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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파크-안산 '우정 도시' 협약 맺는다

부에나파크 시가 한국의 안산 시와 우정 도시(Friendship City) 협약을 맺는다.   부에나파크 시 당국은 최근 시의회에서 우정 도시 결연안이 표결에 참여한 시의원 4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전 소네 시장과 조이스 안 부시장을 포함한 시 관계자 4명은 오는 13일 출국, 15일(현지시간) 경기도 안산 시를 방문해 결연 협약(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로써 부에나파크 시는 지난 2017년 8월 서울 성북구와 자매도시의 연을 맺은 데 이어 안산 시와도 교육, 문화, 경제,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하게 됐다.   부에나파크 시 측에 따르면 이민근 안산 시장은 경제사절단과 함께 지난 1월 9일 부에나파크 시를 방문했을 당시 두 도시 간 교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네 시장은 이 시장에게 앞으로 두 도시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찾아 협력 관계를 진전시키길 희망한다고 화답했으며, 이후 우정 도시 결연 협약을 구체화했다.   소네 시장은 안산 시와의 협약에 대해 “문화 교류와 경제 협력의 좋은 기회를 뜻한다. 두 도시에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리를 만들게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안 부시장도 “두 도시가 서로 배우며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쌓고 서로의 지평을 넓힐 기회”라고 말했다.   소네 시장과 안 부시장은 안산 시 관계자들과 향후 구체적인 교류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소네 시장 등은 16일(현지시간) 자매 도시인 성북구도 방문한다. 이 때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부에나파크 고교 학생 8명과 교장, 교감도 동행한다.   부에나파크 시의회는 최근 부에나파크 자매도시위원회 예산을 1만5000달러에서 3만 달러로 두 배 증액하는 안을 가결하는 등 한국 지자체와의 교류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 부시장은 “내년엔 교환학생 방문단 규모를 더 키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안산 시는 올해 1월 현재 약 68만여 명의 인구를 보유한 산업과 경제의 중심지다. ‘스마트 허브’ 산업단지 내엔 약 1만1300개의 업체가 있다. 임상환 기자안산 우정 우정 도시 자매도시위원회 예산 자매 도시인

2024-03-10

[독자 마당] 자매들의 여행

해가 갈수록 평범한 것들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 훗날엔 지금 이 순간도 몹시 그리워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부터다.   십여년 전 푸르던 시절을 공유하는 네 자매와의 해외여행은 축제처럼 들뜨고 설레었다. 아침에 눈 뜨며 시작된 우리의 수다는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이어졌다.   저마다의 말투, 표정, 몸짓을 보니 아득히 먼 어린 시절의 온갖 추억이 떠오르고 잊었던 젊은 날의 꿈이 되살아났다. 중년 이후에는 사람 속에 있으면서도 사람이 그리워진다는데 그것은 서로 공명할 수 있는 추억이 없기 때문 아닐까?   어느새 50 전후의 나이들이 되어 흰머리와 얼굴 주름이 생겼지만 부모와 자식, 남편보다 더 긴 세월 함께 가는 깊고 질긴 인연이 아닌가 싶다.   미풍이 부는 해변, 밀려오는 파도, 길게 뻗은 야자수, 이국적 음식들…. 함께했던 모든 시간은 내 가슴에 바닷속만큼이나 깊고 아름다운 흔적을 남겼다.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다 하였다. 요즘도 자매들은 카톡방에 그때 사진을 올리며 그리워한다. 지금보다 풋풋하고 팽팽했던 얼굴들이다. 반가움에 문자 주고받으며 추억에 잠긴다.     얼굴을 간질이는 바람의 촉감, 살랑거리는 나뭇잎, 물속에서 공놀이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겨울에 먹는 야채와 과일을 햇볕에 말리면 맛과 풍미가 더해지듯 옛 기억들도 되돌아보니 몸과 마음이 훈훈해진다. 나이 들수록 몸은 사막처럼 건조해지고, 땅이 갈라지듯 주름이 지고, 건망증은 심해지지만 아직 또렷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이  많다.     ‘희로애락 생로병사’의 고달픈 인생길,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에 짜증 나고 의욕 상실에 빠졌을 때 자매들과의 동행은 무척이나 즐거운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때 충전했던 힘과 생기가 점점 약해지고 있어 또 한 번의 타임아웃이 하고 싶어진다. 손선애 / 리버사이드독자 마당 자매 여행 얼굴 주름 가도 추억 희로애락 생로병사

