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자의 눈] ‘LA 정착, 신고합니다’

기자는 넉 달 전 LA로 왔다. 미국 동부, 하와이, 서울 등에서 직장 생활을 했고 서부는 처음이다. 하와이의 ‘알로하’는 아니더라도 행정 도시 같이 차가운 워싱턴 D.C., 매일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살았던 서울보다는 알로하에 가까울 줄 알았다.   차를 타고 5일 동안 2600마일을 달려 LA에 도착했다. 처음 놀란 건 기름값. 동부보다는 물론이고 횡단 중 거친 시골 중남부 지역과 비교하면 갤런당 2달러는 비쌌다. 다음 놀란 건 이사를 마치고 아파트 밖에서 흡연을 하다 듣게 된 “담배는 나쁜 거야, 멍청아”라는 동네 중학생의 도발이었다.     밤이 찾아왔다. 길거리엔 노숙자들이 걸어 다니며 ‘담배 하나만’을  부탁한다. 그리곤 알았다. 내가 인터넷으로 알아본 아파트가 악명(?) 높은 맥아더 공원 옆이라는 걸.   밤에는 ‘쾅’ 소리, 소방차 소리로 여러 번 잠에서 깼다. 총격 살인사건이라도 난 줄 알았더니 노숙자들이 드럼통에 불을 피웠다 불이 난 거라더라. 다음날 화재 현장 주변에 주차했던 차 중에는 인도 쪽 타이어가 사라진 차도 많았다.     우연히 노숙자들을 취재하게 됐다. 건장한 선배 기자 뒤에 숨다시피 하며 맥아더 공원과 스키드로를 걸었다. 시비라도 걸어올까 봐 사진 촬영도 어려웠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 같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놓고 마약을 하는 사람들, 하반신을 드러내고도 수치심을 모르는 사람들, 인간의 뼈 구조를 보여주는 듯 깡마른 아이들, 하수구에서 낚시하듯 막대기를 집어넣고 뭐라도 먹을 걸 찾으려는 아저씨….   사고를 낼 뻔한 적도 있다. 저녁을 사러 식당이 있는 작은 몰에 갔을 때다. 후방 주차를 하려고 천천히 후진하는데 검은 물체가 살짝 사이드미러에 보여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 문을 열고 확인해보니 마약에 취한 사람이 차 뒤로 오고 있었다. 일찍 발견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일본 전후(戰後) 문화를 집중 조명한 유명 작가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주여, 인간은 이리 슬픈데, 바다는 너무 푸르릅니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취재차 갔던 베벌리힐스와 할리우드와는 판이한 모습이다. 두 개의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듯하다. 이런 느낌은 기자가 사는 아파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창문으로 보이는 건물 뒤에는 노숙자 텐트촌이 있고 그곳에선 밤이면 드럼통에 불을 피운다. 반면 아파트 5층의 루프탑 수영장에선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상황은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잘못된 사회 시스템 탓일까? 이의 판단에는 LA 생활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노숙자들에게도 저마다 사연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마약 등에 빠져 정부나 단체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도 외면하는 이들이다.     유명 록밴드인 이글스의 히트곡 ‘호텔 캘리포니아’ 가사 중에 ‘당신은 언제든 체크아웃할 수 있지만, 절대 떠날 수는 없을 것(You can check out any time you like, but you can never leave)’이라는 부분이 있다. 캘리포니아의 화려한 불빛 이면에는 퇴폐적 어둠도 존재한다는 것을 풍자한 것이 아닐까.   캘리포니아는 미국 최대 주고,  LA는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전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은 곳도 캘리포니아주다. 이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고, 아직 내가 모르는 매력이 존재한다는 방증일 수 있다.     나의 LA 살기가 언제까지가 될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을 조금 더 배워보려고 한다.     이번의 첫 칼럼으로  독자들에게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배우고 알아가는 자세로 LA의 다양한 모습을 취재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LA 초년생, LA 생활 시작을 신고합니다!” 김영남 / 뉴미디어국 기자기자의 눈 정착 신고 노숙자 텐트촌 아파트 창문 호텔 캘리포니아

2024-10-14

플라야델레이 해변 점령한 노숙자 텐트촌 전면 철거 시작

플라야델레이에 위치한 명소인 도크와일러 해변도 22일부터 노숙자 텐트 철거에 나섰다.    오전 7시부터 ‘대규모 청소’가 시작된다는 안내문이 붙자 노숙자들은 이날 일찍부터 개인 소지품을 챙겨 이동하기 시작했다.     KTLA 방송을 보면 경찰과 해변 관리 당국이 노숙자 텐트를 정리하는 모습이 실제로 담겨 있다.     이 방송은 앞서 철거가 시작된 롱비치 해변과 도크와일러는 상황이 다르다고도 보도했다. 롱비치 해변은 특정 지역에 노숙자들이 모여 살았던 반면 도크와일러 해변의 경우에는 이들이 여러 군데에 흩어져 지낸다는 것이다. 롱비치 해변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크와일러를 관리하는 공원 당국은 KTLA에 현재 해변에 50개 정도의 텐트촌이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내 해변의 이런 움직임은 개빈 뉴섬 주지사가 최근 발동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그는 시 정부 및 카운티 정부가 노숙자 텐트촌 철거를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일부 지자체에서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그는 이를 이행하지 않는 지자체에 대한 일부 지원금을 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온라인 뉴스팀플라야델레이 노숙자 롱비치 해변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텐트촌

2024-08-22

"노숙자 텐트 철거 안 하면 지원금 잃게 될 것"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노숙자 텐트를 철거하지 않을 경우 “주정부 지원금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 8일 LA지역 5번 프리웨이 미션힐스 인근 고가 다리 밑에서 진행된 노숙자 텐트 철거 작업 과정 가운데 나왔다. AP, KTLA 등 언론들은 노숙자 텐트 철거 작업에 직접 나선 뉴섬 주지사가 LA카운티 정부의 미온적인 정책을 두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고 9일 보도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현장에서 “위험한 노숙자 텐트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하게 행동하라”며 “우리는 시간과 자금을 제공했으며 이제는 더 이상의 변명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지사의 이러한 강경 발언은 지난달 25일 각 지자체에 노숙자 텐트 철거를 주문한 행정명령에 기인한다. 당시 뉴섬 주지사는 행정명령을 통해 지역 정부가 현실에 맞게 철거를 집행할 경우 주정부 차원에서 이를 허용할 것이라고 했다. 〈본지 7월26일자 A-1면〉 이에 캐런 배스 LA시장을 비롯한 LA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 측은 주정부의 행정명령을 비판하면서, 철거 집행은 노숙자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뉴섬 주지사의 이러한 경고성 발언은 LA카운티 등의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섬 주지사는 “우리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동안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는데 이 또한 범죄”라며 “지금은 위기이며 주정부는 그동안 전례 없는 돈을 지원했는데도 그들은 결과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뉴섬 주지사는 재임 동안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총 270억 달러의 돈을 각 지방 정부에 지원했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LA카운티수퍼바이저 위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캐서린 바거 수퍼바이저는 “노숙자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율이 안 된 개입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지원과 조율 없이 단순히 한 개인을 옮겨버린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의 자금 중단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AP는 뉴섬 주지사가 지난달 샌디에이고 지역 노숙자 셸터 건축을 위해 지원한 1000만 달러의 보조금과 관련, 지역 정부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를 회수했었다고 9일 보도했다. 또, 지난 2022년에는 노숙자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지방 정부에 10억 달러의 지원금 제공 보류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연방대법원도 지난 6월 노숙자 단속 정책을 합헌이라고 결정했었다. 〈본지 7월1일자 A-4면〉 당시 연방대법원은 노숙자 단속 시 벌금을 부과한 오리건주 그랜츠패스시정부의 정책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던 제9 순회 연방항소법원의 결정을 뒤집었다. 이로 인해 LA, 샌프란시스코 등 노숙자 텐트 철거, 노숙 금지 정책에 제약을 받았던 도시들은 법 집행에 힘을 얻은 바 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노숙자 지원금 노숙자 텐트촌 주정부 지원금 노숙자 문제

