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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 한인문학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받은 임재희 작가와 북토크 갖다”

 달라스한인문학회(김양수 회장)가 지난 11월3일(일)  2시 15분 캐롤튼에 위치한 Rosemeade Recreation Center에서 2023년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받은 ‘세 개의 빛’ 을 쓴 임 재희 작가를 초청하여 작가와 만나는 북 토크를 열었다. 이 날 행사에는 문학회 회원을 포함해 작가와의 만남을 기다리던 독자 등 20여명이 참석하였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임재희 작가는 등단 한지 올 해11년 째인 재외동포 소설가로 소설을 쓰는 작업과 동시에 번역 일도 겸하고 있다.  하와이 주립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을 배웠다. 작품으로는 ‘세 개의 빛’ 외에 2013년 세계 문학상 ‘당신의 파라다이스’를 수상하였으며 장편소설로는 ‘비늘’과 소설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를 발표하였다. 번역 작품으로는 ‘라이프 리스트’외 다수의 작품을 번역하고 있다.   이 날 임재희 작가는 수상작품 ‘세 개의 빛’이 탄생된 동기와 창작 과정에 대해 전했다. 또 이미 작품을 읽고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질문에 시원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토의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 개의 빛’은 버지니아 총격 사건을 모티브로 시작하여 한국의 세월호 사건과 1950년 발생했던 보도연맹 학살 사건 등 역사적으로 가슴 아픈 사건들에 뿌리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세 개의 빛’은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평소 작가의 생각이 담긴 작품이다. 끔찍한 비극을 지나 그래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따스한 빛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이민자의 정체성을 지닌 임재희 작가가 묵직한 주제로 한국 문학에 대한 존재감 있는 작품을 쓰고 싶어 탄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세 개의 빛이 가진 의미에 대해 그는 “입양된 한 인물이 가진 세 개의 이름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보희, 동하, 그리고 노아란 이름으로 말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 이름 안에는 비폭력과 애도, 그리고 공감을 뜻하는 의미를 지닌다.”며 작품의 제목에 들어있는 뜻에 대해 의미하는 바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또 참석자들의 ‘소설은 어떻게 써야 되나’에 대한 질문에 임재희 작가는 괴테의 말을 가져와 표현했다. 그는 “괴테는 문학이란 정의에 대해 ‘파편의 파편이다’고 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에 작은 먼지 같은 것을 가져와 쓰는 것이지 전사를 쓰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말하자면 버지니아 총격 사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 논픽션적인 것은 소설을 쓰는 데 있어 재료는 될 수 있지만 하나하나 일일이 세세하게 쓸 필요는 없다. 소설은 엄청난 사건을 다룰 때 파편의 파편을 가져와 쓰는 것이다.”며 버지니아 총격 사건의 총에 의한 폭력이란 소재를 가져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뜻도 밝혔다.   또한 그는 “소설은 어떤 특별한 특수성을 지닌 소재를 갖고 보편적인 진리에 도달하는 결말을 얻는 것이다.”며 보편적인 진리라는 것에 대해 그는 “국적이나 인종, 남녀 상관없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이다. 난 그것을 목숨이라고 생각한다.”며 작가가 ‘세 개의 빛’을 쓴 의도에 대해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임작가는 글을 쓸 때 중요한 것으로 “먼저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리고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봉준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자신만이 가진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이다. 또 신간을 읽으며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 하나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작품을 쓸 때 글을 기능적인 도구로 생각하지 않고 ‘왜 쓰나’ 라는 질문에 스스로 설득되어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 인정하고 쓰기 시작할 때 충분히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다. 등단을 위한 글이 아니라 ‘왜 이 글이 쓰고 싶을까’ 이 질문을 한 번쯤 자신에게 던져봐야 한다.”고 말하며 그 외에 그는 “너무도 뻔한 말이겠지만 소설을 쓰려면 일단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 한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맺었다.   한편 달라스한인문학회는 이날, 회원들의 작품이 실린 매년 발간되는2024년 달라스 문학 19호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출판 기념회는 임원들의 미팅 후 날짜와 시간 장소 등이 공개된다.   달라스한인문학회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이미 등단한 작가들 뿐 아니라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한인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달라스 한인문학회에 대해 궁금한 한인들은 문학회를 이끌고 있는 김양수 회장 전화 201.699.7227로 문의할 수 있다.         〈지경민 기자〉한인문학회 평화문학상 달라스 문학 임재희 작가 번역 작품