2024-03-05

한인 자매 폭행한 남성에 종신형…벽돌로 리커 운영 여성 공격

3년 전 볼티모어 리커스토어에서 한인 자매를 무차별 폭행한 흑인 남성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볼티모어시 주 검찰은 지난 2021년 볼티모어에 있는 원더랜드 리커스토어에서 업주 윤모씨 자매에게 시멘트 벽돌로 폭행을 가한 데릴 도일스(53)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도일스는 1급 살인 미수 2건과 증오범죄, 2급 폭행 혐의에 대해 지난해 9월 유죄를 인정했다.     도일스는 당시 가게 문을 닫으려는 윤씨 자매의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질질 끌고나가 벽돌로 수차례 가격했다. 또한 쓰러진 피해자의 머리를 재차 가격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머리가 찢어지는 피해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도일스는 같은 날 앞서 다른 아시안 운영 리커스토어 2곳에서도 사람들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매체 ‘더 볼티모어 배너’에 따르면 선고공판 당일 도일스가 법원에서 눈물을 보이며 재차 사과를 했다.     도일스는 자신이 17살 때부터 약물 남용 장애를 앓고 있었다며 “내가 한 일에 책임을 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순회법원 지니 J 홍 판사는 법정에서 당시 CCTV 영상을 재생하며 “끔찍하다”고 말했다.     홍 판사는 “그들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은 행운. 우리는 살인 유죄 판결을 위해 이 자리에 서있었을 수도 있다”며 “그는 무고한 사람들을 비난했고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종신형 한인 남성 종신형 한인 자매 선고공판 당일

2024-02-11

안젤라·제니퍼 전 자매 콘서트...내달 5~6일 어번대학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안젤라, 제니퍼 전 자매(사진)가 내달 5~6일 앨라배마 어번대학에서 특별한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어번대 캠퍼스 안에 있는 줄 콜린스 스미스 박물관에서 전시회와 함께 열리며, 5일 행사는 오후 6시부터, 6일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   안젤라, 제니퍼 전 자매는 명문 줄리어드 음대 출신으로, 주빈 메타, 앙드레 프레빈, 이반 피셔 등과 같은 유명 지휘자들과 협연했다. 클래식은 물론  현대음악 연주에 탁월하여 한국 출신 재독 작곡가인 윤이상 스페셜리스트로도 유명한데, 이번 어번대 공연에서도 윤이상의 작품 '소나티나'를 연주할 예정이다.   전 자매에 따르면 작곡가 윤이상은 이 곡을 전 자매를 위해 작곡하고 헌정했으며, 이들의 친밀한 관계를 엿볼 수 있는 편지 또한 어번대 줄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전 자매는 1992년 남한과 북한이 유엔(UN)에 가입할 때 '소나티나'를 초연했고, 이후 2016년과 2021년 '유엔의 날' 콘서트에 한국 대표로 공연하기도 했다.   안젤라 전 바이올리니스트는 본지에 "줄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의 주제는 '인디슨트 스페이스'로, 미국의 역사적인 장소, 랜드마크, 잊힌 목소리 등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며 "전시회 연주에 윤이상의 곡이 선정된 것은 한국에서의 북한 관련 정치적 사건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주소=901 SOUTH COLLEGE STREET   윤지아 기자 윤지아 기자어번대서 안젤라 자매 어번대서 안젤라 제니퍼 바이올리니스트 안젤라