2024-08-09

주정부 "노숙자 텐트 철거하라"…뉴섬 주지사 25일 행정명령

가주 정부가 각 지자체에 노숙자 텐트 철거를 주문했다.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25일 이러한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행정명령은 주 전역에 걸쳐 프리웨이, 공원 등에 늘어선 노숙자 캠프 등을 철거하는데 각 지역 정부가 조치를 취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제 위험한 노숙자 텐트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히 행동해야 할 때”라며 “노숙자 캠프를 철거하는 데 있어 더 이상의 장애물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주 정부가 직접 지역 기관에 철거를 시행하라고 명령하는 것은 아니다. 단, 지역 정부가 현실에 맞게 철거를 집행할 경우 이를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뉴섬 주지사의 이러한 행정명령은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노숙자 단속 정책을 합헌으로 결정한 이후 내려진 조치다. 〈본지 7월1일자 A-4면〉   당시 연방대법원은 노숙자 단속 시 벌금을 부과한 오리건주 그랜츠패스 시정부의 정책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던 제9 순회 연방항소법원의 결정을 뒤집었다. 이로 인해 LA, 샌프란시스코 등 노숙자 텐트 철거, 노숙 금지 정책에 제약을 받았던 도시들은 법 집행에 힘을 얻은 바 있다.   이 가운데 캐런 배스 LA시장은 25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노숙을 범죄가 아닌 셸터 제공 등의 대안을 통해 접근했는데 실제 노숙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그들을 내쫓고 티켓을 발부하는 방식으로는 노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홈리스를 모텔이나 호텔로 옮기고 텐트촌을 청소하는 방식이 홈리스 감소에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4일 LA타임스는 랜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배스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인사이드 세이프’ 등을 포함한 정부의 텐트촌 청소 및 철거 정책은 단기적인 효과만 나타낼 뿐, 장기적으로 볼 때 전체 홈리스 감소 효과는 없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연방대법, “노숙자 단속은 합헌”…지역 정부에 법집행 권한 부여 장열 기자행정명령 주정부 노숙자 텐트촌 주정부 노숙자 노숙자 캠프

2024-07-25

홈리스 텐트 방지용 화분 철거 갈등

LA주민들이 홈리스 텐트촌을 막기 위해 길가에 화분이나 조경용 바위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시 당국은 불법이라며 철거에 나서 갈등을 빚고 있다. 홈리스 텐트촌 부작용을 호소하는 주민들은 LA시 정부에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으라고 꼬집었다.   24일 NBC4뉴스는 할리우드 지역 주민과 업주 등이 하일랜드 불러바드 홈리스 텐트촌을 막기 위해 인도에 대형화분을 설치했지만, 시 정부가 철거 통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주민과 업주 등은 시 당국이 철거 통보 직후 대형화분을 치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해당 지역 비즈니스 업주들은 가게 앞 인도와 도로 경계면에 대형 선인장 화분 약 10개와 꽃 등을 심을 수 있는 철제 화단 약 10개를 설치했다. 업주들에 따르면 그동안 이 지역은 홈리스들이 텐트촌을 형성해 범죄, 쓰레기 투척, 악취 등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업주들은 홈리스 텐트촌으로 인해 손님이 끊기는 등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업주들은 홈리스 텐트촌을 막기 위한 자구책으로 대형화분 설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업주들과 주민은 시 당국과 시장실에 홈리스 텐트촌 철거 등 민원을 접수했지만 별다른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주와 주민은 지난 21일 시 당국이 문제의 대형화분을 철거하겠다는 통지서를 내붙였다며 반발했다. 시 측은 철거 사유로 대형화분을 설치한 업주 등이 관련 허가(permit)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모헤임 마이크로폰 업체를 운영하는 앤드루 모헤임은 “이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시 당국의) 직무태만”이라며 “우리는 그저 더 나은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다. 시 당국이 화분을 치울 계획이라면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있지 않도록 하는 아름다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할리우드를 지역구로 둔 휴고 소토 마르티네스 시의원(13지구) 대변인은“이번 문제와 관련한 지역 비즈니스 업주들의 불만을 이해한다”면서 "공공장소 등 환경미화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적법한 절차를 따르고 적절한 허가 등을 받기를 독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LA한인타운에서도 홈리스 텐트촌을 막기 위한 비슷한 시도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 관리업체나 비즈니스 업주는 인도와 도로 경계면을 화단으로 바꾸고, 대형 선인장을 심기도 했다.〈본지 2023년 12월 19일자 A-3면〉 4가와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 샤토 공원 입구 공터에는 바위 26개가 설치되기도 했다.〈본지 2022년 2월 2일자 A-4면〉     노숙자 지원단체 ‘코리아타운포올’ 측은 홈리스 텐트 부지를 의도적으로 막는 행위는 혐오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텐트 못 치게 ‘선인장 심고 돌로 막고’ 노숙자 못 오게…바위 26개 논란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대형화분 홈리스 홈리스 텐트촌 대형화분 설치 비즈니스 업주

