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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자폐증, 인식을 넘어 수용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4월 2일을 ‘세계 자폐증 수용의 날(World Autism Acceptance Day)’로 선포했다. 자폐증 수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첫 공식 선언이었다. 이는 자폐증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인식을 넘어 수용’의 단계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폐증 수용(Autism Acceptance)’은 ‘자폐인자조네트워크(ASAN·Autistic Self-Advocacy Network)’에서 2011년부터 사용한 표현이다. 그리고 2021년 ‘미국자폐협회(Autism Society of America)’는 사회·문화적 변화를 기대하며  4월을 ‘자폐증 인식의 달’에서 ‘자폐증 수용의 달’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후 지역사회와 여러 단체에서 ‘자폐증 수용’으로 바꿔 사용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며, 마침내 백악관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받아들여 ‘자폐증 수용’을 선언한 것이다.     ‘인식’을 ‘수용’으로 바꾸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고자 함이 아니다. 인식이 어떤 것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이해하는 것이라면, 수용은 그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수용은 인식과 달리 실제적인 행동의 변화를 촉구한다. 수용은 나눔과 공유의 개념이 전제된 표현이기에 지역사회가 자폐증을 수용한다면 자폐성 장애인이 사회 공공 시스템 안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은 그 사회의 자원과 시스템 일부를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부분으로 여기고 그들을 위한 자리와 공간을 마련하여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육, 치료, 여가, 취업 등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폐성 장애인을 수용하고 그들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만 한다. 그 결과로 자폐성 장애인의 권리가 확대될 것이고 각자 필요한 사회적 지원을 받으며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수용으로 표현을 바꾼다고 해서 인식을 등한시할 수는 없다. 진정한 수용을 위해서는 올바른 인식이 선행돼야 하기에 여전히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수용과 인식은 비행기의 양 날개와 같으며 함께 적용되어야 한다.     적극적인 수용의 결과로 지역사회 내에 훌륭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식이 시스템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폐증의 특성과 그들의 모습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받아들이는 인식 개선의 과정이 지속해서 필요하다. 수용과 인식이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23년 4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자폐성 장애의 유병률은 2.76%로 8세 아동 36명 중 1명이 자폐성 장애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성 장애의 유병률은 해가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며,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이제부터라도 전문가와 함께 좀 더 적극적으로 자폐증 수용을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내 삶의 어떤 부분을 자폐성 장애인과 함께 나눌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폐성 장애인이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카페나 사업체 등이 좋은 본보기다. 이들은 공간을 내어주는 것으로 매우 적극적으로 자폐증 수용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시간, 관심, 에너지, 자원, 재정 등 삶의 어떤 부분을 나누며 자폐증 수용에 동참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매년 4월은 ‘자폐증 수용의 달’이며, 특별히 4월 2일은 ‘자폐증 수용의 날’이다. 자폐성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기회이다. 모두 각자의 자리를 조금씩 내어준다면 조금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윤여광 / 한미특수교육센터(KASEC) 프로그램 디렉터발언대 자폐증 인식 자폐증 인식 자폐증 수용 자폐성 장애인

2024-04-23

"4월은 자폐증 수용의 달"…부에나파크 시의회 선포

부에나파크 시의회가 4월을 ‘자폐증 수용의 달’로 선포했다.   시의회는 지난 9일 시청에서 한미특수교육센터(소장 로사 장)와 자폐아를 돕는 비영리기관 오렌지카운티 리저널센터 관계자, 발달장애 청소년, 학부모 등을 초청해 선포식을 가졌다.   수전 소니 시장은 자폐아와 그 가족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애쓰는 한미특수교육센터와 OC리저널센터 측에 감사를 표하고 선포문을 전달했다.   부에나파크 시의 자폐증 수용의 달 선포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4월을 자폐증 인식의 달로 기념한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미 자폐협회는 지난 2021년부터 4월을 자폐증 인식(Awareness)의 달에서 수용(Acceptance)의 달로 바꿔 부르고 있다.   한미특수교육센터는 지난해 존 이 LA 시의원과 협력해 LA 시의회의 자폐증 수용의 달 선포를 이끌어냈다. 올해는 조이스 안 부시장의 협력으로 OC 도시 중 부에나파크에서 첫 결실을 맺었다.   로사 장 소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스태프와 함께 노력한 결과, 자폐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이젠 적극적인 행동이 따르는 ‘수용’이 필요하다. 자폐성 장애인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네 시장은 선포문을 통해 자폐성 장애인들이 능력을 발휘해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안 부시장은 “시는 앞으로도 장애를 포함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위한 서비스 제공과 시설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자폐증 수용 자폐증 수용 자폐증 인식 결과 자폐증

