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이 아침에] 지혜를 얻게 한 용기

DMV(가주차량등록국)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운전면허증을 재발급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사고나 교통 위반 티켓을 받은 적이 없어 이번에도 필기시험 없어 재발급 받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70세가 넘으면 무사고 운전자라도 필기시험을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스트레스가 시작됐다. 갈수록 기억력이 떨어지고 깜빡깜빡하는 건망증까지 심해지는 상황인데 시험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용기를 내어 응시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해야 하는가. 그런데 그 순간 ‘용기를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죽기 살기로 노력해 보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리고 마치 비상상태에 들어간 것처럼 200개가 넘는 예상 문항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억력이 떨어진 탓인지 아무리 운전면허 시험이지만 쉽지가 않았다.   시험 당일  DMV에 도착해 차례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대기자 대부분이 시니어들이었다. 이미 시험장에 들어가 시험을 치르는 사람 대부분도 시니어였다. 시험 시간에 제한이 없다 보니 시니어들은 시험지를 붙들고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다. 시니어 응시자들의 시험 시간은 한두 시간이 보통이었다. 빈자리가 빨리 나지 않아 다음 순서의 사람들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내 이름이 호명됐다. 교통 표지판에 관한 1차 시험은 컴퓨터로 보는 것이 먼저였기에 몹시 긴장됐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문제 하나하나에 답을 체크하며 다음으로 넘어갔다. 이 과정을 끝내자 바로 합격을 축하한다는 문자가 떴다. 안도의 숨을 쉬며 2차 필기시험에 응했다.   교통정보에 관한 문항 40개가 있는 시험지였다. 막상 시험지를 앞에 놓고 보니 다행히 마음이 차분해졌다. 일단 답을 알고 있는 문항부터 풀어나갔다. 답이 떠오르지 않아 잠시 제쳐 놓았던 문제들은 다시 정독하며 기억을 더듬으며 겨우겨우 답을 체크했다. 그리고 모든 문항에 답을 체크했는지 한번 쭉 흩어보는 것으로 마지막 점검을 했다. 모르는 문항은 아무리 읽어도 답하기 어려움을 알기에 시간 낭비 없이 시험지를 제출했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사했던 직원이 내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주눅 든 모습으로 다가섰더니 그 직원은 미소를 띠며 “유 패스”라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합격이란 말을 듣는 순간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의 은혜임에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고마움과 감동이 폭발해 눈물이 흘러내렸다,   시험은 생존을 위한 숙명이 아닌가 싶다.  운전면허 시험은 어떤 일에도 용기를 갖고 달려들면 해낼 수 있고, 이룰 수 있다는 지혜를 터득하는 기회였다. 김영중 / 수필가이 아침에 지혜 용기 시험 시간 운전면허 시험 시니어 응시자들

2024-03-12

[삶의 향기] 포기의 지혜

필자가 속한 종단은 생활과 동떨어진 진리공부를 배격한다.     생활불교를 지향하다 해도 출가자의 모습이 일반인과 같을 수는 없다 보니, 출가를 위해서는 고치거나 포기해야할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필자도 세속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출가 생활에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습관이 있었다. 처음 4~5차례 실패를 했을 때만 해도 크게 걱정을 안 했다. 10차례 정도 실패를 하고 나니, '이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하고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20번 정도 실패를 한 이후에는 '출가를 포기해야하나'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 때 '억만 번'이라는 표현을 경전에서 접했다. 좌선이든, 경전 공부든, 계율 수행이든 될 때까지 억만 번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하긴, 영겁의 세월동안 익혀온 습관을 고작 '20번'만에 끊을 수 있을까. 경전을 '이해'가 아니 '연습'하라 하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심기일전해서, 결국 50여 차례 실패를 더 한 후에야 마침내 습관을 고치고 출가를 할 수 있었다.   평생을 평화운동에 매진해 오신 분이 있다. 세속에 대한 의무나 유혹에 자유로운 편인 출가자임에도 마음을 안 챙기면 초심을 잊기 쉽다. 속세에 살면서도 평생 특정 이상과 가치 실현에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 더 존경스러운 이유이다.   이처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은 도가는 물론 사회에서도 중요한 가치이다. 대종사께서 "정성은 중단 없는 마음을 말하고, 만사를 이루려 할 때에 그 목적을 달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하셨다.   "포기하지 마"는 모든 경우에 만병통치약일까.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마침내 성공한 가수가 무명가수 오디션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가했다. 자신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며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을 무명가수들에게 하는 것을 들으면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성공확률이 얼마나 될까. 만약, 그 무명가수가 객관적으로 실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면 어떤가. 게다가, 결혼을 해서 부양할 가족들이 있음에도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 어떤가.     의사가 꿈이라는 이유로 대한민국에서 0.1%의 우수한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다는 최고의 의대에 10년 동안 지원하고 있는 중위권 성적의 학생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세요"라고 조언한다면 어떻게 될까.     두 경우 모두 재벌가 자손이라면 예외일 수 있겠지만, 보통의 서민이라면 때로는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대종사께서는 "어린이나, 노인, 환자가 아니라면 사람으로서 면할 수 없는 자기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힘 미치는 대로 자력 없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친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의무와 책임은 꿈 못지않게 중요하다. 생활을 위해 일방적으로 꿈을 포기하는 것도 신중해야 하지만, 꿈을 위해 일체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 노력만 한다고 누구나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세계평화 같은 궁극적 가치 추구나, 성불제중의 서원과 마음공부에 있어 포기하지 않는 태도는 여전히 의미가 있겠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때에 따라 포기의 지혜와 용기도 필요해 보인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지혜 무명가수가 객관적 출가 생활 무명가수 오디션

