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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있게, 색다르게 '클래식 휴가' 떠나볼까?

무더위에 지친 관객에게 청량감을 불어넣어 줄 클래식 축제가 다가온다.     남가주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젊은 한인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YASMA7'이 지역 사회를 위한 자선음악회를 개최해 화제다.     지난 8월 12일과 19일에 이어 다가오는 26일에는 피아니스트 안정희,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아, 그리고 클라리네티스트 정재연으로 구성된 '안 트리오'가 아케이디아 공공도서관(Arcadia Public Library)에서 토마시, 슈만, 쇼스타코비치, 프랑크, 그리고 마르케스 등 다양한 국가의 개성이 돋보이는 곡들을 연주한다.     자선 음악회의 수익금은 홈리스 세탁 지원 서비스를 하는 '런드리 러브(Laundry Love)'에 기부된다. 티켓은 40달러이고 후원금은 자유이다. 예약한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오프닝 리셉션도 즐길 수 있다.     한편, YASMA7 Ltd.는 예술가를 후원하고 또 그 예술가들과 함께 사회에 봉사하는 비영리 단체다. 실버타운이나 병원, 거리상 문화 체험이 쉽지 않은 지방 소도시의 청중에게 직접 찾아가는 마티네 콘서트(Matinee Concert), 연주회를 통한 수익금 후원, 젊은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어린 예술가들을 발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8월 26일 아케이디아에서 열리는 안 트리오의 공연에서는 ▶아마데오 토마시의 피아니스트의 전설(Magic Waltz) ▶슈만의 세 개의 환상소곡집(Fantasiestucke, 작품 73, Clarinet & Piano) ▶쇼스타코비치의 Five Pieces for Clarinet(Violin & Piano)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Sonata in A Major, Violin & Piano) ▶마르케스의 단존 2번(Danzon No. 2, Arr. M. Ferk) 등이 연주된다.     피아니스트 안정희는 서울예고와 연세대학교 음대를 전액 장학으로 졸업 후 도미, USC 전문 연주자 과정에 장학생으로 뽑혀 다니엘 폴락 (Daniel Pollak)을 사사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교 석사 과정 역시 전액 장학금으로 졸업했다. 현재 USC 손튼 음대 키보드 협력 예술 석사과정 전액 장학생이자 'Graduate Teaching Assistant'로 케빈 피츠-제랄드(Kevin Fitz-Gerald)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남가주음악가 협회 기악분과 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클라리네티스트 정재연은 서울예고 재학 중 한국 예술 종합학교(한예종) 조기 입학 및 조기 졸업, 줄리어드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USC 손튼 음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금호 영재 콩쿨, 금호 영아티스트 콩쿨, 한국 클라리넷 협회 콩쿨 1위, 국제 클라리넷협회 오케스트라 대회에서 2위에 오르는 등 다수의 콩쿨 입상 경력이 있으며 베이커스필드 심포니, 샌루이스 오비스포 심포니, 모데스토 심포니, 투산 심포니 등의 클라리넷 주자로 활약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아는 서울예고, 서울대학교 음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후 동대학원을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 그리고 베를린 국립음대를 최고 점수로 졸업했다. 금호 영아티스트 콩쿨, 부산 MBC 콩쿨, 안드레아 포스타치니 국제바이올린 콩쿨, 서울바로크합주단 콩쿨 등 다수의 콩쿨에서 우승 및 입상했다. 미 전역과 아시아, 유럽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코리안 체임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안 트리오 자선 음악회 티켓은 미주 한인 커뮤니티 최대 온라인 쇼핑몰 '핫딜'에서 4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문의:(213)368-2611 ▶상품 살펴보기: hotdeal.koreadaily.com핫딜 클래식 품격 클래식 휴가