2024-11-07

[이 아침에] 노벨문학상 수상에 즈음하여

불이 났다. 전화기를 열어보니 카톡 대화창에 빨간 신호들이 즐비했다. 깜짝 놀라게 한 문구는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아시아 여성 최초, 국문학의 쾌거, 경사! 새 역사 쓰다!’였다. 신문, 유튜브까지 한강 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계속 올라왔다. 그동안 얼마나 기다렸던 소식인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강렬했다. 육식에 트라우마를 가진 주인공은 폭력을 거부하는 갈등, 아니 죽음을 사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장을 덮은 후, 너무나 처절한 탓에 나는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을 접었다. ‘채식주의자(Vegetarian)’는  2016년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으로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모름지기 한국 문학의 국제상 수상 어려움을 한글 번역에 두었던 터. 한강 작가는  ‘Vegetarian’을 통해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고 인지도도 쌓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소년이 온다(Human acts)’를 통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의 폭력과 존엄,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독특한 인식으로 ‘너’를 불러서 살아있게 한다.     한강 작가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그녀는 “죽지 말아요”라며 아파하면서 썼고 한동안 그 속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고 했다. 2021년 ‘작별하지 않는다(Impossibles adieux)’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 소설은 내면을 드러내는 현실적인 글로 프랑스 메디치상 문학상을 받는다.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강인함을 드러냈다.     두 작품은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했기에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일부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이념을 넘어서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속을 깊게 들여다보고, 같이 아파하며 인류의 보편적 주제를 다루었다는 것에 뜻을 두면 어떨까. 언어 미학, 함축적 문학 자체로의 맛으로 말이다.     미주 문인협회, 수필가, 소설가, 시인협회는 지난 토요일 모임을 갖고 한강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한강의 시와 소설을 함께 읽고, 작가와 관련된 추억이나 미담을 나누며 그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했다. 통쾌한 소식은 타국에서 한글로 글을 쓰는 문인들에게 각별한 값어치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할까? 한인 1.5세인 김주혜 작가가 ‘작은 땅의 야수들’이라는 소설로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았다. 독립운동가였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다. 우리 선조들은 생존이 보장되지 않던 상황에서도 이타심과 용기를 잃지 않고 독립을 쟁취했다는 서사다. 우리 문학 역시 K 문화 시대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문학이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도 실감케 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영상 중심에서 활자 문화로 귀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어둡고 무거운 사회 속에서 같이 느끼며 아파했지만, 작가 역시 밝은 글로 행복할 수 있길…. “아프지 마세요!”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노벨문학상 수상 국제상 수상 소설가 시인협회 한국 문학

2024-10-15

세계 문학 속 한국 시조 조명…시조시인협 내달 10일 줌강의

미주시조시인협회(회장 안규복)가 비교문학적 시각에서 시조 발전을 위한 방향 모색을 위한 문학 특강을 개최한다.     협회는 문학평론가인 박진임(사진) 평택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세계문학 속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의 시조 쓰기 방향성, 정체성, 그리고 시 영역의 확대에 대해 살펴본다.     특강은 10월 10일 오후 6시부터 무료 줌 화상 강연으로 열린다.     이번 강의에서 박진임 교수는 비교문학자로 시조 장르의 미학에 대한 이해와 평론가로서 시조 텍스트들을 분석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한다.     또 현대 시조의 영어 번역본 간행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외국어 번역 이론을 소개한다. 시조 번역을 중심으로 언어와 사회, 한국 문화와 시, 시조와 ‘케빈 오룩(한국문학 번역자)’의 시조 영어번역, 현대 시조의 흐름, 아시아계 미국 시인 소개, 현대 시조 번역의 문제에 대해서도 강연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번역도 쉬워진 시대에 전 세계인의 정서에 호소하는 보편적인 감정을 한국 문화의 특수성에 기대어 표현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박진임 교수는 서울대 국문학과 석사, 오리건주립대에서 비교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7년 스탠포드 대학교 풀브라이트 강의 교수, USC 객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문학평론집 ‘비교문학과 텍스트의 국적’, ‘두 겹의 언어’, ‘탄성의 시학’ 등이 있다. 현재 평택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줌ID 532 898 8489, 패스코드spaa를 사용해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문의:(818)687-4896   이은영 기자  세계 문학 비교문학자로 시조 한국문학 번역자 한국 시조

2024-09-29

[문장으로 읽는 책] 카프카의 아포리즘

“주인 나리, 어디로 가시나요?” “모른다.” 내가 대답했다. “단지 여기에서 떠나는 거야, 줄곧 여기에서 떠나는 거라고. 그래야만 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 “그럼 나리께서는 목적지를 아신단 말씀인가요?” 그가 물었다. “그렇다네.” 내가 대답했다. “내가 이미 말했잖아.” “‘여기-에서-떠나는 것,’ 그것이 내 목표야.”   편영수 엮고 옮김 『카프카의 아포리즘』   현대인의 불안과 소외, 부조리를 천착했던 카프카의 짧은 글 모음집이다. 폐결핵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그가 두 권의 팔절판 노트에 쓴 ‘아포리즘’, 메모장과 일기·편지 등에서 발췌했다. 인용문은 ‘출발’의 일부. 카프카 문학에 맞닿은 단상들을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세상의 결정적인 특징은 덧없음이다. ~폐허에서 새로운 삶이 꽃핀다는 것은 삶의 지속보다는 죽음의 지속을 입증하는 것이다”(팔절판 노트). “세상의 때 묻은 눈으로 보면, 우리는 긴 터널 속에서, 그것도 입구의 빛이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출구의 빛도 아주 희미해서 시선이 끊임없이 빛을 찾지만 입구도 출구도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빛이 사라져버린 지점에서 사고를 당한 열차 승객들과 같은 입장에 처해 있다”(팔절판 노트). “어른이 책상을 밀어서 아이가 카드로 만든 집이 무너지면, 아이는 화를 내지. 그러나 카드로 만든 집은 책상이 밀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 집이 카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무너진 거야”(막스 브로트에게 보낸 편지). “예술의 자기 망각과 자기 지양:도피인데 산책 혹은 공격인 척한다”(팔절판 노트).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아포리즘 카프카 카프카 문학 입구도 출구 팔절판 노트