2023-12-11

[독자 마당] 삶의 지혜

얼마 전 미국의 한 언론이 ‘한국 사람들은 바쁘게 보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고 보도한 것을 봤다.  하지만 나는 한국 사람들이 늘 바쁘게 생활하는 것이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생활 환경에서 온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는 겨울이 길고 추운 지역이다. 이로 인해 농산물이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따라서 가능한 날씨가 따듯할 때 먹을거리를 많이 비축하려면 늘 바쁠 수밖에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채소라고 할 수 있는 배추와 무도 날이 추워지면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배추와 무를  상하지 않게 오래 보관하기 위해 생각해 낸 저장법이 김치다.     음식은 최대한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 한나라나 한 지방의 음식은 그곳에서 자라는 음식 재료를 주로 사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느 나라의 음식이 특별히 더 좋고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 음식이 맛있다고 말하고 미국사람들은 미국 음식이 맛있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특정 음식을 먹게 되면 입맛도 그 음식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테니스를 열심히 하다 보면 테니스를 잘하게 되고, 테니스가 운동 중에서 제일 좋다고 말한다. 골프도 축구도 비슷하다.     바쁘게 움직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바쁜 것이 삶의 패턴이다. 따라서 바쁘지 않을 때는 무언가 이상하고 허전하고 불안하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남의 눈에 들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 가지 측면만 본 것이다. 한국 사람이 늘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생존 수단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가장 중요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이다. 서효원·LA독자 마당 지혜 한국 음식 음식 재료 생활 환경

2023-11-07

학교 공부만큼 중요한 지혜 키우려면 가정에서 교감 나누고 책임감 키워야

‘교육’하면 유대인의 탈무드와 하브루타, 하버드 대학에서도 가르치는 공자, 지혜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성경 말씀 등 지식을 넘어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한국교육 혹은 미국에 사는 한국인 학부모들은 학교 공부에 밀려서 지혜 교육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지혜란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다.     아이비리그 학생의 25%, 미국 억만장자의 40%,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는 유대인들은 단지 학습진도와 학교 성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전세계 어디에 살든지 ‘탈무드’ 교육으로 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가르치는 일과 토론으로 성경을 공부하는 ‘하브루타’식 교육을 하며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     어떤 교육이 탁월한 지혜를 지닌 성공자를 만들 수 있는 교육이 될까?   1. 정체성 교육   우리 한민족은 뛰어난 역사적 우수성을 지니고 있다. 이제 전세계로 흩어져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 한국인 디아스포라가 주목받고 있다. K pop, K drama, K food 등 한류 문화가 확장되면서 이제 우리의 뛰어난 민족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시점을 기점으로 우리의  명절과 같은 전통, 역사, 고난을 배움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꿈을 세울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면 좋겠다.     2. 가정에서의 지혜교육   가정에서의 대화가 공부에 제한되기보다는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지혜를 나누는 대화가 필요하다. 저녁식사 시간 세상을 배우는 시간으로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가족 간에 교감을 나누고, 가정 내에서 어린 자녀들에게도 각자의 책임을 주고 성취하도록 하는 책임감 훈련도 이뤄질 수 있다. 유대인들은 일찍부터 재정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시키기로 유명하다. 시간의 중요성과 약속의 중요성도 어릴 적부터 그 가치와 방법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매일의 음식, 부모님 혹은 다른 아이들로부터 받은 것들에 대한 감사를 가정에서 배워야 한다. 감사가 없는 사람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실제로 우울감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보면 그들은 부모로 받은 사랑과 지원에 대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감사할 줄 모른다. 이 외에도 친절과 자선 또한 가정에서 배우므로 학교나 사회에서 환영받는 인성을 지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3. 세상을 이해하고 내다보는 인재가 갖출 지혜   ‘EBS 부모특강 0.1%의 비밀지식’에서 김경일 교수는 지식에서 지혜로 옮겨져 발달해 가야 하는 당위성과 방법을 설명했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리 아이는 지금 지식을 쌓고 있을까 지혜를 얻고 있을까? 지식을 학습하는 속도는 이제 AI를 따라갈 수 없다.   이타적인 아이가 점점 더 지혜로워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최고의 교육학자, 심리학자들이 제시하는 우리 아이 교육법! 50%의 지식과 50%의 설득으로 부모의 마음을 움직이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업을 운영할 때, 혹은 인생을 살아갈 때 어렵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지식만 쌓아온 사람은 새로운 것을 대할 때 지식 관념 속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지식을 넘어선 지혜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래서 미국 대학에서도 학문적 호기심, 창의적 사고력,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본 인재들을 뽑기 원한다.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라지는 직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보다는 사람이 더 우수성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발달로 인한 사회 및 산업 분야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생겨나는 이때 효율적인 혁신 방안이 필요한 것은 단지 지식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할 사람들은 지식의 한계를 넘어 지혜를 가진 사람이 이타적인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문의:(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책임감 학교 지혜 교육 학교 공부 공자 지혜