2023-09-21

[독자마당] ‘세계병자의 날’에

루르드 대성당 앞 광장 안으로 화려한 수백 대의 가마차들이 나란히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마치 임금님들이 행차하시는 것 같다. 대성당 이층에서 오전 미사를 봉헌하고 나와서 그 황홀한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던 나는 갑자기 심장박동이 빨라짐을 느꼈다. 엘리사벳 자매에게 혹시 맨 뒷자리에라도 앉을 수 있나 내려가 보자고 했다. 그녀는 볼멘소리로 냉정하게 안된다고 했다. 그래도 함께 기도하며 가보자고 했다. 작은 체구의 그녀였지만 내리막길  이라서 오히려 그녀가 탄 휠체어에  내가 끌려가고 있었다.     일행중에 막내형제가 얼른 달려와 입구까지 가볍게 데려다 준다. 하지만 주교님들이 집전하시는 대 행사장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일 년 전에 예약을 했어야한다고 했다.  그래도 봉사자에게 한번 더 졸라봤다. 그가 누군가에게 물으러 간 사이, 그녀는 휠체어가 익숙지않아서인지 여전히 편치않은 표정이다.   그가 다시 뛰어와서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나는 노란 줄 밖에서 기다리라며 그녀가 탄 휠체어를 밀고 급히 달려서 맨 앞줄, 또 그 앞 중앙에 홀로 앉혔다. 마치 그녀가 그 날의 주역인 것처럼 말이다.     정말 그 누구도 믿기 어려운  크고도 큰 배려였다. 행사가  끝나고나서 그녀는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 이라며 한참을 울먹였다.  그들 곁에서 강복을 받는 행운을 누린  나도 역시 그녀와 똑같은 기분이었다.   파리공항에서 처음 본 그녀는 소아마비 장애인이다. 루르드에 온 첫날 내가 휠체어를 빌려 갖고 나오자, 타본적도 없고 또 신세 지는 것도 싫다며 매몰차게 거절하던 그녀가, 헤어지던  날에는 내 두 손을 꼬옥 감싸쥐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달리는 기분이  어떤건지 느낄수 있었어요”라며  예쁜 수정 묵주를 선물로 주고갔다.     함께한 순간순간들이 순례팀 모두에게 영원히 잊혀질수 없는 은총이 가득한 시간이었으리라! 켈리 조독자마당 세계병자 루르드 대성당 대성당 이층 엘리사벳 자매

2023-03-07

[그 영화 이 장면]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조금 뜬금없지만, 재개봉으로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영화가 있다. 2009년에 개봉했던 부지영 감독의 첫 장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13년 만에 다시 만나는 신선함이다. 젊은 관객에겐 낯설 수도 있지만,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적잖은 충격을 선사했다. 혹자가 “‘식스 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이라고도 했던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자매의 화해를 다룬 흐뭇한 드라마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진정 느닷없었다.   영화는 엄마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아빠가 다른 자매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 명은은 언니 명주에게 자신의 아빠를 함께 찾으러 가자고 한다. 오래전 자취를 감춰 기억이 나지 않는 아빠. 남아 있는 건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엄마와 아빠와 언니가 찍은 가족사진 한 장뿐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조금은 심심한 가족영화처럼 느껴지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절대로 누설해선 안 될 강력한 스포일러를 지닌 영화다. 단서는 명은 없이 세 사람만 함께한 바로 그 사진.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진행되는 로드 무비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결국 그 모든 사연이 이 사진 한 장으로 수렴되어 응축된다.   명은이 아빠라고 알고 있는 사진 속 이 남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왜 그는 어린 딸을 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일까. 왜 명은의 기억 속엔 아빠가 없는 것일까. 그 모든 비밀을 이 사진은 품고 있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자매 명주 언니 명주 오래전 자취