2024-09-25

[오픈 업] 시니어 활동의 중요성

올해 들어 유난히 내 나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뒷방 늙은이’로 보였나? 그런데, 비슷한 활동을 함께 했던 미국인들은 내 나이를 묻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직장 후배들은 내가 건강하고 젊어 보인다고 칭찬해 주었다.     특이하다. 어쩌면 한인 1세들은 삼강오륜의 장유유서를 지키는 문화에 깊숙이 배어 있어서, 상대방의 나이를 눈치로 알아채고, 에티켓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나이에 민감한지도 모르겠다.     우리 문화는 상대편에 대한 호칭도 까다롭다. 성(性)에 따라, 직업에 따라 호칭의 뉘앙스를 이해하고, 신경을 써서 적절한 단어를 골라 사용해야 한다. 혹시 실수라도하게 되면 버릇없다, 싹수없다고 찍힐 수도 있다.     지난달 8월 참석했던 한인 문학 축제에서 연세 든 문인들을 많이 만났다. 평균 연령도 65세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연령 외에 문학 축제의 또 다른 특성도 볼 수 있었다. 첫째, 한국을 떠나 살고 있지만 한글로 소설, 수필, 시, 시조, 동화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한다는 점이다.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두 번째로 동인지(同人誌)를 만들어 작품들을 기록하고 보존해 왔다는 것이었다. 동인지에 실린 작가들의 소중한 삶이 이민 역사를 반영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조상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분단된 탓에 지금은 한반도 북쪽의 문학세계를 모르는 채 살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굴욕적인 패망의 시대는 조선 말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후 광복때까지, 거의 반세기 가깝게 많은 우리 조상들은 러시아, 멕시코, 중국, 미국으로 이주했다.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후손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그들은 서로를 찾아 나섰고, 함께 모여 살았으며, 정보를 교환하고 도왔다. 신문을 발간해 조국과 동포 간의 소식을 나누었다. 한글을 통해 모국과의 명(命)줄을 놓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조국에도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언론기관들이 있었다.     다시 문학 축제로 돌아간다. 미국에도 한국문학 단체들이 있다. 어느 단체에서든지 작품이 선정되면 특수 장르의 신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작가 중에는 문학을 전공한 분들도 있고, 본업과 문학 활동을 병행하는 분들도 많다. 한국의 김훈, 프랑스의 알베르 카뮈, 미국의 헤밍웨이도 기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도 본업과 문학을 병행하는 사람 중 하나다. 환자를 보는 틈틈이, 여가에 통계를 확인하고, 칼럼을 준비하는 의사의 삶을 살아왔다. 희귀 질환을 가진 환자에 대한 정보, 암을 극복한 투병기, 그리고 삶을 마감하는 호스피스 환자 이야기 등을 글로 전했다. 나는 ‘글쟁이’로 생을 마치고 싶다는 생각이다.     2018년 자료에 의하면 한국 작가의 평균 등단 나이가 29세(최연소 16세, 최고령 90세)라고 한다. 하지만 이십 대, 삼십 대가 선호하는 웹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압도적으로 늘면서 등단 평균 연령도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통계청 (KOSIS)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7세( 여자 85.6세, 남자 79세)라고 한다. 시니어들이 꼽는 주요 활동으로는 취미·오락(49.6%)과 휴식(52.7%)이 압도적이다. 반면, 문화·예술 활동 참여는 5%에 지나지 않았다. 창작 분야에서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또 한국에서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시니어 인구는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봉사 시간은 월평균 6.3시간이라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 시니어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25%에 이른다. 연방정부 주도하에 자원봉사를 장려하는 기관과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국제사회보장 리뷰: 2023 가을호, 강은나, 류병주).   우리 세대의 평균 수명은 부모님 세대보다 훨씬 길어졌다. 시니어층에 입문한 후에도 일 할 능력이 있다면 직업을 찾아보고, 참여하면 좋을 것이다. 꼭 수입을 창출하는 직업이 아니라도, 봉사 활동이나 여가 활용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 건강, 육체 건강, 정서 건강에 신경을 쓰면서, 사회활동에도 참여하는 시니어가 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혹시 영어 소통이 힘들다고 생각된다면  한인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뒷방 늙은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엔 ‘노년병’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도와 달라고 손 내미는 곳에, 도움을 주자. 도움을 주는 삶이 축복의 삶이 아니겠는가. 류 모니카, M.D. / 미국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오픈 업 시니어 중요성 문학 활동 한국문학 단체들 한인 문학

2024-09-17

수준 높은 문학의 장 열린다…24~25일 미주문협 문학축제

한국 문단의 현주소와 세계 문학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한국문학 강연 행사가 열린다.     미주한국문인협회(이하 미주문협.회장 오연희)는 한국에서 강사를 초빙해 수준 높은 문학 강연의 장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오는 24~25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팜스프링스 미라클 호텔에서 ‘2024년 여름문학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텍사스, 시카고, 콜로라도, 알래스카, 캐나다, 멕시코 등에 거주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축제가 더욱 풍성해졌다.     초빙 강사는 안도현 시인과 손홍규 소설가다. 안도현 시인은 ‘시가 생기는 지점을 찾아서’, 손홍규 소설가는 ‘사연과 진심을 담아 소설 쓰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현재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인 안시인은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낙동강’ 당선으로  등단했다 .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비롯 11권의 시집과 다수의 동시집, 동화집, 산문집을 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한국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 언어로 해외에서 번역 출간됐다.     그의 작품세계는 가장 사소한 존재를 시로 표현하면서, 가장 사소하면서도 가장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노작 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외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손홍규 소설가는 2001년 단편소설 ‘바람 속에 눕다’로 ‘작가 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이슬람 정육점’, 소설집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 외 다수의 소설집과 산문집을 출간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우직하게 직조해가는 중견 작가로 문단에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등단 10년 이상 중견작가를 대상으로 공모한 제30회 ‘미주문학상’과 미등단자를 대상으로 한 계간 ‘미주문학’의 봄, 여름, 가을호 신인상 당선자 시상식도 진행된다.     ▶문의: (562)405-2468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문학 현주소 한국문학 행사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문학상 이수문학상

