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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양용은 보러가자

골프 선수들의 꿈의 무대로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메이저대회인 US 오픈 챔피언십.  올해로 111회째를 맞는 US오픈 챔피언십 대회가 16일(목) 오전 10시 몽고메리 베데스다에 위치한 콩그레셔널 컨트리 클럽에서 열린다.  7일 현재 US 오픈 챔피언십 출전을 확정지은 한국(계) 선수는 모두 10명이다.  지난달 제 5대 메이저 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컵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최경주를 비롯 2009년 아시아인 최초 메이저대회(PGA 챔피언십)를 차지한 양용은이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계인 앤서니 김(한국명:김하진), 케빈 나(한국명:나상욱)를 비롯 지난 시즌 일본 프로골프 상금왕 출신인 김경태, 2010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자인 정유진, 김도훈, 배상문 등도 명단에 올랐다.  여기에 한국 골프의 신세대 스타인 노승열과 올해부터 미 PGA 투어에서 뛰는 강성훈이 6일 오하이오와 테네시주에서 열린 지역예선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며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편 최경주는 지난 2007년 타이거 우즈가 같은 장소에서 주최한 AT&T내셔널에서 우승하는 등 콩그레셔널 컨트리 클럽과는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어 또 한번 한인 골프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소: 8500 River Road, Bethesda, MD 20817-2699  허태준 기자

2011-06-07

"최경주 이름 건 골프대회, 12년 쌓은 인맥 있어 걱정 안 한다"