2024-04-11

[잠망경] 문 닫고 지내기

문이 있고 통로가 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잔디밭 돌길. 문이 반쯤 열려 있는 서재를 지나 반들거리는 복도가 부엌에 이른다. 문은 한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가는 칸막이를 상징한다. 문은 외부자극을 차단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오피스 문을 닫은 채 직장이나 연구실에서 열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혼자 추구하는 작업에 심취하여 몰아(沒我)의 경지에 빠지는 과학자나 예술가들은 남과 소통하고 싶은 기색을 도통 보이지 않는다.   페이퍼 워크가 산더미로 쌓인 병원에서 컴퓨터를 두들기는 중 전화가 온다. 오래 소식이 없던 친구가 어떻게 지내냐 묻는다. 야, 나는 날이 가면 갈수록 ‘자폐증상, autistic symptom’이 도지는 것 같다, 하며 농담을 내뱉는다.   현대인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지낸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기다리며 마주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셀폰에 몰두하는 젊은 남녀를 무심코 지나친다. 앞에 앉아있는 애인보다 손에 움켜쥔 인터넷 상황에 정신이 팔린 남녀는 마치 말을 붙이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모종의 경계심을 품은 태도다. 이들은 상대를 향한 마음이 닫힌 상태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1908년, 스위스 정신과 의사 유진 블로일러(Eugen Bleuler: 1857~1939)‘schizophrenia, 정신분열증’과 함께 ‘autism, 자폐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는 ‘autism’을 ‘현실에서 분리된, 현실과 동떨어진 정신상태라 설명한다.   현 미정신과협회 진단 매뉴얼에서는 자폐증이라는 독자적 병명 대신 ‘Autism Spectrum Disorder,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아리송한 명칭을 사용한다. ‘자폐증’이라는 질환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스펙트럼’만 있다는 이론이다.   남들과의 상호작용, 사회성 결핍, 또는 부적절한 언행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기가 힘든 스펙트럼 장애인. 유별난 제스처를 반복하거나 한정된 관심사가 비기능적일뿐더러, 자신의 내적 상황에 대응하는 강도가 유난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들은 아주 큰 소동은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남들과 난처한 상황에 곧잘 빠지면서 분열증 환자와는 달리 정신병원 안팎에서 불편한 대인관계를 그렁저렁 지탱할 뿐이다.   ‘autism’은 1912년부터 일반인들도 쓰기 시작한 일상어로서 ‘self, 자신’이라는 뜻의 고대 희랍어 ‘autos’에서 유래했다. ‘automobile, 자동차’와 같은 어원임은 물론이다. ‘autonomic nervous system, 자율신경계’ 할 때의 그 ‘auto’. 독자적, 독립적이라는 뉘앙스가 깃들여진다.     20세 후반 나이 백인 남자 환자와 대화를 나눈다. - 너는 왜 병원 정원에서 다른 여러 환자와 함께 바람을 쐬는 동안 직원 눈을 피하여 나무 위에 올라갔느냐? - 미국의 유럽을 향한 금융정책이 잘못됐습니다. - 그런 위험한 짓을 하면 안 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느냐? 네 알겠습니다, 하며 상대를 만족하게 하는 대답 대신 그는 묵묵부답이다. 소통의 차단 상태, 고집불통으로 일관하는 자폐증상, 독하게 이기적인 스탠스다.   자신이 하는 일, 주어진 사명,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기 위하여 번잡한 외부 자극을 차단하는 사람들 또한 독하게 이기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수도승들이 심심 계곡에숨어 참선하거나 도(道)를 닦았던 일도 같은 맥락이다. 살아있음에 몰두하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애쓰는 우리가 모두 자폐 스펙트럼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자폐증상 autistic autism 자폐증 스펙트럼 장애인

2023-11-28

자폐증 리처드 김씨 하프 마라톤 7위

자폐증을 가진 리처드 김씨(20)가 빅베어 마라톤 대회 하프 마라톤에 출전, 1440명 전체 참가자 가운데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씨는 지난 18일 열린 대회에서 하프 마라톤 코스를 1시간 13분 21초에 주파했다. 이번 대회에서 19명의 회원이 풀 코스에 도전, 완주한 달리기 동호회 해피러너스 측은 “출전한 남가주 한인 마라토너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이라고 전했다.   윤장균 코치는 “해피러너스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가진 코치도 1시간 13분대에 하프 코스를 끝내진 못했다. 리처드의 기록은 전국의 자폐 마라토너 중에선 정상급”이라고 말했다.   자폐증으로 인해 홀로 레이스를 펼칠 수 없는 김씨는 옆에서 자전거를 타고 따라오며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기운을 북돋아준 아버지 케빈 황 코치의 도움을 받았다. 김씨는 자신의 앞에 많은 이가 몰려 있으면 달리다가 멈추기도 한다. 갑자기 코스를 이탈할 우려도 있다. 다른 이와 대화를 주고받는 것도 황 코치의 도움이 없으면 어렵다. 윤 코치는 “황 코치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리처드의 마라톤 실력이 좋아지고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동시에 여러 명과 뛰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김씨를 엘리트 그룹에 넣어주고 등록비도 면제해 주는 등 특별 대우를 했다. 대회 아나운서는 골인 지점에서 김씨를 자폐증을 가진 선수라고 소개했고, 모여 있던 군중은 축하의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윤 코치는 “대회가 끝난 후에도 많은 타인종이 리처드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축하해 줬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어린 시절 해피러너스 코치였던 황씨의 지도를 받으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라이 러너스(GRY RUNNERS, INC)란 비영리법인 소속이다.   김씨는 14살이던 지난 2017년 피닉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풀 코스를 3시간 28분 44초의 기록으로 완주,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씨는 2027년 호주 퍼스에서 열릴 스페셜 올림픽(지적발달장애인 대상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맹훈련 중이다. 윤 코치는 “풀 코스를 2시간 40분 내에 뛸 수 있는 속도로 매주 100여 마일을 달리며 준비한다고 들었다. 앞으로 리처드가 어떤 놀라운 소식을 전해줄지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자폐증 리처드 자폐증 리처드 하프 마라톤 피닉스 마라톤