2024-08-18

“영어로 표현된 시조들, 한국 문학의 바른 영어 번역 절실”

 달라스한인문학회(회장 김양수, 이하 문학회)가 지난 7월 21일 정례모임을 겸한  UTA 김지낭 교수의 영어 번역과 비교연구에 대한 강연을 캐럴턴에 소재한 조시 랜치 레이크 공립 도서관 (Josey Ranch Lake Public Library)에서 열었다. 이날 개회를 시작으로 올 겨울에 출판 될 달라스 문학 19호 발행 편집장을 맡고 있는 박인애 전 회장의 경과 보고와 임태성 회원의 시 3편으로 독후감 발표와 품평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김지낭 교수의 ‘시조와 소네트의 만남’을 통해 번역과 비교연구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강연 내용은 한국과 영국의 대표적인 정형시인 시조와 소네트(sonnet)의 한-영, 영-한 번역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시 번역 방법에 대한 논의였다. 시조로는 17세기에 쓰여진 윤선도의 ‘오우가’와 정몽주의 ‘단심가’, 황진이의 '청산리 벽계수야’가 영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소네트로는 영국이 사랑하는 작가 셰익스피어와 존 밀턴의 작품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우리의 시조와 함께 비교 분석되어졌다.    소네트(sonnet)는 서양 시가의 한 형식으로, 14행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다.  보통 약강 5보격으로 쓰여진다. 약강이란 약한 강세 음절과 강한 강세 음절을 한 단위로 구성되며 이 구성이 한 행에 다섯 개의 약강 단위가 되어 구성된다는 뜻이다. 소네트는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으나 영국의 셰익스피어에 의해 널리 사용되어졌다. 소네트가 인간과 죽음, 영원, 사랑, 자연, 종교에 대한 고찰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들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었던 것은 짧은 형식을 지닌 특징 때문이다.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유럽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했던 시인들조차 이탈리아 풍 소네트와 영국 풍 소네트의 형식에서 자극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문학회 회원들은 김지낭 교수의 강연을 경청한 후에 우리의 시조가 영어로 번역되었을 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또 영국의 소네트가 우리 말로 번역되었을 때의 각자 느낀 감동들을 서로 나누며 우리말에 대한 소중함과 바른 번역에 대한 필요를 절실히 느끼는 시간들을 가졌다.   김양수 회장은 “임태성 회원님의 시평에 대한 적극적인 품평을 들으며 문학회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또 김지낭 회원님의  번역 문학에 관한 강의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하는 신선하고 알찬 내용이었다. 동시에 한국문학 번역에 대한 미래의 숙제를 던져주었다. 시 번역에 있어서 형식과 내용의 강점을 어떻게 살려 번역할 것인가에 대해 다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며 문학회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힘써 이끌겠다는 마음 또한 밝혔다.   강의를 마친 김지낭 교수는 “시를 번역하는 분들이 작가가 아닌 분들이기 때문에 번역에 있어 우리 언어에 담긴 문화와 감정을 다 소화해내지 못하는 점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기에 부족할 수 있다.  AI를 통한 번역을 보면 언젠가 언어의 장벽은 없어질 것 같다.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은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에서 좀 더 창조적인 것을 생각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AI가 해내는 번역은 뜻의 정확한 부분에 있어서 전달은 되지만 진부한 느낌을 준다. 시적인 면에서 시어나 감정전달, 시인의 느낌이 중요하도록 번역하는 것은 AI가 아닌 우리가 해내야 될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화적인 정서와 감정이 시에 녹아나는 바른 번역에 대한 필요를 피력했다.   문학회는 달라스 지역을 포함하여 킬린, 오스틴, 휴스턴, 엘에이 등 타주에서 등록된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문이 열려 있는 곳이다. 문학회에 대해 관심 있는 한인들은 전화 201.699.7227 또는 972.900.2751로 문의할 수 있다.         지경민 기자영어 번역 영어 번역과 번역 문학 번역과 비교연구