2023-11-05

[삶의 향기] 지식과 지혜

인생은 판단의 연속이다. 어떠한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개인은 물론 사회, 국가의 흥망이 좌우된다. 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문제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는 것과 관련 있는 것이 지식과 지혜이다. 지식을 생각하면 대학교수와 판검사가 떠오르고, 지혜라는 말을 들으면 경험 많은 노인과 종교가의 성자들이 떠오른다.   벽의 색상을 정확히 알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육안으로도 대체적인 색상을 구분할 수 있지만, 정밀한 분석을 위해서는 기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정밀한 기계가 있다 하더라도 관찰자가 색안경을 쓰고 있다면 말짱 헛일이다. 불가에서는, 중생들은 착심(attachment) 때문에 일과 이치를 바로 보지 못한다고 하며 이를 색안경에 비유한다.   동계스포츠인 쇼트트랙은 순위를 다투는 경기이기 때문에 결승선을 통과할 때 반칙과 그에 따른 판정 시비가 일상적이다. 한국 선수가 우승을 했지만 반칙으로 실격하기도 하고, 한국 선수가 2위로 들어왔지만, 상대의 반칙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한국 선수의 반칙은 늘 오심이고, 상대 선수의 반칙은 늘 정확한 판정이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이 도덕적으로 우수할 수도 있지만, 한국 선수들은 절대 반칙을 안 하고, 외국 선수들만 반칙을 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축구에는, 이기고 있는 팀이 가벼운 부상에도 운동장에 누워서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동을 비꼬는 '침대 축구'라는 말이 있다. 한국 팬들은 주로 중동축구를 침대 축구라며 비난한다. 몇 년 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침대 축구를 하는 한국 선수들을 보고 민망했던 적이 있었다. 다음날 한국 신문에, "침대 축구도 전략의 일종"이라는 기사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내로남불(이중 잣대)은 정치권에 이르면 거의 완성의 경지에 이른다. 고위공직자 청문회에서 여당은 늘 '실력검증'을 주장하고, 야당은 흠을 잡기 쉬운 '도덕 검증'을 주장한다. 정권이 바뀌면 어떨까. 같은 사안, 같은 의원임에도 정확하게 반대의 주장을 한다. 원근친소(遠近親疎ㆍ친하고 안 친함)와 사리사욕에 끌려 어리석어지는 예는 한도 없다. 이는 지식과는 무관한 문제이다.   색안경을 쓰고 벽을 바라본다면, 아무리 정밀한 기계도 색상을 구분하는 데 무용지물일 뿐 아니라, 기계가 정밀할수록 결과는 원래 색과 상관없는 색안경 색상에 가까워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혜가 없다면 지식은 무용할 뿐 아니라 많을수록 해가 될 수도 있다.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이 대체로 명문대 출신의 지식인들이라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기계가 없어도 색안경을 벗으면 붉은색을 파란색으로 하거나, 흰색을 검은색이라고 하는 치명적 실수는 하지 않지만, 아무리 정밀한 기계가 있어도 색안경을 쓰고 있으면 붉은색을 파란색으로 주장한다거나 흰색을 검은색으로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발생한다. 세상의 어지러움과 혼란은 지식(기계)은 넘쳐나지만, 지혜가 없어서(색안경을 쓰고 있어서) 일어나는 일이다. 정밀한 기계도 계속 개발해야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색안경을 벗는 노력임을 명심할 일이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ㆍ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지식 지혜 한국 선수들 색안경 색상 기계도 색상

2023-05-15

[기고] 토끼의 지혜가 필요하다

2023년 계묘년은 토끼해다. 토끼 모습이 잘 그려진 것으로 ‘토끼전’을 빼놓을 수 없다. 용왕이 병에 걸렸는데 어떤 약도 효과가 없다. 의원은 토끼 생간을 먹어야 병이 낫는다고 처방했다. 그 임무를 맡은 자라가 육지로 나가 토끼를 찾는다. 토끼를 만난 자라는 용궁에 가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감언이설로 토끼를 유혹한다. 유혹에 넘어간 토끼는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에 들어간다. 용왕이 토끼에게 간을 내놓으라고 하자 토끼가 놀라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용왕은 토끼의 말을 믿고, 자라에게 토끼를 육지로 데려가 간을 가져오게 한다. 육지에 나온 토끼는 간을 빼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고 자라를 놀리며, 자신의 똥이 열을 내리는 데 좋다며 똥을 칡잎에 싸서 준다. 자라는 토끼 똥을 가지고 가 용왕에게 먹이고, 용왕은 병이 낫는다는 내용이다. 현대에 사는 인간의 한없는 욕망과 지혜를 되새겨보게 하는 내용이다.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대남 위협에 나섰다. 2022년 마지막 날과 새해 첫날에 각각 초대형 방사포 3발과 1발을 발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를 두고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초대형 방사포 30문이 노동당에 ‘증정’됐다고 밝혀 실전 배치됐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미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전술핵무기를 다량 생산하고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남한을 적으로 규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벽두에 북한의 도발을 주시하며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을 비롯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지휘관과 화상통화에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하기 위한 확고한 정신적 대비 태세와 실전적 훈련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앞으로도 핵과 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하면서 다양한 대칭·비대칭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인 도발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 군은 일전을 불사한다는 결기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 언론사와 신년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도발이나 침략 행위에 대해서 단호하고 즉각적인 자위권 행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오히려 확전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은 역사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사실 한국은 핵무기가 없다. 북한의 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핵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솔직하게 “우선 과거 미국의 ‘핵우산’이나 ‘확장억제’ 개념은 미국이 알아서 다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인데, 지금은 그런 정도로 우리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군사력을 강화하여 대반전의 실마리를 찾는 것 같아 안심이다.   문재인 정권의 비굴한 비핵화보다는 강대강의 대북정책이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섣불리 도발하지 못 하게 하는 제어장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윤 대통령은 “장병들의 확고한 정신적 대비 태세와 실전적 훈련만이 강한 안보를 보장할 수 있음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안심이다.   2023년은 토끼의 지혜가 필요하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토끼 지혜 토끼 생간 토끼 모습 윤석열 대통령