2024-06-24

타운 노숙자, 셸터 이주 계속…올해 세번째

18일 오전 7시30분. LA한인타운 10가와 사우스 그래머시 플래이스 홈리스 텐트촌에 시정부 관계자 약 40명이 모였다.     이날 텐트촌에 머물던 한인 등 홈리스 약 8명은 미리 짐을 꾸리고 이주를 준비했다. 이들 홈리스는 캐런 배스 LA시장의 홈리스 이주 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를 통해 모텔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텐트도 없이 길바닥에서 7년 6개월째 홈리스 생활을 한 이강원 전 아가페 홈 미션 목사도 이날 시가 준비한 버스(DASH)를 타고 모텔로 향했다. 본지 5월 14일자 A-1면     이 전 목사는 “그동안 이야기하기 조금 곤란한 사정이 있었다”며 “이제 (거리 생활을) 스톱하려고 한다. 모텔에 가서 생활하면 아주 좋을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넸다.   LA 인사이드 세이프는 홈리스 비상사태 해결 방안으로 임시숙소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시장실 산하 전담팀이 직접 홈리스 현장조사와 민원접수 등을 통해 홈리스에게 임시숙소인 모텔 또는 호텔, 임시셸터 등을 제공한다.     시장실에 따르면 인사이드 세이프 전담팀은 사전에 이주 대상 텐트촌을 확인하고, 홈리스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다고 한다.   이날 10가와 사우스 그래머시 플래이스 텐트촌 홈리스 이주 작업은 체계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 나온 LA시장실, LA카운티노숙자서비스관리국(LAHSA), LA카운티정신건강국(LACDMH) 직원들은 다시 한번 홈리스와 일대일 대화를 통해 이름 등 신원확인을 하고,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그동안 LA교통국(DOT) 직원과 경찰국(LAPD) 경관은 텐트촌 주변에 안전띠를 두르고 교통통제에 나섰다. 홈리스들이 미리 준비한 버스에 올라 자리를 뜨자 위생국 직원들이 텐트촌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홈리스 모텔 이주 과정은 약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LA시장실 측은 “오늘 이주작업을 벌인 텐트촌은 5지구”라며 “홈리스 임시숙소 이주를 위한 아웃리치부터 실행작업까지 시장실 전담팀이 주도한다. 오늘 8명을 같은 지역구 내 모텔에 수용하지만,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최대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홈리스 이주작업 과정에서 한인 여성(60대) 홈리스는 사전동의를 번복했다. 이 여성은 “한인타운 안에 있는 모텔이 아니면 들어가고 싶지 않다. 어디까지나 내가 알던 곳, 안전이 확인되는 곳에서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텐트촌에 머물던 일부 홈리스도 위생국 철거작업 청소 후 다시 텐트를 설치했다.   인사이드 세이프 정책을 통해 모텔 등 1인실에서 생활하는 홈리스의 거주기간 제약이 없다고 한다. 해당 임시숙소에서는 음식과 재활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하지만 일부 홈리스는 모텔 등에서 머물다가 다시 거리로 뛰쳐나온다. 최근 케네스 메히야 회계감사관이 공개한 인사이드 세이프 예산집행 내용에 따르면 2022년 12월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홈리스 2728명이 모텔과 호텔 등 임시숙소로 이주했지만, 이 중 686명은 거리 생활로 돌아갔다.   한편 올해 들어 LA시장실은 한인타운에서 인사이드 세이프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까지 10가/사우스 그래머시·윌튼/6가·윌셔가 로버트 F 케네디(RFK) 커뮤니티 스쿨 등 3곳의 홈리스들에게 임시숙소를 제공했다. 민원이 잦았던 윌튼/6가·윌셔가 로버트 F 케네디(RFK) 커뮤니티 스쿨 구역은 현재 홈리스와 텐트를 찾아볼 수 없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노숙자 타운 홈리스 텐트촌 홈리스 이주 텐트촌 홈리스

2024-06-18

무허가 내몰린 한인 노숙자 쉼터…사각지대 놓인 한인 노숙자①

한인 노숙자들이 늘어나면서 사망자도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기관이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존의 단체들은 정부 허가를 받지 못해 지원도 못 받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본지가 확인한 한인 홈리스는 LA한인타운 텐트촌 2곳 등에 약 15명, 김요한 신부의 나눔의 집 쉼터 20명, 무디 고 목사의 아버지밥상교회 쉼터 및 빅터빌 치유센터 약 20명 등 최소 55명 이상이다.   8년 전 LA한인타운에 하나둘씩 생긴 홈리스 텐트촌을 처음 보도했을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다. 당시 LA한인타운에서는 33곳, 59개 홈리스 텐트 또는 천막이 집계됐지만 한인 홈리스는 발견하지 못했다.〈본지 2016년 12월 21일 A-1면〉   하지만 2024년 5월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LA한인타운 두 곳 이상에 한인 홈리스 밀집 텐트/천막촌이 자리를 잡았다. 한인 마트와 교회, 상가 앞에 텐트 없이 이불이나 짐을 든 한인 홈리스도 종종 눈에 띈다. 팬데믹 이후 경제적·사회적 기반이 무너진 한인은 주변 도움의 손길마저 끊겨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본지와 만난 한인 홈리스 대부분은 모텔이나 호텔을 임시숙소로 제공하는 LA시 홈리스 정책(인사이드 세이프 LA)도 모르고 있었다. 체류 신분이 없거나 영어가 불편해서다. LA시가 지난해 예산의 10%인 13억 달러를 홈리스 대책에 쏟았지만, 현실 속 한인 홈리스는 ‘관심 밖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이들을 돕기 위해 한인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쉼터들은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위태롭게 운영되고 있다. 홈리스 수용에 필요한 라이선스(Board and Care)가 없기 때문이다. 자칫 민원이 접수돼 LA시 소방국(LAFD)이나 빌딩안전국(DBS) 등에서 점검을 나올 경우 쉼터 운영 취소 명령이 내려져 한인 홈리스들은 다시 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   실제 2014년 2월 LA시 검찰은 ‘아가페 홈 미션’ 당시 운영자 이강원 목사를 무면허 및 기본권 침해 혐의로 민사 기소했다. 2000년부터 일반주택에 한인 홈리스, 약물 및 알코올 중독자들을 수용해왔던 이 목사는 해당 시설 운영권을 박탈당했고, 현재 LA한인타운 텐트에서 본인도 홈리스로 살고 있다.   한인 홈리스 시설들은 정식 등록이 안된 상태에서 운영하다 보니 정부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인 홈리스들을 외면할 수 없어 한인들의 기부와 소수 자원봉사자에 의존해 꾸려가고 있다.   또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주변에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쉬쉬하며 운영하고 있다. 김요한 신부가 운영하는 나눔의 집 쉼터는 이웃들의 신고가 이어지자 쉼터 장소를 세 번이나 옮겼다.   LA시 당국은 한인 홈리스 쉼터 지원 노력보다는 원칙과 규제를 앞세우고 있다. 익명을 원한 LA시 한인 공무원은 “홈리스 쉼터를 운영하는 한인 단체는 대체로 열악하고, 정부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많다. 이런 이유로 지원을 못 받는다”고 전했다.   아버지밥상의 무디스 고 목사는 “시장이나 시의원에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접근 방법을 모른다. 전문 인력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실은 한인운영 쉼터 지원방법 문의와 관련 “한국어 자원(정보안내) 개발을 우선하고 한인 단체와 협력을 강화해 (한인 홈리스 및 관련 단체 지원 문제) 극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타운을 포함하는 10지구의 해더 허트 시의원실은 “홈리스 관련 지원이 필요할 경우 담당자에게 전화(213-473-7010) 및 이메일(roger.estrada@lacity.org)로 연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샌타클라라대 공중보건학과 제이미 장 교수 등이 2023년 1월 발표한 ‘구조적 사각지대-아시아태평양계(APIs) 홈리스의 사망결과(Invisibility as a structural determinant: Mortality outcomes of Asians and Pacific Islanders experiencing homelessness)’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계는 소수계라는 이유로 지역사회 공공담론과 정책마련 부문에서 소외(invisible and unacknowledged)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샌타클라라 카운티에서 2011~2021년 사이 홈리스 1394명이 사망한 가운데 아태계는 87명으로 6.2%를 차지했다. 아태계 홈리스 주요 사망 원인은 부상과 질병(약 70%)으로 다른 인종 주요 사망원인인 약물과 알코올과 대조를 보였다.  인터넷 매체 크로스타운(Crosstown)에 따르면 지난 2022년 LA카운티 지역 홈리스 사망자는 총 2374명으로 2018년 1129명보다 두 배나 급증했다. 관련기사 무허가 내몰린 한인 노숙자 쉼터…사각지대 놓인 한인 노숙자① '숨은' 쉼터…주민신고 무서워 앞마당도 못 나가 간섭 대신 자유…홈리스들 희망 싹튼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힐링캘리포니아 la한인타운 텐트촌 한인 홈리스 당시 la한인타운