2024-07-26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꽃 피우는 당신

꽃 피우는 당신       그대 독백 나를 저밉니다   나의 등 뒤로 안겨 와   땅거미 밀리는 아픔입니다       그대 몸짓 날 일으킵니다   너무 멀리 흔들리는 불꽃   심지로 타는 눈물입니다       밤 지나 햇볕과 바람   살 햇볕과 무심한 바람   기억을 주우러 간   밤과 아침 사이   푸른빛 하늘을 그리고서야   부서진 마음에 닻을 내리는   아픔이란 이름으로 자꾸   꽃피우는 당신입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시카고 문학 캠프를 위해 멀리 한국에서 오신 이창봉 교수를 환영하러 오헤어 공항에 나갔다가 함께 차로 돌아와 보니 왼쪽 앞바퀴에 부츠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함께 나갔던 박 회장, Jay님에게도 미안했지만, 시카고에 도착한 첫날 짐도 풀기 전에 차가 움직일 수 없는 황당한 사건을 목도한 이 교수에게도 미안했습니다. “Uber를 불러 먼저 이동하면 좋겠어.”라는 나의 말은 귓전에 두고 “아니야,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하자.” “같이 가자.” 팔을 잡아주는 동행에 고맙기도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Office가 다행히 공항 롱텀 파킹랏 근처에 있었습니다. 물어 물어 공항 기차를 타고 마지막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그곳에서 롱텀 Parking lot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Office에 도착했습니다. 수년 전 내지 않았던 티켓이 몇 장 있었고 거기에 부츠값 100불을 포함한 돈을 지불하고 다시 차가 있는 Parking lot으로 돌아와 보니 부츠는 그사이 제거되어 있었습니다.     이 교수가 도착한 시카고에서의 첫날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참 즐거웠습니다. 오헤어 공항 구석구석을 휘저으며 껄껄거리며 여기저기 물어가며 문제를 해결했다는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단 40분 만이었습니다.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이었지만 돌아오는 차 속에서 오히려 기뻤습니다.     하루하루 다가오는 세상살이, 늘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대하는 마음의 태도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한 걸음 물러나 차분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수록 문제는 쉽게 풀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카고에 살아온 지 오래지만 흔치 않은 일 이었고 손님을 맞는 오헤어 공항이라는 특별한 장소여서 더 불편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움직이겠다는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은 오히려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이 꽃으로 피어나 모두의 마음에 웃음을 안겨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행복은 좋은 환경에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행복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무거운 것과 나를 조이는 굴레를 벗어 놓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됩니다. 힘겹게 고민해서 해결될 일이라면 그렇게라도 하겠지만 사실 고민하고 힘들어한다고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만나고, 부딪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때 중요한 키 포인트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나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사랑은 생각 그 자체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손을 내밀어 표현해야 하고 가슴을 열어 안아주어야 합니다. 험한 길을 함께 걸어 주고, 비와 눈길을 함께 걸어야 합니다. 거센 바람을 정면으로 이겨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살아가야 할 날이 살아왔던 날보다 짧은 사람들에게는 더 더욱 그렇습니다.     사랑은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시간에 표현해야 합니다. 지금 환경이 어렵다고 나아진 다음에 하겠다고 미루면 결코 그 사랑은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나는 감사한 일을 겪으며 몇 가지 사실을 나 자신에게 당부했습니다. 자연의 변화와 더불어 살 것. 무거운 겉옷을 벗고 가벼워질 것. 행복한 뒷모습으로 하루를 마감할 것. 작은 몸짓, 작은 생명들에게 눈맞춤 할 것.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환경과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 이 모든 것들이 남은 날의 숙제임을 기억할 것.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오헤어 공항 시카고 문학 공항 기차

2024-07-23

[이 아침에] 7월이다

7월이다. 해바라기 같은 뜨거운 사랑을 안고 7월이 왔다. 어느 시인의 7월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젊음과 열정을 상징하는 7월, 이맘때가 되면 떠오르는 시구다.   어느새 한 해의 반 토막이 잘려나간 길목에 서서 이글거리는 태양을 앞세우고 다가온 7월을 맞는다. 햇살은 삼라만상을 생성케 하는 생존의 에너지임이 틀림없다. 뜨겁기 때문에 곡식도 무르익고 과일도 성숙케 하니 풍요의 절정이다. 작열하는 태양의 계절임을 실감하게 된다.   세계 문학사에서 여름과 가장 친했던 인물은 아무래도 미국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일 것이다. 그는 일 년 내내 여름뿐인 눈부신 원시의 땅 갈라파고스 섬에 매료되어 원고지와 펜을 챙겨 들고 그 섬으로 달려가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는 여름에는 영혼이 뜨거워져 시와 생명을 낳는 창조의 시간이 된다고 표현했다.   여름이 되면 다양한 문학 행사가 열려  문인들의 여름은 더 뜨겁다. 국제 펜 서부 지역위원회가 주최하는 해변 문학제도 30년 넘게 매년 7월에 열렸다. 아득한 수평선, 백사장으로 몰려와 부서지는 파도, 갈매기가 춤추는 푸른 바다, 가슴을 적셔주는 시원한 바람, 그 바닷가에 가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예술가가 되고 철학자가 된다. 바다는 시적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풍경이다. 그래서 문인들은 바다를 예찬하며 그 바닷가를 찾았다.   문학제의 취지는 문학을 통해 고단한 이민 생활에 감동과 즐거움을 주자는 것이다. 문학을 사랑하게 하고 문학의 향기를 통해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축제이다. 이 축제에 피서를 목적으로 오는 사람은 없다. 여름에 시를 읽고 문학 강의를 들으며 시를 감상한다. 뜨거운 강의에 감동하며 도전을 받고. 영혼의 울림으로 얻어진 감동은 정신적 내면세계에 깊숙이 각인되어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문학을 가까이하는 생활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즐겁게 사는 방법이다. 지금, 이 순간 뜨겁게 사는 열정 없이는 미래라는 시간 또한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문학인의 사명은 사람들 마음에 예술의 꽃을 피워주고 마음을 열어 작은 일에도 감동하는 순수한 가슴을 갖게 하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인들은 문학의 위대함 속에서 심신의 정화, 새 힘과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뜨거운 문학 행사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도 문학축제는 많은 참석자로 성황을 이룰 것이다. 세월과 함께 더 빛나는 이름의 문우들을 만나는 기쁨도 가슴을 설레게 할 것이다. 여름을 택해 자신의 존재를 다 한 작품을 쓰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여름을 속절없이 탕진해 버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계절 7월이다. 안에 지닌 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행위가 문학이다. 문학으로 가슴을 채워보고 싶은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가치 있는 것을 창출하는 일 만큼 벅찬 행복을 주는 것도 드물다. 문학축제는 태양의 계절이 열리는 7월의 문턱에서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리움이다. 김영중 / 수필가이 아침에 해변 문학제도 세계 문학사 문학 행사