3년 전부터 준비…더 미룰 수 없어 마음 굳히니 골프 술술 풀리더라 해외 유명선수들도 참가 밝혀 자원봉사자·지역 함께 발전할 것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 대회를 만들기로 결정한 최경주(41·SK텔레콤)를 만났다. 최경주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지난달 2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다. 최경주는 인생 후반전의 설계도를 그리면서 “내 이름을 딴 대회를 만들겠다고 결정한 것과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시작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최경주는 대회장인 플로리다주 잭슨빌로 날아갔다. 그러나 캐디백이 오지 않았다. 큰 대회라 월요일 오후부터 신경 쓰고 연습을 해야 했는데 할 수가 없었다. 평소라면 화가 났을 터였다. 그런데 짜증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제발 오기만 해라, 덕분에 그 시간에 잘 쉬는 것도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최경주는 말했다. 경기 전날인 수요일에도 마음이 평화로웠다고 한다. “코스는 매우 어려운데, 사실 무서운데, 이런 코스에서 어떻게 언더파를 칠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던 코스였다. 그런데, 마음이 편하니 경기가 술술 풀렸다”고 최경주는 말했다. 그리고 그는 연장전을 벌인 끝에 우승했다. 최경주가 마음이 편했던 이유는 대회 직전 ‘KJ Choi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3년 전부터 준비하던 것인데 올해를 넘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폰서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계속 미루다가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대회 직전 개최 결정을 했다. 나머지는 천천히 풀어가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 결정을 내리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졌다”고 말했다. 평온한 마음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란 커다란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KJ Choi 인비테이셔널은 더욱 빛이 나게 됐다. 그는 “가진 것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니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건 대회에 나갔을 때 매우 보람이 컸다고 한다.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아널드 파머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만든 대회는 선수로서의 긍지도 크지만 지역 사회와 대회가 함께 발전하는 커다란 계기를 마련하기 때문이란다. “지역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로 나서 대회장에 로프를 친다든지 쓰레기를 줍는다든지 스코어보드 관리 등 궂은 일을 도맡는다.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회가 짜임새 있다. 악천후로 대회 일정이 바뀌면 자원봉사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그런데도 전혀 짜증을 내지 않는다. 대회를 마친 뒤 수익금이 발생하면 지역의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그걸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그런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잭 니클라우스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만든 대회에는 유명 선수들이 앞다퉈 참가한다. 최경주가 만든 대회에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올까. 최경주는 “내가 12년 동안 투어를 뛰면서 적어도 인심을 잃지 않았다. 미국에서 아주 멀지만 유명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고 했다. 그가 PGA투어의 유명 스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매너다. “동반 선수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다들 매너를 지키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어떤 선수들은 일부러 욕을 하고 카메라가 안 보이면 가방을 걷어찬다든지, 서 있는 가방을 일부러 넘어뜨린다든지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 자기 화를 못 이겨 하는 측면도 있지만 상대방을 어수선하게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 마찬가지로 나도 경기를 하다 보면 클럽을 해저드에 던져버리고 싶고, 발로 뭔가를 차 버리고 싶은 충동도 있다. 그러나 상대의 그런 모습이 싫었기 때문에 단 한 번도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런 행동으로 이득을 보는 것도 원치 않고 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내 마음만 곪아 간다. 그런 행동을 한다면 내가 어떻게 나눔이라는 말을 쓸 수가 있겠는가. 나와 함께한 선수들이 나를 통해 축복을 받고 반대로 그 선수를 통해 내가 축복을 받고 싶다. 안 되면 내가 가서 등도 두드려주고, 이번 주로 끝나는 게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도 해주고. 그런 친분이 있어서 행복하게 산다.” 최경주는 프레지던츠컵(미국 대 다국적 연합 팀 골프 대항전)에서 만난 선수들과 특히 친분이 있다고 한다. 최경주는 “팀워크를 다지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 한국에서 내 이름을 딴 대회를 열겠다고 했더니 모두들 참가 의사를 밝히더라. 미국팀에서 뛴 선수도 부를 것이다. 스케줄이 괜찮아 유명 선수가 몇 명 올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골프계에 변화를 주는 좋은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민감한 질문도 했다. 최경주는 PGA 투어에서 8승을 거뒀지만 메이저 우승은 없다. ‘메이저 무관이 불운 때문일까, 실력 탓일까’ 하고 물었다. 그는 “아직 실력이 안 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경주는 “깊은 러프에서 탈출하는 방법이나, 딱딱한 그린에 세우는 능력, 그린 주위 쇼트게임 등 메이저 대회에선 다른 대회보다 고난도 기술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이 해 보지 못한 것들이고, 실수했을 때 벌이 크기 때문에 경기 중에는 불안하다. 특히 US오픈은 러프에 가면 매우 피곤한 상황이 생기니 티샷이 무척 부담스러워진다. 그린을 놓치면 또 파 세이브가 굉장히 어려우니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12년차가 되어서도 이런 불안감을 완전하게 극복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메이저 우승은 다른 것이고, 그래서 메이저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전망은 밝다. 불안감이 봄 눈 녹듯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올해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메릴랜드주 콩그레셔널 골프장은 최경주가 2007년 AT&T 내셔널 초대 대회에서 우승한 코스다. 브리티시 오픈이 열리는 영국 로열 세인트 조지에서도 좋은 추억이 있다고 최경주는 말했다. 마스터스는 특히 자신감이 있다고 한다. 그는 “오거스타엔 러프도 거의 없고 한 번 실수를 해도 내 실력으로 복구가 가능하다. 내가 빠른 그린을 아주 좋아하고, 갤러리 수준이 높아 경기하기도 편하다. 아무런 부담이 없다. 의욕과 코스 수준이 맞아떨어져 긍정적인 상승작용이 일어난다”고 했다. 최경주는 “하나님이 나에게 퍼트의 재능은 주지 않으셨다. 그러나 그만큼 노력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이만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메이저 대회에 대처하는 자세도 조금씩 달라졌다고 한다. “무리하게 코스를 도는 것보다는 연습일 중 하루는 칩샷 연습만 한다. 퍼트는 두고4가지 웨지를 가져가 그린을 놓쳤을 때 완벽하게 파 세이브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하루는 웨지 없이 퍼트만 한다. 하루에 9홀씩 두 번 라운드를 해준다. 모든 코스를 다 돌아봤기 때문에 무리한 연습보다는 세밀하고 침착하게 준비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KJ Choi 인비테이셔널 같은 선수의 이름을 딴 대회는 한국에서 처음 생기는 대회다. 그는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지만 30~40년이 지났을 때, 엄청나게 큰 대회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스윙을 개조하고 몸을 다시 만들 때 많은 사람이 ‘슬럼프다’ ‘지는 해다’ ‘한물갔다’는 등 다양한 표현으로 나를 힘들게 하더라. 그러나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가 세상을 바꾼다. 칭찬하는 한마디, 격려하는 한마디가 동료를 살린다. 주위 사람을 격려하고, 감싸안아야 한다. 그런 생각들을 가진 것이 내가 이 자리에 오게 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앞으로 5~6년은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 비전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최경주는 “최경주 재단을 통해서, 또 KJ 인비테이셔널 같은 대회를 통해서 어두운 곳에 있는 아이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2011-06-07

