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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이어지는 문장

“그가 새로 참여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무대를 꾸민다.” 이런 문장들이 은근히 있다. ‘참여해’에 ‘-여’가 있는데, 뒤쪽 ‘가르쳐’에도 ‘-여’가 나온다. 이러면 읽기가 편치 않다. 뜻도 바로 전달되지 않는다. ‘참여하다’ ‘가르치다’ ‘꾸미다’ 등 여러 정보가 한 문장에 무리하게 들어가 있다. 다음처럼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게 낫다. “그가 새로 참여해 무대를 꾸민다. 그는 이 무대를 위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역시 읽기가 부담스럽다. 문장 길이도 길어 보인다. ‘밀려’ ‘실점해’의 ‘-여’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실점하다’를 ‘실점해’ 형태로 가지 않아도 되는 문장이었다. ‘실점해’ 대신 ‘실점하는 등’이라고 하면 자연스러워진다. 문장을 두 개로 나누면 더 간결하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렸다. 경기 초반에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귀찮아서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에서는 ‘-아서’가 이어졌다. 그렇다 보니 문장 전체의 길이는 짧지만 간결해 보이지 않는다. 앞쪽과 뒤쪽이 긴밀히 연결되지 않고 끊기는 느낌이다. 같은 형태의 반복이 흐름을 꺾어버리고 만 것이다. 다음처럼 변화를 주는 게 좋겠다. “귀찮았기 때문에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우리말 바루기 문장 문장 길이 문장 전체 초반 공세

2024-10-17

[우리말 바루기] ‘늘이다’와 ‘늘리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발언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일까, 일자리를 늘이겠다는 것일까?   동사 ‘늘리다’와 ‘늘이다’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지만 일자리를 늘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데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늘이다’는 본디보다 더 길게 하다는 뜻의 동사다. “고무줄을 늘이다” “엿가락을 쭉쭉 늘이다”와 같이 사용한다. 이 밖에 “머리를 땋아 늘이다”처럼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늘리다’는 물체의 길이·넓이·부피가 이전보다 커지다, 수·분량·시간이 많아지다, 힘이 큰 상태가 되다, 재주·능력·살림이 좋아지다는 뜻을 가진 ‘늘다’의 사동사다. “모집인원을 늘렸다” “체중을 서서히 늘리다” “휴식시간을 늘려 달라” “치맛단을 늘려 입었다” “가게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빠르게 세력을 늘려 갔다” “재산을 늘려 부자가 됐다” “영어 실력을 늘리다”와 같이 사용할 수 있다.   탄력성이 있는 물체에 힘을 가해 잡아당기거나 압력을 주어 길이가 길어지게 하는 경우엔 ‘늘이다’를 쓰면 되나 수량·시간, 길이·넓이·부피·세력, 재산·실력 등이 더 많아지거나, 커지거나, 나아지게 하는 경우엔 ‘늘리다’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말 바루기 청년 일자리 시간 길이 세력 재산

2024-07-28

나이는 숫자일 뿐, 할 일-못할 일 정하지 마라

60세 이상의 여성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식으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참견하는 시선들이 많다. 정확히 누가 이러한 규칙을 만들었으며, 왜 이런 규칙이 모든 여성에게 적용되는지 알 수 없다. 21세기 60세 이상의 여성들의 일상에서 무시해도 좋을 몇 가지를 생각해 봤다.     머리색깔과 길이   ▶무시해라=흔히 "머리가 흰색으로 변하면 실제 나이보다 10살 더 들어 보인다" "회색으로 바꾸지 않으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다" "머리색을 바꾸면 더 젊어보일 것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어른처럼 보이려면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생각해봐라=어떻게든 헤어스타일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을까. 검은 머리를 하얗게 바꿔 허리까지 자라게 한 시니어 여성이 있다. 이제 그녀는 천상의 모습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거리에서 그녀를 만나면 '천상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런 다음 머리 염색을 중단하고 싶어하는 모든 여성을 응원하면서 염색한 회색이 그녀에게 적합하지 않으며 10대 시절과 같은 자연스러운 머리를 갖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가수 셰어(Cher)다.     길고 아름다운 백발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도 누가 뭐라고 할 나이가 아니다. 머리 전체를 1인치 정도 자르고 싶거나 핑크색, 파란색, 검정색으로 염색하고 싶다면 해볼 만하다. 101세에 타계한 어떤 시니어 여성은 밝은 오렌지색 벌집 무늬를 즐겼고 매일 자신이 좋아하는 요란한 비단 무늬로 옷을 입었다. 자신이 그토록 기쁨을 얻고 있는데 누가 말릴 수 있나. 기분이 좋아지게 행동할 만하다. 60세가 넘은 시니어인데 무슨 문제가 있겠나.     체육활동   ▶무시해라=흔히 "근육에 무리를 주거나 뼈를 부러뜨리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알아봐라=실제로는 나이에 상관없이 근육과 힘을 키울 수 있다. 쇠약은 불가피하지 않다. 80대, 심지어 90대 여성도 마라톤을 하거나 보디 빌더가 되고 있다. 균형 상실이나 낙상과 같이 나이든 여성이 걱정하는 것은 실제로 나이가 아닌 활동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운동은 기억력을 향상 시키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활동하지 않는 것은 심장과 관절 모두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주치의와 상의해서 천천히 시작하자. 하지만 스판덱스 옷을 입은 멋진 젊은이들이 가득한 체육관에 가서 이상한 시니어 여성이 될 수 없다고 우려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시니어가 될 수 있으며 그들이 따라야 할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체육관에 가고 싶지 않으면 체육관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집에서 리바운더와 고정식 자전거를 사용하라. 더 강해지고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몸과 마음 모두에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노화나 장애를 숨겨서 젊어 보이기   ▶무시해라="장애와 허약함은 노화와 같다" "창피한 일이니 숨겨야 한다"는 얘기는 말도 안된다.   ▶들어봐라=어떤 사람이 걷는 능력이 저하되는 심각한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처음에는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반짝이로 장식된 체리색 스쿠터를 구입하여 시내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는 이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기뻐했고 멈춰 서서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 청력 손상이 노화의 특징이며 조롱할 만한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청력을 잃는다. 물론 리사운드라는 회사가 보청기를 안경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면서 혁명이 시작돼 많은 사람이 청력 잃은 것을 비밀로 할 수 있다.     즐거운 성생활이 가능하다   ▶무시해라="나이가 들면서 성생활이 변한다는 탓에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이제 끝났다. 도대체 누가 70대 여성과 데이트하고 싶어하겠나"라는 자조 섞인 말도 들린다.   ▶당신만 모르고 있다=주변에 수많은 윤활유와 섹스 토이가 있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성관계는 단순한 친밀감이 아니다. 그것은 필요한 호르몬을 증가시키고 건강과 행복도 향상 시킨다. 오르가즘을 느끼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즐거움을 연장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많은 사람이 70대 여성과 데이트를 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주름 너머로 눈부신 사람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어떤 여성은 93세에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에 빠졌고, 별세할 때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친밀함을 유지했다. 사랑은 어떤 나이에도 일어날 수 있다.     옷입기 및 화장에서 할 일과 못할 일   ▶무시해라=소셜 미디어 피드에서 종종 '50세 이상은 절대 입으면 안되는 10가지 의상'에 대한 성가신 광고를 보게 된다. "더 이상 파란색 아이섀도가 없다" "짧은 치마는 안 된다" "촌스러운 롱 스커트는 안된다" "더 가벼운 파운데이션을 바르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70년대에 구입한, 마음에 드는 나팔바지를 입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 사람들은 알아차린다. 기분이 좋아서 웃으면 사람들도 따라 웃게 마련이다.   당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조언=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지금 몇 살인 것 같나. 그리고 그 나이의 사람이 되라. 60세 이상의 여성이 해서는 안 되는 유일한 사실을 단순하다.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  장병희 기자나이 숫자 시니어 여성 머리색깔과 길이 핑크색 파란색