2024-07-10

김준자 작가 '간추린 영미 문학' 출간

김준자(실비치) 작가가 최근 ‘세련된 문화인을 위한 간추린 영미 문학’을 출간했다.   한국의 도서출판 밀알서원이 펴낸 이 책은 영미 문학의 입문서다. 김 작가는 중세부터 근세까지 총 24명 문호를 선정, 그들의 대표작을 소개했다.   책에 등장하는 문호는 제프리 초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존 밀턴, 제인 오스틴, 너새니얼 호손, 브론테 자매, 허먼 멜빌, 마크 트웨인, 오스카 와일드, 서머싯 몸, 버지니아 울프, 스콧 피츠제럴드, 윌리엄 포크너,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조지 오웰, 아서 밀러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들이다.   김 작가는 “평소 칼럼으로 영미 문학을 소개하다가 책을 쓰기로 결심했는데 완성까지 7년쯤 걸렸다. 영미 문학에 관해 알게 되면 그 영향을 받은 영화, 오페라, 연극, 미술, 음악 등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서양 고전과 명작을 섭렵하며 얻는 통찰력과 지혜로 글쓰기와 대화에도 자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의 책은 한인 운영 서점, 온라인 서점 등에서 살 수 있다.   올해 80세인 김 작가는 화학을 전공하고 3M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50대 후반 글을 쓰기 시작, 논픽션 작가로 활동 중이다. 2001년 이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의 지혜’ ‘하룻밤에 읽는 셰익스피어 전집’ ‘한인보’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 ‘새로운 인생의 문턱’ 등을 출간했다. 글·사진=임상환 기자김준자 영미 영미 문학 김준자 작가 피츠제럴드 윌리엄

2024-06-06

[시선] 문학 한류는 오나

총선처럼 화끈하지는 않지만 요즘 기꺼이 몰입하는 분야가 있다. 자고 나면 국내 작가의 해외 문학상 수상 관련 소식이 전해진다.   알려진 대로 중견 시인 김혜순이 지난달 영문 번역시집 ‘팬텀 페인 윙스(Phantom Pain Wings·날개 환상통)’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하인즈 인수 펭클에 따르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상은 아니다. 현지 시집 판매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미국은 500부만 팔리면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시집에 대해 관심 없기로 악명 높은 나라다. 도서관 사서들이 새 책을 구입할 때 수상 사실을 참고하기 때문에 미국 도서관에 깔릴 가능성은 크다고 한다. 무엇보다 상업성에 물든 출판계와 달리 뉴욕타임스 등 매체에 글을 쓰는 도서비평가들이 문학적 잣대만으로 판정한 결과여서 상징성이 크다고 했다. 문체부 장관이 축전까지 보냈어야 할 쾌거인지는 모르겠으나 축하를 아끼지 말아야 할 일인 것만은 틀림없다.   지난 9일에는 황석영의 만년 역작 ‘철도원 삼대’(2020년)가 영국의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2년 정보라의 ‘저주토끼’, 지난해 천명관의 ‘고래’에 이어 올해 ‘철도원 삼대’까지, 한국문학에 대한 부커상 측의 갑작스러운 열의가 의아하긴 하지만 어쨌든 좋은 소식.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16년 이 상 수상을 발판으로 2022년 기준 13개 언어권에서 16만 부가 팔렸다.   10일에는 내용 달달해 K-힐링 소설로 통하는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에 선정됐다. 문학상 수상이 책 판매를 끌어올리는 신뢰관계가 희박한 한국과 달리, 서점대상은 철저하게 상업적 관점에서 제정한 상이라 판매 효과가 크다고 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상 뽑아 놓은 일본 서점인들이 열심히 마케팅 한다는 얘기다.   요약하면 한국문학은 요즘 적어도 해외에서 잘 나간다. ‘해외에서’라고 토 단 이유는 국내 사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어서다. 어쨌든 문학 한류가 가시권이라고 주장해도 허황하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문학 자체의 저력 때문인지, 팝·영화·음식 등 한   류의 영향인지, 삼성·현대의 영향인지, 아니면 그 모두 때문인지는 정밀분석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이러다가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고, 문학의 세계시민권까지 획득하게 될 수도 있다. 한국문학의 존재감을 누구나 인정해주는 상황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까. 과거를 돌아보자. 꼭 31년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국 작가를 잡아라, 유럽 출판계 전속계약 붐’.   1993년 3월 8일 자 중앙일보 13면 3단 박스 기사 제목이다. 당시 사정은 문학평론가 정과리(연세대 국문과 명예교수)씨가 잘 안다.   90년대 들어 고도성장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문학도 알리고 싶다는 한국인들의 열망이 싹텄다. 마침 이문열의 중편 ‘금시조’가 프랑스에서 출간되자 극찬이 쏟아졌다. 이후 “거대지원사업”들이 출범했다. 93년 대산재단, 96년 한국문학번역금고(현 한국문학번역원)가 각각 설립됐다. 한국문학을 번역 출판하는 해외 출판사에 지원금을 주기 시작했다. 기사가 전하는 당시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뜨겁다. 프랑스·이탈리아의 유력 출판사들이 문학성·대중성 겸비한 한국 작가 잡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니.   지금 눈앞의 현상이 어떤 의미인지는 가령 30년 후에 분명해질 것이다. 진정한 문학 한류의 출발점이거나 아니면 31년 전의 반복이거나.   정과리씨는 비관적이다. 30년 전 열기가 식은 지 오래라는 것이다. 한국문학 자체,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실패 요인이다. 지금 열기도 일회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요즘 한국소설은 2030여성이 주 독자층이어서 그들 입맛에 맞는 작품이 많이 쓰인다. 상품이 다양하지 않은데 꾸준히 팔릴 리 없다는 시각이다.   윤상인 전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는 보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국의 역사나 민족주의에 매몰되지 않아야 보편문학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일본의 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은 보편문학이 아니었다. 지극히 일본적이었다. 94년 노벨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는 보편문학을 했다. 모든 작품에 걸쳐 권력의 억압, 대중의 타락 가능성을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그럴듯하다.   이쯤에서 묻게 된다. 우리에게 그런보편문학이 많나. 현재 쓰이나. 신준봉 / 한국 중앙일보논설위원시선 문학 한류 문학상 수상 해외 문학상 문학적 잣대