최경주, 메모리얼 토너먼트 1R 공동 22위

'탱크' 최경주가 메모리얼 토너먼트 첫째날 선두와 4타차 공동 22위를 기록했다. 최경주는 2일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무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ㆍ726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중간 합계 2언더파 70타로 공동 22위에 올랐다. 선두 그룹은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크리스 라일리(미국)가 6언더파로 맹타를 휘두르며 공동 1위자리를 차지했다. 전반 플레이 중 6 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좋은 출발을 한 최경주는 후반 1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3언더파를 찍었지만 곧바로 12번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14번홀에서 다시 버디에 성공한 최경주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아쉬운 첫째날을 보냈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는 최경주와 같은 2언더파로 공동 22위에 이름을 올렸고 왼손잡이 필 미클슨은 이븐파 공동 52위를 기록했다. 도널드 미클슨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찰 슈와즐은 미클슨과 같은 공동 52위다. 찰리위는 버디 3개를 기록했지만 보기가 4개나 돼 1오버파 73타로 공동 67위를 마크했고 '영건' 노승열과 정연진은 4오버파 공동 95위에 함께 올라 하위권에 머물렀다. 잭 니클로스가 주최하는 이 대회에서 지난 2007년 우승한 경험이 있는 최경주가 2라운드에서 퍼팅에 더 집중한다면 니클로스와 한 번 더 저녁식사를 가지는 것은 물론 상금 300만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기자 ◇주요선수 1라운드 순위 1.크리스 라일리 -6 66 로리 매킬로이 66 22.최경주 -2 70 67.찰리 위 +1 73 95.노승열 +4 76

2011-06-02

"최경주는 사람냄새 나는 최고의 선수, 나이스 가이다"