2023-08-20

인천 스카이에듀, 입주민 품격 높이는 주거 설계 및 커뮤니티 시설 구축

      차별화된 주거 설계와 프리미엄 커뮤니티 시설이 돋보이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인천 스카이에듀'가 민간임대주택조합 발기인을 모집 중이다.   인천 스카이에듀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서 다양한 장점을 갖췄다. 먼저 청약통장 및 자금조달계획서 없이 분양이 가능하며 지역 제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주택 수 산정 기준에 해당되지 않고 양도세 및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의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임대보증금을 보증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인천 스카이에듀의 대표적인 장점으로는 입주민 품격을 높이는 주거 설계를 꼽을 수 있다. 지상 42층 단지 랜드마크 규모로 59타입과 74A·B타입 등의 전용면적 구성을 갖췄다. 이처럼 중소형 평형대로 구성해 쾌적하고 여유로운 단지 환경을 조성한 것이 포인트다.   인천 스카이에듀 침실의 경우 우아하고 감각적인 설계가 돋보인다. 침실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드는 파우드장, 주부만을 위한 특별한 맘스데스크 등이 설계돼 삶의 질 만족도를 높인다. 편리하고 청결한 욕실 설계도 눈길을 끈다. 위생적이고 청결한 부부욕실 비데, 빗줄기처럼 시원한 해바라기 수전, 넉넉한 공간과 쾌적함이 돋보이는 욕조, 세련된 욕실 분위기를 연출하는 고품격 샤워부스가 갖춰져 있다. 샤워 중에도 전화 통화가 가능한 욕실 스피커폰, 욕실용품 보관이 편리한 슬라이딩 수납장, 편리한 수건걸이 및 매립형 휴지걸이 등의 편의 설계도 확보했다.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는 주방 설계 역시 강점이다. 아늑한 분위기를 높여 주는 아일랜드 테이블, 요리를 맛있게 할 수 있도록 돕는 3구 가스쿡탑, 위생적인 주방을 위한 음식물 탈수기, 주방 품격을 한층 높이는 주방장식장, 넉넉한 수납을 위한 다용도 주방장, 연기와 냄새를 배출하는 분리형 팬배기, 별도의 쌀 보관을 위한 편리한 인출쌀통 등의 각종 편의 기능이 적용됐다.   인천 스카이에듀의 또 다른 특징으로 입주 세대 편의를 극대화하는 편의시스템(Convenience System)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첨단 기능을 갖춘 홈네트워크를 통해 외부에서도 조명, 가스, 난방 등을 간단히 제어할 수 있다. 월패드(터치스크린), 주방TV폰, 원격검침 프로세스 등도 갖췄다.     동체감지기 등으로 외부인 침입을 방지하는 보안감지시스템, 단지 내 고화질 CCTV, 외부차량 출입 통제 및 차량 도착 알림 기능의 차량 통제 시스템 등도 특징이다. 특히 카드 하나로 주차, 공동현관 출입, 승강기 자동 호출, 세대 현관 출입이 가능한 원패스 시스템이 포함돼 입주민 만족도를 높였다. 청정시스템은 친환경 마감자재, 청정 환기시스템, 위생적인 주방을 위한 음식물쓰레기 탈수기 등의 시설로 이뤄졌다. 에너지 절감시스템은 대기전력 차단스위치, 멀티 온도조절기 등으로 전력 낭비를 방지하는데 기여한다.   품격 높은 프라이빗 커뮤니티 시설도 주목할 요소다. 다양한 운동기구를 갖춘 넓고 쾌적한 피트니스센터, 어린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보육공간, 방과 후 아이들이 함께 책을 읽고 공부하는 학습 공간인 작은도서관, 아이들을 돌보며 주부들이 함께 휴식을 취하는 아늑한 공간인 다함께 돌봄센터, 어르신들이 담소와 함께 취미 활동을 누리는 경로당 등이 조성된다.   한편, 인천 스카이에듀 홍보관은 인천광역시 중구 해안동에 위치해 있다.      김진우 기자 (kim.jinwoo.ja@gmail.com)커뮤니티 스카이 입주민 품격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인천 주거 설계