2022-09-30

[중앙 칼럼] 다시, 마스크를 쓰자

확실히 주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었다. 2번째 걸린 경우도 드물지 않다. 직접 겪어보니 몸살감기 비슷했지만, 확실히 더 불편했다. 무엇보다 자가 진단기의 선명한 두 줄은 기분 나빴다. 완치 이후에도 찜찜함이 한동안 남았다. 중증 확률은 낮아졌지만, 전파력은 세졌다.   29일부터 LA 카운티의 실내 마스크 의무화가 재개된다. 걱정도 많고, 반발도 크다. 걱정하는 측은 여러 통계를 근거로 제시한다. LA의 확진율이 샌프란시스코보다 70% 높다는 말도 있다. 다운타운 한 소매점 계산대에서는 6피트 떨어지라며 술병으로 상대방 머리를 가격하는 사건도 있었다. 반발하는 이들은 사업이 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인타운의 한 퓨전 식당은 저녁 평균 30 테이블이던 손님이 최근 2~3 테이블로 줄었다고 했다. 그런데 마스크까지 강요하면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란다. 걱정하든 반발하든 마음들이 흉흉하다.   미국 전체적으로 봐도, 한국 상황을 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많다. 네 차례 백신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도 돌파 감염으로 격리됐다. 한국 방문 시 PCR은 입국 3일 전에서 당일 검사로 깐깐해졌다. 한국의 선별 진료소도 닫았던 문을 다시 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지난 5월 처음 발견된 원숭이두창까지 ‘링’ 위에 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얼마 전 원숭이두창에 대해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를 시작으로 에볼라, 지카, 코로나19 등에 이어 사상 7번째다. 인류는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까지 동시에 상대해야 할 처지가 됐다.   밖에 환난이 있다면 안은 근심이 많다. 인플레이션으로 당장 내 주머니부터 시작해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팬데믹 초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돈이 넘쳐났다. 금리는 사상 최저였고 정부 지원금이 넘쳐났으며 주식, 부동산, 코인 등 자산 가격까지 올라 방구석에 갇혀 있어도 위안은 됐다. 그러나 지금은 파티가 끝난 뒤 심한 숙취로 고생하는 기분이다. 먹을 건 남지 않았고, 치울 일이 태산인데, 속은 쓰리고, 머리는 깨질 것 같다.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다. 아직 여름인데 벌써 춥고 어두운 겨울이 걱정된다.   사람들의 피로도도 커졌다. 한인가정상담소(KFAM)가 분석한 올 상반기 한인들의 최대 고민은 관계 갈등이었다. 전체 상담 건의 30%를 차지했는데 부부 또는 파트너와 갈등이 16%,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13%, 형제·자매 갈등이 1%였다. 지난해 23%보다 늘었고, 2018~2019년 최대였던 우울증도 밀어냈다. 직장에서도 줄어든 인력의 대체 문제를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전히 예전 같은 업무 성과를 원하는 고용주와 장기화한 피로로 ‘번 아웃’된 근로자의 감정대립이 일촉즉발이다.   마스크 하나 다시 쓴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는 무관심 파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 이미 우리는 거리 두기와 비대면과 강박적 손 씻기에 익숙해졌으니까. 반갑다고 끌어안는 경우는 사라졌고, 꼭 만나서 이야기하자면 실례일 수 있으며, 어딜 가든 손 세정제 위치부터 살핀다. 다만 더욱 어려워진 상황 가운데 마음마저 흉포해지지는 않았으면 한다. 마스크로 입을 가리면 나를 감출 수 있다. 미운 놈 바라보며 면전에서 입술로 욕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지 말고 미운 놈이 미운 말을 해도, 상대방이 나를 못 봐도, ‘너도 고생이 많구나’라고 읊조려 보자. 욕하고 난 뒤 칼날에 베인 것 같은 기분 대신 평온함을 느낄 것이다. 류정일 / 사회부장중앙 칼럼 마스크 실내 마스크 자매 갈등 한국 상황