2023-11-23

“한인 부모, 자폐 지원 서비스 받는데 어려움”

자폐증을 가진 자녀를 둔 한인 이민자들이 지원 서비스를 받는 데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UCLA와 캘스테이트LA의 연구원들이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UCLA 학교 신문인 데일리 브루인은 지난 20일 ‘한인 이민자 어머니가 미국에서 자녀의 자폐 진단 및 서비스를 받기까지의 여정’이라는 논문을 인용, “언어 장벽, 문화적 차이, 자폐에 대한 인식 부족과 한국과 미국의 자폐 진단 시스템의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에는 발달 심리학 박사인 김혜영(UCLA)씨를 비롯한 김소현(UCLA·난독증 센터), 한 리(UCLA·발달 심리학), 로빈 다즈(캘스테이트LA·특수교육) 박사 등이 참여했다.   김혜영 박사는 “한인들은 자폐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자녀가 자폐라는 사실조차 고려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자녀의 언어 지연이 이중 언어 사용 때문인지, 자폐증 증상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진단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녀의 자폐증 진단과 관련해 한인 이민자 부모들이 ▶문화적 가치관 차이 ▶언어 장벽 ▶지원 기관 및 정보 부족으로 인한 탐색 ▶복잡한 감정 ▶조력 기관 및 전문가와의 만남 등을 통해 총 5가지의 과정을 거친다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한 리 박사는 “진단 과정에 있어 한인 이민자들이 정확한 번역 자료가 없어 한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한 부모는 자폐 징후를 알아차렸는데도 자폐증 진단을 받지 못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말했다.   자폐 등에 대한 진단 기준 등이 한국과 미국이 다른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박사는 “한국의 진단 기준이 더 까다로운데도 한국서 자폐 진단을 받은 자녀들이 미국에 와서 진단을 다시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며 “미국 내에서 치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미국에서 자폐 진단을 다시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논문에서는 수십 개국을 포괄하는 아시안을 단일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도 언급됐다. 자폐증 진단 과정에서 각 그룹의 특성이 구체적으로 조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소현 박사는 “각 커뮤니티의 다양한 관점을 담아내려면 각각의 목소리를 담은 유사 연구가 시행돼야 한다”며 “소외된 집단이 이러한 연구를 통해 자신을 대표할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자폐증 자녀를 둔 한인 1세대 부모 11명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한인 부모 자폐증 진단 한인 부모들 자폐 진단

2023-11-23

"5세 자폐증 아들, 학교서 성폭행-진실 밝혀줘"

    자폐증을 앓고 있는 5세 아들이 학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어머니가 관계당국의 보다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어머니는 약 2주 전 하교한 아들에게서 뭔가 잘못된 점을 느꼈다면서 당시 아들의 바지는 안과 밖이 뒤집어져 있었고 신발도 왼쪽과 오른쪽이 바뀌어져 신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사우스 LA 소재 버드롱 애비뉴 초등학교 캠퍼스 안에서 벌어졌다고 이 어머니는 주장하고 있다.   LA 경찰국은 현재 이 사건을 접수해 수사를 펼치고 있으며 해당 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음성 메시지로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피해 학생 어머니는 더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어머니는 아들이 학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아들이 나에게 다른 남자 아이가 바지를 내린 뒤 주요 부위를 만졌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학생 어머니는 또 가해 소년이 입으로 성적인 행동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피해 학생 어머니는 2주 전 학교로부터 아들이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며 데리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들을 보자마자 바지와 신발이 정상적으로 착용되지 않은 것을 알아챘고 아들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학교로 다시 달려갔고 아들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후 학교 측은 휴식 시간에 감독을 맡았던 담당자와 다른 교사를 불렀으나 이들은 아무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어머니는 이후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 아들은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의사의 접근조차 꺼리는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LA통합교육구 측은 해당 학교 교장이 학부모에게 보낸 메시지를 부분적으로 공개했다. 그 내용은 "관련 학생에게 일어난 문제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려줄 수는 없지만, 모든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버드롱의 모든 교직원은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을 학부모들이 확실히 알았으면 한다"이다.  김병일 기자성폭행 자폐증 자폐증 아들 피해 아들 당시 아들