2024-05-12

[골프칼럼] <2289> 그립 1.5배 정도면 안정감 생겨

스탠스(stance) 넓이는 체중이동과 유연한 스윙, 그리고 비거리까지 영향을 미치지만 올바른 스탠스 폭을 서지 못하면 체중이동이 불가능하여 상체(팔)에만 의존하며 샷을 한다.   키가 작을수록 스탠스 폭을 넓게 서는 경향이 많고 연습량이 부족하거나 모처럼 골프장에 나서면 스탠스 안정감을 찾거나 한 방의 장타를 생각할 때 역시 스탠스를 넓게 선다. 이것은 곧 근육의 경직과 하체마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스윙의 천적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반대로 신장이 큰 사람이 스탠스 폭을 좁게 하면 단타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볼을 치고 나면 문어다리 휘감듯 하체가 꼬여 기우뚱거리며 볼보다 몸이 앞서가는 골퍼도 부지기수다.   골프를 시작하면 이구동성, 획일적으로 어깨 넓이 만큼을 강조하고 심지어 유튜브 동영상은 물론 프로골퍼들까지도 이 폭을 강조한다.   그러나 각 개인의 체형은 천차만별로 어깨 넓이를 주장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신장은 작지만 근육질로 어깨가 넓거나, 반면 키가 크고 어깨가 좁은 사람도 있다. 따라서 개인에 맞는 폭을 설정하려면 신장이나 성별, 나이와 체중에 상관없이 양발의 폭(안쪽)이 자신의 가슴통 넓이 정도가 좋다는 뜻이다.   13개(퍼터 제외)의 클럽의 길이는 각기 다르지만 섀프트(shaft)에 끼워져 있는 그립 길이는 평균 10.7∼11인치 미만, 이 길이를 기준해 잣대로 활용하면 구체적 방안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1개 반 정도의 그립길이가 스탠스 넓이로 그 길이만큼 양발 사이에 들어가면 안정감 있는 스탠스로 볼 수 있다. 그 길이는 평균 15~17인치 정도다.   설명한 스탠스넓이는 우드를 기준한 것이며 아이언이나 피칭웨지, 샌드웨지는 그립 1개 반(1/2) 정도면 무리 없는 스탠스 폭이다.   그러나 어프로치와 컨트롤이 필요한 짧은 거리의 샷은 목표물 거리에 따라 폭을 더 좁게 해야 거리감이 생겨나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스탠스 폭을 지나치게 넓게 서거나 좁으면 아이언샷에서 섕크(shank)의 원인도 제공한다. 따라서 스탠스 폭이 조절되면 ‘grip of the ground’ 즉, 지면을 그립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뜻으로 발바닥과 지면의 일체감과 안정이 있어야 한다.   어드레스는 상체부터 하체에 이르기까지 몸에 경직이 없어야 체중이 발바닥이 지면과 밀착할 수 있다. 이것은 곧 물속에서 폐 속의 공기를 입 밖으로 뱉어내면 몸이 물속으로 가라앉는 이치와 같은 맥락으로 어드레스를 끝낸 후, 약 70% 숨을 밖으로 내뱉으면 전체체중이 발바닥으로 모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호흡방법은 드라이버 티샷이나 아이언샷, 퍼팅까지 적절히 사용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안정감 그립 스탠스 안정감 스탠스 넓이 그립 길이