2024-05-13

또 한인 노숙자 사망…텐트 안에는 라면 두봉지

LA한인타운 노상에서 또 한명이 사그라들었다. 21가 인근에서 노숙자 셸터를 운영하는 김요한 신부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길거리에서 살아가던 안태홍(65)씨가 지난 18일 밤 숨을 거뒀다는 전화였다.     지난 9일 사망한 한인 노숙자 피터 최(34)씨 이후 들려온 또 다른 비보다. 〈본지 4월 12일자 A-3면〉   LA는 봄 기운이 완연하다. 잿빛 길바닥은 여전히 차갑다. 그 괴리는 좁혀지지 않는 LA의 만성 문제다. 노숙자들에게 현실은 여전히 희망이 없다.    안씨가 죽었다는 길거리로 직접 나가봤다. 그곳에서 한인 노숙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19일 오전 10시 50분, 올림픽 길과 세인트 앤드루스 교차로 북서쪽 코너다.     이곳은 LA한인타운의 작은 스키드로다. 한인 노숙자 10여명이 텐트를 치고 몰려 산다.   안씨도 그중 한명이었다.   도로를 지나가는 차들의 소리는 시끄럽다. 길거리의 사람이었던 안씨의 죽음은 그 소리에 묻히고 있다.   안씨가 살던 텐트 안을 살펴봤다. 작은 전구 하나만 달랑 달려있다. 라면 봉지 두 개가 눈에 띈다. 핏자국이 흥건하다. 냉랭한 텐트 안은 생전 안씨의 삶을 대변한다.   노숙자들도 감정이 있다. 옆 텐트의 노숙자에게 안씨의 사망 소식을 아는지 물었다.   노숙자 박준씨는 “어젯밤이었다. 텐트를 열었는데 안씨가 엎드린 채 죽어있더라”며 “김요한 신부에게 사망 사실을 알렸고, 김 신부가 현장으로 직접 와서 보고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뉴욕에서 사업가로 활동했다. 위험한 길거리에서 산지는 1년째다. 그의 한쪽 눈은 벌겋게 퉁퉁 부어있었다. 사연을 들어봤다.    그는 “한인타운 맨해튼 플레이스 인근에서 텐트에서 자고 있을 때 갑자기 한 남성이 들어와 총을 쐈다”며 “그때 사건으로 눈 하나를 실명했다”고 했다.   노숙자도 자리싸움을 한다. 타인종 노숙자들로부터 텃세에 시달리기도 한다. 한인 노숙자들이 한인타운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씨의 삶은 곧 길거리 사람들의 인생이다. 안씨의 사망 소식은 그들에게도 슬픔이다.   안씨의 사연을 묻는 기자 질문에 다른 노숙자들은 “말할 기분이 아니다”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김 신부도 텐트를 찾았다. 안씨가 눈을 감은 그 자리에 성경 한권을 두고 향을 피웠다. 연고가 없으니 김 신부라도 망자를 챙겨야 했다. 그는 “조만간 셸터에서 장례식을 조촐하게라도 열어줄 계획”이라고 했다.   김 신부는 전화기에 있던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돈 벌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살겠다.”   생전 안씨의 밝은 모습이었다. 안씨는 그렇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그는 순복음기도원과 은혜기도원에서 봉사까지 할 정도로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단, 냉랭한 현실은 의지를 계속 꺾었다.     안씨 뿐만 아니다. 한 블록을 더 걸어가 봤다. 중앙루터교회 앞이다. 또 다른 노숙자인 이강원 씨를 만났다.   그는 과거 아가페 홈미션을 운영했던 사역자였다. 노숙자를 챙겨주던 이가 노숙자가 된 셈이다.   이씨는 아가페 홈미션을 운영하며 언론에도 수차례 소개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인물이다.   이씨가 작은 유리 파이프에 힘겹게 불을 붙이고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담배는 아니다. 물어보니 마약류를 흡입 중이라고 했다.   그의 몸은 앙상하다. 옷도 제대로 걸치지 않았다. 말도 횡설수설이다. 길거리에서의 삶이 얼마나 황폐한 지 짐작이 된다.   치아는 거의 다 부식됐다. 말투는 어눌하다. 이씨는 “길거리로 나온 지 5년이 넘었다”며 “기부금도 줄어들어서 아가페 홈미션을 운영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남성 노숙자만 있는 게 아니다. 이씨는 “한인 여성 두 명도 이 근처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더는 대화를 이어가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리곤 멍한 눈으로 작은 유리 파이프에 입을 댔다.    맑은 하늘이 무색하다. LA한인타운 노숙자들의 삶이다.   LA한인타운=김경준 기자무더위 노숙자 본래 한인노숙자쉼터 한인 노숙자 노숙자 텐트촌

