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칼럼] 한 방에 인생 역전
우리는 가끔 복권에 당첨되면 앞으로 인생이 어떨지 상상해 본다. 일찍 은퇴해서 꿈에 그리던 집과 최고급 자동차를 구입하고, 쇼핑을 다니고, 호화판 세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려보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복권을 사면 백만 아니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은 당첨 금액에만 신경을 쓰지 당첨 확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재미(?) 삼아 확률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자.
2016년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발행된 논문에 의하면 낯선 사람에게 아이가 유괴될 확률은 140만 명 중에 1명이라고 한다. 이것은 0.00007%의 확률로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그러나 부모의 28%는 자녀의 유괴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 31%는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이라고 답했다(2022년 퓨리서치 조사).
그럼 비행기 추락으로 숨질 확률은 어떠한가? 1100만 중 1명이다. 확률로 계산하면 0.000009%이다. 비행기 추락으로 숨질 확률은 거의 없지만 비행기 추락사고 소식은 생생히 기억한다. 이런 이유로 비행기 승객의 40% 이상은 비행기 추락을 염려한다. 그렇다면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은 어떤가. 5000분의 1이다. 즉, 확률로는 0.02%이다.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이 비행기 추락사고보다 훨씬 높지만, 대부분 자동차 사고는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 이처럼 많은 일들이 확률보다는 사람의 감정에 의해 판단되고 결정된다.
메가밀리언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3억 분의 1이다. 다시 말해서 0.00000033%의 확률이란 뜻이다. 이런 확률로 복권 당첨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당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권 대박을 기대하며 2023년에만 미국에서 복권 구입에 사용된 돈이 무려 170억 달러나 된다. 이중 캘리포니아가 20억 달러 가량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일주일에 20달러는 푼돈으로 생각하며 복권을 산다. 복권 구입 대신 일주일에 20달러, 즉 1년에 1040달러를 연 10%의 수익률로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30년 동안 약 17만1000달러로 불어난다. 이 모든 돈이 로스(Roth) IRA처럼 세금 혜택을 받는 퇴직금 계좌에 있으면 세금 역시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
어떤 분의 일 년 소득이 약 7만 5000달러라고 가정해 보자. 그중 10%를 저축한다면 연간 7500달러다. 그리고 이를 40년 계속 저축하면 원금만도 30만 달러가 된다. 그런데 저축 대신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생각해 보자. S&P 500의 지난 100년 동안 평균 수익률은 10%이지만,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40년 동안 연 8%의 수익률 올린다고 가정하면 투자한 자금은 210만 달러로 불어난다. 저축 대신에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7배의 돈으로 불어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형성된 복권과는 달리, 주식 시장은 투자자에게 재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투자한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고 만족을 경험하기에 오락적인 가치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든 후에야 노후 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젊었을 때는 돈의 부족을 젊음으로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은퇴한 후 돈이 부족하면 그 어려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나이 들어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노후대책이 늦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그만큼 은퇴자금이 모일 것이다.
이명덕 /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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