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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내몰린 한인 노숙자 쉼터…사각지대 놓인 한인 노숙자①

중앙일보·USC 공동 기획
힐링캘리포니아 프로젝트

팬데믹 이후 한인 홈리스 급증
불체자·영어못해 도움못받아
쉼터는 정부 규제에 숨어 운영
LA시 “대책 마련 최선” 원론만

박준씨는 LA한인타운 올림픽 불러바드 선상에 있는 한 텐트에서 1년 가까이 살고 있다.  김상진 기자

박준씨는 LA한인타운 올림픽 불러바드 선상에 있는 한 텐트에서 1년 가까이 살고 있다. 김상진 기자

한인 노숙자들이 늘어나면서 사망자도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기관이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존의 단체들은 정부 허가를 받지 못해 지원도 못 받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본지가 확인한 한인 홈리스는 LA한인타운 텐트촌 2곳 등에 약 15명, 김요한 신부의 나눔의 집 쉼터 20명, 무디 고 목사의 아버지밥상교회 쉼터 및 빅터빌 치유센터 약 20명 등 최소 55명 이상이다.
 
8년 전 LA한인타운에 하나둘씩 생긴 홈리스 텐트촌을 처음 보도했을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다. 당시 LA한인타운에서는 33곳, 59개 홈리스 텐트 또는 천막이 집계됐지만 한인 홈리스는 발견하지 못했다.〈본지 2016년 12월 21일 A-1면〉
 
하지만 2024년 5월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LA한인타운 두 곳 이상에 한인 홈리스 밀집 텐트/천막촌이 자리를 잡았다. 한인 마트와 교회, 상가 앞에 텐트 없이 이불이나 짐을 든 한인 홈리스도 종종 눈에 띈다. 팬데믹 이후 경제적·사회적 기반이 무너진 한인은 주변 도움의 손길마저 끊겨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본지와 만난 한인 홈리스 대부분은 모텔이나 호텔을 임시숙소로 제공하는 LA시 홈리스 정책(인사이드 세이프 LA)도 모르고 있었다. 체류 신분이 없거나 영어가 불편해서다. LA시가 지난해 예산의 10%인 13억 달러를 홈리스 대책에 쏟았지만, 현실 속 한인 홈리스는 ‘관심 밖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이들을 돕기 위해 한인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쉼터들은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위태롭게 운영되고 있다. 홈리스 수용에 필요한 라이선스(Board and Care)가 없기 때문이다. 자칫 민원이 접수돼 LA시 소방국(LAFD)이나 빌딩안전국(DBS) 등에서 점검을 나올 경우 쉼터 운영 취소 명령이 내려져 한인 홈리스들은 다시 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
 
실제 2014년 2월 LA시 검찰은 ‘아가페 홈 미션’ 당시 운영자 이강원 목사를 무면허 및 기본권 침해 혐의로 민사 기소했다. 2000년부터 일반주택에 한인 홈리스, 약물 및 알코올 중독자들을 수용해왔던 이 목사는 해당 시설 운영권을 박탈당했고, 현재 LA한인타운 텐트에서 본인도 홈리스로 살고 있다.
 
한인 홈리스 시설들은 정식 등록이 안된 상태에서 운영하다 보니 정부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인 홈리스들을 외면할 수 없어 한인들의 기부와 소수 자원봉사자에 의존해 꾸려가고 있다.
 
또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주변에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쉬쉬하며 운영하고 있다. 김요한 신부가 운영하는 나눔의 집 쉼터는 이웃들의 신고가 이어지자 쉼터 장소를 세 번이나 옮겼다.
 
LA시 당국은 한인 홈리스 쉼터 지원 노력보다는 원칙과 규제를 앞세우고 있다. 익명을 원한 LA시 한인 공무원은 “홈리스 쉼터를 운영하는 한인 단체는 대체로 열악하고, 정부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많다. 이런 이유로 지원을 못 받는다”고 전했다.
 
아버지밥상의 무디스 고 목사는 “시장이나 시의원에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접근 방법을 모른다. 전문 인력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실은 한인운영 쉼터 지원방법 문의와 관련 “한국어 자원(정보안내) 개발을 우선하고 한인 단체와 협력을 강화해 (한인 홈리스 및 관련 단체 지원 문제) 극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타운을 포함하는 10지구의 해더 허트 시의원실은 “홈리스 관련 지원이 필요할 경우 담당자에게 전화(213-473-7010) 및 이메일(roger.estrada@lacity.org)로 연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샌타클라라대 공중보건학과 제이미 장 교수 등이 2023년 1월 발표한 ‘구조적 사각지대-아시아태평양계(APIs) 홈리스의 사망결과(Invisibility as a structural determinant: Mortality outcomes of Asians and Pacific Islanders experiencing homelessness)’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계는 소수계라는 이유로 지역사회 공공담론과 정책마련 부문에서 소외(invisible and unacknowledged)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샌타클라라 카운티에서 2011~2021년 사이 홈리스 1394명이 사망한 가운데 아태계는 87명으로 6.2%를 차지했다. 아태계 홈리스 주요 사망 원인은 부상과 질병(약 70%)으로 다른 인종 주요 사망원인인 약물과 알코올과 대조를 보였다.
 인터넷 매체 크로스타운(Crosstown)에 따르면 지난 2022년 LA카운티 지역 홈리스 사망자는 총 2374명으로 2018년 1129명보다 두 배나 급증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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