2022-10-27

[문화산책] 우리말의 품격, 존댓말

우리말의 대표적 자랑거리는 말의 품격이다. 그중의 으뜸이 존댓말이다. (물론, 지금 우리의 현실은 말의 품격을 이야기할 형편이 전혀 아니다.)     내가 마음의 스승으로 섬겨 모시는 극작가 김희창 선생님께서는 말없이 참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이를테면, 사람 귀하게 여기는 마음, 사람다움의 향기, 말의 품격 같은….    그 가르침들은 극작가로 막 등단하여 건방지기 짝이 없는 새내기였던 내게 천둥 같은 충격이었다. 특히 우리말의 오묘한 아름다움과 품격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선생님은 연배로는 거의 할아버지뻘이신데, 나에게 깍듯하게 존댓말을 쓰셨다. 편지에도 높임말을 쓰시고, 내 이름 아래에 학형(學兄)이나 인형(仁兄), 심지어는 대형(大兄)이라고 적으셨다.     내가 황송하고 어려워서 어쩔 줄 몰라 해도, 끝까지 편하게 말을 놓지 않으셨다. 심히 어렵고 불편하고 때로는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 제자로 받아주지 않으시는구나 하는….   하지만, 나중에야 알았는데, 그런 품격이 그분의 일상이었다. 선생님은 마지막 선비였다. 옛 선비들은 의례 그랬다. 옛날 큰 선비들의 편지를 보면, 부인에게도 깍듯한 경어를 썼다. 일상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로 함부로 하대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의 품격을 중하게 여겼다. 역사를 봐도, 한반도의 양반과 지식인들은 이천 년 동안 존대법의 가치를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존댓말이라고 한다. 말을 높인다, 말을 놓는다, 말을 낮춘다, 말을 튼다, 토막말, 반말, 욕설 등에 들어 있는 인간관계의 질서 같은 것….   그럴 수밖에 없다. 할아버지 같은 어른도 이름으로 함부로 부르는 식의 존댓말 없는 세상에 살았으니, 자기 부모 존함도 함부로 부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무슨 자, 무슨 자라고 이르는 우리 문화와 언어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우리말로는 “어르신,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와 “너 몇 살이냐?”가 아주 다른 말이지만, 영어로는 그저 “How old are you?”다. 이런 것이 한글의 품격이다.   물론, 존댓말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사람과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는 존대법은 비민주적 신분사회의 차별적 언어라는 주장이다. 옛날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우리말 존대법에 놀랐다고 한다.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고, 그 서열에 따라 존대와 하대의 높이를 달리하는 존대법이 만인이 평등하다는 예수의 메시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었다.     “21세기 한국인은 세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문자, 한글로 극적인 민주화를 이루어 왔으면서도 가장 비민주적인 문법에서 묶여 갈등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학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어학자는 존대법이 한국어 문법의 핵심인 동시에 한국인의 정신과 삶의 방식을 조정하는 근원이며,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발달한 존대법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우리말 존댓말 품격 존댓말 우리말 존대법 동안 존대법

2022-10-17

[문화산책] 우리말의 품격, 존댓말

한글날 무렵이면 해마다 한글 찬양의 목소리가 자못 우렁차다. 하지만, 잠시 떠들썩하고는 그만이다. 다시 돌아가서 한글 망가트리기에 여념이 없다. 세종대왕님 뵈올 낯이 도무지 없다.     우리말의 대표적 자랑거리는 말의 품격이다. 그중의 으뜸이 존댓말이다. (물론, 지금 우리의 현실은 말의 품격을 이야기할 형편이 전혀 아니다.)     내가 마음의 스승으로 섬겨 모시는 극작가 김희창 선생님께서는 말없이 참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이를테면, 사람 귀하게 여기는 마음, 사람다움의 향기, 말의 품격 같은… 학교나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   그 가르침들은 극작가로 막 등단하여 건방지기 짝이 없는 새내기였던 내게 천둥 같은 충격이었다. 특히 우리말의 오묘한 아름다움과 품격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선생님은 연배로는 거의 할아버지뻘이신데, 나에게 깍듯하게 존댓말을 쓰셨다. 편지에도 높임말을 쓰시고, 내 이름 아래에 학형(學兄)이나 인형(仁兄), 심지어는 대형(大兄)이라고 적으셨다.     내가 황송하고 어려워서 어쩔 줄 몰라 해도, 끝까지 편하게 말을 놓지 않으셨다. 심히 어렵고 불편하고 때로는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 제자로 받아주지 않으시는구나 하는….   하지만, 나중에야 알았는데, 그런 품격이 그분의 일상이었다. 선생님은 마지막 선비였다. 옛 선비들은 의례 그랬다. 옛날 큰 선비들의 편지를 보면, 부인에게도 깍듯한 경어를 썼다. 일상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로 함부로 하대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의 품격을 중하게 여겼다. 역사를 봐도, 한반도의 양반과 지식인들은 이천 년 동안 존대법의 가치를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중국어에는 존대법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리고 다른 것은 중국을 따라 하면서도 존대법만큼은 굳건하게 지켜왔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존댓말이라고 한다. 말을 높인다, 말을 놓는다, 말을 낮춘다, 말을 튼다, 토막말, 반말, 욕설 등에 들어 있는 인간관계의 질서 같은 것….   그럴 수밖에 없다. 할아버지 같은 어른도 이름으로 함부로 부르는 식의 존댓말 없는 세상에 살았으니, 자기 부모 존함도 함부로 부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무슨 자, 무슨 자라고 이르는 우리 문화와 언어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우리말로는 “어르신,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와 “너 몇 살이냐?”가 아주 다른 말이지만, 영어로는 그저 “How old are you?”다. 이런 것이 한글의 품격이다. 컴퓨터 자동번역기도 번역하지 못하는 품격이다.   물론, 존댓말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사람과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는 존대법은 비민주적 신분사회의 차별적 언어라는 주장이다. 옛날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우리말 존대법에 놀랐다고 한다.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고, 그 서열에 따라 존대와 하대의 높이를 달리하는 존대법이 만인이 평등하다는 예수의 메시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었다.     “21세기 한국인은 세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문자, 한글로 극적인 민주화를 이루어 왔으면서도 가장 비민주적인 문법에서 묶여 갈등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학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어학자는 존대법이 한국어 문법의 핵심인 동시에 한국인의 정신과 삶의 방식을 조정하는 근원이며,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발달한 존대법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일 년 365일이 자랑스러운 한글날이었으면 좋겠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우리말 존댓말 품격 존댓말 우리말 존대법 동안 존대법