선수·캐디는 원래 상하관계 엄격 K.J. Choi와는 가족 같은 사이 우승 땐 상금 10% 캐디몫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으로 최소 17만 달러 번 셈 지난달 22일 제주에서 끝난 SK텔레콤 오픈에선 최경주(41·SK텔레콤)가 주인공이었다.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뒤 곧바로 한국 대회 출전을 위해 금의환향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최경주의 우승까지는 베테랑 캐디 앤디 프로저(59·스코틀랜드·사진)의 도움도 컸다. 프로저를 만나 투어 캐디의 세계를 들어봤다. “와이프(wife)같다고요? 선수가 옳은 생각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제 때 조언을 해주기 때문에 (K.J. Choi가) 그렇게 얘기한 것 같군요.” 최경주의 캐디로 9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앤디 프로저. 그는 최경주의 PGA 투어 통산 8승 가운데 6승을 합작했고, 캐디 경력 31년 동안 42승을 일궈낸 베테랑 캐디다. ‘최경주가 당신에 대해 형 같고 아내 같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고 묻자, 프로저는 “‘와이프 같다’는 얘기는 한국식”이라며 피식 웃었다. 그는 “하지만 최경주가 그렇게 얘기했다니 기분 좋다. 집안에서 아내가 그러듯 캐디는 선수가 최상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타이밍에 정보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저는 지난달 15일 끝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8번 홀(파4·462야드)에서 차분하게 경기 운영을 도와 최경주의 우승을 이끌었다. 3라운드까지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했던 최경주가 3번 우드 대신 드라이버를 사용하려고 하자 “그럴 필요가 없다. 1타 차니 마지막 홀에서 파를 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며 말렸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한 데이빗 톰스(미국)와 연장전을 치렀지만 그래도 우승은 최경주의 몫이었다. “지난해 이 홀에서 최경주는 1~3라운드까지 우드 티샷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날 맞바람이 불자 거리 손실을 우려한 나머지 드라이버 티샷을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볼이 바람에 밀리면서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프로저는 이번 대회 마지막날 드라이버를 잡으려던 최경주를 성난 아내처럼 뜯어 말렸다. 캐디 입장에선 기량이 뛰어난 선수의 캐디를 하고 싶어하지만 선수는 반대로 빠른 판단력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캐디를 원한다. 프로저는 “선수가 캐디의 정보를 신뢰하려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많은 경기를 하다 보면 선수나 캐디나 특정 홀에서 안 좋았던 경험이 있게 마련이다. 캐디는 다른 전략을 세워 선수가 그 홀에서 나빴던 기억을 없애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프로저가 생각하는 캐디의 역할론이다. “최경주는 내가 일하는 골프 세계에서 만난 선수 중에 ‘사람 냄새’가 나는 최고의 선수다. 한마디로 나이스 가이(Nice guy)다. 그래서 동생 같고 가족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인간적인 감정들이 쌓여 최경주와는 캐디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 프로저는 캐디에겐 ‘3Up’의 원칙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제 시간에 나타날 것(Show Up), 둘째는 경기 중에 재빨리 선수를 쫓아와 다음 샷 준비를 하고 있을 것(Keep Up), 셋째는 선수에게 (특히 클럽 선택과 관련해)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 것(Shut Up)이 그것이다. 인내심이 없으면 캐디의 역할을 해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최경주와 프로저는 가족 같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많은 선수와 캐디는 이처럼 수평적이지 않다. 보스(선수)와 부하(캐디)의 수직적인 성향이 더 강하다. 보스의 한마디에 직장을 잃기도 한다. 투어 무대에서는 ‘어떤 캐디가 내일 해고될 것이라는 것을 그 자신만 빼고 모든 캐디가 다 알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캐디의 가장 큰 고민은 뭘까. 단적으로 ‘노(No)’라고 쉽게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차적인 클럽 선택은 선수의 몫이고, 캐디는 그 선수의 조언 요청에 답할 뿐이다. 프로저는 “캐디는 용기로 하는 게 아니다. 선수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판단과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선수와 언성을 높이면 ‘실직’으로 이어진다. 또 선수 못지않게 잦은 부상에 시달려야 한다. 4라운드 경기라면 통상 연습라운드 1회에 프로암까지 합해 주당 6라운드(라운드당 7~8㎞)씩 총 48~50㎞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kg 안팎의 무거운 골프백을 메고 걷기 때문에 고질적인 허리부상에 시달린다. 더 큰 애환은 실수다. 프로저는 2003년 9월 유러피언투어 독일 마스터스에서 최경주를 처음 만났을 때 한 가지 사실을 숨긴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오른쪽 어깨에 골절상을 입었는데 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골프백을 왼쪽 어깨에 메고 나가면 될 것 같았다. 처음 3개 홀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오른쪽 어깨의 통증 때문에 더 이상 백을 메고 걸을 수가 없었다. 결국 최경주에게 사정을 얘기한 뒤 끄는 카트를 구해 4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프로저는 결국 이 대회에서 최경주가 우승을 했지만 이 같은 캐디의 모습은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수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다음은 이미 다 알려졌지만 PGA 투어 캐디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최악의 캐디 실수 사례’로 꼽히는 얘기다. 1999년 영국 카누스티에서 벌어졌던 브리티시오픈 마지막 홀. 캐디 크리스토프 앤지오리니는 장 방 드 벨드(프랑스)에게 어프로치 샷을 2번 아이언으로 하도록 권유했다. 그 홀에서 6타만 기록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이 프랑스 선수는 7타를 잃는 바람에 결국 연장전에 나갔다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날려버렸다. 캐디의 보수는 어떨까. 전문 프로 캐디는 주급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따로 받는다. 평균 주급은 1000달러 정도이고 톱클래스 캐디의 주급은 1200~1300달러 정도 된다.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우승 때 10%, 톱5 진입 때 7%, 예선통과 때 5%)를 별도로 받는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PGA 투어 단일 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171만 달러였다. 일반적인 관례로 비춰볼 때 프로저는 이번 우승으로 최소한 상금의 10%인 17만 달러를 번 셈이다. 웬만한 프로골퍼보다 돈을 많이 버는 ‘황제 캐디’도 있다. 타이거 우즈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다. 그의 연봉은 150만 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캐디의 수입은 선수의 경기력과 직결돼 있다. 성적에 따라 수입도 요동친다. 캐디들은 또 교통비와 숙박비 등 모든 경비를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캐디들끼리 카풀을 하여 이동하고 싼 모텔을 이용하면서 경비를 절약하기도 한다. 캐디 프로저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경주의 우승을 도우면서 어떤 명예를 얻었을까. 그는 “K.J Choi는 ‘월드스타’에서 ‘슈퍼스타’로 도약했고 나는 캐디로서 ‘그레이트 아너(Great honor)’의 영예를 안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번의 영광스런 자리가 남아 있다”고 했다. 5년 안에 최경주와 마스터스의 그린재킷을 합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창호 기자

