 선호를 역전하라고 이야기 한다. Traditional IRA를 추천하는 것이다. IRA에 가입하여 미래를 대비하려는 성향은 바람직하지만, 거기까지다. 세금은 무조건 지금 당장 아끼는 것이 최선이다. 당장 세금을 아낀 돈으로 투자를 하든지 소비를 하시라. 미래에 세금은 그때 가서 줄이면 되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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