2022-10-13

[중앙칼럼] 욕의 미학과 욕의 품격

중학교 때 친구들과 어울리며 ‘욕’을 달고 살았다. 환경 영향도 컸다. 주변에서 화풀이할 때 자연스레 욕을 했다.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욕의 의미를 모른 채 일상어로 받아들인 셈이다. 사춘기가 시작되고 주위의 ‘찰진 욕’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비속어의 본고장이라고 할 정도로 욕도 참 다양했다. 왜들 그리 욕지거리를 즐기는지 신기했을 정도.   중학교 2학년쯤 ‘욕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 이유가 기억나진 않지만, 욕이 퍼트리는 분노의 감정이 그냥 싫었다. 사춘기 자의식은 당장 실천을 독촉했다. 쉽지 않았다. 이미 대화의 기술에서 욕은 일상어, 추임새가 된 지 오래였다. 머리는 ‘욕하지 마!’라고 채근하지만, 입에서는 육두문자가 아무렇지 않은 듯 튀어나왔다. ‘경로의존’, 어릴 때부터 사춘기까지 10년 넘게 쌓인 욕의 내공은 정말 강했다.   방법을 고심했다. 자각의 힘과 반성을 택했다. 매일 일기장을 마무리할 때 ‘오늘은 욕을 0번 했다’고 적기 시작했다. 1년, 2년, 3년… 고등학교 2학년쯤 입에서 욕이 사라졌다.   한 번 사라진 욕의 효과는 대단했다. 육두문자를 입 밖에 내는 자신을 상상할 수 없고, 욕을 내뱉는 것이 불경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회생활하며 불쑥 욕이 튀어나오면 여전히 반성하는 이유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며 ‘욕의 기원’도 배웠다. 지금도 유행어처럼 쓰이는 ‘씹*다, 씨*, 니*씨*, *빠지다, *나(내)’ 등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민감한 신체 부위를 심하게 비하하는 표현이다. 욕은 국경도 없다. 영어권에서 쓰는 ‘F*ck, Mo**Fu*k*r’는 ‘씨*, 니*씨*’과 뜻이 거의 똑같다.   남에게 이런 욕을 한다면 말 그대로 최고 수위의 경멸과 분노를 퍼붓는 행태다. 이성은 잠식되고 본성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영국 인디펜던트 온라인 뉴스판 인디100(indy100)은 영국 사람이 가장(strongest) 불쾌하게 느끼는 욕으로 ‘F*ck, Mo**Fu*k*r’를 꼽았다.   욕의 미학이 학술적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현대사회 스트레스 해소를 꼽을 수 있다. 넷플릭스의 ‘욕의 품격’ 시리즈는 인지과학자, 언어학자, 영문학 박사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욕의 기원과 의미 변화를 짚는다. 시리즈 중 재미난 실험은 사람이 고통받을 때 욕을 하면 ‘진통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이 혼잣말로 욕을 내뱉는 이유를 추론해 볼 수 있다. 사람 관계에서 욕은 친밀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절친한 사이 농담을 주고받듯 ‘개**,  Bi**h’를 남발하는 이유다.   다만 욕의 미학은 한정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욕의 대상, 때와 장소를 가려 사용해야 욕의 미학이 공감을 얻는다. 특히 타인을 향한 욕지거리는 다르다. 이때 욕은 그저 일상의 ‘감탄사, 관용어’라는 항변도 통하지 않는다. 욕의 기원과 본래 뜻이 분명한 상황에서 기표(記表, 단어나 표현방식)와 기의(記意, 단어나 표현이 담은 뜻)를 재해석하긴 쉽지 않아서다. 일상에서 욕설(기표)을 아무 뜻 없는 감탄사처럼 내뱉었다 해도, 욕을 들은 타인은 욕의 의미(기의)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날 것 그대로의 ‘인성’이 드러나는 순간일 때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욕설이 대중에 공개돼 논란이다.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은 인간다운 모습보다 거만함이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f*ck’은 욕이 몸에 배었음을 드러냈다. 인성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면, 욕의 품격을 배우고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 각자 내뱉는 욕의 기원과 의미부터 곱씹어보자.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미학과 품격 윤석열 대통령 기표 단어 사춘기 자의식