2011-05-31

우승컵 들고 온 최경주…"재기하겠다는 약속 지켜, 이긴 순간 눈물 쏟아졌다"

"(우승을 못했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경주(41.사진)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최경주는 "다시 시작한다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특급대회에서 우승한 소감은.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이것이 꿈이 아니고 현실이라는 생각을 했다. 팬들과 스폰서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좋은 성적을 냈다." -우승했을 때 울먹였는데. "3년 전 우승을 마지막으로 부진이 계속됐을 때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 자신과 팬들에게도 재기를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우승한 순간 힘들었던 지난 세월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의 의미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5의 메이저로 불리지만 사실 PGA투어 대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 못지않게 자부심을 느낀다. 대회가 열린 소그래스TPC에는 태극기가 내년까지 걸려 있을 것이다." -4대 메이저대회 우승 가능성은. "벌써 내년 마스터스를 준비하고 있다. 골프가 컨디션에 크게 좌우되는 스포츠라 특정 메이저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매 대회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나이가 40세를 넘었는데 체력적인 문제는 없나. "몸 상태는 30대 초반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기록을 봐도 그때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비거리 욕심을 버리고 나만의 색깔을 내려고 한다." -올해의 목표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프레지던츠컵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고 본다. 그리고 세계랭킹이 15위까지 올라갔으니 올해 목표는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PGA 투어에서 몇 승을 더 추가할 수 있겠는가. "이번 우승으로 8승을 올렸으니 9 10승은 쉽게 오리라고 본다. 이번 우승이 터닝포인트였다. 내 생애 최고 랭킹이 5위였으니 다시 역대 최고 랭킹에 근접해 올라가 보고 싶다."

2011-05-17

"그의 외모는 텔레비전에 잘 안맞는다"…'최경주 우승 깎아내리기' 논란

"최경주는 텔레제닉(telegenic)하지 않다." 최경주(41)가 텔레비전에 잘 맞는 외모가 아니라는 얘기다. ESPN 골프 칼럼니스트 진 워처코프스키가 '젊은 선수들이 PGA투어에서 더 잘해야 된다'는 제하의 칼럼에서 최경주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비아냥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경주의 우승이 PGA투어를 깎아 내렸다는 표현도 썼다. 그는 우승자 최경주와 2위 데이비드 탐스(44) 3위 폴 고이도스(46)가 모두 3~5년 전 소니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로는 우승이 없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1~3위가 모두 40대인 것은 골프 발전에 심각한 저해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보는 17일 칼럼을 쓴 워처코프스키와 인터뷰 그가 쓴 칼럼에 관한 해명을 들어봤다. 글에서 영어 못하는 40대 아시안이 우승한 것이 못마땅하다는 뉘앙스가 풍긴다는 말에 그는 강하게 부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PGA투어서 우승한 선수들의 대다수가 20~30대 선수다. 40대는 최경주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종전 4개 대회 우승자도 모두 32세 이하다. 시기에 부적절한 칼럼 아닌가? “내 칼럼은 PGA투어가 더스틴 잔슨(26), 닉 와트니(30) 등의 젊은 선수들이 수퍼스타로 성장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벤 호건, 아놀드 파머, 잭 니클로스, 닉 팔도, 그렉 노먼 그리고 타이거 우즈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광고주와 일반 팬들은 차세대 스타를 원하고 있다. 올 시즌 40대 선수가 3명만 우승한 것은 사실이다. 또 젊은 선수들이 많이 우승하긴 했지만 그 중 이렇다할 스타는 나오지 않았다.” -최경주가 ‘텔레제닉’하지 않다고 했다. 올 시즌 다른 우승자들은 텔레제닉했다는 의미인가? 최경주 우승 직후 이 글이 나온 데 대해 많은 팬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런 뜻이 아니다. 그 문장에서 그런 느낌이 났다면 사람들이 잘못 받아들인 것이다.” -탐스가 우승했어도 같은 내용의 칼럼을 썼을 것인가. “탐스가 아니라 고이도스가 우승했어도 똑같은 내용의 글을 썼을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보다 힘을 내야 한다. 이번 대회서 1~3위가 모두 40대 선수들이었다. 이들이 앞으로 메이저 우승이나 투어를 장악할 가능성은 희박한 게 사실이다.” -최경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항상 성실하고 매너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를 비하할 뜻은 전혀 없었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11-05-17