2023-09-29

[잠망경] 이상한 사람들

저스틴은 가끔 병동 화장실에 수건이나 다른 물건을 넣어 변기를 막히게 해서 아래층 모든 병동 화장실의 변기 물 또한 불통하게 만든다. 남이 안 보는 사이에문손잡이를 정성껏 핥기도 하고 다른 이상한 짓도 곧잘 한다.   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차림새가 깔끔한 40대 백인. 저 자신은 유머 감각이 전혀 없지만 남이 우스갯말을 하면 어설프게 웃는다. 늘 고개를 푹 숙인 자세. 내가 말을 걸면 짤막하게 대답한다.   저스틴은 남들을 상대하기가 불안하고 불편하다. 70대 홀어머니가 병동으로 전화해도 되도록 통화를 피하다가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말 몇 마디 후에 전화를 끊는다.   자폐 스펙트럼 중에서 정도가 심한 영역에 속하지만 얼굴이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저스틴과 운 좋게 긴 대화를 나눴다. 병동 변기가 막혀서 사람들이 쩔쩔매면 기분이 좋으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한다. 왜 그러는 거지? 저도 많이 생각해 봤는데 어쩔 수 없는 힘으로 그런다는 답변. 나는 본능적으로 그가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2022년 여름,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xtraordinary Lawyer Woo’ 연속극을 본다. 그녀는 IQ 164의 자폐증 장애인. 정상인들이 밥 먹듯이 하는 거짓말을 전혀 할 줄 모르고, 특정 문장을 거듭 되풀이하고, 남의 말을 즉석에서 흉내 내듯 따라 하는 버릇(반향어, 反響語, Echolaria, 메아리증) 같은 증세가 있다.   그녀는 자기 이름 우영우가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처럼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발음이 같다고 즐겁게 소개한다. 영어 번역을 어찌 하나 궁금했는데 직역 대신에 ‘kayak, deed, rotator, noon, racecar’로 옮겨 놓았네. 재미있다.   저스틴도 우영우도 거짓말을 못 한다. 저스틴은 수줍어하고 비밀스럽고 언어적 표현능력이 없지만, 우영우는 거침없이 유창한 언변이 직설적이다. 학창시절 별칭은 ‘우당탕탕우영우’. 고등학교 때 내 별명이 ‘우당퉁탕’. 우연히도 글자 하나 빼놓고 같은 호칭이다. 법정에서 막무가내로 거칠고 사나운 우영우!   키 크고 잘 생긴 같은 회사 총무팀 직원에게 우영우는 말한다. “제가 이준호씨를 한번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자기가 그를 좋아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는 이유다. 이런 질문도 던진다. “키스할 때 원래 이렇게 이빨이 부딪힙니까?” 남자는 학구적인 설명을 부여한다. 친절하게.   진실을 파헤치는 작업에 몰두한 우당탕탕 이영우는 권모술수라는 별명을 가진 동료와 이런 대화를 나눈다. “진실이 뭔가 확인해야 합니다.” - “아니 그럼, 우영우 변호사는 확인해요. 나는 나대로 할 테니까.” 정상인이 비정상인과의 공감을 거부하는 장면이 서글프다.   ‘spectrum’은 빛띠, 범위, 영역이라는 말. 스펙트럼은 ‘specter(유령)’와 어원이 같다. 이상도 해라. ‘spectacle, 구경거리, 안경’도 뿌리를 같이한다. 전인도 유럽어로 ‘보다, 관찰하다’. 빛도 유령도 다 당신과 내가 안경까지 쓰고 유심히 보고 싶어하는 구경거리다. 무지개를 바라보듯.   우영우는 말한다. “사람들이 나와 너가 이루어진 세계에 살지만, 자폐인은 나로만 이루어진 세계에서 사는데 더 익숙합니다.” 그녀도 저스틴도 거짓되고 부자연스러운 정상인들과 마음껏 어울려 살기가 힘이 들 텐데. 그들이 애써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애절하다. 남들이 보기에 나도 좀 그럴까.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병동 변기가 병동 화장실 자폐증 장애인

2022-08-09

자폐증도 조기 치료하면 악화 막아

한미특수교육센터(소장 로사 장, 이하 센터)가 자폐증 인식의 달인 4월을 맞아 발달 검사의 중요성 홍보에 나섰다.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최신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8세 아동 44명 중 1명꼴로 언어적 의사 소통, 사회적 상호 작용, 행동 조절에 관한 두뇌 영역 발달 문제로 자폐증 진단을 받고 있다.   센터 측은 자폐증의 대표적 위험 징후 5가지를 소개했다. 대표적 징후는 ▶이름을 불러도 잘 반응하지 않으며 눈맞춤이 잘 안 되는 것 ▶놀이 과정에서 주 양육자와 감정을 공유하며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언어 발달이 또래보다 많이 느리고 일상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특정 물건이나 행동에 과한 집착을 보이는 것 ▶손, 손가락, 기타 신체 부위로 특이한 방식의 반복적인 움직임(상동 행동)을 보이는 것 등이다.   센터 측은 자녀가 이에 해당하는 증세를 보일 경우, 서둘러 발달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로사 장 소장은 “자폐증의 특성과 함께 지적 장애, 우울증, 강박증 등 다양한 특징을 동반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센터 측은 주위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폐증에 관한 오해와 진실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부모의 양육 방식은 자폐증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또 자폐증은 잠깐 생겼다가 없어지거나,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지속된다. 단, 꾸준한 치료를 통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장 소장은 “자폐증과 같은 발달 장애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더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아발달 전문의로 센터 임상 디렉터를 맡고 있는 박현선 박사는 “영, 유아기는 아직 신경계가 완성되지 않아 두뇌 발달의 변화와 성장 가능성이 큰 시기라 발달 관련 문제가 있더라도 이른 시기에 치료와 교육적 개입을 통해 지연된 영역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고,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동의 경우, 3세 미만까지는 리저널 센터에서 무료 치료를 받고, 3세 이상은 해당 지역 교육구에서 역시 무료로 치료와 교육을 받게 된다.   센터는 영, 유아 발달 선별검사를 무료로 제공하며 상담, 발달 장애 진단도 한다. 또 양육 상담, 농구와 특수 체육, 하모니아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자폐증, 발달 장애 검사와 진단,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kasecca.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의는 전화(562-926-2040) 또는 이메일(program@kasecca.org)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자폐증