2024-04-21

노숙자 문제·도로 보수 지연 심화 우려…예산 부족 LA시 인원 감축

LA시가 예산 삭감 계획에 따라 일자리를 줄이기로 해 논란이다.   특히 시 산하의 공원관리국 등의 일자리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여 노숙자 문제와 도로 보수 지연 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A타임스는 최근 발표된 LA시행정국 자료를 인용, 충원되지 않고 있는 2000개의 자리 중 대부분이 공원 및 도로관리국 직종에서 감축될 것이라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매트 자보LA행정국장은 “감축 대상 중 약 17%가 그리피스, 엘리시안 등을 관리하는 공원국 직종에서 나올 것”이라며 “또, 노숙자 텐트촌에서 청소를 하고 대형 물건을 치우는 위생국 등에서는 약 14%, 보도 등을 보수하는 도로관리국에서 5%의 일자리가 감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LA행정국에 따르면 일자리를 감축하면 다음 회계연도에서 약 1억55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감축이 공원 관리, 도시의 위생 문제 등의 악화로 이어져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영리 단체 ‘스트리트 포 올(SFA)’ 마이클 슈나이더 대표는 “이렇게 되면 LA시의 도로 보수 작업에 지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아무도 이러한 우려를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노숙자 보수 노숙자 문제 노숙자 텐트촌 노숙자 도로

2024-04-01

노숙자 텐트 불씨가 아파트 태웠다

지난 1월7일 할리우드의 프랭클린 애비뉴 선상 노숙자 텐트촌에서 발생한 화재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그날 밤 때마침 코헹가 패스를 타고 불어온 바람은 파괴력을 키웠다. 불씨는 바람을 타고 인근 아파트 건물에 떨어졌고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화재는 인근 가로수를 태우고 자동차 두 대를 파괴했으며, 매캐한 연기는 인근 지역을 메웠다.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연료 타는 냄새와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곳은 캐런 배스 LA시장이 노숙자들을 거리에서 임시주택으로 옮기기 위해 야심 차게 시행한 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의 첫 번째 대상 지역이다. 지난 2022년 코헹가 블러바드, 윌콕스 애비뉴, 프랭클린 애비뉴 등 해당 지역의 텐트들이 철거되면서 노숙자들이 동네에서 사라진 듯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는 다시 노숙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파트 건물 옆, 중앙분리대를 따라, 101번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는 코헹가길 인도에 텐트, 방수포 및 기타 구조물을 설치했다.   이 지역 홈리스 텐트촌에서는 지난 3개월 동안 최소 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한밤중의 비명 소리, 인도와 현관 앞에 쌓인 배설물, 약물, 때로는 폭력의 위협과도 싸워야 했다.   심각한 문제들이 끊이질 않자 주민들은 에코 파크, 베니스 및 LA 다른 지역에서 홈리스 텐트를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홍보해온 배스 시장에게 실망하고 있다.     배스 시장은 이 지역을 대표하여 재선에 출마한 니티아 라만 시의원을 지지했다. 라만은 노숙자 문제를 재선 캠페인의 초석으로 삼아 지지자, 비영리 단체 및 많은 동료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코헹가 도로에 다시 들어서기 시작한 홈리스 텐트를 놓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지적한다.   할리우드 LAPD 커뮤니티 경찰 자문위원회 공동 의장이자 라만을 상대로 이 지역 시의원으로 출마한 에단 위버 LA시검사는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다음 화재는 재산 손실뿐만 아니라 엄청난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디야 라만은 로스펠리스, 스튜디오시티, 셔먼오크스 등 자신의 지역구 내 12곳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홈리스 텐트촌을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코헹가 도로를 최우선 지역으로 삼아 큰 효과를 거뒀다고 자부했다.   라만은 2022년 이래로 이 지역에서 최소 84명의 홈리스가 인사이드 세이프 등을 통해 임시거처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리스 텐트촌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23일 인사이드 세이프가 목표로 삼은 코헹가 지역에는 15개의 텐트 또는 유사한 구조물이 있었다. 라만은 코헹가에 텐트촌이 다시 들어서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쉼터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월 5일 선거를 앞두고 배스 시장은 노숙자 문제에 대한 라만의 성과를 선전하고, 동영상에도 직접 출연했다.     배스 시장과 라만은 비슷한 전략을 채택했다. 아웃리치 직원과 기타 전문가를 노숙자 텐트촌에 파견해 모텔, 호텔 방, 기타 유형의 임시 주택으로 노숙자들을 자발적으로 이동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이 접근 방법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코헹가 길에 살던 몇몇 노숙자들은 코헹가의 임시 주거 시설 네트워크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럼플’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숙자는 라만이 심혈을 기울인 시정부 임대 호텔 두 곳에서 최근 쫓겨났다.   그는 “노숙자들이 기거할 장소로 101번 프리웨이 다리 밑을 선택한 것은 유감”이라며 “하지만 이 세상에 서로 의지할만한 곳이 여기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거가 무의미한 텐트촌을 놓고 일부 주민들은 시정부에 지속 가능한 정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시의회가 고속도로 고가도로, 공원 및 기타 장소를 야영 금지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시조례(41.18)를 시행하길 바라고 있다.   손자들과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 지난 2017년 이 동네로 이사 온 중독 전문 치료사인 지니 그리핀은 “상당수의 노숙자들이 심각한 메탐페타민 부작용 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노숙자들이 불안한 듯 왔다갔다하며 호전적이고, 혼잣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더 이상 손자들을 인근 공원에 데려가지 않고 동네 산책도 아예 그만두었다고 했다. 그녀는 지난 2020년에 라만에게 투표한 것을 후회하고 있고 라만 대항마로 출마한 위버 시검사가 당선돼 텐트 설치 금지 구역을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라만은 캠핑 금지 구역이 무주택 주민들을 주거 및 상업 지역으로 더 깊이 밀어 넣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라만은 2020년 12월, 임기 1년의 현직 시의원인 데이비드 류 시의원을 축출하고 취임했다. 그녀의 투표용지에는 ‘노숙자 비영리 단체 지도자’라는 타이틀이 있었다. 취임 후 라만은 노숙자 팀을 구성하고 팬데믹 기간 동안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규모 노숙자 텐트촌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라만의 노숙자팀은 2022년 2월 코헹가, 프랭클린, 윌콕스 애비뉴 삼각형 지역에 집중했다. 식물을 심고 울타리를 설치해 노숙자들의 텐트 설치를 막았다. 라만은 이 지역에서 44명의 노숙자들을 임시거처로 옮겼다고 밝힌 바 있다.   거의 2년이 지난 지금도 울타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이 울타리 밖에 세워진 노숙자 텐트에서 불이 났다. 50분 후 같은 장소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2월에는 이 지역에 구급대원들이 출동해 약물과다 노숙자를 응급치료했다.   이 블록에 임대 주택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데브라 게이너는 ”더이상 노숙자 문제를 상대하는데 지쳤다“면서 ”위버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스 시장은 3월5일 선거에서 주민들이 발의안 1을 통과시켜준다면 시 당국이 이웃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많은 수단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발의안 1은 유권자들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주 법안이다.   배스 시장은 코헹가 길의 노숙자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에 대해 의견을 묻자 ”시의원과 저보다 더 불만이 많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라만은 ”노숙자 텐트촌이 사라지지 않는 지역에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라며 ”이 지역의 무주택 주민들을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밤 101번 고속도로 아래에 앉아 있던 캘빈 마드리드(33)는 이러한 서비스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현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기타 정신 건강 문제로 16년 동안 길거리에서 지내왔다.   그의 바람은 배스 시장과 라만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그는 ”다시 아파트에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글=데이비드 재나이저 기자,사진=월리 스케일리지 기자아파트 노숙자 노숙자 텐트촌 노숙자 문제 지역 홈리스