2024-04-14

[문예 마당] 고독은 운명

‘99, 88, 231’ 의 소망은 마법의 숫자인가? 듣는 귀가 즐겁다. 누구든지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동안 잠자듯이 육신을 벗고 훌훌 날아가 버리는 상상만으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부지런하게 육신과 두뇌를 훈련시키는 습성을 키우라는 조건이 붙긴 해도 의지력과 사지를 움직일 수만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 노후의 삶은 열정이 원동력이다.   나에게 이 동기를 불러 일으킨 것은 쓰레기 줍기였다. 2년 동안 관심조차 없었던 쓰레기가 눈에 밟히기 시작한 것이 화근이 되어 자전거와 롤러불레이드 타는 것도 그만두고 바닷가에서 쓰레기 줍는 청소부로 20년이 흘렀다. 쓰레기도 주으며 바다에서 혼자 즐기는 시간은 열정 그 이상이었다. 사유하며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찾고 나의 길을 가는 것이 외롭지만 참으로 이상적이었다.     취미라는게 이상적인 수준이 된다면 일종의 도가 텄다고 볼 수도 있다. 영혼과 육신에 넘치는 에너지로 충만케 하는 바다의 넉넉함은 나의 삶을 바꾸도록 만들었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자아 중심적인 삶에서 치유 가능한 삶으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은총이었다.   협력하는 시간 보다 혼자 나아가는 시간이 많았던 것도 지나고 보면 누군가와의 여정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어쩌다가, 외로움으로 인하여 정신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말인가? 외로움이 사람을 고립시키고 우울증을 만들어 끝내는 극단적 선택까지…. 사회적인 문제로서 정부가 손을 써야될 위기라고 한다.   정신 건강과 소셜 라이프의 관심사가 팬데믹 이후에 더욱 독보적인 물살을 타고 있다. 친교가 없는 삶을 마치 외로운 늑대로까지 보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요즘의 트렌드는 모이면 살고 흩어져 외톨이가 되면 문제있는 사람으로, 내몰리는 이 비정상적인 색안경을 어느 쪽에서 쓰고 있는지 궁금하다. 친교하는 사람들을 극히 정상이라 믿게 되는건 그렇게 보일뿐인 가시적인 현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누군가의 유행어를 비판없이 받아들인 결과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늘 바뀌는 먹걸이와 맛집 순례가 만남의 최대 관건이라 볼 때 만나고 헤어지는 일상의 반복이 만족스러워서만은 아닌 것 같다. 친교했던 시간을 되집퍼 보면 무슨 말을 했고 들었는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공허함에 외로움까지 군중속의 고독이 떠오른다.   그렇다. 인간은 고독한 존재다. 철학과 문학 예술의 출발점이기도 한 존재의 근원적인 접근으로서 대중성을 뛰어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지 않는가. 사색하며 가는 길에 만남의 인연이 있어도 좋겠지만 없다고 해서 문제답지 않은 문제에 휘말려 외로움을 정신병의 관문으로 취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팬데믹 때문에 정신 건강이 악화 됬다고 믿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마다 잠재해 있던 문제와 사회적 시대적 물살에 성찰없이 살아온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쉽게 답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외로워서 쓰고 또 쓸 수 밖에 없는 나의 수필은 세상에 외치고 싶은 욕망의 표현일 수도 있다. 공감의 관계를 무시하고 아우성치는 말잔치보다, 뻬곡히 써내려간 손편지 한 장과 수필 한 편을 쓰는 일은 나 자신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외로움과 고독한 시간을 자청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일이다.   팔팔한 장수세대에 들지 못한다 해도 삶의 끝자락에 편안히 당도하여 생명의 한계를 명료하게 맞이 하고 싶은 소망 만큼은 간직하고 싶다. 진정한 내적 자아로의 여행은 홀로 가는 길이라서 만남을 갈구하는데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 보다 너도 홀로 나도 홀로 그렇게 가는게 아닐까 싶다. 죽음을 직시하는 이 길을 피하도록 별의 별 수단을 다하여 유도하는 사회의 흐름을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음은 비대면이 아니라 대면 해야 할 고독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최경애 / 수필가문예 마당 고독 운명 정신 건강 철학과 문학 소셜 라이프

