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준 적용했더니…초등생 38명중 1명 자폐 장애
예일대 의대, 일반학교까지 대상 넓혀 한국 고양시 조사
2~3% 수준까지 치솟아
미국도 비슷한 결과 추정
아동들의 자폐 발병률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아동의 자폐 발병은 초등학생 38명 중 1명에 달했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P)에 따르면 미국 아동의 자폐 발병은 110명 중 1명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신의학회 공식학회지(AJP)는 예일대 의대 소아정신과 김영신 교수를 비롯해 국제공동연구진이 2005~2009년 경기도 고양시 만 7~12세 초등학생 전체인 5만 52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폐 스펙트럼 유병률(prevalence rate) 전수조사에서 2.64%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rm Disorder)' 진단을 받았다는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심각한 의사소통 부진이나 정신 발달장애를 보이는 자폐증 뿐 아니라 아스퍼거증후군 같은 가벼운 증세를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용어다.
이번 조사는 특수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를 모두 연구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세계 처음이다. 또 학교생활기록 또는 진료기록을 토대로 하는 기존의 유병률 추정법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일일이 부모 조사와 아동 직접 평가를 거쳤다. 그 결과 일반 학교에 다니는 3만 6592명 가운데는 1.89%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겪고 있었다. 지능지수(IQ) 120 이상의 학생 중에도 상당수가 진단을 받았다.
현재 전 세계 아동의 자폐 발병률은 인구의 0.6~1.8%로 추정되고 있으나 조사 대상을 일반 학교까지 포함하고 이번 김 교수 연구팀의 조사 방법을 적용하면 미국과 다른 국가에서도 이 비율이 2~3%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교수는 "유병률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조사 결과는 자폐증 위험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정형화한 한국의 교육환경에서는 조용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의 경우 자폐증세가 있어도 진단을 받지 못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자폐증 민간단체인 '오티즘 스픽스'의 제럴딘 도슨 노스캐롤리나아 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폐증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현행 연구방식으로는 미국 등에서 자폐증의 실태가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펙트럼 오브 호우프의 세실리아 장 대표는 "조기 발견해 제대로 된 치료만 해준다면 완치도 가능하다"며 "부모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자폐에서 벗어나 정상인으로 살 수도 있고 반대로 평생을 자폐증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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