2023-01-09

[지적재산권]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은 자산이 하나 있다. 바로 비트코인이다.     전쟁이 터지고 우크라이나에서 비트코인 거래량이 평소보다 몇 배이상 오르고, 다른 지역 대비 7%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십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가 기부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 된 디지털 암호화폐를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없었다면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암호화폐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과거 지정학적 위기시에는 기축 통화인 달러가 주목을 받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위의 일화에서 보듯이 달러보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이 쏠렸다.     20세기 전쟁에서는 볼 수 없었던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온 새로운 모습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보험, 개인정보보호, 서플라이 체인 관리, 전자 건강기록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어 쓰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디지털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과 냉각의 시간을 오고 가는 사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이다. 이는 특허 분야에서도 관측된다.     미국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5년간 블록체인이란 단어가 들어간 공개특허 수는 2017년 대략 180여 건에서 2021년 2500여 건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미국 내 지난 5년간 블록체인과 관련된 발명의 총 누적 공개특허 수도 대략 7000~8000 여건에 이른다.     블록체인 관련 특허출원을 국가별로 나누어서 보면, 중국에서 지난 5년간 약 3만 여건의 블록체인 특허 출원이 있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미국과 한국이다.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암호화폐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블록체인 기술만큼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비트코인이 생기기 훨씬 전인 대략 1990년대부터 블록체인 기술은 존재하였지만 비트코인이 관심을 받으면서 블록체인 기술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비트코인이 주요 자산으로서 주류사회에서 조금씩 인정을 받게 되면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혁신 아이디어들도 나오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같이 일반인의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금융 후진국에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암호화폐를 통해 현지인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 거액의 인프라 투자 없이 금융 환경을 혁신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     비트코인 전문가이자 ‘비트코인, 지혜의 족보’의 저자인 오태민 작가는 비트코인이 전기의 금융화를 가능하게 하여 전기 산업을 효율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논란은 의미가 없어진지도 모르겠다. 20세기에 인터넷 혁명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블록체인 혁명이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현상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지 아니면 정말 21세기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문의: (312)807-4315      James.Jang@klgates.com 장광호 / K&L 게이츠 변호사지적재산권 중국 미국 비트코인 거래량 비트코인 지혜 디지털 암호화폐

2022-07-03

[삶의 향기] 지혜와 믿음

인생은 판단과 결정의 연속이다. 때로는 스스로, 때로는 다른 사람(전문가, 스승 등)의 조언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한다. 불교적 맥락에서 보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지혜’, 다른 사람의 말에 따라 결정하는 것을 ‘믿음’이라 할 수 있다. 둘 중 무엇에 의한 결정이 더 합리적이고 올바르다고 할 수 있을까.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은, ‘가짜뉴스에 호도된 어리석은 사람들’이라며 상대 진영을 비난하기 바쁘다. 물론, 본인들이 팩트에 기초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설명을 빠뜨리는 법이 없다. 선배가 운영하는 회사에 친구를 소개해 줬는데, 1년도 못되어 퇴사를 했다. 친구에게 들어보면 그 선배는 지독한 구두쇠에 사이코이며, 선배의 말에 따르면 필자의 친구는 천하에 없는 게으름뱅이에 무능하기 짝이 없는 직원이다. 역시 양측 모두 본인들은 언제나 상식적이며 합리적인 사람들이다.      동생이 건축 시공사에 근무한다. 어지간한 규모의 공사가 법적 분쟁 없이 마무리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공사 중 발생하는 사안들을 업주와 시공사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이다. 월드컵 대회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심판들조차 자국 경기에 심판을 보지 못하게 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정치권에서는 ‘내로남불’을 비난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엄밀한 의미에서 객관(客觀)이 불가능한 존재이다.    노자 전공자들 사이에는 ‘노자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말이 회자된다. 역사적 실존 인물인 노자는 분명 한 사람이지만, 해석하는 사람의 수준이나 성향에 따라 천 가지 모습으로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는 말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사람은 노자뿐일까. 기독교와 불교의 수많은 종파를 보면 예수님과 부처님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종교는 물론 사회과학조차 ‘비과학적’이라고 비난하는 자연과학의 사정은 어떨까. 과학적 결론의 기반인 ‘관측’은 언제 어느 경우에나 현실을 객관적으로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까. 한쪽 눈을 감고 다른 눈으로 코를 주시하면 코가 보인다. 안경 쓰신 분들은 안경테를 의식하는 순간 평소 보이지 않던 안경테가 보인다. 물리적으로 늘 시야에 있던 코와 안경테이지만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관측은 관찰자의 의식(경험, 지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의 이론 적재성(의존성)’의 전형적 예다. 중생은 분별과 주착이라는 색안경 때문에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하신 2500년 전 부처님 말씀에 다름 아니다.    엔진오일 교환 주기에 대해 정비소 아저씨는 3000마일, 유명 자동차 제조사인 H그룹 기술고문은 7000 마일을 권한다.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 본인이 이를 직접 확인하겠다고 자동차학과에 진학하려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은 자동차에 대한 다수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서 최종 결정을 할 것이다.   마음공부와 진리공부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쯤 되면 설사 충분히 이해가 안 되더라도 마음과 진리의 전문가인 성자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행위를, “왜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비과학적인 믿음에 의지에 네 인생을 결정하느냐” 라고 나무라기는 어려울 것 같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지혜 믿음 합리적 의사결정 건축 시공사 최종 결정