우승 헌납 탐스 "욕심낸 게 패인"

16번 홀에서 안전하게 파로 막았어야 했는데…." 5년여 만에 PGA투어 우승을 노렸던 데이비드 탐스(44.사진)가 과욕을 부린 것을 후회했다. 대회 마지막 날 연장 접전 끝에 최경주에 분패한 탐스는 2001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투어 통산 12승을 거둔 베테랑 플레이어. 하지만 16번 홀(파5)에서 욕심을 부리다 도리어 1타를 잃고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다. 탐스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최경주가 16번 홀에서 레이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는 안전하게 파를 노렸어야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16번 홀에서 워터해저드를 가로질러 두 번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릴 작정을 하고 샷을 시도했으나 공이 물에 빠지는 최악의 결과를 냈다. 탐스는 "투온이 가능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생각대로 돼서 2타 차로 달아난다면 최경주에게 많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입맛을 다셨다. 연장 첫 홀에서도 탐스는 손쉬운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탐스는 2006년 1월 소니오픈 우승 이후 이날까지 준우승만 6번하고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그는 메이저대회 챔피언 출신답게 "우승을 했더라도 내 인생에 달라질 것이 뭐가 있겠느냐. 앞으로 조금 더 자신감을 얻을 뿐"이라며 "또 우승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2011-05-16

"퍼팅만 하루 8시간 훈련…홀에 찰싹찰싹 붙더라"

'탱크' 최경주(41)가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원동력은 바로 퍼팅이었다. 최경주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13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뒤 연장에서 데이비드 탐스(44)를 제쳤다. 2008년 소니오픈 우승 이후 40개월 만에 통산 8승째를 기록하면서 상금 171만 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3위로 올라섰다. 최경주는 퍼트 감이 타고난 선수는 아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지독한 훈련으로 퍼트 실력을 향상시켰을 뿐이다. 그는 지난 4월 마스터스 기간 중 본지를 통해 멘토가 돼 달라고 요청한 양지웅(14)군에게 보낸 편지에서 "퍼터를 대기만 하면 홀에 찰싹 달라붙거나 들어가도록 연습할 수 있다"고 했다. 최경주는 양군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몰입이 중요하다. 하루에 8시간씩 퍼트 연습만 해 보라. 쉽지 않다. 퍼트를 오래하면 질리니까 칩샷도 해 보고 다른 샷도 쳐 보고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퍼트 기술의 정점에 가지 못한다. 그러나 인내하면서 훈련하면 무아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다. 그냥 홀을 한 번 보고 툭 건드리면 들어가는 수준에 오르게 된다. 그렇게 연습하지 못하면 실수가 반복되고 습관으로 굳어 버린다."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의 몰입과 안정된 퍼트는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경주의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7개로 6위였고 결정적일 때 더 잘 넣었다. 유명한 아일랜드 홀인 17번 홀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가장 빛났다. 최경주의 티샷은 홀에서 12m 거리에 멈췄고 탐스는 5.5m 버디퍼트를 남겨 뒀다. 그러나 최경주는 2퍼트로 파를 잡아 마무리했고 탐스는 3퍼트를 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총상금 950만달러 우승상금 171만달러다. 금전적으로는 메이저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마스터스(총상금 750만달러)를 압도한다. 코스는 매우 어려워 변별력이 뛰어나다. PGA투어는 이 대회를 메이저보다 더 권위 있는 대회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2011-05-16