2024-04-25

[오늘의 생활영어]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Brittany is talking to her sister Emily on the telephone … )   (브리트니가 동생 에밀리와 통화하고 있다…)   Brittany: I‘m sorry I can’t come to the picnic.   브리트니: 피크닉에 못가서 미안해.   Emily: What‘s your excuse this time?   에밀리: 이번엔 이유가 뭐야?   Brittany: The kids have back-to-back dental appointments.   브리트니: 아이들 치과 예약이 연달아 잡혀있어.   Emily: Why can’t you change them?   에밀리: 왜 바꾸면 안돼?   Brittany: I put them off once and it took two months to get two more.   브리트니: 한번 바꿨다가 예약 두 번 하는데 두 달 걸렸어.   Emily: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에밀리: 뜻이 있으면 길이 있겠지.   Brittany: I really want to come.   브리트니: 나도 정말 가고 싶어.   Emily: Then you‘ll figure out a way.   에밀리: 그러면 방법을 찾겠지.   Brittany: I suppose I could come late.   브리트니: 늦게 갈 수는 있겠지.   Emily: There I knew you would think of a way.   에밀리: 그거 봐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지.   Brittany: What time will it be over?   브리트니: 피크닉은 언제 끝나니?   기억할만한 표현   * put (something) off: 뒤로 미루다 연기하다     “She always puts studying off until it’s too late.”     (그녀는 항상 공부를 너무 늦게까지 미룹니다.)   * figure (something) out: ~를 알아내다     “I thought he figured out a way to take the week off from work.”     (저는 그 사람이 직장에서 한 주 휴가 낼 방법을 찾은 줄 알았는데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길이 way 동생 에밀리 come late california international

2024-04-14

[하이모] 낙엽 따라 우수수…가을 탈모 고민? "감쪽같네"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다. 일조량이 줄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면서 탈모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많아지고 두피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모발을 건조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모발학회에 따르면 가을에 빠지는 머리카락은 봄 탈모 양의 갑절이나 된다.   이에 맞춤가발 전문기업 '하이모(Hi-Mo)'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10월 신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하이모는 10월 한 달 동안 남녀 가발을 10~20% 할인가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남자 맞춤 가발은 어떤 형태든 커버가 가능하며, 여자 가발의 경우 흰머리 커버용, 메디칼 위그, 머리숱 조절용 등을 아우른다.     특별히 매장을 방문하면 버추얼 시스템을 통해 가발 착용 모습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 하이모는 3D 스캐너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사이즈를 측정하여 개인의 두상과 모발색, 모발 길이, 탈모 부위 등에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더욱 편안한 착용감을 위한 헤어스타일 케어, 프로닥 케어, 멤버십 케어 등의 독보적인 애프터케어 시스템도 지원해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탈모나 빈모 스트레스로 오히려 탈모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보다 가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가발을 체험 또는 착용해 보기를 추천한다"라고 업체 측은 전했다.     하이모는 LA와 샌 가브리엘, 어바인에 지점이 위치하며, 무료 상담 및 무료 체험을 환영한다.     ▶문의: (213)387-4466(LA),            (626)281-4466(샌 가브리엘),            (949)474-4466(어바인)하이모 낙엽 가을 가을 탈모 탈모 증상 길이 탈모

2023-10-10

[오픈 업] 인간의 수명 결정하는 ‘텔로미어(Telo Mere)’

호주 남쪽에 있는 타스메니아(Tasmania)섬의 첫 거주자는 영국에서 온 죄수들과, 이들을 감시하는 군인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공기 맑고, 물이 깨끗한 곳으로 유명하다. 엘리자베스 불랙번은 이 섬에서 태어났다. 조부모와 부모의 영향으로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프랑스 과학자인 마담 퀴리의 자서전에 심취했다. 그녀는 멜번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예일대 포스트닥 2년 과정을 마친 후 UC버클리를 거쳐, 샐크 인스티튜트(Salk Institute)에서 오랜 시간 연구에 힘썼다.     그러다 블랙번은 인간의 세포 염색체 끝에 텔로미어(Telo Mere)가 있다는 위대한 발견을 하게 된다. 세포들은 계속 분열을 하는데, 분열 때마다 염색체 꽁무니에 붙어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는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다하면 생명체도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재면, 그 생명체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은 생존 기간도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녀는 텔로미어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 텔로머레이즈(Telomerase) 라는 효소가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녀도 존경하던 퀴리 부인처럼 2009년 노벨상을 받았다.   그러면 어떤 것들이 텔로미어의 길이에 영향을 끼칠까? 이에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사회·경제적 상황,운동, 체중, 흡연 등이 관계가 있다고 한다. 섭취하는 음식물도 영향을 준다. 완두콩이나 병아리콩 같은 콩과 견과류, 해초,과일, 낙농제품 등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길게 유지해주는 반면, 술, 붉은 고기, 가공육 등은 길이를 줄인다고 한다. 즉 햄,베이컨 등의 ‘서양식 식단’ 보다는 채소, 과일, 생선,견과류 뒤주의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비타민 C와 E가 많은 음식과 운동을 권고한다.     필자가 특히 흥미 있게 본 것은 스트레스가 텔로미어 길이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명상은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어나게 한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1946년 ‘건강’의 정의를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육체와 정신, 사회적 웰빙(well-being) 상태’라고 했다.     셀리그만은 1990년에 건강한 심리적·사회적인  요인으로 정신적 탄력성(  Resilience), 낙천주의( Optimism), 사회적 관계( social engagement) 등을 꼽았고, 이것이 성취된 경우, 주관적인 행복감은 물론, 몸도 건강해져 수명이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미 정신과 학회 회장인 제스트 박사도  “앞으로 정신과 의사의 역활은 정신병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웰빙을 가져다주는 ‘긍정적 정신의학(Positive Psychiatry)’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면 텔로미어같은 생물학적 지표들이 손상을 입게 된다.     성공적인 노화는 삶의 의미나 목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 PTSD)’가 있던 사람도 대인 관계의 친밀성,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경험 등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 이뿐인가. 조현병(과거 정신분열증) 환자들도 약물 복용과 본인의 의지로 호전될 수 있다.       미국의 질병예방센터는 성인의 운동량을 다음과 같이 권유한다. 적어도 30분 간 중간 강도의 운동(빠르게 걷기 등)을 일주일에 3-5회 할 것,근력 운동도 일주일에 2-3회 할 것, 그리고 매일 스트레칭을 할 것 등이다. 그런데 한인 등 소수계 시니어들의 운동량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에 좋은 것은 두뇌에도 좋다’는 말은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서, 운동을 통해 뇌세포 생성, 텔로미어 길이 연장 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된다.     필자는 문득 최근 모교 의대학장인 이은직 교수의 신념에 찬 포부를 상기해 본다.  새로운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을 통한 연구자를 육성해 한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꿈의 메시지를.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텔로미어 수명 텔로미어 길이 정신과 의사 경제적 상황운동