2022-03-31

새 기준 적용했더니…초등생 38명중 1명 자폐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진단 2~3% 수준까지 치솟아 미국도 비슷한 결과 추정 아동들의 자폐 발병률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아동의 자폐 발병은 초등학생 38명 중 1명에 달했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P)에 따르면 미국 아동의 자폐 발병은 110명 중 1명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신의학회 공식학회지(AJP)는 예일대 의대 소아정신과 김영신 교수를 비롯해 국제공동연구진이 2005~2009년 경기도 고양시 만 7~12세 초등학생 전체인 5만 52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폐 스펙트럼 유병률(prevalence rate) 전수조사에서 2.64%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rm Disorder)' 진단을 받았다는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심각한 의사소통 부진이나 정신 발달장애를 보이는 자폐증 뿐 아니라 아스퍼거증후군 같은 가벼운 증세를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용어다. 이번 조사는 특수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를 모두 연구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세계 처음이다. 또 학교생활기록 또는 진료기록을 토대로 하는 기존의 유병률 추정법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일일이 부모 조사와 아동 직접 평가를 거쳤다. 그 결과 일반 학교에 다니는 3만 6592명 가운데는 1.89%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겪고 있었다. 지능지수(IQ) 120 이상의 학생 중에도 상당수가 진단을 받았다. 현재 전 세계 아동의 자폐 발병률은 인구의 0.6~1.8%로 추정되고 있으나 조사 대상을 일반 학교까지 포함하고 이번 김 교수 연구팀의 조사 방법을 적용하면 미국과 다른 국가에서도 이 비율이 2~3%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교수는 "유병률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조사 결과는 자폐증 위험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정형화한 한국의 교육환경에서는 조용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의 경우 자폐증세가 있어도 진단을 받지 못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자폐증 민간단체인 '오티즘 스픽스'의 제럴딘 도슨 노스캐롤리나아 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폐증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현행 연구방식으로는 미국 등에서 자폐증의 실태가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펙트럼 오브 호우프의 세실리아 장 대표는 "조기 발견해 제대로 된 치료만 해준다면 완치도 가능하다"며 "부모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자폐에서 벗어나 정상인으로 살 수도 있고 반대로 평생을 자폐증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lee@koreadaily.com

2011-05-09

절망 순간서 발견한 '행운', 스펙트럼 오브 호프…세실리아 장 대표

2003년 봄 제 아들은 건강하게 가족들의 축복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발육상태도 좋았습니다. 3개월 때 옹아리와 뒤집기, 걷기를 거쳐 1살이 되어 걸었습니다. 딱 한가지 걸렸던 것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9개월 때 소아과 의사에게 갔을 때 “아이가 포인팅(pointing)을 하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소아과 의사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말하기의 기초이니 주의 깊게 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나 남편이나 첫 아이인데다가 주위에서 ‘남자아이라서 말이 늦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육아경험이 많은 저의 친정 어머니가 우유를 먹일 때 이상하게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이것 역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이상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돌이 지나면서 걱정은 조금씩 현실화 됐습니다. 옹아리 단계에서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않았고 ‘어엄~마’ 하고 말해도 따라 할 생각이 없이 말 그대로 무엇엔가 아이가 혼자 갇혀있다는 느낌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회적인 웃음(social smile)’ 즉 상대방에 대한 반응으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까르르 하는 것도 없었던 것인데 아빠가 아이를 안고 공중에 띄어주면 해맑게 웃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생각조차 못했던 것이지요. 조금씩 자라면서 아이의 관심사가 자동차 바퀴에 집중되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 도가 지나쳤고 무엇보다 2살 때 여동생이 생겨 더 이상 지체하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그 때야 들었던 것입니다. 리저널 센터에 연락해서 아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 날은 아마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가장 슬픈 날이자 조기 발견을 했기 때문에 가장 행운의 날일 지 모릅니다. ‘언어가 좀 늦은 장애’ 정도의 진단이 나올 줄 알았는데 자폐진단이 떨어진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한 달 동안 쓰러져 울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내 아이가 일생 자폐증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부모로서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그 때부터 열심히 정보를 알아보려고 뛰어 다녔고 이 분야를 다룬 특수교육법에 관심을 갖고 그 쪽의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가 25개월 때 조기발견을 할 수 있었고 운좋게 좋은 프로그램(ABA 치료)를 받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진단 받고 5년이 지난 후 우리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으로 일반 공립학교에서 잘 다니고 있습니다. 뒤돌아 보면 절대로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제가 느낀 것은 학교나 리저널 센터 같은 곳에서 진단만 내려주었지 구체적인 치료 방법에 대한 필요한 정보는 안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아이가 자폐에서 벗어나 정상인으로 살 수도 있고 반대로 평생을 자폐증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는 중요한 현실이었습니다. ‘부모의 몫’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제가 얻은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2007년 지금과 같은 비영리 단체로 자폐아 부모들을 돕는 ‘스펙트럼 오브 호우프’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문의: (626)771-0034, info@spectrumofhope.org