2022-06-27

[이 아침에]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요정 같은 꽃들이 만개한 봄이다. 싱그러운 바람을 타고 안개비가 내리지만 우리는 하이킹을 간다. 칠십도 넘은 하이킹 그룹 이름은 ‘원더걸스’다. 피터스 캐년 루프(Peters Canyon Loop)는 6.5마일 길이로 적당히 어려운 트레일이다. 겨자꽃과 파피꽃이 2년 전만큼은 아니어도 여기저기 피었다. 자연 그대로의 흙길을 걸으며 야생의 상태를 즐기기에 좋다. 50에이커가 넘는 큰 저수지가 물이 말라 한쪽은 바닥을 드러냈고 호수 옆은 쩍쩍 갈라졌다.     담수 습지 저수지는 플라타너스, 검은 버드나무, 미루나무 등으로 둘러싸여 있고 많은 새들이 살고 있다. 다람쥐, 사슴, 개구리, 뱀, 살쾡이, 코요테, 주머니쥐, 너구리, 도마뱀 등 양서류와 포유동물, 파충류 등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전체 공원 면적은 340에이커로 이렇게 거대하고 환경친화적인 공원이 집 가까이 있다니 감사한 일이다. 트레일은 경사가 심한 고갯길을 걸어야 하는 어려운 코스도 있고 쉬운 코스도 있어 저마다 알맞은 트레일을 찾아 걷는다.   산꼭대기의 힘든 코스를 15년 전부터 다녔지만, 요즘은 발이 편치 않아 쉬운 코스를 걷다가 오늘은 오랜만에 산꼭대기를 선택해서 걸었다. 이스트 릿지 뷰 트레일은 피터스 캐년과 주변의 경관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어서 아침 일찍 걷는 우리가 선호하는 코스다. 이곳은 나무 그늘이 거의 없어 햇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피하는 곳이기도 하다.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직선 경사로는 멀리서 보면 위험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하이킹하는 동안 살림의 지혜와 처세술을 나누다 보면 우린 여전히 성장하는 기분이 든다. 나이 들면 옳은 말을 해주는 지혜롭고 선한 친구가 더없이 귀하다. 삶의 아픔을 얘기하면 “시냇물 소리가 아름다운 것은 뾰족한 돌멩이를 여유 있게 돌아가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온다.     섭섭함을 털어놓으면 “나의 처지만 이해하라고 고집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도 공감해 주자”고 조언한다. 공감해주는 친구는 보석 같다. 얼마나 귀하면 “공감은 정신의 심폐소생술”이라 했을까?     평지를 걷다가 쉼터에서 간식을 먹고 또 걷다 보면 호수의 끝을 만난다. 호수를 끼고 돌아가면 서서히 경사진 곳을 오른다. 오르락내리락 능선를 따라 있는 큰 집들은 철망으로 담장을 쳤고 부겐빌레아가 그 위를 덮었다. 한 폭의 수채화다.     두 번째 경사를 올라가면 또 다른 정상이다. 사방은 병풍을 친 듯 산봉우리 풍경은 그대로 산수화다.     내려가는 길은 선인장 가득한 좁은 길이다. 선인장 사이를 걸으며 쉽지 않은 우리 인생사를 뒤돌아본다. 삶은 내가 존재해야 하기에 사랑해야 하고 그 사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자신을 부정하고 희생으로 관대함을 베푸는 것이 너무 어렵다.     상대방이 나를 이해해 주기를 갈망하는 것처럼 상대방도 나에게 위로와 이해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서로 이해하고 원망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힘이 생긴다.     삶은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아닌가. 내일 아침에 ‘새로운 날’이라고 기뻐하며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지. 이럴 때 느끼는 자유는 어깨에 날개를 단 듯 마음이 가볍다. 사랑은 책임과 의무가 담긴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체여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엄영아 / 수필가이 아침에 자연 지혜 하이킹 그룹 버드나무 미루나무 직선 경사