2023-10-05

[오픈 업] 인간의 수명 결정하는 ‘텔로미어(Telo Mere)’

호주 남쪽에 있는 타스메니아(Tasmania)섬의 첫 거주자는 영국에서 온 죄수들과, 이들을 감시하는 군인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공기 맑고, 물이 깨끗한 곳으로 유명하다. 엘리자베스 불랙번은 이 섬에서 태어났다. 조부모와 부모의 영향으로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프랑스 과학자인 마담 퀴리의 자서전에 심취했다. 그녀는 멜번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예일대 포스트닥 2년 과정을 마친 후 UC버클리를 거쳐, 샐크 인스티튜트(Salk Institute)에서 오랜 시간 연구에 힘썼다.     그러다 블랙번은 인간의 세포 염색체 끝에 텔로미어(Telo Mere)가 있다는 위대한 발견을 하게 된다. 세포들은 계속 분열을 하는데, 분열 때마다 염색체 꽁무니에 붙어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는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다하면 생명체도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재면, 그 생명체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은 생존 기간도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녀는 텔로미어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 텔로머레이즈(Telomerase) 라는 효소가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녀도 존경하던 퀴리 부인처럼 2009년 노벨상을 받았다.   그러면 어떤 것들이 텔로미어의 길이에 영향을 끼칠까? 이에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사회·경제적 상황,운동, 체중, 흡연 등이 관계가 있다고 한다. 섭취하는 음식물도 영향을 준다. 완두콩이나 병아리콩 같은 콩과 견과류, 해초,과일, 낙농제품 등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길게 유지해주는 반면, 술, 붉은 고기, 가공육 등은 길이를 줄인다고 한다. 즉 햄,베이컨 등의 ‘서양식 식단’ 보다는 채소, 과일, 생선,견과류 뒤주의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비타민 C와 E가 많은 음식과 운동을 권고한다.     필자가 특히 흥미 있게 본 것은 스트레스가 텔로미어 길이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명상은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어나게 한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1946년 ‘건강’의 정의를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육체와 정신, 사회적 웰빙(well-being) 상태’라고 했다.     셀리그만은 1990년에 건강한 심리적·사회적인  요인으로 정신적 탄력성(  Resilience), 낙천주의( Optimism), 사회적 관계( social engagement) 등을 꼽았고, 이것이 성취된 경우, 주관적인 행복감은 물론, 몸도 건강해져 수명이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미 정신과 학회 회장인 제스트 박사도  “앞으로 정신과 의사의 역활은 정신병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웰빙을 가져다주는 ‘긍정적 정신의학(Positive Psychiatry)’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면 텔로미어같은 생물학적 지표들이 손상을 입게 된다.     성공적인 노화는 삶의 의미나 목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 PTSD)’가 있던 사람도 대인 관계의 친밀성,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경험 등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 이뿐인가. 조현병(과거 정신분열증) 환자들도 약물 복용과 본인의 의지로 호전될 수 있다.       미국의 질병예방센터는 성인의 운동량을 다음과 같이 권유한다. 적어도 30분 간 중간 강도의 운동( 빠르게 걷기 등)을 일주일에 3-5회 할 것,근력 운동도 일주일에 2-3회 할 것, 그리고 매일 스트레칭을 할 것 등이다. 그런데 한인 등 소수계 시니어들의 운동량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에 좋은 것은 두뇌에도 좋다’는 말은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서, 운동을 통해 뇌세포 생성, 텔로미어 길이 연장 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된다.     필자는 문득 최근 모교 의대학장인 이은직 교수의 신념에 찬 포부를 상기해 본다.  새로운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을 통한 연구자를 육성해 한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꿈의 메시지를.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텔로미어 수명 텔로미어 길이 정신과 의사 경제적 상황운동

2023-10-02

건강을 지켜주는 3가지 습관 [ASK미국 파동의학/자연치유학-한청수 파동병원 원장]