2024-02-26

텐트 못 치게 ‘선인장 심고 돌로 막고’

LA한인타운에서 홈리스로 인한 사건·사고가 늘자 상가건물 또는 아파트 앞 화단에 선인장, 대형화분, 조경용 돌 등을 놓는 곳이 늘고 있다.   지난주 LA한인타운 옥스포드 애비뉴 한 상가 관리소 측은 도로와 인도 사이 화단에 선인장 8그루를 심었다. 성인 무릎 높이의 선인장은 기존 잔디와 달리 홈리스가 텐트칠 공간을 차단했다.     상가 관리소 측은 “그동안 홈리스가 화단에 텐트를 치고 수도전력국(DWP) 전기와 물도 무단으로 끌어다 사용해 정전 피해도 겪었다”며 “마약까지 해 손님과 테넌트 모두 위험을 느꼈다. 선인장을 심는데 몇 백 달러를 들인 뒤 텐트 6개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홈리스 텐트촌으로 유명했던 웨스트 모어랜드 애비뉴와 리워드 애비뉴 코너 한 아파트도 지난주 LA시 위생국이 홈리스 텐트촌을 정기 청소하자 거리 화단에 선인장을 심었다. 3가와 호바트 불러바드 한 상가도 화단에 선인장을 심어 텐트촌 재형성을 막았다.   이처럼 LA시 곳곳에서 홈리스 텐트촌 형성을 막으려는 고육지책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주민은 홈리스의 고성방가, 쓰레기 투척, 잦은 다툼, 마약거래 등 부작용을 내세우며 찬성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LA시 등이 홈리스 텐트촌 철거 등에 소극적이라며 자체 행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텐트촌이 형성된 인도, 교각 아래 등에 고의적으로 대형 화분과 조경용 돌을 설치해 비인도적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노숙자 지원단체 ‘코리아타운포올’ 측은 홈리스 텐트 부지를 의도적으로 막는 행위는 ‘혐오적’이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18일 LA타임스는 ‘가주 홈리스 텐트촌 철거 왜 어려워졌나’라는 기사를 통해 서부지역 지방 및 주 정부는 제9 연방항소법원(이하 9항소법원)의 홈리스 노숙 권리보장으로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가주 주요 도시는 항소법원의 홈리스 텐트촌 철거 금지 판결이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LA시 등은 홈리스가 거리에서 누워 자거나 텐트를 치고 머물지 못하도록 조례안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노숙자 지원단체 소송 이후 9항소법원은 2006년부터 LA시가 거리에서 눕거나 잠을 잔다는 이유로 홈리스를 체포하지 못하도록 판결했다. 2018년 9항소법원은 아이다호 보이즈시의 홈리스 처벌 조례안도 무효화했다.     당시 법원은 보이즈시와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지역 지방 및 주 정부가 홈리스에게 충분한 셸터제공 등 대안 없이 홈리스를 체포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수정헌법 8조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지난 7월 9항소법원은 오리건주 그랜트패스시가 공공장소에서 자는 홈리스를 처벌하지 못하게 한 판결을 재심리해달라는 요청도 거부했다.     결국 가주 등 서부지역 8개주는9항소법원의 판결로 홈리스 노숙금지 또는 텐트철거에 제약을 받고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텐트촌 홈리스 홈리스 텐트촌 선인장 대형화분 텐트촌 재형성

2023-12-18

빛 바랜 '홈리스 2만1000명 구제'…배스 시장 1년 치적 홍보

“홈리스 2만1000여 명을 구제했지만 아직 성공이라고 부르기는 이르다.”       캐런 배스 LA시장이 다음주 취임 1주년을 맞아 그 동안의 성과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실질적인 성과를 가늠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길거리 홈리스 숫자는 일부 줄어들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텐트들을 목격하고 있다.     일단 시장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2만1694명의 홈리스를 임시 주거지로 옮겼으며 이는 전임 에릭 가세티 시장의 마지막 1년에 비해 5000여 명이 늘어난 수치라고 6일 밝혔다. 구제된 홈리스 주민들 중 2000여 명은 인사이드 세이프를 통해 호텔로 옮겼으며, 1000~2000명 단위로 임시 주거시설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추가로 7717명에게 렌트 바우처를 제공해 추가의 홈리스 증가를 막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막대한 인력도 동원됐다. 총 32개의 홈리스 텐트촌을 철거했으며 여기엔 총 19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투입됐다. 치운 쓰레기만 무려 50만 파운드에 달했다.     홈리스들이 돌아가거나 정착할 주거지 확보에서는 2016년에 통과된 HHH 발의안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9000개의 저소득용 주거지를 마련해 약 3500여 명이 정착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하지만 치적에도 불구하고 오류도 있었다.     통계상 임시 주거지를 거친 일부 홈리스들이 최종 정착지에 대한 기록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오류로 남았다. 홈리스 서비스국(LAHSA) 바 레시아 켈룸 디릭터는 “구제한 2만1000명 중에 7100여 명은 다시 길거리로 나섰거나, 병원 또는 가족에게 돌아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사망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영구 이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LAHSA 측은 데이터 수집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들은 배스 시장 취임 1년을 맞아 막대한 비용과 세금을 들여 일부 길거리 홈리스를 옮기는 성과를 가져왔지만 이런 과정이 궁극적으로 홈리스 방지의 핵심이 될지는 향후 1~2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시에 홈리스가 길거리에서 일부 사라지는 효과보다는 주거 환경이 안정되면서 이들이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스 시장도 이와 관련해 “팬데믹 지원이 끊기고 일부 렌트비가 내년에 상승할 경우 또다시 홈리스 양산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홈리스 구제 길거리 홈리스 배스 시장 홈리스 텐트촌