최경주 우승의 숨은 힘 '초이스 보이스(Choi's Bois)'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골프의 세계화를 더 없이 잘 보여준 장이었다." 플로리다 지역신문 '팜비치 포스트'는 16일 최경주(41) 그리고 그를 나흘 동안 따라다니며 응원한 '초이스 보이스(Choi's Bois)'를 두고 이렇게 전했다. 〈관계기사 3면> 최경주가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데이비드 탐스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을 때 그 누구보다 그의 우승을 기뻐했던 팬들이 있었다. 바로 최경주 비공식 팬클럽인 초이스 보이스다. 초이스 보이스는 말 그대로 '최경주를 응원하는 남자들'이라는 뜻. 프레드 펑크 팬 클럽인 'Funk's Punks'에서 이름을 따왔다.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석유회사 부사장을 지내고 있는 바비 페이지 씨를 비롯해 그의 아들 보 페이지(30)와 브래드 페이지(27) 알렉스 커클랜드(30) 커티스 그리블(27) 데이비드 클레이튼(30)이 멤버들이다. 이들은 대단한 골프광이다. 만나면 골프를 치거나 골프 경기를 시청하고 대화 화제도 항상 골프다. 그런데 왜 느닷없이 최경주 팬클럽을 만들었을까? 바비 페이지 씨는 2005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경주를 보고 그에게 매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PGA 선수들의 플레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대다수가 보기를 범하는 등 실수를 하면 영락없이 욕설을 퍼붓고 화를 냈다. 그러다 최경주를 보게됐다. 그는 버디를 잡든 더블보기를 하든 갤러리를 대하는 태도가 한결 같았다. 보기를 해도 누군가 박수를 보내면 웃으며 인사를 했다. 그 어떤 골퍼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고 우리 멤버들이 다 그렇게 느꼈다. 친구같은 이미지가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 매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으로 골프여행을 떠나 최경주를 응원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응원전에 나섰다. '초이스 보이스'라고 글자가 박힌 검정색 T셔츠를 입고 나흘 내내 그를 응원해 언론에 알려지게 됐다. 최경주도 이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서인지 연장 접전 끝에 데이비드 탐스를 누르고 우승을 거머쥐는 감격을 누렸다. 최경주 매니저 임만성 씨는 "그들의 응원이 최프로에게 경기 중 편안한 마음을 갖게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임 매니저는 "연습라운드 도중 응원단을 발견한 최 프로가 저 사람들이 누구냐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바비 페이지 씨는 "첫날부터 계속 같은 T셔츠를 입고 응원해 기분이 조금 찝찝했지만 그래도 그가 우승해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클레이튼 씨도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최경주가 잇달아 짧은 퍼팅을 놓쳐 좀 불안했는데 혹시나 17번홀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게 아닐까 했다. 최고의 샷이었다. 그가 우승해 최고의 골프여행이 됐다"고 말했다. 최경주 역시 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팬들 앞에서 우승을 거머쥐어 더욱 뜻깊은 우승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그들의 응원과 사랑이 큰 힘이 됐다. 그 먼 테네시주에서 오로지 나를 보기 위해 왔는데 어떻게 들뜨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난 그들과 어떤 친분도 없는데.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우승 시상식장에도 이들을 초대해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골프채널의 제이슨 소벨 기자는 이 장면을 보고 "그동안에는 팬이 먼저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게 관례였지만 최경주가 이를 깼다. 그는 나이스 가이이기 때문"이라고 우스꽝스럽게 전했다. 페이지 씨는 "우리도 이번에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그런 것들 아닌가?"라며 웃었다. 오는 19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SK텔레콤대회에 출전하는 최경주는 "한국에서도 '초이스 보이스' T셔츠가 왠지 히트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원용석 기자