▶문= 실제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생체 나이는 노력하면 젊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운동을 하고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나?     ▶답= 생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습관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이다.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30분씩 걷기, 명상, 요가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텔로미어 길이를 늘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7시간 이상의 숙면이다. 하루에 7~8시간의 충분한 숙면이 관상동맥성 심장질환 및 노화 예방에 중요하다. 부족한 경우 낮잠을 통해 보충하는 것이 좋다.     셋째, 텔로미어를 짧게 만드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과도한 탄산음료, 가공육, 알코올 소비는 텔로미어를 단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대신 단백질, 비타민, 오메가-3를 풍부하게 함유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이러한 음식은 혈당을 관리하고 세포 재생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한다. 또한, 생체 나이를 되돌리려면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이 세 가지에 덧붙여 황기 뿌리 물을 마실 것을 권한다. 황기 뿌리는 텔로미어 길이를 늘리도록 도움을 준다. 황기 뿌리에 들어있는 포르모노네틴, 칼리코신, 트리테르페노이도 성분이 항산화 효능과 항염증 작용을 하기 때문에 우리 몸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면역기능을 향상시켜준다. 그뿐만 아니라, 혈압 강하, 이뇨 작용, 강장 작용 등을 해서 황기 뿌리를 차로 달여 마시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황기는 4년 근에 유효성분이 가장 많이 포함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황기는 인체에 부족한 기를 보충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새살을 돋게 하는 기능이 있다. 상처가 난  곳에 새 살이 생기도록 도움을 준다. 기상하고 매일 한 잔씩 먹으면 좋다. 황기 뿌리 물 만드는 방법은 주전자에 물 1L와 잘 말린 황기 뿌리 한 주먹 정도를 넣은 후 중불에서 20분 정도 끓여주면 된다.     생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핵심은 운동, 충분한 숙면, 올바른 식사에 있다. 이와 함께 전문 한방병원을 찾아 꾸준하게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의:(213) 386-2345 / www.wbqacu.com 한청수 파동병원 원장미국 자연치유학 한청수 파동병원 황기 뿌리 텔로미어 길이

2023-09-20

[기고]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그토록 기다리고 그리워했던 해방을 맞은지도 올해로 78년째다. 1945년 8월 15일에 해방되어 국권을 회복하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 독립국으로 탄생한 과정을 아울러 광복이라 명명하여 기념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축일 중 하나다.     일제 치하 어느 날,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생 교실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사이렌 소리에 익숙한 어린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파놓은 방공호 속으로 들어가  머리위 고공으로 유유히 날아가는 미군 B29 폭격기를 쳐다보며 킬킬대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 패망 직전의 한 장면이다.     1945년 8월 15일 낮 12시, 전국에 라디오 중대 방송이 있었다. 연합군에 항복한다는 일본 왕의 가냘픈 목소리에 세상은 천지개벽하는 소리로 뒤덮였다. 산도 울고 강도 울었다. 바로 민족해방의 함성이었다. 36년간 나라 잃고 압박과 설음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던 날, 태극기는 삼천리강산에 파도를 쳤고 사람들은 흰 천에 ‘조선해방 만세’, ‘대한 독립 만세’를 써서 들고 천지가 진동하도록 소리쳤다.     각급 학교엔 하루아침에 일본인 교사는 모두 떠나고 한국인 교사만 남았다. 일본어로 하던 교과학습이 하루아침에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세요” 등 처음 써보는 한글과 처음 들어보는 한국어로 수업이 시작돼 선생도 학생도 공부하다 말고 함께 울고 웃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서울의 해방공간 종로안경 앞 거리는 어른들의 정치 집회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언제부터인지 좌우로 갈라져 시내 한복판에서도 테러와 집단싸움이 벌어졌다. 일제의 수탈로 가정 살림은 텅 빈 곳간만 남았다. 가난과 무질서로 사회 질서와 법규는 온데간데없었다. 좌파 집회는 남산에서. 우파 집회는 동대문 서울운동장에 열렸다. 시가행진에서 만난 좌우 양대집단이 종로 네거리에서 충돌하는 게 일상이었다. 남로당 계열의 좌익집단과 우익 측의 대학생 모임인전국학생총연맹, 서북청년회 등의 물리적 싸움은 미국 서부활극 영화보다 더 흥분케 하는 광경이었다.     해방된 조국 강토에 남이 그어 놓은 북위 38 도선을 경계로 남북이 갈라져 동족 간에 아니, 가족친척간에도 원수처럼 통행이 금지되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남한의 대다수 국민은 1948년 8월15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선택해 이승만 건국대통령을 지도자로 모시고 힘차게 새 출발 한 반면, 소련군 출신 독재자 김일성을 선택한 북한 동포들은 지금까지 공산 전체주의 세습정권하에서 암흑의 삶을 살고 있다.       대한민국이 출범한 지 2년도 안 된 1950년 6월25일, 북한의 김일성은 소련제 탱크를 앞세워 기습 남침,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켰다. 북한군은 남쪽 땅에 포탄을 퍼붓고 죄 없는 남녀시민들을 납치해 갔다. 그 치열한 6·25전쟁이 멈춘 지 70년, 폐허에서 일어나 눈부시게 발전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지혜롭고 부지런한 대한민국은 일 인당 국민소득 67달러에서 3만 달러로 급성장했다. 분단된 상황에서도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또 세계 6위의 군사 강국으로 도약해 선진국 반열에 우뚝 섰다.     피땀 어린 역사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이제 통일만이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나라 사랑 노래가 심금을 울린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길이 보전 대한민국 정부 해방공간 종로안경 대학생 모임인전국학생총연맹

