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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늘이다’와 ‘늘리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발언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일까, 일자리를 늘이겠다는 것일까?
 
동사 ‘늘리다’와 ‘늘이다’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지만 일자리를 늘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데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늘이다’는 본디보다 더 길게 하다는 뜻의 동사다. “고무줄을 늘이다” “엿가락을 쭉쭉 늘이다”와 같이 사용한다. 이 밖에 “머리를 땋아 늘이다”처럼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늘리다’는 물체의 길이·넓이·부피가 이전보다 커지다, 수·분량·시간이 많아지다, 힘이 큰 상태가 되다, 재주·능력·살림이 좋아지다는 뜻을 가진 ‘늘다’의 사동사다. “모집인원을 늘렸다” “체중을 서서히 늘리다” “휴식시간을 늘려 달라” “치맛단을 늘려 입었다” “가게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빠르게 세력을 늘려 갔다” “재산을 늘려 부자가 됐다” “영어 실력을 늘리다”와 같이 사용할 수 있다.
 
탄력성이 있는 물체에 힘을 가해 잡아당기거나 압력을 주어 길이가 길어지게 하는 경우엔 ‘늘이다’를 쓰면 되나 수량·시간, 길이·넓이·부피·세력, 재산·실력 등이 더 많아지거나, 커지거나, 나아지게 하는 경우엔 ‘늘리다’를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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