2022-05-20

[삶의 뜨락에서] 지혜만큼은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뷔르크네르 작품을 읽었다. 이전에 지인의 소개로 e-book으로 대충 읽은 적이 있었는데 역시 책은 종이책으로 읽어야 감동이 온다. 그래야만 읽은 내용이 내 영혼의 근육이 되어 살아가는 동력이 된다. 1948년 프랑스 파리 출생으로 파리 정치대학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는 출판사 편집인이면서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죽음보다는 추한 삶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는 브레히트의 말을 인용하며 서문을 연다. 포기- 포기를 포기하라, 자리- 아직은 퇴장할 때가 아니다, 루틴- 시시한 일상이 우리를 구한다, 시간- 당장 죽을 듯이, 영원히 죽지 않을 듯이, 욕망- 아직 이러고 삽니다, 사랑- 죽는 날까지 사랑할 수 있다면, 기회- 죄송해요, 늦으셨습니다, 한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거다, 죽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 불멸의 필멸자들, 총 열 개의 주제로 나누어 나이 들어가면서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춤추라고 노래한다.     어느 나이에나 구원은 일, 참여, 공부에 있다.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라. 어떠한 낙이나 호기심도 포기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라, 여행하고 세상과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어두어라. 불가피한 것에 동의하고 가능한 한 것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운명의 다채로움은 늘 사람과의 만남에 있으며 이 만남이 없다면 우리는 삶의 깊이를 얻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만난 타인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성공한 삶보다는 자기를 실현한 삶이 더 중요하다. 여행은 오래 지속할수록 좋고 여행길 위에서 우리는 이미 풍요로워진다. 자신의 능력을 통해서 자신을 실현하고 살아온 경험을 통해 자신을 재창조하라 등 영양가 있는 문장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내 주위에 63세가 된 두 지인이 있다. 이 둘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낮과 밤이다. 한 분은 직장에서 은퇴하고 이제 자신을 삶의 가장자리로 밀어 넣고 자신의 삶을 잉여 생명으로 간주한다. 죽어 천국에 갈 덕을 쌓는 데 공을 들인다. 다른 한 분은 이제야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생의 활력이 넘친다. 그동안의 삶은 모두 지금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한다. 열심히 갈고 닦아 철저한 준비 작업을 마친 후 세상 나들이에 나선다. 미국, 유럽, 중동 등 세상 어디에서나 그를 원하면 그는 달려간다. 그의 작업 뒤에는 끝없는 신체적 물리적 노동이 따른다. 하지만 그는 힘이 넘쳐나고 행복하다. 앞으로 한 20년은 계속 전진하겠다는 꿈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를 믿는다. 나를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현실은 옹색하나 가능성은 광대하다.     프로이트도 ‘정신 분석학에 기대해도 되는 것은 현실과의 화해가 아니라 자기역량과의 화해’라고 말한다. 원하는 것을 원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라.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만을 해서는 안 되고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사랑하고 일하면서 자기 방식 대로 세상에 반응해야 한다. 다채로운 삶을 위해서는 항상 오감을 열어놓고 깨어있으라. 마지막으로 작가는 일침을 가한다. 기술혁신 이후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관계는 뒤집혔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인터넷을 가르치느라 바쁘다. 지식과 지혜가 어른에게 있다는 진리가 흔들린다. 지식은 몰라도 지혜만큼은 우리의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지혜 파리 정치대학 프랑스 파리 옹색하나 가능성

2022-04-29

“팬데믹에 필요한 성경 속 지혜 썼죠”

미주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진유철 목사가 저서 ‘팬데믹, 노아에게 묻는다’(작은 사진)를 출간했다.     그의 저서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와 그 이후를 살아갈 성경의 지혜를 담았다.     팬데믹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했던 시기, 진 목사는 구약성경의 노아 이야기를 묵상하며 이 책을 집필했다고 전했다.     대홍수라는 재앙의 시기를 믿음과 순종으로 살아낸 노아를 통해 팬데믹 시대를 살아갈 지혜를 제시한 것이다.     이 책은 노아와 팬데믹을 연결하면서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소망을 주고 있다.   방주를 통해 노아를 구원한 하나님이 팬데믹 시대의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하신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노아의 자가격리는 견딤의 시간이었다. 비단 코로나19팬데믹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우리 삶”이라며 “인류 역사의 가장 어두운 십자가를 앞에 두고 기도함으로 승리하셨던 예수님처럼 기도로 견딜 때, 자가격리는 우리 삶에 가장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승리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 진 목사는 20대에 남미 선교사로 파송돼 22년간 선교를 하며 오지에 교회를 개척하고 헌신했다.     그는 파라과이 남미순복음델에스떼교회와 브라질 순복음상파울루교회를 담임했으며, 순복음세계선교회 중남미 총회장,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 총회장, 베데스다대학교 총장 미국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나성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미주성시화운동본부 공동대표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장수아 기자성경 지혜 순복음세계선교회 중남미 나성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