2023-12-07

타운내 '쓰레기산' 차량 7년째 민원 소용없었다

LA한인타운 한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들 위에 수년간 쌓인 쓰레기더미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CBS뉴스는 베렌도 스트리트와 카운슬 스트리트 인근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에 쓰레기를 쌓아 올리는 여성 때문에 주민들의 민원이 시 정부에 쇄도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웃 주민인 리사 데릭은 “마치 쓰레기통 옆에 사는 것과 같다”며 “7년째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 불공평하다”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그에 따르면 차량은 인근 아파트 주민인 한 여성이 본인 소유의 차량 3대에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쌓아 올리고 있다.   데릭은 “차가 고장 나면 다른 차를 구입해 더 높이 쓰레기를 쌓아 올린다”며 “몇 달 전에는 해당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냄새는 물론 안전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웃 주민들은 지난 3개월간 한인타운 관할 10지구의 헤더 허트 시의원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허트 시의원 사무실측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도로서비스국, 위생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을 뿐 실질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리스 텐트촌으로 인한 지역 주민 민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카노가파크 지역 주민들도 치안과 위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카노가파크에 거주하는 다리아 알템은 “몇 달 동안 샌퍼낸도밸리 인근 홈리스 텐트촌과 관련해 시정부에 청소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절차로 인해 지연될 수 있다’라는 말 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제이슨 피시맨은 “토팽가플라자 주변에는 옷과 쓰레기로 가득 찬 쇼핑카드, 홈리스 텐트가 줄서있다”며 “또 홈리스들이 사는 RV차량 때문에 일명 ‘홈리스 캠핑장’이 자리를 잡는 바람에 도보 이용조차 어렵다”고 걱정했다.   한편, 캐런 배스 LA시장은 지난 2월 ‘인사이드 세이프’ 등 홈리스 대책에 사용될 보조금 6000만 달러를 연방 주택국(HUD)으로부터 받은 바 있다. 시정부는 홈리스 구제 정책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안전, 위생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역 주민들은 지적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쓰레기산 차량 홈리스 텐트촌 해당 차량 차량 3대

2023-10-27

한인타운 노숙자 민원 7~9월 3분기 석달간 '1000건'

LA한인타운 내 홈리스 텐트촌 관련 민원이 올해 3분기(7~9월) 기준 1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분석 매체 ‘크로스타운’에 따르면 지난 7~9월 3개월 동안 LA 민원서비스 ‘MyLA311’에 접수된 민원은 총 36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분기별로 봤을 때 지난 2년 사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직전 분기인 2분기(4~6월)보다 6.5% 증가했다.     그중 홈리스 텐트촌 관련 민원은 같은 기간 2만1015건에 달했다. 지난 2년 동안 분기별 집계치 가운데 최다로 2분기보다는 20% 늘었다.   매체는 “캐런 배스 LA시장이 주력하는 홈리스 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 이니셔티브’가 알려짐에 따라 홈리스에 대한 광범위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로 인해 과거보다 홈리스 관련 민원 신고가 증가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역별로 봤을 때 한인타운은 석 달 동안 모두 984건이 접수돼 LA시에서 4번째로 민원이 많았다. 민원 최다 지역은 웨스트레이크로 1600건이 접수됐고, 그 뒤로 노스할리우드(1355건), 할리우드(1355건), 한인타운, 다운타운(952건), 베니스(665건) 순으로 민원이 많았다.   한편 MyLA311 민원 신고의 절반가량(47%)은 집 앞에 버려진 오래된 소파나 책상 등 대형 쓰레기(bulky-item) 수거에 관한 것이었다. 올 3분기에 17만1000건이 접수됐으며 2분기(15만6000건)보다 10% 증가했다.     이 또한 한인타운은 4번째로 민원 신고가 많았는데 같은 기간 동안 3656건이 접수됐다.     그 밖에 밴나이스에서 4702건이 접수돼 최다 민원 지역으로 드러났고 이어 할리우드(4311건), 샌피드로(4134건) 등의 순이었다.     또 낙서 제거 민원은 전체 민원의 5분의 1(22%)을 차지했다.     올 3분기 접수된 낙서 제거 요청 민원은 약 8만 건으로, 2분기(8만6000건)보다 소폭 줄었다. 또한 해당 민원이 9만5000건에 육박했던 2020년도 말과 2021년 초반보다 감소했다.     대신 불법 쓰레기 투기 관련 민원은 계속 증가 추세다. 올해 1분기 2만500건이던 것이 3분기 2만7800건으로 늘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사우스LA 지역의 브로드웨이-맨체스터로 790건을 기록했고, 이어 밴나이스와 노스할리우드에서 764건과 748건이 각각 접수됐다.     LA시는 불법 쓰레기 투기 근절을 위해 신고자에게 최대 1000달러까지 보상금을 제공하는 ‘팁 프로그램(tip program)’도 운영하고 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한인타운 홈리스 한인타운 홈리스 홈리스 텐트촌 홈리스 관련

2023-10-16

[중앙칼럼] 축제가 끝난 뒤

‘공교롭다’라는 말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우연히 일어났을 때 쓴다. 한인들의 축제가 한꺼번에 몰렸던 지난주에 한인사회 주변에서는 공교로운 일들이 여럿 있었다.     시작은 캐런 배스 LA시장이다. 50회 LA한인축제가 시작된 12일 한인타운 버질중학교 인근의 홈리스 텐트촌이 정리됐다. 시장실은 타운 내 100명이 넘는 홈리스가 임시 거처로 옮겨졌다며 배스 시장 취임 이후 이번이 28번째 텐트촌 정화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홈리스 텐트촌 문제는 본지와 일부 지역 방송이 이미 지난달 중순 제기했었다. 학부모, 주민, 업주, 지역구 시의원까지 우려를 표했던 사안인데 ‘공교롭게도’ 한인축제 시작에 맞춰 상황이 정리되면서 의혹을 낳았다.   LA시 민원전화 311 통계에서 한인타운은  4번째로 텐트촌 민원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배스 시장은 그동안 한인 타운은 쏙 빼고 베니스부터 채스워스까지, 또 할리우드부터 파코이마까지 27차례 텐트촌 정화작업을 했다. 그동안 본지 등이 제기한 문제는 묵살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인축제 시작에 맞춰 행동에 나섰고 배스 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제목에 코리아타운이 표기된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배스 시장이 생색을 내려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신중한 공무원답게 홈리스를 더 안전하게 이주시킬 방법을 찾은 끝에 생긴 우연이라면 모를까.   한인축제에 부스를 마련했던  많은 업주들은 홍보 부족을 아쉬워했다. 주최 측은 역대급 규모라고 자랑했지만 체감은 그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한국에서 온 업체들은 돌아갈 때 재고 부담 때문에 판매 예측이 중요한데 막상 와보니 홍보 부족에 실망한 경우가 많았다. 이를 두고 주최 측의 잘못된 홍보 전략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일부 호사가들은 주최 측이 ‘공교롭게도’ 평소 껄끄러운 관계인 특정 언론사에는 홍보하지 않아 스스로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일부 인사가 효과는 따지지도 않은 채 친소 관계에 따라 홍보 활동을 펼쳤다는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 최고, 최대 축제를 책임지면서 그것도 올해 반백 년의 기념비적인 행사를 마련한 주최 측이 한낱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워 홍보 참사를 일으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부스 임대 업주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은 아닌지 짐작할 뿐이다.   한국에서 온 지자체장들과 기관장들은 자기 고장 특산품 판촉에 열중했다. 하지만 올해도 판박이 행사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한 한인 마켓에서 서로 다른 지자체와 사업체 관계자들이 등장하는 사진들이 여럿 보도됐다. 이를 두고 혹자는 기념사진 남기려고 타성에 젖어 외유 나온 것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혈세로 봉급 받는 이들이 그럴 리는 없고 고도의 판촉 전략이 깔린 선택이었다고 여겨 본다.   로컬 정치인 등도 여럿 한인축제에 초대받았는데 “한인사회와 함께”를 강조해온 이들이 ‘공교롭게도’ 불참한 경우가 많았다. 이를 두고도 일부는 표리부동이라며 선거 때면 한인임을 앞세워 표며 선거 자금이며 받는 것을 당연시하다가 선거만 끝나면 모른 체한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밤낮으로 뛰느라 분주해 어쩔 수 없었을 것으로 가늠해본다.   사실 공교롭다의 어근인 ‘공교(工巧)’는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게 문제다. 반대로는 ‘때마침’ 정도가 있겠다. 축제가 끝난 뒤 자주 들리는 ‘공교롭게도’가 듣기 싫다면 변명에 앞서 왜 한인들이 최소한 ‘우연히’라고 말하지 않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솔직히 처음부터 어떤 의도를 가졌었는지도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 대사처럼 “혼이 담긴 구라(거짓)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릴” 정도의 내공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야 내년 축제는 ‘때마침’ 잘 치를 수 있지 않겠는가. 류정일 / 사회부장중앙칼럼 축제 한인축제 시작 홈리스 텐트촌 한인사회 주변