2023-08-25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허공에서 길을 찿다

땅에만 길이 있는 게 아니다. 하늘에도 있고 바다에도 길이 있다. 마음 속 깊은 곳에도 여러 갈래 길이 있다. 돌아보면 수없이 많은 길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엎어져 무릎이 깨지기도 하고, 함박눈이 발목을 덮는 밤, 길 위에서 첫사랑의 황홀한 키스도 했다. 길 위에서 사랑을 하고 길 위에서 작별했다. 그대 떠나간 길 되돌아 오며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졌다.   고향집 떠나는 날, 탱자나무 앞에서 소처럼 크고 선한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담은 머슴아이, 새끼손가락 걸며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돌아가지 않았다. 그 애는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가 되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겠지. 유년의 책갈피에 맺은 언약은 돌아갈 수 없는 길 위에 작은 화석으로 남는다.   에드워드 호퍼의 ‘길 위에서’ 전시회가 서을시립미술관에서 4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성황리에 열린다.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잠든 호퍼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화가 중 한 사람이다. 도시의 일상적 공간을 그린 조용하고 비개성적인 인물들이 엄격한 기하학적 형태들을 통해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의 고독, 고립, 단절, 소외감 등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뉴욕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하다 예술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파리로 간 호퍼는 생동감 넘치는 파리지앵들을 관찰하며 심리적 풍경묘사라는 독특한 특징을 작품 속에 담는다. 여행은 호퍼의 그림 속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다. 전시 제목 ‘길 위에서’는 호퍼의 고향 뉴욕에서 자주 찿았던 파리,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로 가는 길 위에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성숙시킨 호퍼의 내면 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미국 국민화가’ 호퍼의 그림은 슬프지만 관객을 슬프게 하지 않는다. 호퍼 예술의 중심 주제는 외로움이지만 절제된 선, 빛과 어둠을 가르는 선명한 색체로 내면의 아픔을 정화시킨다.   광대는 하늘에서 길을 찿는다. 광대는 허공에서 줄을 탄다. 광대줄타기는 줄광대라고 불리는 연희자가 높이 3미터의 허공에 매어져 있는 35미터의 외줄 위에서 삼현육각과 어릿광대를 대동하고 줄 위에서 갖가지 방식으로 연희하는 놀이다. 줄광대는 관객과 직접적으로 또는 어릿광대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대화하며 줄타기연행을 풀어나간다. 삼현육각 협연자와 호흡을 맞춰 기예를 선보일 뿐만 아니라, 새타령이나 중타령 등을 통하여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군다.   2011년 줄타기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된다. 정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존, 전수하고 김대균 명사가 제2대 인간문화재로 인정되었다. 9살 때 줄타기를 시작한 김대균명사는 15세에 첫 신고식을 올린 뒤 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당하지만 외줄 인생의 무서운 집념으로 다시 줄 위에 선다. “줄 위에 있는 순간 모든 근심 사라지고, 자신을 내려 놓는다”고 그는 말한다.   인생은 아슬아슬한 줄타기 하는 곡예사의 나팔 소리다. 나침반 없이 보이지 않는 길을 찿아 나선다. 광대가 허공에서 줄타기 하듯 꽹과리 소리가 멈출 때까지 춤추기를 포기할 수 없다. 번쩍이는 재주와 용맹만으로 길을 찿기 어렵다. 중심을 잘 잡고, 주변의 잡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오직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걸어가면 길이 열린다. 천 갈래 만 갈래 흩어지고 만나는 세월의 틈바구니에서 벼랑 위에 걸쳐진 밧줄 움켜쥐고 길을 걷는다. 광대가 줄을 타듯 허공에서 길을 찿는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허공 에드워드 호퍼 호퍼 예술 갈래 길이

2023-06-20

“차별에 맞서 싸우는 민권 지킴이”

법률 매체 ‘내셔널 저리스트’가 LA한인타운에서 민권변호사로 활동하는 김도형(Do Kim·사진) 변호사의 활동을 주목했다.   28일 이 매체는 ‘UCLA 로스쿨 졸업생 도 김: “우리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김 변호사의 활동을 알렸다.     김 변호사는 로스쿨을 나온 뒤 지난 2009년 한인타운에서 사무실을 열고 10년 넘게 민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소수계 차별, 인종차별, 공권력 남용, 재소자 학대, 직장인 차별 등과 맞서 싸우고 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최근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민권운동 관련 피해사례 변론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체는 김 변호사 2년 전 UCLA 로스쿨 학생 등을 대상으로 비판적 인종학(Critical Race Studies)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을 도입한 노력도 조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 교육과정을 통해 예비 법조인에게 민권과 인종 문제로 야기되는 다양한 현상을 이해시키려고 했다.   그는 “나는 로스쿨 학생들에게 민권변호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배우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경험’이다. 로스쿨에서 배우고 공부하는 것과 현장 실무는 무척 다르다. 법조계가 더  다양해지고 민권 분야도 그만큼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 변호사는 그의 사무실에서 UCLA 로스쿨 학생 2명에게 일주일에 10~15시간씩 민권 교육을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민권변호사의 길이 ‘이상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토로했다. 그는 “내가 자라는 동안 인종차별 경험을 겪지 않았다면 이 길에 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1992년 LA폭동 당시 한인사회가 당한 차별과 피해도 언급했다.   그는 이경원 리더십센터(The K.W. Lee Center for Leadership, 213-321-7220, dokim@kwleecenter.org) 소장도 맡고 있으며 한인 청소년에게 LA폭동의 역사와 교훈, 커뮤니티 화합, 차세대의 역할 등도 가르치고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변호사 중요성 민권변호사의 길이 김도형 변호사 로스쿨 학생들