2022-04-28

[이 아침에] 이 시대를 사는 지혜

 2022년 흑 호랑이가 대문을 열고 나왔다.    정초에 먼 곳으로부터 뜻밖의 카드를 받아 너무나 기뻤다. 정성스럽게 쓴 손편지가 꽃송이 한 다발로 다가와 아름다운 선물이 되어 가슴 가득 행복을 주었다.    나도 작년까지는 해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많은 분에게 보냈다. 300명 정도의 주소록을 만들고, 카드와 우표를 샀다. 30년을 변함없이 해온 일이었다. 그동안 카드 한 장, 한 장을 쓰느라 며칠에 걸쳐 편지 쓰고, 우표 붙이고, 주소 붙이고, 봉투 봉하는 일을 해왔다.    근데 2021년 크리스마스부터 나도 변화를 시도했다. 내가 찍은 우리 집 대문 사진에 인사말을 적어 크리스마스 카드를 대신하여 카톡으로 보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은, 딴은 어색한 일이었다.    정보 통신기술을 사용하기로 결심하게 한 동기가 있기는 하다. 작년 1월부터 배송하기 시작한 나의 수필집을, 미처 보내지 못한 지인들에게 보내려고 12월에 우체국에 갔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느라 문밖까지 줄이 긴 데도 모두가 떠나지 않고 순서를 기다렸다.    어디로 누구에게 무엇을 보내는지 알 수 없지만, 사람을 만날 수가 없으니 선물이라도 보내 소식과 사랑을 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느 할머니가 한 손엔 큰 백을 들고 보기에도 무거운 워커를 끌고 힘겹게 들어왔다. 몸이 불편한 손님에게는 순서를 배려하는 줄이 한쪽에 따로 있어 다행이었다. 카운터 앞에서 쇼핑백에 든 소포와 많은 카드를 꺼내 직원 앞에 올려 놓으려는데 할머니는 벌써 힘에 부친 표정이었다. 쩔쩔매는 모습이 미래의 나의 모습으로 오버랩됐다. 다가가 짐을 우체국 직원 앞에 대신 올려 주었다. 할머니는 미안해하며 고맙다고 했다.    소포를 부친 할머니는 뒤돌아보더니 고개를 끄떡이며 다시 한번 손을 흔들고 우체국을 떠났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모두가 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차이는 있겠지만, 그 길을 가야 한다. 나이 드는 일을 누가 피할 수 있겠는가.    카톡으로 카드를 보내면서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분들께 보내는 카드를 감히 이렇게 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에 머뭇거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나이도 있고 정신력과 에너지도 고갈되어 작은 일에도 점점 더 많은 시간이 드니 이런 선택을 한 것에 후회하지 않는다. 이 시대를 사는 지혜라고 자부한다.    오늘까지 동행해주신 선배, 후배, 사역자, 동역자, 친구들, 사돈님께 그들에게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감사를 각각 다른 표현으로 전해야 도리이겠지만 은퇴한 지 5년이 지났으니 이쯤에서 서서히 느려져도 큰 실례가 되지 않으리라 여기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내년에도 이렇게라도 카드를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    이제는 귀밑머리에 서리가 내렸다. 주름도 깊어간다. 육체의 변화가 밤이 되어 까만 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빛나지는 못해도 살아온 삶을 아름다웠다고 말해 주는 이가 있다면 참 좋겠다. 엄영아 / 수필가이 아침에 지혜 크리스마스 카드 부친 할머니 그동안 카드