2024-03-28

“문학으로 이민사 한 축 이룰 것”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이현숙 회장

재미수필문학가협회(회장 이현숙·사진)는 올해도 한글 지킴이를 목표 삼아 꾸준히 창작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협회는 줌을 통한 화상회의와 대면 모임, 지역 모임에서 문학 활동과 친목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창립 25주년 행사 및 문학 세미나에 다트머스대학교 김성곤 교수를 초빙해 한국문학의 번역과 해외 출판 등 강의로 번역문학과 영문 창작 활동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올해 주요 활동은 번역문학 줌 강의, 지역별 월례회 조성, 디아스포라 웹진 ‘너머’ 작품 출품, 한국 언론사 기고, 영문 에세이 활성화 등이다.     올해도 계간지인 ‘퓨전수필’로 협회 소식, 회원 활동, 작품을 나누고 협회지인 ‘재미수필’을 통해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출간할 계획이다. 그 안에 이민 역사와 미래의 희망을 담아 디아스포라 문학의 탑을 쌓고자 한다. ‘퓨전수필’은 1년 4번 발행해 지금까지 84호가 나왔고 ‘재미수필’은 지난해 25집이 발간됐다.     지난해 읽어주는 유튜브 채널 ‘재미수필’을 개설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수필 문학의 독자층을 넓히고 작품 발표 기회를 늘리며 공감대를 나누고 있다. 방문자 수가 2만명이 넘었고 참여 작가와 콘텐츠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 안에 지켜야 하거나 바꿔야 할 가치를 작품에 풀어내 역사를 이끌어가는 일이 작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재미 수필가들은 한인이민사에 문학작품으로 한 축을 이루고자 한다. 이은영 기자재미수필문학가협회 이민사 회장 이현숙 번역문학과 영문 문학 활동

2024-01-14

[문학단체장 새해 계획] “한국 문학 단체와 협력 강화”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는 해마다 미전역 회원들과 함께하기 위해 LA를 필두로 애틀랜타, 시카고, 하와이, 뉴욕 등에서 출판기념회 및 문학상 시상식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는 10월 서울시향 낭송회와 공동으로 한국 국회의사당 소회의실에서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소속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올해는 한국문협 미주지회 활성화를 위해 한국의 문학단체와 더 곤고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정기적으로 한국 방문 때 전국 문인들의 기념관을 찾아가는 행사 외 한국의 문학단체와 공동주관으로 미주지역에서 문학상 및 출판기념회를 할 예정이다.     한국에는 각 지자체의 문화예술지원사업에 따라 문단경력 10여 년이 되면 개인 출판물을 지원해 준다. 또한 우수문학단체에는 해마다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고 있지만, 해외는 제외되어 있다. 해외에 있는 문학단체들은 회원들의 회비에 의존해 정기간행물을 출판하고 있다. 최소한 10년 이상 결호 없이 출판하는 문학단체에는 한국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용의 해다. 용은 힘과 권력 행운 등 각종 어려움과 고난으로부터 지켜주는 수호의 상징이다. 지난해에 있었던 각종 혼란을 모두 털어버리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은영 기자  문학단체장 새해 계획 한국 문학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한국 문학 한국문협 미주지회

2024-01-06

타민족 사이 K-문학 인기 상승

“작가님 소설 읽느라 밤 샜어요.”   지난달 맨해튼 53스트리트 뉴욕공립도서관(NYPL)에서 열린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북토크 행사에 참여한 한 타민족 독자는 팬심을 고백하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수용 인원보다 많은 이들이 예약해 인산인해를 이룬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저자와 번역가 사인을 받기 위해 도서관 입구까지 긴 줄이 이어지며 한국 문학의 인기를 증명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행사에 참여한 이들 중 상당수가 타민족이라는 것이었다.     K-팝과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타민족들 사이에서 K-문학 인기도 급부상하고 있다. 맨해튼 53스트리트 NYPL의 한인 사서 이초롱 씨는 “예전에는 타민족 독자들이 3~4일에 한 번꼴로 한국책 번역본을 대여해 갔다면, 이제는 거의 매일 대여해 가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2016년 한강 작가가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을 수상한 후, 지난해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에 이어 올해 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한국 문학의 위상이 높아지며 타민족 독자들도 K-문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문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이어졌다. 정보라 작가는 “올해 스페인, 프랑스, 호주, 독일, 폴란드 등 7개국을 방문해 북토크를 진행했는데, 외국인들이 이 정도로 우리 문학에 관심이 많을 줄 몰랐다”며 “한국 문학을 자기 나라 언어로 옮기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문학 작품은 사회비판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타국에서도 공감하는 것 같다”며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높아지는 인기에 한국문학 작품을 출간하고자 하는 해외 출판사들도 급증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지난달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 한해 한국문학 작품을 출간하고자 하는 해외출판사를 대상으로 번역 및 출판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의 신청 건수는 281건으로, 2014년 사업 시작 당시보다 20배 이상 증가했다. 번역원은 “한강 작가의 아시아 최초 부커상 수상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한국 문학의 국제적 인지도와 영향력은 괄목할 만큼 높아졌다”며 “작가, 번역가들의 뛰어난 역량, 보편적 감수성과 문화적 개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한국문학만의 매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출판업계의 지적이다. 정 작가는 “K-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영어뿐만 아니라 유럽 언어나 몽골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부분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글·사진=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타민족 인기 타민족 독자들 한국문학 작품 문학 인기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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