2022-12-28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하늘길, 마음의 길

하늘에도 길이 있다. 뭉게구름이 목화꽃잎 터트려 놓은 코발트빛 하늘에 오솔길이 보인다. 할머니 등처럼 휘어져 꾸부정하게 굽은 길 사이로 조개껍질이 둥둥 떠 있다. 직선으로 서로 교차되며 하늘바다에 그리는 구름의 추상화는 잭슨 폴록의 그림보다 부드럽고 아름답다. 끊어지며 이어지고 혹은 흩어지며 하늘길은 끝없이 펼쳐진다. 동이 트기 시작하면 하늘길은 날개를 접고 찬란한 아우라를 세상 밖으로 뿜어낸다. 하늘길은 땅의 길보다 품격이 있다. 천국 가는 길이 아침 태양처럼 아름답고 빛날 수 있다면 두려움 없이 하얀 손수건 흔들 수 있을 것이다.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 슬픈 일을 많이 보고 늘 고생하여도 (찬송가 493장)’는 예배 시간보다 장례식장에서 주로 불리는 찬송가다. 작곡가는 구한말 한국에서 활동한 미국 선교사 스왈론(Swallen, 한국명 소안련)으로 알려져 있지만 19세기 미국 찬송작가 로지(Lozier)의 작품이다. 이 곡에 가사를 붙인 윌리엄 더글러스는 스코틀랜드의 귀족인 로버트 로리의 딸 안나를 사랑했지만 로버트의 반대로 이루지 못한 애달픈 사랑을 이 곡에 담았다.     원곡 제목은 ‘The bright Hevenly Way’로 한국에서 ‘올드 랭 자인(Auld lang Syne, 작별)’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스코틀랜드 고전 포크송이다. 밝은 느낌보다는 멜로디 자체가 구슬픈 가락으로 다가와 이루지 못한 사랑노래보다는 천국환송곡으로 널리 불려진다.   철새는 하늘길 따라 훨훨 날아간다. 새들이 길을 잘 찿는 이유는 시각으로 산맥이나 큰 물줄기, 해안가 등 두드러진 지형을 잘 파악하기 때문이다. 새들은 해의 위치를 감지해 아침에는 해를 왼쪽에 오후에는 오른쪽에 두고 날아간다. 또한 새들은 태양과 별의 위치로 방향을 파악한다. 새들은 떠나야 할 시간을 안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짧아지는 것을 감지한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 가을이 된 줄 알고 남쪽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봄이 오면 북쪽으로 떠나야 할 시기라는 것을 안다.   해도 별도 보이지 않는 날에도 새들은 날기를 계속한다. 비둘기는 눈을 가려도 집을 찿아온다. 새의 몸 속에 나침반 구실을 하는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학설이 주목 받는 부분이다.   ‘젖은 낙엽을 밟고서 / 가만히 마음이 걸어갑니다 / 눈을 감고도 갈 수 있는 길 / 내 마음이 당신께 가는 길이니까요(중략) 오늘은 그림 같은 그리움으로 / 깊어진 가을의 그리움으로 / 당신 마음에 내리는 낙엽이 되어’-이상진 ‘마음의 길’ 중에서.   사람에게는 사람의 길이 있고 마음에는 마음의 길이 있다. 사람의 길은 올바른 길이고 방향을 바꿀 수 없는 길이다. 마음의 길은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지고 다시 만나는 길이다. 사랑은 평행으로 달리는 두 길이 서로 만나는 교차점이다.   갈 길이 멀 수록 천천히 부지런히 가야 목적지에 도달한다. 마음을 비우면 길이 잘 보인다. 뿌옇게 탁해지면 앞이 안 보인다. 길은 길 일 뿐이다. 도달하지 못해도 안달할 필요 없다. 불타며 찬란했던 길이 끝나는 곳에 또 다른 길이 펼쳐진다.   박노해 ‘도토리 두 알’로 마음의 길을 다잡는다.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중략) 크고 윤 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가을 길이 너무 빨리 끝난다고 슬퍼하지 않고 참나무 도토리 줍기를 계속한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하늘길 마음 하늘길 마음 당신 마음 가을 길이

2022-10-25

[열린광장] 내 맘속의 ‘쇠 침대’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라는 이야기가 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잡아 늘이고 줄이는 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는 힘이 엄청나게 센 거인 악당으로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강도질을 일삼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는데, 그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누이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서 죽였다고 한다. 침대에는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 그 어느 누구도 침대에 키가 딱 들어맞는 사람은 없었다고 전한다.   말하자면, 이 황당한 신화는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뜯어고치려는 행위,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횡포로 비유되면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라는 심리학 용어까지 만들어 내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쇠 침대’ 하나쯤은 마음속에 하나씩 감춰 두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각자가 가진 나름의 원칙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누구나 자기 생각과 가치관이 있으니 일단은 ‘내 기준’의 편견이 우선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나’이고 나의 말과 행동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 또한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허나, 백 번을 양보하여 개인과 작은 집단이 가진 이 ‘쇠 침대’가 이기(利己)와 다양의 산물이라고 치더라도. 나아가 그것이 절제 없이 확대되어 사회 통제의 기준으로 발전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왜냐면 그런 ‘나’들이 모이고 쌓이면 ‘패거리’가 된다. 그렇게 길들여진 사람들은 평생 ‘우리 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기준’을 고집하면서 세상을 재단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 구조를 획일적으로 이런 잣대의 침대들을 깔아 놓고 그에 맞추려고 한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일까? 그것은 요즘의 서구적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대놓고 그렇게는 못한다.   지금 지구촌 각 곳에서 집권 세력 주변에는 이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를 설치해놓고 나라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요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특히 남미 어떤 나라의 통치권자가 그렇고, 내 고향 나라와 그 북쪽에 포진하고 있는 권력자들이 그렇다.   그들은 소리 없이 아무나 잡아다가 침대 길이에 자기들 구미대로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의 침대에는 길이를 조정하는 비밀장치가 있어서일까? 그들은 그것을 ‘개혁’ 이니 ‘’척결‘이란 미명으로 프레임을 씌워 상대를 잡아 늘이고 줄이려는 불법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 시대 왕조 사회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의 날마다 그들의 거짓말에 속아 멋모르게 덫에 걸려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레닌과 볼셰비키 혁명 이후 스탈린 시대의 구 소련에서도 이와 대동소이한 일들이 저질러진 것은 우리는 역사에서 배웠다. 그런 가하면 지금의 대명천지 21세기에도 우리 고국 북쪽에서는 이런 식의 ’동물농장‘을 개업한 이후 70년이 흘렀다. 이렇듯 그들은 케케묵은 원조 공산주의자 레닌의 바이블인 선동 선전술을 환생시켜 국민을 편 가르고 우민화(愚民化)시켰다.   하지만 그처럼 흉악한 악행도 동시대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서 끝장이 났던 사실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테세우스는 프로크루스테스를 잡아 같은 침대에 눕히고 똑같은 방법으로 머리와 다리를 잘라 처치해 버림으로써 이 신화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마치 못된 놈에게 늘 당하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눈은 눈으로 갚아 준다‘는 아이러니한 심리적 징벌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보복은 끔찍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을 열광케 하기도 하니까.   지난 몇 해 동안 우리 조국에서 일어났던 드라마 같은 실제 상황을 여러 기록을 통해 다시 한번 훑어보다가 문득 떠오른 그리스 신화 한 토막이었다. 손용상 / 소설가열린광장 맘속 침대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침대 길이 그리스 신화