2022-01-16

[살며 생각하며] 지혜의 근본은 하나님이시다

초속 30km, 총알의 100배, 연간 9억4000만 Km 비행, 지구 이야기다. 공전, 자전, 기울기. 3요소 덕분에 4계절과 함께 최상의 자연환경을 제공하는 존재다. 그러나 지구가 제대로 평가된 것은 폴란드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1473~1543)의 지동설 주장 이후다. 그전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즉, 모든 천체의 중심은 지구며 해와 달, 별들은 천구에 박혀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였다. 2000년 전 동방박사가 별을 따라 유대 땅 베들레헴을 찾아 말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를 경배함도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별을 보고 길흉을 점치거나 전투의 승패를 예견한 것도 당시는 이상할 것 없는 자연스러운 인간 지혜의 표출이다.   사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수학적 계산이나 천체 관측을 통한 합리적인 데이터의 산물이 아니라고 한다. 단지 지구와 태양의 자리를 서로 바꿔 생각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취득한 아름다운 산물이라는 뜻이다. 그로 인해 신의 영역으로 치부되었던 천체의 비밀이 인간의 영역으로 편입되는 학문적 쾌거를 이룬 것이다. 그 후 1543년에는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책을 통해 우주와 지구는 모두 원형이며 천체가 원운동을 하는 것처럼 지구도 원운동을 할 수 있다고까지 진화했으나 1616년 가톨릭은 그 책을 금서 목록에 추가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전혀 생뚱맞은 논리는 아니다. 성경에는 지구가 둥글며 회전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여러 대목이 있다. 단지 신이 숨겨둔 비밀스러운 단서들을 인간이 찾으려 하지 않았고 이를 안타깝게 여기신 하나님이 ‘그런즉 지혜는 어디서 오며 명철의 곳은 어디인고?’ 하시며 힌트를 주셨으나 깨닫지 못한 채 수천 년을 지나온 것이다.   욥기 26장 7절에는 “북편 하늘을 허공에 펴시며 땅을 공간에 매다시며”라는 대목이 있다. 북편 하늘을 허공에 편다. 땅(지구)을 공간에 매단다! 인간의 언어는 아닌 것 같다. 성경주석은 이말이 우주 만물을질서 있게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권능 표현이란다. 북편은 공창(하늘)의 북쪽을 말하며 그곳에 땅(지구)을 매다신 뒤 남북극을 관통하는 지축을 두어 회전케 하므로 우주에서 바라볼 때 마치 지구가 공중에 매달린 것처럼 보임을 의미한다.   물리적으로 지구를 공중에 매담은 불가하다. 이 불가한 가정을 성립시키려면 회전운동이라는 충분조건이 필요하다. 팽이를 서 있게 하는 방법은 팽이채로 힘을 계속 가해 회전을 멈추지 않게 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그렇다고 모든 물질을 회전시켜 공중에 매다시지는 않으셨다. 욥기 26장 8절에는 “물은 빽빽한 구름에 싸시나 그 밑의 구름이 찢어지지 아니하느니라‘’로 적혀있다. 즉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은 구름 주머니에 싸 매달고 계시다 필요할 때 비라는 형태로 내려보내신 것이다.   이제 2주만 있으면 2021년도 저물어간다. 연말이 되어도 코로나의 기성은 여전해 하루 10만 이상의 확진에 수천 명의 생명이 죽어가고 있고 새로운 변이체 오미크론으로 더 불안하다. 그런 가운데 NASA가 띄운 뉴호라이즌호가 2015년 7월 14일 명왕성을 최근접 통과한 뒤 심우주로 계속 질주해 새 이정표를 세우기 직전이라는 뉴스다. So What? 싶다.   제발 새해는 지혜의 근본되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 불의한 질병의 그늘에서 온 인류가해방되길 소원하며 기도해본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하나님 지혜 지구도 원운동 비행 지구 천체가 원운동

2021-12-17

[삶과 믿음] 지식과 지혜

중세시대에는 여자들이 아이를 출산할 때 많은 산모와 아이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구하는 획기적인 사건이 있었으니, 이는 다름이 아니라 출산을 돕는 산파가 손을 깨끗이 씻고 분만을 도운 것입니다. 당시에는 세균, 병균 등에 관한 지식이 없었기에 이 간단한 행동이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식이라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것입니다. 페니실린 발견이라는 의학에 있어서 또 하나의 지식 추가가 수많은 인류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 비행기, 전기, 인터넷 등도 결국 지식의 산물이며, 이들이 없는 세상은 불편함을 넘어 우리 문명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참으로 진리적 말씀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물질발달과 지식 성장에 비해서 크게 상승하지 못했고, 또한 사람들은 참 나 혹은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등의 근원적인 진리에 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근원적 진리자체에 관한 무지(無知)가 인생을 고(苦)로 이끄는 근본이라고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부처님 당시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에 관해 수행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한 수행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뱀이라 했습니다. 당시에 많은 수행자들이 숲에서 수행을 했고, 실제 독사에 물려 죽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수행자는 인간의 욕망이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인간의 무지(無知)다” 말씀하셨습니다.     금전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성공을 못 해 일어나는 좌절 등 우리가 당면하는 현실의 외적문제에서, 욕망, 성냄, 두려움, 염려 등 우리 내면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참 나와 진리에 관한 무지에서 근본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인간의 고와 육도 윤회 원리를 설명하는 십이인연법 가르침에서도 육도윤회의 뿌리가 바로 무명(無明)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제반 분야에서 학습하고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합니다. 제반 분야에서의 지식 획득이 세상에서의 성공과 직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참 나와 진리실상에 관한 참 지혜를 계발해야 하는 이유는 진리에 관해 아는 지식이 우리를 영생 행복과 자유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현실적 문제 뿐만 아니라, 인생이란 과연 무엇이며, 내가 과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등 근원적인 문제에 있어도 연마하고 궁구해야 합니다. 먼저 경전을 연마하고, 수시로 명상과 기도를 하며 진리를 연마하고 연마하면 결국 지혜의 빛을 얻게 되어 고의 근원인 무명(無明)을 파할 수 있습니다.     중국 고전 소서(素書)에 “비막비어정산(悲莫悲於精散)” 즉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정신을 흩어져 버리는 것이라 했습니다. 많은 지식과 정보가 인생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수행자들에게는 이것들이 마음을 분산시켜 진리를 깨치지 못하게 하는 장애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인생에 있어 근본적인 고(苦), 생사문제를 해결하고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참 지혜를 얻어야 하며, 진리를 깨치기 위해서는 세상의 번거한 지식을 가능한 놓아버려야 정신이 힘을 얻게 됩니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사자나 호랑이를 잡는 사냥꾼은 토끼, 꿩을 보아도 함부로 총을 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과학지식이 증기기관, 기차, 선박 등을 움직이게 하는 등 ‘힘’을 발생시킵니다. 진리를 연마하고 깨닫은 지혜의 ‘힘’ 역시 우리 인생을 고에서 낙으로 전환시킬 힘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다르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지식 지혜 지식 획득 지식 추가가 지식 성장

2021-12-09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