2022-10-06

[독자 마당] 품격 있는 말

엊그제 동창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했다가 2년 넘어서 자리를 같이 한 것이다. 물론 카톡 등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듣고 각자가 올린 사진들도 보아서 생소하지는 않았지만 반가웠다.     그런데 모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사소한 일로 친구 2명이 언성을 높였다.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지만 주위 동창들이 보기에는 그저 웃어 넘길 수 있을 정도였다.     결국 두 사람은 일찍 자리를 떠났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을 유쾌하게 할 수도 있고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말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 것인지도 헤아려 보아야 한다. 고상한 말을 하지는 못할지라도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흔히 하는 경구에 말을 입 밖에 내놓기 전에 3번 생각하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     친한 사이에 오가는 말도 주의해야 하지만 사무적으로 하는 말도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식당 등에 가보면 종업원들에게 반말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반말을 하는 경우를 보면 나이에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즉 나이든 사람도 종업원에게 깍듯하게 예의를 갖춰 말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그다지 나이가 많지도 않은 사람들이 비슷한 연배의 종업원에게 반말을 한다. 이런 반말은 학력이나 교양과는 상관이 없다. 습관적으로 누구한테나 하는 반말이 입에 붙은 것이다.     예의 바르게 말을 해서 손해 보는 경우는 없다. 싸움이나 손해는 함부로 말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는 우리 속담은 동서고금을 통해 진리다. 김자영 / 그라나다힐스독자 마당 품격 엊그제 동창 주위 동창들 친구 2명

2022-07-04

[독자 마당] 품격 없는 국회의원

최근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가 화상통화를 통해 미국을 위시한 세계 각국에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 국회에서도 화상연설이 있었다. 한국의 물자 원조와 군사 지원으로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무고한 국민을 지켜 달라는 요청이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의 화상연설에서는 의원들이 의사당을 가득 메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간곡한 호소가 끝나자 각 나라의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쳤다.     반면 한국은 국회의사당이 아닌 국회도서관에서 열려 의원 300명 중 겨우 50여명만 참석했다. 참석자들도 휴대폰을 보면서 연설을 경청하지 않았고 일부 의원들은 연설이 끝나기도 전에 사라지기도 했다. 더구나 연설이 끝난 후 일어나 박수 치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요즘처럼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한국은 눈부신 경제 발전에 한류 등의 문화 선도로 세계의 선진국이 됐다. 경제, 문화, 국방력 등에서 세계적으로 강국이 되어 해외에 사는 우리들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갖게 한다.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기적을 이뤘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치는 3류도 아닌 4류로 전락해 버렸다. 한국 국회는 바뀌어야 한다. 한국 국회 의원은 국가를 위하기 보다 개인이 우선이다. 세계 다른 나라 국회의원보다 많은 월급, 특별보조금, 해외 여행 특전, 다수 보좌관, 의원 특권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처럼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위하는 바른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영달과 진영 논리에 몰두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의 국회의원 수를 150명으로 줄이고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혜택과 특권을 크게 제한한다면 국회의원에 되려고 혈안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도 자동적으로 세계 일류가 될 것이다.  지종근 / LA독자 마당 국회의원 품격 나라 국회의원 한국 국회 세계 최빈국