2022-07-26

[이 아침에] 자매들의 대통령 선거 열풍

 나의 네 자매 카톡방은 언제나 봄날이다. 어디 가서 이런 말 하겠니, 하며 애들 자랑 남편 흉 시시콜콜한 것 다 털어놓는 수다방이라고나 할까. 화기애애하던 카톡방에 한국 대선이 불쑥 올라왔다.     “내일 잊지 말고 투표해~” 셋째가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대통령 후보 번호를 올렸다. “당연하지” 넷째의 활짝 갠 이모티콘이 즉각 올라온다. 응원에 힘을 얻은 듯 셋째가 지지 후보의 실시간 유세 장면을 줄줄이 올린 후 다시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지지 후보 번호를 강조했다. 깜짝 등장한 언니가 역시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답을 했다. 그런데 후보자 번호가 다르다. 카톡방이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싸늘해졌다.     수시로 만나 의기투합하는 언니와 동생들, 함께 긴 여행을 떠나기 위해 적금을 붓고, 그때 가서 합류하기로 한 나는 그 날을 꿈꾸며 코로나가 완전히 물러가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친밀한 자매라고 정치 성향이 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황당한 기분으로 다음 반응을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언니!”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느껴지는 셋째의 외마디 글이 올라왔다. 그리고 이모티콘으로 후보 번호를 정정해 주었다. 그제야 슬며시 “알지” 하는 이모티콘으로 답신을 올린 언니, 전날 밤 언니네 가족 모두 지지 후보 당선을 위해 단합한 것까지 알고 있는 동생들을 살짝 놀린 것이다. 새벽 시작도 전에 나가서 지지 후보 찍고 왔다는 둥,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뒤풀이 하게 우리 집에 오라는 둥 화해 무드로 돌변했다.     사실 나는 좀 놀랐다. 온순한 시민의 모습만 떠올렸던 내 자매들을 보며, 유튜브나 SNS를 통한 사람들의 과열된 듯한 열망들이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비호감 덜한 후보 뽑기라는 것 알지만 자매들은 지지하는 후보가 되기를 소원하며 다들 날밤을 새우고 있었다.     나는 자매들의 일이 내 일인 듯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대통령 선거 실시간 개표 상황을 지켜보았다. 후보들의 면면을 정확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자매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가슴이 미어질 때가 많다 보니 더욱 그랬다.   대선뿐이랴, 이런저런 인연으로 인해 사람 뽑는 일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나의 판단과 성향이 뚜렷하다면 흔들릴 확률이 적지만, 평소 관심을 두지 않던 일이거나 자기 소신이 없을 때는 가까이 있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친밀한 관계라 할지라도 나와 다름에 대한 좋고 싫음의 감정에 휘둘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 언니가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드디어 제20대 한국 대통령이 탄생했다. 5년 전과는 달리 카톡, 유튜브, 페북을 통해 자신이 찬성하는 혹은 반대하는 후보에 대한 표현이 너무도 노골적이었던 것 같다. 당선인을 축하는 하되 좋아하는 혹은 싫어하는 감정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 사심 없이 화면을 여러 번 돌려보며 기뻐했던 5년 전을 떠올리면 마음이 착잡해지기 때문이다.     개표 진행 상황을 한국 자매들보다 더 정확하게 꿰고 있는 나에게 셋째가 감동한 듯 한마디 던진다. “미국에서도 보는구나.” 투표권도 없는 내가 답했다. “당근이제! 나 한국 사람이거든.” 오연희 / 시인이 아침에 대통령 자매 대통령 후보 대통령 선거 한국 자매들보

2022-03-16

참사 앞두고 "죽이겠다" 자매 협박

6일 버지니아 센터빌 아파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한미화(49)씨를 살해하고 언니 섀나 김(52)씨를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체포된 박만하(53)씨가 최근 한씨 자매에게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 4일 섀나 김씨를 만난 김모씨는 "한씨가 언니와 박씨의 관계를 반대했다"며 "이 때문에 언니와 헤어진 박씨가 이들 자매에게 전화를 걸어 '너희들이 짜고 나를 쫓아냈다. 너희를 죽이려고 사시미칼(회칼)을 갖고 다닌다'고 협박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과거 애리조나에서 일식당 스시맨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이며 잡화상을 하던 박씨가 섀나 김씨 가게에 물건을 도매로 납품하다 알게 돼 연인 사이로 발전했지만 정식 결혼은 하지 않고 동거생활을 해왔다. 박씨는 3~4년 전 섀나 김씨와 함께 고향인 부산에 일식당을 열기 위해 한국에 갔다가 사업에 실패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타주에 살던 이들은 지난 3월 버지니아로 이주했다. 숨진 한씨의 지인들은 "한씨가 약혼자와 그의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며 "그 동안 준비해 온 비즈공예 전시회를 앞두고 의욕에 차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씨와 함께 칼에 찔린 언니 김씨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부소현 기자