2011-05-16

최경주 "16번홀에서 지는 줄 알았다" 캐디 앤디 도움 커

"16번홀에 있을 때만 해도 이 대회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도왔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제5의 메이저골프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경주는 15일 PGA투어 공식 인터뷰에서 숨 가빴던 우승 과정을 소개했다.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에서 연장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는 데이비드 탐스에 1타 차로 추격하던 16번홀(파5)을 가장 인상 깊었던 홀로 꼽았다. 16번홀에서 최경주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훨씬 벗어난 곳으로 향하는 듯했다. 하지만 볼이 나무를 맞고 길지 않은 러프 지역에 떨어져 한숨을 돌렸지만 최경주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리지 못하고 페어웨이로 레이업해야 했다. 동반 플레이를 펼치던 탐스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올려놓아 이변이 없는 한 우승할 것처럼 보였다. 최경주는 "이 때 내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경주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캐디인 앤디 프로저였다. 프로저는 최경주에게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다음 샷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격려했다. 프로저의 말대로 탐스의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워터 해저드에 빠져 버렸다. 최경주도 이 홀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파에 그치기는 했지만 탐스는 보기를 적어내 최경주에게 반격의 틈을 주고 말았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저와 호흡을 맞춰온 최경주는 "앤디(프로저)는 내 아내이자 가족이자 형제"라며 "내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언제나 농담과 긍정적인 격려로 즐겁게 해준다"고 말했다.

2011-05-16

최경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쾌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통산 8승

탱크' 최경주(41)가 3년 이상 무관의 한을 '제5의 메이저대회'로 풀었다. 최경주는 15일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7215야드)에서 마감한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데이비드 탐스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관계기사 3면〉 최경주의 이번 대회 우승은 메이저 대회 우승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이 최근 3년간 우승이 없어 한물 간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터라 더욱 값진 우승이었다. 최경주는 17번홀(파3)에서 이어진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 보기에 그친 탐스를 극적으로 따돌렸다. 2008년 1월 소니오픈을 마지막으로 PGA투어에서 우승하지 못했던 최경주는 3년4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고 통산 승수도 8승으로 늘렸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린다. 참가선수나 상금규모에서 4대 메이저대회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페덱스컵 포인트도 메이저대회 우승자와 똑같다. 최경주는 우승 상금 171만달러를 받았다. 마지막 라운드는 한편의 대역전 드라마였다. 14일 악천후 탓에 3라운드 경기가 순연됐을 때 10번홀까지 마친 최경주의 순위는 공동 5위였다. 최경주는 15일 속개된 3라운드 남은 홀에서 2타를 줄여 탐스와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올라 1타 앞서 있던 단독 선두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4라운드를 맞았다. 맥도웰은 그러나 4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잃고 공동 33위(5언더파)로 떨어지면서 우승 경쟁은 최경주와 탐스의 대결로 압축됐다. 합계 11언더파로 출발한 최경주는 15번홀까지 12언더파를 기록 탐스에 1타차 뒤졌다. 하지만 16번홀(파5)에서 탐스가 과감하게 2온을 노리다 세컨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12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마의 17번홀(파3)에서 탐스는 파를 기록했지만 최경주는 티샷을 핀 2m 지점에 붙여 천금같은 버디를 낚아채 승부를 뒤집었지만 탐스의 뒷심도 만만치 않았다.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5m 지점에 붙인 뒤 버디를 잡는 클러치 퍼팅을 보였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는 데 실패한 최경주는 2퍼트로 파를 잡아 다시 13언더파 동타가 됐다. 최경주는 연장 첫 번째 홀인 17번홀에서 티샷을 홀에서 12m가량 떨어진 곳에 보낸 뒤 첫 번째 퍼트를 무난하게 파를 할 수 있는 홀 1m 옆에 붙였다. 탐스도 최경주와 비슷한 거리에 볼을 가져다 놓고 파를 노렸지만 볼은 홀을 돌아 나왔다. 최경주는 차분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활짝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1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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