2011-04-18

부모가 먼저 '자폐 아이 치료사' 되세요

'4월 자폐증의 달' 특집으로 지난 주의 '성인이 된 자폐증 자녀를 둔 가정의 어려움' 에 이어 이번 주에는 자폐진단을 받고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알아봤다. 자폐 조기 진단 및 치료 정보를 돕는 비영리단체 '스펙트럼 오브 호프(Spectrum of hope)' 대표이며 특수교육법 변호사인 세실리아 장씨를 만났다. # 부모가 치료사가 되어야 한다 세실리아 장 대표는 "부모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손 빠르게 대처할수록 아이에게는 정상생활을 할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진다"고 말한다. ▶한가지 언어를 사용한다=이중언어는 자폐 아이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가능하다면 영어만 사용할 것을 권한다. 리저널 센터(가주에만 있는 기관으로 3~21살의 발달장애인 복지를 위해 만들어졌다) 등 특수 프로그램은 모두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행동을 일관성 있게 한다=손 씻으라고 했을 때 아이가 무반응을 보여도 포기하면 안된다. "엄마가 도와줄까? 아니면 어른처럼 혼자 씻고 올래?"하며 행동을 계속 유도하다가 반응이 없으면 아이를 데리고 직접 화장실로 가서 씻겨준다. 이 때 화내지도 말고 웃지도 않는다. 감정동요를 보이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선택하게 한다=선택할 수 있을 때 아이는 파워를 느껴서 행복감을 갖는다. 야채를 먹이고 싶으면 "당근 먹을래 브로콜리 먹을래?" 하고 제안한다. ▶다가올 변화를 미리 말한다=놀이터에서 놀던 아이 보고 집에 가자고 하면 울며 떼를 쓴다. 이럴 경우 집에 갈 시간에 맞춰 여러 번 알려준다. "10분 있다가 집에 간다" "5분 남았네" "이제 갈시간 다 되었다"는 식으로 미리 상황을 알린다. 시간이 되면 아이 손을 잡고 가는데 울어도 강행한다. ▶긍정적인 것에 힘을 준다="하지 마라"고 할수록 자폐 아이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하라"는 쪽으로 행동을 유도한다. "컵 던지지 마" 대신 "엄마에게 컵을 식탁 위에 멋있게 놓는 것 좀 보여줄래?"라는 식으로 부모가 원하는 쪽의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 요령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가르친다=밥 먹으면서 "우리는 지금 밥을 먹고 있다" 걸으면서 "나는 지금 걷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마다 문장을 만들어 들려 준다. ▶다른 행동으로 대치시킨다=자폐증 아이는 한 가지 행동에 몰입되면 몇 시간이고 반복해서 한다. 바퀴만 돌리고 있을 때 아이 손에 크레용을 쥐어 준다. 거부하면 아이 손을 계속 잡고 흰 종이 위로 옮겨 준다. 아이는 종이 위에 처음엔 바퀴 돌리는 모양으로 둥글게 원을 그린다. 계속 아이 손을 잡고 네모 혹은 세모의 다른 모양을 그려주면 어느 순간부터 엄마가 손을 놓아도 아이는 크레용을 잡고 원하는 것을 그리고 있다. # 부모가 알아야 할 자폐증에 관한 진실들 ▶똑같은 자폐아는 없다. 다른 아이의 증세에 꿰어 맞추지 않는다. ▶자폐증은 행동 관찰로만 알 수 있으며 정신과.임상심리학 전문가만 진단을 내린다. 그러나 가장 빨리 정확히 아는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에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한다. ▶치료법은 1000여 가지가 있지만 기적의 약이나 치료법은 없다. '어떤 약을 먹이면 완전히 낫는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김인순 기자

2011-04-18

4월은 '자폐아의 달'…21세된 성인 자폐아 "휴~이젠 어쩌지"