2022-05-01

[독자 마당] 대통령의 품격

 신문과 TV 뉴스마다 한국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이다. 후보마다 공약을 내놓고 상대를 공격하다 보니 막말과 비난이 오가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둘 중의 한 명은 대통령이 될 텐데… 상대방의 얼굴을 어떻게 볼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역대 어느 대통령 선거 때보다 상호간 비방이 극렬하다.     사실 상대방을 향한 인신공격은 감정 싸움일뿐 유권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다 이성을 가지고 듣고 본 것을 판단한다.     양쪽 진영의 골수분자들은 자기 편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지 몰라도 일반 유권자들은 이성과 상식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가린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은 바른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     조선시대 4대 왕인 세종은 형인 세자 양녕을 폐하고 셋째인 자신(충녕)을 세자로 책봉할 때 가장 앞장 서서 반대했던 황희를 귀향에서 풀어주고 정승으로 삼았다.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반대했지만 그의 인품과 능력을 인정해 등용한 것이다. 황희는 조선시대 재상 중 최고의 재상이 되었다. 청렴결백하고 어질고 슬기로운 재상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런 인재를 찾을 수 없을까. 속담에 ‘물고기는 입으로 낚이고 사람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함부로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지나간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다. 민심을 거스른 진시황제도 국민을 속인 스탈린과 히틀러도 끝내 거꾸러졌다.   성현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틀은 ‘예의’라고 해서 지켰고 ‘염치’는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품격이라고 했다. 합리적이고 배려하는 품성은 귀중한 덕목이다.     눈 앞에 보이는 실체뿐 아니라 긴 안목으로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노영자 / 풋힐랜치독자 마당 대통령 품격 대통령 선거 조선시대 재상 진시황제도 국민

2022-03-01

[독자 마당] 대통령의 품격

지금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다. 양대 후보 중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후보는 아직까지 없어서 박빙의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차기 대통령으로 뽑아야 할까.   대통령이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국민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국민을 내부와 외부의 적으로부터 지켜 주어야 한다. 셋째는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대통령 중에 이 일을 제일 잘한 사람은 빌 클린턴이라고 생각한다.     지도자에는 두 종류가 있다. 유능한 사람과 덕망이 높은 사람이다. 두 가지를 모두 겸비하고 있다고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모든 일이나 모든 사람은 한 가지가 넘치면 다른 하나는 모자라게 돼 있다.     그렇다면 재능 있는 사람과 덕망 있는 사람 중 누가 더 지도자에 적합할까.   기업이나 국가나 운영해 나가는 원칙은 같다. 기업의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최종 목표는 이윤 추구다. 즉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이윤이 남지 않는 기업은 존재할 수가 없다.     국가의 수반은 대통령이고 회사의 책임자는 사장이다. 사장은 물건을 직접 만드는 일은 하지 않는다. 반도체 회사를 예로 들어 보자. 반도체는 사장이 직접 만들지 않고 전문가가 만든다. 사장은 유능한 반도체 전문가를 보는 안목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사람을 보는 안목이 있다고 하더라고 덕망이 없으면 그 밑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적재적소에 적임자를 두려면 안목과 덕망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     삼국지를 읽어 보면 유비는 칼싸움을 잘 하지도 못했고 활도 잘 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천하를 손에 쥘 수 있었다. 덕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능보다는 덕망이 있는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기를 바란다.  서효원·LA독자 마당 대통령 품격 대통령 선거 반도체 전문가 반도체 회사