2011-06-07

"박만하씨, 자매 죽이겠다 협박했다"

<속보>6일 발생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살인사건 용의자 박만하(53)씨는 애리조나 출신으로 과거 식당 주방장 등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센터빌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한미화(49)씨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하고 그의 친 언니(52)를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체포됐다. <6월 7일자 1면> 박씨 역시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상태다. 주변 지인들과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숨진 한씨의 친언니는 연인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인은 “3명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며 한씨가 과거 언니와 박씨의 만남을 반대하면서 한씨와 박씨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인은 “박씨와 한씨의 친언니는 수년 전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결혼중개소를 통해 알게 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며 “법적으로 결혼한 사이인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스시맨이었던 박씨는 한씨 언니를 만나고 나서 부산 해운대에 일식당을 열겠다고 (한국에)들어갔던 것으로 안다. 사업이 잘 안되니까 다시 미국에 돌아온 것 같다”고 전한 지인도 있었다. 이와 관련 경찰은 박씨와 한씨 언니에 대해 “관계(relationship)가 있는 것은 맞지만 결혼한 부부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박씨와 한씨 언니의 상태는 전날과 변함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DC=유승림·이성은 기자

2011-06-07

한씨 자매에 살해 협박했다

숨진 한미화씨 반대로 언니와 헤어진 데 앙심 <속보>6일 센터빌 아파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한미화(49)씨를 살해하고 언니 섀나 김(52)씨를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체포된 박만하(53)씨가 최근 한씨 자매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 4일 저녁 섀나 김씨를 만난 김모씨는 “사업에 실패한 언니 커플이 다시 버지니아로 돌아왔을 때 한씨가 언니와 박씨의 관계를 반대했다”며 “이 때문에 섀나 김씨와 헤어진 박씨가 한씨 자매에게 전화를 걸어 ‘너희들이 짜고 나를 쫓아냈다. 너희를 죽이려고 사시미칼(회칼)을 갖고 다닌다’고 협박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은 과거 애리조나에서 일식당 스시맨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이며 워싱턴DC 플로리다 마켓에서 잡화상을 하던 박씨가 섀나 김씨 가게에 물건을 도매로 납품하다 알게 돼 연인 사이로 발전했지만 결혼하지 않고 동거를 했다. 박씨는 3~4년 전 섀나 김씨와 함께 고향인 부산 해운대에 일식당을 열기 위해 한국에 갔다가 사업에 실패하고 다시 미 서부지역으로 돌아왔다. 타주에 살던 이들은 지난 3월 버지니아로 이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는 박씨 이름으로 임대됐으며 숨진 한씨는 센터빌의 가까운 곳에서 따로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한씨의 지인들은 “약혼자와 그의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며 “그 동안 준비해 온 비즈공예 전시회를 앞두고 의욕에 차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한씨 자매에게는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의 남동생이 한 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7일 페어팩스 경찰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병원에 입원한 박과 한 씨 언니의 건강 상태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또 박과 한씨 언니에 대해 “관계(relationship)가 있는 것은 맞지만 결혼한 부부 사이인지는 현재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2011-06-07

한인 자매, 칼에 찔려 사망·중태…버지니아 페어팩스카운티

50대 한인 남성이 한인 자매에게 칼을 휘둘러 동생을 살해하고 언니는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체포됐다. 6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0분쯤 한인 밀집 지역인 센터빌 브래덕스프링스로드 선상의 한 아파트 3층 유닛에서 칼에 찔린 한인 3명이 발견됐다. 이 중 여성 한 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또 다른 여성과 남성 한 명은 이노바 페어팩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10시 현재 중태다. 숨진 여성은 워싱턴한인연합회 기획실장 등으로 활동했던 구슬공예가 한미화(49·사진)씨, 부상당한 여성(52)은 한씨의 친언니로 밝혀졌다. 경찰은 현장에 함께 쓰러져 있던 박만하(53)씨를 용의자로 보고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대변인은 "한씨의 언니와 용의자 박씨 사이의 불화(domestic situation)로 인한 사건으로 추정된다"며 "사건이 발생한 곳은 박씨의 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씨의 언니와 박씨가 어떤 관계인지, 박씨가 어떤 경위로 부상을 입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숨진 한씨는 오스틴 텍사스주립대에서 패션을 공부한 뒤 구슬공예를 비롯해 인테리어·그림·꽃꽂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의 지인인 강모씨는 "한씨의 언니는 4~5년 전 재혼 후 한국에 들어갔다가 미국에 다시 온 지 수개월밖에 안돼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워싱턴DC=유승림·이성은 기자