2023-10-16

배스 "타운서 100여명 홈리스 구제"…버질중학교 주변 텐트촌 정리

캐런 배스 LA 시장실이 한인타운 북쪽 버질 중학교 인근에서 총 100여 명이 넘는 홈리스들을 구제했다고 밝혔다.   시장실 관계자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지역 네 곳의 주요 홈리스 캠프촌에 대해 임시 숙소로 옮기는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젝트를 가동해 정화작업 등을 진행했으며 통행과 안전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은 라틴계 주민들 주거지와 상업지역으로 팬데믹 기간부터 대규모 홈리스 텐트가 들어서 주민들의 제보가 빈번했던 곳이다. 〈본지 9월 13일자 A-3면〉     배스 시장은 “행정명령에 따라 카운티 정부와 손잡고 이번 일을 해낼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해당 지역 시의원, LA통합교육구와 공조해 지속적인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번 한인타운의 홈리스 정화 작업은 시 전역에서 28번째로 기록됐으며 시 당국은 최근까지 1600여 명을 인사이드 세이프를 통해 임시 숙소로 옮겼다고 전했다.     배스 시장의 가장 큰 프로젝트로 꼽히는 인사이드 세이프는 단순히 홈리스를 숙소에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신 건강, 약물치료, 보건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을 통하는 구제 프로그램이다.   최인성 기자ichoi@koreadaily.com홈리스 텐트촌 홈리스 구제 배스 타운 대규모 홈리스

2023-10-13

타운 학교<버질중학교> 앞 홈리스 텐트촌…학생 안전 우려

LA한인타운의 한 중학교가 인근에 생긴 대규모 홈리스 텐트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버질 중학교가 위치한 노스 버몬트 애비뉴 인근 베벌리 불러바드 선상을 따라 홈리스 텐트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이동과 안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학교 운동장에 쳐진 펜스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텐트들이 줄지어 서 있고 현재 약 15명의 홈리스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질 중학교에 재학 중인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엘시 느줄루는 FOX11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디를 가든 홈리스가 있다”고 불평했다.   이 지역은 지난해 12월에도 홈리스 텐트촌으로 인해 등하교 시 학생들이 인도 이용에 불편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홈리스가 학생들을 상대로 구걸하거나 위협을 가해 안전과 위생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로 인해 텐트촌 철거 작업을 마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홈리스가 다시 자리를 잡는 일이 지난 몇 년 동안 반복됐다는 것이 학교와 인근 주민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8월 LA시의회는 학교와 데이케어센터 등 공중 교육시설 인근 500피트 내에서 홈리스 노숙을 금지하는 조례안을 승인했다.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홈리스 텐트촌 단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휴고 소토-마르티네즈 13지구 시의원실은 성명을 통해 “학교와 공원 등 공공장소의 홈리스 텐트 철거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홈리스를 위한 거주 장소가 부족하다. 홈리스를 이동시킬 장소가 최대한 빨리 마련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13지구에는 홈리스를 위한 400개의 침대가 마련돼 있지만 이마저도 다 찼다고 시의원실 측은 전했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의 마크 리 의장은 홈리스 텐트 단속에 대해 “올림픽 경찰서가 단속할 때마다 홈리스 옹호 단체들과 진보적인 주민들에게 컴플레인을 받는다며 경찰도 난감해하고 있다”며 “타운 내 홈리스의 95%는 마약중독과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을 쫓아내는 것이 해답이 아니라 정부 기관과 협력해 셸터로 인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홈리스와 관련 한인타운은 LA시에서 민원이 3번째로 많이 접수되는 곳이다.   민원서비스 ‘MYLA311’ 통계자료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한인타운을 포함한 WCKNC 관할지에서 접수된 홈리스 텐트촌 관련 민원은 179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7건씩 민원이 제기된 셈이다.     최다 민원이 접수된 곳은 노스할리우드과 다운타운으로 각각 2029건씩이었다.     특히 거리별로 분류했을 때 한인타운에서는 노먼디 길에서 1131건이 접수돼 가장 심각했다. 뒤이어 켄모어(1030건), 베렌도(959건), 웨스턴(839건), 마리포사(809건), 옥스퍼드(750건) 등 순이었다.   MYLA311 관계자는 “쓰레기 투기와 악취, 그리고 매트리스, 텐트 등 홈리스 물건으로 통행에 방해를 겪는 경우까지 다양한 민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리 의장은 “오늘(12일) 뉴햄셔 선상 홈리스 캠프에서 화재 및 절도의 위험으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민원을 받았다”며 “주민들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와 사진과 함께 LA경찰국(LAPD)와 LA시와 LA카운티에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WCKNC 민원 신고:323-200-5532, lacitync@gmail.com, 카카오톡(아이디:lacitync) 장수아·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홈리스 텐트촌 홈리스 텐트촌 홈리스 텐트들 대규모 홈리스

2023-09-1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