2022-02-13

[이 아침에] 인간의 품격

지난해 추수감사절 직후 주문 판매를 하는 손님이 스카프 500장이 든 박스를 들고 왔다. 스카프 하나하나에 레이블을 붙여달라는 주문이었다. 앞이 캄캄했다. 그 많은 일을 가게도 바쁜 시기에 가져오다니. 2~3일 사이에 일을 마쳐 주어야 주문받은 손님에게 팔 수 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어 일할 사람을 찾았으나 구하지 못했다.     결국 우리 가게 옷을 다른 곳에 내보내고 그 스카프를 내가 하기로 했다. 그때 팔지 않으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된다니 그의 사업이 걱정되었다. 코로나19로 모든 비즈니스가 바닥을 친 마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     조그마한 검은색 레이블을 스카프 한쪽 모서리에 붙이는 작업이다. 완전히 공장에서 한 가지 작업에 몰두하는 사람 같이 익숙하게 손을 놀려야 했다. 눈이 침침해 보이지 않아 손가락을 바늘에 찔리기도 했다.     단순한 일이지만 스카프는 이 레이블이 없으면 상품으로 가치가 없었다. ‘100% pure silk, dry clean only, made in USA’. 우리가 많이 보는 옷마다 붙어 있는 레이블이다.   가게에서 옷을 세탁할 때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할지, 물세탁을 해야 할지 헷갈릴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꼭 옷에 부착된 레이블을 확인한다. 레이블에는 섬유 종류와 세탁 방법, 손질하는 법까지 자세히 설명돼 있다. 면 종류는 물세탁을 해야 깨끗하다. 어쩌다 레이블을 잘못 읽거나 옷의 감촉을 감지해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옷을 물세탁해 망치는 일이 있다.     요즘 폴리에스터는 가죽처럼 부드럽고 보기에도 가죽으로 보인다. 가죽 코트를 폴리에스터로 착각해 물빨래를 했다. 세탁기에서 꺼내는 순간 확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옷걸이에 걸어 말렸는데 딱딱해져 도저히 입을 수가 없는 옷이 되어버렸다.   손님이 코트를 찾으러 올 날짜가 되었다. 어떻게 손님을 대할까, 옷 가격은 얼마나 비쌀까, 손님이 화를 내고 소리치면 무어라 답할까. 여러 생각들이 온종일 내 머리를 맴돈다. 아니야, 완전히 내 실수니까 손님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돼. 이렇게 결정하고 나니 두렵지가 않다.     그리고 그냥 솔직하게 손님에게 설명했다. 가죽 세탁 공장에 보내면 세탁비도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번거로워 여기서 세탁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배상을 하겠다고 했다. 뜻밖에 손님은 코트를 오래 입었는데 세탁해서 누구를 주려고 했다고 한다. 그 누구는 생활이 어려워 코트를 사 입을 수 없었는데 이 코트를 입고 싶어했다고 한다. 손님이 코트를 살 수 있는 값을 요구했는데 아마도 그 돈으로는 사기 어려울 것 같았다. 내가 돈을 더 주겠다고 하니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사람도 각자 갖고 있는 인성과 품성에 맞는 레이블이 있다. 누구나 보면 알아차리는 그것 말이다. 이 손님처럼 없는 사람과 나누며 사는, 따뜻한 품성의 ‘레이블’을 가슴에 달고 싶다.  양주희 / 수필가이 아침에 품격 검은색 레이블 가죽 코트 가죽 세탁

2022-02-04

[독자 마당] 품격 없는 정치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후보들간에 서로를 비방하는 진흙탕 싸움만 이어져 이를 보는 국민은 걱정이 앞선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7개 국가에서 지지 정당 차이에 따라 사회적 갈등이 있는지 조사했는데 한국은 “매우 심각하다”라고 답한 비율이 90%였다.   대통령은 원한다고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다고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흠결 없는 도덕 군자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와 상식을 구비한 사람이어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우리 정치는 나라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K-팝, BTS, 영화, 드라마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찬사를 받는 동안 정치는 정쟁에 빠져 나라와 국민을 돌보지 않고 내편 네편 갈라졌다.     잘못은 전 정부의 실정으로 돌려놓았다. 협치는 찾아 볼 수 없고 극단적 대결만 남았다. 국민의 편을 가르는 선동적 정치는 국민을 혼란 속에 빠트리고 있다. 정치가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고 준비하기는커녕 과거를 문제 삼아 상대편을 무너뜨리는데 여념이 없다.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이웃의 아픔을 같이 하고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대안을 고민하고 실종된 공감능력을 하루 빨리 되찾기를 국민은 원한다. 대통령으로서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옛날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그가 남긴 혁신의 DNA는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에 스며있다. 그가 일갈한 “정치는 4류, 관료는 3류, 기업은 2류”라는 말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어떤 이는 4류도 아깝다고 한다. 동감이 간다. 품격 있는 정치가 우리나라에 빨리 정착하기를 기대한다.   임순·토런스독자 마당 품격 정치 정치가 우리나라 정치가 국가 선동적 정치