4월은 자폐아와 그 가족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이는 달이다. LA타임스의 특별 섹션 최근호에서는 특히 정부로부터 기본적인 혜택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는 21세 이상 된 성인 자폐증 환자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21세가 되면서 그 동안 받아 온 각종 특수 교육 프로그램은 법적으로 끝난다. 따라서 시설에 있던 아이들은 나가야 한다. 4살 때 자폐증 진단을 받은 데이나도 이번 주에 21세가 되어 부모 집으로 옮겨 살게 됐다. 부모로서는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없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앞으로 직업을 갖고 살아야 하는데 도움을 줄 정부차원 프로그램이 태부족이라 막막하다. 미국에서 데이나와 같은 성인 자폐증 환자는 앞으로 15년 동안 50만명에 달한다. "부모로서는 두번째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이다. 첫번째는 진단을 받았을 때이고 두번째는 내 아이가 아무런 도움 없이 세상 속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지원이 미비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자폐증 성인을 위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은 있지만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질도 높지 않다. 단순히 데이케어 정도거나 단순 작업인 종이 자르는 수준인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제대로 된 직업 교육 프로그램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부모들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은 사회에서 자폐증을 지진아 그룹처럼 대하기 때문이다. 44%는 지적 능력이 낮지만 56%는 정신연령이 정상이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도 많다. "어려서는 부모가 열심히 알아보면 정부보조의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들을 많이 또 쉽게 만날 수 있어 여기까지 왔는데 성인이 된 지금부터는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 지 막막하다"는 것이 부모들의 안타까움이다. 데이나 부모는 "우리는 15년 동안 딸의 정신연령이 4세 정도로 알았다. 지난해 특수 프로그램을 통해 타이핑을 배운 다음부터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는데 19세 또래의 정신연령인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랍고 기뻤는지 모른다"며 "지금부터 더 절실한 시설이 필요한데 어디서 찾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고용상태를 보면 특수 직업 훈련을 받아도 20% 정도만 일자리를 얻는데 불과하다. 보수도 낮은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자폐증 환자가 가장 많은 주가 뉴저지다. 정부 보조 혜택이 가장 좋기 때문에 자폐아를 가진 부모들이 그 곳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 외 지역의 정부 서비스는 태부족이다. 90년대 진단을 받은 자폐아 부모들은 선구자였다. 건강보험과 모든 특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커뮤니티 시 주 및 연방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뛰어다녔고 성취했다. 이제 성인이 된 자폐증 자녀들을 위해 또 한 번 개척자로서 길을 모색할 때가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110명 중에 한 명 꼴로 자폐증 진단을 받는데 남자아이가 더 많다(70명 중에 한 명). 1년에 10~17% 증가하고 있다. 김인순 기자

2011-04-11

[심리학회 자폐 진단법] 6개 이상 해당되면 정밀 검사 받아야

다음은 미 심리학회(The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가 개발한 자폐 진단(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이하 DSM) 기준 항목이다. (A) (B) (C)군에서 6개 항목 또는 그 이상에 해당되면 전문가로부터 좀더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는 출생 직후부터 3세 전까지 해당된다. (A) 사회적인 상호 작용의 결함 -시각·청각 장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맞추지 못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거나 얼굴 표정과 동작이 어눌하고 이상하다. -같은 또래에 비해 현저한 행동 발달 장애를 보인다. -흥미있는 상황에 접했을 때 타인과 함께 느끼는 기쁨·성취감 등 감정적인 교류가 전혀 없고, 어떤 사물을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손짓을 하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보여 주거나, 가져오지 못한다. -부모 또는 타인과의 감정 교류 및 사회적인 상호 작용에 장애를 보인다. (B) 의사 소통 장애 -또래 집단에 비해 단어 구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대화 소통에 장애가 있다. -타인과의 대화를 스스로 시작하지도 못하고, 꾸준히 대화하는 데 심한 어려움을 보인다. -앵무새처럼 한 단어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거나 특이한 언어, 이를테면 '쿠(Coo)'라고 들릴 수도 있는 이상한 단어들을 계속 사용한다. -어떤 현상에 대해 즉흥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잘 따라하지 못한다. (C) 행동(품행)·활동 장애 -어느 한 쪽에 유난히 집착해 반응을 보이거나 비정상적인 흥미나 관심을 보이거나 집중하는 모습. -특정 분야에 병적인 집착 현상을 보인다. -반복적인 행동을 되풀이한다. 이를테면 손가락을 쉬지 않고 계속 비틀거나 손을 펄럭거린다. 또는 몸을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고 몸 전체를 복합적으로 계속 움직인다. -어떤 사물이나 물체의 한 부분에 대한 비정상적인 관심과 몰두.