2022-07-15

[오늘의 생활영어]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Brittany is talking to her sister Emily on the telephone … )   (브리트니가 동생 에밀리와 통화하고 있다…)   Brittany: I'm sorry I can't come to the picnic.   브리트니: 피크닉에 못가서 미안해.   Emily: What's your excuse this time?   에밀리: 이번엔 이유가 뭐야?   Brittany: The kids have back-to-back dental appointments.   브리트니: 아이들 치과 예약이 연달아 잡혀있어.   Emily: Why can't you change them?   에밀리: 왜 바꾸면 안돼?   Brittany: I put them off once and it took two months to get two more.   브리트니: 한번 바꿨다가 예약 두 번 하는데 두 달 걸렸어.   Emily: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에밀리: 뜻이 있으면 길이 있겠지.   Brittany: I really want to come.   브리트니: 나도 정말 가고 싶어.   Emily: Then you'll figure out a way.   에밀리: 그러면 방법을 찾겠지.   Brittany: I suppose I could come late.   브리트니: 늦게 갈 수는 있겠지.   Emily: There I knew you would think of a way.   에밀리: 그거 봐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지.   Brittany: What time will it be over?   브리트니: 피크닉은 언제 끝나니?   Emily: I would say about 5:00.   에밀리: 5시 정도.   Brittany: We can probably be there about 4:00.   브리트니: 한 4시 정도면 갈 수 있을 거야.   기억할만한 표현   * put (something) off: 뒤로 미루다 연기하다     "She always puts studying off until it's too late." (그녀는 항상 공부를 너무 늦게까지 미룹니다.)   * figure (something) out: ~를 알아내다     "I thought he figured out a way to take the week off from work." (저는 그 사람이 직장에서 한 주 휴가 낼 방법을 찾은 줄 알았는데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길이 way 동생 에밀리 come late california international

2022-06-22

“한국적인 것 살리는 게 미국직장에서도 중요”

미국에서 손꼽히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그룹 비아콤(Viacom)에서 콘텐트배급 재무전략 부문 고위직을 지낸 정승희 전 부사장이  ‘문화를 넘으니 길이 보였다’ 책을 출간하고 출판사인회를 개최한다.   정 전 부사장은 한국이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로욜라 메리마운트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정 전 부사장은 한국으로 귀국하려 했으나 미국 회사에서 1년만 경력을 쌓고 싶어 인턴을 하다가 정직원이 됐고, 20년간 미디어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게 됐다.     이후 워너브러더스, NBC유니버설을 거쳐 비아콤에서 부사장까지 지내는 등 미국 유수의 대기업 3곳에서 탄탄대로를 걷는 이례적인 경력을 쌓게 됐다. 정 전 부사장은 비아콤에서 45억 달러 규모의 콘텐트 배급 협상을 담당하는 핵심 일을 맡아봤다.   정 전 부사장의 ‘문화를 넘으니 길이 보였다’ 책(사진)은 ‘부딪쳐라! 스며들어라! 그리고 내 자리를 차지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이 책에서 정 전 부사장은 한국에서 온 유학생 시절부터 미국 대기업 부사장에 오르기까지의 생존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정 전 부사장은 “미국 대기업 직원 중에 아시안이 많지만 중간 간부 이상이 되면 살아남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한국인들이 이런 시행착오를 어떻게 줄일까 하는 심정으로 생각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책은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 출간됐는데, 미국 직장 생활에 필요한 영어 표현들도 소개하고 있다.     정 전 부사장은 책 출간과 관련해 “미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나를 없애고 미국화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뿌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존중받지 못한다”며 “한국적인 것을 잘 살려서 다양성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 미국 직장에서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 전 부사장은 “미국에서 다양성 이슈는 소득 수준, 결혼 형태, 가정 형태, 종교, 신념 등 다층적인 이슈로 발전하고 있는데, 앞선 기업일수록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출판사인회 ▶일시: 3월 26일(토) 오후 2시~5시 ▶장소 : 277 5th Ave 6FL Lounge New York, NY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정승희 정승희 전 비아콤 부사장 '문화를 넘으니 길이 보였다' 정승희 책 출간 사인회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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