2021-10-28

[문화 산책] 정치인과 말의 품격

국어사전에는 품격, 품위, 격조… 같은 낱말이 분명하게 실려 있다. 사전에 실려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있기는 있는데,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찾아보기는 힘든 요즈음이다.   사전은 품격을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또는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 또는 “사람의 타고난 성품, 사물 등에서 느껴지는 품위”라고 풀이한다.   품격이란 그 사람만의 향기와 같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꽃에도 향기가 있듯 사람에게도 품격이라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꽃도 싱싱할 때 향기가 신선하듯 사람도 마음이 맑지 못하면 품격을 지키기 어렵다는 말씀이다. 셰익스피어의 말씀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가진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어지럽고 험상궂은 세상에 품격 운운하면 ‘미친 녀석’ 소리 듣기 딱 십상이겠지만 그래도 품격을 포기할 수는 없다.   사람에게 인격과 품위가 있듯, 나라에는 국격(國格)이 있다. 나라의 수준을 말해주는 품위와 격조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격은 어떠신가?   지금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현실은 완전히 진흙탕 싸움이다. 선거 때마다 똑같은 아수라판이다.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야비하게 서로 끌어내리고, 조그만 꼬투리라도 나오면 부풀려서 상처내기에 정신이 없다. 진실인지 아닌지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뱉어내고 물어뜯고 본다.   선거 때마다 무차별 기승을 부리는 막말 소동, 진흙탕 싸움이 아이들 교육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품격이니 국격 같은 낱말을 떠올리는 일조차 쑥스럽다. 급기야 미학을 전공한 시사평론가께서 점잖게 비아냥거리며 한 말씀하셨다.   “쌍욕하는 대통령이냐? 막말하는 대통령이냐? 대한국민은 축복 받은 국민입니다. 경사났네, 경사났어.” 이런 판국에 국격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우습고 슬프다.   막말이나 쌍욕보다 한층 고약한 건 거짓말이다. 기억이 안 난다고 딱 잡아떼고, 악의적으로 꾸며 덮어씌우는 가짜 뉴스는 더 나쁘다. 지금의 현실은 그런 엉터리를 누가 더 잘하나 시합이라도 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뻔뻔스럽고 맷집 좋아서 상처 좀 덜 받고, 흙탕물 좀 덜 묻은 사람이 지도자로 뽑힌들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흠결 없는 도덕 성인군자이기를 바라는 순진한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저, 자기 개인적 이득을 챙기지 않고 오로지 나라를 위해 일하는 건강한 일꾼을 뽑으면 된다. 그리고는 그 사람이 인간적 도리와 최소한의 품격, 염치와 상식을 지키는 사람이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링컨, 처칠, 레이건처럼 살벌한 정치판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은 정치가가 한국에서는 왜 못나오는 걸까? 처칠 영국 수상이 청중 앞에서 연설을 할 때는 항상 청중들이 빽빽하게 모여서 환호를 지른다. 그 장면을 본 미국의 정치학자의 감탄에 처칠이 대답했다.   “총리님은 청중들이 저렇게 많이 모이는 것이 기쁘시겠습니다.”   “물론 기쁘지요. 그러나 내가 교수형을 당한다면 두 배는 더 많은 청중들이 모여들 거라는 생각으로 정치를 합니다.”   모든 것 다 양보하더라도, 퇴임 후가 아름다운 대통령을 뽑는 것이 국민의 의무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국격을 높이는 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정신만 차리면 물론 가능한 일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정치인 품격 품격 품위 품격 염치 성품 사물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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