2011-06-06

한미화씨 피살에 한인 사회 '충격'

언니는 최근 미국 재입국해 안타까움 더해 6일 한미화(49)씨의 피살사건이 알려지면서 한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특히 한 씨가 과거 워싱턴 한인연합회 기획실장 등으로 수년간 봉사한 경력 때문에 한인 사회에도 어느 정도 알려진 인물이라 여파는 더 컸다. 고인과 함께 연합회 활동을 했던 한인 김모씨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 씨와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연합회에서 함께 일했다”며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렇게 끔찍한 일로 세상을 떠날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2006년 한씨와 함께 코러스 축제 공동 위원장직을 맡았던 서경원씨는 “월급도 안 받는 봉사직인데도 늘 열성적으로 일했다”며 “친언니가 한 명 있어 행사장에 함께 나오기도 했었다”고 했다. 한 씨를 20여 년 전부터 알아왔다는 한 지인은 “한씨가 미국인인 전 남편 사이에 성인인 아들이 있다”고 했다. 한 씨는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패션을 공부한 뒤 구슬 공예뿐 아니라 인테리어, 그림, 꽃꽂이, 풍선아트, 파티 장식 등 다양한 장르에서 경력을 쌓았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는 크리스털 작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한씨의 언니로 알려진 여성과 한 남성도 함께 칼에 찔려 중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이 자매의 지인인 강모씨는 “한미화씨 언니의 경우 4~5 년 전에 재혼하고 한국에 들어갔다가 미국에 다시 온 지 수개월 밖에 안됐는데 이런 변을 당했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한미화씨의 경우 성격이 불 같아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지만 누구에게 해코지 할 사람은 아니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주민들은 이웃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같은 건물 1층에 거주하는 스탠 베빌씨는 “며느리가 아침 일찍 웬 남자와 여자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알고 보니 살인사건이어서 끔찍했다”며 “12년째 이곳에서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옆 동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씨 부부는 “가끔 여자 두 분(한씨와 한씨 언니)이 길 건너 상가에 다정하게 가는 걸 본 적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몰라도 같은 한인으로서 끔찍하고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유승림·이성은 기자

2011-06-06

연합회 전 여성임원 피살…언니·용의자 박만하씨 중태

 워싱턴 한인연합회 임원으로 활동했던 구슬공예가 한미화(49·사진)씨가 6일 새벽 센터빌 아파트에서 칼에 찔려 숨졌다. 또 한 씨의 언니와 용의자인 남성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태다. 페어팩스카운티 경찰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 버지니아 센터빌 브래덕 스프링스 로드 선상의 한 아파트 3층 유닛에서 칼에 찔린 한인 3명을 발견했다”며 “이중 여성 한 명은 현장에서 숨지고 나머지 2명은 이노바 페어팩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날 오후 현재까지 중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함께 부상당한 한인 박만하(53)씨를 용의자로 보고 살인 혐의를 부과했으며 부상당한 또다른 여성(53)은 한 씨의 친언니라고 확인했다. 경찰은 “용의자 박 씨는 숨진 한씨의 친언니와 관계(relationship)가 있던 사람”이라며 “가정 불화로 인한 갈등과 연관된 사건”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한 뒤 이날 오후까지도 주차장을 포함한 한 동 전체의 출입을 통제하고 현장 수사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도와달라며 소리 지르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뒤 911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날 사건현장 주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 아파트에서 12년간 살면서 이런 끔찍한 일은 처음 본다”며 “가족이 새벽에 이웃에서 소리지르고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는데 이런 끔찍한 일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올 들어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발생한 5번째 살인 사건이다. 유승림·이성은 기자

20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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