2011-03-11

조기 발견 후 꾸준한 치료…자폐증, 극복할 수 있다

미 자폐연구재단(Autism Speaks Organization)에 따르면 자폐는 출생 후부터 3세 이전에 그 증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시기, 또래 집단에 비해 단어 구사 능력이나 부모·타인에 대한 정서적·신체적 반응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한 번쯤 자폐를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 애는 발달이 좀 늦어요"라고 방치해 놓았다가 나중에 자폐 진단을 받고 당황해 하는 가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자폐 딸을 키우며 느낀 경험담을 책으로 펴낸 '낳설지 않은 아이들(Unstrange Minds: Remapping the World of Autisms)의 저자 로이 그린커(인류학) 조지 워싱턴 대학 교수를 초청, 자폐아 부모들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그는 자폐연구재단이 펴낸 '자폐 진단 후 첫 100일간 전략'이란 8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를 소개했다. 이 연구엔 예일대 어린이연구센터 애미 클린 박사, UCLA 교육심리학과 코니 카사리 박사, 미 국립정신건강연구소 발달신경심리학연구소 사라 J 스펜스 박사, 자폐소리재단 저랄딘 다슨 박사, 캘리포니아대학 코겔 자폐센터 클리닉 디렉터 린 케른 코겔 박사, 발달장애센터 수잔 하이먼 박사, 자폐연구소 피터 F 게르하트 회장 등 35명의 전문가들이 동참했다.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내 아이가 자폐에요"=자녀가 자폐라는 진단을 받은 부모들은 대부분 사실을 숨길뿐만 아니라 죄책감을 갖기까지 한다. 자폐는 한 마디로 언어 문제, 반복적인 행동, 그리고 사회적인 상호 작용에서 어려움을 겪는 신경장애를 말한다. 자폐 원인으로 환경·유전적 요인, 환경과 유전이 복합된 요인, 호르몬 이상 등이 제기돼 왔는데 최근 미국에서는 복합적인 유전적 이상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증상은 언어 구사 장애 등 경미한 것에서부터 정신지체를 동반, 남의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중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므로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폐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자폐 인구 비율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폐연구재단에 따르면 자폐 인구 비율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로 미국의 경우 현재 150만 명이 자폐 진단을 받고 있다. 지난 15년 사이에 1만 명당 1명꼴이던 자폐가 지금은 150명당 1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자폐 자체가 증가한 게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폐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폐는 여아보다 남아에게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폐는 더 이상 숨길 일이 아니다. 더욱이 부모가 죄책감을 갖고 편견의 그늘에 갇힐 필요도 없다. 자녀가 자폐 진단을 받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이를 받아들여 주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최근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예전 같으면 보호 시설에 위탁됐을 젊은이 수천 명이 각종 치료요법 덕분에 대학에도 진학하고, 직업인으로서도 정상적인 삶이 기대되고 있다. 치료 시기를 앞당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1994년 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았다는 케이트(45·가명)는 "처음엔 자폐증에 대해 무지했고, 내가 뭔가 잘못했다는 죄의식에 시달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자폐 자녀를 둔 부모들과 의사·교사들을 만나면서 장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고, 아들과의 관계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자폐 자녀를 둔 가정을 위해 일하고 있는 패밀리 테라피스트 케더린 스멀링 박사는 "자폐는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만큼 가족 모두가 정신적으로 똘똘 뭉쳐 건강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 간 룰(rule)을 정해 놓고 이를 반드시 지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5가지 룰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녀의 개별적인 자폐 증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처방법, 관련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및 서비스 정보를 익힐 것. 둘째, 자폐에 대한 분노 등을 가능한 억누르지 말고 자유롭게 표현할 것. 흔히 자폐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폐에 대한 분노와 불편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셋째, 정상 가정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삶을 즐길 것. 자폐 가정이란 중압감을 떨쳐버리고, 평범한 일상의 삶도 즐겨야 한다. 넷째, 자폐 자녀들이 보이는 조그만 성취감에도 칭찬을 해 줄 것. 예상외로 큰 진전을 보이는 다른 자폐 가정의 자녀들과 절대 비교하지 말 것. 마지막으로 자폐 관련 커뮤니티에 나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보다는 같은 처지에 있는 자폐 가정들의 조언을 듣고 위로를 받을 것 등이다. ◆자폐 증상 진단과 치료 방법=1974년 법으로 제정된 '장애 아동을 위한 행동 강령(IDEA)'에 따라 모든 장애 아동들은 특수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자폐아동의 경우 '조기 진단 및 중재(Early Intervention)'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 IDEA법에 따라 주마다 EI 서비스 프로그램에 할당된 연방정부 그랜트가 있다. 이에 따라 3세 이전 정신적·육체적 발달 장애 현상을 보이고 있는 아동들은 무조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I 서비스는 주마다 또는 지역마다 다르다. 이 프로그램은 규격화된 것이라기보다는 개개인의 특수한 상황에 맞춘 이른바 '맞춤형 특수 교육 서비스'다. '개인·가정 서비스 플랜(IFSP)'를 통해 개인적인 심층상태를 정확하게 진단받게 된다. 이후 언어 구사 훈련, 작업 요법, 신체 훈련 심리 측정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치료를 받는다. EI 프로그램을 마친 3세 이후 아동들은 학군내에서 실시하는 특수 교육 프로그램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인 교육을 받는다. 섀도로 불리는 ABA(Applied Behavioral Analysis) 치료요법은 아동의 특성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문제 행동을 파악해 개인별 프로그램을 짠 뒤 지속적인 반복 활동을 통해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이밖에 중추반응치료요법인 PRT(Pivotal Response Treatment), VB(Verbal Behavior) 등 다양한 기법의 훈련 과정들이 있다. 또한 자폐 증상이 정신 지체를 동반한 중증인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온 가족이 전문가들과 함께 치료에 동참해야 한다. 치료는 가정에서 이뤄지기도 하고, 특수 교육 센터에서 실시되기도 한다. 중증 자폐 진단을 보다 정확하게 받기 위해서는 자폐연구재단 웹사이트인 www.AutismSpeaks.org로 들어가 'ASD Video Glossary'를 참고하면 된다. 자폐 연구재단은 100일간 전략을 주별로 나누어 13주간 실시할 것을 권한다. 주별로 자세한 정보와 해야 할 역할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위에 언급한 대로 첫 번째 자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증상에 따른 치료 요법과 상담 기관, 치료 전문 센터 서치, 치료 전담반 구성, 실행, 평가 등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나와 있다. 이는 웹사이트 내 'First 100 Day Kit'를 참고하면 된다. ◆자폐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웹사이트 -Autism Speaks(www.AutismSpeaks.org) -Autism Society of Ameica(www.autism-society.org) -First Signs(www.firstsigns.org) -Interactive Autism Network(www.ianproject.org) -Organization for Autism Research(www.researchautism.org) -National Autism Association(www.nationalautismassociation.org) -Unlocking Autism(www.unlockingautism.org) -Autism Research Institute(www.autism.com) 임은숙 기자

201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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